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육사 고택' 자리 지킨 이육사기념관, 찾는 사람 없어 고민

개관 후 6개월 간 일평균 20명 방문
근대골목과 연계 안 돼 있고 위치도 '애매'
'대구사람 이육사' 새롭게 조명해야 흥행
기념관 측 "시민 호응, 관광객 발길 끌 방안 고심"

지난해 11월 개관 이후 6개월이 지난 이육사 기념관 전경. 다른 관광지와 동떨어져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상태다. 정두나 수습기자
지난해 11월 개관 이후 6개월이 지난 이육사 기념관 전경. 다른 관광지와 동떨어져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운 상태다. 정두나 수습기자

개관 후 6개월이 지난 '이육사기념관'(이하 기념관)을 찾는 이들이 적어 건립 당시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16일 문을 연 기념관은 그가 1920년 가족과 함께 대구로 이사를 와 17년 간 살았던 남산동 고택 위치에 자리 잡았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반월당역 1번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와 출입구와 접해 있고, 다른 주상복합 아파트에 가려져 대로변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기념관의 위치를 알리는 안내 표지판도 없어 방문객이 많기 어려워 보였다.

인근에 중구 근대골목이 있지만 연계가 아쉽다. 기존 코스와 도보로 12분 정도 떨어져 있고 기념관을 알리는 표식이 근대골목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근대골목을 찾은 박모(73) 씨는 "안내사의 해설까지 들을 수 있는 기념관이 있다면 근대 골목을 방문한 김에 가고 싶지만, 근대골목 안내도를 둘러봐도 어디에 기념관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런 문제점은 방문객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5월 23일까지 약 6개월 간 관람객은 약 3천400명으로 일평균 약 20명에 그친다. 올해 기준 기념관 연간 운영예산은 시설물 유지관리보수 비용 및 안내원 운영 등 3천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올해 8월 개관 예정인 대구형무소 역사관에서 기념관과 비슷한 콘텐츠를 전시하게 되면서, 기념관의 입지는 더욱 위태로워질 전망이다. 옛 대구형무소 부지에 건설될 대구형무소 역사관은 이육사를 포함한 독립투사들의 삶을 전시한다. 역사관은 중구 내 근대 유산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인 근대골목투어의 코스에 편입될 계획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기념관이 흥행하려면 이육사라는 역사적 인물을 새롭게 다루는 아이디어를 찾을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양진오 대구대 교수(문화예술학부)는 "지금까지 독립투사로서의 이육사만 강조된 탓에 '대구 사람' 이육사는 어땠는지 연구가 덜 된 상황"이라며 "조명되지 않았던 이육사의 새로운 면모를 발굴해 인근 관광지와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미영 대구문학관·이육사기념관 기획실장은 "기념관은 다른 유산들과 거리가 있는 탓에 도보 여행이 아닌 자가용이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해 즐길 수 있는 코스를 고안 중"이라며 "동시에 매월 기념관에서 행사를 진행해 주민과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관광객의 발길까지 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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