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누가 하면 능력이 되는가?

신재순 전 대구미술협회 부회장

신재순 전 대구미술협회 부회장
신재순 전 대구미술협회 부회장

새해가 밝으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구 미술계가 서서히 하나씩 안정돼 가나 싶었는데 또다시 대구미술관 관장 임명에 대해 무수히 많은 말들이 전해진다.

대구 미술인들의 숙원인 대구미술관이 2011년 개관한 이래 12년이 지나면서 '대구미술관에는 대구가 없다'고들 말한다. 이전까지의 관장은 지역 출신이 아닌 타 지역 인물들이 맡아 지역 미술인들과 정서·소통의 부재로 서로 겉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에 대해 애정과 책임감을 갖지 않고 때가 되면 대구를 떠날 준비로 일관해 왔던 것이다.

매번 관장을 임용할 때마다 지역 미술가들은 타 지역 출신 임용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런 연유로 지역 미술가들은 지역 미술가가 관장에 임명되는 것을 소망처럼 여겨 왔다.

다행히 이번에는 대구 지역 미술가가 임명됐다. 그간 다섯 번의 외지인 관장에서 처음으로 지역 미술인이 관장으로 임명되는 역사적이고, 대구 미술가의 자존심을 살리고, 축하할 만한, 대구 미술계의 오랜 숙원이 해결되는 큰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일각에서는 구설이 넘쳐난다. 임명자가 임명권자와 친분이 있으며, 능력 자질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래서 이번 관장 임명을 바라보는 미술가들 중에는 진심으로 반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우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내로남불'식 반대와 반대를 위한 반대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며, 더더욱 예술 장르를 정치적인 논리로 해석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구와 대구 미술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으며 제 살 깎기다. 또한 관장은 대구의 중대사를 결정짓고,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라 '미술을 좀 더 시민들과 가깝게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조정하는 중간의 매개자'일 뿐이다.

그러면 누가 하면 능력이 되는가? 누가 선택되고 임명되더라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당연히 규정에 의해 공정한 절차에 따라 심사하고, 또한 이 사람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에 임명했을 것이다.

지역의 미술가가 대구미술관 관장에 임명된 것,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대구 미술의 역사적인 일이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다른 지역인 광주와 제주만 하더라도 그 지역 출신이 미술관장을 맡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런데 대구는 이때까지 그렇지 못했다. 대구에는 많은 미술가와 원로들이 있었음에도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초대 미술관장 때부터 대구 미술인들의 염원을 수용하라고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못했음에 미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도 느낀다. 무엇보다도 이때까지 이런 풍토를 대구 미술계가 스스로 만들지 못했음을 먼저 반성해봐야 한다.

우리는 대구 미술을 미래지향적이고 큰 안목으로 바라봤으면 한다. 적법절차에 따라 이미 임용됐으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대구 미술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대구미술관의 빠른 정상화로 대구 미술이 똑바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대구 미술계가 더 이상 이런 일로 서로 헐뜯고 부정하지 말고 화합하고 협력해서 여의주를 물고 세계로 나아가는 청룡의 기세로 힘차게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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