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으로 유지해 온 주요국들이 '완화'로 방향을 전환하는 추세다. 유럽과 영국, 캐나다 등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결정에 앞서 기준금리 인하에 돌입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4.25%에서 3.65%로 0.60%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6월 금리를 역대 최고 수준이던 4.50%에서 0.25%p 낮춘 데 이은 추가 인하다. 금융시장에선 ECB 초점이 '물가'에서 '고용'으로 이동했다는 평가와 함께 오는 12월 금리를 한 차례 더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3일 유로지역 재무책임자 회의에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경우 10월 금리 인하를 고려할 의향이 있다"면서 "다음 회의 때가 돼야 종합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5.00%로 0.25%p 내렸다.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BOE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35% 정도로 보고 있다. 이는 1주일 전 20%에서 상승한 수치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경우 5.00%로 유지하던 기준금리를 지난 6월부터 3차례에 걸쳐 4.25%까지 낮췄다. 다음 달에도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캐나다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2%로 내려오며 '빅컷'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반대로 초저금리 정책을 펼치던 일본은행은 올해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마감하고,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금리를 기존 -0.10%에서 0.10%로 0.20%p 올렸고, 지난 7월에는 0.25%로 0.15%p 인상했다. 오는 20일까지 금융정책 결정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국가 간 통화정책 차별화 과정에서 경기지표와 시장 기대 차이 등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엔 캐리 트레이드'(일본 엔화를 빌려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것) 추가 청산 등 급격한 자금 이동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밀한 모니터링과 안정적 외환건전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시장을 대상으로 "금리 인하기가 시작되는 현 시점에 우리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가 생산적 분야로 충분한 자금을 공급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여기에 감독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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