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동촌유원지 제방 둘러싼 갈등에 편의시설 조성도 '올스톱'

홍수 피해 막을 제방 필요하지만…"조망권 피해" 상인 반발에 제방 규모 결정 못해
동구청 추진 중인 '공공디자인 조성 사업'도 용역 중단…제방 시설 결정돼야 재추진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대구 동촌유원지 하천둔치에 추진 중인 편의시설 조성 사업이 강변 제방 시설물 설치 계획과 맞물리며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다.

하천 조망권 침해를 우려한 인근 상인들이 시설물 설치에 반발하면서 제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동구청에 따르면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던 동촌유원지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은 지난 8월부터 관련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이 이곳에 추진 중인 '금호강 동촌·율하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실시설계용역'에서 제방 규모를 아직 확정하지 못한 게 원인이다.

동구청은 동촌유원지 하천둔치에 구비 10억원 등 사업비 16억7천만원을 투입해 경관조명과 디자인 시설물, 데크, 산책로 등 편의시설 조성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의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에 발 맞춰 각종 공공디자인 시설을 조성하고 상권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환경청이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동촌유원지를 포함한 금호강 아양교∼화랑교 구간 좌안에 제방 시설물을 설치키로 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현재 이 구간의 우안에는 토사 제방이 있지만 좌안에는 별다른 홍수 예방 시설이 없다.

상인들은 제방이 설치되면 금호강 경관을 가려 상권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곳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A씨는 "제방이 생기면 가게 안에서 금호강 경치를 감상하는 데 시야가 방해받을 것을 우려해 상인들은 대부분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곳 하천정비 업무 관계자 B(81) 씨는 "1년에 한 두 차례 비가 많이 올 때면 경사면 계단까지 물이 차오른다. 제방 시설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탁 트인 시야를 즐기러 나들이를 나오는 시민들이 많은데 제방이 생기면 아무래도 답답한 기분이 들어 발길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환경청은 동촌유원지의 지반이 계획 홍수위보다 낮아 제방 시설물 설치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민과 상인들의 의견을 반영해 설치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다만 환경청이 제방 시설물 규모와 설치 구간을 확정하기전까진 편의시설 조성 공사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동구청 도시과 관계자는 "환경청이 지난 9월 주민 설명회를 진행했고, 이후 설계용역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초 제방 시설물의 설계 용역이 완료되면 편의시설 설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원지의 특성을 고려한 치수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정인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국가하천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한 제방이 아닌, 동촌유원지의 경사면을 활용해 친수와 치수를 함께 찾는 공간 활용 방안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28일 오전 동촌유원지 하천둔치. 김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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