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동 리스크'에 유가·달러 들썩…지역 산업현장 긴장감 최고

석유 업계 "예의주시하고 있어 직접 영향권은 아니나 시장 결코 조치 못해"
유통 업계 "물가상승 대비…장바구니 물가 연관 깊어 가격 방어책 마련 고심 중"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성서산업단지 전경. 대구시 제공

주유소 유가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주유소 유가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이란이 13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 가운데, 대구경북 산업계가 '중동 리스크'로 인한 강달러·고유가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두바이유 90.48달러, 브렌트유 90.45달러)선을 돌파했다. 중동 리스크로 인해 국제 유가는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현재 100달러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특히 이란·이스라엘 전쟁이 확전되면 국제 원유 주요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특히 석유업계에선 단기적인 유가 상승은 재고 이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수익성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으나,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수요 부족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구의 한 석유 제품 유통사는 "현재 정유사들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재고가 있다 보니 직접 영향권에 들어왔다고 보긴 힘들지만, 결코 시장 상황이 좋지는 못하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 요인이 원가 상승에 직결되는 유통업계에서도 불안한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불러일으킬 물가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며 "마트에 취급하는 식품, 생활용품 등은 장바구니 물가와 연관이 깊기 때문에 할인 등 가격 방어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환율마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자 1천400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입 원자재 가격을 밀어 올려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기업의 생산원가를 높이기 때문이다. 최근 훈풍을 맞았던 수출을 제한할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지역 산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동 전쟁 여파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수출입에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사태 악화로 경기 둔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 3산업단지 내 금속가공업체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해 중동으로 수출을 늘렸는데 오히려 악재가 됐다. 이란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주문이 줄었다. 고금리로 힘든 상황에 유가마저 높아지면 경영 악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농업용 기계 및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는 "주변국으로 전쟁이 확산할 경우 수출이 제한될 수 있다. 원가를 상승시키는 요소가 늘어나면 제조업의 부담은 한층 더 심해진다. 자금지원 확대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은 유가와 환율로 인해 지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지역 경제에 나쁜 악재가 나왔다"며 "다만,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인 만큼 기업들도 대비책 마련을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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