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언덕-이현주] 다자녀가정 지원책, 실질적이고 현실성 있어야
현재 우리나라는 최악의 저출생 상황에 직면에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0.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그나마 전년도(0.75명) 보다 소폭 반등하긴 했지만 OECD 평균(2024년 기준 1.51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런 현실에서 본 기자는 지난해 4월부터 '낳아보니 행복이다'란 제목으로 3자녀 이상의 다자녀가정을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를 격주로 게재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풍조에서 '결혼하고 아이 낳아 기르는 일이야말로 행복한 인생과 성공적 삶을 담보하는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의도다. 연재 후 기사 댓글과 주변 반응을 보면 해당 다자녀가정에 대한 응원이 많다. '보기 좋다' '대단하다' '행복해 보인다' 등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이들 가정의 경제적 부담을 염려하는 내용도 더러 있다. 비방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현실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부분은 취재 대상 가정 부모들도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어려움이다. 자녀들이 아주 어릴 때는 모르지만 사교육비가 들어가기 시작할 때부터는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민국 교육환경이 사교육 없이도 가능하면 얼마나 좋겠냐 만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보니 다자녀가정에겐 이 부분이 큰 부담, 아니 고통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 먹고 입히는 것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무시 못 하는데 교육비 문제까지 더해지니 가계를 옥죄는 최대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세 자녀 이상 특히 네 자녀 이상의 가구에는 소득분위 상관없이 국가장학금 전액 지원 같은 실질적인 다자녀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5학년 자녀 셋을 키우는 문희종·길은미 부부는 "아이들이 청소년기가 되니 금전적으로 힘들어졌다"며 "교육비와 학원비 지원 등 가계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자녀가정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아이 넷을 키우는 조인현 씨도 "다자녀 교육비 지원 혜택의 경우 중위소득 50% 이하만 해당돼 웬만한 경우 아니면 대상에 들기 어렵다"며 "'아이 많이 낳아라' 말로만 하지 말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다자녀지원책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현장성이 떨어지는 불합리한 부분도 꽤 있다는 것이다. 지난 1년 간 다자녀가정을 취재해보니 지원 확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실에 맞게 보다 세심하게 짜여졌으면 하는 주문이 적지 않았다. 통학 시 환승을 해야 하는 조유주 양은 "제 경우 다자녀가정에 해당돼 대구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버스로 환승할 떄는 연동되지 않아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책하는 분들이 이런 허점은 제발 좀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남매를 키우고 있는 손희경 씨도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큰 아들이 주말이면 KTX를 타고 김천 집에 온다"며 "다자녀가정 요금 할인이라는 게 있어 내심 기대했는데 온 가족이 타지 않으면 적용을 못 받는다고 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디 있냐"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다자녀가정 지원에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결혼·출산·양육을 비롯 관련 지원은 강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보다 현실성 있는 설계가 필요하다는 현장 수요자 목소리에 필히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26-04-09 10:07:22
국민통합위원회 국민경청소통분과위, 대구서 '현장형 간담회'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국민경청소통분과위원회(위원장 강민아)는 6일 대구시청소년문화의집 대강당에서 학교밖·가정밖청소년 지원사업 현황을 청취하는 '현장형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분과위원 7명과 경청소통협력국장 및 지원단이 참석해 대구 청소년 관련 기관장들과 현안 및 지원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최미송 대구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은 '학교밖청소년 지원을 위한 발전방안', 이준기 대구시자립청소년지원관장은 '가정밖청소년의 정착지원 방안'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최 센터장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학교밖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습과 마음 챙김, 진로 상담, 다양한 경험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라며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센터장이 겸직이거나 다른 기관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인데 독립적 위상 및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장은 "폭력·학대·방임·가출 등으로 가정을 이탈한 가정밖청소년들이 머무는 시설의 경우 종류에 따라 자립 지원의 내용과 규모가 상이하다"며 "성평등부와 보건복지부 등 부처별로 분산된 자립 지원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범정부 차원의 자립지원 표준 모델을 정립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구 출신 이상호 분과위원은 "오늘 제시된 의견들을 정부에 가감 없이 전달해 개선될 부분은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간담회 이후에는 학교밖·가정밖청소년들과의 대화도 20여분 진행됐다.
2026-04-06 13:45:33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7>"농촌이 교실이다"..농촌교육농장서 농업의 교육적 가치 전달
함용재(43) 씨와 채송화(27) 씨는 각각 경주와 포항에서 농사를 짓는 청년농업인이다. 이 둘의 또 다른 공통점은 체험과 교육을 결합한 '농촌교육농장'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업·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교육적 요소로 활용해 아이들에게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전하는데 힘쓰고 있다. 〈청년농부 함용재〉 서울 출신인 함용재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94년 가족과 함께 경주로 이주했다. 이 때부터 부친이 농사를 지었고 본인은 2016년부터 경주시 산내면에 있는 폐교 우라분교에서 '경주에너지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주제로 아이들에게 친환경적인 삶의 가치를 전달하는 곳이다. 벼를 이용한 음식 체험, 햇빛·바람과 같은 에너지투어, 그리고 탄소중립을 이해하는 목공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2019년부터는 자가 및 임대농지 2만3천140㎡(7000여 평)에서 친환경농법으로 쌀과 밀, 그리고 관행농으로 들깨와 팥도 재배하고 있다. ◆체험농장+교육 함용재 씨는 군대 재대 후 인도와 남인도 공동체마을에서 수년간 생활하며 학생들을 만나왔다. 이렇게 쌓은 경험으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아버지가 운영하던 경주 농촌유학센터에서 생활교사로 활동했다. 농촌유학센터는 도시 아이들이 일정 기간 농촌에 머무르며 지역 학교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방과 후엔 센터에서 농촌생활을 하는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중간 형태다. 2012년부터 4년간은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체험농장 육성사업을 통해 체험농장도 병행했다. 그러다 학교 교과과정의 주제를 농작물과 농촌자원으로 풀어내는 농촌교육농장에 매력을 느끼게 됐다. 농장의 특징을 살리면서도 프로그램을 독창적으로 끌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그랬다. 그렇다고 바로 개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농촌교육농장 교사양성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때문에 그도 2014~2015년 이 과정을 수료하고 나서야 기존 운영하던 체험농장에서 농촌교육농장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교육농장 주제를 에너지와 환경으로 삼은 것은 동일본 대지진(2011년)과 경주 지진(2016년) 영향이 크다. 기후변화, 온실가스 증가가 기상이변 강화로 이어지고 이는 또 다시 자연재해 빈도 및 강도를 높이는 원인이 되는 현실이 안타까워서다. 이 때문에 농장에선 재난가방을 준비하고 응급 대처를 배우는 '지진에서 살아남기', 전기가 없을 때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전기 없이 여름나기', 한 달에 한번 산속 분교로 캠핑하는 '달마다 가출', 유치원 아이와 아빠가 함께하는 '아빠하고 나하고'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농장 운영에는 대안학교 교사였던 아내도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배우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통해 만났다"며 "결이 같은 사람을 만나 삶의 의미를 같이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참 행운아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태·교육 가치 전달까지 확장 농촌교육농장의 문을 열었지만 수월하게 흘러간 것 만은 아니다. 코로나 사태로 수년간 청소년 대면 교육을 할 수 없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란버스법 후폭풍으로 체험학습에까지 불똥이 튀었기 때문이다. 노란버스법은 13세 미만 어린이 통학에 노란색으로 도색한 어린이 통학버스만 이용하도록 규정한 것으로 현장체험학습 이동도 이에 포함됐다. 이 때 손을 내밀어준 곳이 농촌진흥청과 경북농업기술원, 경주시농업기술센터다. 비대면으로 농촌 프로그램을 전달할 수 있는 키트 개발·제작에 대한 지원을 해줘 농장 유지가 가능했다. 이런 힘든 기간을 지나자 지난해에는 기쁜 일도 일어났다. 경북농업기술원-경북교육청-대구교대 간 3자 업무협약을 통해 농촌교육농장을 통한 농업교육(방과후학교, 돌봄교실)의 틀이 마련된 것이 그것이다. 그는 "농촌교육농장은 기후변화와 온난화 그리고 식량자급의 시대에 농업의 의미를 미래세대에 전달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며 "청년농업인들의 역할 또한 이제 생산과 가공, 농촌관광을 넘어 농업에서 생태·교육적 가치를 전달하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귀농·귀촌을 꿈꾸는 청년들을 향해선 "농업은 사람과 사람, 공동체와 개인, 자연과 농업적인 활동 모두가 맞아 떨어져야 결실을 볼 수 있는 분야임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며 "농촌자원을 청년 특유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재탄생시켜려는 노력과 어떤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가 합해진다면 농촌에서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청년농부 채송화〉 채송화 씨는 7년차 농부다. 20살 때부터 고향인 포항 흥해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는 수도작(벼농사)을 비롯해 시설 딸기 재배, 영농대행, 드론방제, '양백597'이란 이름의 농촌교육농장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농촌교육농장 운영은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일찌감치 진로를 농업으로 잡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분야인 농업으로 자신의 의식주를 거뜬히 감당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드론, 스마트팜, 체험농장 등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비전도 그 확신을 굳히는데 한 몫 했다. 그는 "과거에는 농업이 전통적이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기술과 결합하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도전할 용기와 꾸준함이 있다면 농촌은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의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생산·체험·교육 '원스톱' 처음엔 순수하게 1차 생산 농업으로 시작했다. 벼와 딸기를 재배하며 생산에 집중했고,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소득 변동이 크고 가격에 따라 수익이 크게 좌우되는 것을 수차례 경험하면서 단순 생산과 판매를 넘어 체험형 농업으로의 전환을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 딸기 수확 및 딸기모찌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생산 중심 농장에서 체험농장으로 한 발짝 나아갈 수 있었다. 체험농장은 순조로웠지만 뭔가 아쉬운 게 있었다. 농장에 온 아이들이 딸기를 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딸기는 어떻게 자라요? 농부는 어떤 일을 해요?"라는 질문을 그에게 쏟아내는 것이었다. 그때 농업이 체험을 넘어 교육의 역할까지 감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수확이나 만들기 체험 위주가 아닌 작물의 생육과정 설명, 식생활 및 농업 직업 이해 교육까지 확장하며 교육농장의 형태로 발전시켜나갔다. 동시에 경북농업기술원 등의 늘봄교사양성 교육과 6차 산업교육 및 농촌교육농장 컨설팅을 거치며 전문성도 높여나갔다. 그는 "앞으로 농촌은 생산의 공간이면서 동시에 교육과 휴식, 경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 같다"며 "특히 농촌교육농장과 같은 체험형 농업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속적 지원체계 있어야 채송화 씨는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이 되기 위한 사회적 선결과제를 네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안정적인 기반 마련이다. 농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와 초기 시설 투자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판로와 소득 안정이다.