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 건설업체 다 같이 참여해야죠."
향토 건설사 중 시공능력, 시공능력평가액(실적평가액+경영평가액+기술능력평가액±신인도평가액) 1위 화성산업㈜을 이끄는 이종원 대표이사 회장의 말이다.
그는 국내 경제에 한파가 불어닥친 지난해에도 매출액 6천457억원을 올리며 2021년보다 52.9% 증가한 성과를 보였다. 그런 이 회장이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필두로 앞으로 대구경북 일원에서 펼쳐질 각종 토목공사에서 화성산업이 '향토 건설업계의 맏형'다운 역할을 하겠노라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화성산업의 역할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19일 화성산업 사옥 5층에서 사전 준비 없이 즉석으로 진행됐다.
▶향토 기업이 신공항 공사를 따내는데 난관이 무엇이라고 보나
-공항 공사는 지역 입장에서 새로운 도전이다. 항만 공사 실적으로는 지하철 공사 참여가 어렵듯, 공항 공사도 최근 10년 사이에 공항을 지어본 실적이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발주될 가능성이 크다. 아쉽게도 지역 업체 대부분 공항 공사는 참여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화성은 울릉일주도로를 공사하고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를 조성했을 만큼 토목에도 강점이 있다. 남해 쪽에 해저터널 공사 입찰에도 들어가 있다. 이런 실적을 인정해주는 등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지역 업계 전체가 성장하는데 대단히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공사 입찰까지 남은 시간 향토 건설사는 어떻게 역량을 키울 수 있을까
-화성산업은 앞으로 실적을 만회할 방법으로 외국 시장 개척을 보고 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같은 안정적 국외 공사를 확보하는 쪽을 보고, 현재 라오스 첨파삭 사라반주 상수도 공급사업 입찰을 준비 중이다. 니카라과,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도 토목 공사 참여를 검토 중이다. 외국에서 토목 쪽으로 추가 실적을 쌓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또 업계에서 '공구 분할'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대구시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지역 업체가 나눠서 참여하도록 해주는 것도 지역 업체가 함께 실적을 올리는 길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역 업체가 신공항 공사에 참여하는 게 왜 중요한가
-코오롱글로벌이 문제가 됐던 '상화로 입체화 사업'을 생각해보자. 하도급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실적을 가진 지역사가 많지 않았던 걸로 안다. 지역 종합 건설사가 가진 딜레마를 똑같이 지역 하도급 업체가 갖고 있다. 똑같이 실적이 문제다. 역외 업체가 주관을 맡아서 참여하면 현실적으로 지역 하도급 업체는 또다시 공사에 참여하기 어렵다. 실적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공사 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지역 업체를 발굴해서 적극적으로 실적을 쌓을 기회를 마련해줘야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있지 않겠나.
▶지역 업계가 어떤 공사에 참여하는 게 좋을까
-기존 공사를 생각해보면 사실 설계부터 외지로 발주하는게 많다. 수도권 대기업을 제외하고, 전국의 지역 종합 건설사는 단순 도급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신공항 공사는 전략적으로 향토 건설사가 설계 단계 때부터 참여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그러면 대구경북 업체가 여기에 연계해서 참여를 검토할 수 있는 사업도 많아질 것이다.
발주자와 설계자가 따로 있고, 거기에 입찰 참여해서 공사만 하고 빠져나오는 그런 형태로는 부가가치가 낮다. 앞으로 대구경북 건설업계가 디벨로퍼(개발자)로 역량을 기르려면 초기부터 일정 부분 참여해서 노하우를 보고 배워야 한다.
늦었지만 차근차근 준비해서 지역 건설업에 맏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맏형'이라는 표현은 자사 이익보다 지역 업계 전체의 성장에 힘쓰겠다는 뜻인가
-아버님이 예전에 말씀해주신 것 중에 인상적이었던 게 "가장 하기 싫은 일은 리더가 해야 된다"는 이야기였다. 우리가 너무 많은 공사를 가져가면 지역의 다른 건설사는 '왜 화성이 혼자서 저렇게 많이 가져가느냐'고 하지 않겠나. 어떤 의미에서는 욕심을 버리고, 지역의 다른 기업이 못하는 공사이지만 우리가 가진 실적을 바탕으로 적극 참여 가능한 곳을 해나가는 것이 신공항 사업 취지에 맞다고 본다.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걸 우리가 더 가져가려고 애쓰면 지역에 도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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