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호강 르네상스' 비판 목소리…환경단체 "개발계획 다시 수립해야"

"경관조명 설치 시 야생동물에 큰 스트레스"
"이상기후가 만든 각종 재난 상황 대비 어려워"

금호강 하천조성사업 조감도. 대구시 제공
금호강 하천조성사업 조감도.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을 본격 추진하자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의 자문을 거쳐 개발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10일 성명서를 내고 핵심 생태구역인 달성습지에는 개발 사업이 추진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단체는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 중 하나인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이 달성습지 생태계를 교란하고 환경 파괴를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앞서 시는 300억원을 들여 디아크 인접 화원유원지와 달성습지를 연결하는 길이 435m, 폭 4~6m 규모의 관광 보행교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관광보행교에 전망대, 낙하분수, 경관조명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개발사업이 추진되면 생태계 파괴는 불보듯 뻔하며 자연 재해 예방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종원 전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중요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이 핵심구역, 이 구역을 둘러싼 곳이 완충구역"이라며 "완충구역 한 가운데 위치한 디아크 관광보행교에 경관조명 등을 설치하는 것은 야생동물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완충구역을 잘 관리해야만 핵심구역의 아름다운 자연을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상훈 한반도야생동물연구소 소장 역시 우려를 내놨다. 한 소장은 "이상기후로 인해 자연재해가 빈번한데 사람의 편의를 위해 하천에 인공시설을 설치하면 제방 안정성이 훼손돼 홍수가 났을 때 대비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으로 인해 인근 주민의 생존권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체는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계획 수립 당시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 단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없었다며 대구시를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은 대구시 주도로 이뤄져 환경을 우려하는 전문가와 환경단체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개발계획을 철저히 검증하고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시 금호강개발과는 의견 수렴 과정 단계를 거쳤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6, 7월에 달서구와 달성군 주민설명회를 열고 주민, 환경단체 의견을 듣고 별도로 조류 전문가, 환경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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