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도 판매가 안정되지 않으면 지속하기 어려우므로 지역 단위의 공동 브랜드화, 온라인 직거래 시스템 지원, 계약재배 확대 등 실질적인 유통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는 교육과 네트워크다. 농업은 경험이 중요한 산업이기에 처음 시작하는 청년에게 농업기술원과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현장 컨설팅, 청년농 네트워크 등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다. 마지막으로 농촌을 '일하는 곳'이 아닌 '살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는 문화, 보육, 교육 환경이 함께 갖춰질 때 가능한 일이다. 그는 "기술과 아이디어, 그리고 청년이 함께 한다면 우리 농촌은 충분히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며 "청년들이 농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일회성 지원이 아닌 기술 교육, 기반 마련, 판로 연결까지 이어지는 지속적인 지원체계가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경북농업기술원, 농촌교육농장 100여곳 육성·운영〉 '농촌이 교실이다'. 체험과 학습을 결합한 농촌교육농장이 새로운 농업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아이들과 도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농촌교육농장은 단순 체험 위주의 활동이 아니라 교육 목표와 프로그램을 갖춘 운영 방식이라는 점에서 일반 농촌체험과 차별화된다. 경북에는 현재 100여 곳 정도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은 2007년부터 농촌교육농장 육성 및 전문 강사 양성에 힘써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농촌교육농장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경북형 농업·농촌 늘봄학교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경북도교육청 및 대구교육대학교와 협력체계를 통해서다. 차혜지 경북농업기술원 치유농업팀장은 "농촌교육농장은 농업·농촌을 매개로 학생들과 지역을 연결하는 살아 있는 교실"이라며 "학생들이 농업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현장성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소득 기반을, 농촌에는 활력을 더하는 지속가능한 모델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2026-04-06 12:52:27
[리더 열전] 이재성 계명-목요철학원장 "45년 역사 '목요철학 인문포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는 게 최우선 목표"
계명대학교의 '목요철학 인문포럼'이 올해로 46주년을 맞는다. 포럼은 1980년 이 대학 철학과 교수들 간의 철학적 논쟁으로 시작한 '목요철학 세미나'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금의 명칭은 2011년 '철학의 대중화, 대중의 철학화'를 모토로 대학 부속기관인 '계명-목요철학원'이 문을 열면서다. 이후 시민 대중을 위한 인문학 강좌 '목요철학 인문포럼'과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 철학인문 교실', 교수·학생을 위한 '목요철학 콜로키움'으로 세분화해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목요철학 인문포럼'은 그간 단 한번의 결강도 없었을 뿐더러 저명한 국내외 학자, 종교인, 예술가, 자연과학자 등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대구의 자랑거리' '대구의 정신문화' '그들이 있는 한 인문학의 위기는 없다' '우리시대의 금자탑' 등의 전국적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계명-목요철학원장에 취임한 이재성 교수(Tabula Rasa College·철학박사)는 목요철학원 개원부터 함께 하며 그 역사를 만들어온 핵심 멤버다. 2011년부터 2024년까지 계명-목요철학원 기획사업부장으로 활동하며 사업을 총괄해왔다. 이 원장은 "'목요철학 인문포럼'은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꾸준함으로 시민 인문학 강좌의 새 지평을 열어왔다"며 "인공지능 발전으로 우리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는 인간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대구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성찰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향후 계획은 목요철학원의 3개 강좌를 변함없이 이어가 '대구의 무형유산'으로 자리매김시키는 것이다. 아울러 대구경북 전역을 '인문도시'로 확산시켜나가는 사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현재는 구미시를 대상으로 6년째 인문도시지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그는 "뭐니 해도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목요철학원의 '영속성'"이라며 "부산과 서울, 특히 서울대 미대와 이화여대 인문대가 매주 철학 강좌를 열었으나 지금 모두 실패하고 중단된 사례만 봐도 목요철학 인문포럼의 45년 역사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을 향해선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통해 대구를 정신문화의 본원지로 만들어가는 일은 대구시민들의 활발한 참여가 있을 때 가능하다"며 "대구의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일에도 시민들이 중심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2026-04-01 14:12:27
[낳아보니 행복이다] 권태형·김한나 부부 "둘이 낳은 아이들이니 양육도 함께 해야죠"
권태형(40)·김한나(39) 부부는 올해로 결혼 11년 차다. 8년 간 연애를 했고 어린 나이에 더 이상 연애만 하지 말고 결혼하자는 얘기가 나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당시 권태형 씨는 29세, 김하나 씨는 28세였다. 현재 아이는 셋(1남 2녀)이다. 김한나 씨는 "처음부터 다둥이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고 제가 원했던 삶의 모습도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선물이라 생각하고 키우고 있다"고 했다. ◆부부가 함께 육아하는 건 당연 남편 권태형 씨는 대구 중구에서 대동SP와 대동특수인쇄를 운영하고 있다. 특수인쇄를 비롯해 각종 인쇄물 제작과 간판 제작 등 인쇄 관련 전반을 담당한다. 이 일은 하나부터 끝까지 직접 제작해야 해 손이 많이 가고 바쁠 때가 많지만 자기 일에 대한 책임감으로 성실하게 임하고 있다. 아내 김한나 씨도 프리랜서 형태로 언어치료와 남편 회사 일을 돕고 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레 평일에는 아내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고 육아 분담도 많이 한다. 김한나 씨는 "아이 셋을 동시에 챙기는 일은 늘 전쟁처럼 느껴진다"며 "특히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주말엔 남편이 육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는 그는 "아이를 혼자 낳은 것도 아니고 둘이 낳았는데 그렇다면 육아도 함께 하는 게 맞지 않냐"며 "모든 걸 저 혼자 감당하려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 둘 다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그 과정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서로의 역할은 이해하되 한 쪽이 일방적으로 희생하지 않고 가정을 꾸려간다는 게 이들 부부의 원칙이다. ◆일·육아 사이서 겪는 어려움 김한나 씨는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 시간 활용이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렇다. 하지만 그만큼 변수가 많다는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아이들이 아프거나 갑작스러운 일이 생길 경우가 특히 그런데,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있는 남편보다 상대적으로 시간 조절이 가능한 본인이 책임을 더 많이 지게 된다. 결국 일과 육아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자주 오고 그 선택의 부담은 자연스럽게 그에게 쏠리는 구조다.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대신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 책임감이 쌓이다 보면 체력적·정신적으로 버거워지게 된다. 권태형 씨는 사업을 하다 보니 원하지 않더라도 영업을 위해 술자리를 가져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퇴근 후의 이 시간은 개인적인 선택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선이지만, 가정이 있는 가장으로서 집에 늦게 들어가는 것에 늘 부담을 느끼고 아내 눈치를 보게 된다. 또 퇴근 후 바로 귀가한다고 해도 쉴 수 있기만 한 상황도 안 된다. 집에 오면 자연스럽게 아내를 돕는 역할이 이어지고 쓰레기를 버리거나 식사 후 정리를 하는 등 집안일에 참여하게 된다. 일과 가정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강박 속에서 늘 균형을 맞추려 애쓰지만 쉽지 않은 일인 건 분명하다. ◆'아롱이다롱이' 자녀 셋 덕에 활기 첫째 자녀 하윤(12)은 관찰력이 매우 뛰어난 편이다. 세심해서 도움이 될 때도 많지만 아는 게 많아 엄마에게 간섭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피곤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요즘은 외모에 대한 관심이 늘어 앞머리 집게핀을 하고 다닌다. 둘째 예나(9)는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다. 뭐든 잘해내려고 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다. 가끔은 조금만 조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활발하다. 셋째 예서(6)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막내라서 그런지 존재 자체가 사랑스럽고 안고 있으면 곰돌이 푸(디즈니 캐릭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미운 여섯 살'이 다가오는지 떼를 쓰는 모습도 부쩍 늘었다. 키우다 보니 '아롱이다롱이(한 어미에게서 난 자식도 각각 다르다)'란 속담이 딱 들어맞는데 이게 참 신기하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더니 이 또한 한 치 어긋남 없이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대신 집안은 늘 시끌벅적 웃음이 끊이지 않고 활기가 넘친다. 이것이 다자녀가정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온 가족 웃게 만드는 에피소드 풍부 김한나 씨는 아이 셋을 키우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꽤 많다. 그 중 하나는 겨울에 세 아이 모두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다 생긴 일이다. 당시 셋째를 안고 급하게 종종 걸음으로 병원으로 향하다 보니 그만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게 됐다. 본능적으로 아이 머리를 보호하려 감싸다 보니 손이 심하게 까져 피가 많이 났다. 병원에 도착한 뒤 첫째와 둘째의 상반적인 반응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둘째는 간호사에게 "우리 엄마 피 나요, 봐주세요"하며 울었고, 그 모습을 본 첫째는 "엄마 대박이에요. 그래도 엄마가 예서 보호해서 뇌진탕 안 걸렸어요"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역시 아들은 정서적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걸 실감했고 아들 하나만 낳길 잘했다는 생각도 절로 들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둘째 예나와 관련된 것이다. 어느 날 예나가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고 집에 와서는 오빠에게 아주 당당하게 물었다. "오빠, 세종대왕 이름이 뭔지 알아?" 첫째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무슨 소리야" 하고 되묻자, 예나는 망설임 없이 "훈민정음"이라고 답했다. 그 순간 온 가족이 빵 터졌고 역시 우리 집 웃음 제조기는 둘째라며 공식 인정하는 계기가 됐다. 또 공부보다는 예체능 쪽 재능을 더 키워줘야겠다는 생각도 이때 하게 됐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파 아이들 교육에 있어 부부가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인성'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고 능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부족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잘나기 보다는 바르게, 똑똑하기 보단 따뜻한 사람이 됐으면 한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부부 역시도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말씀을 마음에 두고 매 순간 감사하며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다. 권태형·김한나 부부는 "아이 셋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바람이 있다면 '즐겁고 긍정적인 사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커나갔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하는 이가 부모 아니겠냐며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 또한 "완벽하진 않더라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이 되는 것, 그 하나 뿐"이라고 했다. ◆교육비 등 지원 확대돼야 김한나 씨는 "다자녀가정에 대한 지원이 단순한 출산장려금 차원에서 끝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마저도 지역마다 다르고 실질적 도움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말이다.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교육비와 학원비, 방과후 프로그램, 예체능 활동비 지원 확대를 꼽았다. 다자녀가정의 경우 한 아이가 아니라 여러 아이가 동시에 성장 단계를 겪기 때문에 학원비, 교재비, 체험 활동 비용이 겹쳐 들어가기 때문이다. 본인 집만 해도 첫째 아이에 대한 사교육비 지출이 점차 늘어가는 시기에 돌입했고 둘째와 셋째 또한 학습과 체험, 예체능 수강이 많아져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는 "사교육 없이는 안 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책적으로 다자녀가정에 대한 보다 많은 교육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더해 "요즘은 문화와 여행, 체험 분야의 지원도 다자녀가정엔 필수"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많으면 어디 한번 나들이 가는 것도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문화시설과 가족 단위 체험 프로그램에 대한 이용료 할인 등 여행 관련 지원이 보다 풍부해지고 다양해졌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바람이다.
