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조두진] 국힘 대구시당의 6·3선거 승리 전략에 대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더불어민주당)가 6·3 대구시장 선거 출마(出馬)를 선언했다. 많은 유권자들과 언론들이 김 전 총리 승리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까지 대구에 뛰어들어 각종 지원 공약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역대 지방선거와 차원이 다른 '위기'에 봉착(逢着)한 셈이다. 김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한 30일,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 후보 컷오프'로 분열된 민심을 다독이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해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언론이 '김부겸 승리'를 점치는 상황이지만 이인선 위원장은 "진다, 진다" 하면 지고, "이긴다, 이긴다" 하면 이긴다며 "김부겸 바람이 거세다고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방선거 승리 전략 차원을 넘어 대구 중흥(中興)을 위한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함께 이번 지방선거를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대구'를 건설하는 '출발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선거는 구도, 바람, 인물 경쟁이다. 인물이야 국민의힘 후보들도 훌륭하다. 하지만 '대구시장 컷오프' 논란으로 민심이 분열된 구도에, 김부겸 바람까지 어떻게 맞선다는 것일까. 이 위원장은 '컷오프'로 갈라진 민심을, 중앙당이 아닌 대구시당 주도(主導)로 모아 '원 팀'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부겸 출마에 대해서는 '김부겸 바람'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하는 방식으로 싸우지 않는다. 국민의힘이 일으키는 바람으로 전선(戰線)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타인이 나에 대해 쓰는 서사(敍事)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것은 어리석고, 의미도 없다. 내가 직접 '나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위원장의 "김부겸 바람이 거세지만, 이번 선거 서사는 국민의힘이 써 나갈 것"이라는 말은 초점을 제대로 맞춘 것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문제 등을 국민의힘 중앙당이 아니라 대구시당 주도로 풀겠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제 '중앙당이 후보를 내리꽂고 대구 시민이 찍어 주는 구조'는 끝내야 한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바닥인 것은 정부·여당이 잘하고, 국민의힘이 못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여당은 이른바 '좋은 뉴스'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국민의힘은 '나쁜 뉴스'에 빠져 허우적거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끌려가는 선거가 아니라, 대구시당이 끌고 가는 선거전을 펼치겠다"는 이 위원장의 전략은 적확(的確)하다. 대구는 그야말로 존망(存亡)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아니 전국 대부분 지방 도시가 나락(奈落) 위기에 있다. 지방 도시들이 서울을 바라보는 과거 관성(慣性)으로는 '연명(延命)'할 뿐 도약할 수 없다. 이번 선거는 '누가 중앙정부와 대구를 잘 연결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대구를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선거에 출마하는 각당 후보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보수가 위기다, 미워도 다시 한번" 또는 "힘 있는 여당 후보, 지역주의 극복" 같은 상투적 구호로 대구 시민들을 우롱(愚弄)하지 마시라. 식상한 "지역균형발전"도 마찬가지다. 듣기야 좋지, 전국이 어떻게 균형발전하나. 대구뿐만 아니라 모든 지방 도시는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6·3 선거에서 후보의 소속 정당이나 그럴듯한 이미지가 아니라 '대구 스스로 서기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내놓는 후보를 보고 싶다.
2026-03-31 05:00:00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에서 '컷오프(경선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 의견이 분분(紛紛)하다. 한쪽은 "함께 가야(대구 지역구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가 될 경우, 그 지역구 보궐선거에 이진숙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은 "함께 가면(보궐선거에 이진숙 공천하면) 악재가 된다"고 주장한다. 어느 한쪽이 100% 옳고, 다른 쪽이 100% 틀렸다면 고민거리도, 논쟁거리도 아니다. 이인선 국민의힘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원장(대구시 수성구을)이 이 난제(難題)를 풀어야 한다. 어느 분야든 일이 안 되도록 하는 것은 쉽다. 이진숙을 버리기는 쉽다는 말이다. 명분도 있다. 중앙당 공관위가 이미 대구시장 후보에서 '컷오프'했으니, 이인선 대구 공관위원장이 "지역 상황을 점검한 결과 함께 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선언하면 '논란'은 일단락된다. 반면, 이진숙과 함께 가는 길을 찾기는 어렵다. 당내 반대파들을 설득(說得)해야 하고, '컷오프'까지 한 후보와 손잡을 명분도 만들어야 한다. '전사 이미지'와 '극우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이진숙과 함께 갈 경우 리스크도 있다. 상당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진숙과 '동행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본다. 현재 불리한 형세(形勢)를 만회(挽回)하자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이진숙 전 위원장이 6·3 지방선거에서 손잡고 뛰는 '구도'를 이인선 대구 공관위원장이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컷오프' 논란에 휘둘릴 뿐, 논란을 정리하지도, 동력(動力)으로 만들지도 못하고 있다. '이진숙 컷오프'는 국민의힘 중앙당 공관위가 일방적으로 결정했다. 이에 대구 시민들은 "서울이 결정하면 대구는 그냥 찍어 주는 곳이냐"고 불만을 터뜨린다. 이 오래된 불만을 달래지 못하면 대구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미 수많은 악재(惡材)에 또 하나의 악재가 쌓이는 것이다. 이진숙과 함께 가든, 따로 가든 지역민들 의견을 수렴(收斂)해 이인선 대구 공관위가 장동혁 당 대표 등 중앙당을 설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책임 역시 이인선 위원장이 져야 한다. 언제까지 권한과 책임을 중앙당에 맡겨 둘 수는 없다. 여태 그런 식이었으니 다선 의원들이 수두룩함에도 대구 정치가 존재감이 없었다.
2026-03-30 05:00:00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역대 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의 압승(壓勝)이었다. 민주당 계열 정당은 후보를 내는 데 의의(意義)를 두는 정도였다고 해도 과언(過言)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6·3 선거에 민주당 깃발로 기초단체장(구청장·군수) 출마를 준비 중인 사람과 민주당 전통 지지층의 말을 종합해 보면 '3대 전략 구상'이 그려진다. 첫째 김부겸 바람, 둘째 중량감 있는 기초단체장 후보 포진(布陣), 셋째 국민의힘 후보를 부패하고 오만(傲慢)한 기득권 세력으로 프레이밍(framing)이다. 우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세워 정부 여당과 협력을 통한 '막대한 지원과 투자 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대구의 1인당 총생산(GRDP)이 30년 이상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결국 대구시장의 무능(중앙정부와 협력 능력) 탓이라는 것이다. 둘째는 기초단체장 후보 공천 변화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에서 '인물난'에 허덕이다 보니 지금까지 이른바 '인물'보다는 '당에 대한 충성'을 바탕으로 후보를 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구청장 선거에는 행정 경험이 풍부한 후보(대구시 부시장 또는 국장급 이상 출신)를 공천해 "민주당 찍고 싶어도 찍을 사람이 없다"는 대구 시민의 불만을 불식(拂拭)하고, "민주당이 구청·군청 행정을 효율적으로 지휘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국민의힘 현직 단체장 및 유력 후보들의 약점(사법 리스크, 인허가권 오남용, 과거 행적 등)을 수집해 집중 공략하는 것. 이를 통해 국민의힘 후보들을 싸잡아 부패 또는 오만한 세력으로 프레이밍하는 것이다. 안 그래도 지방선거 투표율은 다른 선거에 비해 낮은 편인데, 이를 통해 국민의힘 전통 지지층의 투표 의지를 약화(弱化)시킨다는 것이다. '3대 구상'이 얼마나 실현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국민의힘 공천=당선'이라는 기존 공식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과거 당 공천만 신경 썼던 국민의힘 후보들은 이제 본선(本選)을 더 걱정해야 한다. 민주당 움직임만 예사롭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바닥 민심 역시 심상치 않으니 말이다.
