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대구시 구·군 장애인체육회, 이제는 설립돼야

이대영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이대영(대구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이대영(대구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대구시장애인체육회와 인연을 맺은 기간이 벌써 10년이 다돼간다. 제3~4기(2014~2022년) 부회장에 이어 이번 제5기에는 명예롭게도 상임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가까이서 지켜본 장애인체육 분야는 그만의 특수함이 있다. 장애인들에게 체육은 현재의 장애 상태에서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 활동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장애인체육을 가까이서 지원할 수 있는 구‧군 장애인체육회가 대구에도 시급히 설치돼야 한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발표한 '2022년 장애인 생활체육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구 지역 장애인들의 생활체육 참여율은 35.7%로 전국(평균 26.6%)에서 두 번째로 높다. 그런데 대구에는 구·군 장애인체육회가 한 곳도 설립되지 않았다. 서울(20개), 광주(5개), 부산(3개), 대전(3개), 울산(1개) 등 타 광역자치단체가 구·군 장애인체육회를 운영 중인 현실과 대조적이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은 체육활동의 차별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 각 구·군은 예산 등의 이유로 자체 장애인체육회 설립을 미뤄오고 있다. 이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체육활동의 차별금지'(25조)에 반하는 것이다. 비장애인체육회는 구·군마다 설립돼 있는데, 구·군 장애인체육회 설립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렇다면 구·군 장애인체육회 역할을 무엇일까. 먼저 지역 여건에 맞는 장애인 생활체육 교실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체육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동호인 클럽을 육성·지원한다.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를 배치해 더 많은 장애인들이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집에 있는 장애인을 생활체육 현장으로 참여시켜 건강 유지, 사회적 유대관계 형성 등 단순한 체육 활동 그 이상의 효과를 주고 있다.

현재 대구시장애인체육회가 있지만, 구·군 상황까지 꼼꼼히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대구 각 구·군은 구‧군 장애인체육회 필요성에 대해 공감은 하면서도 설립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구에는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장애인국민체육센터와 달구벌재활스포츠센터 단 2곳 뿐이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군 장애인체육회 설립이 우선돼야 한다. 왜나하면 구·군 장애인체육회 설립은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을 제대로 보장하는 지역 밀착형 서비스이며,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체육은 중요하다. 하지만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집에 있는 장애인을 찾아내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활용해, 장애인의 체육활동을 보조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구․군 장애인체육회가 장애인체육 가능시설, 장애인 생활체육 프로그램 개발, 장애인 생활체육지도자 배치 등 기본적인 환경이 갖추어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이제 대구시를 비롯한 구·군과 대구시장애인체육회가 합심해 장애인체육 활성화를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 필자 역시 임기 내에 장애인 누구나 늘 가까이서 마음껏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구·군 장애인체육회 설립에 힘을 쏟을 것이다.

이대영 대구시장애인체육회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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