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요식행위 주민 공청회로 의정활동비 인상 안 될 일이다

전국 지방의회가 의정활동비 인상의 정당성을 입증하느라 분주하다. 지난해 12월 법 개정으로 의정비의 일부인 의정활동비를 올릴 수 있게 되면서다. 그런데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주민 공청회가 요식행위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은 없고 시민 단체 관계자와 공무원이 전부라는 것이다. 여론을 듣는 자리라는 취지가 무색하다.

22일 있은 대구시의회 주최 주민 공청회는 의정활동비 인상 찬성 의견으로 도배된 자리였다고 한다. 참석자도 20명 남짓의 시민 단체 관계자 위주였다. 주민 의견을 들을 의지가 있는 건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식의 진행은 더 문제였다. 대구시는 의정비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의정활동비 50만원 인상안'을 잠정 결론으로 정한 바 있다. 참석한 패널 대다수는 의정활동비 인상에 찬성 입장을 내놨다.

공정한 시정 견제와 감시를 위해 일정 급여를 지급하는 건 옳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의정활동비 인상의 설득력이 강하다 보기 어렵다. 지방의원의 급여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으로 구성되는데 지방의원들은 20년 넘게 의정활동비가 동결된 점을 지적한다. 광역의원 월 150만원, 기초의원 월 110만원이던 걸 이번에 200만원, 150만원으로 각각 높이려 한다. 하지만 기본급에 해당하는 월정수당은 공무원 보수 인상률 적용으로 매년 인상된 바 있다. 유능한 인재 확보도 인상 근거로 내세운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겠다며 정책기획관을 대거 채용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이는 지방의회 경쟁력 강화 비용으로 봄이 마땅하다.

법 개정 직후 의정활동비 인상에 전력을 쏟는 걸 마뜩잖게 보는 배경에는 지방의원들이 일한 만큼 의정비를 받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여론이 있다. 지방의원들이 지역 발전의 선봉에 섰었는지, 국회의원 하수인 역할을 우선시했는지 자문하는 게 순서다. 그런 의미에서 주민 공청회를 요식행위로 삼아선 곤란하다. 의정활동비 인상 공감대를 조성한 뒤 재논의하는 게 마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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