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울릉군 LPG 배관망 구축사업 차일피일…郡 "올해 준공"

녹지지역 변경 않아 첫 제동…이어 시공사 문제로 또 중단
3년 밀려 주민 불편·불만 ↑…행정과 설계·시공·관리 등 총체적 문제점 노출
울릉군은 제때 부지 확보않고 시공사는 분묘 무단훼손
설계는 안정성 및 지층 분석 미흡

경북 울릉군LPG배관망사업장 전경. 당초 2020년 준공하기로 한 사업이 준공치 못하고 잠정 중단됐다. 군은 올해 연말까지 준공키로 계획하고 있다. 조준호 기자
경북 울릉군LPG배관망사업장 전경. 당초 2020년 준공하기로 한 사업이 준공치 못하고 잠정 중단됐다. 군은 올해 연말까지 준공키로 계획하고 있다. 조준호 기자

"사업이 3년 넘게 늦춰져 가스 공급도 못 받고 중단된 현장 주변도 엉망입니다. 그런데도 공사를 언제 재개하는지, 준공이 언젠지는 알려주지도 않고 사과 한마디 하는 사람도 없습니까?" 주민 A(51·울릉읍) 씨가 하소연했다.

경북 울릉군이 도서지역 주민 편의를 높인다며 시작한 LPG 배관망 구축사업이 차일피일 밀리며 불편만 키우고 있다.

15일 울릉군은 준공이 수년 째 밀린 LPG 배관망사업에 속도를 내고자 대책 마련에 부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도시가스를 공급하기 힘든 농어촌에 LPG 배관망을 설치, 마을 단위 가스 집단공급을 돕는 것이다. 상당수 농어촌 주민들은 가스가 필요할 때마다 LPG를 가스용기로 공급(개별배송)받느라 불편이 크다.

군은 2016년 예산 250억원(국비 125억원, 도·군비 100억원, 군민 자부담 25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울릉읍 도동1·2·3리, 저동 1·2리 주민 1천381가구에 LPG저장탱크와 배관망, 세대별 가스보일러 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울릉군은 2019년 한국LPG배관망사업단과 업무위탁 계약을 맺고 실시설계를 했다. 그러나 군이 보전녹지지역으로 묶인 저장시설 부지를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하지 않아 처음 제동이 걸렸고, 이에 산업부에 요청해 사업기간을 1년 연장했다.

뒤이어 저장소 진입로 확보 문제에 가로막히고, 시공사가 공사 중 분묘를 무단 훼손하는 등 문제가 잇따랐다. 2022년 6월에는 저장소 설치부를 지탱하고자 짓던 옹벽이 저장탱크를 설치하기도 전에 기울고 균열도 생겼다.

결국 공사는 잠정 중단됐고 사업도 하염없이 표류했다. 수년 전 집집마다 돈을 내고 설치한 LPG 계량기 역시 한번 쓰지도 못한 채 녹슬고 있다. 심지어 비만 왔다 하면 사업지에서 토사 수십 톤(t)이 일주도로로 쏟아져 나와 주민들 불편도 크다.

울릉군은 시공사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원인 규명을 목표로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했다. 안전대책을 세우고 대한토목학회에 시설물 안전진단도 의뢰했다. 하자 원인으로는 ▷시공 30% ▷설계 40% ▷자연적 지형 30%가 각각 지적됐다.

울릉군은 시공사를 다시 선정해 공사를 재개하고 올해 중 사업을 마친다는 목표다.

우선 기존 저장시설 인근 부지에 30t급 저장용기 3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추가 부지와 진입로는 주변 사유지를 매입해 해결할 방침이다. 추가 사업비 60억원은 한국LPG배관망사업단과 함께 부담한다. 이달 중 정부에 특별교부세 30억원을 신청해 추가 비용 일부를 충당할 계획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올해 준공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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