2026-04-01 10:02:05
박언휘 내과원장 '의사가 알려주는 생로병사의 비밀' 펴내
한국노화방지연구소 이사장인 박언휘 종합내과 원장이 최근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와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다룬 책 '의사가 알려주는 생로병사의 비밀'을 펴냈다. 이 책은 저속노화 등 웰빙 열풍 속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기본 원칙에 주목한다. 건강 관리의 진정한 출발점은 거창한 비법이 아니라 하루 세 끼의 규칙적인 식사라는 평범한 진리다. 일정한 양을 섭취하고 과도한 식욕을 절제하는 단순한 실천이야말로 장기적인 무병장수를 결정하는 핵심 열쇠라며 '예방 중심의 자기 관리체계 구축'을 제안한다. 아울러 약을 먹지 않고 스스로 병을 고칠 수 있도록 스트레스의 정확한 정체 파악부터 시작해 스트레스를 이기는 방법, 스트레스 치료 요법까지 총망라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은 멋진 노후를 보내기 위한 필수 과제가 됐다"며 "명심할 점은 이 노년의 건강이라는 게 갑자기 주어지는 행운이 아니라 젊은 시절부터 쌓아온 생활습관의 총합이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원장은 30년 넘게 국내외에서 의료봉사와 기부 등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런 공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사회봉사대상(2009년) 및 올해의 의사상, 제8회 국민추천 의료봉사 대통령 포장(2019년), 자랑스런 대구시민대상(2019년), LG 의인상(2024년) 등을 받았다.
2026-03-30 10:14:26
임상규 경인제약 회장(대구 종합약국 대표약사)이 지난 24일 (사)건강소비자연대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2019년 출범한 이 단체는 '건전한 전문가와 건강한 소비자의 만남'을 모토로 한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비영리단체로,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품질 검증과 K-바이오헬스 국회포럼, 공익활동(마약 퇴치 등)에 매진하고 있다. 전국 조직으로 산하에 서울, 경기, 대구, 충남 지부가 있다. 이번 회장직 신설은 지난 2월 총회를 통한 직제 변경에 따른 것이다. 임 회장은 "국민과 공익 위해 남은 봉사 마저 하라는 소명으로 받아들인다"며 "화이트 컨슈머 단체를 지향하는 만큼 그 취지를 받들어 보건의료 정의와 소비자 권익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포부를 밝혔다. 한편 임 회장은 약사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 영예의 상 3종(황금약사대상, 약사금탑상, 대한약사금장) 그랜드슬램 달성, 국가 훈장 3회 및 동탑산업훈장 수훈, 자랑스러운 대구시민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2026-03-25 10:39:54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6>융복합산업으로 농업 부가가치 창출
김다혜(39) 씨는 경북 성주에서 참외의 새로운 가치를 써나가고 있는 청년농부다. 참외 재배부터 유통, 가공, 체험사업까지 아우르며 농촌 융복합산업에 도전하고 있다. 원래 예정했던 진로는 교사였다. 대구에서 사범대학 졸업 후 임용고시를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 "2년 안에 합격 못 하면 가업(농산물 유통업)을 함께 운영해보자"고 부모님이 제안하면서 인생 행로가 달라졌다. 당시 임용고시의 문턱이 높기도 했지만 농산물 유통이라는 분야에 매력을 느끼게 되면서 교사 꿈을 접고 농업에 뛰어들게 됐다. ◆생산, 가공에 체험·관광까지 2015년부터 가족들과 참외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부모님의 지인들과 영농조합법인도 설립했다. 초창기에는 판로를 개척하고 농가 소득을 높이는 유통 업무에 집중했다. 그러다 참외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 2018년부터 가공과 체험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참외 가공 브랜드 이름은 '옐롱'(Yellong, 'Yellow Melon'의 약자)이다. 노란 참외의 모든 가능성을 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2020년부터는 '더옐롱'(옐롱을 더하다는 뜻)이란 사업체를 설립, 참외를 매개로 한 복합문화공간(카페 옐롱)도 운영하고 있다. 카페 옐롱은 지역 관광과 농업을 잇는 거점 공간으로 참외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 가공식품은 물론 이색적인 체험과 기념품까지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다. 현재 '더옐롱'은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두레 사업에도 선정된 상태다. 사실 그가 가공사업에 뛰어든 것은 거창한 포부보다는 현실적인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매년 반복되는 홍수 출하기의 잉여 참외들을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출하에 문제가 생겨 상심하던 동생의 모습을 본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참외 농가에 든든한 마지노선이 하나쯤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이때 들었다. 그러던 중 2017년 지역 자원을 활용한 '청년 창조 오디션'에서 우수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게 됐다. 버려지는 참외를 가공해 농가 소득을 올리고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카페 옐롱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단순히 과일로만 먹던 참외를 커피와 어울리는 디저트로 재탄생시켜 일상적인 소비 방식을 다양화하고자 했다. 현재는 참외빵을 비롯해 마들렌, 휘낭시에, 다쿠아즈 같은 빵 종류부터 참외청, 잼, 말랭이, 장아찌, 참외소프트아이크림까지 참외의 변신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로컬 브랜드의 중요성도 체감하게 됐고 브랜드 고도화 과정을 거쳐 이를 체험의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켰다. 초기에는 가벼운 쿠킹클래스 위주였다면 지금은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참외박을 활용한 화분 만들기, 참외의 11가지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디저트 페어링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인내와 실패 덕분에 스테디셀러로 그렇다고 참외 가공사업이 처음부터 순탄하게만 흘러간 것은 아니다. 참외청이 대표적이다. 더옐롱의 스테디셀러인 참외청은 엄밀히 말하면 치밀한 계산보다는 인내와 뼈아픈 실패가 선물해준 기적에 가까운 상품이다. 처음에는 이를 100일만 숙성시켜 시장에 내놨는데 초기 반응이 생각보다 저조했다. 재고는 쌓여가고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100일이 150일이 되고, 300일도 훌쩍 넘어갔다. 그런데 포기하고 싶던 그 300일 지점에서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참외청의 맛이 깊어지더니 300일이 지나자 비로소 맛의 정점에 도달하며 완벽하게 고정이 됐다. 기다림이 가장 맛있는 레시피였던 셈이다. 반대로 숙성 시간을 너무 길게 가져가다 실패한 경험도 있다. 온도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곰팡이가 피면서 한해 생산량을 통째로 폐기한 사건이다. 눈앞이 캄캄했지만 그 쓰라린 경험 덕분에 최적의 숙성 온도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을 찾을 수 있었다. 이에 더해 제품의 품질을 안정화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성주군농업기술센터의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활용하고 나서다. 처음 가공을 시작했을 때는 수제 방식에 의존하다 보니 생산량에 한계가 있었고 짧은 소비기한과 균일하지 않은 맛이 늘 고민이었다. 유통망을 넓히기에 불리한 조건인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산물가공지원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이 곳 연구사들과 함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쳐 마침내 기존 6개월에 불과했던 참외잼과 참외청의 소비기한을 2년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고 제품의 맛도 일정하게 표준화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경북농업기술원의 '농산물 가공기술 표준화 사업'에 선정돼 기회를 얻었고, 시그니처 제품인 '성주꿀참외빵'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농산물가공지원센터를 통해 신제품 개발과 파일럿 제품 생산, 디자인 고도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 소프트웨어 측면 주력해야 김다혜 씨는 농업을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차원이 아닌 지역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하나의 '문화'로 빚어내는 창조적 산업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그에게 농업은 '버킷리스트 화수분'이다. 마르지 않는 화수분처럼 참외로 매일매일 새롭게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채워나갈 작정이다. 최종 목표는 참외라는 산업군을 새롭게 형성하는 것이다. 성주에서 생산되는 참외 중 10% 가량은 정상 출하되지 못하는 비상품과인데 그 중 10%(참외 출하량의 1%)를 안정적으로 가공해내는 시스템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언젠가 초코파이와 같은 국민 간식에도 '참외 맛'이 출시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이렇게 참외 가공식품 시장이 대중적으로 확장돼 참외가 제철 과일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식품 카테고리로 자리잡는 것, 그것이 그의 꿈이다. 마찬가지로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위해서도 농업의 사회적 범위가 '농산업'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농사는 물론 가공, 유통, 서비스, 로컬 콘텐츠 기획까지 영역이 확장돼야 청년들이 들어와 활동할 공간이 생기고 그 안에서 각자 목표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양한 플랫폼의 발달로 도시와 농촌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가 이전보다 훨씬 가까워졌고 지역 내에서 농산업이 갖는 위상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농업이 청년들에게 스스로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매력적인 산업군으로 인식만 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창의적 인재들이 농촌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식품 가공 분야의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향해선 "시설 구축에 앞서 지역 작물의 핵심 정체성을 담은 브랜딩과 그에 맞는 상품 기획력을 기르는 소프트웨어적 성장에 더 많은 역량을 쏟아야 한다"며 "공유주방이나 제조 창업 공유공장, 농산물가공지원센터의 가공 시설과 같은 공적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그 또한 초기엔 하드웨어에 묶인 고정비 때문에 수익이 나도 경영이 어려웠던 경험이 있다. 청년농업인 지원책과 관련해서도 "직접적인 융자나 시설 지원 같은 하드웨어보다 사업의 방향성을 잡고 미래를 설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경북농업기술원, 농업·농촌자원 융복합으로 新가치 창출〉 농업이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가공, 체험, 관광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되는 융복합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농촌의 자원과 문화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만들고 지역 활력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다. 농촌 융복합사업은 농업과 농촌 자원을 기반으로 생산(1차), 가공·제조(2차), 체험·관광·서비스(3차) 산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활동이다. 농산물의 생산 과정과 농촌 환경, 지역 이야기를 콘텐츠로 결합해 농업을 경험 중심의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농업기술원도 농업·농촌 자원의 연계를 통한 융복합으로 농촌의 지속 성장과 부가가치 향상에 힘쓰고 있다. 특산자원 융복합 기술지원, 농경문화 소득화 모델 구축, 특산자원 상품화 통합모델 시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산업 연결의 기초가 되는 가공 및 체험 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고대환 경북농업기술원 농업테크노파크과장은 "농촌 융복합사업의 핵심은 농산물의 생산 과정과 농촌 환경, 지역의 스토리를 콘텐츠로 결합하는 '연결'에 있다"며 "이 분야는 아이디어가 풍부한 청년농업인들에게 유리한 면이 많으니 관심을 갖고 도전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6-03-23 12:08:31
[낳아보니 행복이다] 문희종·길은미 부부 "가족봉사단 활동하며 경험·추억 쌓아요"
