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lil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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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촉] 현병철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장 장녀 결혼

    [화촉] 현병철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장 장녀 결혼

    ▶임종원 ·이경열 씨 차남 경헌 군, 현병철(대구시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장·매탑 25기)·윤종숙 씨 장녀 혜주 양. 9월 21일(일) 오후 2시 대구 스타디움컨벤션웨딩 2층 실내홀.

    2025-09-17 15:37:23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AI 주권과 지속 가능한 공공 파운데이션 모델' 발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AI 주권과 지속 가능한 공공 파운데이션 모델' 발간

    본지 외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윤창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이 최근 저서 'AI 주권과 지속 가능한 공공 파운데이션 모델'을 출간했다. AI가 사회구조를 재편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공공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그는 AI를 단순한 규제 대상이나 소비재로 보지 않고 사회적 안전망·조율자·선도자로서의 공공의 삼중 책무에 주목한다. 특히 AI가 행정·교육·복지 등 공공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포용적 서비스 설계와 윤리적 기준 정립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임을 역설한다. 아울러 공공 부문이 직접 참여해 신뢰성 있는 인프라와 오픈소스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AI는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기술 주권과 공익을 조화시키는 지속 가능한 AI 전략, 국가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책임 있는 길을 설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학 박사인 저자는 대구교육대 AI교육·컴퓨터학과 겸임교수이자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초거대AI위원회 위원장, OECD AI Index 개발 작업반 전문가, 한국정보처리학회 전자정부연구회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09-17 14:01:20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지속 가능한 관계 구축 방안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지속 가능한 관계 구축 방안

    지난달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축적돼온 한일관계의 기반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우호적 분위기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고 협력관계로 정착될 수 있을지 여부다. 한일관계는 양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본 전문가인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일본연구센터장)를 만나 한일관계 현주소와 상호 윈윈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대일외교 추진 전략 등을 들어봤다. -한일관계 현주소를 짚어 달라. ▶한일관계는 지배-피지배, 선진국-개도국의 관계를 거쳐 양국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함께 국제정치의 주요 행위자로 동아시아지역과 세계의 안정 및 번영을 논의하는 파트너 관계로 진입했다. 20세기 전반에 일제의 식민지배로 양국의 운명은 제국주의 국제질서의 주체와 객체로 갈렸다. 20세기 후반에는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단절됐던 한일관계가 정상화됐다. 한일회담 당시 일본의 10분의 1이던 한국의 1인당 GDP는 이제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지난 120년 동안 한일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했다. 역사 및 지리적 인접성 특히 일제에 의한 한반도 식민지배의 기억은 한일관계를 '가깝고도 먼 관계'로 만들었다. 일본은 우리에게 '청산'의 대상인 동시에 생존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할 '협력'의 상대였다.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이후 국력과 체제 가치관의 접근, 교류 기회의 증대에 따라 한일관계는 대칭화·수평화됐다. 역설적이게도 한일의 체제 동질성의 증가에 역비례해 한일관계에서 협력보다 갈등의 요소가 증가했다. 그 배경에는 과거사와 국가전략을 둘러싼 '이중의 갈등구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대의 한일관계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관계는 여러 차례의 부침을 겪었지만, 이 시기에는 '최악의 한일관계'로 불릴 만큼 깊고 긴 대결 국면이 이어졌다. 2012년부터 10년간 양국 정상에 의한 상대국 단독 방문이 없었다. 한일 간에 과거사 갈등이 상시화하고, 이 갈등이 경제 및 안보 등 제반 분야로 확대됐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한일관계가 개선됐지만, 과거사 화해가 국민의 눈높이만큼 진전되지는 못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인 2025년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기조 위에 대일외교의 목표를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도모'로 설정했다. 지난 8월 이 대통령은 한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 두 정상은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의 정부 교체에 따른 한일관계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이재명 정부의 대일외교가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칠 가장 큰 변수는 한국과 일본 모두 자국 내 정치 상황의 변화다. 일본의 경우 최근 이시바 총리가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한일관계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고, 우리도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현재의 정책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주의 대일외교' 정책 기조 배경은. ▶이재명 정부가 대일외교에서 과거사 문제보다 실질 협력을 우선한 것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한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세기 이상 유지됐던 미국의 대중국 관여 정책은 2010년대 후반부터 견제적 요소가 강화되면서 향후 상당한 기간에 걸쳐 미중 간 대결 구도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2기 정부는 현재 세계 주요국과 관세와 방위비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미중 전략경쟁과 강대국 정치의 현실에 대해 그 부당함을 주장하는 당위론적 접근이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균형외교로는 국익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현 정부의 대일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일관계 안정화에 대한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해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일관계에서 과거사 비중의 완화, 한미일 협력의 강화, 지역 및 다자 차원의 협력 확대, 경제 통상, 비전통 협력 및 인적 교류 등 실질 협력의 확대를 기조로 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나가야 한다. 양국의 중장기 국가전략에서 공통분모를 확대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의 '미래 비전' 채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정착을 위한 과제는. ▶첫째는 '구조적 갈등요인의 관리'다. 한일관계의 구조적 갈등요인을 사전에 대비하고 상황 발생 시 축소 지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강제동원(징용), 구 일본군 위안부, 독도, 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한일대륙붕협정 등과 같은 돌발 변수를 철저히 관리해 협력의 틀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은 역대 한국 정부가 출범 당시에는 한일 협력을 내걸었지만 결국은 대립과 갈등으로 막을 내렸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과거사 문제의 경우 한일 간의 인식 차이를 인정하고 이것이 한일 협력을 제약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정치지도자의 의지와 성숙한 국민 의식도 중요하다. 아울러 기존 과거사 합의와 해법은 유지하되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 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가로서 약속을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강제징용 문제의 '제3자 변제안'과 위안부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밖에도 국회에서 초당적인 특별법을 제정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포괄적으로 구제하고 추도위령사업, 조사 및 연구 등을 수행할 재단의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는 '소통과 실질 협력의 확대'다. 한일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정상회담 및 셔틀 외교를 활성화하고, 외교·재무·경제·국방 등 각료 회담과 실무 협의를 정례화해야 한다. 외교·국방(2+2) 각료급 협의체의 신설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당의 의석 변화와 의원의 세대교체 및 국제정세 변화를 반영한 초당파적인 의원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의원연맹 등을 활용해 신흥 정당, 야당 인사와의 정기적 교류를 확대하고, 방한 초청을 통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 정상이 합의해 '제3기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를 출범시켜 지속 가능한 한일관계의 토대 구축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도 건설적인 방안이다. 경제적 상호 의존 확대를 위해서는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PTPP) 가입 외에 한일 통화 스왑 확대,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민간 주도의 한일경제공동체 논의, 공동의 산학 연구, 경제 안보, 주요 광물 공급망 및 공동 조달, 첨단기술 표준, 사이버 안보, 에너지 협력, 재생 및 수소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회 및 문화 교류 분야에선 상호 문화 개방의 확대, 스포츠 공동 리그 도입, 국제행사의 공동 개최, 관광 산업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외국인 노동자, 지방 소멸, 인프라 노후화, 연금 및 복지 재원 문제 등 양국의 공통 과제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일본인의 한국 방문 증진 방안을 마련해 풀뿌리 차원의 상호 이해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는 '동아시아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다.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비례해 한일 협력과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이 커졌다. 우리에게 한일 협력은 원활한 한미관계는 물론 대북한 공조, 중국 및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 안정화,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 등 소다자 협력과 동아시아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다자외교에선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을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하고 국제연합, APEC 정상회의, G-20, ASEAN 회의 등 다자회의에서도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G7 확대 및 한국의 참여에 대한 일본의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2025-09-14 12:27:56

  • [리더 열전] 이용수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대표

    [리더 열전] 이용수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대표 "팔공산 천제단 복원은 한민족 문화·대구정신 회복이다"

    '삼국사기'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우리 민족은 하늘과 하나됨을 염원하며 가장 높은 곳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특히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뒤 확장된 국토인 삼산오악(三山五岳)에서 천제(天祭)를 올렸는데, 팔공산은 오악 중 중심 위치에 있는 중악(中岳)이라 전해진다. 하지만 원형이 잘 보전된 태백산 천제단 등과 달리 팔공산 정상부(비로봉)에 있는 천제단은 원형 복원 및 주변 환경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팔공산 천제단 복원 사업에 주력하는 시민단체가 있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이다. 이 단체는 그간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인 홍익인간정신을 대구정신과 융합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교육하는 사업을 전개해왔다. 팔공산 천제단과 관련한 행보도 그 일환이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은 2003년부터 팔공산 천제단에서 개천절 천제의식을 재현해왔고, 관련 학술대회도 지난 10년간 매년 열어 천제단 복원 필요성과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확산하는데 힘써왔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의 이용수(62) 대표는 "천제단 복원은 한민족 문화의 복원이자 누구나 하늘임을 증명하는 정신적 복원이라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대구정신의 발로가 홍익인간정신을 토대로 탄생한 것임을 시민들에게 알려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팔공산 천제단이 문화유산 또는 관광 콘텐츠로 활용돼 팔공산의 관광자원화에 이바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향후 계획은 팔공산 천제단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개천문화 대축제'를 여는 것이다. 시민을 위한 천제문화 강연과 청소년을 위한 국학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학술대회의 지평도 넓혀 달빛(대구, 광주) 천제문화 및 한중일 천제문화 학술대회로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팔공산 천제문화는 고루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찾아야 할 마음의 원형"이라면서 "이 원형을 찾는 여정에 시민들도 동참해 대구를 정신문화의 수도,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체육단체인 대구시국학기공협회 초대 사무국장과 회장(3연임), 국채보상운동 유네스코 등재 분과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대구체육회 이사, 국채보상운동기념사헙회 이사, 홍익경로무료급식소 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2025-09-11 17:04:37

  • [낳아보니 행복이다] 박진석· 윤현주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박진석· 윤현주 부부 "가족 많을수록 사랑과 행복도 늘어나죠"

