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청년의 눈물 vs 분노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취업 준비자는 70만4천 명이었다. 1년 전보다 무려 15만4천 명이 줄었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처음 감소했다. 특이한 것은 그동안 높은 인기를 누렸던 일반직 공무원 준비생(21만 명)이 가장 많은 6만8천 명이나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교원 임용 준비생(2만7천 명) 역시 감소했다. 이런 영향으로 취업 준비자 중에서 공무원 지망생이 차지한 비중은 전년보다 2.5%포인트 하락하면서 30% 아래로 떨어졌다. 그렇다고 일반 기업체 준비생이 증가한 것도 아니다. 기업체 준비생은 2만3천 명 줄었다.

4년제 대졸자의 경우 졸업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5년 1.7개월로 2007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길었다. 어렵게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한 미취업자 133만 명 중에서 취업 준비나 구직 활동을 아예 하지 않는 청년이 34만2천 명이나 된다. 아무리 노력하고 애써도 '공무원이 될 가능성도, 선생님이 될 희망도, 어엿한 직장인이 될 꿈도' 꾸고 가질 수 없는 청년들이 너무 많다. 첫 직장을 갖더라도 평균 1년 7개월 만에 직장을 그만뒀고, 취업자의 10명 중 7명은 200만 원 미만의 첫 월급을 받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냉엄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운동권 셀프 특혜법'이란 강한 비판을 받으며 포기하는 듯했던 '민주 유공자 예우법'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이 통과될 경우, 운동권 출신의 자녀 등은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고, 정부·공공기관·기업에 취업할 땐 '최고 10% 가산점'으로 합격을 보장받으며, 주택 구입 때도 특별 금리를 적용받는 것을 비롯해 온갖 특혜를 누린다. 새로운 '귀족 계급'이 탄생하는 셈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민주화가 운동권의 전유물이란 발상이 우습고, 민주당 주류인 운동권 스스로가 주도하는 입법 모양새가 역겹다. 대한민국의 산업화·민주화는 피땀 흘려 일하고 노력한 국민 모두의 성과물이다. 좌파 종북(從北) 운동권은 오히려 발전을 방해하는 온갖 악폐(惡弊)를 쌓아 왔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민주당은 청년의 눈물을 닦아 주기는커녕 분노를 부추기는 반(反)역사적 입법을 중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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