LG전자 통합관제센터에 근무하는 문희종(44) 씨와 특수교육자원봉사자로 일하는 길은미(43) 씨는 경북 칠곡군에 살고 있다. 자녀는 총 셋이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준혁, 중학교 3학년인 준서, 초등학교 5학년 채원 등 아들 둘에 딸 하나다. 부부는 둘 다 오남매로 자랐다. 형제자매가 많다는 게 살아가면서 어떤 힘이 되는지 그 소중함을 알기에 결혼 전부터 아이를 많이 낳아야겠다 생각했다. 길은미 씨는 "처음엔 5남매를 낳아야지 했는데 막상 키우면서 힘들기도 하고 여러 사정이 생겨 3명만 낳게 됐다"며 "근데 막둥이 딸을 낳고 보니 지금은 딸이 하나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했다. ◆인성 강조 교육…배려 몸에 배 문희종·길은미 부부는 자녀 각각의 특성을 설명하며 이에 맞춘 별명도 함께 들려줬다. 첫째 준혁은 '똑똑맨'이다. 이 집에서 공부를 제일 잘해 붙여진 이름으로 여리고 속 깊은 천상 장남이다. 둘째 준서는 '긍정맨'이다. 매사 낙천적인 성격으로 정이 많고 아낌없이 양보하며 주변에 돈도 잘 쓴다. 이 집의 고명딸 셋째 채원은 '시크 블랙걸'이다. 웃음과 애교가 많고 아기자기한 걸 좋아하는 소녀 감성이지만 의상 만은 온통 블랙 색상만 고집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부부는 "아이들 하나하나 다 성격이 다르고 하고자 바도 다르지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챙겨주려고 하는 것은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다"며 "타고난 것도 있지만 평소 인성을 강조하는 가정교육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별다른 교육법은 없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인사 잘 하라는 얘기가 전부다. 간섭도 크게 하지 않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게 뭔지 탐구해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맡긴다. 부모의 역할이라면 아이들이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할 때 포기하고 무너지지 않게 따뜻하게 손 잡아주는 것 정도다. ◆칠곡군자원봉사자대회서 최우수가족 뽑혀 '경험이 인생의 큰 자산'이라 생각하는 부부는 자녀들에게 많은 경험을 시켜주려 노력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우는 바도 적지 않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주말 등 휴일 밖에 없다. 아이들도 학업으로 바쁘고 아빠 문희종 씨도 업무 성격상 늦은 시간에 퇴근하기 때문이다. 엄마 길은미 씨도 최근 일을 시작해 여유가 없기는 매한가지다. 이 때문에 주말에는 무조건 집에 있지 않고 어디든 바깥으로 나간다. 계절이 바뀔 때면 계절을 느끼러, 해가 바뀌면 해돋이 보러, 그냥 훌쩍 바다를 보러 떠나는 식이다. 시간이 많지 않을 때는 동네 근처라도 차를 타고 드라이브 갔다 온다. 이들 가족은 틈틈이 가족봉사단 활동도 열심히 한다. 환경관련 교육 및 봉사, 벽화 기초 도색, 나라사랑 실천, 연탄봉사, 지역행사 봉사 등이 그것이다. 2024년 칠곡군자원봉사자대회에서 최우수가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청소년가족봉사단 무조건 이용권을 받았고, 엄마 길은미 씨는 칠곡군청소년가족봉사단 단장으로 활동했다. 길은미 씨는 "가족봉사단 활동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가족이 하나 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시작하게 됐다"며 "또 하나는 아이들의 휴대폰 사용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볼까 싶어 참여하게 된 것도 솔직히 있다"고 말했다. 셋째 채원은 "엄마아빠, 오빠들과 함께 봉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봉사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구나 하는 것"이라며 "봉사하시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존경심도 갖게 됐다"고 했다. ◆사춘기 양상 제각각…도 닦는 심정 "하나를 키우든 둘을 키우든 육아는 다 힘든 거 같아요." 다자녀가정 부모들의 공통된 소회다. 길은미 씨도 똑같은 마음이다. 자녀 셋 다 사춘기라 더욱 그렇다. 문제는 사춘기 양상이 제각각 달라서 맞춰주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이다. 그는 "사춘기에 대처하려고 여러 서적을 보며 공부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도 닦는 마음으로 '이것 또한 추억이다' 하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1호 큰아들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사춘기가 왔다 지금은 감정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 같다. 질문을 해도 '어, 아니, 몰라, 왜' 등 단답형으로 끝난다. 가장 긴 대답이 '생각 좀 해 볼께, 내가 알아서 할께' 정도다. 그래도 요즘에는 웃는 모습도 많이 보이고 조금 대화가 이어져가기도 한다. 2호 차남은 중학교 1학년 끝자락부터 시작하더니 지금 완전 피크다. 사춘기에 '중 2병'까지 겹쳤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3학년이 되면 조금 사그라지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첫째랑 사춘기 양상이 완전 정반대다. 첫째는 혼자 있으려 하고 무뚝뚝해지고 그랬는데 둘째는 짜증도 많이 내고 화도 많아졌다. 예민해져 있으면 '아, 건들지 말아야겠다' 조심하게 된다. 그래도 어쩔 땐 해맑은 어린아이로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애교도 부린다. 3호 막내는 오빠들 보다는 덜하지만 어느 날부터 짜증을 내고 화를 내기 시작했다. 초창기라 그런지 몰라도 그러고 난 뒤면 엄마한테 사과하고 뽀뽀하며 금방 푼다. 이상한 점은 검정색 옷만 고집하고 여름에도 긴 팔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이다. 위에 오빠들 영향이 있어 밝은 색을 안 입나 했는데 꼭 그런 것 만은 아니고 사춘기 영향도 있는 것 같다. "나중에는 까만 게 문제가 아니라 옷이 짧아질 것"이라는 주변 엄마들 말을 듣고보면, 그나마 지금이 다행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세 아이 모두 사춘기 표출법이 제각각이긴 해도 공통점이 딱 하나 있기는 하다. 바로 사진 찍기를 거부한다는 것. 그래서 사진 한 장 찍으려면 사정을 해야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군말 없이 협조할 때가 있다. 생일날과 스티커사진 찍을 때다. 대신 빨리 찍어야 해서 셔터를 빠르게 많이 눌러야 한다. ◆추억이 많아 행복한 다둥이가족 가족이 많아 좋은 점은 서로 배우고 의지하게 되는 것, 그리고 추억거리가 많은 것이다. 추억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도 행복이다. 여기다 가족 수가 많으니 생일 등 기념할 날이 많고 그 내용이 풍성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 이 집 아이들은 부부의 생일이 되면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주는데 지켜보는 부모 입장에선 이게 참 재미있다. 처음에는 첫째가 진두지휘하며 동생들에게 미션을 주고 준비를 해나갔다. 그런데 첫째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여유가 없게 되자 둘째가 그 임무를 이어받아 막내에게 지시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 모습이 어찌나 첫째랑 똑같은지 신기하면서도 귀여웠다. 이 때 지켜야 할 룰은 준비하는 모습이 어설프고 티가 많이 나더라도 절대 보고도 못 본 척 모르쇠로 일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연기자가 돼가고 있는 기분이다. 길은미 씨는 "한번은 제 생일 전날에 남편이 귀띔하길 아이들이 요리한다고 다음날 아침부터 시끄럽게 할 건데 그래도 자는 척 하라고 해 아이들이 깨우러 올 때까지 꼼짝도 못하고 있다 금방 깬 것 마냥 연기한 적 있다"고 했다. 사실 그는 소리에 무척 예민한 편이다. 그러나 그게 무슨 대수인가. 그동안 아이들이 생일 때 미역국은 기본이고 이런저런 음식 많이 해준 것을 떠올리면 고맙고 기특해 울컥하게 된다. 아이들의 표시 나는 이벤트는 아빠 생일에도 여지 없다. 집에 불이란 불은 다 끄고 숨어있다 아빠가 현관으로 들어서면 케이크 들고 나와 축하 노래를 불러준다. 어찌 보면 조금 심플한 것 같기도 하지만 아빠 차가 도착하나 집 창문으로 수십 번 동태를 살피고 촛불이 꺼질새라 숨은 물론 새어나오는 웃음까지 단속하는 그 모습을 보노라면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3대가 함께 하는 가족봉사단 꿈꿔 문희종·길은미 부부의 평소 바람은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늘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살아가고 있다. 존경까지는 아니더라도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부모이고 싶다. 퇴직 후의 꿈은 캠핑카를 하나 장만해 이곳 저곳 여행하며 사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자녀들도 포함되지만 아이들이 크면 각자 생활이 있을 테니 최대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또 다른 바람은 세월이 가도 계속해서 가족봉사단 활동을 하며 지내는 것이다. 아이들이 커서 결혼하면 그 아이들도 함께 3대가 말이다. 다자녀가정 지원책과 관련해서는 '여행지에서의 다자녀 할인'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부부는 "요즘 세상에 여행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일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우리 가족도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국내 주요 여행지에서 다자녀가정 할인이 다양하게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아이들이 청소년기가 되니 금전적으로 다소 힘들어졌다는 고민도 전하면서 "가계에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자녀가정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2026-03-18 09:44:20
[리더 열전] 오금선 슈필라움 대표 "음악 매개로 한일 화합의 가교 역할 최선 다할 것"
'슈필라움'(SPIELRAUM)은 재일교포 3세인 오금선(46) 씨가 2018년 대구에서 창단한 문화예술교류단체다. 음악을 통한 지역 및 국제 교류, 특히 한일 음악교류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대구 수성아트피아에서 한일 출신 연주가들의 피아노듀오 콘서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슈필라움 대표인 그는 일본에서 태어나 센조쿠 가쿠엔 음악대학을 졸업한 피아니스트다.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음악대학에서도 피아노과 및 음악교육과 석사학위(Diplom)를 받았다. 한국 남자와의 결혼으로 대구에는 2013년부터 터를 잡았다. 이러한 이력 탓에 그는 본인의 음악 활동 외에도 한국과 일본의 음악 교류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민간 차원의 음악 교류로 양국이 뼈아픈 과거사를 치유하고 친근한 이웃나라 정서 회복 등 우호를 증진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 대표는 우선 한일 청소년 음악 교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본인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청소년 앙상블(유스스타 앙상블)과 일본의 청소년 음악단체 등과의 '청소년 한일 음악교류회'를 통해서다. 2023년에는 일본 오카야마현, 2024년 대구, 2025년 일본 오사카에서 공연을 했다. 그 과정에서 양국 청소년들이 우정도 쌓고 문화 탐방 등을 통한 상호 이해의 시간도 갖는 등 양국 관계의 긍정적인 미래를 써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오 대표는 한국가곡의 아름다움과 우수함을 일본에 알리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2023년부터 '한국가곡 콘서트'(출연 바리톤 송민태, 피아노 오금선, 플루트 김유진)를 도쿄와 오사카에서 2년 연속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는 "당시 모든 프로그램의 가사를 일본어로 번역해 관객들이 한국가곡의 시적 정서와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고 한국가곡 부르기 체험을 통해 관객의 관심도도 높였다"고 했다. 올해에도 한국가곡을 향한 그의 열정은 계속된다. 슈필라움 자체 공연으로 한국 가곡을 주제로 한 듀오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고, 가을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가곡과 일본가곡의 만남인 '한일가곡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는 2017년부터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일본 여성들로 구성된 재한일본여성합창단 '이코이'의 음악감독도 맡아 이들이 안정적으로 한국에 정착하고 한일 교류의 민간 사절단 역할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코이는 2019년 슈퍼스타 다문화경연대회에서 대구지역 1등을 했고, 2021년에는 '한일 교류음악회-한일의 가교, 함께 손을 잡고'도 개최한 바 있다. 오 대표는 "한일 간 화합과 공존을 위해 앞으로도 음악을 매개로 한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아울러 슈필라움 자체 기획공연('작곡가 시리즈' 등)도 열심히 준비해 대구 관객들에게 마음을 전하는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피력했다.