    박진석(44) 씨는 환경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친환경제품 제조사업으로 풀어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다. 미세플라스틱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건강을 위협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대체재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폴리락틱산)를 소재로 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는데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아내 윤현주(45) 씨는 가정주부이자 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상담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하늘(14, 대륜중학교 1학년), 한별(여·11·대청초등학교 4학년), 한솔(9·대청초등학교 2학년), 하엘 (여·6·자연아이유치원생) 등 네 아이 엄마로서 가정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으며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우선순위 이들 여섯 가족은 함께 하는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말에는 다같이 자전거, 롤러스케이트, 수영, 축구 등 운동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는다. 이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지켜왔던 루틴이다. 그렇다 보니 네 자녀 모두 운동에 관심이 많고 운동하는 시간 또한 당연한 일과처럼 여긴다. 요즘 이 가족에게 가장 큰 이슈는 매주 금요일 저녁 온가족이 함께 축구동호회에 참여해 땀 흘리며 공을 차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주일 간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풀고 다른 가족들과 교류하며 건강한 가족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진석 씨는 "아이들이 축구동호회 활동을 너무 좋아해 춥고 덥고에 상관 없이,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빠지지 않고 매주 참석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관계를 배우고 사회성을 키워가는 소중한 시간인 것 같다"고 했다. 박진석· 윤현주 부부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 운동과 음악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첫째 하늘은 어린 시절 피아노를 통해 절대음감을 발견하기도 했다. 현재는 축구선수를 꿈꾸며 매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둘째 한별은 동생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다. 동생들의 방과 후 공부를 도맡아 책임지고, 해야 할 일도 미루지 않는다. 이 집안 유일의 J형(계획적인) 인간인 그는 오빠를 따라다니며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태권도와 축구에도 관심이 많다. 셋째 한솔은 예의 바르고 활달한 성격으로 또래 친구들과도 쉽게 어울리는 사교성이 뛰어난 아이다. 어릴 적부터 인사성이 정말 밝아 처음 보는 어르신들한테도 두 손 모아 공손히 인사를 한다. 7살 때 맹장수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어르신들만 보면 끙끙 앓으며 달려가 인사를 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막내 하엘은 언니 오빠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 집안 귀염둥이다. 춤과 노래를 사랑하고 영어로 말하는 걸 좋아한다. 가끔 아빠에게도 영어로 대화를 걸어와 난처하게 만들곤 한다. 부부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는 이 아이들을 낳은 것"이라며 "아이들이 오히려 부모인 우리 삶을 더 풍성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줬고, 삶에 있어 진정한 의미와 책임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조율하고 협력하며 육아 분담 처음부터 네 아이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둘째까지 낳은 뒤 더 이상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주는 기쁨과 감동이 워낙 커 더 욕심을 냈다. 셋째가 생겼을 때는 기대와 설렘이 컸고 넷째는 반가운 동시에 걱정도 앞섰다. 셋째까지 제왕절개 수술을 한 상태였고 노산에 해당하는 나이에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난관을 헤치고 대학병원에서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는 안도와 함께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네 아이와 생활하다 보니 집안은 활기가 넘치고 웃음도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서로가 친구이자 스승이며 조력자다. 자기들끼리 보살펴주고 아껴준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부부는 "아이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관계의 폭도 넓어진다는 의미"라며 "가족은 행복이자 사랑 그 자체로 그 수가 많을수록 그 강도도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부부의 육아 분담도 분명하다.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되 일방적인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율해가며 협력한다. 아내는 주로 아이들의 학습, 정서 관리, 일상적인 돌봄을 담당하고, 남편은 아이들과의 야외활동, 운동, 놀이 등을 통해 정서적인 유대와 건강을 책임진다. 남편 박진석 씨는 "제가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하다 보니 아침에 네 남매를 챙기는 건 오롯이 아내 몫이라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토요일 하루 만큼은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일에도 되도록이면 일찍 귀가해 아이들과 잠깐이라도 놀아주려 노력한다. 토요일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나가 공을 차며 놀거나 수영을 하는 등 엑티브한 활동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일요일에는 가족 모두 신앙 생활을 중심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나눔을 실천한다. ◆함께 하는 삶이 가족의 목표 가족이 많다는 건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의미도 된다. 경제적인 부담은 물론이고 시간과 에너지의 분배도 수가 느는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각 아이의 성향과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부모로서 개별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시간 제약으로 아이들 중 누군가의 희생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박진석 씨는 "같은 시간에 네 아이 모두를 만족시킬 결정을 매번 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을 이해시키고 희생을 강요해야 한다는 게 마음 아프지만 배려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각 가정의 책임이 우선이지만 정부의 다자녀가정 혜택도 보다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윤현주 씨는 "다자녀가정 지원책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에 반영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특히 중학생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경우 혜택이 급격히 줄어들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원비 지원이나 체육활동 참여 기회 확대, 다자녀 할인 등은 저희를 포함한 다자녀가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교육비, 문화활동, 보육 지원 등에서 실질적이고 연속적인 지원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며 주문했다. 부부가 꿈꾸는 가족의 미래는 소소하고 담백하다. 그저 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께 하며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 뿐이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각자의 재능과 관심을 찾아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하는 것, 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것이다. 배우자 둘 사이 관계는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삶의 작은 기쁨에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지냈으면 한다. 박진석·윤현주 부부는 "가정이 곧 삶의 중심이 되고, 서로가 삶의 이유가 되는 그런 공동체로 살아가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가족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모습들이 가정을 중심으로 번져나가 공동체,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비춰지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2025-09-11 12:23:05

  • [리더 열전] 신승원 한국방언연구소장

    [리더 열전] 신승원 한국방언연구소장 "방언은 역사·전통을 가진 지역 말, 당당히 사용하자"

    사투리는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을 뜻하고, 방언은 사투리의 개념을 포함하면서 한 언어에서 지역 또는 사회계층에 따라 분화된 말의 체계를 이른다. 이 둘 사이에는 분명 학문적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사투리로 통용되고 있다. 신승원(68) 한국방언연구소장은 이 방언 연구에 48년간 매진한 방언학자다. 대학시절 방언학 수업을 듣고 매료돼 학사와 석·박사까지 이 전공으로 학위를 받았다. 이후 고등학교와 영남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2015년 명예퇴직한 그는 이듬해 대구에 사설 연구소인 한국방언연구소를 설립하고 관련 책 수집 및 출간을 본격화했다. 5년 연구 끝에 펴낸 '경북 청도 지역어의 조사·연구'(3인 공동 연구)와 '고령지역어 조사연구 보고서 등이 그 결과물이다. '말모이(경북편)' 사투리 사전은 감수자로 참여했다. 이 밖에도 방언 활성화를 위한 강연, 온라인 모임 운영 활동도 꾸준히 펼쳐나가고 있다. 그가 이토록 방언의 가치에 주목하는 이유는 '문화의 다양성' 측면과 '해당 지역의 무형문화 유산 보존' 차원에서다. 방언 속에는 고어를 풀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며 다양한 표현을 통해 우리 문화의 저변도 풍부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사투리를 문법에 맞지 않는 시골말로,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쓰는 현대 서울말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와 달리 일본은 자국 국어대사전에 사투리를 대거 수록하고 엘리트 젊은층에서 수도 도쿄 말보다는 교토 말(우리 경주 말에 해당)을 사용하려 노력하는 등 사투리를 중시한다. 신 소장은 "표준어는 의사소통을 위해 만든 규범적인 말일 뿐 사투리 쓰는 걸 부끄러워하거나 고쳐야 할 무언가로 치부할 필요는 전혀 없다"며 "경상도 사투리도 예전 신라시대 에는 표준어였음을 상기하고 자부심을 갖자"고 역설했다.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방언 연구를 위해 그는 '한국방언박물관' 설립을 꿈꾸고 있다. 설립 후에는 경북 내에서도 경주·포항, 상주·김천, 울진, 성주, 영주 등으로 지역을 세분화해 경북 방언 연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투리 시낭송 대회, 사투리 수필극 대회, 사투리 동화극 대회, 사투리 동영상 제작, 사투리 조사반, 사투리 연구 발표대회 등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이제 경상도 사람들도 시낭송이나 문학작품 등에서 당당하게 사투리로 표현해 말 맛을 제대로 살렸으면 좋겠다"며 "저도 방언이 조상들의 혼이 서린 말, 역사와 전통을 가진 지역 말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09-03 16:09:10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이웃사촌' 민간 교류 활성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이웃사촌' 민간 교류 활성화

