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lil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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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낳아보니 행복이다] 양이수·장현주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양이수·장현주 부부 "배워서 남 주는 가족 되고파"

    양이수(49) 씨는 일주일 내내 쉬는 날이 없다. 평일에는 대구 성서공단 내 기계 가공업체에서 근무하고 주말 오후에는 수영장 안전요원으로 일하고 있다. 아내 장현주(47) 씨는 달성군 다사읍에 있는 한 어린이집의 교사다. 둘은 2003년 결혼해 슬하에 자녀 넷을 뒀다. 첫째 시은(22)은 딸이고 나머지 주원(20), 서원(18), 지원(15)은 아들이다. 이들 여섯 가족은 모두 수영을 즐겨하고 실력도 수준급이다. 아빠 양 씨는 "주말에 온 가족이 아침 수영을 하고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는 것이 저에겐 소소하지만 가장 큰 행복"이라고 했다. ◆수영에 진심인 여섯 가족 양이수 씨는 대한적십자 수상인명구조 자격과 대한수영연맹 수영심판 자격이 있어 수영장 안전요원과 심판 활동을 하고 있다. 아내 장현주 씨도 올해 수영심판 자격증을 따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부부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수영을 자녀들에게도 가르쳤다. 첫째 시은은 10살 때부터 수영을 배워 대학교 1학년 때 수상인명구조 자격증과 수상인명구조 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방학 때면 수영장에서 강사 아르바이트도 한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둘째 주원도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친 바로 다음달부터 수영장 파트타임 강사로 들어가 현재까지 수영강사로 지내고 있다. 대학을 가지 않기로 결정한 그는 조만간 해군해난구조대에 지원할 예정이다. 셋째 서원과 막내 지원도 어릴 때부터 수영을 배워 여러 수영대회에서 입상까지 했다. ◆돈독하고 사이좋은 4남매 4남매는 나이 차가 많지 않다 보니 친구처럼 지낸다. 각자 방이 있지만 혼자 틀어박혀 있지 않고 함께 공부를 하거나 어울린다. 남동생들은 밖에 나갔다 귀가하면 무조건 누나(시은) 방에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으면 잠시 얘기라도 나누고 제 볼일을 본다. 누나가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이나 공부를 하다 늦은 밤 귀가할 때면 동생 셋 중 누구 한 명은 반드시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에 마중을 나간다. 자녀들 중 유일하게 고정 수입이 있는 둘째 주원은 월급날이면 누나와 동생들에게 용돈을 줄 정도로 착한 동생이자 좋은 형이다. 셋째 서원은 중학생 때 심하게 사춘기를 겪어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했다. 하지만 누나 마중을 제일 많이 나가고 집안 심부름도 제일 열심히 한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검정고시와 수영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막내 지원은 중학교 2학년으로 한창 사춘기가 진행 중이지만 누나, 형들과는 매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장난도 친다. 이 집안의 애교 담당이다. 이렇게 사이 좋고 우애 깊은 자녀들을 보고 있노라면 양이수·장현주 부부는 그렇게 흐뭇하고 뿌듯할 수 없다. 그 어떤 부자보다 가진 게 많다고 느껴진다. 양 씨는 "아내와 약속한 게 아이 둘은 외로울 것 같으니 세 명을 낳자는 것이었는데, 키워보니 아이들이 모두 수월해 넷까지 낳게 됐다"며 "우리 부부에게는 이 아이들이 가장 큰 축복"이라고 했다. ◆세상 살아갈 힘 길러주는 게 부모 역할 부부의 교육관은 '아이들에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어릴 때부터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해주고, 책을 많이 읽어줬으며, 악기 하나와 운동 하나는 평생 취미로 삼을 수 있도록 가르쳤다. 나아가 운동이든 음악이든 단순 취미가 아니라 타인을 가르칠 수 있는 실력까지 갖추도록 했다. 첫째가 평리성당 유치원에 입학했을 때 "내가 갖고 있는 달란트(재능)는 남을 위해 쓸 때 빛난다"고 한 원장수녀의 말씀을 듣고서다. 이 때부터 부부는 수영을 본인 가족 만의 취미이자 특기가 될 수 있도록 갈고 닦았다. 이들 가족은 악기도 모두 하나씩은 능숙하게 연주한다. 첫째 시은은 4살 때 바이올린을 처음 접해 고등학교 2학년 말까지 배웠다. 대학 진로를 그쪽으로 할까 고민할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결국 이공계 학과에 진학했다. 그래도 재능을 썩히지 않고 대학 음악 동아리에서 악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성당에서는 주일미사 반주 봉사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남동생 셋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어릴 때부터 배웠다. 지금은 피아노만 가끔 연주하는 정도다. 엄마도 피아노에 능숙하다. 아빠는 기타를 칠 줄 아는데 집에서 가끔 기타를 들면 첫째는 바이올린, 나머지는 피아노나 노래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주 레퍼토리는 성시경의 '넌 감동이었어'나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등 조금은 철 지난 가요다. ◆다자녀가정, 힘든 점도 있지만 이점이 더 많아 자녀 넷을 키운다는 것은 경제적인 면에서는 분명 어려운 일이다. 식자재도 대용량으로 구매해야 하고 학원비와 용돈도 많이 나간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덩치가 커지면서 마트에서 몇십만원치를 사 놓아도 금방 떨어질 정도로 많이 먹는다. 국은 찜솥에 끓이고 고기볶음도 중국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조리도구(웍)에서 할 정도지만, 그마저도 남동생 세 명이 다 먹어 치워 첫째 시은은 자기 살 방도를 따로 마련하기도 한다. 먹을 것을 챙겨 몰래 숨겨 놓는 식이다. 그래서 부부는 "우리 아이들은 어딜 가도 굶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설거지, 빨래 등 집안일도 무시 못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부부는 이를 어느 한 쪽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내 일 네 일 구분 없이 먼저 보는 사람이 해버리는 식으로 집안일을 분담한다. 잠시 손을 놓으면 엄청나게 쌓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한다는 게 이들 부부의 암묵적인 룰이다. 양이수 씨는 "자식이 하나일 때와 둘일 때가 다른 것처럼 넷일 때는 정말 확연히 다르다"며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옷도 네 명의 옷을 사줘야 하고 신발, 가방, 수영복까지 네 명의 것을 사야 하니 솔직히 경제적으로는 힘든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쇼핑을 하다 보면 품질보다는 가격표에 눈이 먼저 간다"며 "아이들 수영 강습 같은 것도 대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에서 다자녀 할인을 받아 최대한 저렴하게 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다자녀가정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아졌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주택 임대료 및 대출 이자 지원, 다자녀가정이 생활할 수 있는 임대주택 확대 등이 대표적이다. 난방비와 전기세 등 공공요금 할인 확대도 필요한 부분이다. 지금은 전기요금을 월 최대 1만원까지만 할인해준다. 다자녀가정을 위한 대중교통 요금 혜택도 지하철은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되지만 버스는 지원이 되지 않아 아쉽다. 그는 "다자녀가정을 위한 정책이 대상자들에게 경제적으로 확실히 도움이 되는 방향이면 좋겠다"며 "가장 큰 부분이 주거 안정화 지원이라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그래도 힘든 부분 보다는 가족이 많아 좋은 점이 더 많다는 게 양이수·장현주 부부의 공통된 의견이다. 여섯 식구다 보니 한시도 심심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다. 가족 SNS 채팅방에 누구 한 명이 음식 사진이라도 올리면 핸드폰이 불이 날 정도로 알림음 소리가 계속된다. 아이들도 형제자매가 많은 가정에서 자라서인지 대체로 교우관계가 좋고 사회성도 좋은 편이다. 각자의 생각과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애쓰다 보니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부부는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각자 경제적인 안정을 얻고 취미 생활도 즐기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나중에 출가해서도 다들 지금처럼 형제자매 간에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며 산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2025-08-14 12:30:00

  • [리더 열전] 이춘희 동구팔공문화원장

    [리더 열전] 이춘희 동구팔공문화원장 "문화원 위상 강화에 힘쓸 터"

