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에서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럼피스킨병(LSD)이 확산조짐을 보이자 소싸움장을 운영하는 경북 청도군이 딜레마에 빠졌다. 소싸움경기를 계속하려니 감염 우려가 걱정이고 그렇다고 문을 닫자니 손해가 커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4일 청도군에 따르면 군은 방역당국의 지침을 예의주시하며 럼피스킨병의 확산세를 연일 체크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는 경기를 운영했는데, 이번 주말을 비롯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고민이다.
청도소싸움경기장의 운영주체인 청도공영사업공사에 따르면 매주 토·일요일 열리는 소싸움경기로 벌어들이는 우권(牛卷) 수익은 매주 5억~6억원 정도다. 지난 주말(44회차)의 경우 5억5천만원, 추석이 끼었던 주말(41회차)에는 이틀동안 7억1천만원의 우권 매출액을 올렸다.
이처럼 매주말마다 열리는 소싸움경기는 지난해 경기회수 총 1천254회, 관람객 16만5천명, 매출규모가 296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해 청도군으로부터 매년 60억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5월 충북 청주에서 4년여 만에 발생한 구제역으로 청도소싸움경기장은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당시 주말마다 갓길에 빼곡히 주차를 할 정도로 차들로 꽉 차 있던 주자창은 텅 비어 있었고 경기장 출입문은 한 달 동안이나 자물쇠를 걸어둘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와 구제역 파동 이후 모처럼 활기가 찾아왔으나 럼피스킨병으로 지역 상권 역시 한파가 불어닥치는 건 아닌지 우려가 크다.
소싸움경기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주말마다 관람객이 크게 늘어나 매출증가로 다소 활기를 되찾았는데 갑자기 럼피스킨병 발생으로 또다시 문을 닫아야 할지 몰라 답답한 심정이다"고 했다.
싸움소를 사육하는 우주(牛主)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싸움소 한 마리가 두 차례 경기에 출전하면 200만~300만원 정도 받는 출전수당 등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 중단은 곧 '밥숟가락'을 내려놓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우주 B씨는 "한달 사료값만 천만원이 넘게 들어가는데 장기간 경기가 중단되면 수입이 막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된다"고 했다.
청도공영사업공사 관계자는 "현재 소싸움경기장의 일시 폐쇄할 지 논의 중이다. 럼피스킨병이 서산을 비롯해 인근 당진, 태안, 평택, 김포시 등 중부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는만큼 긴장 속에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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