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치맥페스티벌이 폐막한 뒤 두류공원 일대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최 측이 작년부터 쓰레기 감축을 목표로 도입한 다회용기 정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오전 두류공원 일대. 축제가 끝난 지 이틀째인 이날까지도 당시 쓰레기는 공원 곳곳에 나뒹굴고 있었다. 홍보용 포스터와 테이프, 음료잔이 바닥 곳곳에 버려져 있어 산책을 나온 강아지와 주민들은 쓰레기를 피해 걸었다. 메인 무대가 설치됐던 광장 인근에는 여전히 음식물 냄새가 남아 있었고, 인근 주차장에는 쓰레기가 워낙 많아 차들이 주차칸을 피해 다른 곳으로 떠날 정도였다.
이날 뒷정리에 나선 두류공원 관리사무소 직원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뒤섞인 쓰레기가 워낙 많아 직원들은 일일이 분리수거하는 대신 차량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급한 대로 갓길에 쓰레기를 모아둔 채 자리를 떴다.
주민 B(73)씨 역시 "축제 전에는 시설을 설치한다고 들어오지도 못하게 하더니, 축제가 끝난 뒤 주민들에게 돌아온 건 쓰레기더미"라며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시민들의 쉼터인 두류공원이 아닌 다른 장소를 찾길 바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시와 한국치맥산업협회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생분해가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와 다회용기를 도입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기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다회용기가 사실상 일회용처럼 버려지면서 쓰레기를 전혀 줄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회용기 숫자가 적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구치맥페스티벌 조직위에 따르면 올해 축제를 앞두고 마련한 다회용기는 2만4천개다. 주최 측이 대회 기간 다녀갔다고 밝힌 방문객이 100만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대구경실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다회용기와 일회용기를 같이 비치하고도 일회용기를 사용하는 곳이 많았고 일부 판매자의 경우 다회용기 사용에 대한 안내를 받지 못했다"며 "중앙 무대 인근 부스 중 다회용기가 비치된 곳은 1곳에 불과했고, 반납된 용기도 매우 적었다"고 주장했다.
대구시 측은 하루빨리 쓰레기를 정리하는 한편,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회용기 사업을 보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장현철 농산유통과장은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회와 논의해 이번 주 중으로 쓰레기를 모두 치우겠다"며 "다회용기를 배포하면서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청취했으며, 내년에는 정책을 보완해 다회용기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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