2026-03-23 05:00:00
얼마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107명 전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復歸)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도부의 실천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또 문제를 제기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극복해야 할 윤 어게인 노선은 계엄 옹호·탄핵 반대·부정선거 음모론"이라고 했다. 반면 유튜버 전한길 씨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이중대"라며 맹렬히 비판했다. '카드 스태킹(Card Stacking)'은 '카드 게임에서 좋은 카드만 쌓는다'는 것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반복적으로 제시하고, 불리한 것은 배제해 유리한 여론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절윤' '윤 어게인'은 언급할수록 덧나는 문제다. 어느 쪽이 들고나오면 반동(反動)이 생기고, 그 반동이 또 다른 반동을 부르며 갈등과 분열을 키우는 것이다. '절윤'과 '윤 어게인'이 끝없이 부딪치는 걸 보라. 국민의힘 의원들과 지지층은 주진우 의원에게 배워야 한다. 주 의원은 당내 문제와 거리를 두며, 대여(對與) 투쟁에 집중한다. 국민의힘의 분란거리를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문제 될 사안'을 '별것 아닌 것'으로 보이게 하고, 정부·여당의 문제를 계속 비판하며 환기(喚起)시키는 것이다. 대중정치는 '프레이밍(framing) 전쟁'이다. 대중은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해석'을 통해 받아들이는 데 익숙하다. 실제 정치 역량도 중요하지만, 같은 사안도 어떤 틀로 설명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가령, "여대생이 밤에 술집에 나가 일한다"는 설명과 "술집 아가씨가 낮에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한다"는 설명은 청자(聽者)에게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정부·여당이 막 나가는데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60%를 웃돌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바닥을 긴다. 국민의힘이 내부 문제를 헤집는 반면, 정부·여당은 불리한 이슈를 웬만해서는 언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주진우 의원의 해설과 비판을 듣자면 국민의힘은 척척 돌아가고, 민주당은 심각한 병(病)에 걸린 것처럼 보인다. '여론조사 결과'가 맞는가? 주 의원 해설이 맞는가. 결국 카드 스태킹을 통한 프레이밍에 달린 것이다.
2026-03-17 05:00:00
6·25전쟁과 가난·혼란 속에서 울릉도와 독도는 대한민국 전도(全圖)에 찍힌 점(點)에 불과했다. 전략적 요충지임에도 1960년대 초까지 국가 행정력은 거의 미치지 못했고, 교통·전력·항만 등 기반 시설은 열악했다. 일본은 러·일전쟁 때(1904년 2월~1905년 9월) 이미 독도의 지정학적 가치를 알아보고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했다. 1952년 이승만 정부가 영토와 해양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평화선'(이승만 라인)을 선포했지만, 울릉도와 독도에 접근하는 일본 어선과 순시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독도를 지키기 위해 1953년 4월 울릉도 주민 30여 명이 독도의용수비대를 조직했다. 어망 대신 총을 들고 어선을 타고 교대로 독도를 오가며 섬을 지켰다. 나무를 깎아 모형 대포까지 만들어 세웠다. 사나운 날씨로 보급이 끊어지면 미역과 김으로 버텼다. 이 과정에서 어린 자식이 있는 젊은 가장(허학도 대원·22세)이 순직(殉職)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러나 주민들 노력만으로 울릉도·독도를 지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1961년 11월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손창규 문교사회위원장이 울릉도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한엽 울릉군수는 "울릉도를 이렇게 내팽개쳐 둘 거면 차라리 일본에 팔아 버리지요"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 말을 전해 들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이듬해 울릉도를 전격 방문해 주민 생활과 기반 시설을 점검했다. 이후 도로·항만·전기·통신 확충 사업이 시작됐다. 그렇게 독도는 국민의 관심과 지지 속에 대한민국 '막내 영토'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게 됐다. 한 사람의 '외침'과 한 사람의 '경청'이 이끈 변화였다. 최근 대한민국 영토 인식 시계(時計)를 거꾸로 돌릴 수도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10월 헌법재판소는 지방 선거구 획정(劃定)에서 "인구가 법정 기준에 미달하는 단독 선거구 유지는 '1표의 가치 평등원칙'에 어긋난다"고 결정했다. 이에 정치권은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개편안을 논의 중이며, 여기서 마련된 안(案)이 올해 6·3 지방선거에 적용된다. 현재 경상북도의회는 54개 지역 선거구(비례대표 6석 별도)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석이 울릉군 몫이다. 그러나 선거구가 개편될 경우 울릉군 단독 선거구는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울릉군 인구는 약 9천100명으로, 경북도의회 의원 1인이 대표하는 평균 인구(약 4만4천 명)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인구만 보면 선거구 통폐합이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러나 울릉군은 독도를 품은 행정구역이며, 우리 영토 수호의 최전선이다. 울릉군 1석이 사라지면 울릉도와 독도를 대표하는 정치 통로가 약화된다.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의 영토 수호 의지 약화로 비칠 수도 있다. 그래서 울릉군수와 주민들은 지난달 26일 국민 2천여 명의 서명을 들고 정치개혁특위를 방문, 울릉군 광역의원을 유지해 달라고 호소(呼訴)했다. 영토를 지키는 힘은 군사력만이 아니다. 국민 관심과 제도적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노 재팬' 같은 구호(口號)만으로 나라 사랑은 실현되지 않는다. 선거구 개편에 인구 숫자를 넘어 영토·주권 수호 의지가 반드시 반영(反映)되어야 한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에는 독도(일본명 다케시마)를 포함하는 오키군(隠岐郡) 선거구가 있다. 시마네현 선거구 평균 인구는 약 5만1천600명이지만 오키군 인구는 약 1만9천 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2석이 배정돼 있다.