    "즐겁고 유쾌한 프로그램과 깊이 있는 문화사업을 전개해 품격 있는 지역문화의 장을 열어가겠습니다." 올 1월 취임한 이춘희(64) 대구 동구팔공문화원장은 "수려한 팔공산과 금호강을 품고 있는 동구는 우리 역사의 보고이자 문화의 산실"이라며 "이런 동구에 설립된 문화원인 만큼 그 위상을 바로 세우고 공고히 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동구팔공문화원을 '주민들과 예술인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원'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이 원장의 생각이다. 이를 구체화한 첫 결과물이 지난 5월 문화원 2층에 개설한 사랑방이다. 문화원을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단초 성격인 셈이다. 실제 사랑방이 생긴 후 문화원 이용객들의 반응이 꽤 괜찮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에는 문화원에 와도 잠시 앉을 만한 곳도 변변히 없었는데 사랑방이 생기니 여러모로 편리하고 소통의 공간으로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문화원 1층에 북카페 겸 도서관을, 지하엔 전시공간을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세워 놓고 있다. 문화원 활성화 및 지역문화 창달을 위한 사업에도 의지를 표명했다. 동구지역의 문화를 발굴·조사·연구해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물론 국내외 문화 교류 프로그램(광주동구문화원, 일본 등)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5월 시작한 구구탐방 프로그램(동구지역 유적지와 예술인 작업실 탐방)과 같은 주민 친화형 사업의 확대 발굴에도 문화원의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누군가 대구 동구나 팔공산에 가면 뭐가 있나 물었을 때 동구팔공문화원에 문의해봐라 하는 얘기가 나올 정도면 좋겠다"며 "그 새로운 변화를 구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또 '지역문화사업을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문화원의 설립 목적을 잊지 않고 지역 문화 창달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늘 살피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한편 이 원장은 법무법인 삼일 대표변호사로, 대구지방변호사회장과 대한변호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2025-08-06 15:47:15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3)정치·외교·안보 협력 강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3)정치·외교·안보 협력 강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등으로 국제정세의 혼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가 더욱 밀착하면서 한국에 대한 안보 위협도 증대되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거래적 접근, 탈(脫)자유주의 지향 등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한미관계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변화하는 동아시아 국제질서, 중국의 팽창과 북한의 위협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안보 분야에 공동의 이익이 있는 한일 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양국은 이제 과거보다는 미래에 중점을 두고 국익 관점에서 정치·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을 기울여나가야 한다. ◆한일 양국이 연계된 현안 정치·외교·안보 분야에 있어 한국과 일본은 여러 위험에 함께 노출돼 있다. 우선 북한 리스크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해 러시아와의 밀착도 진행 중이다. 북한의 군사적 역량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한일 양국 공통의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다음은 중국 리스크다. 중국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고 해양에서의 세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중국의 군사력 강화라는 장기적 위협과 최근 중국의 해양 구조물 설치와 같은 단기적인 변화에 양국 모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 리스크도 상당하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관세 문제에서도 동맹국 이점은 없었다. 즉 트럼프의 탈(脫)자유주의와 보호무역주의, 동맹국과의 관계 소홀 등은 한국과 일본의 장·단기적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미중 경쟁의 격화와 장기화도 한일 양국에 커다란 위험 요인이다. ◆정치·외교·안보 협력의 필요성 한일관계를 양자 관계의 틀에서만 바라본다면 협력의 이익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중 전략 경쟁을 고려하고 동아시아 및 글로벌 관점에서 국익을 분석한다면, 협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크다. 물론 대미, 대중, 대러, 대북 정책에 있어 한일 양국의 이익이 일치할 수는 없지만 미중 양강 구도 속에서 양국의 협력은 외교적 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한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로부터 이익을 얻는 수혜 국가라는 점에서, 협력을 통해 이러한 제도적 근간들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서로의 국익에 부합한다. 한일 양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및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양국의 안보 협력은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대북 접근 등에 관여할 수 있는 여지를 넓힐 수 있다. 동아시아지역 패권 국가인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한국과 일본은 협력해야 한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공격적인 외교 방식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 큰 위협 요인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양국의 전략적 협력도 필수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경제)·안보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은 '비대칭적 상호 의존'의 문제를 가지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요구에 대응하는데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일본은 협력을 통해 경제·안보 차원에서 미중 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문제를 극복할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경제적 압박에 대응하는데 있어 양국의 논의와 협력은 중요하다. 이 뿐 아니다. 한일 양국은 글로벌 기여 확대를 위해서도 노력하는 중이므로 협력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제 대한민국은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만큼 기존 동북아 중심 외교, 4강 외교를 벗어나 글로벌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외교적 지평을 넓혀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안보(군사적 위협 뿐 아니라 질병, 빈곤, 환경 파괴 등 비군사적 위험까지 포함한 개념), 기후변화, 에너지, 보건, 디지털, 재난 위기 관리 등 비전통적 안보 분야에서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한일의 전략적 협력 방안 동아시아의 안보 지형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가운데 한일 양국은 정치·외교·안보 협력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과 논리를 모색해야 한다. 첫째, 미중 전략 경쟁은 초강대국들 간 권력정치의 양상을 띠므로 한일 양국은 미들 파워(middle power, 중견국) 입장에서 상호 협력을 추구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 때 한일 협력은 단순히 미중 전략 경쟁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지역과 지구 안보 질서를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일본은 이미 인도·태평양 구상과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대화·협의체)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창출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 한국도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참여 등을 통해 규범 제정과 새 질서 구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둘째, 중국과 북한의 핵·미사일 무기 능력 증강과 핵 전략의 변화로 핵전쟁의 위험이 커진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양국의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 북한과 중국 문제는 별개가 아닌 동아시아 지역 질서 안정에 직접 연관되는 현안이므로 한국과 일본은 인도·태평양이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정세 인식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위한 정책 구상에 나서야 한다. 아울러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미군의 후방기지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사전에 일본 자위대의 역할 분담 및 활동 제한을 논의하고 국방당국 간 대화를 통해 제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아시아 동맹 구조의 근본적 변화 과정에서 한미일 협력의 이상적 형태를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안보는 구조적으로 연결돼 있고 미국을 축으로 한 안보 협력 역시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바퀴살 동맹체제가 다층적 안보협력체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 갈등의 발생 소지가 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은 새로운 동맹체제가 위계적 동맹체제가 아닌 분업적 동맹체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중국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한반도 등 중요 분쟁 지역에 대한 국가들 간 이해관계와 위협 인식을 식별하고 이에 기초해 바람직한 안보 질서를 위한 역할을 재정비해야 한다. 넷째, 국제질서 변동 및 인도·태평양 전략 차원에서 한일 양국은 '밖으로의 안보 협력' 형태를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비전통 안보 분야가 그것이다. 이를 통해 서로를 경쟁 상대가 아닌 상호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우호 관계로 발전시킬 수 있다. 글로벌 리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글로벌 기여가 중요하므로 아세안(ASEAN) 및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지지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곧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이후 양국이 약속했던 국제사회 공헌을 위한 협력의 연장선이다. 〈도움말 한의석 성신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5-08-03 12:30:00

  • [낳아보니 행복이다] 조광형·유미원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조광형·유미원 부부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죠"