    가깝고도 먼 나라였던 한일 양국은 이제 격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함께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중요한 파트너다. 안정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서는 양국 간 정치외교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민간 중심의 미래지향적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웃사촌 간 일관되고 지속적인 인적 교류야말로 한일관계의 미래를 열 수 있다. ◆한일 민간 교류의 중요성 한일 간 인적 교류는 1965년 1만명에서 2024년 1천204만명으로 증가했다. 일본관광청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일 한국인은 882만명, 방한 일본인은 322만명으로 집계됐다. 한일 양국 내 다양한 현안이 있었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의 인적 교류는 1천200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증가세가 쭉 이어졌던 것 만은 아니다. 2018년 10월 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대법원 판결, 2019년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국 대상 수출 규제 조치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각되자 인적 교류도 급감했다. 2019년 인적 교류는 880만명으로 전년 대비 15% 감소했고, 2020년은 코로나 등으로 인한 왕래 제한으로 전년 대비 88.4% 감소한 91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교류의 기본이 국민의 자유로운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양국 정부 간 관계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즉, 양국 간 관계가 악화되었을 때 인적 교류가 양국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사회적 자본(개인과 집단 간 신뢰, 협력, 네트워크로 구성된 무형의 자원)으로 기능한다고 보기엔 현재의 인적 교류가 불안정하는 의미다. 따라서 한일 정부 간 관계의 부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양국 간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민간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일 인적 교류 1천200만 시대의 과제 한일 인적 교류 1천2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교류의 양이 질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교류 증진 필요성에 대한 양국 정부의 의지 부분이다. ▷교류의 양이 질로 전환되지 않는 상황=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가 '상대국에 지인이 있는지'를 물어본 설문 결과를 보면, 최근 9년 사이 한국은 오히려 줄었고 일본은 큰 변화가 없었다. 2014년 한국인은 12.8%가 일본에 지인이 있다고 답했고, 일본인은 17.5%가 한국에 지인이 있다고 했다. 2023년 조사에서는 한국인은 6.6%로 9년 전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고, 일본인은 20.3%로 2.8%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양국의 인적 교류 양이 2014년 503만5천명이던 것이 2023년 927만4천명으로 크게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이를 종합해보면 양국의 인적 교류가 양적으로는 늘고 있지만 질적인 성장없는, 상대방 국민들과 접촉하지 않는 단순 관광만 주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류의 양이 질적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이 현실은 상호 국가에 대한 이해나 상호 신뢰 등 사회적 자본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패턴은 만화,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산업의 수출입 동향에서도 나타난다. 2023년 기준 한국 콘텐츠산업의 대일 수출액은 22억9천502만2천 달러로, 이 중 1위는 게임이 50% 가량(11억4천410만5천 달러)을 차지했다. 2위는 음악(4억2천908만 달러)이었다. 대일 수입액은 1억1천372만4천 달러(방송 2천903만1천 달러, 게임 1천800만6천 달러 등)였다. 결국 게임 분야를 통한 상대국 이해가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콘텐츠산업의 교류 양 증가가 교류의 질 향상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교류 증진 필요성에 대한 양국 정부의 의지= 인적 교류에 대한 양국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은 상업적 목적 외에도 교류에 대해 공적으로 안정적 지원을 하고 자유로운 교류에 장애가 되는 정책·제도 등은 완화·제거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일 간 풀뿌리의 상호 이해 및 교류 증진에 대한 양국 정부의 의지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 이후 크게 나아진 바가 없다. 당시 양국 정상은 상호 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기초는 정부 간 교류 뿐 아니라 양국 국민 간 깊은 상호 이해와 다양한 교류에 있다는 인식 하에 문화·인적 교류를 확충해 나간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였다. 아울러 한일포럼 및 역사 공동 연구의 촉진에 관한 한일공동위원회 등 한일 간 지적 교류의 의의를 높이 평가하면서 이러한 노력을 계속 지지해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후 '한일 시민 100인 대화'나 '한일역사공동위원회' 등 민간 교류 위원회가 구성됐지만 지속되지 못하고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한일 민간 교류 양적·질적 확대 방안 한일 양국의 민간 교류를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문화를 필두로 청소년과 청년층, 정치인·지방자치단체·시민사회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한 안정적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문화 교류 확대= 한류가 전세계에 끼치고 있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방송·연예, 문화 등을 매개로 한 교류 확대는 그 중요성이 크다. 이는 젊은층을 비롯해 양 국민들이 상대국 문화를 이해하고 좀 더 가까워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민간 교류의 질적 심화 도모 차원에서 제주 올레길과 규슈 올레길 연결 등 양국을 목적지로 하는 여행 프로그램 공동 개발, 양국 내 동일 교통카드 도입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한일 차세대 교류, 교육에서 취업까지= 현재 한일 공동 고등교육 유학생 교류사업, 한일 미래인재(학사·전문학사) 초청사업, 한일 교환학생 지원 프로그램, 캠퍼스 아시아 프로그램 등 다양한 한일 대학생 교류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일 유학생이 양국에서 학점을 인정받고 산업체 인턴·취업까지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양국 내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한일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의 다각화= 청소년 교류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청소년 교류 프로그램 확대, 양국 청소년 대상 각종 이벤트 기획, '한일 청소년 사무소' 설립 등을 통해서다. 한일 청소년이라면 누구도 빠짐없이 한일 교류의 문화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한일 공동 출자 연구소 설립 및 여행 프로그램 공동 개발= 양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한국 및 일본 연구와 관련한 공동 출자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여기에 양국 간 정보(외교문서, 주요 담화 등) 공유 플랫폼을 형성한다면 지적 커뮤니티 내에서 상대에 대한 오해를 제거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의 재구성= 최근 한일 지자체는 종래의 단순 교류(2024년 기준 총 206건의 자매도시·우호도시 결연)를 넘어 실질적인 이득(투자 유치, 수출 확대, 우수 정책 벤치마킹)을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 지자체는 초국경적 지역협력(지역 FTA를 포함)을 촉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두되 일차적으로는 양국 지자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 형성을 서둘러야 한다. ▷차세대 정치인 교류= 양국 정치 리더십의 상대국 인식 여하에 따라 혐한·반일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므로 정치권의 교류, 네트워크 형성 노력은 중요하다. 특히 국회의원 보좌진의 경우 국회의원에 대한 지원을 넘어 향후 스스로 정계에 진출하는 예도 많으니 장기적 안목에서 이들에 대한 교류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한일 공생을 위한 목적별 시민 교류 활성화 지원 = 최근 양국 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지방소멸, 환경 등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한일 공생을 위한 분야별 NGO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기업 등이 이들 사업을 후원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도움말 박명희 국회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

    2025-08-31 13:30:00

  • [낳아보니 행복이다] 배준석·김지연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배준석·김지연 부부 "아이들에게 배우며 삽니다"

    대구가톨릭대 교직원인 배준석(42) 씨와 공무원인 김지연(37) 씨는 2016년 결혼해 아들만 셋 낳았다. 첫째 주혁(9)은 초등학교 3학년 생이고 둘째 주호(6)와 셋째 주환(3)은 어린이집에 다닌다. 양육 난이도는 상상 이상이라 하나라도 손이 더 필요한 판이지만 부부는 올 2월부터 떨어져 지낸다. 아내가 경기도 안양시로 전근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평일 육아는 배 씨가 근처에 사는 어머니 도움을 받아 홀로 담당하고 있다. 그는 "예전 아내가 육아휴직을 했을 때 '일하는 것보다 아이 키우는 게 더 쉽지 않냐'고 핀잔을 준 적이 있는데 망언도 그런 망언이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이런 반성을 기반으로 지금은 가사와 육아에 있어 남편들이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변에 설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각 바퀴로 돌아가는 주말 부부의 육아 일상기 현재 배준석·김지연 부부의 육아는 삼각 구도로 진행된다. 평일은 배준석 씨와 그의 어머니, 주말에는 부부가 함께 하는 식이다. 어머니는 평일 오전 6시 45분이면 어김없이 아들 집에 찾아와 아침 식사를 챙겨주고 두 손주의 어린이집 등원도 시켜준다. 이후 본가로 돌아갔다 오후 4시 또다시 아들 집에 들러 저녁식사 준비를 해주고 귀가한다. 배준석 씨는 퇴근 후부터가 본격적인 육아 시간이다. 근무시간(학기 중)이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라 퇴근 후 곧장 피아노학원에 있는 둘째 아이와 어린이집에 있는 셋째 아이를 데리러 간다. 하원 후 이들 삼부자가 향하는 곳은 집이 아닌 놀이터다. 에너지가 넘치는 남자아이들인지라 1시간 정도 실컷 뛰어놀게 해야 밥도 잘 먹고 밤에 잠도 잘 잔다. 집에 와서는 아이들 씻기고 저녁 먹이고 공부를 봐준 뒤 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거나 산책을 나간다. 돌아와 아이들이 잠이 들면 청소와 세탁기를 돌리는 것까지 다해야 그의 일과가 마무리된다. 아내 김지연 씨는 금요일 밤에 집에 와서 월요일 새벽에 올라간다. 주말에는 아내가 가족들 식사와 아이들 공부를 맡고, 남편은 청소와 세탁을 책임진다. 온가족이 함께 하는 유일한 시간이 주말이라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 노력한다. 토요일 오전에는 온가족이 두류공원 산책을 가거나 두류도서관에 책을 보러 간다. 오후에는 첫째와 둘째를 남산성당 주일학교 및 어린이미사에 데려가고, 끝나면 함께 모여 저녁을 먹는다. 아이들이 잠이 들면 이때부터 부부의 육퇴(육아 퇴직) 파티가 시작된다. 먹고 싶은 배달음식을 시키고 술도 한잔 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일요일에는 등산과 캠핑을 하며 여가를 즐긴다. 아이들에게 등산이 좋다고 해서 길이 평평한 편인 가산산성(경북 칠곡군)에 주로 가고, 캠핑은 코로나 시기부터 아이들이 좋아해 꾸준히 다니고 있다. ◆다자녀가정 부모 인사정책,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지 않게 배려해주길 아내가 없는 나흘 밤마다 둘째와 셋째 아이는 엄마 보고 싶다고, 언제 오냐고 칭얼거린다. 이럴 때마다 배준석 씨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엄마가 가장 필요할 시기인데 그렇지 못해 아이들이 측은하고, 엄마의 부재를 본인이 채워줄 수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혼자 애들 셋을 돌보다 보니 세 명 모두에게 관심을 줄 수 없는 것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첫째와 체스 게임을 하게 되면 둘째와 막내에게 소홀해지고 둘째와 레고를 하면 첫째와 막내에게 소홀하게 된다. 물론 자기들 끼리 잘 놀기는 하지만 아빠로서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 다자녀를 둔 공무원이나 회사원 등에는 가정을 꾸리고 있는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인사정책을 펴줬으면 하는 것이다. 배 씨는 "현실적으로 다자녀가정의 배우자 한 명이 거리가 먼 타지역으로 발령이 나버리면 너무 힘들어진다"며 "인사에 특혜를 달라는 것이 아니고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배려해 주십사 하는 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자녀가정 지원정책으로는 일회성 지급이 아닌 꾸준히 누릴 수 있는 전기세, 가스비 지원 확대가 가장 필요하다고 했다. 학교 돌봄, 방과후 교육의 경우에도 세 자녀 중 셋째에게만 혜택이 있는데 모든 자녀로 확대하고 다자녀 입장료 할인도 늘어나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아이들 개개인에 집중합니다" 배준석·김지연 부부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느낀 바가 있다. 아이들은 각자만의 특성과 성장 속도가 있기에 부모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고 꾸준한 사랑과 관심만 주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들 부부도 세 아이 중 말이나 걷기 등 발달이 더딘 아이가 있어 속상해 하고 자책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더니 성장이 빠른 아이에 비해서는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성급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이 집은 '다른 아이들과 절대 비교하지 않는다'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운다. 실제 세 아이는 개성이 뚜렷하다. 첫째 주혁은 호기심이 많다. 세상 모든 현상에 대해 "왜"라고 질문을 던진다. 학교에서는 발표를 잘해 발표왕으로 뽑히기도 했다. 피아노, 축구, 검도도 좋아한다. 최근에 열린 대구광역시장기 검도대회에선 동메달을 땄다. 둘째 주호는 밝고 잘 웃는 미소 천사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길 좋아해 레고와 킹콩블록으로 곤충과 놀이기구, 로봇도 만들어낸다. 삼형제 중 정이 가장 많아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놀러 나갈 때면 형과 동생도 같이 가는지 항상 챙긴다. 막내 주환은 눈치가 빠르고 영리하다. 말을 빨리 배웠다. 장난감 가게에 가면 어려운 영어식 로봇 이름을 술술 다 외워 말한다. 아빠가 지쳐 있을 때면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빠 힘내세요" 하고 노래를 부른다. 다른 형제가 말을 안 들어 혼을 내면 본인이 나서 애교를 부리며 무거웠던 집안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꿔주기도 하는 센스쟁이다. 삼형제의 공통점이라면 다자녀가정에서 생활하면서 양보와 배려, 협동, 질서 등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잘 습득해 실천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화장실을 갈 때도 동생이나 형이 먼저 들어가 있으면 기다리고, 화장실이 급한 형제가 있을 때는 양보를 해 먼저 사용하게 해준다. 레고를 만들 때면 다 함께 만들면서 협동을 배우고, 놀이를 할 때는 막내를 배려해준다. ◆가족이 주는 힘, 인생 살아갈 힘 "사랑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다고 느낍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배준석·김지연 부부의 소회다. 부부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순수한 마음을 보고 있으면 외부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나 부정적인 감정이 정화되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에게 받는 위로도 크다. 세 아이의 특성이 서로 다르기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자신의 삶을 한번 더 돌아보게 된다. 배 씨는 "아이들에겐 배울 점이 참 많다"고 강조했다. 정의감이 투철한 첫째를 보면 불의와 부정을 보고 모른 척 하거나 방관했던 내 양심을 돌아보게 되고, 정이 많아 주위사람을 잘 챙기는 둘째를 보면 나 자신을 우선시했던 이기적인 생각을 돌아보게 된다. 애교가 많고 말 한마디로 집안 분위기를 바꾸는 셋째를 보면 말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며 주변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는 요즘에는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아빠가 되기 위해 체력 단련에 열심이다. 3년 전부터 직장에서 점심시간마다 러닝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대구마라톤 풀코스도 완주했다. 마지막 결승점에서 가족들 모두 나와 응원해준 덕분에 완주할 수 있었다. 아내 김지연 씨도 최근 달리기를 시작했고 아이들도 달리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언젠가는 다 함께 마라톤대회에 참가해보는 게 꿈이다. 가족 종교가 가톨릭이고 걷는 것도 다들 좋아해서 천주교 순례길인 한티가는길도 함께 완주해보고 싶다. 배준석·김지연 부부는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고 했다"며 "가족이 많은 만큼 인생 희로애락도 서로 힘이 되어주며 수월하게 건널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대한 즐기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2025-08-28 13:30:00