2026-03-10 05:00:00
6·3 지방선거 출마자 윤곽이 드러나면서 세평(世評)이 분분(紛紛)하다. 대구시장 선거에는 8일 현재까지 전·현직 국회의원 6명을 비롯해 9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다선(多選) 의원들이 대거 나서자 세간에서는 "국회의원을 오래 하다 보니 이제 지겨워져서 대구시장을 해보려는 거냐"며 "국회의원 일을 박진감 넘치게 하지 않고, 하는 둥 마는 둥 하니 지겨울 만도 했을 것이다"고 비아냥거린다. 초선들에 대해서는 "2년쯤 국회의원 해보니 체질에 안 맞아서 대구시장 하려는 것이냐. 시장직도 한 2년 해보다가 안 맞으면 때려치울 거냐"고 쏘아붙인다. 이런 세평이 우습기도 하지만, 또 한편 235만3천 명(2025년 12월 31일 기준)의 삶터 대구 처지가 안쓰럽기도 하다. 기초단체장(구청장·군수) 선거에는 전·현직 단체장들과 새로운 도전자들이 대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일부 도전자들은 "새로운 바람을 위해 전·현직 단체장들이 양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른바 '새 피' 수혈(輸血)을 위해 '묵은 피'가 양보하라는 것인데, 단체장 경험이 없으면 '새 피'이고, 경험이 많으면 '묵은 피'라는 말인가? 어느 분야, 어느 영역에서든 "새 사람을 위해 기존 사람이 물러나 줘야 한다"는 주장은 비합리적이다.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천년만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새 정책, 새 사업, 새 정치는 누군가의 양보가 아니라 '도전(挑戰)과 응전(應戰)', 즉 실력 경쟁에서 나온다. 전·현직들도 모두 치열한 경쟁을 통해 그 자리에 갔다. 속담(俗談)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뽑는다'고 한다. 박힌 돌이 굴러오는 돌을 위해 미리 빠져 주는 경우는 없다. 설령 빠져 준다고 해도 '박힌 돌'을 밀어낼 힘도 없이 '굴러온 돌'은 그 자리를 지키지도 못한다. 세상 이치는 '한래서왕(寒來暑往·추위가 오니 더위가 가는 것)'이지 '서왕한래'가 아니다. '새 피'를 위해 '전·현직'은 출마하지 않아야 한다는 도전자의 주장은 '내겐 능력이 없다'는 고백에 다름 아니다. 6·3 지방선거에서 '새 피' '묵은 피' 같은 '형용사'로 호소(呼訴)하는 후보라면 볼 것도 없다고 본다. 형용사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확하게 제시하는 사람을 눈여겨볼 일이다.
2026-03-09 05:00:00
이재명 대통령이 엑스(X·옛 트위터)에 '문자 폭탄'을 퍼붓고 있다. 이른 새벽과 늦은 밤을 가리지 않고 부동산, 주식, 캄보디아 범죄, 생리대, 설탕 부담금, 위안부 모욕 비판, 하천 계곡 불법 점용 실태 등 주제도 다양하다. 사람들은 이 대통령의 '엑스 정치'를 '소통 활성화' 또는 '만기친람(萬機親覽)'으로 보지만, 필자는 '성동격서(聲東擊西)'라고 생각한다. 일일이 챙기는 모습을 통해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겠다는 전략인 동시에, '비판받을 이슈'를 가리기 위한 선택적 '요란 떨기'랄까. 이 대통령이 '엑스 문자'로 이슈 몰이를 하니 언론과 유튜브에 대통령 발언이 넘쳐난다. 2월 27일 발표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64%로 취임 초 65%를 기록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2월 24~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전화 조사.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요란한 '엑스 문자 폭탄' 건너편에서는 '조용하게' 위험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다시 재판할 수 있게 하는 사실상 4심제(헌법재판소법 개정안)와 법왜곡죄(검사·판사의 수사와 재판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대법관 증원법(현행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 대법관 26명 중 22명을 이 대통령 임기 중에 임명한다)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들 사법 개편 3법은 이 대통령과 측근들, 부자를 위한 법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의 '엑스'에서 이 문제에 대한 우려(憂慮)나 비판을 찾아볼 수 없다. 이 대통령의 '문자 폭탄'을 만기친람이 아니라 성동격서로 보는 이유다. 사법 개편 3법이 시행되면 이 대통령과 그의 정치적 주변 인물들, 그리고 부자들이 가장 큰 수혜자(受惠者)가 될 것이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의원이 부산시장 출마 행보를 이어가고,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치자금법 위반과 뇌물 혐의로 2심까지 징역 5년을 선고받고도 보석으로 풀려나 전국을 누비며 순회 북콘서트를 여는 것도 '이제 처벌 걱정 없다'는 확신 때문일 것이다. 이 대통령의 요란한 '엑스 문자 폭탄' 이면(裏面)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2026-03-02 05:00:00
국민의힘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한쪽은 격렬하게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고, 또 한쪽은 격렬하게 '절윤(絕尹)'을 외친다.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비상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구국(救國)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계엄 선포가 대통령 권한이라고 하더라도,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 거야(巨野)의 국무위원 줄탄핵과 예산 삭감 등 발목 잡기가 계엄을 정당화할 명분이 될 수 있나? 특히 한국처럼 '계엄' 트라우마가 큰 나라에서. 비상계엄은 애초 '자폭(自爆)' 행위였다. 하물며 탄핵에 이어 1심 유죄 판결까지 나온 마당에 '윤 어게인'을 외치는 것은 또 다른 '자폭'일 뿐이다. '절윤' 해야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생각도 착각(錯覺)이다. 역대 지방선거 평균 투표율은 약 55%에 불과하다. 가뜩이나 투표율이 낮은 상황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절윤' 한다면 '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비상계엄은 잘못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대통령 탄핵에는 반대했던 사람들 역시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절윤, 참 잘했어요"라며 국민의힘에 표를 주겠나? 중도층이 "절윤 했으니 새로운 정당이다"고 하겠나? 지금 장 대표로서는 '윤 어게인'과 함께 갈 수밖에 없다. 장 대표를 향해 '절윤 않으려면 사퇴하라'는 주장은 장 대표를 몰아내고 당권을 잡겠다는 것이지 지방선거 승리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잘되라고 "절윤 하라"고 하겠나. 윤석열 정부가 왜 자폭했나? 민주당의 발목 잡기도 문제였지만, 당시 여당(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싸우기는커녕 대통령실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은 것이 큰 원인이었다. 그 바보짓을 지금도 답습(踏襲)한다. 대한민국 보수가 회생하는 길은 6·3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이기는 것뿐이다. 특히 다음 총선에서 승리하면 '윤 어게인'이든 '절윤'이든 다 할 수 있다. 팥으로 메주를 쑬 수도 있다. 그러자면 '윤 어게인' '절윤' 주장을 접고, 일치단결해 정부·여당에 맞서야 한다. 두 파로 갈라져 다투는 한 집권 세력이 무슨 짓을 해도 막을 수 없고, 수권(受權)도 불가능하다.
