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금오산 정상 일대 등산로에 뜬금 없이 철기둥?…논란 일파만파

주한미군 측에서 금오산 정상 등산로에 휀스 설치하는 것으로 파악돼
구미시, 국방부와 함께 주한미군과 협의 나서
휀스 설치 시 등산로(김천, 성안방면) 단절, 소방,인명구조 어려움도 예상돼

금오산 정상 일대 등산로 100m 거리 구간에 휀스 설치를 위한 철기둥이 세워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오산 약사암 대혜스님 SNS 갈무리
금오산 정상 일대 등산로 100m 거리 구간에 휀스 설치를 위한 철기둥이 세워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오산 약사암 대혜스님 SNS 갈무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산에 뜬금 없이 철 기둥이 설치된 게 말이 됩니까?"

경북 구미 금오산에 의도가 불명확한 휀스 설치가 아무런 협의 없이 주한미군에 의해 추진되면서 시민들의 혼란과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23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금오산 정상에 주한미군 헬기장 일대를 시작으로 등산로 100m 거리의 구간에 휀스 설치를 위한 철기둥이 설치됐다.

등산객들 사이에서는 계획대로 휀스 설치가 끝나면 김천, 성안 방면에서 정상을 잇는 등산로 일부가 단절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관 훼손과 함께 인명 구조, 산불 진화 헬기 이착륙 등에도 어려움도 예상된다.

이번 금오산 정상 휀스 설치는 구미시와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022년 구미시의 요청으로 헬기장 위험 요소에 대한 보수 공사 논의는 있었지만 등산로에 휀스를 설치하는 것에 대해선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시는 국방부와 함께 주한미군을 상대로 금오산 정상 등산로 구간 휀스 설치와 관련한 협의에 나섰다.

시는 주한미군이 지난 2014년 금오산 정상 일대 공여구역(주한미군 지위 협정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이 미합중국에게 주한 미군의 사용을 위하여 제공하거나 제공한 구역) 2만2천585㎡ 중 5천666㎡를 반환한 상황에서 등산로 일부를 단절시키는 휀스를 설치하는 건 당시 반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금오산 정상 일대 등산로 100m 거리 구간에 휀스 설치를 위한 철기둥이 세워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오산 약사암 대혜스님 SNS 갈무리
금오산 정상 일대 등산로 100m 거리 구간에 휀스 설치를 위한 철기둥이 세워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금오산 약사암 대혜스님 SNS 갈무리

이에 최근 시는 항공기 이착륙 장소(형곡전망대 헬기장) 일시 사용 허가에 대해 보류 입장 밝혔다.

정상 부근까지 자재를 옮기기 위해선 형곡전망대 헬기장에서 운송헬기를 통해 자재가 운송돼야 하는데 시는 휀스 설치와 관련된 협의를 원활히 마칠 때까지 운송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군 측이 금오산 정상 부근 휀스 설치를 철회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오산 정상 일대는 공여구역으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3조 1항에 따라 시설과 구역 보안조치를 위해 합중국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규정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현재 주한미군 측은 보안상의 이유로 휀스 설치의 정확한 의도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주한미군지위협정 제3조 1항 조항도 중요하지만 2항에 보면 '항해, 항공, 통신 및 육상 교통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방법으로 제1항에 규정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할 것에 (미군이) 동의한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며 "구미시가 국방부와 함께 휀스 설치 철회를 위한 협의를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