  • [리더 열전] 최주원 광복소나무사랑모임봉사단 회장

    [리더 열전] 최주원 광복소나무사랑모임봉사단 회장 "정부는 방치된 광복 기념물 조사·발굴 및 보존에 관심 가져야"

    대구시 동구 평광동 단양 우씨 재실 첨백당 앞에 서 있는 수령 100년의 소나무. 1945년 해방을 기념해 단양 우씨 집성촌 청·장년들이 심은 것이다. 이 소나무가 알려진 것은 2004년, 당시 대구 동구 도평동 최주원 동장이 소나무 유래를 조사하면서다. '광복소나무'란 이름도 그때 붙여줬다. 그만큼 광복소나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었던 그는 공직 퇴직 후 관련 행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함께 2013년 8월 15일 '광복소나무사랑모임 봉사단'을 창립하고 매년 광복소나무 무병장수 기원행사, 정기 모니터링을 통한 보호·관리, 유래비 건립 등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단 창립과 함께 회장도 줄곧 맡고 있다. 창립을 계기로 그는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광복 기념물 발굴·조사에 나섰다.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봉사단 차원에서 직접 착수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현재까지 기념 식수(소나무) 5곳, 기념비·탑 18곳 등 총 23곳을 발굴했다. 이를 바탕으로 봉사단은 이달 한 달 간 광복회대구지부 항일 독립운동 체험학습관과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에서 전국 최초로 '광복 기념물 사진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최 회장은 개인적으로 잊혀져 있던 독립운동사를 세상에 알리고 후손 없는 독립운동가가 서훈을 받도록 하는데도 일조했다. 2018년 대구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시민추진위원으로 위촉되면서 동구 미대마을에서 인천 채씨 문중 등 8명이 주도한 '여봉산 3·1독립만세운동'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계기다. 이후 이 운동을 재조명하기로 마음먹고 이듬해 채씨 문중 및 공산지역 유지들과 '미대 여봉산3·1독립만세 기념비 건립위원회'를 발족한 그는 위원회 사무국장을 맡아 자료를 손수 정리하고 미대마을 앞 공원에 기념비를 제막했다. 2020년에는 애국지사 8명 중 후손이 없어 독립운동가로 등록받지 못한 권재갑 선생이 마지막으로 등록됐는데, 이 과정에서도 그는 입증자료와 공적조서 작성, 독립유공자 포상신청서 제출 등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았다. 2024년엔 여봉산3·1독립만세 기념비의 현충시설 지정을 신청해 올 4월 공식 지정됐다. 이 밖에도 그는 태극기 기증 및 달기 운동, 대구 찬가(능금꽃 피는 고향) 노래비 건립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구 사랑, 나라 사랑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이러한 공로로 행정안전부장관상, 대구시장상, 금오대상 등을 수상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바라는 바가 있다면 광복소나무가 대구시 '자연유산'으로 지정되고 대구시티투어 코스에도 선정돼 역사교육 체험장과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것"이라며 "나아가 무관심하게 방치된 광복 기념물에 대해 정부는 좀 더 관심을 갖고 보존해 후세에 물려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 대구 경제 발전과 인재 육성의 밑거름이었던 대구사과에 대한 '역사문화체험관'이 꼭 건립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2025-08-21 15:55:06

  • [리더 열전]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리더 열전] 문상직 팔공산예술인회장 "팔공산 이웃 예술인들과 더불어 살아갑니다"

    팔공산예술인회는 2008년 팔공산 일대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회원은 총 44명으로 회화, 조각, 공예, 염색, 음악, 무용, 서예, 건축, 문학 등 분야도 다양하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정기 전시를 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는 회원 중 한 명을 선정해 개인 초대전도 열어주고 있다. 정은기(조각), 김지희(염색), 변유복(조각), 권대자(문학), 김영창(도자공예)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팔공산예술인회 회장은 '양(羊) 그림'으로 유명한 문상직(77) 화백이 맡고 있다. 창립 그해부터 현재까지 무려 18년째다. 사정을 모르는 이라면 감투를 좋아해서 그런 것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실은 회장을 맡으려는 사람이 없어서다. 회비를 일절 걷지 않으니 전시 등 행사에 드는 비용은 오롯이 회장이 담당해야 할 몫이다. 후원금을 받아 경비를 조달하거나 사소한 부분은 본인 사비로 처리한다. 문 회장은 "지금까지 살면서 무슨무슨 단체 수장 제의가 수없이 들어왔으나 체질상 맞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인으로 사는 게 인생 모토라 전부 고사해왔다"며 "딱 하나 예외 케이스가 팔공산예술인회인데, 회원들이 다 이웃사촌들이라 서로 도우며 살아가야겠다 싶어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팔공산예술인회에 대한 자부심과 동료 사랑도 크고 깊다. 그는 "인지도가 어느 정도 있어야 우리 모임에 들어올 수 있는데, 엄태조 회원만 봐도 국가무형유산 제55호 소목장 보유자로 상당한 실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엄 회원을 비롯해 작업환경이나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이들이 너무 많으니 그나마 형편이 나은 나라도 도울 수 있으면 무엇이라도 도우려 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그는 팔공산예술인회 회원 중 고령이거나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종종 먹거리나 과일 등을 사서 안부도 확인할 겸 들여다본다. 회원들의 애로사항을 상담하고 해결해주는 역할도 도맡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그를 두고 '팔공산 원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팔공산예술인회와 일반인들을 연결하는 '예술인 작업실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대중과 예술인의 상호 접점을 넓혀야 문화 저변 확대도 가능하다는 생각에서다. 문 회장은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했으니 그 위상에 걸맞게 문화예술도 팔공산에서 활짝 꽃 피울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 중심에 팔공산예술인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을 테니 시민들도 많은 관심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2025-08-18 15:24:20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4)실익 중심의 경제 협력 확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4)실익 중심의 경제 협력 확대