2026-02-24 05:00:00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중의원 선거(총선) 압승(전체 465석 중 316석)을 보면서 한국이 일본과 같은 상황이었다면 한국인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일본은 현재 중국의 대만 현상 변경(대만 침공 등) 압박에 직면(直面)해 있다. 미국은 중국의 현상 변경 억제에 일본이 더 많은 역할을 분담할 것을 요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에 앞서 노골적으로 다카이치 총리를 지지하고, 자민당 압승 후 "훌륭한 국민"이라며 일본 국민을 치켜올린 것도 '군사력 강화' '자위대 역할 변화'를 바라기 때문이다. 한때 세계 질서의 축(軸)이었던 '규범(規範·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은 멀어지고 세계는 다시 '자국 이익을 위해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는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은 자존심 또는 이상(理想)을 접고 현실을 택했다.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일본이 '총알같이' 응한 것도 자민당에 몰표를 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19세기, 조선과 일본은 공히 쇄국정책(鎖國政策)을 펴다가 억지로 개항(開港)했다. 두 나라의 개항에 22년 차이가 난다.(조선 1876년, 일본 1854년) 사람들은 이 22년 차이가 두 나라를 지배 국가와 식민지로 가른 주원인이라고 본다. 그러나 더 근본적 질문을 해야 한다. 당시 항해 기술로 기껏 한나절 거리에 불과한 양국이 개항에 어째서 22년이나 차이가 났을까. 양국의 운명을 가른 것은 개항 시기 차이가 아니라 개항에 22년 시차(時差)를 낳은 '세계관 차이(이상과 현실)'였다. 만약 한국이 중국 영향력 확대, 북한 위협 강화 속에 선거를 치른다면 어떤 투표를 할까? 거기에 미국 대통령이 "한국은 무력을 증강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면 어떤 반응(反應)을 보였을까? "양키 고 홈"을 외치고, "전쟁 반대·군사력 강화 반대·무력으로 평화를 살 수 없다"며 일본과는 반대로 투표하지 않았을까? 조선이 보여준 태도, 관세 협상 후속 처리 과정, "깡패 트럼프"라는 외침에서 짐작할 수 있다. 세상이 험하면 그에 걸맞게 대비를 해야지, 국민과 정치가들이 "깡패는 나빠요. 우리 그렇게 살지 말아요"라고 외치는 것이 선(善)이라고 믿는 한 '노예'가 될 뿐이다.
2026-02-13 05:00:00
[금주의 이슈]한동훈 앉아서 기회 기다리지 말고 건곤일척으로 승부를 보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제명 이후 "국민의힘이 두 동강 났다. 심리적 분당 상태다"는 말들이 많다. "국민의힘이 하나로 뭉쳐도 6·3지방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데, 지금처럼 '내분' 상태라면 대패는 불 보듯 뻔하다"고 한다. 6·3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패배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동훈이 원팀으로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60%에 안팎인데다가, 중도층이 새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패배는 시작일 뿐 6·3선거 패배가 끝이 아니다. 지금처럼 간다면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보수우파 정당은 패할 가능성이 높다. 보수우파는 장기간 진보좌파 집권의 조력자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차단하자면 대한민국 보수는 적어도 이번 지방선거를 '보수 정당 단일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패하더라도 보수우파 가치로 무장한 '단일정당'을 만들 수 있다면, 대회전(大會戰) 승리를 위한 지엽적(枝葉的) 패배라고 할 수 있다. ▶30년 민주당 2중대 될 수도 6·3지방선거가 '보수 단일 정당'을 위한 '지반 다지기'가 되자면 현재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와 한동훈 및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건곤일척(乾坤一擲)으로 결판을 내야 한다. 지금처럼 친한계 의원들이 국민의힘 안에서 "이대로는 망한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은 폭망의 길이었다"고 말로만 외치는 한, 정면승부는 이루어지지 않고, 어느 한쪽도 소멸하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자기들끼리 지지고 볶으며 연명할 뿐이다. 보수우파 정당이 6·3선거 뿐만 아니라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 나아가 향후 30년 이상 진보좌파 정당의 승리와 집권을 돕는 2중대 역할만 하게 될 수 있다. ▶韓, 무혈입성할 길은 없다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 그 지지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 무혈입성(無血入城)할 수 있는 길은 없다고 본다. 혹자들은 6·3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패하면 현 지도부 체제가 붕괴하고, 한 전 대표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틀린 예측이라고 본다. 현 지도부가 붕괴한다고 해서 한 전 대표에게 기회가 되지 않는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의 또 다른 '잠룡'들이 반(反)한동훈 세력을 결집해 지도부를 결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지지층 다수가 반한동훈인 점을 감안하면,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접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신기루(蜃氣樓)일 뿐이다. ▶당게사건은 마지막 가랑잎 한동훈 지지층은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해 "한동훈이 쓰지 않았다" 거나 "가족이 썼더라도 그것이 제명 사안인가"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동훈 전 대표가 사과하고 끝낼 수 있는 일이었다. 한 전 대표가 문제를 키운 측면이 있다. 또 설령 키웠다고 하더라도 '제명'할 사안은 아니었다고 본다. 사실 '당원 게시판' 논란은 한동훈 제명에 필요한 마지막 한 잎이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미 침몰 직전까지 배에 짐이 쌓이고 쌓인 상태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이라는 마지막 가랑잎이 더 얹어진 셈이다. ▶총선 대패는 한동훈 잘못? 당원 게시판이 한동훈을 제명한 '마지막 가랑잎'이라면 그 앞에 쌓인 잘못은 대체 뭐냐? 고 물을 수 있다. 2024년 총선 패배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갈등, 그리고 탄핵 과정에서 '비상계엄을 사실상 내란을 자백한 것' 발언 등이 그에 해당한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은 "총선 대패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탓이지, 한동훈 책임이 아니다"고 주장한다. 일견 일리 있다. 2024년 총선 패배는 윤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이 주된 배경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윤 전 대통령 지지율이 높고, 국민의힘 인기가 높고, 그래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더라면 한 전 대표에게 구원투수(비상대책위원장)로 등판할 기회가 주어졌을까? ▶ 실점한 구원투수가 선발로 구원투수는 선발투수가 난조를 보일 때 등판 기회를 잡는다. 그렇게 등판한 구원투수 한동훈은 안타와 볼넷(四球)을 내주면서 선발투수가 내보낸 주자들을 모조리 홈으로 들어오게 했다. 기록상 구원투수 자책점(自責點)이 아닐 뿐, 구단은 하나하나 다 기록하고, 다음 연도에 재계약하지 않거나, 재계약 하더라도 연봉을 삭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공정하다. 한동훈 전 대표는 구원투수(비상대책위원장)로 총선에서 패한 뒤, 연봉 삭감을 감수하거나 실력을 키우기보다는 곧 바로 다음 경기에 선발 출전을 고집해 당 대표가 됐다. 그 뒤로 이어진 일은 누구나 알다시피 윤 전 대통령과 끝없는 불화와 탄핵이었다. ▶ 윤석열 정부 몰락에 책임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폭이 돼 버린 비상계엄 선포에 한 전 대표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여당 대표로 윤석열 정부를 지원하며 야당과 싸우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다투다가 비상계엄으로 치닫게 한 책임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임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할 수 없으나 국민의힘 지지층 다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그래서 '배신자'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국민의힘 지도부가 물러난다고 해서 한 전 대표에게 국민의힘 무혈입성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 잘못 생각해도 한참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바람이든 지금은 역풍 이른바 '장동혁(당권파)'과 '한동훈(친한계)'은 물과 기름이다. 