    프리랜서 음악가(기타 연주 및 레슨)인 조광형(56) 씨와 대구 동촌성당 사무장인 유미원(45) 씨는 2006년 결혼해 슬하에 4남매를 뒀다. 위로 둘(한국해양대 1학년 유비, 경상고 3학년 유신)은 남자아이고, 아래로 둘(동부고 1학년 유주, 입석중 2학년 유온)은 여자아이다. 엄마 유미원 씨는 "육아 원칙으로 가장 영순위에 두는 것은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라며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 가족은 늘 행복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주말이 바쁜 가족들 이 가족의 특징 중 하나는 구성원 모두가 주말에 바쁘다는 것이다. 엄마 유미원 씨는 직업상 주말에 출근하기도 하고 업무도 일주일 중 이 때가 가장 많다. 아빠 조광형 씨는 기타 레슨이 주말에 몰려 있다. 주로 성당의 밴드부를 가르치는 일이라 대구경북 곳곳을 누빈다. 아이들도 주말이면 성당 활동과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분주하게 지낸다. 이 집 식구들은 모두 종교가 가톨릭이다. 첫째 유비는 용돈을 벌기 위해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둘째 유신은 대학 입시 준비로 주말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시간적 여유가 없다. 두 딸은 성당 주일학교 전례부 및 밴드부에서 각각 비중 있는 역할을 담당하며 활약하고 있다. 넷째 유온은 "학교에서 설문조사를 하는데 '온 식구가 일주일에 몇 번 저녁을 같이 먹냐' 는 질문에 '저희 가족은 일주일에 7번 아침을 같이 먹는다'고 적어낸 적이 있다"며 "어릴 때도 아빠가 쉬는 월요일에 주로 가족 외출을 했는데 박물관이나 휴양림이 대체로 그날 휴관이 많아 다른 곳을 찾아서 잘 다녔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이 집 아이들이 부모를 원망한다거나 하는 일은 전혀 없다. 오히려 바쁜 부모, 특히 아빠를 걱정할 정도로 속이 깊다. 유주는 "아빠는 남들이 놀 때 일하고 남들이 일할 때 쉬는 것이라 어떻게 보면 아빠만 밤낮 없이 바쁜 생활을 하는 셈"이라며 "우리 집은 우리 집만의 사정과 룰이 있는 것이고 가족 모두 그 안에서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엄마 유미원 씨는 이런 아이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그는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늘 미안한 마음이 있다"며 "그런데도 아이들이 오히려 이런 사정을 이해해주고 각자의 역할에 더욱 집중해주는 것 같아 고맙고 또 고맙다"고 말했다. 이 가족의 또 다른 특이점은 온가족이 악기 하나씩은 연주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부부를 제외하고 자녀 넷 모두 검도 유단자(유비 2단, 유신 2단, 유주 1단, 유온 2단)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육아 원칙은 '부부의 행복' 남편 조광형 씨는 남자 형제만 셋인 집안에서 자랐고, 아내 유미원 씨는 위아래 남자 형제만 있는 3남매 집안의 고명딸로 자랐다. 이 때문에 둘 다 자라면서 여자 형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바람대로 부부는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딸 둘, 아들 둘을 낳았다. 넷을 낳은 이유는 결혼 전 주례 신부님과의 약속 때문이다. 유미원 씨는 "결혼을 성당에서 했는데 주례를 서주기로 한 신부님이 서로에게 편지를 써오라고 했다"며 "그 때 제가 4명을 낳겠다고 약속을 해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 얘기를 전해들은 동서가 '이렇게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은 형님 뿐'이라고 하더라"며 "남편도 마찬가지지만 우리에겐 지금 4명도 크게 많다고 느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부부는 지금까지 자녀 넷을 키워오면서 '아이들을 나무라지 않는다'는 육아 원칙을 지켜왔다. 유 씨는 "애들 넷이 똑같이 밥을 먹기 시작하면 둘째만 유독 먹는 속도가 느려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이 아이가 정상이고 나머지 3명은 엄마 눈치에 빨리 먹고 마는 것이니 아이를 나무라지 말라'고 했다"며 "그 때부터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을 판단하고 꾸중하지 않는 게 육아 원칙이 됐다"고 말했다. '아이에게 맞추지 않고 엄마에 맞춰 아이들을 키운다'는 육아 원칙도 있다. 첫 아이가 온몸이 빨갛게 달아올라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그에게 한 조언 때문에 생긴 원칙이다. 당시 의사는 이렇게 얘기했다. "엄마, 이 아이는 이제 태어나서 세상에 적응해요. 엄마는 27년을 이미 살아 왔잖아요. 이 아이가 엄마에게 맞추는 게 쉬울까요? 엄마가 아이에게 맞춰주는 삶이 나을까요? 아이에게 맞추려면 엄마 못 살아요. 엄마에게 아이가 맞춰 자랄 수 있게, 예를 들면 소음에 노출돼도 잘 잘 수 있도록 그렇게 키워요." 그 때부터 부부는 아이들을 유별나게 키우지 않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무덤덤하게 키우는 육아 방식을 택했다. 그리고 그 방식이 성공적이었다는 것을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더 체감하고 있다. 이 두 가지 원칙 보다 조광형·유미원 부부에게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부부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원칙이다. 부부가 화목하고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언제나 아이들 보다 서로가 영순위다. 유 씨는 "결혼 후 한 번도 집안 욕실 청소를 해본 적이 없다"며 "육아 분담에 있어 아이들 목욕과 욕실 청소는 남편 몫이었는데 이를 귀찮게 생각지 않고 언제나 제 역할을 충실히 해줘 이 사람이 나를 참 배려하고 있구나 느낀다"고 말했다. ◆"넷 낳은 엄마가 자랑스러워요" 첫째 유비는 친구들에게 가족 소개를 할 때마다 늘 똑같은 반응을 접한다. '동생이 3명이나 있어?'. 그럴 때마다 조금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어머니가 세삼 대단하게 생각된다. 둘째 유신도 형제자매가 어떻게 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형이랑 동생 2명 있다고 하면 좀 놀라면서 "어머님이 대단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네 남매는 형제자매를 많이 낳아준 엄마아빠를 존경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형제자매가 많다는 것을 행복으로 느낀다. 무엇보다 형제자매가 많아서 제일 좋은 점은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유주는 언제든 대화할 상대가 있고, 고민이 있을 땐 털어놓을 수 있는 마음의 쉼터가 있다는 것이 제일 큰 위안이라고 했다. 특히 명절이나 생일 같이 가족이 다 모이는 날에는 집안이 시끌벅적해서 늘 따뜻한 에너지가 넘친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넷째 유온도 "가족 수가 많으니 서로 의지하고 돈독하다는 점이 좋은 점"이라며 "언니 오빠들이 있으니 든든하다"고 했다. 서로가 있어 즐겁다는 것도 이들 4남매가 공통으로 느끼는 장점이다. 유비는 "집안이 항상 시끌시끌하고 평범하게 지나가는 법이 없어 하루하루가 재밌다"고 했고, 유신도 "어릴 적을 되돌아보면 어느 날은 형과 놀고 어느 날은 동생들과 놀고 늘 재미있었다"고 회고했다. 앞으로 이들 여섯 가족이 바라고 꿈꾸는 바는 그저 '각자가 각자의 위치에서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하는 것' 뿐이다. "아빠는 아빠하는 일 잘되고, 엄마는 엄마일 하며 두 분이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게 아이들 바람이고, 부부는 아이들이 자신의 꿈대로 살아가길 기도하고 있다. 첫째 유비는 졸업과 동시에 해양경찰공무원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목표다. 둘째 유신은 체육대학 입학이 1차 목표고 그 다음은 체육교사가 되는 것이다. 막내 유온은 "각자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잘 살고, 모두 결혼해서는 명절이나 제사 때 한 번씩 얼굴 보며 살고 싶다"고 했다. 셋째 유주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직업을 갖고 싶고 무엇보다 가족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유주는 또 다자녀가정 혜택과 관련해 대구시에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고 했다. "제 경우 다자녀가정에 해당돼 대구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버스 환승 시에는 그대로 연동되지 않고 요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학교에 가려면 도시철도를 탄 뒤 버스로 갈아타야 하는데 정책하는 분들이 이런 허점은 제발 좀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2025-07-31 11:57:33

  • [리더 열전] 이무열 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장

    [리더 열전] 이무열 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장 "대구 관광, 이야기 보따리 풀릴수록 깊은 맛"