2026-03-16 15:10:48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5>농산물 가공으로 농업구조 확장
청년농부 김태준(38) 씨는 대학 졸업 후 섬유 관련 대기업에서 화공기술자로 일하다 2014년 농부로 전향했다. 현재는 아내(박승희)와 함께 경북 영주시에서 도라지를 재배하고 이를 가공·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자연이든)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재배 작목은 3년근 도라지다. 노지 재배를 중심으로 여러 필지에 분산된 9만9천174㎡(3만 평)의 도라지밭을 관리하고 있다. ◆전문직 뒤로 하고 농업에 미래 걸어 농업을 생업으로 삼게 된 것은 즉흥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있어서인지 인생 계획 한 켠에는 늘 농사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렇다고 안정적인 대기업을 뒤로 하고 귀농을 단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폴리머 종합반응 공정'을 취급하는 전문기술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더욱이 귀농을 실행한 2014년은 결혼을 한 해이면서 회사에서도 막 자리를 잡아갈 즈음이라 처가와 친가 부모님의 반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10년은 직장생활을 하라고 다들 만류했다. 농업의 불안정성과 소득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그는 향후 10년까지의 계획서를 연 단위로 꼼꼼하게 작성해 양가 부모님을 설득했고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이렇게 그는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의 응원, 믿음을 바탕으로 귀농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김태준 씨는 "회사생활은 안정적이긴 해도 미래 비전을 찾기 어렵다고 느꼈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귀농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겠다 싶어 과감히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무작정 농업에 뛰어든 건 아니고 귀농 전 틈틈이 필요한 생활비와 농사 자금, 노동 강도, 실패 가능성까지 모두 고려한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농업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도라지값 폭락에 '가공' 사업도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귀농했지만 귀농 첫해는 그에게 쓰라린 기억을 남겼다. 당시 중국발 미세먼지로 기관지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도라지를 주작물로 농사를 지었는데 도라지 가격이 4분의 1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특히 소백산 자락에서 30여년 간 도라지 농사를 지은 부모님의 노하우를 물려받았기에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오니 더욱 상심이 컸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도라지 가격 폭락을 겪으며 수익 구조의 한계를 체감하고 나니 도라지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필요했다. 그 답을 가공에서 찾은 그는 이때부터 농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도라지 가공품 개발에는 아내가 큰 도움이 됐다.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아이에게 도라지청, 도라지젤리를 만들어 먹였던 레시피를 바탕으로 가공품을 생산한 것이다. 그렇다고 바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공정이 안정되지 않아 버려야 했던 물량도 있었고, 맛과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다시 손 봐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실패를 할 때마다 원인을 정리하고 공정을 수정하는 등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 또 반복했다. 그 과정이 쌓이니 농업은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일이 됐고, 마음에 드는 완성품도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초기에는 판매 실적이 영 시원치 않았다. 영주지역 특성상 도라지가 흔하고 고령 인구가 많아 도라지 제품을 선뜻 구매하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 등 SNS를 통해 도라지 재배 모습, 도라지 가공품 만드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홍보를 해나갔다. 이에 앞서 주안점을 둔 것은 품질 관리였다.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품질의 가공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홍도라지' 제조기술이 완성됐다. 이는 도라지의 쓰고 아린 맛을 줄이기 위해 가열과 휴지 공정을 반복한 끝에 나온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 나오자 온라인 판매는 주문이 밀려 생산량이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갔다. 이에 도라지농사를 더 전문화하기 위해 저온저장고와 도라지 가공공장을 준공하고 도라지 전문 브랜드 '도라지미'도 탄생시켰다. 이후 영주 부석태 콩가루와 초코가루 등 다양한 재료와의 배합, 고급스러운 포장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교육과 연구에 기반한 가공 농업 제품의 혁신과 창의성은 다양한 인증과 수상 경력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도라지미의 '홍도라지정과'는 전통식품품질 인증을 취득했고, 2020년에는 세계유산축전 경북 공식지정상품으로 선정돼 지역 문화관광상품으로 활약했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농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경북농업기술원의 미래농산업 아이디어 경진 부문에선 대상도 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육과 학습을 통해 농업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설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귀농 이후 현재까지 경북농업기술원 등에서 농업, 가공, 유통, 경영, 스마트농업 관련 교육을 총 2천304.5시간 이수했다. 이는 단기간에 몰아서 수강한 것이 아니라 8년 간에 걸쳐 농업 단계별로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누적해온 것이다. 농업의 기본 구조는 기초 농업기계, 토양학, 농산물 유통·마케팅, GAP 교육을 시작으로 신규 농업인 기초 영농기술교육, 강소농 역량향상 교육, 청년농업인 농업경영 입문과정 등을 통해 다졌다. 이후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스마트온실운영기술 심화과정, 스마트농업과정,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입문형·교육형·경영형) 과정을 거치며 생산을 감각이 아닌 데이터와 관리의 영역으로 전환해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는 경북대학교 스마트농업시스템공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하며 현장에서의 경험을 이론과 시스템으로 정리하는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농업을 단순히 '짓는 일'이 아니라 환경 제어, 생산 시스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대학원 과정을 선택한 것이다. 교육과 학습의 누적은 농사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를 다르게 만들었다. 작업 하나를 결정할 때도 경험 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에서 배운 기준과 수치를 함께 고려하고 있고, 재배·가공·유통을 각각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학문적으로 해석하고 다시 농장 운영에 적용하는 순환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태준 씨는 "가공 농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북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현장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이것이 재배·가공·마케팅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가장 큰 기반이 됐다"며 "농산물 가공 과정, 발효식품 과정, 농가형 가공식품 개발 과정 등을 이수하며 가공의 기본 구조를 체계적으로 익혔고 위생 관리, 공정 설계, 표시 기준, 식품 관련 법규에 대한 교육도 단계적으로 받아 이를 실제 가공 현장에서 적용했다"고 말했다. ◆'버틸 수 있는 시간' 주는 지원을… 그가 현장에서 느끼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는 '사라짐'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찾는 과정'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기존 방식의 농업은 분명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이제는 생산에 가공, 유통, 콘텐츠를 결합시켜야 새로운 역할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처절한 실패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이다. 가격 폭락, 인건비 상승, 기상 변수 앞에서 농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음을 체험했기에 원물 생산에서 가공이라는 선택지를 하나 더 가져간 것이다. 귀농을 고려하는 청년들에게도 '농업으로 먹고살 수 있다'는 막연한 말이 아니라 실패와 시행착오까지 포함해 어떤 과정을 거쳐 이것이 가능해졌는지 그 실제 사례를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년농업인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업은 안 되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계획을 실행해보고 수정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귀농을 고민하는 청년들을 향해선 "농업을 낭만으로 시작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농업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고, 결과가 늦게 나오기 때문에 실패를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농업은 말로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기록하며 끝까지 해내는 과정, 즉 삶의 태도를 증명하는 일"이라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각오가 있다면 농업은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길"이라고 했다. ------------------------------------------------------------------------------------ 〈경북농업기술원, 시·군별 농산물종합가공센터서 농식품산업 원스톱 지원〉 오랜 기간 농업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소득을 좌우했다. 그러나 생산비 상승과 기상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진 지금, 단순 생산 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제 농업의 경쟁력은 생산량이 아니라 원물에 얼마나 더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농가들이 농업의 구조 확장 및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산물 가공에 뛰어드는 이유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경북농업기술원은 도내 시·군 단위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19개 구축, 가공경영체 육성에 힘쓰고 있다. 가공기술 교육, 시제품 개발 및 상품화 지원 등 체계적인 창업보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농업인들의 가공 창업을 돕는다. 또 경영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농식품기술자문단도 운영하고 있다. 김성연 경북농업기술원 농식품창업팀장은 "농산물 가공은 농업을 생산에서 가치 창출 중심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수단이자,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향"이라며 "이는 청년농업인들에게도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3-09 13:42:37
[리더 열전] 임상규 경인제약 회장 "사회적 책무 다하는 삶 이어갈 것"