스스로 옳은 보수를 자처하는 두 세력이 한 집에 앉았으니 '분란'만 커질 뿐이다. 물과 기름이 "이대로는 지방선거 필패, 보수우파 분열" 운운하며 서로를 비난해봐야 공멸할 뿐이다. '난파선(難破船)' 입장에서는 어느 쪽에서 부는 바람이든 '역풍'이다. 바람 자체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짧은 시간 안에 수리를 끝내고 다시 항해할 수 있다. ▶한동훈 깃발 든 정당 만들라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론 조사 전문가들과 정치학과 교수들은 당 내부 분열에 따라 중도층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양쪽 극성 지지자들은 서로 옳다면 핏대를 올리지만, 일반 국민들은 두 진영간 싸움에 '진저리' 치며 보수우파 자체에 관심을 끊고 있다는 말이다.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는 국민의힘을 떠나 자신들이 생각하는 '진짜 보수당' 깃발을 들어야 한다. 자신들이 보수우파를 구하고, 나라를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게 지방선거도 이기고 총선도 이겨서 국민의힘을 보기 좋게 흡수해서 주류로 거듭나는 것이다. 따뜻한 방에서 더운 밥 먹으며 '모셔 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바람부는 들판으로 나가 땀 흘리고, 피 흘리며 일하고 싸우라. ▶지방선거, 보수단일화 밑거름 장동혁과 한동훈이 각각 보수 깃발을 들고 선거에 임한다면 필패할 것이다. 허나 지방선거 패배는 대수가 아니다. 지자체장 후보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문제이지만, 보수우파와 대한민국 운명에 견줄바는 아니다. 서로 진짜 보수를 자칭하는 두 세력은 국민의 심판을 통해 보수우파로 우뚝 서거나 정계를 떠나야 한다. 둘 모두 패하겠지만 표를 적게 받는 쪽을 보수우파를 쪼개고 파괴한 세력으로 정리할 수는 있다. 그러면 다음 총선 전에 단일 대오를 형성하고 한 뜻으로 뭉칠 밑거름이 되는 것이다. '장동혁'이 죽든 '한동훈'이 죽든 이번 지방 선거에서 한쪽이 죽어야 보수우파가 다음 총선에서 그나마 회생할 수 있다. ▶한쪽이 죽어야 나라가 산다 좌파가 정치를 잘 해서 우파가 지는 게 아니다. 집값 폭등, 일자리 박살, 국가부채 폭등, 기업 경쟁력 약화, 저녁이 있는 삶은커녕 저녁 거리를 찾아헤매게 만든 쪽은 좌파 정부·좌파 정당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선거에서는 좌파가 이겼다. 우여곡절 끝에 이긴 윤석열 대통령은 중간에 쫓겨났다. 다음 대선에서 보수우파가 운이 좋아 집권에 성공한다고 해도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진보좌파는 하나로 뭉쳐 탄핵을 밀어붙였고, 보수우파는 내부 분열로 자신들이 만든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면 보수우파는 가망없다는 생각이 한국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한국은 좌파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된다. 그야말로 우파는 좌파 집권 50년을 보장해주는 좌파 2중대로서만 존재하게 되고 나라는 거덜나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장동혁(당권파)'이 죽든 '한동훈(친한계)'이 죽든 결판을 내야 한다. 그래야 보수우파가 회생하고 대한민국이 재도약 할 수 있다. 정면 승부 내지 않고 풍파만 일으키는 것은 권력애(權力愛)일 뿐 국민과 나라, 보수를 지키려는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2026-02-12 12:30:00
대통령이 집값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청와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重課猶豫)를 5월 9일 분명히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집값 정책 성공 여부는 시간이 많이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그 윤곽은 곧 드러난다. 정부 고위직 인사들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과 유예 종료로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생각한다면 다주택을 처분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본다면 갖고 있을 것이다. 그것을 통해 집값 정책 성공 여부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 전국시대 진(秦)나라 대량조(大良造·현재 총리 격) 상앙(商鞅·기원전 390년~기원전 338년)이 대대적 개혁을 추진했을 때 백성들은 믿지 않았다."나라에서 또 무슨 법을 만든다는데, 이번에도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상앙은 개혁을 하자면 '국가의 말은 현실이 된다'는 믿음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수도 함양(咸陽)의 남문 앞에 큰 나무 기둥을 세우고 공고문을 붙였다. "이 기둥을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게 금 10냥을 주겠다." 사람들은 비웃었다. "이처럼 간단한 일에 무슨 상금을?" "안 줄 게 뻔하다." 아무도 나서지 않자 상앙은 상금을 금 50냥으로 올렸다. 그래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한 사람이 '속는 셈 치고' 나무를 옮겼다. 그러자 상앙은 즉시 약속한 상금을 지급했다. 이목지신(移木之信·나무를 옮겨 신뢰를 세우다) 고사다. 이 일로 진나라 백성들의 인식은 바뀌었다. "나라의 약속은 반드시 실행된다." 이후 상앙이 추진한 개혁은 빠르게 정착됐고, 진나라가 강대국으로 발전하고 훗날 전국(戰國)을 통일한 밑거름이 되었다. 한국에서 수도권 핵심지 부동산은 유망(有望)한 자산이다. 이런 자산을 중과 유예가 끝난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처분할까? 금리엔 손을 못 대고, 돈은 풀면서 부동산을 잡겠다는 말이 통할까? 만약 이재명 정부 고위 공직자와 여당 의원 다수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 다주택을 쥐고 있는다면, 시민들 역시 부동산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가격 신호는 상승을 가리키고 정부의 다음 카드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집값이 안정 추세(趨勢)를 보일지, 이재명 정부 정책 신뢰도가 떨어질지 곧 알게 된다.
2026-02-05 05:00:00
이해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별세(別世)했다. 우리는 이 수석부의장을 김대중 정부 교육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단군 이래 최저 학력이라 불리는 '이해찬 세대'를 만든 사람, '버럭 이해찬(걸핏하면 소리 지름)' 정도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는 고함만 지른 게 아니라 한국인의 '세계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해찬 세대 진보 인사들의 세계관(이하 이해찬 세대 세계관)'을 압축하면 '우리는 과거 일본 식민지였고, 현재는 미국 식민지'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들 중에는 북한의 6·25 남침을 민족해방전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에게 친미(親美)는 '종속주의', 일본과 긴밀한 협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토착왜구'에 다름 아니었다. '이해찬 세대'의 반미·반일·민족주의 세계관은 외교·안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에게 미국은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固着化)하는 세력이었다. 따라서 한미동맹은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극복 대상'이었다. 한미동맹이 안보는 물론 외교·경제·기술 협력의 핵심축임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찬 세대의 한일 관계는 '역사 바로 세우기'가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과잉(過剩)돼 안보·경제까지 실용이 아닌 '역사와 윤리 영역'에 가두기 일쑤였다. 이는 한국의 전략적 유연성과 실용 외교 공간을 스스로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시절의 감정적 반일 프레임에서 잘 나타난다. 북한에 대해서는 '민족 공동체'라는 인식이 강해 현실적인 대북 정책을 어렵게 했다. 북한 체제·인권 문제는 상대적으로 경시(輕視)되었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책임 역시 미국과 국제사회로 전가되는 담론이 강화되었다. 그들의 영향을 받은 국민들은 안보·외교·경제를 국익이 아니라 이념의 영역에서 인식한다. 덕분에 진보 진영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겠지만, 한국은 국제 사회에서 감정에 휩쓸리는 나라, 약속도 쉽게 파기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떠안았다. 온갖 어려움에도 나라를 세우고, 세계 최빈국을 선진국으로 이끈 것은 이해찬류 세계관이 아니라 그들이 쓸어버리고 싶어 했던 보수 우파 가치였다. 이제 우리는 이해찬 수석부의장과 함께 그들이 퍼뜨린 '시대착오적 세계관'과도 작별해야 한다.
