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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화단지 선정] 새 심장 2차전지 장착한 포항…‘영일만 기적’ 다시 쓴다

특화단지 선정으로 대한민국 2차전지 소재 경제 주권 확립
경제유발 효과 23조·고용유발 5만6천여명 기대

지난 5월 16일 대구경북의 대학생들이 블루밸리산단 내 포스코퓨처엠 앞에서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기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매일신문DB
지난 5월 16일 대구경북의 대학생들이 블루밸리산단 내 포스코퓨처엠 앞에서 2차전지 특화단지 유치 기원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매일신문DB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해 온 포항의 자부심이 통했다. 철강산업으로 국내 산업계를 견인했던 포항은 2차전지를 새 엔진으로 장착하고 다시 한번 세계시장에서 '대한민국'의 경제 주권을 확립할 교두보에 들어섰다.

철이 '산업의 쌀'이라면, 양극재는 '2차전지의 심장'이다.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이며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지금껏 철을 통해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여 왔던 포항은 양극재란 역동적인 심장으로 2차전지 글로벌 경쟁력의 초격차를 선도할 각오이다.

에코프로 포항공장에서 생산하는 2차전지 양극재 제품의 샘플. 에코프로 제공
에코프로 포항공장에서 생산하는 2차전지 양극재 제품의 샘플. 에코프로 제공

◆경제 유발 23조원·고용유발 5만6천여명

2차전지 소재 집중 투자가 쏟아지며 포항에 대한 관련 기업들의 러브콜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오히려 부지 등 기반시설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이번에 지정된 특화단지 구역이 바로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을 중심으로 각종 관련 기업들이 밀집한 포항영일만산업단지·블루밸리국가산단 일원 1천144만㎡이다.

두 산단은 향후 2차전지 양극재산업을 위한 대대적이고 다양한 정책지원이 주어진다.

용수·전기 등 산단 핵심 기반 시설과 공동연구개발 인프라, 의료·교육·주택 등 각종 편의시설 설치 등에 대한 지원은 물론 특화단지 내 입주기업의 기술개발을 위한 R&D 예산 우선 반영 혜택과 생산성 향상 및 수출 촉진, 인력양성 등이다.

세재 혜택(15~25% 공제)과 행정 편의 제공 등 기본적으로 발표된 지원 외에도 향후 산업부~경북도~포항시가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 방안이 계속 새롭게 갱신될 예정이다.

아울러 2차전지 기업 얼라이언스 구축, 혁신 인재 양성센터, 2차전지 소재 'MOTHER FACTORY' 건립 등 관련 인프라도 추가된다.

포항 영일만산단 내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매일신문DB
포항 영일만산단 내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 전경. 매일신문DB

산업부는 이번 특화단지를 지정을 통해 포항을 국내 최대 규모 양극재 생산거점으로 육성해 배터리의 주행거리와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하이니켈 양극재 양산 초격차를 확보한다는 목표이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양극재 부분 생산 100만t 달성, 매출액 70조원, 고용 창출 인원 1만5천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자동차 1천1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며, 현 철강 매출액(35조원)의 두 배가 넘는 장밋빛 미래이다.

부가적인 산업 연계성까지 감안하면 이번 특화단지 지정으로 생산 23조3천418억원, 부가가치 9조5천590억원, 고용 5만6천798명 등의 경제유발 효과마저 기대된다.

◆똘똘뭉친 산·학·연 연대 승부수

2차전지 특화단지를 위한 포항의 염원은 50만 포항시민을 넘어 경북을 뭉치게 했다.

포항은 국내 2차전지 산업 육성을 가장 먼저 시작한 도시다. 2019년 전국 최초로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된 것에 이어 3년 연속 최우수 특구로 꼽혔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육성 조례 제정 및 전담 부서 신설을 먼저 시작하는 등 과련 산업을 위한 최적의 생태계를 조성해 왔다.

특히, 지난 2월 경북지역 2차전지 기업, 대학, 마이스터고 등 총 20개 기관은 '2차전지 혁신 산업생태계 구축 및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맺고 특화단지 유치에 한 뜻을 모았다.

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 등 기업들과 경북대·영남대·포스텍·금오공대·한동대 등 8개 대학 및 포항제철공고·흥해공고 등 마이스터교가 모여 2차전지 R&D 기반을 조성하고 관련 인재를 양성해 나갔다.

특화단지 지정을 외부에 건의하기 전에 미리 경쟁력을 갖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2차전지 소재 1등 도시를 스스로 건설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이를 통해 매년 5천600명의 우수한 기술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아울러 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포항테크노파크 등 세계적 연구개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2차전지 미래를 독자적으로 써 내려갔다.

이들 산·학·연 단체는 올해로 벌써 5회째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2차전지 산업의 발전을 토론하는 세계적 수준의 장을 조성했다.

기업들도 시민들의 기대의 부응하듯 포항 투자를 높여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양극재 밸류체인을 완성한 에코프로, 양·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 등 선도기업이 발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2027년까지 14조원의 관련 투자가 확정돼 있다.

포항시가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구축하려고 하는 양극재 산업 밸류체인 계획도. 포항시 제공
포항시가 2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구축하려고 하는 양극재 산업 밸류체인 계획도. 포항시 제공

◆대중국 의존도 높은 소재산업…경제주권 확보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2차전지 특화단지 공모를 진행하며 소재~부품~완성품 등 3분류로 나눠 신청을 받았다. 이중 포항이 선정된 '양극재'는 소재 부분에 해당된다.

약진하는 2차전지 시장에서 소재 확보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현재 포항은 연간 15만t으로 양극재 생산량 글로벌 1위를 달성 중이지만, 전구체 등 주요 재료의 대부분이 여전히 대중국 의존도가 높다.

2차전지 시장 경제 자립이라는 의미에서 소재 중심의 특화단지 지정 필요성과 이를 위한 포항의 중요도가 강조되는 이유이다.

원소재부터 양극재·음극재 등의 대량 생산시설이 집적된 포항은 현재 양극재 국내 최대 생산량인 15만t을 달성하며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에 70~90% 이상 의존하고 있는 황산코발트·수산화리튬·전구체 등의 원소재 생산을 국산화할 수 있는 가능성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특화단지 지정의 목적은 이러한 포항의 잠재력을 활용해 국가첨단전략산업의 글로벌 초격차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오늘의 쾌거는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을 위해 그동안 포항시, 경북도, 정치권, 지역사회와 시민들의 전방위 공조를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온 결실"이라며 "뜨거운 열망으로 힘을 모아준 포항시민들과 경제·산업계, 교육계, 사회단체를 비롯해 기업과 중앙부처 등 모두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한 "포항시가 그동안 축적한 도시의 저력과 역량을 모아 대한민국 혁신성장과 글로벌 초격차·초일류 강국 도약을 견인하는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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