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조선 선비, 공론을 살펴 국정에 알리다"…국학진흥원 '상소'(上疏) 기획전시 열어

한국국학진흥원, 28일 '세상을 알리는 곧은 목소리, 상소' 기획전
1만명 서명운동 '만인소', 조선선비 사회·책임의식 정치에 반영해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등 각종 상소문 통해 공론 형성과정 살펴

한국국학진흥원은 28일부터
한국국학진흥원은 28일부터 '세상을 알리는 곧은 목소리, 상소' 정기 기획전을 마련한다. 사진은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오늘날 국민들이 언론이나 국민동의청원 등 여러 수단으로 국가 정책에 민의를 알리듯, 과거 조선 시대에도 국책과 운영에 대한 의견을 국왕에게 개진하는 방법이 있었다. 바로 '상소'(上疏) 제도다.

상소는 집권층이 공론을 듣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 임금도 상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국정에 참고하려 노력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28일부터 8월 25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에서 2024년 정기기획전 '세상을 살리는 곧은 목소리, 상소'를 연다.

조선 지배층은 하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정치라 생각했다. 하늘의 뜻 '천심'은 사람들의 마음이 모인 것이라 여겼고, 사람들의 마음이 모여 형성된 '공론'(公論)을 살펴 정치에 반영하는 것은 임금의 책무였다. 임금은 궁궐을 나와 백성을 직접 만날 기회가 매우 적었다.

상소는 특성 상 임금에 대한 충고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담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 내용을 문제삼아 상소자를 처벌하는 것은 자제했다. 상소를 통한 사회문제 제기가 끊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조선왕조는 '언론'을 중시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이번 기획전으로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공론화 과정과 사회 참여적인 비판 의식을 살펴본다.

이번 전시는 3부의 주제로 구성됐다. 제1부 '상소'에서는 상소의 형식을 볼 수 있는 자료와 사직상소, 유소, 시무상소, 응지상소 등 상소의 다양한 종류를 소개한다.

제2부 '조선을 움직인 상소들'에서는 조선시대 국정의 방향을 틀었던 각종 상소문들을 전시한다.

제3부 '만인소'에서는 길이 9천650㎝에 달하는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를 만나볼 수 있다. 1만94명이 서명한 이 만인소는 중요성을 인정받아 2018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지역 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중요한 기록유산이다.

한국국학진흥원은 28일부터
한국국학진흥원은 28일부터 '세상을 알리는 곧은 목소리, 상소' 정기 기획전을 마련한다. 사진은 최익현 지부상소.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이번 정기기획전은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사회참여적인 비판의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조선 지식인들은 관직에 진출하면 임금과 함께 나라 운영을 책임지는 존재가 돼야 했으며, 관직에서 물러나 재야에 있더라도 항상 국정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적하는 비판적 지식인이 돼야 했다.

이 때문에 상소문을 통해 그들이 현실을 성찰하며 발견했던 문제의식과 국가를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전시는 그 같은 선비들의 노력을 살펴볼 기회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조선 초기 상소는 국왕에게 국정에 대한 의견을 전하는 수단으로 관료들이 작성하는 것이었다. 15세기에는 성균관의 유생들이 예비관료의 자격으로 국가정책에 대해 상소를 올리기 시작했고, 16세기가 되자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재야의 지식인들에게도 상소 제도가 개방됐다"고 말했다.

그는 "단독 상소는 개인적 불만 등이 많아 공론을 모아 상소를 올리는 '유소'가 일반적이었다. 특히 재야 지식인들이 공론을 형성하고 그 의견을 담아낸 '유소'는 동아시아권에서도 거의 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여론 전달의 형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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