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동훈 비대위’ 성패, 딜레마 어떻게 푸느냐에 달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 사자후(獅子吼)를 토했다. 그는 "오직 동료 시민과 이 나라 미래만 생각하면서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례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이재명 대표의 더불어민주당이 자기가 살기 위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낸 위대한 대한민국과 동료 시민들은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치를 가질 자격이 있다. 우리가 이겨야 하는 이유는 이 위대한 나라와 동료 시민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이다. 저는 용기 내기로 결심했다.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수락 연설은 동료 시민과 대한민국을 향한 진정성으로 가득하다. 특히 '선당후사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선민후사해야 한다.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하는 분들만 공천하겠다'는 말은 그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수락 연설대로 한동훈 비대위가 국민의힘 내부의 구태와 무능을 일소하고, 여야를 넘어 한국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시작부터 가시밭길이다. 야당은 28일 '김건희 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이 거의 확실하다. 수직적 당정 관계 개선, 내년 총선 쇄신 공천도 난제다.

검사와 법무부 장관은 법과 정의를 잣대로 업무에 임하면 된다. 하지만 정당 대표의 잣대는 간단치 않다. 내년 총선 공천만해도 그렇다. 중진 의원이나 '안방 지역구' 의원들을 물갈이할 경우, 대통령이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건희 특검법' 국회 재의결에서 공천 탈락한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 그럴 경우 특검법이 통과되고, 총선 정국은 여당에 매우 불리해진다. 이를 피하려고 쇄신 공천을 꺼린다면 한 위원장이 주창하는 용기와 헌신, 새 정치는 빛을 잃는다. 딜레마인 것이다. 대통령실과 관계 개선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닥쳐올 수많은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한동훈 비대위'의 성패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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