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조현병 환자 8명 중 1명만 지역사회서 관리받는다

잇단 흉기 범죄에 방치되는 중증 정신질환자 관리 체계 지적

국가정신건강포털 이미지 갈무리
국가정신건강포털 이미지 갈무리

최근 정신질환 진단자에 의한 흉기 난동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조현병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받은 환자 8명 중 1명만이 지역사회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국 244개 시·군·구에 설치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정신건강병원에서 퇴원했거나 외래 치료를 중단한 경험이 있는 중증 정신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가정방문이나 전화상담, 정신재활훈련 등을 통한 환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정신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조현병과 망상장애 환자 중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이용하는 환자의 비율은 0.13으로, 8명 중 1명만이 지역사회에서 정부가 제공하는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이용했다.

조울증으로 알려진 양극성 장애 환자 등록률은 0.05로 20명 중 1명밖에 안 됐고, 주요 우울 장애 환자의 등록률은 그보다 더 낮은 0.01로 100명 중 1명꼴이다.

대구의 조현병과 망상장애 환자 중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이용하는 환자 수는 전국 평균(0.13)보다 낮은 0.07로 14명 중 1명만 정부가 제공하는 정신건강 관리 서비스를 이용했다.

양극성 장애 환자 등록률은 0.03으로 33명 중 1명에 불과했고, 주요 우울 장애 환자 등록률은 전국 평균과 같은 수준인 100명 중 1명꼴이었다.

경북의 경우 조현병과 망상장애 환자의 정신건강증진사업 등록률은 0.13, 양극성 장애 환자는 0.05로 전국 평균과 같았다. 주요 우울 장애 환자 등록률은 0.02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의료계에선 정신과 질환에 대한 편견 등이 지역사회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에서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A씨는 "센터의 도움을 받아 큰 효과를 본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이용을 하지만, 이런 경험이 없는 환자들은 자신의 질환을 밝히는 데 두려움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주변 이웃들의 시선 때문에 가정방문을 할 때 주변에 알려지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신건강전문요원의 고강도 업무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사례관리자 1인당 등록 정신질환자는 2021년 기준 26.5명이다. 대구는 22.4명 경북은 19.8명으로 전국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간호사 B씨는 "환자 중증도에 따라 상담 일정을 각기 달리 진행해야 하고, 이후 센터에서 관련 보고서도 작성해야 해 상담 일정을 소화하기 버거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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