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공항, 우리 기술로]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회장 "지역사 실력은 이미 충분! 똘똘 뭉치자"

품질·가격 경쟁력 안 뒤처져…건설사·협력업계 합심 필요
두번 다시 없을 초대형 사업…'우선 참여' 시행령서 구체화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회장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회장

"우리가 제일 큰 혜택을 볼 거라고 기대는 하지만 대구경북 건설업계가 다 같이 잘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회장의 말이다. 홈센타홀딩스는 레미콘, 아스콘, 건축자재 사업 등을 영위하는 향토 기업이다. 대구에서 아스콘, 레미콘 등을 생산, 판매하는 보광산업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앞으로 대구경북 일원에서 펼쳐질 신공항 관련 건설 사업 규모가 60조~1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이 나오고, 홈센타홀딩스와 보광산업이 코스닥 시장에서 '신공항 수혜주'로 분류되어서일까. 그의 목소리에는 기분 좋은 웃음이 묻어났다.

그럼에도 그는 기자에게 마음 한편에 있던 미안한 감정을 털어놓았다.

-신공항 공사에 지역 기업을 실질적으로 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완전히 동의한다. 지금껏 이만한 대형 프로젝트는 없었다.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미래 50년 먹거리다. 그렇기에 지역 건설사가 신공항 건설에 참여하는 비율을 높여야 한다. 4대강 공사를 생각해보면 그때까지 그만한 대형 프로젝트가 대구경북에 언제 있었나. 그런데 그 과실을 지역 경제계가 따먹지 못했다. 외지 업체의 잔칫상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 사업인 만큼 지역 경기가 반등할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신공항 특별법에 지역기업 우대, 지역주민 우선 고용·참여 조항이 있다지만 허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참여로 이어지도록 시행령 등에서 더욱 구체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경북도, 지역 건설업계가 머리를 맞대어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을 높일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홈센타는 지역 업체가 공사를 수주하지 않더라도 서울 대기업에 납품하면 되지 않나

▶그렇긴 하다. 레미콘, 아스콘은 제품 특성상 거리와 시간에 제약을 받는다. 그래서 이 분야는 역외 업체가 침범할 수 없다. 납품하는 측면에서만 보면 역외 업체든 지역 업체든 상관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세상사가 그렇지 않다. 대구경북에 종합이든 전문이든 여러 건설사가 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는 우리 같은 협력업체가 있다. 지역 건설사와 협력업체가 모두 함께 성장해야 한다. 지역 건설업계가 무너지면 지역 경제를 떠받들고, 때로는 살릴 한 축이 무너진다. 솔직히 4대강 공사 때 홈센타는 열심히 납품했다. 우리는 성장했다. 그런데 지역 건설업계는 그렇지 못했다. 원도급은 대기업 건설사였다. 그게 늘 마음에 짐이었다. 우리만 잘 되면 뭐하나. 다 같이 잘 되어야 한다.

지역 건설사가 원청이 되어야 지역 하도급률이 높아진다. 외지 업체가 들어오면 지역 하도급률이 30%로 떨어진다. 신공항은 국책사업이지만, 대구경북의 공사다. 역외 업체에 다 뺏기면 지역 업체가 살길이 없다. 과거 대구경북 건설업체는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시공기술로 대한민국 곳곳을 누볐다. 곧 있으면 눈앞에 커다란 열매가 달릴 걸 알고 있는데 지역 건설업계와 협력업체 모두가 그 과실을 먹어야 하지 않겠나. 그게 지역이 사는 길이다.

-곁에서 지켜본 지역 건설업계의 수준은 어떻게 평가하나?

▶대구경북 업체가 품질이나 모든 면에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대기업 건설사는 브랜드와 거대한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는 것이지 대구경북 건설사가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게 아니다.

지역 건설사는 여태껏 대형 토목공사에 단순 지분 참여로만 임했다. 그래서 전문건설이든 종합건설이든 큰 수혜가 없었다. 이런 탓에 외지 업체와 비교해 지역 기업의 실적이 저조하다. 지역사의 실력은 충분한 만큼 이번에는 똘똘 뭉치고 합심해서 지역에 이익이 되도록 움직여야 한다. 지역 건설사가 단순 지분 참여가 아닌 일부 구간에는 주관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서로 밀어주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