    대구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1천110만7천436명으로 이 중 외국인 관광객 수는 110만1천795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전체는 12.6%, 외국인은 57.78% 증가한 수치다. 그 배경에는 근대골목과 동성로, 서문시장·서문야시장, 수성못, 동촌유원지 등이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은데다 맞춤형 관광정보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운영한 부분도 주효했다는 게 대내외 평가다. 이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구문화관광해설사들의 활약이다. 대구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객들에게 지역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특정 부스(동화사, 대구박물관, 도동서원 등 39개)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대구의 숨은 가치를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영어, 중국어, 일어 해설이 가능하며 인적 구성도 향토사학자, 전직 교사, 공무원 출신, 주부, 화가, 문인, 서예가, 성악가 등으로 다양하다. 대구문화관광해설사회는 총 138명인 대구문화관광해설사들의 모임으로, 회장은 대구MBC 구성작가 출신인 이무열(68) 씨가 맡고 있다. 2008년부터 대구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한 그는 매일신문과 대구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고 2010년엔 시인으로도 등단했다. 이 회장은 "대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문화관광 해설 요청이 증가하는 걸 보면 인기가 많다는 반증 아니겠나"며 "관광객들에게 대구에 좋은 인상과 추억을 남겨줄 수 있도록 해설사들 모두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 해설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현장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관광하는 것과 그냥 둘러보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있다는 게 이 회장 지론이다. 그는 "진정한 대구의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해설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많은 질문을 했으면 좋겠다"며 "아는 만큼 보이고 두드리는 만큼 열리는 대구의 이야기 보따리는 풀면 풀수록 더 깊은 맛을 낼 것"이라고 했다. 대구 문화관광 발전을 위한 조언도 내놓았다. 새로운 관광코스 개발, 다양한 음식 소개, 숙박 시설 보완, 현장 의견 수집 등이 그것이다. 그는 "단순히 한번 왔다가 지나쳐 가는 곳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다시 올 수 있는 대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전문가들은 물론 현장을 잘 아는 해설사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청취해 관광 활성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화관광해설사들에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이 회장은 "해설사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각종 문화강좌 수강, 지속적인 보수교육, 문화유적지 현장답사 등이 필요하다"며 "해설사로서 자존감을 갖고 관광객들을 대할 수 있도록 대구시 등은 해설사 지원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2025-07-24 15:33:41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2)관계 걸림돌 '과거사' 극복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2)관계 걸림돌 '과거사' 극복

    과거사(역사) 문제는 한일관계를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데 있어 발목을 붙잡는 최대 갈등 요인이다. 안보와 경제 분야의 실질 협력과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갈등 사이에 나타나는 뒤틀림, 이것이 한일관계가 갖고 있는 딜레마인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할 사실은 과거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도깨비방망이는 단연코 없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역사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출발점은 한일 양국이 역사 인식 차이를 좁히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벌여야 한다는 자각 또는 인식이어야 할 것이다. ◆한일 역사문제 현황 동북아역사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에서 39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2024년 7월 22~30일)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은 57.3%였으나 일본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35.1%에 불과했다. 일본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하지 않고 있어서'라는 응답이 51.9%로 가장 높았다. 그간 한일 과거사 문제는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소송, 강제동원 시설(군함도,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 일본 교과서 기술 왜곡,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됐다. 그 성격은 기본적으로 '역사 인식'과 '청구권 문제' 등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역사 인식' 문제의 핵심은 1910년 일본의 한국병합과 식민지 지배를 합법이라고 볼 것인지, 불법이라고 볼 것인지, 이를 정당하다고 볼 것인지, 부당하다고 볼 것인지 등으로 요약된다. 한국정부는 1951년 한일회담 시작 당시부터 일본의 한국병합은 처음부터 불법이고 무효이며 따라서 식민지 지배도 불법이라는 일관된 견해를 갖고 있다. 반면 일본정부는 식민지 지배는 부당하나, 한국 강제 병합과 식민지 지배는 합법이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노무자 강제동원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대해서도 일본정부는 피해자가 고통을 당했다는 점은 인정하나, 불법(강제) 동원 및 노동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한일 정부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부당했다는 점에서 관해서는 기본적으로 인식을 공유하고 있지만, 일본의 한국병합과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었다는 점에 관한 인식 차이는 원론적인 차이라 할 수 있다. '청구권 문제'의 핵심은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식민지 피해에 대한 배상과 보상이 전부 해결된 것으로 볼 것인지, 해결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견해 차이다. 일본정부는 청구권 협정으로 노무 동원 피해, 일본군의 위안부 피해를 포함한 모든 청구권 문제를 완전하고도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은 일본의 한국병합이 불법이었고 따라서 당시 조선인을 동원한 근거가 된 총동원법과 징용령도 불법이었기 때문에 "조선인 동원은 불법이었고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렇듯 청구권 문제에 대한 한일 양국 정부의 견해 차이도 원론적인 차이로, 사할린 한인 귀국 지원사업 등 일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제외하고는 외교 협상을 통한 의견 접근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역사 문제 인식 차이 좁히는 게 관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 양국 사이에는 역사 문제로 인한 갈등도 있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한일 공동선언 발표 직후 일본 국회에서 한 연설에서 "(공동선언이) 한일 양국 정부 간의 과거사 인식 문제를 매듭짓고, 평화와 번영을 향한 공동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도 취임 초기에는 역사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와 달리 2000년대 이후 역사 문제로 인한 한일 갈등은 늘어갔다. 역사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 사이에 '반일'(反日)과 '혐한'(嫌韓)이 팽배하고 한일협정체제(1965년)의 준수 여부를 둘러싼 의심과 불신도 널리 퍼져갔다. 그 근저에는 한일 국교정상화 이래의 상호 관계를 긍정적으로 보는 성취사관(成就史觀)과 부정적으로 보는 적폐사관(積弊史觀)의 충돌이 깔려 있다. 따라서 역사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역사관의 대립을 어떻게 완화하고 조정해 서로 수렴할 수 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아울러 역사 문제 논의에서 생산적인 결론을 끌어내려면 국교정상화 이후 이뤄 놓은 성과와 한계, 양국의 원론적인 견해 차이를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역사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역사 인식 차이를 좁히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자각, 이것이 역사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과거사 극복 방안 과거사 극복을 위해서는 양국 정부가 서로 역사 문제를 어떻게 다뤄왔고, 국민이 서로 어떠한 대화를 지속해 왔는지, 이룩한 성과와 과제가 무엇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속에서 교훈과 지혜를 끄집어내는 성실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새 정부는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한 단초로 '새로운 한일 공동선언 발표'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공동선언이 양국 역사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으나 상징적인 의미는 크다는 점에서 문제 해결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동북아역사재단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5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것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필요'(대체로+매우 필요하다) 응답이 67.9%였다. '불필요'(별로+전혀 필요하지 않다) 응답(20.7%) 대비 무려 47.1%포인트(p)나 높았다. 공동선언에 포함해야 할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죄와 반성'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과 '전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이란 답도 그 뒤를 이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달 3일 취임 한 달을 맞아 연 기자회견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과 같은 명확한 한일관계 설정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저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혀 새로운 공동선언 발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럴 경우 정부는 정계와 학계 의견 청취 등 다양한 논의를 통해 한일 역사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역사 인식과 관련한 정치적 리스크를 극복하고 한일 협력관계를 정착시키 위해선 대일외교와 관련된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긴박한 현실에 대한 대국민 설명 노력을 성실하게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제3기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도 역사 갈등 완화를 위한 중장기적 노력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앞서 양국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운영했다. 하지만 연구 성과의 교과서 반영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바, 3기에서는 교육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동 사료집 개발 등 역사 인식 차이를 줄일 수 있고 성과 도출이 가능한 과제부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함께 '한일역사미래공동연구위원회'를 발족시켜 10년 이상 활동하도록 지원하고 그 성과를 활용하는 것도 평화공영의 역사 인식 수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 현안의 법적 처리보다 역사적 처리를 모색할 수 있는 역발상 방안도 있다. 미래를 공유할 수 있는 대규모 '한일 공동사업'(수백만 명 규모의 청소년 교류, 경제 공동체, 한일 해저터널, 중·고등학생 교환 수업 등)이 그것이다. 이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감으로써 과거를 정리하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아울러 청소년 시기의 역사 인식이 성년이 된 후 계속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청소년 교류 활성화도 양국의 역사 갈등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도움말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국제관계연구소장〉

    2025-07-20 12:47:34

  • [리더 열전]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리더 열전] 박정주 자비의집 후원회장 "무료 급식 지속할 수 있도록 정기 후원 동참해 주세요"