    세계무역 질서의 변화 등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한일 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양국이 직면한 여러 리스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독 대응 보다는 상호 보완적 경제 협력 모델로 공동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일 경제 협력의 방향성을 주도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능동적 대응도 요구된다. 전략적 협력 아젠다 설정, 정치적 변수로부터 경제 협력 분리, 민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협력 생태계 조성 등에 힘써야 한다.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경제관계 구축 과정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경제관계는 자금, 기술, 통화 협력 순으로 변화해왔으며 일본 주도, 수직적 분업, 대일 무역적자 고착이 특징이었다. 청구권자금은 일본 수출을 촉진하는 구조였고 이후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했으나 소재, 부품 분야에서는 일본 의존이 지속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는 통화 협력이 강화되며 관계가 확장됐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한국의 국산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대일 무역구조에 균열이 생겼다. 독도 방문, 강제징용 판결 등으로 정부 간 충돌이 잦아지면서 경제 협력도 흔들렸다.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냉각된 관계는 2023년 셔틀외교 복원과 수출 규제 철회로 정상화의 전기를 맞았다. 하지만 2025년 트럼프 재집권과 글로벌 환경의 급변 등으로 다시 불확실성이 증대된 만큼 한일 양국의 경제 협력도 보다 독자적이고 유연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한일 경제 협력의 필요성 증대 한일 양국이 경제 협력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글로벌 패러다임이 새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먼저 지정학(지리적 위치 관계가 국제 정치·안보·경제에 미치는 영향)·지경학(경제적 힘을 이용해 다른 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 리스크의 구조적 심화 요인이다. 21세기 들어 글로벌 공급망은 '저비용·고효율'에서 '탄력성·안정성'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곡물·에너지 공급망이 붕괴된 데 이어 미중 기술패권 경쟁과 대만해협 긴장 심화로 반도체, AI, 배터리 등 핵심 전략물자의 공급망도 지경학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 세계은행(2023)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망 붕괴 취약도 순위에서 한국은 1위, 일본은 7위를 기록했다. 두 나라 모두 에너지, 식량, 핵심 소재·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자국 내 생산 만으로는 안정적 조달이 어려운 구조이므로 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글로벌 거버넌스가 재구축되면서 가치동맹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정치 양극화와 자국중심주의(America First) 기조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다자체제는 사실상 무력화되고 미국이 주도하는 일방주의 통상정책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중국은 대만해협, 남중국해, AI·반도체 등 전략산업을 둘러싼 지정학·지경학적 불확실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따라서 '미중 양강구조 + 다자체제 약화 + 중견국(미들 파워) 역할 증대'라는 복합 패턴 속에서 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등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글로벌 거버넌스 재편 과정에서 협력할 이유가 다분하다. 첨단 기술산업의 패러다임 전환도 빼놓을 수 없다. AI, 반도체, 양자컴퓨팅, 바이오, 우주항공 등 첨단기술 산업의 급부상은 국가 간 경제력과 안보력의 핵심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은 막대한 자본 투입, 고급 인재의 대규모 확보, 생태계 내 기업·기관 간 수평·수직 협력이 필수적이므로 단일국가 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한계가 분명하다. 따라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의 기술·인재·자원 풀링(pooling·공용화)이 필요하다.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또는 제3세계 국가) 전략과 시장 확대 차원에서도 한일 양국의 협력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동남아,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의 경제·인구 잠재력이 부상하는 가운데, 양국은 경제 협력을 통해 시장 확대 이익을 누릴 수 있다. DX(디지털), GX(그린), BX(바이오)를 연계해 표준체계를 공동 구축하고, 글로벌 사우스 시장 진출 및 투자 확대를 통해 상호 윈윈의 협력모델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경제안보 이슈(반도체 핵심 소재, 데이터·통신 인프라 등)의 심화, 트럼프 변수, 한일의 변화된 무역 분업구조 등은 한일 경제 협력의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미래지향적 한일 경제 협력 방안 한일 양국이 한계를 극복하고 협력의 필요성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첨단 제조업, 탈탄소 인프라 구축, 노동시장 및 자본시장 등에서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공급망 협력 모델= 한국은 중국의 요소수 수출 규제로 물류 대란을 경험했고, 일본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었다. 광물, 식량, 에너지, 원자재 등 전략물자 리스트 상호 매핑(mapping), 공동 비축 및 조달 인프라 구축, 기술·R&D 협력 등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에 공동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아울러 제3국 공동 농업투자 및 계약 재배, 공동 조달·비축 체계 구축 등을 통한 식량 협력과 LNG 공동 구매 및 카고 스왑(Cargo Swap, 물량 교환) 확대, 수소·암모니아 청정에너지 협력 등 에너지 공급망 협력도 필요하다. ▷첨단 제조업 협력 모델=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분야에 강점이 있고 한국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대량 생산과 시스템 통합 역량이 뛰어나다. 양국이 첨단산업의 가치사슬 전 단계에서 중복 투자 최소화, 공급원 다변화, 공동 비축체계 구축 등 상호 보완적 협력을 한다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 막대한 투자와 고급 인재의 확보가 필수인 첨단산업에서 한·일은 미·중에 비해 단독 대응에 한계가 있으므로 자본과 인력의 상호 보완·공유로 기술개발 속도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6G, AI 윤리, 양자 암호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국제표준 선점도 양국이 협력할 부분이다. ▷탈탄소 인프라 구축 협력 모델=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 IRA 등 글로벌 기후 규범 강화 속에서 탈탄소 인프라를 선제 구축하지 않으면 수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린 수소, 암모니아,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 포집·저장) 등 탈탄소 인프라 구축은 막대한 초기 투자와 장기간의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자본·기술·인재를 풀링해 투자 위험을 분산하고, 수소·암모니아 생산·운송· 저장·활용 모든 단계에서 공동 투자 및 기술 개발 추진으로 사업화를 가속화해야 한다. 양국이 탈탄소 인프라 개발 경험과 금융 역량을 결합하면 제3국 시장에서의 공동 진출과 경쟁력 제고도 가능하다. ▷노동시장 및 자본시장 통합 모델= 한국은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하고 일본은 숙련 화이트칼라 인력 수요가 높다. 양국이 노동시장 연계 및 통합을 한다면 각자가 가진 경제·사회적인 구조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일 간 자본시장도 기본적으로 자유화돼 있기는 하지만 금융상품 상호 진출, 기업의 상장, 결제·청산 인프라, 금융감독 공조 등은 미흡하다. 따라서 자본시장 통합 노력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통화 스왑(자국 통화를 상대국 통화와 교환하는 계약) 확대 및 결제시스템 연동을 통해 환리스크 완화 및 금융위기 대응능력도 강화할 수 있다. 나아가 한국과 일본이 공동 금융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가 주도하는 동북아 금융허브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도움말 이창민 한국외국어대학교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2025-08-17 12:30:00

  • [낳아보니 행복이다] 양이수·장현주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양이수·장현주 부부 "배워서 남 주는 가족 되고파"

    양이수(49) 씨는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다. 평일에는 대구 성서공단 내 기계 가공업체에서 근무하고 주말 오후에는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내 장현주(47) 씨는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한 어린이집의 교사다. 둘은 2003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 넷을 뒀다. 첫째 시은(22)은 딸이고 나머지 주원(20), 서원(18), 지원(15)은 아들이다. 이들 여섯 가족은 모두 수영을 즐겨하고 실력도 수준급이다. 아빠 양 씨는 "주말에 온 가족이 아침 수영을 하고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이 저에겐 소소하지만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수영에 진심인 여섯 가족 양이수 씨는 대한적십자 수상인명구조 자격과 대한수영연맹 수영심판 자격이 있어 수영장 안전요원과 심판 활동을 하고 있다. 아내 장현주 씨도 올해 수영심판 자격증을 따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부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수영을 자녀들에게도 가르쳤다. 첫째 시은은 10살 때부터 수영을 배워 대학교 1학년 때 수상인명구조 자격증과 수상인명구조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방학 때면 수영장에서 강사 아르바이트도 한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둘째 주원도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친 바로 다음달부터 수영장 파트타임 강사로 들어가 현재까지 수영강사로 지내고 있다. 대학을 가지 않기로 결정한 그는 조만간 해군해난구조대에 지원할 예정이다. 셋째 서원과 막내 지원도 어릴 때부터 수영을 배워 여러 수영대회에서 입상까지 했다. ◆돈독하고 사이좋은 4남매 4남매는 나이 차가 많지 않다 보니 친구처럼 지낸다. 각자 방이 있지만 혼자 틀어박혀 있지 않고 함께 공부를 하거나 어울린다. 남동생들은 밖에 나갔다 귀가하면 무조건 누나(시은) 방에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잠시 얘기라도 나누고 제 볼일을 본다. 누나가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공부를 하다 늦은 밤 귀가할 때면 동생 셋 중 누구 한 명은 반드시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에 마중을 나간다. 자녀들 중 유일하게 고정 수입이 있는 둘째 주원은 월급날이면 누나와 동생들에게 용돈을 줄 정도로 착한 동생이자 좋은 형이다. 셋째 서원은 중학생 때 심하게 사춘기를 겪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했다. 하지만 누나 마중을 제일 많이 나가고 집안 심부름도 제일 열심히 한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검정고시와 수영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막내 지원은 중학교 2학년으로 한창 사춘기가 진행 중이지만 누나, 형들과는 매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장난도 친다. 이 집안의 애교 담당이다. 이렇게 사이 좋고 우애 깊은 자녀들을 보고 있노라면 양이수·장현주 부부는 그렇게 흐뭇하고 뿌듯할 수 없다. 그 어떤 부자보다 가진 게 많다고 느껴진다. 양 씨는 "아내와 약속한 게 아이 둘은 외로울 것 같으니 세 명을 낳자는 것이었는데, 키워보니 아이들이 모두 수월해 넷까지 낳게 됐다"며 "우리 부부에게는 이 아이들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했다. ◆세상 살아갈 힘 길러주는 게 부모 역할 부부의 교육관은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해주고, 책을 많이 읽어줬으며, 악기 하나와 운동 하나는 평생 취미로 삼을 수 있도록 가르쳤다. 나아가 운동이든 음악이든 단순 취미가 아니라 타인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도록 했다. 첫째가 평리성당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 "내가 갖고 있는 달란트(재능)는 남을 위해 쓸 때 빛난다"고 한 원장수녀의 말씀을 듣고서다. 이 때부터 부부는 수영을 본인 가족 만의 취미이자 특기가 될 수 있도록 갈고 닦았다. 이들 가족은 악기도 모두 하나씩은 능숙하게 연주한다. 첫째 시은은 4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접해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 배웠다. 대학 진로를 그쪽으로 할까 고민할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결국 이공계 학과에 진학했다. 그래도 재능을 썩히지 않고 대학 음악 동아리에서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성당에서는 주일미사 반주 봉사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남동생 셋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어릴 때부터 배웠다. 지금은 피아노만 가끔 연주하는 정도다. 엄마도 피아노에 능숙하다. 아빠는 기타를 칠 줄 아는데 집에서 가끔 기타를 들면 첫째는 바이올린, 나머지는 피아노나 노래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 레퍼토리는 성시경의 '넌 감동이었어'나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등 조금은 철 지난 가요다. ◆다자녀가정, 힘든 점도 있지만 이점이 더 많아 자녀 넷을 키운다는 것은 경제적인 면에서는 분명 어려운 일이다. 식자재도 대용량으로 구매해야 하고 학원비와 용돈도 많이 나간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덩치가 커지면서 마트에서 몇십만원치를 사 놓아도 금방 떨어질 정도로 많이 먹는다. 국은 찜솥에 끓이고 고기볶음도 중국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조리도구(웍)에서 할 정도지만, 그마저도 남동생 세 명이 다 먹어 치워 첫째 시은은 자기 살 방도를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 먹을 것을 챙겨 몰래 숨겨 놓는 식이다. 그래서 부부는 "우리 아이들은 어딜 가도 굶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설거지, 빨래 등 집안일도 무시 못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부부는 이를 어느 한 쪽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일 네 일 구분 없이 먼저 보는 사람이 해버리는 식으로 집안일을 분담한다. 잠시 손을 놓으면 엄청나게 쌓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한다는 게 이들 부부의 암묵적인 룰이다. 양이수 씨는 "자식이 하나일 때와 둘일 때가 다른 것처럼 넷일 때는 정말 확연히 다르다"며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옷도 네 명의 옷을 사줘야 하고 신발, 가방, 수영복까지 네 명의 것을 사야 하니 솔직히 경제적으로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쇼핑을 하다 보면 품질보다는 가격표에 눈이 먼저 간다"며 "아이들 수영 강습 같은 것도 대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다자녀 할인을 받아 최대한 저렴하게 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다자녀가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아졌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주택 임대료 및 대출 이자 지원, 다자녀가정이 생활할 수 있는 임대주택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난방비와 전기세 등 공공요금 할인 확대도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은 전기요금을 월 최대 1만원까지만 할인해준다. 다자녀가정을 위한 대중교통 요금 혜택도 지하철은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되지만 버스는 지원이 되지 않아 아쉽다. 그는 "다자녀가정을 위한 정책이 대상자들에게 경제적으로 확실히 도움이 되는 방향이면 좋겠다"며 "가장 큰 부분이 주거 안정화 지원이라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래도 힘든 부분 보다는 가족이 많아 좋은 점이 더 많다는 게 양이수·장현주 부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섯 식구다 보니 한시도 심심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다. 가족 SNS 채팅방에 누구 한 명이 음식 사진이라도 올리면 핸드폰이 불이 날 정도로 알림음 소리가 계속된다. 아이들도 형제자매가 많은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대체로 교우관계가 좋고 사회성도 좋은 편이다. 각자의 생각과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애쓰다 보니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부부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각자 경제적인 안정을 얻고 취미 생활도 즐기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나중에 출가해서도 다들 지금처럼 형제자매 간에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며 산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2025-08-14 12:30:00