대구시약사회의 황금약사대상과 대한약사회의 약사금탑상, 그리고 대한약사금장까지 약사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상 3종을 그랜드슬램 달성한 이가 있다. 임상규(76) 경인제약 회장이 그 주인공으로, 전국의 9만 약사 중 이를 달성한 이는 손꼽힌다. 대한약사금장(제36회)은 지난달 26일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수상했다. 최고 중 최고란 영예에 걸맞게 부상으로 금메달(1.5냥, 시가 1천500만원 상당)도 주어졌다. 그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회적 책무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 이를 행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 토박이인 임 회장은 그간 약사와 제약회사 CEO로서의 삶 뿐 아니라 중앙과 지역 약사회 임원, 지역사회 공익사업 참여 등 다방면의 활동을 벌여왔다. 영남대 약대 출신으로 1977년 대구에서 첫 약국을 열었고 1984년엔 경인제약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1980년대부터는 약사회 회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지역 약사회 임원을 시작으로 시·도 단위, 중앙 약사회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약업계 전반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써왔다. 약사 직능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마약퇴치운동, 지역 보건정책 참여, 독거노인·청소년 지원 등 다양한 공익사업도 펼쳤다. 특히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사명감을 갖고 뛰어들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유치위원,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위원, 대구월드컵 유치위원, 경북생활체육협의회장, 대구빙상경기연맹회장 등이 그것이다. 보건학박사를 취득하고 지역 대학에서 30여 년간 강의하며 후진도 양성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그동안 정부와 대구시에서 받은 상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023년 동탑산업훈장, 2020년 '제44회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상 대상', 1999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5년 대통령표창, 1987년 국민포장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고문, 다문화간병인협회 회장, 건강소비자연대 상임고문, 대한약사회 감사 등을 맡고 있다. 임 회장은 "돌이켜보면 저 혼자 힘이 아닌,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더욱 봉사하고 베풀며 사는 것으로 지금껏 받은 사랑과 은혜를 갚아나가겠다"고 했다. 시민들을 향해서는 "약국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건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공공 보건의 최전선"이라며 "생활 속 건강 상담 등을 통해 약국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6-03-04 18:28:16
[낳아보니 행복이다] 신효은·강현정 부부 "가정은 모든 공동체의 출발이죠"
동갑내기 부부 신효은(52)·강현정(52) 씨는 네 자녀와 함께 경북 성주군 금수강산면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주읍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시골 동네로, 이 집 포함 총 7가구만 산다. 버스도 하루에 4번 밖에 오지 않고 주위엔 온통 산과 논밭 뿐이다. 하지만 경치 좋고 공기 좋고 밤에 별도 잘 보여 이들 가족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이 시골생활이 행복하다. ◆아빠 목사·농업인…엄마 로컬푸드 식당 운영 아빠 신효은 씨는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 있는 진성교회 담임목사다. 성주의 진성교회 수양관을 관리하며 농사를 짓고 있기도 하다. 엄마 강현정 씨는 동네 엄마들 3명과 로컬푸드 식당(행복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점심 영업만 하며 제철 재료를 활용한 건강 밥상을 제공한다. 술은 팔지 않는다. 자녀는 딸 셋, 아들 하나다. 자칭 K-장녀인 영인(20)은 한동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미국법을 전공할 예정이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며 한번 결심하고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해내는 성격이다. 운동도 좋아해서 중학교 때는 성주군 육상 대표선수로, 대학에선 여자풋살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둘째 딸 선명(19)도 올해 한동대에 입학했다. 입담이 좋고 베이킹을 잘하며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한다. 중학교 때는 수륜중학교 국악관현악단에서 건반(반주)을 맡아 큰 무대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TV조선 '아이엠 셰프'라는 프로그램에 최연소 경연자로 출연도 했다. 성주고등학교에 다니는 셋째 동역(17)은 한 번 몰입하면 성장 속도가 무지 빠르다. 성주군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교육원의 도움은 받았지만 사교육 한 번 없이 고등학교 1학년 내신 성적을 전과목 1등급으로 채웠다. 수륜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방과 후 수업으로 대금을 배워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에서 장려상도 탔다. 친구들과의 유대관계가 좋고 엄마가 피곤하고 힘들어 할 때면 슬쩍 다가와 안아 주는 츤데레 매력의 소유자다. 막내 혜진(15)은 수륜중학교 3학년으로 인성이 좋고 따뜻함과 귀여움이 가득한 아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옆에서 챙겨주고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 어찌 이렇게 착할까 감탄할 정도다. 커서도 마음이 힘든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자녀 통학시키는 차 안이 대화방 이 집은 매일 아침이 전쟁터다. 욕실이 하나 뿐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자칫하면 세수도 못하고 나갈 판이다.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아침밥을 을 먹고 나서는 바쁘게 등굣길에 나선다. 이 때 부부는 각자 차로 나눠 타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다. 이후 각자의 고유한 업무로 돌아갔다 또다시 하교할 아이들을 태우러 간다. 이 때는 정해진 시간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 스케줄에 따라 부르면 달려가는 그야말로 '콜~~택시'다. 집에 오면 밤 11시를 훌쩍 넘길 때가 많다. 첫째와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이들 넷 왕복 통학에 하루에 적게는 2시간, 많게는 4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다. 지금은 위로 둘이 포항에 있는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주말만 집에 오니 그나마 편해진 것이다. 자녀 넷 다 통학시켜줄 당시 주변에선 "고등학생은 기숙사에 보내면 되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통학시키냐"며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강현정 씨는 몸은 힘들어도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며 손사레쳤다. 차 안에서 자녀들의 마음도 들여다보며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아이들은 차 조수석에만 앉으면 친구에게 하듯 자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말하기 시작한다. 또 하나 그가 양보 못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집밥이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일 때까지는 무조건 엄마가 해 준 집밥을 먹이면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강현정 씨는 "집밥이 최고지만 그래도 혹여 아이들이 치킨이나 피자 등이 그리울까 해서(사는 동네까지 배달이 안 됨) 집에서 통닭을 튀겨 먹이고 감자피자나 빵도 직접 만들어 먹인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요리하는 것을 즐기게 됐고 지금은 자신들이 요리해서 우리들에게 종종 대접한다"고 뿌듯해했다. 또 그 어떤 음식보다 엄마의 집밥을 가장 좋아해주는 아이들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두 번의 TV 출연에 경연대회 대상까지 아이들이 어린 시절 여행이나 나들이를 위해 필요한 물품은 잘 챙겼나 확인할 때면 항상 남편이 입버릇처럼 말한 게 있다. "다른 것 다 잊어버려도 된다. 우리는 애들 4명만 안 잃어버리면 된다"가 그것이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 숫자 세는 일이 습관처럼 돼버렸다. 추억도 많다. 어릴 적 불렀던 동요 중에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하는 가사가 있는데 신효은·강현정 씨 가족은 그 꿈을 두 번이나 이뤘다. 2017년 '경상북도 TBC 랑랑 콘서트'에 출현한 것이 그것이다. 지금은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개인이 영상을 올릴 수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TV에 출연한다는 것은 평생 한 번 경험해볼까 말까 한 일이었다. 그런데 출연에 그치지 않고 이들 가족은 이 프로그램 성주군편 경연에서 대상을 받고 연말결산 왕중왕전 성주군 대표로도 출연해 대상을 차지했다. 외할머니와 손자손녀 7명(이 집 아이들 4명, 외사촌 3명), 사위들이 '백설할매와 일곱손주'팀을 만들어 노래하고 춤춘 끝에 거머쥔 상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다자녀가족이라 가능한 한편의 뮤지컬과 같은 공연이었다"고 평했다. 부부는 "아이들에게 2번의 TV출연이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큰 선물을 안겨줄 수 있어 너무 감사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다자녀가족의 이점은 이 뿐 아니다. 형제자매가 많으니 자기들끼리 서로 의지가 되고 부모에게도 큰 힘이 된다. 신효은 씨는 "'자녀는 전통(화살통)의 화살'이라 기록된 성경(시편 127편) 말씀처럼 가정 공동체 안에서 잘 다듬어진 자녀는 좋은 화살처럼 많을수록 든든하다"며 "때로는 화살이 아니라 부메랑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자녀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강현정 씨는 "아이들 스케줄로 매일매일 너무 바쁘고 나를 돌아볼 시간이나 내가 하고 싶은 공부(또는 일)에 투자할 시간도 부족하다"며 "이런 점 때문에 가끔은 마음이 공허해 질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옆에서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는 남편과 아이들은 이 모든 힘듬을 뛰어넘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예쁜 말과 포기 않는 정신 강조 '가정이 모든 교육의 출발선이다'. 신효은·강현정 부부의 교육 철학이다. 서로 존중받고 실수를 해도 다시 일어서는 경험을 가정에서 충분히 누린 아이라야 세상이라는 공동체에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 다른 원칙은 아이들과의 신뢰를 위해 약속한 것은 꼭 지킨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신뢰가 쌓여져 있어야 청소년기가 됐을 때 부모에게 입을 닫지 않고 마음을 연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감했다. 부모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이들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바깥에서 보여지는 부모의 모습과 집안에서의 말과 행동이 동일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늘상 강조하는 말은 '사람은 말로 상처받고, 말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예쁜 얼굴'보다 '예쁜 말'을 가꾸라고 이른다. 화를 낼 수는 있어도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도록, 자기 생각은 분명히 하되 상대를 무너뜨리는 말은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대화하고 연습하고 있다. 말은 그 사람의 과거요, 현재요, 미래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마라톤, 천천히 가도 포기하지 말자'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남들보다 앞서 가야 한다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방향을 바꿔도 괜찮으니 다만 "멈추지만 말자. 포기하지만 말자"고 얘기한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기에 자기 속도로 끝까지 가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이들에게 강조한다. 이런 긍정적인 부부지만 최근 들어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에 빠져있다. 지금껏 사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았고 먹을 것도 자급자족하며 큰 돈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었는데, 두 명이 대학에 진학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장학금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이 보다는 세 자녀 이상 특히 네 자녀 이상의 가구에 소득분위 상관없이 국가장학금 전액 지원 같은 실질적인 다자녀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앞으로의 꿈은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아이들과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고 함께 도우며 가까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부부는 "그 사랑으로 다른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도 따뜻하게 품어주고 도움 줄 수 있는, 사랑 넘치고 생명력 가득한 가족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03-04 10:10:20
대구언론인불자회(회장 김영모 TBC 제작국장)는 27일 대구 보광원(주지 한우스님)에서 신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김영모 회장은 1999년 창단한 대구언론인불자회의 활성화를 다짐했고, 지도법사인 한우스님은 '사회의 목탁'으로 활동해줄 것을 당부했다.
