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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땐 규제 완화"…4년 간 소통이 반대여론 돌렸다

팔공산국립공원 유일 공원마을지구 퍽정마을, 규제완화·관광수익 등 예상 변화 듣고 마음 돌려
경북도, 설명회·현장소통 27회 반복…"대구시·환경부와 주민의 긍정적 효과 찬찬히 알린 결과"

팔공산12일 대구 동구 용수동 동화사삼거리 상공에서 바라본 팔공산의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팔공산12일 대구 동구 용수동 동화사삼거리 상공에서 바라본 팔공산의 모습.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매일신문 | 팔공산 '23번째 국립공원' 승격 확정.. 바뀌는 점들은?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구·경북에 걸쳐 있는 명산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구·경북에 걸쳐 있는 명산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립공원이 되면 집도 못 고치고 땅도 못 팔고 손해가 클까봐 걱정했어요. 손해 없이 더 좋게 해 준다니까 믿어 보려고요."

23일 경북도는 주민과 장기간에 걸쳐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 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경북 경산시 와촌면 대한리 퍽정마을은 이날 승격한 팔공산국립공원의 공원구역 내 유일한 공원마을지구다. 주민들은 국립공원으로 승격될 경우 앞서 도립공원 때부터 받던 각종 규제가 더 엄격해질 것을 우려해 "공원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목소리 높여 왔다.

한때 경북도와 환경부, 국립공원공단 등은 이곳을 정말 구역에서 해제할까도 고심했다. 그러나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주민들도 납득한다면 설득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에 당국은 주민들과 만나 수 차례에 걸쳐 국립공원 승격 시 찾아올 변화를 알기 쉽게 설명했다.

공원마을지구가 되면 일정 규모 이하 주거용 건축이나 생활환경 기반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기존 도립공원 규제보다 자유로워진다고 알렸다. 태양광 발전시설 무상 설치와 탄소중립마을 지정, 관광객 유입과 지역민 소득 창출을 위한 공원 탐방프로그램 도입, 마을 시설물 개선 등도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끝내 납득한 주민들은 승격에 찬성하기로 마음을 돌렸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구·경북에 걸쳐 있는 명산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2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구·경북에 걸쳐 있는 명산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도는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옛 경험을 반면교사로 팔공산 공원구역 예정지 주민과의 소통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팔공산의 국립공원화는 지난 2012년 한 차례 시도됐으나 무산됐다. 주민들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 생활과 재산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안감을 이유로 거세게 반대했다.

대구시·경북도는 2018년 도립공원구역 조정 타당성 조사를 계기로 짝을 이뤄 다니며 주민과의 만남을 시작했다. 주민설명회를 17차례나 열었고 현장 주민들도 10여 차례 만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주민 불만 대다수는 기존 도립공원 규제에 따른 것이었다. 당국은 주민이 얻을 긍정적 영향을 집중적으로, 알기 쉽게 알렸다.

특히 이번 기회로 공원구역 경계지 소유주나 주민이 땅을 공원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면 사유재산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점, 개발·활용 불가능하던 사유지를 국가가 매입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피력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국립공원 지정만 시키고 끝내지 않겠다. 행정당국은 주민 편에서 여러분 입장을 환경부에 최대한 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4년의 소통 노력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팔공산 국립공원구역 최종 조정안은 대구경북 주민 요청 456건 중 354건(77.6%)을 반영하면서 높던 불만을 상당수 잠재웠다. 기초단체 등이 요구한 시설부지 해제 등 요청도 49건 가운데 45건(91.8%) 반영했다.

그 결과 이날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의결을 무사 통과할 수 있었다.

경북도는 대구시, 환경부가 지역주민과 충분히 소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자평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의 혼과 정신을 품은 명산 팔공산이 대한민국 대표 국립공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다. 높아진 브랜드 가치가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발해 대구경북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환경부와 협력해 '팔공산국립공원 관리운영 마스터플랜'을 잘 세우고 국립공원 승격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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