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주 52시간제' 개편안을 두고 사업주 사이에선 반가운 조치라는 말이 나온다. 1주일에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되면 업무를 집중적,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을 확정했다. 현행 제도는 1주일에 52시간까지만 일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최대 69시간까지 일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장기 휴가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건설업계는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이다 보니 이번 방안에 대해 긍정적이다. 정해진 공사 일정을 맞추려면 집중적으로 일해야 할 때가 있다는 논리다. 추가 근로 시간이 줄면서 소득이 감소하다 보니 숙련공이 이탈했다는 불만도 들린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은 예전부터도 근로 시간을 좀 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는 얘기들을 했다. 우리나 조선업처럼 날씨가 중요한 곳들은 공기를 맞추는 게 쉽지 않은데 집중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면 일처리가 좀 더 수월해진다"며 "사업을 진행하기에도 나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제조업계도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인 ㈜동일 박병수 대표는 "주 52시간제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납기 기일을 맞추기 힘들어지는 등 고초를 겪어왔다"며 "이번 개편안을 환영한다. 중소기업들에겐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변화할 산업 현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노비즈(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업계도 마찬가지다. 정보기술(IT)이나 게임업계 경우 서비스나 게임이 출시되기 전 집중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주 52시간제가 걸림돌이었다는 것이다.
정효경 이노비즈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지식산업 경우 일이 몰릴 때 한 번에 닥치게 돼 밤을 지새워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여태까지는 그냥 일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며 "제도가 바뀌면 현장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전자업계 역시 개편안에 공감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수출이 부진, 연장 근로 자체가 불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대구 달서구의 한 액정표시장치 제조업체는 "수출량이 늘면 바쁘겠지만 지금은 경기가 좋지 않아 공장에 물건이 쌓여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인 지역 유통업계는 개편안으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봤다. 근무가 시설 영업 시간에 맞춰지다 보니 근무 시간이 비교적 고정적인 데다 연장 근로 시간을 늘릴 수 있다 해도 인건비 부담 탓에 현장 적용은 어려울 거란 예측이다. 신세계그룹만 해도 이미 2018년 1월 근무 시간을 주당 35시간으로 단축, 6년째 시행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사 대부분은 직원들 근무량과 근무 시간이 예상 가능한 수준이라 이번 개편안과 연관성이 적다"며 "지금도 주 52시간을 채우는 유통사가 거의 없다. 인건비가 많이 올라 현실적으로 회사가 근무 시간을 다 채우도록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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