  • [리더 열전] 이춘희 동구팔공문화원장

    [리더 열전] 이춘희 동구팔공문화원장 "문화원 위상 강화에 힘쓸 터"

    "즐겁고 유쾌한 프로그램과 깊이 있는 문화사업을 전개해 품격 있는 지역문화의 장을 열어가겠습니다." 올 1월 취임한 이춘희(64) 대구 동구팔공문화원장은 "수려한 팔공산과 금호강을 품고 있는 동구는 우리 역사의 보고이자 문화의 산실"이라며 "이런 동구에 설립된 문화원인 만큼 그 위상을 바로 세우고 공고히 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동구팔공문화원을 '주민들과 예술인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원'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이를 구체화한 첫 결과물이 지난 5월 문화원 2층에 개설한 사랑방이다. 문화원을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단초 성격인 셈이다. 실제 사랑방이 생긴 후 문화원 이용객들의 반응이 꽤 괜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에는 문화원에 와도 잠시 앉을 만한 곳도 변변히 없었는데 사랑방이 생기니 여러모로 편리하고 소통의 공간으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문화원 1층에 북카페 겸 도서관을, 지하엔 전시공간을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세워 놓고 있다. 문화원 활성화 및 지역문화 창달을 위한 사업에도 의지를 표명했다. 동구지역의 문화를 발굴·조사·연구해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물론 국내외 문화 교류 프로그램(광주동구문화원, 일본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5월 시작한 구구탐방 프로그램(동구지역 유적지와 예술인 작업실 탐방)과 같은 주민 친화형 사업의 확대 발굴에도 문화원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누군가 대구 동구나 팔공산에 가면 뭐가 있나 물었을 때 동구팔공문화원에 문의해봐라 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면 좋겠다"며 "그 새로운 변화를 구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또 '지역문화사업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문화원의 설립 목적을 잊지 않고 지역 문화 창달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늘 살피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이 원장은 법무법인 삼일 대표변호사로, 대구지방변호사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5-08-06 15:47:15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3)정치·외교·안보 협력 강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3)정치·외교·안보 협력 강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등으로 국제정세의 혼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가 더욱 밀착하면서 한국에 대한 안보 위협도 증대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적 접근, 탈(脫)자유주의 지향 등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한미관계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변화하는 동아시아 국제질서, 중국의 팽창과 북한의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보 분야에 공동의 이익이 있는 한일 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양국은 이제 과거보다는 미래에 중점을 두고 국익 관점에서 정치·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한다. ◆한일 양국이 연계된 현안 정치·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한국과 일본은 여러 위험에 함께 노출돼 있다. 우선 북한 리스크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러시아와의 밀착도 진행 중이다. 북한의 군사적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한일 양국 공통의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다음은 중국 리스크다.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고 해양에서의 세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라는 장기적 위협과 최근 중국의 해양 구조물 설치와 같은 단기적인 변화에 양국 모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 리스크도 상당하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관세 문제에서도 동맹국 이점은 없었다. 즉 트럼프의 탈(脫)자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동맹국과의 관계 소홀 등은 한국과 일본의 장·단기적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 경쟁의 격화와 장기화도 한일 양국에 커다란 위험 요인이다. ◆정치·외교·안보 협력의 필요성 한일관계를 양자 관계의 틀에서만 바라본다면 협력의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중 전략 경쟁을 고려하고 동아시아 및 글로벌 관점에서 국익을 분석한다면,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크다. 물론 대미, 대중, 대러, 대북 정책에 있어 한일 양국의 이익이 일치할 수는 없지만 미중 양강 구도 속에서 양국의 협력은 외교적 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로부터 이익을 얻는 수혜 국가라는 점에서, 협력을 통해 이러한 제도적 근간들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서로의 국익에 부합한다. 한일 양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및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의 안보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대북 접근 등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힐 수 있다. 동아시아지역 패권 국가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한국과 일본은 협력해야 한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공격적인 외교 방식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큰 위협 요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도 필수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경제)·안보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은 '비대칭적 상호 의존'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요구에 대응하는데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협력을 통해 경제·안보 차원에서 미중 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문제를 극복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경제적 압박에 대응하는데 있어 양국의 논의와 협력은 중요하다. 이 뿐 아니다. 한일 양국은 글로벌 기여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는 중이므로 협력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기존 동북아 중심 외교, 4강 외교를 벗어나 글로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외교적 지평을 넓혀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안보(군사적 위협 뿐 아니라 질병, 빈곤, 환경 파괴 등 비군사적 위험까지 포함한 개념), 기후변화, 에너지, 보건, 디지털, 재난 위기 관리 등 비전통적 안보 분야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한일의 전략적 협력 방안 동아시아의 안보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은 정치·외교·안보 협력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과 논리를 모색해야 한다. 첫째, 미중 전략 경쟁은 초강대국들 간 권력정치의 양상을 띠므로 한일 양국은 미들 파워(middle power, 중견국) 입장에서 상호 협력을 추구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 때 한일 협력은 단순히 미중 전략 경쟁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지역과 지구 안보 질서를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일본은 이미 인도·태평양 구상과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대화·협의체)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창출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한국도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참여 등을 통해 규범 제정과 새 질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 중국과 북한의 핵·미사일 무기 능력 증강과 핵 전략의 변화로 핵전쟁의 위험이 커진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북한과 중국 문제는 별개가 아닌 동아시아 지역 질서 안정에 직접 연관되는 현안이므로 한국과 일본은 인도·태평양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정세 인식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위한 정책 구상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사전에 일본 자위대의 역할 분담 및 활동 제한을 논의하고 국방당국 간 대화를 통해 제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아시아 동맹 구조의 근본적 변화 과정에서 한미일 협력의 이상적 형태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안보는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고 미국을 축으로 한 안보 협력 역시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바퀴살 동맹체제가 다층적 안보협력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 갈등의 발생 소지가 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새로운 동맹체제가 위계적 동맹체제가 아닌 분업적 동맹체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한반도 등 중요 분쟁 지역에 대한 국가들 간 이해관계와 위협 인식을 식별하고 이에 기초해 바람직한 안보 질서를 위한 역할을 재정비해야 한다. 넷째, 국제질서 변동 및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한일 양국은 '밖으로의 안보 협력' 형태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전통 안보 분야가 그것이다. 이를 통해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상호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우호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글로벌 리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여가 중요하므로 아세안(ASEAN)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지지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곧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이후 양국이 약속했던 국제사회 공헌을 위한 협력의 연장선이다. 〈도움말 한의석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5-08-03 12:30:00

  • [낳아보니 행복이다] 조광형·유미원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조광형·유미원 부부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죠"