2026-01-29 05:00:00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투쟁'을 끝냈다. 장 대표 단식과 관련, 국민들 관심은 크게 세 가지였다. 하나는 과연 정부·여당이 '쌍특검(통일교 게이트·공천 헌금)'을 수용할 것인가. 또 하나는 장 대표는 단식을 언제, 어떻게 끝낼 것인가. 마지막 하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투쟁장을 방문해 장 대표와 악수하고 협력을 모색(摸索)할 것인가, 였다. 정치인 한동훈에게 두 가지 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모든 갈등(葛藤)을 뒤로하고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길이다. 국민의힘이 본인을 제명(除名)하든 말든, 올해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무관(無冠)으로 전국을 돌며 국민의힘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 '황태자'였고, 윤 정부 실패에 책임이 있는 본인의 '허물'을 씻고, 보수 재건에 힘을 쏟는 것이었다. 그 출발이 단식 중인 장동혁 대표를 방문해 인간애와 뜨거운 진심을 나누고, 협력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한 전 대표는 그 길을 외면(外面)했다. '당원게시판 논란'과 제명(除名) 처분에 대한 입장,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견에도, 정부·여당의 폭주를 막자는 '대의(大義)'를 위해 한 전 대표가 장 대표를 방문해 '쌍특검'을 함께 요구하고 협력을 선언했다면 어땠을까. 한 전 대표는 '큰 정치인'으로 평가받았을 것이고, '쌍특검' 압박은 훨씬 강화됐을 것이다. 그것은 한 전 대표의 '굴복'이 아니라 국민의힘 단결과 더 큰 정치로 이어졌을 것이다. 한 전 대표는 그게 안 된다. 오죽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런 거 하나 못 풀어서 어떻게 다른 정치적으로 중요한 현안들을 풀겠나"고 비판했을까. 정치인 한동훈에게 남은 길은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 및 지지자들과 함께 국민의힘을 떠나 '한동훈 당'을 만드는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올해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승리해 '보수 정당'으로 우뚝 서는 것이다. 이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렇게 도전해 승리한다면 자기만의 '서사(敍事)'를 가진 '큰 정치인'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안에서 다투기만 한다면 '분란자'란 오명(汚名)이 남을 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한 전 대표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지 명확히 선(線)을 그을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상당수 보수 우파 국민들이 한 전 대표를 배신자·내부 분란자로 본다는 점이다. 작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많은 보수 유권자들이 "한동훈이 대선 후보가 된다면 이재명을 찍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 지지자들 중에도 "한동훈이 국민의힘 후보가 안 된다면 이재명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동훈과 국민의힘이 하나가 되기가 그만큼 어렵고, 하나가 되어 봐야 별 시너지도 없다는 말이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가 법원에 '국민의힘 윤리위 제명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구하면 이길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글쎄다. 지금처럼 서로 '극혐'하는 상황에서 '제명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승소하고 당에 눌러앉은들, 나아가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팬덤'을 등에 업고 당 대표가 된들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어떤 직위를 갖든, 보수 우파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한동훈 정치 인생의 이정표나 새로운 도약(跳躍)이 되지 않는다. 국민의힘과 한동훈은 각자의 길을 선택하고, 각자 국민의 선택을 받는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하나의 당' 안에서 '두 파로 갈라져' 싸우면 공멸(共滅)할 뿐이다.
2026-01-26 05:00:00
서산 노을을 바라보며 삶의 마지막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인간은 누구나 생의 끝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 끝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삶은 크게 달라진다. 최근 사회복지학 분야에서는 단순한 연명치료 거부나 평온한 죽음을 넘어, 삶의 마지막을 타인과 사회를 위해 의미 있게 마무리하려는 '웰엔딩(Well-ending)'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 적극적인 실천의 대표적 방식이 바로 장기 기증이다. 우리 사회에서 장기 기증은 여전히 결단이 필요한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모든 것이 한 줌의 재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면, 마지막까지 품고 있던 욕심과 집착을 내려놓는 일은 결국 자신과 타인을 위한 가장 따뜻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장기 기증은 단순한 의학적 절차를 넘어, 자신의 삶을 타인의 생명과 연결하는 가장 숭고한 연대 행위다. 안타깝게도 현재 대한민국의 장기이식 현실은 '기다림의 비극'이다. 장기 기증자가 줄어들면서 이식을 기다리다 숨지는 환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이식 대기자 수는 2020년 3만5천852명에서 2024년 8월 기준 4만6천935명으로 1.3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 중 사망자 수는 2천191명에서 3천96명으로 1.4배 늘어 3천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대기 중 사망자는 신장(1천676명), 간(1천117명) 순으로, 우리가 살릴 수 있는 귀한 생명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지난해 9월 마라톤 연습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폐, 간, 양쪽 신장, 안구를 기증해 다섯 명에게 새 생명을 준 고(故) 김남연 씨의 사례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그는 평소 "죽음 앞에서는 모두 흙으로 돌아가는데, 생명 나눔을 통해 다른 이를 살릴 수 있다면 그것이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이는 웰엔딩의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가장 따뜻한 메시지다. 사회복지 측면에서 장기 기증은 단순한 생명 연장을 넘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첫째, 장기 기증은 타인의 삶을 연장하는 이타적 실천을 통해 공동체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연대를 강화한다. 둘째, 기증을 결정한 가족의 큰 슬픔 속에서도 누군가에게 희망을 전했다는 치유의 감정을 제공하여 슬픔을 승화시킨다. 셋째, 기증자 개인은 자신의 죽음을 '끝'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로 삶의 의미를 가장 고귀하게 재정립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웰엔딩이다. 장기 기증을 일상적 윤리로 자리 잡게 하려면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학교와 지역사회, 종교계, 의료기관, 언론은 협력하여 '생명 나눔'의 가치를 꾸준히 알리고, 기증 절차를 투명하고 신뢰성 있게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사전 의향 등록을 자연스럽게 권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웰엔딩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 깊이 사랑하는 방식이다. 삶의 마지막을 나눔으로 채우는 문화가 확산될 때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하고 단단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장기 기증을 어렵고 특별한 결심이 아니라,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바라볼 때다. 가장 고귀한 나눔이 바로 생명을 나누는 선택이며, 결국 우리 모두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의 길이기 때문이다.