2026-02-28 11:26:51
[리더 열전] 장익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 "독립정신 선양은 현시대의 또 다른 독립운동"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제49대)을 지냈던 장익현(69) 영남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지역사회에서 다방면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법조인으로 유명하다. 소외된 이웃과 세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99년부터 대구가정법률상담소 '상담 변호사단' 소속으로 이혼·가정폭력 등의 무료 법률상담을 계속해오고 있고, 2015년부터는 대구가정법률상담소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2019~2021년엔 대구지방변호사회 저스티스봉사단의 단장으로 재직했다. 2013년에는 삼성사회봉사단 지원으로 비영리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 경산'을 설립해 이주여성의 일자리 창출 등 후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문화예술계에 봉사하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2013년 대구시 대표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이사장을 맡은 것이 그것이다. 당시 DIMF는 자체 제작 뮤지컬을 유럽에 수출하며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계와도 인연이 닿아 2021~2023년 제18대 대구대 영광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이런 그가 지난해에는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제3대 상임대표를 맡아 독립운동정신을 계승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장윤덕 의병장의 증손)으로서 관련 활동에 소홀했다는 반성 차원에서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는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 재조명과 애국선열 정신 계승·확산을 위해 2017년 대구에서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장익현 상임대표는 "앞으로 독립운동의 기억을 현재의 시민의식으로 되살리는 일에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구 독립운동 시민해설사 양성과정'과 같은 역사교육과 문화활동을 결합한 실천적 계승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업회의 최대 숙원사업인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해서도 광복회 대구시지부, 대구시와 함께 힘을 모을 예정이다. 특히 최근 독립운동기념관 분원 설치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만큼 건립사업 성사에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 밖에도 사업회의 주요 사업인 유·초·중·고등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 '찾아가는 독립운동학교', '내가 찾는 대구독립운동 유적' 등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할 방침이다. 장 상임대표는 "독립정신을 기리고 선양하는 일은 오늘날의 또 다른 독립운동"이라며 "젊은세대들이 좀 더 역사에 대한 관심과 선조들의 희생에 고마움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2026-02-25 16:33:06
임상규 경인제약 회장은 오는 26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리는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제36회 대한약사금장'을 수상한다. 대한약사금장은 대한약사회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임 회장은 1973년 영남대 약대를 졸업한 뒤 1977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종합약국'을 열고 약사 생활을 시작했다. 1984년에는 '경인제약'을 설립해 제약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아울러 중앙과 지역 약사회의 주요 임원을 역임하며 약사 직능의 사회적 위상 제고에 힘써왔고,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펼쳐왔다. 그는 "이 상이 주는 무게를 크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26-02-24 14:43:22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4>영농·방제 대행으로 농업 활력 제고
현재 우리 농촌에서 드론 방제와 영농대행은 편의 기술 차원만은 아니다. 고령화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속에서 농업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다. 김헌조(44) 씨와 박동우(43) 씨는 각각 경주와 영덕에서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해 영농대행단과 드론방제단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법인 다 구성원은 청년농업인들로, 소규모 농가와 고령·여성 농가를 대신해 농작업과 드론 방제를 하고 있다. 기존 농가는 생산에 집중하고 청년은 농촌에서 소득과 역할 및 일자리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지역 농업의 활력을 높여가는 구조다. 〈김헌조 청년농부〉 김헌조 씨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17년 고향인 경주로 내려와 농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벼 19만8천347㎡, 콩 16만5천289㎡, 조사료 99만1천736㎡ 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나 수익 면에서 쉽지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농업구조를 만들어냈다. 2022년에는 경북농업기술원의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 사업 참여를 위해 농업회사법인 '청년농부대행단'도 만들었다.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은 경북농업기술원이 2021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으로 고령농과 여성농업인, 소농가 등 농기계 사용이 어려운 영농 취약계층에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최신 농기계를 활용해 이앙, 벼 수확, 조사료 작업, 비료 살포, 병해충 방제 등을 해준다. ◆청년농부대행단 운영…연간 수익 1억원 올해로 5년째인 '청년농부대행단'은 구성원이 현재 그를 포함 총 7명이다. 청년농업인 김병극, 전제원, 최효석, 백기호, 장상휘, 강동원 씨가 함께 하고 있다. 보유 장비는 농업용 드론 2대, 트랙터 4대, 베일러 1대다. 방제 실적은 개인 기준 누적 991만7천355㎡(300만 평)이고, 최근 5년간 출동 횟수는 1천 회 이상이다. 연간 수익은 1억원(누적 기준 5억원) 정도 된다. 대행단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자가농을 하다 보니 농기계와 장비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기본 장비를 갖춘 상태이긴 했지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마침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 사업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다. 이후 장비를 고도화해 대행단을 가동했지만 초창기엔 일이 많지 않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내 일이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성실히 하다 보니 일거리가 점점 늘어났고 특히 일손이 부족한 고령농가 어르신들의 요청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규모도 커졌다. '청년농부대행단'의 가장 큰 차별점은 청년 중심의 조직이라는 점이다. 작업 속도가 빠르고, 현장 대응력이 좋으며, 체력과 에너지가 좋다. 여기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니 이용 농가의 부담도 덜하다. ◆농기계 업그레이드 지원 필요 김헌조 씨는 대행단을 운영하면서 매출과 소득 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대행단 운영 전에는 자가농이라 수익에 한계가 있었다. 농기계 업그레이드로 작업 시간이 단축돼 더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개인 농사와 대행단을 병행하다 보니 쉴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서비스 이용 농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소규모 농가의 경우 모든 농기계를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는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부분을 대행단이 대신하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농사의 질과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다만 일부 대형 농가와는 가격이나 작업 시기 문제로 오해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지역 내 상생 구조를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행단 운영을 통한 수익은 구성원 각자가 맡은 역할과 투입된 노동량에 따라 분배한다. 일한 만큼 가져가는 구조다. 경북에서 운영되는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2025년 기준 11개 단)은 평균적으로 단원 1인당 2천150만원의 농외소득이 발생했다. 그는 "앞으로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농기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장비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지자체나 경북도 단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청년농부 연령 기준 상향해야 김헌조 씨는 "처음 농촌으로 돌아왔을 때는 체력·수익 모두 불안정해 다시 도시로 나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며 "다행히 대행단을 통해 일거리와 안정적인 수익, 그리고 청년들이 함께 농업을 지킨다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면서 지금은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농업인이 늘어나야 농업의 미래도 있다고 본다"며 "이를 위해서는 단기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책, 실제로 농촌에 내려와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체계, 현실적인 예산과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만 40세로 제한한 청년농부 연령 기준과 관련해서도 "우리 농촌 현실에서는 40대 중반도 충분히 젊은 축에 속한다"며 "연령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더 많은 인력이 농촌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농부 박동우〉 영덕군 영해면에 거주하는 박동우 씨는 2004년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뒤 부모님이 경영하는 과수원(사과) 농사를 2018년까지 함께 했다. 현재는 개인적으로 수도작(벼농사)만 5ha 규모로 짓고 있다. 여기에 신규 과원 조성 및 과원 갱신 컨설팅, 농업회사법인 할아버지농부(주)를 통한 드론방제단 운영도 겸하고 있다. 법인 이름에 할어버지가 들어간 것은 청년농업인들이 운영하는 것이지만 대대손손 가업으로 잇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드론 농업에 일찍 눈뜨다 드론을 활용하면 넒은 면적을 일시에 집중 방제할 수 있어 병해충 확산 방지를 위한 초기 대응에 효과적이다. 박동우 씨는 이런 드론 방제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케이스다. 2019년 경북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으로 드론 방제를 시작했고, 이듬해인 2020년에는 영덕군에 드론 공동방제를 제안해 드론 4대(4개 팀)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2023년 경북농업기술원의 청년농업인 드론방제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방제단을 본격적으로 재정비하게 됐다. 현재 보유한 드론은 6대이고 팀원은 12명(사수 6명, 부사수 6명)이다. 방제 규모는 매년 1천ha 정도다. 영덕군은 80%가 공동방제(1차, 2차), 20%는 개인방제인데 공동방제의 수익금은 공동으로 배분한다. 지난해의 경우 ha당 11만원 정도가 배분됐다. 경북에서 운영되는 방제단(2025년 기준 23개 단)의 경우 1인당 평균 1천120만원의 농외소득이 발생했다. 그는 "영덕군에 사업을 건의할 당시에는 기술 도입이 어려웠고 심지어 부모님도 장난감 같은 걸로 무슨 방제를 하겠냐고 반대했다"며 "하지만 저는 드론을 농업에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지금은 그 예상대로 방제 뿐 아니라 병해충 예찰, 꽃가루 살포, 산불 예찰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뿌둣해했다. ◆공동방제 위한 인력 양성 필요 드론방제 특성상 방제 시기가 굉장히 더울 때인데 그때가 되면 새벽 4시에 팀원들과 모여 장비와 기상 체크, 방제 위치 확인, 전반적인 점검 후 방제를 한다. 이렇게 적절한 시기에 일사분란하게 방제를 하니 방제 기간이 짧아지고 방제 효과도 높아졌다. 수도작 농가와 사과재배 농가의 호응이 높은 이유다. 또 드론방제단 팀원들 대부분이 영덕지역 농가 2세라 지역 사정에 밝고 웬만해선 현장에서 민원 처리가 바로바로 다 된다는 점도 기존 농가에 어필 되는 부분이다. 드론으로 방제해준 덕분에 벼수매에서 특등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주어진 방제 일정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방제를 해서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장기적 목표는 지역별로 시간 차이를 두고 공동방제를 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많은 인력을 양성해 면 단위가 아닌 군 단위로 공동방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동우 씨는 "새로운 팀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드론 방제는 면허만 딴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병을 알고, 약을 알고, 그 지역의 전반적인 특성을 알아야 하는 작업인데 청년들이 드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달려든다"고 아쉬워했다. ◆농업·농촌, 청년들에겐 기회 그는 농업의 미래를 밝게 보는 편이다. 농산물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걸로 봐선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농업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드론 방제만 해도 이상기후 등으로 돌발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고 드론 기술 또한 시간이 지나면 더 정밀하고 빨라질 것이니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농촌에 청년들이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란 얘기다. 귀농귀촌을 염두에 두는 청년들을 향해서는 "저 또한 처음에 1억원을 지원받아 드론을 시작했는데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보시라"며 "하지만 아무리 좋은 연장이라도 누구 손에 가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듯, 보조사업이나 지원금에만 의존하면 그 돈이 떨어질 때 포기하기 쉬우니 노력 없이 거저 되는 게 없다는 것을 꼭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꼭 농사를 지어야 농촌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바리스타, 요리 전문가, IT 전문가도 영덕군에 잘 적응해 사업 번창한 사례를 여럿 봤다"며 "농촌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접고 여기에서 기회를 잡아보는 것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2026-02-23 10:57:42
(사)청소년꿈랩(대표 이승희)은 21일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선 그간의 활동상을 담은 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청소년꿈랩을 거쳐간 청소년들과 후원자들의 릴레이 축사 등이 이어졌다. 이승희 대표는 "꿈랩에서 활동한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돼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너무나 뿌듯하다"며 "'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지난 10년을 달려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청소년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청소년꿈랩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인성과 리더십을 길러주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선인장 아카데미', '봉사단 활동', '독립운동정신계승 활동' 등이다.