    무료급식소 자비의집은 IMF 외환위기로 대구 반월당 주변에 끼니를 굶는 노숙인과 독거노인 등이 넘쳐나자 2000년 반월당역 인근에서 문을 열었다. 운영 주체는 대한불교조계종 동화복지재단이다. 이후 자비의집은 봉사단체 21곳, 봉사자 400여명, 정기 후원자 200여명의 재정 및 재능 기부를 바탕으로 25년을 한결같이 주 5일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 이용 인원은 1일 500여명, 연간 11만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초창기와 달리 5년 전부터 달라진 게 있다. 급식 형태가 그것이다. 코로나19 유행에 재정 악화 문제가 겹치면서 조리 급식(현장 조리로 음식 제공)이 아닌 대체 급식(도시락 전달)으로 변경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정주(65) 자비의집 후원회장도 2020년부터 이곳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운영이 어려워지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 그를 동화복지재단에서 초빙한 것이다. 그는 "연료비와 주·부식 물가 상승, 최저임금 상승, 급식공간 열악 등으로 따뜻한 밥을 조리해 제공하는 급식이 현재까지도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것은 재정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없다는 것인데 앞으로 이 정도의 운영이 가능할 지도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그간 후원회를 구성해 후원자 확보에 힘을 기울였지만 경기 침체로 후원금은 줄어든 반면 주변 급식소 폐업 등으로 급식 인원은 3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무료 급식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정기 후원을 하는 개인후원자가 느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에 더해 대구시가 현재 부식비에 한해 1일 5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여러가지 상승 요인을 감안해 조금 더 지원을 해주면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자비의집 현안은 봉사자들의 고령화 문제다. 현재 급식 봉사를 하는 이들의 연령대가 주로 70대라 젊은 봉사자들의 유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DGB사회공헌재단과 대구상공회의소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자비의집에 정기 기탁을 해 준 일이다. 이 돈으로 급식소의 노후 전기시설과 창고시설 정비, 냉난방시설 설치 등 안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박 회장은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각지에서 자비의집을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주 5일 정성스럽게 급식을 준비하고 있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무료 급식사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후원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2025-07-17 13:58:31

  •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 될래요"

    경북 성주군에 사는 김근영·엄은진 부부는 38세 동갑내기 부부다. 남편은 야채 및 청과 판매업을 하고 있고 아내는 전업주부다. 자녀는 최근 셋에서 넷으로 늘었다. 고등학교 2학년 곤(18), 중학교 3학년 노아(16), 초등학교 4학년 주아(11)에 이어 지난달 23일 막둥이 성주가 태어났다. 부부는 "저출산 시대이기도 하고 젊을 때 하나 더 낳는 게 좋겠다 싶어 넷째까지 낳게 됐다"며 "경제적인 부분은 고려 안 했고 일단 아이들이 너무 예쁘다"고 했다. ◆20대 초반에 낳은 자녀..전역 후 일 쉰 적 없어 남편 김근영 씨는 만혼이 대세인 요즘 세태를 감안하면 상당히 빨리 결혼한 케이스다. 자녀만 해도 20대 초반에 이미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이 있었고 그 상태에서 군대도 다녀 왔다. 지금은 군인 월급이 이병 75만원, 병장 150만원이지만 당시만 해도 병장 월급이 18만원 정도였다. 김 씨는 "아이가 둘 있는 가장인데 군대를 갔으니 생활이 얼마나 힘들었겠냐"며 "군인 월급만 봐도 참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역을 한 뒤 생활전선에 뛰어든 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다. 밤새도록 일할 때도 있었다. 어린 나이지만 본인이 선택한 길이기에 최선을 다했다. 그는 "20대 때 청춘의 추억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좀 아쉬운 마음이 들 때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제 결정을 후회한다거나 너무 힘들었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고향이 인천인 그는 둘째아이가 6살 때 대구로 내려왔다. 대구에선 3년 정도 물류회사 및 화물차 일을 했고 이후 성주로 내려와 마트에서 야채와 과일을 판매하는 일을 하며 지내고 있다. 대구에 살 때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기 위해 온 가족이 화물차를 타고 올라갔던 일은 아이들과 두고 두고 얘기하는 즐거운 에피소드다. 화물차 정원이 2명인데 뒷좌석도 없는 공간에서 아내와 아이 셋 총 5명이 탔으니 인원 초과도 이런 초과가 있을 수 없다. 그는 "공간이 좁은 것은 차치하고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탑승 인원이라 톨게이트를 지나갈 때 아이들이 고개를 숙이고 숨어 지나갈 수 밖에 없었다"며 "당시 아이들이 어려 좁다고 불평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둥이 가족이기에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추억으로 남아 있다"고 회고했다. ◆하루도 조용한 날 없는 집안 "그래서 행복하죠" 부부는 첫째 아이를 낳고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내리 셋째까지 낳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크면서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왔다. 이 때 막둥이 동생이 생기면 아이들 정서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저출산 시대를 맞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에서 자신들이라도 아이를 하나 더 낳는 것이 사회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것도 젊을 때 말이다. 이런 결정을 하기까지 경제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군대 시절에도 애 낳고 살았는데 겁날 게 뭐냐'는 게 부부의 심정이었다. 부부는 유달리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특히 남편이 더하다. 그는 위로 형이 한 명 있는, 아들만 둘인 집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서로 대화도 크게 없고 부모님도 엄격한 편이라 조용하게 어린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막 태어난 막둥이까지 아들 둘, 딸 둘이 있어 대화도 많고 집안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모른다. 그는 "집에 딸 둘에 아내까지 여성이 3명 있으니 조잘조잘 얘기도 많고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며 "그래서 행복하고 참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첫째 곤은 외국인과 언어 소통이 잘 되고 취미로 복싱을 배우고 있을 정도로 성격이 활달하다. 둘째 노아도 교내 'IYF(국제청소년연합)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등 오빠처럼 영어에 소질이 있다. 독학으로 배운 영상 편집도 특기인데 이를 본 학교 선생님이 영상 편집을 본격적으로 배우면 좋겠다고 권할 정도다. 셋째 주아는 공부, 운동, 피아노, 노는 것 이 모두를 열정적으로 하고 집중력도 좋다. 지난달 13일 성주 성밖숲에서 성주군 주최로 열린 줄넘기 공연에도 참여했다. 갓 태어난 막둥이 성주는 현재 식구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아빠는 밖에서 경제 책임, 엄마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에 최선 남편 김근영 씨의 하루(월요일~토요일) 일과는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식사를 할 겨를도 없이 눈뜨자 마자 차를 몰아 대구 매천시장으로 향한다.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실어와 마트에서 팔기 위해서다. 마트 업무가 많아 사실상 주말에도 일을 하는 그는 "저라고 왜 가족들과 같이 여행도 다니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겠냐"면서 "하지만 현재로선 가족을 위해 주말과 휴일에 일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타협점을 찾은 게 한 달에 한 번 주말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러 외출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한창 먹을 나이의 아이들인지라 맛있게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다"면서 "가족들과의 외식 시간은 저에게 행복 그 자체"라고 했다. 남편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밖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면 아내 엄은진 씨는 집에서 아이들 케어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대부분 아이들은 아기 때나 어릴 때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이 집 아이들은 아픈 적은 있어도 응급실에 가거나 병원에 입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그 이유는 엄마가 아이들이 아플 때 밤잠 자지 않고 24시간 간호하며 보살폈기 때문이다. 해열제를 먹이고 계속해서 체온을 체크하며 온 정성을 다했다. 아플 때는 평소보다 밥도 더 잘해 먹였다. 그렇다 보니 이 집 아이들은 병원 신세 질 일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남편 김 씨는 "밖에서 일하느라 아이들 뒷바라지는 온전히 아내 몫이 됐다"며 "그래서 아내를 보면 늘 고맙고 미안하다"고 속마음을 내비쳤다. ◆가족 구성원 모두 세계 최고 되는 게 목표 김근영 씨에게 야채와 과일 판매하는 일을 가르쳐준 스승은 "많이 일하고 적게 벌라"고 당부했다. 몸은 힘들어도 고객을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일 하라는 가르침이다. 이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그는 '세계 최고의 야채·과일 장사꾼'이 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다. 현재 아이들의 장래희망은 첫째는 대통령 경호원, 둘째는 프로듀서(PD), 셋째는 음악가가 되는 것이다. 그는 자녀들에게 나중에 진로를 최종 결정할 때 힘든 일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힘든 만큼 과실은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그 일에 임하라고 교육한다. 부담 또는 고통이 와도 피하지 말고 온몸으로 부딪히면서 하나하나 넘어가다 보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아내 엄은진 씨도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은 꼭 실버대학이나,노인주간보호시설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한 레크레이션 봉사활동을 한다. 나중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면 긍정 마인드 강사로 활동할 계획이다. 김근영·엄은진 부부는 "우리는 우리대로,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후일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할 것"이라며 "아울러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정이 되겠다는 것도 우리 가족의 목표이자 다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에는 온 가족이 막둥이 보는 재미에 푹 빠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있다는 것, 가족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장 큰 축복인 것 같다"고 했다.

