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병역특례제, 시대 변화와 형평성에 맞게 바꿔야

정부가 올해 안에 병역특례(보충역)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조만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벌일 방침이다. 병역특례는 ▷올림픽·아시안게임, 국제 콩쿠르 등에서 입상한 체육·예술인 ▷국가산업발전 목적의 전문연구·산업기능요원 ▷공공의료 분야에서 복무하는 공중보건의사 등이 대상이다.

이 가운데 체육·예술 분야는 시대 변화와 형평성 차원에서 숱한 논란을 불러왔다. 체육·예술 분야 병역특례는 1973년 스포츠와 예술 분야 국제 대회 수상을 국위 선양으로 여길 때 도입된 제도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자, 한류 종주국이 된 마당에 이 같은 특례제가 현실성이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프로 선수들이 외국의 아마추어 선수를 상대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고 병역 면제를 주는 게 가당치 않다는 지적도 많다.

저출산에 따른 입대 자원 부족도 병역특례제 검토의 주요 요인의 하나로 떠올랐다. 학군장교(ROTC) 지원 경쟁률이 해마다 낮아져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육군 부사관 충원율도 77%에 불과한 수준이다. 급기야 2022년 말에는 전방부대 한 육군 전투사단이 해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 50만여 명인 우리 군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현역병으로 최소 20만 명이 입대해야 한다. 지난해 현역 입영 대상자인 20세 남성은 26만 명이었는데, 15년 뒤인 2038년(19만 명)에는 20만 명 선이 붕괴될 전망이다. 시대 변화와 형평성, 저출산 문제를 고려할 때 병역특례제는 아예 폐지하거나 대폭 손질하는 게 맞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