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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철도 2030년 개통 위해선 예타 면제해야"

대구시·경북도 '예타 면제' 요청했으나 기재·국토부 반대에 예타 절차 착수
예타 통상 1년 이상 소요…사업 추진 가속화는커녕 개통 시기도 미지수
국토연구원 "예타 제도, 수도권에 더 효과적"…예타 신뢰성에 비수도권 비판 목소리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 조감도. 매일신문 DB
대구경북신공항 민간공항 조감도. 매일신문 DB

정부가 대구시·경북도의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면제 요청에도 대구경북(TK)신공항철도에 대한 예타 착수 절차에 돌입하면서 TK신공항 개항 시기에 맞춘 철도 개통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현행 예타 제도와 관련해선 비수도권이 아닌 수도권에 더 효과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정부 목적과는 달리 예타가 낙후 지역을 우대하지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예타 신뢰성'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수십 년간 예타 제도를 운영한 결과 지역균형 발전을 더디게 한 것은 물론 사회간접자본(SOC)의 국토 불균형만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TK신공항철도 관련해선 착공 시기를 비롯해 TK신공항 개항에 맞춘 철도 개통 가능성 등은 대부분 미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TK신공항철도 개통 시기에 대해 "아직 확실하지 않다"며 "기본계획과 착공 시기 역시 예타 신청 후 진행되다 보니 현재로선 (2030년 개통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TK신공항철도는 지난 15일 국토부 투자심사위원회에서 '예타 신청 대상사업'으로 선정됐으며, 이후 기획재정부에서 예타대상사업으로 선정하면 예타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문제는 통상 1년 이상 소요되는 예타 조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예타 면제 사업과 비교하면 착공 시점이 늦어져 추진 과정은 더딜 수밖에 없고, 사업의 불확실성 역시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국토부가 이미 2021년부터 TK신공항철도에 대한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2년 넘게 끌고 온 만큼 이번 예타 절차까지 밟게 되면 최소 1년 이상 사업 추진이 더 미뤄진다.

TK신공항철도는 대량 여객 및 물류 수송이 가능한 신공항 접근 필수 교통수단인 동시에 신공항 접근 도로망인 중앙고속도로 용량 부족을 분산할 수 있고, K2 군 공항 이전과도 연계된 사업인 만큼 '안보철도' 역할도 있다.

이에 그간 대구시와 경북도는 TK신공항 특별법에 따른 '공항 접근교통수단 조성 시 예타 면제를 할 수 있다'는 해석과 함께 가덕도신공항의 접근 철도망 예타 면제 사례와의 형평성을 근거로 예타 면제를 정부 측에 수차례 요청해 왔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TK신공항철도는 '공항 접근교통수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며, 타 광역철도와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예타 면제를 재차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입장차가 컸고 단시간에 설득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업 자체가 지연되기 전에 우선 예타 절차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달빛철도 특별법 논의 당시에도 여야 정치권에서는 "철도·교통 문제는 시대착오적 예타 제도에서 벗어나 국민기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성토가 잇따랐으나 TK신공항 핵심 접근철도망의 조기 개통은커녕 개통 시기도 미궁에 빠진 데다 행정절차 간소화도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현행 예타 제도가 비수도권보다 수도권에 효과적이고, 낙후 지역을 우대하지도 못한 것으로 드러나 예타 제도 근본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낙후지역에 대한 배려와 공정성 강화를 목적으로 개편된 예타 제도가 오히려 수도권에 더 효과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가덕도신공항도 공항 관련 철도시설을 모두 필수교통시설로 예타 면제한 것은 아니다. 가덕도신공항 연결선은 예타 절차를 밟게 했다"며 "최대한 2030년 신공항 개항에 맞춰 TK신공항철도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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