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하늘이 일상 되는 시대…'하늘택시' 내년부터 도심 위 누빈다

UAM 실증단지서 국내 최초 UAM '오파브' 소음 측정 시연
대구시·경북도 UAM 생태계 구축 준비
내년 서울 한강·탄천서 실증 후 서울 도심 상용화

국내 최초 UAM 기체 오파브(OPPAV). 강은경 기자
국내 최초 UAM 기체 오파브(OPPAV). 강은경 기자

#. A씨는 스마트폰 앱을 열어 도심항공교통(UAM) 운항스케줄을 확인했다. '가용한 기체를 확인했어요'라는 메시지를 누르자 '기체가 배정됐습니다. 탑승을 준비하러 이동해 주세요'라는 알람이 울린다.

근처 건물 옥상의 버티포트(수직 이착륙 비행장)에 도착한 그는 대기 중이던 기체를 타고 하늘로 떠올랐다. 도심 상공을 부드럽게 비행하는 동안에는 스피커폰으로 영상통화를 했다. 지상을 내려다 보니 왕복 8차로 도로는 체증으로 혼잡하기만 하다.

5분 뒤 목적지에 도착하자 기체는 버티포트에 사뿐히 내려앉는다. A씨가 내리자 의료물품 긴급배송을 위해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들이 곧장 기체에 의료물품을 싣는다.

'하늘'이 일상이 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기자단이 찾은 전남 고흥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항공센터 내 UAM 실증단지에선 UAM 기체인 오파브(OPPAV)가 버티포트에서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날개폭 7m, 최대 시속 240㎞인 오파브는 항우연이 개발한 1인용 유·무인 겸용 전기수직이착륙기체(eVTOL)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활주로가 필요 없고, 소음은 헬기(80∼85㏈A)에 비해 훨씬 조용한 편이었다. 130m 상공에서 운항할 경우 소음은 61.5㏈A(가중데시벨) 수준이다. 도시의 일반적인 소음인 65㏈A보다 낮다.

이날 이착륙과 비행 시연은 조종사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로 이뤄졌다. UAM은 대개 도심지 300~600m 위를 날게 되며, 도시권 중장거리 30~50㎞를 20여 분에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욱 국토부 도심항공정책과장은 "UAM 상용화를 위해 도입될 기체에는 본격적인 소음 저감기술이 더해져 소음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UAM 실증단지는 버티포트, 격납고, 승객터미널 등 UAM 운항에 필요한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다. 소음측정시스템과 저고도 기상측정시스템, 기체안전성 시험설비 등을 비롯한 통신·항행 장비시스템도 구축돼 있다.

UAM 승객 터미널 내부. 강은경 기자
UAM 승객 터미널 내부. 강은경 기자

국토부가 추진하고 있는 'K-UAM 그랜드 챌린지'는 기업·기관이 참여해 UAM의 안전성·통합 운용성 등을 검증하는 대규모 실증사업이다. UAM 산업생태계는 기체 개발·제작사, 운송사업자, 교통관리서비스 공급자, 버티포트 운용자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현재 'K-UAM 그랜드 챌린지'에는 7개 컨소시엄, 35개 기업이 통합운용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차, KT, 대한항공,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이 참여하는 'K-UAM 원팀' 컨소시엄 ▷SKT,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등이 이끄는 'K-UAM 드림팀' ▷LGU+, 카카오모빌리티, GS건설 등으로 구성된 'UAM 퓨처팀' ▷롯데정보통신과 롯데렌탈, 롯데건설, 켄코아 등이 참여하는 '롯데 팀' 등이 활약하고 있다.

국토부는 오는 8월 인천 아라뱃길 상공에서 실증에 나설 방침이다. 내년 4∼6월에는 서울 한강과 탄천 상공에서 실증을 이어가고, 내년 말 서울 도심에서 상용화할 예정이다. 2026~2027년에는 전국 UAM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 역시 UAM 생태계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K-UAM 드림팀' 컨소시엄은 경북도와 UAM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드림팀과 경북도는 운송·공공·관광 등 UAM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전용 노선 발굴, 버티포트 구축 등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시도 드림팀과 2022년 UAM 시범사업 및 상용화 추진과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30년까지 도심과 대구경북신공항을 잇는 항공모빌리티 서비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도심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항공교통체계로, 다른 지상 대중교통수단과 연계를 포괄한다. 도시 과밀화로 인한 지상 교통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환자 이송, 산불 감시, 사고 대응 역할과 교통 소외지역 접근성 제고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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