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서 과수화상병 확진"…방역당국, 주변 과수원 확산 방지 촉각(종합)

안동 예안면 60대 농가주, 12일 의심증상 신고해 다음날 확진…올해 경북 첫 사례
2021년 첫 피해 이후 2년 만…당시 피해 영주 농가 "30그루 매몰해 9천만원 손해, 끔찍"

경북 안동시가 지역 내 첫 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발생지 인근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에 돌입했다. 사진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화상병 간이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시가 지역 내 첫 화상병이 발생함에 따라 발생지 인근 농가에 대한 정밀검사에 돌입했다. 사진은 농업기술센터 관계자가 화상병 간이검사를 하고 있는 모습. 안동시 제공

경북 안동에서 '식물 구제역'으로 불리는 과수화상병 확진 사례가 나와 주변 농가와 지역들이 비상에 걸렸다.

15일 경북도와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 13일 안동시 예안면 0.4㏊ 규모 과수농가에서 화상병 감염목이 확인됐다. 이곳 사과나무 총 300그루 가운데 10그루에서 줄기, 가지, 잎 등이 검게 변하며 마르는 증상이 관찰됐다.

농가주 김모(64) 씨가 지난 12일 의심증상을 발견하고 즉시 신고해 방역당국이 현장조사를 벌였고, 다음 날 농업진흥청이 확진 판정을 내렸다. 올해 도내 첫 발생 사례다.

화상병은 사과·배 나무에서 주로 감염된다. 잎자루부터 흑갈색의 병 무늬가 나타나고 잎맥을 따라 진전돼 잎, 줄기, 꽃, 열매가 마치 불에 탄 듯 까맣게 변하며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말리며 세균 액이 누출되는 모습을 나타낸다. 심할 경우 한 그루를 넘어 과원 전체가 말라죽는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데다 세계적으로도 치료제가 없다. 발병 시 나무를 모두 잘라 불태우고 과수원을 최소 24개월 폐원해야 한다.

농촌진흥청과 경북농업기술원,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은 농가와 협력해 신속한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14일부터는 화상병 발생지 반경 2㎞ 이내 모든 과수원에 대해 예찰 및 정밀검사에 돌입했다.

아울러 신속히 대응하려 현장관리단을 파견하고, 경북농기원과 안동시농업기술센터가 함께 화상병 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만간 매몰 범위와 손실보상금액도 산정할 방침이다.

화상병
화상병

경북에서 화상병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21년 첫 발병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2021년 6월 12개 농가 5.98㏊ 과수가 감염됐다. 안동 11곳 5.94㏊, 영주 1곳 0.04㏊ 등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주변목 등 7.13㏊를 매몰하기로 하고 14억8천200만원의 손실보상금(농작물 보상 13억1천600만원, 방제비 1억6천600만원)을 지급했다.

영주시의 당시 피해농가주 김모(63) 씨는 "사과나무 총 1천그루 가운데 30그루의 피해목 및 주변목을 매몰 처리했다. 이에 최대 9천만원(추산치) 상당 손해를 봤다. 같은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도내 감염 사례가 없었다. 같은 해 전국 22개 시군에서 618개 농가 288.9㏊가 피해를 입었으나 경북에선 7개 농가에서 화상병 의심목을 미리 제거해 불씨를 잡았다.

그럼에도 올해 다시 화상병이 고개를 들자 경북 과수 농가들은 한해 농사를 망칠까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잇따른 냉해와 우박, 병충해로 이미 손실이 큰 점도 걱정을 보탠다.

경북은 지난해 기준 국내 농가의 47%(전국 4만1천307호 중 1만9천529호), 재배면적의 59.8%(전국 3만4천603㏊ 중 2만685㏊), 생산량의 58.4%(전국 56만6천톤(t) 중 33만t)을 차지하는 사과 농사 핵심 요충지다. 추석 대목에 앞서 가격 폭등 우려도 나온다.

김천시는 지난 13일 가까운 전북 무주군 무풍면에서 화상병이 발병하자 지역 사과⋅배 농가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예찰방제단을 꾸려 집중 예찰을 벌이고 있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같은 과수원이라도 나무에서 나무를 옮겨 작업할 때는 반드시 농작업 도구를 소독한 뒤 사용해야 한다"며 "화상병 의심증상 발생 시 즉시 농업기술센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