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5일부터 비대면진료 대상과 범위를 확대했지만 아직 현장에서는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 의료기관이 많지 않아 거주지 가까운 의료기관이나 원하는 진료과 전문의를 찾기 어려운데다, 오진이나 의약품 오·남용 우려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비대면 진료를 제공하는 앱이 유료로 제공되고, 응급의료취약지에 주로 거주하는 노인 가구는 이용이 어려워 접근성을 낮출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야간·휴일·응급의료취약지는 초진부터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도록 대상을 확대했다.
'재진'을 판단하는 기준도 완화해 동일 질환이 아니더라도 최근 6개월 내 해당의료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으면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비대면진료가 확대된 이후 첫 휴일인 17일, 비대면진료 상황을 알아보고자 직접 비대면진료 앱을 이용해 콜린성 두드러기약 처방받아봤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앱 첫 화면에는 섬·벽지 거주자,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 등 약 배송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이 먼저 떴다. '아니오'를 누르니 진료를 원하는 질병 혹은 진료과를 선택하는 화면이 떴다.
피부과가 전문과목인 지역 내 의사를 선택한 뒤 증상을 적고 진료 예약 시간을 설정했다. 시간에 맞춰 전화가 왔고, 의사는 증상을 물어본 뒤 처방약에 대한 설명하며 진료를 끝냈다.
상담과 진료, 처방까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진료를 해준 전문의는 "비대면진료 대상이 확대됐지만 예약이 당장 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직 진료를 해줄 의사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앱 목록에 올라있는 의사들을 거리 순으로 정렬해보니 진료과별로 대구경북 전문의는 2, 3명에 그쳤다.
진료과목을 피부과로 선택해도 실제 피부과 전문의를 찾기 어려웠다. 피부과를 진료과목으로 올렸더라도 전문과목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날 비대면진료를 이용한 주부 김윤정(37) 씨는 "인후통을 호소하는 7살 아이 때문에 비대면진료 앱을 이용했는데 동네 병·의원은 고사하고 대구에는 진료할 병원이 하나도 없었다"면서 "결국 부산의 아동병원에서 스마트폰 영상통화로 진료를 받았다. 편리하긴 했는데 제대로 진료가 됐는지는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재진을 받으려 동네의원을 찾다가 실패한 한 이용자는 "초진이라 하더라도 가까운 의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재진을 받을 때 찾아갈 것 아닌가"라며 "정말 다급한 상황이라면 모를까 영상통화만으로는 믿음이 가질 않는다"고 했다.
처방전은 앱을 통해 전달됐다. 앱으로 처방전을 약국으로 전달해야 약을 받을 수 있지만 마땅한 약국이 없었다. 의사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 물어보려 전화를 해 봤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정부와 앱 개발사 등에 따르면 약을 처방할 '당번 약국'은 해당 지역약사회가 정하는데,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용자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지난 15~17일 동안 이용자 수가 평소보다 두 배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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