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4·10 총선 끝낸 여야 정치권, 앞으로 어떤 드라마 펼쳐지나

[정국 격랑 이슈] 여권은 개혁신당, 비윤계발 집권여당 흔들기 이어질듯
야권은 이재명 사법리스크 여전…조국혁신당 중심 친문계 움직임 주목해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5일 오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15일 오후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을 둘러싼 정치적 역학 관계가 복잡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에선 비윤계(비윤석열계), 개혁신당 등이 친윤계(친윤석열계)와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민주당, 조국혁신당 사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친문(친문재인계) 간 헤게모니 싸움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비윤·이준석, 여당 흔들기

여권 중심 정가에서는 제22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이준석 대표를 구심점으로 한 개혁신당, 안철수·나경원 등 비윤계 중심의 여권 인사들이 목소리를 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지역구 의원으로 원내에 화려하게 복귀하게 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집권여당을 향한 쓴소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대표는 총선이 끝난 뒤 여당을 향한 훈수두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그는 각종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음 대선이 몇 년 남았나. (3년) 확실한가"라고 언급하며 윤 대통령 조기 퇴진을 암시했다.

차기 총리 후보군을 두곤 "젊은 층에서 시원하다는 평가를 받는 홍준표 대구시장을 총리로 모시고 국정의 상당 부분을 나눠 맡는 것도 방법"이라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가 개혁신당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하며 2년 후 치러질 지방선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놓고 있지만 결국 국민의힘을 넘어서 보수 진영 내 주류가 되려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데 정치권의 이견이 없는 상태다.

안철수 의원 등 비윤계에서도 친윤계 중심의 여당 흔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안 의원은 정권 심판론을 이겨내고 수도권에서 당선된 만큼 채상병 특별법, 의정 갈등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자기 정치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비윤계 중심으로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을 점치는 목소리가 적잖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 정권심판론이라는 점에서 윤 정부, 친윤계를 향해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는 여당 인사들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 민주당, 단일대오 유지할까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거대야권이 내부 분열 없이 순항할 수 있을지 여부도 정치권의 주요 관심사다. 정가에서는 친명과 친문 세력 간 갈등이 야권 분열 여부를 판가름할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천 국면에서 친문 의원들을 향해 가혹할 정도로 냉정한 잣대로 평가를 이어왔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공천 배제 사건은 친명과 친문 세력 간 동거가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 됐다.

결국 총선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양 세력 간 갈등이 봉합됐지만 앞으로 이어지는 정국에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갈등이 언제든 표면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잖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직면하고 있는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할 경우 친문 세력이 제 목소리를 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 대표가 자칫 법원 판단으로 자리를 비울 경우 이를 대체할 마땅한 대권 주자가 없는 게 친명계의 현실이다.

야권 관계자는 "'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혹한 대우를 받는 게 친문 세력인데 이들은 이 대표 부재 시 친명 세력과 함께 갈 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22대 국회에서 친문 세력은 치열한 당내 투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친문당' 되나

조국혁신당으로 대표되는 제3지대 정당들의 향후 4년간 임기 동안 직면하게 될 현실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정치권은 조국혁신당의 존재 이유로 꼽히는 조국 대표가 대법원 판단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피선거권을 장기간 상실할 경우 친문당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창당 38일 만에 원내 3당으로 지위를 얻은 조국혁신당은 15일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김해 봉하마을을 잇따라 찾으며 '친문'의 정체성을 확실히 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문 전 대통령은 정장 차림에 우산을 쓰고 사저 밖으로 나와 조국 대표를 비롯한 당선인들을 반갑게 맞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조국혁신당이 집단지성으로 새로운 정당 리더십과 문화를 보여줬듯이 한국 정치를 바꾸고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 대표 역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기대가 우리가 가진 역량보다 훨씬 더 크다. 그래서 어깨가 무겁다"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미 2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조 대표는 대법원 판단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윤건영, 고민정, 한병도 등 친문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조국혁신당으로 옮겨 가 교섭단체 구성을 시도하는 것도 정치적 상상력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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