    2025-07-17 13:36:33

  • 공중화장실서 비명 들은 시민 2명, 불길 잡고 여성 구했다

    공중화장실서 비명 들은 시민 2명, 불길 잡고 여성 구했다

    20대 두 시민의 신속한 대응이 한 여성을 살렸다. 전현민(24) 씨와 서인혁(24) 씨는 지난달 24일 오전 2시 30분쯤 귀가하던 중 한 공중화장실(대구시 북구 매천동)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자 달려갔다. 도착해보니 내부는 짙은 연기로 가득했고 여성 1명이 화장실 칸 안에 갇혀 있었다. 둘은 즉시 119에 신고를 하고 응급 조치를 취했다. 화장실 칸 문이 열리지 않자 남자 화장실 내 호스를 이용해 칸 아래로 물을 뿌려 불길을 잡은 것이다. 이후 화장실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안에 쓰러져 있던 여성을 구조했다. 당시 여성은 연기를 다량 흡입해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119가 도착하기까지 이들은 여성의 호흡을 유도하며 현장을 지켰다. 또 여성의 하의가 벗겨져 있어 입고 있던 옷도 덮어줬다. 현재 피해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강북경찰서는 "두 시민의 신속한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이 큰 피해를 막았다"며 감사 표창을 전달했다.

    2025-07-08 14:10:45

  •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실익 우선 전략적 공조, 글로벌 복합 파고 넘자"

    현재 한국과 일본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중 전략 경쟁, 트럼프 2기의 불확실성, 북한의 핵도발 위험 등 양국 모두 경제·외교적으로 힘겨운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한일 양국의 공동 전략 수립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양국이 가진 딜레마는 국익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현안에서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과거사 갈등에 막혀 협력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본지는 대한제국이 일본 제국에 외교권을 강제로 박탈된 을사늑약 100주년과 광복 80주년,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이 풀어야 할 과제와 함께 국제환경의 불투명성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공조 강화 방안에 대해 총 6회 기획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신정부 출범으로 안정적인 한일관계 기반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전략적 관점에서 상호 국익에 도움이 되는 한일관계 발전 장기 비전에 대해 심층적으로 모색해본다. ▶글 싣는 순서 1.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 모색 2. 관계 걸림돌 '과거사' 극복 3. 정치·외교·안보 협력 강화 4. 실익 중심의 경제 협력 확대 5. '이웃사촌' 민간 교류 활성화 6. 지속 가능한 관계 구축 방안 ◆한일관계 60년의 부침(浮沈)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는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에 대한 한일의 입장 차이를 간직한 채 경제와 안보 논리를 우선해 선택한 결정이었다. 이후 한일관계는 여러 차례의 부침을 겪었다. 양국은 과거사와 독도 문제를 둘러싸고 충돌했지만 역대 한국정부는 대개의 경우 과거사를 대일외교의 핵심 현안으로 삼지 않았고 반공과 경제발전을 위해 역사 문제를 '관리'하는데 방점을 뒀다. 1990년대 들어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등장했다. 이는 글로벌 냉전의 종언과 한국의 민주화 같은 국내외적 환경 변화 및 한일관계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결과였다. 한소 수교 및 한중 수교가 실현되고, 한국의 방위력과 경제력이 성장해 북한과의 체제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한일 간의 안보 연대감은 이완됐다. 한국이 민주화와 정권 교체를 경험하면서 여론과 시민단체가 외교정책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커졌다. 2010년대에는 '최악의 한일관계'로 불릴 만큼 깊고 긴 대결 국면이 이어졌다. 일본 정치의 보수 회귀, 한국의 피해자 중심주의와 일본의 역사수정주의 간 대결 구도와 함께 중국, 북한에 대한 위협 인식 및 미국과의 동맹관계 설정 등 대외전략에서 한일의 이해 차이도 한일 협력을 제약했다. 이러한 구도 하에서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사법부의 판결이 우리 정부의 대일외교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일관계가 개선된 것은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서다. 정부 간 소통과 신뢰가 회복되고 강제징용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합의,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규제 조치의 해제(이른바 화이트리스트의 복원), 지소미아(GSOMIA)의 완전한 정상화, 정치인·경제인· 지자체 및 관광 분야를 포함한 인적 교류의 증가 등 제반 분야에서 한일관계가 정상화됐다. 올 6월 출범한 새 정부도 현재로선 전 정부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보다 이시바 일본 총리와 먼저 통화하며 "상호 국익의 관점에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나가자"고 제안했다. 같은 달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위기에 맞서 한미일 공조를 발전시키고 셔틀 외교도 재개하자"며 한일 협력 의지를 재천명했다. 하지만 그간 한일관계가 국내 정치 변수에 의해 쉽게 흔들리는 구조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만큼 한일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한일 공조로 불확실한 국제정세 대응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겐론 NPO'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정부(윤석열 정권)가 추진한 '제3자 변제안'과 이에 대한 일본 측 대응에 대해 한국 여론은 불만이 강하지만,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과거사 변수가 여전히 한일관계의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지만, 한국의 대외전략에서 미중 전략경쟁과 북한 위협이 상수화하는 가운데 한미동맹의 강화를 위해서라면 한일협력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힘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한일은 국제 정치·경제의 불투명성이 증가할 때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 왔다. 1998년 양국은 한국의 금융위기(IMF사태)와 북한의 군사적 도발 속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합의했다. 한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일상적인 상황에서라면 '대일 적대적'이었을 국내 여론이 '대일 타협적'으로 재편된 것이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올해는 양국 모두 대외정세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에 있고 특히 미국의 동맹 관리(한일관계의 중재) 의지도 약화된 상황이다. 북러 접근, 북한의 군사력 증강,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 트럼프 2기의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압박과 고율의 관세 도입, 바이든 정부 시기에 강화된 한미일 협력의 이완 가능성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일 협력은 상호 전략적 이익의 공통점이 클 뿐더러 한국의 중장기 국가전략 차원에서라도 불가결한 목표라 할 수 있다. ◆새 정부 대일외교 과제는 국내외 정세를 감안한다면 장기적이고 전략적 관점에서 역사 직시와 미래 협력의 조화를 염두에 둔 한일관계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 과거사 비중의 완화, 동아시아지역 및 다자 차원의 협력 확대, 경제 통상, 비전통 협력과 인적 교류 등 실질 협력의 확대를 기조로 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통해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일관계의 잠재 현안 및 갈등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일관계의 구조적 갈등 요인인 강제 동원, 위안부, 독도 관련 행사 및 교과서 기술, 사도광산과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폭발성 있는 이슈는 한일 대륙붕협정 문제로, 양국은 공동 개발 협정의 일방적 종료보다는 협정의 존속과 함께 해당 수역에서 추가 협력 항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 간 협력도 중층적으로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권 교체 등의 정치적 변수에 의해 한일관계가 냉각되더라도 정부간 협의가 중단되지 않도록 정례화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APEC, G20, G7과 같은 다자무대에서 한일 정부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초당파 의원 외교와 전문가 전략대화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실익 중심의 협력도 확대해야 한다.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일 통화스왑 규모를 확대하고, 미중 관세 전쟁 속에서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위한 한일의 협력도 중요하다. 중요 물자의 공동 조달, 반도체, 우주, 인공지능(AI)·양자컴퓨터, 바이오, 신소재, 재생 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협력도 중요하다. 아울러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교류, 지자체 및 미래세대 교류 프로그램 등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공동 노력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2기 하에서 한일 공조 강화는 양국 모두에 필승 전략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를 상대로 한미일 협력의 유지 및 강화가 동맹국은 물론 미국에 유리하다는 점을 한일이 일치된 목소리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일본연구센터장)〉

