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객주문학관·야송미술관…청송 문화 나들이 어때요?

[경북 뉴 관광지] 경북 청송의 문화 산책
진보면 김주영 작가의 객주문학관과 초거대작 청량대운도 품은 야송미술관
주왕산 입구에 자리한 청송백자, 수석꽃돌, 옛편지, 심수관도예 전시
부남면 소재지에 있는 남관생활문화센터, 최근 남관 미디어아트홀 개관

객주문학관을 찾은 외국인들이 김주영 작가의 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청송군 제공
객주문학관을 찾은 외국인들이 김주영 작가의 사진을 관람하고 있다. 청송군 제공

지난 23일 청송군 부남면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남관 미디어아트홀에서 남관 화백의 작품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된 모습을 관광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지난 23일 청송군 부남면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남관 미디어아트홀에서 남관 화백의 작품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된 모습을 관광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올해 장마가 공식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폭염으로 야외 나들이가 부담된다면 실내에서 시원하고 여유로운 문화 산책을 즐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경북 청송에는 객주문학관과 야송미술관, 청송백자전시관, 남관생활문화센터 등 많은 문화 자원이 있다. 예전에는 육지의 섬으로 꼽혔지만 최근 상주 영덕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들목이 2곳이나 생기면서 접근성도 매우 좋아졌다.

야송미술관의 청량대운도의 위용. 청송군 제공
야송미술관의 청량대운도의 위용. 청송군 제공

◆객주문학관과 야송미술관

청송지역은 폐교를 활용한 '문화공간'이 돋보인다.

청송군 진보면 진안리 객주문학관은 작가가 문학관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객주문학관은 청송 출신 김주영 작가의 소설 '객주'를 주제로 지난 2014년 6월 옛 진보제일고등교를 개축해 개관했다.

김 작가는 지난 1971년 단편소설 '휴면기'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차지하며 등단했고 평범한 민초들의 삶을 세밀하게 그려낸 역사소설 '객주'와 더불어 다양한 소설들을 발표한 문학계 거장이다.

객주문학관처럼 살아있는 작가의 문학관은 세계적으로도 희소하다. 보통 문학관은 사후에 건립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객주문학관 1층 제1, 2전시실에는 김 작가의 집필 배경과 과정에 대해 상세하게 전시돼 있다. 김 작가가 쓰던 필기도구와 원고지 등은 물론 그가 지금까지 문학 활동을 하면서 걸어온 발자취가 소개돼 있다.

또한 이곳에는 소설 '객주'에 등장하는 조선 후기 보부상에 대한 알짜 지식이 소개돼 있다. 보부상의 모습은 물론 그들의 역사, 생활상, 규율 등이 모형과 그림, 영상자료 등으로 꾸며져 있어서 방문객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문학관 2층에는 김 작가가 집필 활동을 위해 전 세계를 다니면서 수집한 자료가 모여 있다. 전국 각지의 장날 풍경이 많은데 특히 소설 '객주'의 배경이 되는 곳의 과거·현재 모습 등이 잘 비교돼 있다. 이곳의 일부 공간에서 미술과 조각 분야 작가들의 전시회도 상시 열고 있다.

진보면 신촌리 옛 신촌초등학교 자리에는 한 작품을 위해 만들어진 전시장이 있다. 바로 군립청송야송미술관 청량대운도전시관이다. 이원좌(1939~2019) 화백의 청량대운도가 전시된 곳이다.

청량대운도는 봉화군에 있는 청량산을 배경으로 한 실경산수화다. '서울 천도 600주년'(1994년)을 기념해 1992년 4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약 180일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다. 당시 한국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대형 작품으로 평가됐지만 작품 크기 때문에 변변한 전시조차 못한 채 20년 넘게 수장고에 머물다가 2013년 전용 전시관이 지어지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청량대운도의 작품 크기는 가로 46m, 세로 7m로 초거대작이다. 관람자는 그림을 한두 발짝 물러서야 전체를 살필 수 있고 한쪽 끝에서 다른 끝으로 걸으면서 그림 속 산맥을 감상할 수 있다.

청송백자전시관. 청송군 제공
청송백자전시관. 청송군 제공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을 찾은 등산객들이 청송꽃돌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청송군 제공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을 찾은 등산객들이 청송꽃돌을 관람하고 있는 모습. 청송군 제공

◆주왕산 입구에 자리한 청송백자, 수석꽃돌 전시

청송군 주왕산면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는 청송을 대표하는 4개의 전시관이 자리하고 있다.

