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날을 항일운동에 헌신하다 순국한 독립운동가 손창준 선생은 지난 1963년 정부로부터 3등급 훈장인 독립장에 추서됐다. 경북 울진 출생인 그는 이완용 등의 처단을 위해 동지들과 함께 27결사대를 조직해 대대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선생의 훈장은 수장고에 60년째 잠들어 있다. 그의 후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1945년 일제에 해방된 지 78년이 흘렀지만 나라를 위해 헌신한 독립운동가에게 돌아가야할 수많은 건국훈장 등이 여전히 수장고에 잠들어 있다. 대구경북 독립유공자에게 수여된 포상 중 약 13.5%는 제 주인을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1949년 독립유공자 포상을 시작한 이래 올해까지 전수하지 못한 포상만 300개가 넘는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정부가 포상한 독립유공자는 전국적으로 1만7천748명이다. 이 중 대구경북 출신은 모두 2천456명이다. 이 가운데 대구 11명, 경북 312명 등 332명(13.5%)이 정부의 포상을 받지 못했다. 독립유공자 본인이나 후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독립유공자에게 주어지는 포상은 독립유공자 본인이나 후손에게 직접 전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후손을 찾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전수되지 못한 포상은 추서 연도별로 보훈부 수장고에 보관된다.
대구경북 미전수자 332명 중 건국훈장 3등급에 해당하는 독립장 미전수자는 11명 ▷4등급 훈장인 애국장 미전수자는 105명 ▷5등급 훈장인 애족장 미전수자는 113명이다. 건국포장 미전수자는 20명, 대통령표창 미전수자는 83명으로 나타났다.
보훈부는 지자체 등과 협력해 국내 독립유공자 후손 찾기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지만, 6·25전쟁 등 혼란기에 호적이나 재적 관련 서류가 소실돼 후손들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입장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안 그래도 많지 않은 일제강점기 시절 자료는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소실된 사례가 많다"며 "독립운동가들이 일제의 탄압과 감시를 피하고자 본명보다는 가명을 사용한 경우도 많아 후손을 찾는 게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태열 한국보훈포럼 회장(영남이공대 교수)은 "여전히 독립유공자 중 다수가 후손을 찾지 못해 서훈 미전수자로 남아 안타깝다"라며 "보훈당국은 독립유공자 공훈 발굴과 달리, 후손을 찾는 사업에는 성과가 부족한 것 같다. 올해 보훈부로 승격한 만큼, 전담 인력을 대폭 강화해 국내외 독립유공자 후손을 찾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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