    2025-07-06 12:30:00

  • [리더 열전] 박영일 한국여기회 이사장

    [리더 열전] 박영일 한국여기회 이사장 "한일 갈등 극복에도 여기애인(如己愛人) 정신 필요"

    나가이 다카시(1908~1951) 박사는 1945년 8월 일본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아내를 잃고 부상을 당했지만 피폭자들을 보살피며 원폭 폐해를 연구한 인물이다. (사)한국여기회는 나가이 박사의 여기애인(如己愛人·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라)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천주교 대구대교구장이었던 고(故) 이문희 대주교(1935~2021) 주도로 2004년 설립된 단체다. 2023년 대구대교구 사도직 단체로도 등록됐다. 회원은 가톨릭 신자들이 중심이며 현재 7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박영일 한국여기회 이사장(신부, 대구대교구신청사 건축본부장)은 "한국여기회는 설립 이후 매년 한 차례 이상 나가사키 성지순례를 주관하고 있다"며 "이때 나가이 박사 기념관과 그가 일생을 마감한 한 평 남짓한 움막인 여기당을 방문해 그의 삶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2010년부터는 매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독후감(나가이 박사의 저작물과 이문희 대주교 관련 서적) 공모전 '여기애인상'도 진행하고 있다. 수상 학생들에게는 부상으로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현장에서 열리는 평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올해는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대구에서 양국 여기회 교류행사가 열린다. 일본여기회 이사장과 관계자들이 오는 5일 열리는 여기애인상 시상식에 참여해 특별상인 나가사키 교구장상을 전달하고, 한국여기회 설립자인 이문희 대주교와 전 이사장이었던 최옥식 교수의 묘소도 참배한다. 한국여기회 총재인 조환길 대주교와 한국여기회 회원들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박 이사장은 "간혹 '한국에도 훌륭한 분들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일본 사람을 따르고 존경하는냐'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다"며 "하지만 예수님이 전한 사랑이나 나가이 박사가 말하고 실천한 사랑, 그리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사랑은 인종이나 국적에 갇혀 있지 않고 다 같은 것 아니겠나"고 반문했다. 이어 "물론 한국과 일본은 역사 문제에 있어서 아직 해결되지 않고 갈등도 있지만 그럴수록 여기애인의 정신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러한 일에는 종교, 문화, 인적 교류가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를 통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여기회의 설립 목적대로 지금까지 해오던 일을 쭉 이어가는 것, 그리고 여기애인상을 통해 배출한 인재들이 여기애인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도록 하는 일이다. 박 이사장은 "지금까지 여기애인상 독후감 공모전을 통해 배출한 수상자가 300명 가까이 되는데 처음 수상한 학생들이 이제 의사와 변호사가 되는 등 사회 곳곳에서 훌륭한 인재로 살아가고 있고 후배들도 그 뒤를 따라가는 중 "이라며 "어떻게 하면 한 번의 수상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여기회의 정신으로 살도록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현재의 고민"이라고 했다.

    2025-07-03 11:08:50

  •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정식·구승희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정식·구승희 부부 "예술교육으로 농촌 교육생태계 풍성하게 만들래요"

    온누리국악예술단은 경북 청도군을 대표하는 전통 예술단체로, 국내외 공연은 물론 청도지역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국악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예술단 대표는 아쟁 연주자인 구승희(39) 씨로 청도의 공동 육아 커뮤니티 '노는엄마들'의 멤버이기도 하다. 구 대표의 남편은 재즈 피아니스트인 김정식(44) 씨. 둘은 2014년 결혼해 첫째 소울(10, 남성현초등학교 4학년), 둘째 겨울(6, 남성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생), 막내 라울(3) 등 세 자녀를 뒀다. ◆국악, 한국무용, 재즈피아노 등 온 가족이 예술활동 온누리국악예술단은 1995년 옛 유등초등학교(청도군 화양읍) 자리에서 사물놀이패로 시작한 단체다. 단원은 구 대표를 비롯해 총 15명. 지역을 기반으로 한 공연과 교육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기획과 기타 교육활동으로도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현재 매주 토요일마다 청도지역 유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국악 클래스(가야금, 해금, 피리, 한국무용, 우륵반)를 개설해 운영 중인데 강사진 수준이 높아 학부모들 반응이 꽤 좋다. 그는 "예술단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예술활동을 매개로 지역과 사람, 이야기를 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을 위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해, 온누리국악예술단이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부터 실천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구 대표 자녀 첫째 소울도 국악 소녀다. '전공으로 국악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현재 예술단에서 진지하게 해금을 배우고 있다. 둘째 겨울은 바른 자세와 신체활동을 돕는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는데 곧잘 따라하는 편이다. 33개월 라울은 아직 뭔가를 배우고 있지는 않지만 태생적으로 국악과 친숙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서 사랑둥이 막내로 자라나는 중이다. 구 대표는 "전공으로 예술을 하지는 않더라도 유아기와 청소년기의 예술교육은 인간 성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그런 점에서 온누리국악예술단은 유청소년들이 국악과 친숙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지역사회 교육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가정에서 유일하게 서양 음악을 하는 이는 남편 김정식 씨.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비주얼은 완전 상남자지만 아이들에겐 한없이 따뜻하고 가정적이라는 게 구 대표의 전언이다. ◆안 낳아서 못 키우지 낳아 놓으면 절로 큰다 구 대표는 일주일에 3번 저녁시간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예술교육을 한다. 이럴 때면 남편 혼자 아이들을 돌보는데 때때로 돌봄선생님의 도움도 받는다. 여기에 올해 구 대표가 대학원에 복학하면서 남편이 저녁에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시간은 더욱 늘었다. 아이들 등하교(원) 픽업도 원래는 아침과 오후 모두 아내가 하는 것으로 육아 분담 원칙을 정했지만 최근에는 아침에 일어나는 걸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종종 남편이 아침 픽업을 대신해주곤 한다. 그 외 학교 관련한 행사 참여는 거의 다 아내 몫이다. 토요일에는 온누리국악예술단에서 진행하는 국악 클래스 수업이 있다. 첫째와 둘째도 수업에 참여한다. 막내는 아직 교육을 받을 수 없어 아빠하고 시간을 보낸다. 대신 수업을 마친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은 구 대표가 오롯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 도서관을 가기도 하고 주변 친구 가족들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간혹 도시로 공연이나 영화, 쇼핑을 나가거나 더 멀리 여행을 떠날 때도 있다. 이는 바쁜 아내를 위해 남편이 가족들의 식사를 전적으로 맡아 해주니 주말이라도 편하게 개인 시간을 가지라는 배려 차원이다. 구 대표는 "일 하는 엄마로서 아이 셋을 어떻게 키우냐고 물어보는 이들이 많은데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며 "개인적으로는 옛 어른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틀린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안 낳아서 못 키우지 낳아 놓으면 저절로 큰다'는 말이 그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첫째를 키울 때보다 둘째, 셋째로 내려올수록 그렇게 육아가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특히 둘째를 낳고서는 자신의 일이 아이들에게도 이로운 일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 아이들의 예술놀이터, 예술교육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게다가 또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노는엄마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우스갯소리로 "우리 아이 하나 더 낳아 같이 키우자" 했는데, 그 말처럼 셋째도 갖게 됐다. 그는 요즘도 "5살만 젊었어도 아이 하나 더 낳을 건데"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아이들을 좋아한다. 다자녀라서 좋은 점도 많다. 무엇보다 엄마아빠에게 놀아 달라고 하지 않고 저희들끼리 잘 놀아서 부모가 체력적으로 크게 힘들지 않다는 것이 큰 이점 중 하나다. 하지만 그는 다둥이라는 표현은 마땅찮게 생각한다. 자꾸 어떤 제도 안에 넣어서 이름을 맞추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이가 하나면 어떻고 둘이면 어떠냐, 아이는 존재 만으로도 귀하고 사랑스러우니 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그는 "아이들이 많은 게 복 중의 가장 큰 복"이라며 "사실 요즘은 갖고 싶어도 못 가지는 분들도 많은데, 정말 아이들이 주는 행복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돌보미 지원사업, 현실성 있게 고쳐줄 수 없나요 김정식·구승희 부부는 "현재 다자녀가정이라 딱히 힘든 점은 없다"면서도 "정부와 지자체의 출산·양육 정책이 현실적이고 빈틈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 아이돌보미 지원사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부부는 "늦은 시간까지 수업과 공연이 있는 경우 돌봄선생님한테 아이들을 맡길 수 있어서 참 든든하고 감사하다"며 "문제는 아이들에 대한 안전상 정책이라는 이유로 돌봄선생님이 아이들 픽업을 할 수 없도록 법적으로 막아 놓은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돌봄선생님은 돌봄으로 지정된 공간(집) 외에는 아이들과 다른 곳을 이동, 방문할 수 없도록 제약하고 있는데, 이는 일하는 엄마 입장에서는 너무나 이해가 안 되는 정책이다. 돌봄선생님의 도움을 받더라도 아이를 픽업하는 일은 무조건 부모가 해야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가 올 시간이 되면 부모는 일하는 도중에라도 직접 데리고 와서 돌봄선생님한테 맡긴 뒤 다시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방학기간이 문제다. 돌봄선생님과 아이들이 온종일 집에만 머물러야 해 답답한 면이 이만저만 아니다. 청도 같은 시골은 읍·면 시가지에 마트, 도서관, 병원 등이 밀집돼 있어 마을에 사는 이들은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게 필수인데 어떠한 경우에도 돌봄선생님은 이를 할 수 없다. 실제 주변을 보면 이런 불편함(픽업 문제) 때문에 필요한 가정에 돌봄사업이 쓰여지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구 대표는 "이동을 했다가 사고가 날까 봐 돌봄선생님의 이동을 금지했다고 하는데,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 것이 아니라 서비스 이용자들이 하나 같이 불편하다고 하는 이 부분을 정부는 반드시 개선해줬으면 좋겠다"며 "관련 보험을 개인 부담으로 넣든 좀 더 안전하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양육자들이 바라는 부분"이라고 주문했다. 이어 "출산과 양육과 관련해 많은 지원정책이 있다는 것은 아는데, 현실에서 빈틈과 공백이 있으면 있으나 마나 한 정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며 "부디 아이돌보미 지원사업 하나라도 불합리한 부분은 고쳐서 현장에서 만족하며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2025-07-03 11:08:05

