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지역 특화 산림휴양, 복지서비스 개발·보급

최영태 남부지방산림청장

최영태 남부지방산림청장
최영태 남부지방산림청장

인간과 자연 사이에는 여러 상호작용이 존재하고 숲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은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

이러한 산림서비스를 우리 국민이 항상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3%가 산림이지만,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으로 1970년대까지 헐벗은 붉은 산이 대부분이었다.

정부에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황폐한 산림과 국토를 숲으로 복구하고자 강력한 치산 녹화 10년 계획을 추진했고, 그 결과 유엔도 인정한 녹화 성공국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숲의 공익적 가치가 높아지고, 국민의 소득 수준 상승에 따른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산림을 활용한 복지서비스가 본격화했다.

산림청에서는 경제사회적 수요에 대응해 산림복지 진흥에 관한 법률을 2015년 제정해 다양한 산림휴양과 산림 레포츠 시설을 지역적으로 확충하고, 100대 명산과 명품 숲 등을 지정해 그 가치를 보존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숲의 기능이 발전하면서 이제는 산림복지도 복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산림복지시설은 숲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협력해 산촌 소득을 증대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해 인구 감소 지역을 활성화하는 등 지역 경제 선순환을 이뤄내는 구심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사람이 붐비는 도시를 떠나 숲에서 여가 생활을 보내는 인구가 더욱 증가했고 성별, 나이 가리지 않고 캠핑과 등산 등 대면 접촉이 적은 숲이나 자연환경에서의 야외 활동 수요가 많이 늘면서 산림복지서비스가 더욱 각광받게 됐다.

최근에는 산림청에서 산림복지서비스 사업을 적극 확대해 지역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동서트레일을 조성하고 있다. 국민에게 숲을 돌려준다는 취지에서 시작된 동서트레일은 지난해 울진군 금강송면에서 첫 구간 개통식을 개최했다. 동서트레일을 통해 다양한 산림의 생태 역사 문화적 가치를 경험할 수 있으며, 긴 거리를 걷거나 험한 지형을 넘어가면서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고 극복할 수 있다.

산촌 활성화와 산림 레포츠 수요에 맞춰 영양 자작나무 숲길과 국립밀양등산학교가 올해 개장할 예정이다. 또 영주에서는 '국립산림치유원'이, 봉화에서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운영 중이다. 숲길 555㎞, 유아숲체험원 16곳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산림복지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운영·구축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산림복지서비스가 증가하고 숲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 소식이다. 나아가 더 나은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숲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통해 숲의 경관과 생태계 건강성을 개선해 지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명품 숲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산림복지서비스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발해 지역 명소로서 지역 경제의 구심점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앞으로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적 위협에 대응해 숲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보전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는 산림복지서비스를 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Think Globally, Act Locally)라는 문구에서 알 수 있듯 특화된 지역사회의 명품 숲과 산림복지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관련 전문가 등이 지속적으로 협력해 지역에 특화하고 최적화한 정책과 사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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