    프리랜서 음악가(기타 연주 및 레슨)인 조광형(56) 씨와 대구 동촌성당 사무장인 유미원(45) 씨는 2006년 결혼해 슬하에 4남매를 뒀다. 위로 둘(한국해양대 1학년 유비, 경상고 3학년 유신)은 남자아이고, 아래로 둘(동부고 1학년 유주, 입석중 2학년 유온)은 여자아이다. 엄마 유미원 씨는 "육아 원칙으로 가장 영순위에 두는 것은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라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은 늘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이 바쁜 가족들 이 가족의 특징 중 하나는 구성원 모두가 주말에 바쁘다는 것이다. 엄마 유미원 씨는 직업상 주말에 출근하기도 하고 업무도 일주일 중 이 때가 가장 많다. 아빠 조광형 씨는 기타 레슨이 주말에 몰려 있다. 주로 성당의 밴드부를 가르치는 일이라 대구경북 곳곳을 누빈다. 아이들도 주말이면 성당 활동과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분주하게 지낸다. 이 집 식구들은 모두 종교가 가톨릭이다. 첫째 유비는 용돈을 벌기 위해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둘째 유신은 대학 입시 준비로 주말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두 딸은 성당 주일학교 전례부 및 밴드부에서 각각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며 활약하고 있다. 넷째 유온은 "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하는데 '온 식구가 일주일에 몇 번 저녁을 같이 먹냐' 는 질문에 '저희 가족은 일주일에 7번 아침을 같이 먹는다'고 적어낸 적이 있다"며 "어릴 때도 아빠가 쉬는 월요일에 주로 가족 외출을 했는데 박물관이나 휴양림이 대체로 그날 휴관이 많아 다른 곳을 찾아서 잘 다녔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이 집 아이들이 부모를 원망한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다. 오히려 바쁜 부모, 특히 아빠를 걱정할 정도로 속이 깊다. 유주는 "아빠는 남들이 놀 때 일하고 남들이 일할 때 쉬는 것이라 어떻게 보면 아빠만 밤낮 없이 바쁜 생활을 하는 셈"이라며 "우리 집은 우리 집만의 사정과 룰이 있는 것이고 가족 모두 그 안에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엄마 유미원 씨는 이런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는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그런데도 아이들이 오히려 이런 사정을 이해해주고 각자의 역할에 더욱 집중해주는 것 같아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이 가족의 또 다른 특이점은 온가족이 악기 하나씩은 연주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부를 제외하고 자녀 넷 모두 검도 유단자(유비 2단, 유신 2단, 유주 1단, 유온 2단)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육아 원칙은 '부부의 행복' 남편 조광형 씨는 남자 형제만 셋인 집안에서 자랐고, 아내 유미원 씨는 위아래 남자 형제만 있는 3남매 집안의 고명딸로 자랐다. 이 때문에 둘 다 자라면서 여자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바람대로 부부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딸 둘, 아들 둘을 낳았다. 넷을 낳은 이유는 결혼 전 주례 신부님과의 약속 때문이다. 유미원 씨는 "결혼을 성당에서 했는데 주례를 서주기로 한 신부님이 서로에게 편지를 써오라고 했다"며 "그 때 제가 4명을 낳겠다고 약속을 해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 얘기를 전해들은 동서가 '이렇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형님 뿐'이라고 하더라"며 "남편도 마찬가지지만 우리에겐 지금 4명도 크게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지금까지 자녀 넷을 키워오면서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다'는 육아 원칙을 지켜왔다. 유 씨는 "애들 넷이 똑같이 밥을 먹기 시작하면 둘째만 유독 먹는 속도가 느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이 아이가 정상이고 나머지 3명은 엄마 눈치에 빨리 먹고 마는 것이니 아이를 나무라지 말라'고 했다"며 "그 때부터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고 꾸중하지 않는 게 육아 원칙이 됐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맞추지 않고 엄마에 맞춰 아이들을 키운다'는 육아 원칙도 있다. 첫 아이가 온몸이 빨갛게 달아올라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그에게 한 조언 때문에 생긴 원칙이다. 당시 의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엄마, 이 아이는 이제 태어나서 세상에 적응해요. 엄마는 27년을 이미 살아 왔잖아요. 이 아이가 엄마에게 맞추는 게 쉬울까요? 엄마가 아이에게 맞춰주는 삶이 나을까요? 아이에게 맞추려면 엄마 못 살아요. 엄마에게 아이가 맞춰 자랄 수 있게, 예를 들면 소음에 노출돼도 잘 잘 수 있도록 그렇게 키워요." 그 때부터 부부는 아이들을 유별나게 키우지 않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무덤덤하게 키우는 육아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그 방식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더 체감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원칙 보다 조광형·유미원 부부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부부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원칙이다. 부부가 화목하고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언제나 아이들 보다 서로가 영순위다. 유 씨는 "결혼 후 한 번도 집안 욕실 청소를 해본 적이 없다"며 "육아 분담에 있어 아이들 목욕과 욕실 청소는 남편 몫이었는데 이를 귀찮게 생각지 않고 언제나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줘 이 사람이 나를 참 배려하고 있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넷 낳은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첫째 유비는 친구들에게 가족 소개를 할 때마다 늘 똑같은 반응을 접한다. '동생이 3명이나 있어?'. 그럴 때마다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어머니가 세삼 대단하게 생각된다. 둘째 유신도 형제자매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형이랑 동생 2명 있다고 하면 좀 놀라면서 "어머님이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네 남매는 형제자매를 많이 낳아준 엄마아빠를 존경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형제자매가 많다는 것을 행복으로 느낀다. 무엇보다 형제자매가 많아서 제일 좋은 점은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유주는 언제든 대화할 상대가 있고, 고민이 있을 땐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음의 쉼터가 있다는 것이 제일 큰 위안이라고 했다. 특히 명절이나 생일 같이 가족이 다 모이는 날에는 집안이 시끌벅적해서 늘 따뜻한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넷째 유온도 "가족 수가 많으니 서로 의지하고 돈독하다는 점이 좋은 점"이라며 "언니 오빠들이 있으니 든든하다"고 했다. 서로가 있어 즐겁다는 것도 이들 4남매가 공통으로 느끼는 장점이다. 유비는 "집안이 항상 시끌시끌하고 평범하게 지나가는 법이 없어 하루하루가 재밌다"고 했고, 유신도 "어릴 적을 되돌아보면 어느 날은 형과 놀고 어느 날은 동생들과 놀고 늘 재미있었다"고 회고했다. 앞으로 이들 여섯 가족이 바라고 꿈꾸는 바는 그저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것' 뿐이다. "아빠는 아빠하는 일 잘되고, 엄마는 엄마일 하며 두 분이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게 아이들 바람이고, 부부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대로 살아가길 기도하고 있다. 첫째 유비는 졸업과 동시에 해양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다. 둘째 유신은 체육대학 입학이 1차 목표고 그 다음은 체육교사가 되는 것이다. 막내 유온은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살고, 모두 결혼해서는 명절이나 제사 때 한 번씩 얼굴 보며 살고 싶다"고 했다. 셋째 유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직업을 갖고 싶고 무엇보다 가족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유주는 또 다자녀가정 혜택과 관련해 대구시에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제 경우 다자녀가정에 해당돼 대구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버스 환승 시에는 그대로 연동되지 않고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학교에 가려면 도시철도를 탄 뒤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정책하는 분들이 이런 허점은 제발 좀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2025-07-31 11:57:33

  • [리더 열전] 이무열 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장

    [리더 열전] 이무열 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장 "대구 관광, 이야기 보따리 풀릴수록 깊은 맛"

    대구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1천110만7천436명으로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수는 110만1천795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전체는 12.6%, 외국인은 57.78% 증가한 수치다. 그 배경에는 근대골목과 동성로, 서문시장·서문야시장, 수성못, 동촌유원지 등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데다 맞춤형 관광정보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운영한 부분도 주효했다는 게 대내외 평가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구문화관광해설사들의 활약이다. 대구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객들에게 지역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특정 부스(동화사, 대구박물관, 도동서원 등 39개)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대구의 숨은 가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영어, 중국어, 일어 해설이 가능하며 인적 구성도 향토사학자, 전직 교사, 공무원 출신, 주부, 화가, 문인, 서예가, 성악가 등으로 다양하다. 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는 총 138명인 대구문화관광해설사들의 모임으로, 회장은 대구MBC 구성작가 출신인 이무열(68) 씨가 맡고 있다. 2008년부터 대구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한 그는 매일신문과 대구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고 2010년엔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이 회장은 "대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문화관광 해설 요청이 증가하는 걸 보면 인기가 많다는 반증 아니겠나"며 "관광객들에게 대구에 좋은 인상과 추억을 남겨줄 수 있도록 해설사들 모두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해설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현장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관광하는 것과 그냥 둘러보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게 이 회장 지론이다. 그는 "진정한 대구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해설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많은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며 "아는 만큼 보이고 두드리는 만큼 열리는 대구의 이야기 보따리는 풀면 풀수록 더 깊은 맛을 낼 것"이라고 했다. 대구 문화관광 발전을 위한 조언도 내놓았다. 새로운 관광코스 개발, 다양한 음식 소개, 숙박 시설 보완, 현장 의견 수집 등이 그것이다. 그는 "단순히 한번 왔다가 지나쳐 가는 곳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다시 올 수 있는 대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전문가들은 물론 현장을 잘 아는 해설사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청취해 관광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화관광해설사들에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이 회장은 "해설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각종 문화강좌 수강, 지속적인 보수교육, 문화유적지 현장답사 등이 필요하다"며 "해설사로서 자존감을 갖고 관광객들을 대할 수 있도록 대구시 등은 해설사 지원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2025-07-24 15:33:41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2)관계 걸림돌 '과거사' 극복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2)관계 걸림돌 '과거사' 극복

    과거사(역사) 문제는 한일관계를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데 있어 발목을 붙잡는 최대 갈등 요인이다. 안보와 경제 분야의 실질 협력과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사이에 나타나는 뒤틀림, 이것이 한일관계가 갖고 있는 딜레마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과거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는 단연코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역사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출발점은 한일 양국이 역사 인식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야 한다는 자각 또는 인식이어야 할 것이다. ◆한일 역사문제 현황 동북아역사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에서 3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2024년 7월 22~30일)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은 57.3%였으나 일본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5.1%에 불과했다. 일본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고 있어서'라는 응답이 51.9%로 가장 높았다. 그간 한일 과거사 문제는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소송, 강제동원 시설(군함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일본 교과서 기술 왜곡,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됐다. 그 성격은 기본적으로 '역사 인식'과 '청구권 문제' 등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사 인식' 문제의 핵심은 1910년 일본의 한국병합과 식민지 지배를 합법이라고 볼 것인지, 불법이라고 볼 것인지, 이를 정당하다고 볼 것인지, 부당하다고 볼 것인지 등으로 요약된다. 한국정부는 1951년 한일회담 시작 당시부터 일본의 한국병합은 처음부터 불법이고 무효이며 따라서 식민지 지배도 불법이라는 일관된 견해를 갖고 있다. 반면 일본정부는 식민지 지배는 부당하나, 한국 강제 병합과 식민지 지배는 합법이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노무자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서도 일본정부는 피해자가 고통을 당했다는 점은 인정하나, 불법(강제) 동원 및 노동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한일 정부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부당했다는 점에서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일본의 한국병합과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었다는 점에 관한 인식 차이는 원론적인 차이라 할 수 있다. '청구권 문제'의 핵심은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식민지 피해에 대한 배상과 보상이 전부 해결된 것으로 볼 것인지, 해결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견해 차이다. 일본정부는 청구권 협정으로 노무 동원 피해,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를 포함한 모든 청구권 문제를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은 일본의 한국병합이 불법이었고 따라서 당시 조선인을 동원한 근거가 된 총동원법과 징용령도 불법이었기 때문에 "조선인 동원은 불법이었고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렇듯 청구권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 정부의 견해 차이도 원론적인 차이로, 사할린 한인 귀국 지원사업 등 일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제외하고는 외교 협상을 통한 의견 접근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역사 문제 인식 차이 좁히는 게 관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양국 사이에는 역사 문제로 인한 갈등도 있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한일 공동선언 발표 직후 일본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공동선언이)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는 역사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 달리 2000년대 이후 역사 문제로 인한 한일 갈등은 늘어갔다.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 사이에 '반일'(反日)과 '혐한'(嫌韓)이 팽배하고 한일협정체제(1965년)의 준수 여부를 둘러싼 의심과 불신도 널리 퍼져갔다. 그 근저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의 상호 관계를 긍정적으로 보는 성취사관(成就史觀)과 부정적으로 보는 적폐사관(積弊史觀)의 충돌이 깔려 있다. 따라서 역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역사관의 대립을 어떻게 완화하고 조정해 서로 수렴할 수 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아울러 역사 문제 논의에서 생산적인 결론을 끌어내려면 국교정상화 이후 이뤄 놓은 성과와 한계, 양국의 원론적인 견해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역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역사 인식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자각, 이것이 역사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과거사 극복 방안 과거사 극복을 위해서는 양국 정부가 서로 역사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고, 국민이 서로 어떠한 대화를 지속해 왔는지, 이룩한 성과와 과제가 무엇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속에서 교훈과 지혜를 끄집어내는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새 정부는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로 '새로운 한일 공동선언 발표'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동선언이 양국 역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나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북아역사재단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필요'(대체로+매우 필요하다) 응답이 67.9%였다. '불필요'(별로+전혀 필요하지 않다) 응답(20.7%) 대비 무려 47.1%포인트(p)나 높았다. 공동선언에 포함해야 할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과 '전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이란 답도 그 뒤를 이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달 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은 명확한 한일관계 설정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저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새로운 공동선언 발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정부는 정계와 학계 의견 청취 등 다양한 논의를 통해 한일 역사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역사 인식과 관련한 정치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한일 협력관계를 정착시키 위해선 대일외교와 관련된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긴박한 현실에 대한 대국민 설명 노력을 성실하게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제3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도 역사 갈등 완화를 위한 중장기적 노력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앞서 양국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운영했다. 하지만 연구 성과의 교과서 반영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바, 3기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사료집 개발 등 역사 인식 차이를 줄일 수 있고 성과 도출이 가능한 과제부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한일역사미래공동연구위원회'를 발족시켜 10년 이상 활동하도록 지원하고 그 성과를 활용하는 것도 평화공영의 역사 인식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현안의 법적 처리보다 역사적 처리를 모색할 수 있는 역발상 방안도 있다. 미래를 공유할 수 있는 대규모 '한일 공동사업'(수백만 명 규모의 청소년 교류, 경제 공동체, 한일 해저터널, 중·고등학생 교환 수업 등)이 그것이다. 이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감으로써 과거를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청소년 시기의 역사 인식이 성년이 된 후 계속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청소년 교류 활성화도 양국의 역사 갈등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도움말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국제관계연구소장〉

