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부보다는 배터리에 양보하세요" 포스텍 연구팀 잔탄검으로 배터리 전극 보호막 개발

비싼 리튬 대신 아연 적용…200일 충·방전해도 안정성 유지

포스텍 조창신 교수
포스텍 조창신 교수
포스텍 박사과정 장주영씨
포스텍 박사과정 장주영씨

화장품 성분 보호를 위해 쓰이던 '잔탄검'이 배터리 전극의 보호막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잔탄검은 양배추 등 식물에서 얻은 균에 탄수화물을 주입해 만든다.

포스텍(포항공대) 친환경소재대학원·화학공학과 조창신 교수, 박사과정 장주영 씨 연구팀은 고분자를 혼합해 배터리 전극의 내구성을 높여줄 보호막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의 경우 매우 불규칙하다는 점과 전력을 저장한 후 필요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하 ESS)이 핵심기술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통상 ESS의 배터리 용도로, 리튬(Li) 이온 배터리를 많이 사용하는데 가격이 높고 리튬이 고갈될 우려가 있어 다양한 활용이 어려웠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물질로는 지구상에 풍부한 아연(Zn)이 대표적이다.

아연 이온 배터리는 많은 양의 전력을 저장할 수 있고, 리튬 이온 배터리에 비해 화재 위험도 작다.

다만 ESS 배터리 전극에 아연을 균일하게 증착시키는 공정이 까다롭고, 충·방전이 반복되는 경우 아연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이 형성되기 때문에 전지의 내구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바이오 고분자인 잔탄검과 이온전도성 고분자로 전극의 보호막을 만들었다. 두 고분자의 상호작용으로 전극 표면에는 매끄러운 막이 형성됐고, 물리적 충격과 화학적 오염에도 전극이 보호됐다.

또 이 막은 산소 작용기가 풍부해 아연의 균일한 핵 형성을 도와 전극 표면에 아연이 잘 증착되도록 도왔다.

그 결과 아연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이 형성되는 비율이 급격히 줄었으며 200일 동안 충·방전을 반복해도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조창신 교수는 "이번 연구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위한 ESS 기술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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