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난의료지원팀, 신고 1시간 만에야 사고현장 도착

사고 당일 오후 11시 20분 현장 도착
경찰 신고 대처 늦어지면서 초기 의료 대응 기회 놓쳐
소방청 "재난의료지원팀 도착 전 구급대에서 환자 이송"

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안병근올림픽기념유도관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달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재난의료지원팀(DMAT)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소방에 첫 신고가 접수된 시점(오후 10시 15분)에서 1시간 이상이 지난 오후 11시 20분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차례에 걸친 112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의 대처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드러난 가운데, 사고 발생 이후에도 상황 전달 등 재난 대응 체계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초기 의료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난의료지원팀(디맷·DMAT,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은 재난 등이 발생했을 때 의료 지원을 위해 사전·사후에 조직된 의료팀을 뜻한다. 전국 재난거점병원별로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행정요원 등으로 구성된다.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 및 재난의료 상황업무 전파 체계에 따르면 재난의료지원팀은 중앙응급의료상황실, 지방자치단체, 소방에서 출동을 요청할 수 있다.

박향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일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디맷'의 최초 도착 시간은 오후 11시 20분으로, 서울대병원 소속 재난의료지원팀이었다"며 "디맷 도착 이전의 상황 관리는 소방청에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을 종합하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소방 당국에 첫 신고가 들어온 시점은 오후 10시 15분이었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상황이 전파된 것은 30여 분이 지난 오후 10시 48분이었다.

압사 사고가 발생하기 전 경찰에 들어온 신고가 바로 행안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재난의료지원팀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소방 신고 기준으로 1시간 이상 소요된 것이다.

이어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디맷이 도착해 현장 의료소가 설치되기 전에는 매뉴얼상 소방이 대응하면서 임시응급처치소를 운영하도록 돼 있어서, 구급대에서 환자 이송을 먼저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방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사망자가 많았고, 현장이 혼잡해 시신 훼손의 우려가 있었다"며 "사망 판정이 된 시신 46구를 현장에 안치한 상황이었는데, 현장지휘관이 일단 이분들을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사고 당시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인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80여 명이 이송되는 등 환자가 과도하게 몰렸다. 이중 상당수가 병원 도착 전 사망자였던 점은 이 같은 현장 상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박 정책관은 순천향대 서울병원으로 이송된 환자의 수와 상태에 대해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던 환자 중 순천향대병원에는 비교적 많은 숫자인 4명이 시차를 두고 이송됐다"며 "이중 세 분은 사망했고, 한 분은 소생해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해있다"고 말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코로나19 유행이 재반등하는 상황에 복지부가 밀집도 관리에 나섰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정책관은 "거리두기가 사실상 해제돼 마스크 착용은 지속적으로 권고해왔지만, 거리두기를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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