    2025-07-20 12:47:34

  • [리더 열전]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리더 열전]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무료 급식 지속할 수 있도록 정기 후원 동참해 주세요"

    무료급식소 자비의집은 IMF 외환위기로 대구 반월당 주변에 끼니를 굶는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이 넘쳐나자 2000년 반월당역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운영 주체는 대한불교조계종 동화복지재단이다. 이후 자비의집은 봉사단체 21곳, 봉사자 400여명, 정기 후원자 200여명의 재정 및 재능 기부를 바탕으로 25년을 한결같이 주 5일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이용 인원은 1일 500여명, 연간 11만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초창기와 달리 5년 전부터 달라진 게 있다. 급식 형태가 그것이다. 코로나19 유행에 재정 악화 문제가 겹치면서 조리 급식(현장 조리로 음식 제공)이 아닌 대체 급식(도시락 전달)으로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정주(65) 자비의집 후원회장도 2020년부터 이곳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운영이 어려워지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그를 동화복지재단에서 초빙한 것이다. 그는 "연료비와 주·부식 물가 상승, 최저임금 상승, 급식공간 열악 등으로 따뜻한 밥을 조리해 제공하는 급식이 현재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것은 재정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인데 앞으로 이 정도의 운영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그간 후원회를 구성해 후원자 확보에 힘을 기울였지만 경기 침체로 후원금은 줄어든 반면 주변 급식소 폐업 등으로 급식 인원은 3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무료 급식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정기 후원을 하는 개인후원자가 느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더해 대구시가 현재 부식비에 한해 1일 5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여러가지 상승 요인을 감안해 조금 더 지원을 해주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자비의집 현안은 봉사자들의 고령화 문제다. 현재 급식 봉사를 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주로 70대라 젊은 봉사자들의 유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GB사회공헌재단과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자비의집에 정기 기탁을 해 준 일이다. 이 돈으로 급식소의 노후 전기시설과 창고시설 정비, 냉난방시설 설치 등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박 회장은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각지에서 자비의집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주 5일 정성스럽게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무료 급식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2025-07-17 13:58:31

  •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 될래요"

    경북 성주군에 사는 김근영·엄은진 부부는 38세 동갑내기 부부다. 남편은 야채 및 청과 판매업을 하고 있고 아내는 전업주부다. 자녀는 최근 셋에서 넷으로 늘었다. 고등학교 2학년 곤(18), 중학교 3학년 노아(16), 초등학교 4학년 주아(11)에 이어 지난달 23일 막둥이 성주가 태어났다. 부부는 "저출산 시대이기도 하고 젊을 때 하나 더 낳는 게 좋겠다 싶어 넷째까지 낳게 됐다"며 "경제적인 부분은 고려 안 했고 일단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했다. ◆20대 초반에 낳은 자녀..전역 후 일 쉰 적 없어 남편 김근영 씨는 만혼이 대세인 요즘 세태를 감안하면 상당히 빨리 결혼한 케이스다. 자녀만 해도 20대 초반에 이미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이 있었고 그 상태에서 군대도 다녀 왔다. 지금은 군인 월급이 이병 75만원, 병장 150만원이지만 당시만 해도 병장 월급이 18만원 정도였다. 김 씨는 "아이가 둘 있는 가장인데 군대를 갔으니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군인 월급만 봐도 참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역을 한 뒤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다. 밤새도록 일할 때도 있었다. 어린 나이지만 본인이 선택한 길이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는 "20대 때 청춘의 추억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제 결정을 후회한다거나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고향이 인천인 그는 둘째아이가 6살 때 대구로 내려왔다. 대구에선 3년 정도 물류회사 및 화물차 일을 했고 이후 성주로 내려와 마트에서 야채와 과일을 판매하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대구에 살 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기 위해 온 가족이 화물차를 타고 올라갔던 일은 아이들과 두고 두고 얘기하는 즐거운 에피소드다. 화물차 정원이 2명인데 뒷좌석도 없는 공간에서 아내와 아이 셋 총 5명이 탔으니 인원 초과도 이런 초과가 있을 수 없다. 그는 "공간이 좁은 것은 차치하고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탑승 인원이라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숨어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 아이들이 어려 좁다고 불평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둥이 가족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하루도 조용한 날 없는 집안 "그래서 행복하죠" 부부는 첫째 아이를 낳고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내리 셋째까지 낳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크면서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왔다. 이 때 막둥이 동생이 생기면 아이들 정서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출산 시대를 맞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에서 자신들이라도 아이를 하나 더 낳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것도 젊을 때 말이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경제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군대 시절에도 애 낳고 살았는데 겁날 게 뭐냐'는 게 부부의 심정이었다. 부부는 유달리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남편이 더하다. 그는 위로 형이 한 명 있는, 아들만 둘인 집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서로 대화도 크게 없고 부모님도 엄격한 편이라 조용하게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막 태어난 막둥이까지 아들 둘, 딸 둘이 있어 대화도 많고 집안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모른다. 그는 "집에 딸 둘에 아내까지 여성이 3명 있으니 조잘조잘 얘기도 많고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그래서 행복하고 참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첫째 곤은 외국인과 언어 소통이 잘 되고 취미로 복싱을 배우고 있을 정도로 성격이 활달하다. 둘째 노아도 교내 'IYF(국제청소년연합)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등 오빠처럼 영어에 소질이 있다. 독학으로 배운 영상 편집도 특기인데 이를 본 학교 선생님이 영상 편집을 본격적으로 배우면 좋겠다고 권할 정도다. 셋째 주아는 공부, 운동, 피아노, 노는 것 이 모두를 열정적으로 하고 집중력도 좋다. 지난달 13일 성주 성밖숲에서 성주군 주최로 열린 줄넘기 공연에도 참여했다. 갓 태어난 막둥이 성주는 현재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빠는 밖에서 경제 책임, 엄마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에 최선 남편 김근영 씨의 하루(월요일~토요일) 일과는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식사를 할 겨를도 없이 눈뜨자 마자 차를 몰아 대구 매천시장으로 향한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실어와 마트에서 팔기 위해서다. 마트 업무가 많아 사실상 주말에도 일을 하는 그는 "저라고 왜 가족들과 같이 여행도 다니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겠냐"면서 "하지만 현재로선 가족을 위해 주말과 휴일에 일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은 게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러 외출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한창 먹을 나이의 아이들인지라 맛있게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면서 "가족들과의 외식 시간은 저에게 행복 그 자체"라고 했다. 남편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밖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아내 엄은진 씨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대부분 아이들은 아기 때나 어릴 때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이 집 아이들은 아픈 적은 있어도 응급실에 가거나 병원에 입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 이유는 엄마가 아이들이 아플 때 밤잠 자지 않고 24시간 간호하며 보살폈기 때문이다. 해열제를 먹이고 계속해서 체온을 체크하며 온 정성을 다했다. 아플 때는 평소보다 밥도 더 잘해 먹였다. 그렇다 보니 이 집 아이들은 병원 신세 질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남편 김 씨는 "밖에서 일하느라 아이들 뒷바라지는 온전히 아내 몫이 됐다"며 "그래서 아내를 보면 늘 고맙고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가족 구성원 모두 세계 최고 되는 게 목표 김근영 씨에게 야채와 과일 판매하는 일을 가르쳐준 스승은 "많이 일하고 적게 벌라"고 당부했다. 몸은 힘들어도 고객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일 하라는 가르침이다. 이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그는 '세계 최고의 야채·과일 장사꾼'이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현재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첫째는 대통령 경호원, 둘째는 프로듀서(PD), 셋째는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자녀들에게 나중에 진로를 최종 결정할 때 힘든 일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힘든 만큼 과실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그 일에 임하라고 교육한다. 부담 또는 고통이 와도 피하지 말고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 넘어가다 보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내 엄은진 씨도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실버대학이나,노인주간보호시설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레크레이션 봉사활동을 한다. 나중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긍정 마인드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는 "우리는 우리대로,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후일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이 되겠다는 것도 우리 가족의 목표이자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온 가족이 막둥이 보는 재미에 푹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있다는 것,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장 큰 축복인 것 같다"고 했다.

    2025-07-17 13:36:33

  • 공중화장실서 비명 들은 시민 2명, 불길 잡고 여성 구했다

    공중화장실서 비명 들은 시민 2명, 불길 잡고 여성 구했다

    20대 두 시민의 신속한 대응이 한 여성을 살렸다. 전현민(24) 씨와 서인혁(24) 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2시 30분쯤 귀가하던 중 한 공중화장실(대구시 북구 매천동)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자 달려갔다. 도착해보니 내부는 짙은 연기로 가득했고 여성 1명이 화장실 칸 안에 갇혀 있었다. 둘은 즉시 119에 신고를 하고 응급 조치를 취했다. 화장실 칸 문이 열리지 않자 남자 화장실 내 호스를 이용해 칸 아래로 물을 뿌려 불길을 잡은 것이다. 이후 화장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안에 쓰러져 있던 여성을 구조했다. 당시 여성은 연기를 다량 흡입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119가 도착하기까지 이들은 여성의 호흡을 유도하며 현장을 지켰다. 또 여성의 하의가 벗겨져 있어 입고 있던 옷도 덮어줬다. 현재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두 시민의 신속한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이 큰 피해를 막았다"며 감사 표창을 전달했다.

    2025-07-08 14: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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