2026-01-25 14:47:10
'쌍특검(통일교 게이트·공천 헌금)'을 요구하며 15일부터 시작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단식(斷食) 투쟁이 21일 현재 7일째이다. 정치인의 단식 투쟁은 가장 극단적인 투쟁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연설, 법안 발의, 협상, 표결 등 제도적 수단이 모두 막혔을 때, 몸을 메시지로 쓰는 것이다. 정치인의 단식 투쟁에서 배고픔보다 더 힘든 것은 '카메라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단식 투쟁은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한 것인데, 언론과 국민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목숨 건 투쟁'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물론이고 전직 의원들,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등까지 단식장을 찾아와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한다는 점에서 장 대표의 단식은 일단 '성공 궤도(軌道)'에 오른 셈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대표적 단식 투쟁을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2023년 단식이 24일로 가장 길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1983년 단식이 23일로 두 번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1990년 단식이 13일,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2018년 단식이 9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9일,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각각 8일을 기록했다. 단식 23일을 기록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단식 중에 '백숙(白熟)'이 나왔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이 거부하자 측근들이 "이건 죽은 닭이라 괜찮다"고 했고, 김 전 대통령이 조금 먹었다는 설(說)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단식도 논란이 많았다. 대부분 정치인들이 단식 8,9일 만에 극심한 건강 악화로 병원에 실려가는데 당뇨까지 있다는 사람이 24일을 버텼다니 정말 놀랄 일이었다. 장동혁 대표는 국회 화장실에서도 가림 천을 걷어 올리고 볼일을 본다고 한다. '몰래 먹지 않는' 목숨을 건 '진짜 단식'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는 현재 의료용 산소발생기를 착용(着用)해야 할 정도로 산소포화도가 떨어졌다고 한다. 물과 소금만 먹는 '진짜 단식'을 하면 10일을 버티기 어렵다.
2026-01-22 05:00:00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친명(친이재명)계 김병기 의원을 제명 처분했다. 윤리심판원 회의 하루 전인 11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향해 "애당(愛黨)의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시길 요청한다"며 자진 탈당을 요구했을 때 이미 예견됐던 바다. 김 의원은 재심을 청구하겠다지만, 소용없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며 대놓고 도와주지 않는 한 '이미 끝난 싸움'이다. 명분이 없기에 도와줄 수도 없다. "동지란 비가 오면 비를 함께 맞아주는 것"이라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김 의원을 지키려고 했다면 못 지키겠나.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며 뭉갤 수 있다. 김 의원을 쳐냈다는 것은 '동지'가 아니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11일 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있었다. 친청(친정청래)계 이성윤·문정복 의원, 친명계 강득구 의원이 당선됐다. 친명계 이건태 의원은 낙선했다. 3명을 뽑는 최고위원 보궐선거에서 친청계 2명이 당선됨으로써 정 대표 체제는 더 힘을 얻게 됐다. 정 대표는 이 여세(餘勢)를 몰아 '당원 1인 1표제(대의원 표와 권리당원 표 가치를 1대 1로 만드는 것)'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5일 '당원 1인 1표제'를 놓고 친청과 친명이 격돌한 중앙위원회에서는 친명계의 반대로 부결(否決)된 바 있다.(2025년 8월 민주당 대표 선거 당시 대의원 1표는 권리당원 17.5표의 효력이 있었고, 정 대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크게 이겼지만 대의원 투표에서 밀렸다.) 정 대표가 '당원 1인 1표제'를 밀어붙이는 것은 오는 8월 당 대표 선거를 위한 포석(布石)이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할 경우 2028년 총선 공천 주도권을 쥐게 된다. 민주당은 확실한 '정청래당'이 되는 것이다. 김 의원은 원내대표에서 물러났고, 당에서 쫓겨날 처지에 있다. 새로 민주당 원내대표가 된 한병도 의원은 친명계로 분류되지만 정 대표와도 가깝다. 최고위원 보궐 선거에서도 친청계가 승리했다. 이제 '당원 1인 1표제'까지 쟁취(爭取)한다면 정 대표는 민주당 완전 장악에 한걸음 더 다가선다. 이 대통령은 당권이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이 상황을 멀뚱히 지켜만 볼까?
2026-01-15 05:00:00
'맥거핀'(MacGuffin)은 영국 출신 영화감독 알프레드 히치콕이 대중화한 용어다. 영화나 문학(특히 소설)에서 쓰이는데, 관객이나 독자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상상을 자극하지만 정작 이야기의 핵심과는 무관한 요소다. 관객의 시선을 끌지만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것이다. 히치콕은 맥거핀을 '속임수 장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신세계'는 '범죄 조직 회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싸움'이 겉 줄거리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이야기는 비밀 요원으로 범죄 조직에 침투한 경찰 이자성(이정재 배우)이 내적으로 파멸(破滅)하는 과정이다. 나아가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악랄한 짓을 서슴지 않는 경찰청 강 과장(최민식 배우)을 통해 "선과 악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이혜훈의 인턴 직원에 대한 폭언과 보좌관을 향한 갑질 등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은 본질은 뒷전이고 맥거핀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왜 비상계엄을 옹호했으며, 탄핵에 반대한 야당 인사를 지명했을까, 하는 문제 역시 본질은 아니다. 이런 질문은 시끄럽고 자극적이지만 정작 나라 살림을 운용하는 기획예산처 업무와는 거리가 멀다. 예산 운용·서로 다른 재정 철학에 관한 질문은 뒷전이고 이혜훈 개인의 상징성, 정치적 배신 같은 '소재'에 함몰(陷沒)된 셈이다. 대통령실은 통합과 실용을 내세웠지만 이혜훈이 청문회를 견디고 장관이 된들, 대통령의 '확장 재정'을 조정할 수 있을까? 이혜훈 장관에게 예산 편성 권한이 주어지기는 할까? 이혜훈 임명 자체가 이 대통령이 설정한 맥거핀일 수 있다. 결국은 대통령 뜻대로 확장 재정을 펼치면서도 우파 경제학자도 동의한 '합리적 예산 운용'이라는 명분을 챙길 수 있으니 말이다. 언론과 정치권, 국민은 자극적인 맥거핀에 몰두할 수 있지만, 적어도 당사자인 이혜훈 본인은 본인이 드라마의 실제 주제인지, 맥거핀인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자신이 좌파식 예산 정책에 대한 비판을 희석(稀釋)하는 용도로 쓰이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을까. 아니면 본인이 맥거핀으로 소모될 각오가 돼 있는 것일까? 그런 건 알 바 아니고, 그저 자리에 감읍(感泣)한 것일까.
