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복숭아 육종에 디지털 기술을 본격 도입해 품종 개발 효율을 두 배 향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0일 농진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자체 보유 중인 복숭아 유전자원 445점의 유전체를 해독해 94만4천670개의 유전 정보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복숭아 모양과 털 유무를 구분하는 분자표지 2개를 개발했다.
분자표지는 식물의 유전적 특징을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표식이다. 기존에는 나무 1천 그루를 심고 3~4년 뒤 열매가 달려야 납작한 개체를 고를 수 있었지만, 분자표지를 활용하면 어린나무 잎에서 유전형 정보를 분석해 500그루만 심어도 된다.
이는 육종에 필요한 부대 비용과 노동력 투입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복숭아 한 품종을 개발하려면 나무 1만여 그루를 심고 돌보는 노력과 자원, 15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연구진은 복숭아 유전자원 445점을 대표하는 핵심집단 150점도 선발했다. 핵심집단은 전체 모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99.85% 반영하는 대표 집단으로, 고품질 빅데이터를 생산하는 유용한 소재다.
개발된 분자표지 중 복숭아 모양을 구분하는 표지는 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털 유무를 구분하는 표지는 출원을 준비 중이다. 복숭아는 모양에 따라 원형과 납작한 도넛 형태의 반도형으로 구분되며, 최근 반도형이 이색 과일이자 간편 소비형 과일로 인식되며 수요가 늘고 있다.
털 유무로는 털이 있는 것은 복숭아, 털이 없는 것은 천도로 불린다. 먹기 불편하거나 알레르기를 호소하는 소비자를 위해 최근 털 없는 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농진청은 앞으로 소비자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맛과 이상기후에 대비한 열매 익는 시기 관련 분자표지도 개발할 계획이다.
디지털 육종은 전통 육종과 달리 생명공학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정보 기반 육종 방법이다. 전통 육종이 사람이 직접 길러보고 관찰하며 선발하는 방법인 반면, 디지털 육종은 유전 정보와 특성 정보를 인공지능에 학습시켜 데이터 기반의 예측 모델을 사용한다.
국내 등록된 복숭아 품종 수는 202점으로 사과 97점, 배 58점보다 2.1배, 3.5배 많다. 이는 다양한 품종에 대한 요구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명수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디지털 육종 기술은 우리나라 복숭아 품종 개발 체계를 효과적으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복숭아 핵심집단의 다양한 형질과 연관된 분자표지 활용이 확대되면 개성 강한 품종이 늘어 시장 활성화는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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