청송유교문화전시체험관은 최근 재구성을 마치면서 더욱 편리한 관람 동선을 확보했다. 이곳에는 옛편지전시관과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 등이 마련돼 있다.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은 425년 선조들의 예술혼과 전통을 바탕으로 사쓰마도자기의 세계적 명성을 쌓은 12~15대의 심수관 가(家) 작품 '사군자무늬 대화병' 등 3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심수관가는 정유재란(1598년) 당시 초대 심당길이 전북 남원에서 일본 사쓰마(현 가고시마)로 끌려간 이후 425년 동안 청송심씨(靑松沈氏) 성(姓)을 그대로 간직하고 12대 심수관부터 '심수관'이란 이름을 이어받아 선조들의 전통과 정신을 계승하며 민족혼과 예술적 자긍심을 지켜오고 있다. 특히 심수관가 도자기는 정교한 투각기법과 화려한 금채기법이 돋보인다.

청송백자전시관은 주왕산관광지 도예촌조성사업의 하나로 2013년 문을 열었다. 청송백자전시관은 20세기 초반의 유물과 청송백자 기능보유자였던 고만경(1930~2018) 옹의 작품 '주병' 등 4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청송백자는 500여년간 생성과 단절, 복원·전승을 이어 온 청송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도석(陶石)'을 빻아 만들어 눈처럼 아주 흰 빛깔로, 기물의 두께가 매우 얇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청송군수석꽃돌박물관은 자연의 미가 살아있는 수석과 세계적으로 희귀한 청송꽃돌을 전시한 지역문화공간이다.

청강 남정락 선생이 평생을 모아 기증한 수석과 청송꽃돌을 선별해 전시하고 있다. 청송꽃돌은 현재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요소로도 포함돼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청송 지질을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곳이다.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에 심수관가의 도예가 전시된 모습. 청송군 제공
청송심수관도예전시관에 심수관가의 도예가 전시된 모습. 청송군 제공
남관생활문화센터 1층에 전시 중인 남관 화백의 작품들. 청송군 제공
남관생활문화센터 1층에 전시 중인 남관 화백의 작품들. 청송군 제공

◆남관생활문화센터

청송군 부남면 부남로 14에는 남관생활문화센터가 있다. 이곳은 남관(1911~1990) 화백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다. 옛 대전초등학교를 개축해 지난 2021년 개관했다.

남관은 청송 부남면 출신으로 제1회 국전 추천작가이며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문화훈장, 대한민국예술원상 등을 받은 한국 미술계 거장이다.

특히, 그는 한국인 최초 망통 국제비엔날레(심사위원장 피카소)에서 대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지난 7일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에 '남관 미디어아트홀'이 문을 열었다. 청송군이 지난해 지역문화활력촉진지원사업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6억5천500만원(국비 50%·도비 15%·군비 35%)으로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전시 공간을 리모델링해 지난 6월 완공했다.

이곳에는 ▷남관 화백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소개하는 남관 화백 홀로그램 ▷남관 화백의 작품과 그림 기법의 변화를 시대적 흐름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관람객이 직접 남관 화백의 작품을 터치해 보는 상호작용 실감 콘텐츠 ▷남관 화백의 화풍을 활용해 문자를 출력할 수 있는 인공지능 키오스크 등 다양한 콘텐츠가 구성돼 있다. 미디어아트는 벽면뿐만 아니라 바닥과 천장 등 이곳 전시장 모든 공간을 활용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더불어 이곳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미디어아트홀에 활용한 작품과 동시대에 작업한 남관 화백의 실제 작품 30여 점을 전시하는 특별전도 10월 6일까지 열려 남관 화백의 수준 높은 작품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람할 수 있다.

지난 23일 청송군 부남면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남관 미디어아트홀에서 남관 화백의 추상화가 미디어아트로 재탄생됐다. 화면을 터치하면 그림이 움직이면서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지난 23일 청송군 부남면 남관생활문화센터 2층 남관 미디어아트홀에서 남관 화백의 추상화가 미디어아트로 재탄생됐다. 화면을 터치하면 그림이 움직이면서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물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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