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묘' 장재현 감독 "천만영화 생각한 적 없었는데…잘 만들면 흥행되네요"

"반일에 포커스 안 맞춰…장르적 재미에 집중한 작품"
"속편 못 만들 것 없지만 흥행 위해 억지로 하고 싶진 않아"

영화 '파묘' 비하인드 컷.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 비하인드 컷.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 비하인드 컷. 쇼박스 제공
영화 '파묘' 비하인드 컷. 쇼박스 제공

1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파묘'의 장재현 감독이 "손익분기점만 생각했지 천만 영화라는 건 조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파묘'는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 952만여 명을 기록해 이번 주말 1천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장 감독은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모든 장면을 재밌게, 관객들이 본 적 없는 걸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신선하면서도 오락적인 요소가 많았던 것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인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천300만 관객을 동원한 '서울의 봄'과 '파묘' 사례를 보면서 "아, 잘 만들면 (흥행이) 되는구나"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파묘'는 거액을 받고 수상한 묘를 옮기게 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이 겪는 기이한 일을 그렸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이라는 탄탄한 배우진과 독특한 소재로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주목받았다.

개봉 후에는 '항일 코드'가 화제가 됐다. 일제가 우리나라의 정기를 끊기 위해 우리 땅 곳곳에 쇠말뚝을 심어뒀다는 설을 주요 스토리로 삼았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그러나 "한국 사람만이 느끼는 과거에 대한 감정이나 정서를 최대한 도드라져 보이지 않게 하려 했다"면서 "이 영화는 95%가 장르적 재미에 집중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건국전쟁'을 연출한 김덕영 감독은 얼마 전 '파묘'의 항일 코드를 언급하며 "좌파 영화"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감독은 이에 대해 "영화를 받아들이는 건 가지각색 아니겠냐"며 "제가 그걸 의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김 감독의 말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극 중 김고은이 얼굴에 한자로 축경을 쓴 것을 두고 비판한 중국 누리꾼에 대해서도 "저는 중국영화를 너무 사랑한다. 한국 영화도 중국분들에게 많이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개봉 기회를 열어주면 좋겠다"며 웃었다.

전형적인 오컬트물과는 달리 '파묘'에는 이른바 '험한 것'으로 불리는 일본 귀신이 사람들 앞에 등장한다.

이 때문에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귀신이 나오는 바람에 기이함이 반감된다는 쪽과 귀신을 처단하는 모습을 보면서 통쾌함을 느꼈다는 쪽으로 나뉜 것이다.

특히 오컬트 마니아들 사이에선 귀신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는 '파묘'를 과연 오컬트 장르로 볼 수 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장 감독은 "'순수 오컬트'와 '안 순수 오컬트'로 장르를 나누고 싶지 않다"며 "저는 '사랑과 영혼'도 오컬트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장 감독은 데뷔 후 오컬트물만 선보여왔지만, 그 안에서 여러 변주를 시도했다. '검은 사제들'은 천주교 구마 의식을 큰 줄기로 내세웠고 '사바하'에선 불교 색채를 강하게 넣었다. '파묘'는 풍수지리와 아픔의 역사를 엮었다.

그는 후속작에 대해선 "사실 대충 만들려면 만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건 제 연출관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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