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을 이용해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 우리에게 익숙한 평면회화의 모습이다. 다소 정형화되고 제한적이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만큼 새로운 시도를 무한히 펼칠 수 있는 표현기법이라 할 수 있다.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오래된 매체인 평면적 예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재탐색해보는 전시 '네오스킨'(Neo-Skin)이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내 갤러리 금호에서 열리고 있다.
김서울, 김순철, 류은미, 홍준호 등 다양한 세대의 작가들이 정형화된 평면작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매체와 소재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김순철 작가는 한지에 바느질로 일종의 선을 긋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해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하나의 실로 바느질을 끊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 작업의 특징이다. 바느질은 반복적인 행위와 시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결국 작품에 나타난 물체들은 작가의 염원과 희망, 꿈을 엮은 집합체를 의미한다.

류은미 작가의 작품은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렉티큘러'(recticular) 매체를 활용했다. 화면조정 이미지인 듯 보이다가도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풍경으로 바뀐다. 풍경 속 장소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갈 법한 공항, 공원, 거리지만 누구도 존재하지 않는 모습이다. 잠시 멈춰버린 도심 속에서 화면조정을 통해 판단을 점검하고 균형을 잡아가고자 노력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시소'(Seesaw) 시리즈에 담았다.
김서울 작가는 종이와 비닐의 재질을 함께 갖고 있는 타이벡을 활용한 '홀로상자 일기' 작품을 전시한다. 타이벡을 접어 상자로 만든 후 다시 펼쳐 평면으로 되돌리고 그 위에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자신의 일상을 표현했다. 30일 간의 일상과 작업 과정이 30개의 타이벡에 일기처럼 펼쳐졌다.

전시장 가장 안쪽에는 홍준호 작가의 작품이 전시돼있다. 평면 작품이지만 입체적으로 보이는 것은 구김으로 표현한 결, 여러 사진 레이어를 중첩한 겹이 드러나 있어서다. 프린트한 사진을 구겨서 또 찍고, 그 위에 디지털 작업으로 레이어를 겹쳐 사진의 대상성, 물질성에 변형을 시도하는 그만의 연구 방법이 작품에 담겨 있다.
갤러리 금호 관계자는 "전통적인 회화의 방식을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회화적 표현을 시도하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현대 회화의 무한한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전시"라며 "나아가 작품들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흥미로운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이어지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053-320-5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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