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낙동강 녹조 관리, 확 달라진다

정용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보관리단 단장

정용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보관리단 단장.
정용채 한국수자원공사 낙동강보관리단 단장.

우리가 살고 있는 지근거리에는 낙동강이 있다. 낙동강은 예전부터 우리 삶의 터전이었고, 지금도 우리는 낙동강 물을 먹고 여가를 즐기며 생업에 종사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불청객처럼 '녹조'가 찾아왔다. 녹조는 남조류가 과다 성장해 물 색깔이 녹색을 띠는 현상이다.

조류는 물속에서 광합성을 통해 산소와 유기물을 만든다. 유기물은 물벼룩 같은 작은 생물의 먹이가 된다. 물벼룩은 붕어와 같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니 조류는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1차 생산자이다. 그러나 그 양이 많거나 적으면 생태계의 균형이 깨어질 수밖에 없다.

녹조는 인간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그 양이 과다하게 많아져 불청객 신세가 되고 말았다.

녹조의 원인은 질소와 인 같은 영양물질, 수온, 일사량, 물 순환 정체 등 흔히 4가지를 들 수 있다. 국립기상과학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최근 30년(1988~2017) 기온이 20세기 초(1912~1941)보다 1.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21세기 기후 환경은 녹조 관리에 불리한 조건으로 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녹조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의 플로리다 연안과 오대호 인근 이리호, 유럽의 발트해, 아프리카의 빅토리아호, 중국의 태호, 일본의 비와호 등에서 전 세계적으로 발견되는 현상이다.

국내에서 녹조 문제로 가장 민감한 지역은 단연 낙동강이 아닐까 싶다. 510㎞에 달하는 낙동강은 하류부 하상 경사가 약 1만분의 1로 매우 완만해 물이 정체하기 쉬운 특성을 지녔다. 이러한 하천 특성은 4대강 중 녹조 관리가 가장 어려운 지역임을 입증해 준다.

K-water 낙동강보관리단은 올해 확 달라진 낙동강 보 구간의 녹조 관리 대책을 선보일 계획이다. 먼저, '대용량 녹조제거선' '다단 수상녹조퇴치밭' '무인수상녹조로봇' 등 첨단기술을 적용해 하천에서 녹조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제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지난해 안동댐에 도입돼 영양물질 제거 효과가 입증된 '수상녹조퇴치밭'도 합천창녕보 상류 구간에 다단으로 설치한다. 수상녹조퇴치밭은 녹조 우심 지역에 조류차단막을 설치한 뒤 차단막 내에서 녹조를 과다 성장시켜 이를 직접 제거하는 개념으로 국내 하천 구간에는 처음 적용한다.

녹조 사전 예방 대책과 수질 모니터링 체계에 있어서도 올해는 달라진다. 다기능 보는 지역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 시설물에서 발생하는 오수를 자체 시설을 통해 처리하고 있으나 점진적으로 지자체 공공 하수도로 유입시켜 영양물질 제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 3월 비점오염원 유입 저감을 위해 대구시 시민봉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홍수기 전에는 낙동강유역환경청, 대구지방환경청, 지자체와 합동으로 부유물과 축분 등 녹조 유발 오염원 배출 사업장에 대한 합동점검도 시행할 예정이다. 나아가 한발 빠른 녹조 모니터링을 위해 드론을 활용한 항공감시, CCTV를 이용한 원격감시도 이뤄진다.

낙동강 녹조 예방을 위해 필자는 '동주제강(同舟濟江)'이란 사자성어를 강조하고 싶다.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의미로 낙동강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K-water, 학계, 산업계,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낙동강을 품고 살아가는 모든 주체의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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