2026-01-08 05:00:00
이재명 정부 7개월은, 비유하자면 내면의 미(美)를 키우기보다 '패션(겉모습)'에만 신경 쓰는 사람 같았다. 고물가, 고환율, 수출 경쟁력 약화, 경제 성장률 정체, 청년 실업, 구조적 재정 적자 등 국가적 위협에 맞서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힘을 쏟기보다 내란 몰이와 남 탓으로 국가적 위협에 대한 우려를 흐리고, 보여주기 쇼로 당장의 지지율만 신경 쓴 것 같았다는 말이다.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됐고,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으며, 비상계엄과 관련 있는 국무위원들과 군인들이 감옥에 갇혔다. 계엄 사태는 진작 끝났음에도 180일간 내란특검도 모자라 2차 종합특검을 또 하겠다고 한다. 정부·여당이 국가적 과제를 해결해 지방선거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략(政略)으로 '거저 먹겠다'는 것이다. 남 탓은 역대 최강이다. 경제위기는 글로벌 경제·보호무역주의 등 외부 환경 탓, 환율 상승은 애국심 없는 서학 개미와 달러를 틀어 쥐고 있는 대기업 탓이다.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수사한 검찰이 잘못이라며 검찰을 해체(解體)하고, 대법관 탄핵·대법관 증원·4심제 압박, 검찰과 판사를 처벌하겠다는 법왜곡죄, 공직선거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한다. 대장동 항소 포기라는 잘못을 비판하는 검사들을 항명·반란으로 규정해 강등·좌천한 것도 '남 탓'에 다름 아니다. '보여주기 쇼'도 빼놓을 수 없다. 대통령의 정부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를 통한 기관장 호통치기가 한 예다. 호통치기 생중계는 진정한 업무보고가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자 "생중계는 국정 투명 공개" "대통령 스스로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고 가당찮은 '썰'(說)로 '쇼'를 더했다.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제1부속실장으로 이동)은 야당의 거듭된 국정감사 출석 요구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스스로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김현지 비서관을 국감에 내보냈을 것이다. '말 따로, 행동 따로'는 족탈불급(足脫不及)이다. 말로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국민 절반의 우려와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다. 기업을 궁지로 몰아세우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 3조 개정), 상법 개정 등이 그런 예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지만 실제 행동은 그와 거리가 멀다. 국회의원의 보좌관에 대한 갑질, 민주 헌금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는 공천 헌금, 잊을 만하면 터지는 민주당 인사들의 성추행이 그런 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에 가깝고, 민주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지지율에 훨씬 앞선다. 하지만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다. 내란 몰이, 남 탓, 보여주기 쇼로 언제까지 국민 마음을 얻을 수는 없다. 20, 30대 사이에서 "민주당 탈출(지지 철회)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공연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말로는 공정·기회 평등·약자 보호를 외치지만 이는 인지 왜곡(認知歪曲)을 노린 선전일 뿐 실체가 아니라는 것을 청년들은 안다는 말이다. 현재 40, 50대는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국민 삶이 점점 나빠지고,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면 콘크리트 지지도 깨지기 마련이다. 이재명 정부 임기가 끝난 뒤에도 대한민국은 존속해야 하고, 국민은 살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은 '개딸들'의 비판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실패를 두려워해야 한다. 새해부터는 '개딸들' 입맛을 자극(刺戟)하는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정책을 펼쳐 달라는 말이다.
2026-01-06 05:00:00
이재명 대통령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이혜훈 전 의원을 지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의원은 보수정당(국민의힘 전신)에서 3선을 했으며,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소득과 확장재정 정책을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해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서는 "계엄은 정당한 조치" "사기 탄핵" "민주당이 추진했던 30건의 탄핵은 내란 행위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정부·더불어민주당과는 이른바 '케미'가 안 맞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후보 지명에 대해 "통합과 실용 인선"이라고 설명했지만, 글쎄다. 통합을 생각했다면 "국가 예산을 담당할 장관 후보를 야권에서 추천해 달라"고 했을 것이다. 실용일 가능성은 있다. 이 후보가 장관이 되어 대통령을 설득하고 확장재정에 제동을 건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 대통령의 노림수는 무엇일까? 후보 지명 후 대통령실은 "인사권으로 지명할 수 있지만 국민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내란 사태에 대한 발언 등에 대해 후보자 스스로 단절 의사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탄핵) 반대 집회에 잠깐 따라간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또 "내란은 분명한 잘못이다. 당시에는 당파성에 매몰(埋沒)돼 사안의 본질과 실체를 놓쳤음을 솔직히 고백한다"고 했다. 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한 것이다. 탄핵에 관한 입장만 바꾼 게 아니다. 이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국정 목표는 평생 경제를 공부하고 고민해 온 저의 문제의식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 "경제학을 모른다" "반쪽짜리"라고 하더니 180도 말을 바꾼 것이다. 이것이 이 대통령의 노림수 아닐까? "네가 했던 말과 네가 옳다고 생각했던 것들, 나의 정책에 대해 퍼부었던 비판을 네 입으로 모두 부정하고 공개적으로 용서를 구해라." 이것으로 끝일까? 이혜훈 인사청문회는 개인 검증과 자기부정·반성을 넘어 보수 전반에 대한 '공개 처형'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 지지층은 "우리가 옳았다"는 승리감·자부심을 느낄 것이고, 보수층은 패배감·굴욕감과 자기 불신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의 '이혜훈 수(手)'는 거칠게 몰아치는 특검과는 차원이 다른 고차원의 '암수(暗數)'라고 본다. "너희 편도 너희가 틀렸다고 고백하고 있다."
2025-12-31 05:00:00
역사학자 출신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론과 역사 기관들이 대통령의 '환단고기(桓檀古記)' 언급을 위서(僞書) 논쟁으로만 몰고 가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고 주장했다. 학문적으로 검증된 사실과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시각과 입장 차이'로 보는 대통령의 역사 인식도 문제지만, 민주당 인사들의 후속 언사(言辭)는 그야말로 '조폭 언어'에 가깝다. 김준혁 의원은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은 그것이 위서임을 몰라서 질문한 것이 아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뉴라이트적 사관을 갖고 있는 역사기관장에 대한 경고이며, 해당 기관이 보다 열정적 자세를 갖고 주체적이며 객관적인 역사 연구에 매진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조직 두목 강 사장(김영철 배우)은 과거 자신이 부하를 처벌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어느 날 (부하에게) 심부름을 하나 시켰는데, 그 친구가 실수를 저질렀어요. 가볍게 야단치고 끝날 일이었어요. 근데 그 친구 분위기가 이상한 거예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거죠. 아닐 수도 있어요. 내 착오일 수도 있는 거죠. 근데 조직이라는 게 뭡니까? 오야(우두머리)가 누군가에게 실수했다고 하면 실수한 일이 없어도 실수한 사람은 나와야 되는 거죠. (그 일로) 그 친구 손목 하나가 날아갔어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감싸는 민주당의 태도가 이런 식이다. 환단고기가 위서니 뭐니 따지지 마라. 대통령이 지적하면 고대사를 제대로 연구하겠다는 다짐을 해야지, 어디서 따지는 거냐!!! 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도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수만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나가면 안 걸린다는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다. 이 사장이 대답을 길게 하자 "참 말이 기시다" 등 질타했다. 이후 '불법 외화 반출 검색·적발·처벌은 세관 업무'라는 반론이 나오자 대통령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라고 했고,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공직자의 태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이 잘못을 지적하면, 잘잘못을 떠나 반성할 것이지 감히 '대거리하느냐'는 말일 것이다.
2025-12-25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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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기회가…" 국힘의 반전, 장동혁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