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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신고' 보이스피싱 피해 막을 수 있는 좋은 해법

경북경찰청. 매일신문DB.
경북경찰청. 매일신문DB.

"캐나다로 유학 간 가족이 괴한에 납치됐어요"

지난 11일 오후 1시20분쯤, 경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는 다급한 문자 신고가 접수됐다. 문자 내용은 괴한이 유학 간 아들과 아내를 인질로 잡고 4천만원을 요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에 문자를 보낸 A씨는 협박범과 통화를 하면서 대전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협박범은 A씨에게 전화를 끊으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며 계속 통화를 하고 있었다. 보이스 피싱이 의심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A씨는 아내와 연락이 닿지 않아 협박범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A씨가 지난 11일 경북경찰청에 보낸 문자 신고. 경북경찰청 제공.
A씨가 지난 11일 경북경찰청에 보낸 문자 신고. 경북경찰청 제공.

긴박한 상황에서 다행히 '112 문자 신고'가 떠올라 범인과 통화 중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북경찰은 신고 접수 후 외교부 영사콜센터 등을 통해 A씨 가족의 안전 여부를 확인했다. 또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하기 위해 대전경찰청에 공조를 요청해 현장에 범인검거팀을 배치했다.

A씨는 가족의 안전이 확인되자, 안도의 한숨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A씨와 보이스피싱범의 통화가 끊겨, 끝내 범인을 붙잡지는 못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목소리 변조 등이 가능해지면서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더욱 고도화 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닿기 어려운 현지 심야시간대에 범행이 주로 이뤄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을 검거하지는 못했지만, 고도화 된 보이스피싱 범죄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이스피싱 범들은 불안 심리를 고조시키기 위해 통화를 끊지 못하게 한다.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문자 신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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