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대급 고용률에도 여전히 일할 사람 없다"고용 현장 일자리 문제 해결책은?

"고령층 지속적 일자리 찾을 수 있도로 방편 마련해야"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제3산업단지 내 한 제조 공장. 이곳에 근무하는 근로자는 15명이지만, 이 가운데 60%가 60세 이상이다. 공장 대표 A씨는 "250만~280만원의 초봉을 주더라도 젊은 사람들은 문의조차 없다"면서 "구인 사이트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모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역대급 고용률을 기록했지만 고용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청년층·40대 등 고용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핵심 인력층 수는 줄어드는 반면 임시직·일용직으로 일하는 고령층 취업자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6%로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령별 취업자 증감 규모를 살펴보면 지난달 65세 이상 28만7천명, 70세 이상 17만1천명, 75세 이상 9만명 늘었다. 이에 반해 주요 근로자층으로 불리는 20대와 40대 취업자는 7만7천명, 9만명씩 감소했다.

대구 지역 고령층 일자리도 상당수가 임시직이나 일용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구시 노인실태조사(65세 이상)에 따르면 일하는 고령층은 30.7%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45.8%가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였고, 임시직과 일용직이 각각 22.9%, 10.5%를 차지했다. 상용직은 12.3%로 집계됐다.

대구 성서산업단지 내 한 주물 공장 대표는 "어려운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생산 현장에서는 역대급 고용률을 달성했다는 말은 체감하기 힘들다"며 "중장년층이 얼마나 많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오랫동안 일할 사람들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청년 유입 정책, 유턴 정책은 물론 노인 일자리에 있어서도 단기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인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대재해처벌법 강화로 인해 사업주들의 부담이 증가한 만큼 다양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재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 경영지원본부장은 "인건비를 바우처나 실비로 지원해 주는 등의 현실적 채용 장려 정책이 필요하다"며 "세부적으로는 자녀 수에 따른 근로자 인건비를 차등 지원하는 등의 지속적인 정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영중 고용정보원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변화하는 노동시장에서 고령자의 생산성을 높이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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