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이 휩쓸고 간 직후인 지난해 8월 수소 송아지 경매가격은 130만~140만원대였다. 1년 뒤인 올해 8, 9월 송아지 가격은 암소가 270만원, 수소는 310만원대로 치솟기도 했다. 1등급 거세 어미소는 등급 장려금까지 포함하면 1000만원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한우 가격이 바닥을 쳤던 지난해와는 전혀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12월 초엔 경매 가격이 다소 내렸지만 김천·상주·영천·경주 등지의 우시장에선 240만원대에 거래됐다.
농림식품안전부 등 관계자들은 "그래도 믿을 것은 국산 먹을거리"라는 인식과 함께 쇠고기이력제의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광우병 파동 후 시행된 쇠고기이력제로 한우에 대한 신뢰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쇠고기이력제는 소가 태어날 경우, 귀표부착을 통해 족보가 바로 붙는다. 이 족보에 따라서 항생제가 얼마나 투여되고 질병에 걸렸는지, 번호확인을 통해 바로 알 수 있다. 이 번호는 도축된 이후에도 가공·포장 판매단계까지 전달돼, 그야말로 농장부터 식탁까지 걸어온 여정을 한눈에 불 수 있는 제도다.
소의 출생부터 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해 위생·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마련된 것. 쇠고기이력제 시행 후, 한우 소비자 가격은 15~20% 올랐다. 소비자들은 쇠고기에 대한 정확한 이력을 추적할 수 있어 믿고 한우를 구매할 수 있고, 판매업소는 수입소를 한우로 속여 팔 수 없기 때문에 한우 수요가 늘어난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현재에도 이력제 정착을 위한 많은 지도와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의 쇠고기는 이력제를 통해 세계적 수준 경쟁력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정수 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장은 "먹을거리는 신뢰가 중요하다. 쇠고기이력제 시행이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히 시행해야 할 제도다. 쇠고기이력제 시행을 통해,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유통 과정의 투명성을 입증할 수 있고 소비자는 선택의 자유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쇠고기 이력제 정착을 위해 많은 보완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의 쇠고기는 이력제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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