2026-02-22 08:23:23
[낳아보니 행복이다] 오상종·이가영 부부 "사람답게 사는 힘 키워주는 게 부모 역할이죠"
경북 고령군에 살고 있는 오상종(56)·이가영(38) 부부는 네 아이 부모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MCS에서 근무하는 오 씨는 현장을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아내 이 씨도 포장과 납품 일을 하며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하려 노력한다. 자녀 넷은 모두 딸이다. 첫째 연재(13)는 3월에 중학생이 되고 둘째 연진(12)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간다. 셋째 연수(5)와 막내 연우(4)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집안 대소사는 가족 회의로 오상종·이가영 씨 가족은 구성원이 6명이나 되다 보니 늘 시끄럽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가족 회의도 자주 한다. 외식 메뉴부터 여행지까지,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의논해 결정하고 있다. 이럴 때 부부는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 애쓴다. 어리지만 다들 생각이 있고 나름 논리도 분명하다. 첫째 연재는 성실하고 꾸준한 성격이라 말하는 것도 무게가 있다. 반장과 전교 부회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어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이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려는 성격이다. 학업은 물론 각종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 맏이라 그런지 동생들을 잘 챙기며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 고맙다. 둘째 연진은 조용한 편이다.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공예나 미술 활동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너무 조용해 집에 있나 싶을 때도 있지만 작품은 열심히 만들어 벽에 걸어둔다. 덕분에 집 분위기가 감성적으로 변했다. 셋째 연수는 활발하고 섬세한 성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다. 가족의 감정을 잘 읽어내는 재주가 있어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먼저 다가와 안아주는 따뜻한 아이다. 막내 연우는 언니들 사이에서 자라서인지 말과 눈치도 빠르다. 웃음이 많고 애교가 넘쳐 집안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완벽하게 하려 않는 게 육아 원칙 부부는 애초에 자녀를 네 명까지 낳으려고 생각하진 않았다. 첫째와 둘째를 키우다 보니 아이가 주는 행복이 생각보다 컸고, 셋째는 솔직히 아들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낳게 됐다. 또 딸이었지만 그래도 감사하고 행복했고 이걸로 끝내려 했다. 하지만 계획하지도 않았던 막내가 생겼고 이 아이도 우리 가족의 일부가 될 운명인가 보다 하며 받아들이게 됐다. 산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8개월 만에 태어났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여느 맞벌이 가정과 마찬가지로 이 집도 평일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특히 엄마 이가영 씨는 본인 일에 집안일, 아이들 일정 관리까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침엔 아이들 넷 다 등교·등원시켜야 하고 저녁엔 숙제 봐주기, 씻기기, 다음날 준비까지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래도 외할머니(이가영 씨의 엄마)가 함께 살며 육아를 도와주니 부부에겐 천군만마다. 주말에는 최대한 가족 중심으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려 한다. 온 가족이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산책을 가거나, 예쁜 카페에 들러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때때로 인근 지역에 나들이를 가기도 하며, 비 오는 날에는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영화나 보드게임을 즐긴다. 육아를 하는데 있어 원칙은 '완벽하게 하려 않는 것'이다.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하려 하다 보면 오히려 지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려 한다. 육아 분담은 서로 할 수 있는 일을 나눠 하는 것이다. 아빠는 주말과 평일 저녁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을 담당하고, 엄마는 전반적인 생활 관리와 아이들 정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부부는 "고생했다"는 말도 자주 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다자녀 부담 줄여줄 지원책 절실 이들 여섯 가족은 외출할 때 항상 "한 명 빠진 거 아니지?" 하며 서로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식당에라도 가면 "보기 좋다", "대단하다"는 말을 양념처럼 듣는다. 오상종 씨는 "다자녀가정이라 좋은 점은 생각보다 꽤 많다"고 했다. 아이들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지원군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부부가 다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을 자매들끼리 채워주는 순간을 볼 때면 부모로서 너무 행복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언젠가 외출 준비를 할 때다.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챙기다 보면 늘 시간이 촉박한데, 어느 순간부터 첫째와 둘째가 셋째와 막내의 옷을 입혀주고 신발을 신겨주는 게 아닌가.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물려주기와 관련한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여자아이다 보니 옷이나 신발을 자연스럽게 물려 입히게 되는데, 언니들이 자기들한테 필요 없어진 것이 아닌 동생들한테 어울릴 것 같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골라주고 있었다. 자매들끼리 나누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다자녀가정의 장점과 따뜻함이 이건 것이구나' 하고 새삼 느꼈다. 그래도 일반에 비해 다자녀가정이라 더 힘든 점은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체력적인 한계, 개인 시간 부족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다시 힘을 내곤 하지만 다자녀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늘었으면 하는 게 현실적인 바람이다. 있어도 써먹지 못하는 지원책 말고 교육비, 주거비, 교통비 등 가계 부담을 진짜 덜어줄 수 있는 지원 말이다.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 길러줘 '성적보다는 사람 답게 사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이 부부의 양육 목표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고 있다. 한번은 둘째(연진)가 학교에서 친구와 다퉜는데 자기만 억울하다고 호소하던 상황이었다. 이 때 부부는 무조건 아이 편을 들기보다 "네가 잘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등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둘째는 친구에게 먼저 사과했고, 이 일 이후부턴 갈등 상황에서 감정부터 앞세우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를 계기로 부부는 성적이나 결과보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돌아보고 책임지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절감하게 됐다. 또 각자의 속도와 재능을 최대한 존중하려고도 애쓰고 있다. 오상종·이가영 부부는 "솔직히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려 노력한다"며 "소망하는 바는 앞으로의 삶도 지금처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 뿐이다"고 했다.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찾은 훗날에도 '우리 집이 가장 편안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게 부부의 바람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바도 부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중에 커서도 언제나 함께 하는 가족, 웃고 떠들며 따뜻한 가족이 되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첫째 연재는 "서로 믿고 의지하며 힘든 일이 있어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가족이 됐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진로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어떤 일을 하든 끝까지 해내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둘째 연진은 "각자의 시간도 존중하면서 늘 배려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가족이었으면 한다"며 "커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셋째 연수는 "그림도 그리고 춤도 추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자주 웃고, 같이 놀아주는 시간도 많은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내 연우는 "아직 뚜렷한 꿈은 없지만 언니들이랑 계속 같이 살고 싶다"며 "집에 오면 따뜻하고 재미있고 항상 함께 하는 가족이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2026-02-18 12:17:47
[리더 열전] 이승희 (사)청소년꿈랩 대표 "꿈랩 활동이 청소년에 인문학적 소양 경험의 기회 되길 바라"
"학교와 학원 만으로는 청소년 시기에 갖춰야 할 덕목을 배울 수 없다.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 수성구의 한 수학학원에서 수십 년간 학생들을 지도해온 이승희 원장의 일갈이다. 그는 학원을 하며 접한 학생들 중 안타까운 부류가 둘 있었는데, '공부에 재능이 없는데 억지로 하는 부류', '공부는 잘 하는데 이기적인 부류'가 그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공부를 가르치는 것 보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인성과 리더십을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절감하게 됐다. '참 인재 양성'을 목표로 그가 2016년 (사)청소년꿈랩(이하 꿈랩)을 설립한 이유다. 이런 그를 두고 처음엔 정치에 뜻이 있거나 정부지원금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닌지 등 주변의 부정적 시선도 많았다. 사실 꿈랩을 위해 이승희(53) 대표는 그간 학원해서 번 돈 상당 부분을 투자했고 지금도 학원 운영과 병행하며 기본 경비를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꿈랩 사업에 공감하는 이들의 재능 기부와 기부금도 도움이 됐다. 오해나 경제적인 부분 등 여러 어려움이 많았지만 법인 설립 후 그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소신을 펼쳐나갔다. 꿈랩의 주력 사업인 '선인장 아카데미', '봉사단 활동'(벽화·환경·독도수호·멘토링 봉사단), '독립운동정신계승 활동' 등을 통해서다. 이 가운데 선인장 아카데미는 꿈랩의 설립 취지와 가장 부합하는, 이 대표가 애정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는 "선인장 아카데미는 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청소년을 길러내기 위해 설립한 아카데미"라며 "인문학 강연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4대 풍광 등 10주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를 위해 살지만 나만을 위해 살지 않는 선인장'을 길러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정신계승 활동은 다른 두 사업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했다. 2000년부터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인연이 돼 '대구독립운동 청소년아카데미', '나도 대구의 독립운동가 청소년플래시몹'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해 1월 광복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그는 "꿈랩과 함께 한 청소년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아카데미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진로를 정한 경우도 있고, 다양한 활동들이 밑거름이 돼 대입 면접과 어려운 입사 면접에 합격한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퀭한 눈빛과 무표정으로 꿈랩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행사나 활동을 마치고선 반짝반짝 결의에 찬 눈으로 나가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 올해는 꿈랩 설립 10주년이라 이 곳을 거쳐간 이들과 기부자들을 초청해 오는 21일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기념행사도 연다. 그간의 활동상을 영상과 리플렛으로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꿈랩에서 활동한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돼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바라는 바라면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것"이라며 "꿈랩 또한 앞으로도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들은 경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그들의 삶에 뿌리가 되어주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2026-02-18 11: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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