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막을 내린 'Diaf'(대구국제아트페어·이하 디아프)는 지난해 과열됐던 미술시장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이다. 다만 젊은 세대와 대구의 수요층은 여전히 탄탄해 비교적 나쁘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디아프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입장객 수는 총 1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운영위는 올해 처음으로 티켓 발권방식을 모바일 등록으로 진행해, 정확한 관람객 수와 연령대 등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처음 시도하는 티켓 발권방식을 두고 모바일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들의 어려움이 예상되기도 했으나, 행사 기간 노란색 옷을 입은 안내원들이 매표소 곳곳에서 일일이 관람객들의 등록을 도와 큰 혼란은 없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디아프는 국제화를 강조한 행사명으로 변경하며 도약을 꾀했으나, 앞서 열린 아트부산, 키아프에 비해 전시장이 비교적 한적한 모습이었다.
지역 미술계 관계자들은 "사상 최대 매출과 최다 방문객을 기록한 지난해 대구아트페어보다 확연히 열기가 식은 듯하다"며 "코로나 엔데믹으로 인한 외부 활동 증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부터 미술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올해 대구에만 아트페어가 2개 신설되는 등 수요층이 분산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평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투기적 접근과 지나친 구매 경쟁이 사라지면서 미술시장이 안정감을 찾고, 관람객들도 여유있게 작품 설명을 듣고 충분히 구매를 고민하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
총 판매실적은 75억원 가량. 역대 최대 액수였던 지난해 98억원보다는 감소했다. VIP에게 공개된 첫 날, 국제갤러리는 35만 달러 대의 하종현 작품과 4만 달러 대의 박서보 작품, 4천만원 대의 양혜규 작품 등을 판매했다. 김용익, 이희준, 루이스 부르주아, 줄리안 오피, 박서보의 판화 7점도 모두 완판됐다.
리안갤러리도 이건용 작품 등을 판매했으며, 코넬리우스 아너나 레지널드 암스트롱 등 세계가 주목하는 흑인 작가들의 작품을 출품해 눈길을 끌었다. 우손갤러리는 안창홍, 최병소, 이배 등의 작업을, 동원화랑은 김종언, 조영남 등의 작업을 선보였다.
3년 만에 재개된 도슨트 프로그램과 작가, 컬렉터, 기획자 등이 직접 참여한 라이브룸도 인기를 끌었다. 페어 관계자는 "전문 해설가가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매회 선착순 20명이 빠르게 마감되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참가 갤러리들은 운영진의 미흡한 진행을 두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대구의 한 갤러리 대표는 "부스값이 올랐는데도 부스 상태가 엉망이었다. 부랴부랴 가벽이음새마다 직접 페인트칠을 해야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아트페어만 덩그러니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투어나 연계 파티 등을 열어 관람객들이 대구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정체성을 찾아 나가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국의 야리라거 갤러리 대표는 "첫 참가인데 사람들이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어서 아쉽다. 실질적인 컬렉터를 더 끌어오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러한 부분을 보완하지 못한다면 해외 갤러리들이 차후 페어 참가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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