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가까이 사진으로 담아온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은 팔공산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의 큰 기쁨입니다. 이번 전시가 팔공산을 향한 나의 작업에 더욱 깊이를 더해가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강위원(74) 사진가가 팔공산을 피사체로 삼은 것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구문화방송의 팔공산 프로그램 일환으로 제작한 사진집 '팔공산'을 담당하면서부터다.
그는 "당시 작업 중 가장 인상에 남는 것은 파계사 원통전 유리통 속에 봉인된 건칠관음보살좌상(보물 제992호)을 섭외해 유리를 벗겨내고 촬영한 것과, 갓바위 부처(보물 제431호)를 탑돌이하는 모습"이라며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의 사진은 2014년 팔공산문화포럼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인문학적 깊이를 더한다. 그는 홍종흠 팔공산문화포럼 고문, 조명래 회장과 함께 팔공산에 관한 역사 자료와 고문헌을 연구하며 사진 작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물은 2017년 '팔공산-그 짙은 역사와 경승의 향기'라는 책으로 출간됐는데, 인문학자와 사진가의 협동 연구로 이룬 의미 있는 사례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작가는 대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중요하지만, 작품에 몰입하는 혼신적이고 열정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사진들은 맑은 날 이른 아침이나 새벽에 촬영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흐리고 안개 낀 날이나 오후 시간을 선택하기도 했죠.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홍주암과 은은한 미소를 띤 갓바위 부처는 안개가 낀 날에, 소년대에서 바라본 팔공산은 눈발이 흩날리는 흐린 날에, 봉황문 앞 마애여래불 좌상은 하지(夏至)인 날 오후 3~4시에 촬영했어요. 주제에 따른 팔공산의 모습을 최상으로 담고 싶어, 촬영을 몇번이고 반복했습니다."
그는 팔공산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그는 "팔공산은 우리 민족의 성산이며 문화·역사의 발원지"라며 "신라 오악(五岳) 중 가장 으뜸이 되는 위상인 중악(中岳) 혹은 부악(父岳)으로 불리웠다"고 말했다.
이어 "임진왜란 당시 사명대사가 이끈 승병 총본부가 팔공산 동화사에 있었으며, 지눌스님은 이곳에서 정혜결사를 통해 한국불교를 중흥시켰고 현 조계종단의 원류를 만들었다. 또한 한티마을은 조선 말 천주교 박해 당시 숱한 순교자가 나온 천주교 성지다. 수많은 스토리를 담고 있는, 빼어난 자연경관과 희귀한 생태자원의 보고(寶庫)"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지난해는 어떤 날보다 뜻깊은 해였다. 지난해 5월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에 이어 7월 팔공산의 많은 지역을 차지하는 군위군이 대구에 편입됐다. 이어 12월 그가 발간한 사진집 '팔공산'이 세종도서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되며 공공도서관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배포되기도 했다.
그가 2월 13일부터 2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1전시실에서 여는 특별전 '신라 중악 되살아나다'는 이러한 경사를 기념하는 전시다. 가로 180cm·세로120cm 대작 등 팔공산의 신비하고 위엄 있는 모습을 담은 70점의 사진 작품과 함께, 사진 106점을 담은 슬라이드쇼와 그가 펴낸 책, 그의 사진을 연재했던 지역 일간지 지면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팔공산의 뛰어난 풍광과 역사·문화적 가치를 아는 데 한걸음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팔공산의 아름다운 면면을 담아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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