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세계 미술계는 다양성의 확대로 비서구권, 여성 작가의 비상이 두드러진 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우환과 쿠사마 야요이가 여전히 국내 미술시장에서 강세를 보인 한편, 올해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미술시장 하락세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최근 발표한 '2022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10년 간 미술계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존재들을 드러내왔다. 특히 2019년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서 최초로 흑인을 모델로 삼은 작품들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 이래, 주류가 아니었던 이들이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특히 '여성'이라는 키워드가 돋보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수치 중 하나가 3년 만에 열린 베니스비엔날레였다. 국제관 본전시 '꿈의 우유(The Milk of Dreams)'의 선발 작가 213명 중 192명(90%)이 여성이었다.
미술시장에서도 여성 작가의 파워가 드러났다. 1910~1929년에 태어난 여성 작가들은 2015년에서 2022년 9월 사이 총 경매 판매액의 54.6%를 차지했다. 여성 대가의 대열을 이끄는 것은 야요이 쿠사마, 헬렌 프랑켄탈러, 아그네스 마틴, 루이스 부르주아, 존 미첼이다. 이들 모두는 2022년 9월 이미 1천만 달러의 경매 판매고를 기록했다.
한국 여성 미술인들 역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80년대생 이미래, 정금형 작가가 베니스비엔날레에 초대됐고, 유럽의 명실상부한 현대미술 리서치 '아트팩츠(Artfacts)'가 선정한 '세계 아티스트 Top 1000'에 양혜규, 이불, 김수자 작가가 선정됐다.

한편 2022년 한국 미술시장에서 이우환과 쿠사마 야요이는 여전히 가장 활발하게,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이우환은 약 225억원, 쿠사마 야요이는 193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박서보(122억원), 김환기(69억원), 아야코 록카쿠(56억), 김창열(55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21년 미술시장 호황 이후 갤러리, 작가들의 공급량 관리로 인해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정상화 등 대표적인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 수급이 어려워지며 다음 주자, 이른바 '포스트 단색화'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보고서는 "그 다음 주자로 시장에서 반응한 작가는 이건용, 심문섭, 이배 등으로, 이들에 대한 반응은 해외 대형 갤러리인 페로탕의 전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도상봉과 유영국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2023년 미술시장 전망에서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미술시장 하락을 각오해야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2023년 세계 경제는 평년보다 다소 낮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며, 성장의 추가 하락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며 "미술품 거래는 경기침체기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아트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1991년과 2009년 불황 때는 미술품 판매량이 각각 64%, 36% 감소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미술 시장은 불황기였던 1991년이나 2009년 수준은 아니지만 2021년이나 2022년과 비교해 축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미술품을 구입하는 초부유층의 수는 증가하고 있어 이들이 시장의 최상층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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