  • 김완준 전 계명아트센터 관장

    김완준 전 계명아트센터 관장 "대구 문화예술 발전 시민이 공연장 찾을 때 가능"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아끼고 사랑해야 대구 문화가 발전합니다." 김완준(75) 전 계명아트센터 관장은 23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대구의 음악과 가곡의 역사'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대구는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문화예술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했다"며 "지금은 그 위상이 다소 약화된 상황이지만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가까이 하고 생활화할 때 대구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대구는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피란 예술인들이 몰려들면서 문학과 음악, 미술 등 문화의 최첨단으로 일가견을 이룬 도시다. 우리나라 서양음악사에 있어서도 대구는 뿌리가 깊다. 1827년부터 서양음악이 유입되기 시작해 1910년대부터 전문 음악인이 배출됐고, 단체들도 활발히 음악 활동을 전개한 근대 음악의 도시다. 한국인 최초의 바리톤 김문보, 한국 최초의 가곡 '동무생각' 작곡가 박태준, 한국 양악사의 큰 별 현제명, 독일가곡의 파종자 권태호 등이 대표적인 대구 출신이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와 기독교 북장로회가 대구에 각각 세운 학교법인 효성교육재단, 계성학원도 대구가 음악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김 전 관장은 "예전에 부산은 문화예술에 있어 대구에 한참 떨어졌지만 지금은 대구를 능가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구시가 국립오페라단 유치에 나섰는데, 과연 이것이 대구 오페라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 심각하게 재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당장은 국립오페라단이 대구에 오면 좋을 것 같지만 지역 성악가 육성과 예술 발전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어 "라틴어에서 파생된 문화(culture)는 경작하고 재배한다는 뜻으로 정성을 들여 가꿔야 된다는 의미"라며 "그런 점에서 현재 대구의 문화예술이 키워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문화예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기계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겠지만 문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의력과 감성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며 "K-팝, K-영화 등 한류가 세계를 정복하고 있듯이 이제는 문화가 부를 창조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시민들이 나서야 한다"며 "공연장과 전시장 등도 자주 찾아다니고 여력이 된다면 문화예술에 도움도 주시길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성악가(테너)인 김 전 관장은 대구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해 초대 예술감독을 지냈고, 대구오페라하우스와 계명아트센터 초대 관장, 경주예술의전당 관장 등을 역임했다. 계명대 성악과 교수로 있으며 후학도 양성했다.

    2025-06-24 14:20:49

  • [리더 열전] 박호일 교육협동조합 '세움' 이사장

    [리더 열전] 박호일 교육협동조합 '세움' 이사장 "'재난, 동물, 사람' 함께 어우르는 세상 만들고파"

    교육협동조합 '세움'은 청소년들의 일상 회복과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2014년 설립된 사회적기업이자 협동조합이다. 이후 경계선지능(IQ 71~84 수준) 청소년·청년, 이른바 '느린학습자'들이 겪는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핵심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맞춤형 진로 코칭과 직무 교육, 현장 연계,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서다. 세움 설립자인 박호일(46) 이사장은 '타인의 마음을 건강히 세우고, 더불어 서로의 삶이 회복되는 세상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자'게 삶의 모토다. 세움을 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움 외에도 그는 대구한의대 반려동물보건학과 겸임교수, 대구시 북구 관음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센터장, 한국동물교감치유협회장, 수성사회적경제 네트워크 이사 및 정책위원, 지역 안전관리 자문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동물,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통합적 돌봄과 회복의 길을 탐구하기 위해서다. 이런 차원에서 세움은 2021년부터 반려동물 돌봄과 느린학습자의 일 경험을 접목한 융합 프로그램에 주력하고 있다. 느린학습자 청소년·청년들에게 반려동물 돌봄 기술을 습득하도록 해 반려동물 양육이 어려운 취약계층(장애 및 고령 보호자 가정)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재난 상황에서 동물과 사람이 함께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반려동물 재난위기관리사 교육과정, 반려동물 동반 재난대피 훈련, 임시 보호소 운영 매뉴얼 개발 등을 통해서다. 이 또한 느린학습자 청소년·청년들에게 재난 대응의 실천 주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실제 지난 3월에는 세움의 반려동물 재난위기관리사 양성과정을 통해 자격을 취득한 느린학습자 2명이 경북 북부지역 산불 현장에 파견돼 구조된 반려동물에 대한 보호 활동을 펼쳤다. 박 이사장은 "세움의 네트워크에 있는 느린학습자는 40명 정도 되고 현재 정기적으로 교육을 받는 이는 15명"이라며 "이들에 대한 고용 연결, 그리고 지역 내 지속 가능한 일자리 모델을 만드는 것이 세움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재난, 동물, 사람'이 함께 고려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다"며 "앞으로 이와 관련된 정책 제안, 교육과정 개발, 시민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5-06-22 15:35:22

  •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종명·배정란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종명·배정란 부부 "돌봄공동체 만들어 육아, 교육 함께 하죠"

    경북 청도군에서 유명한 것을 꼽으라면 '청도반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돌봄공동체인 '노는엄마들'이 청도의 성공적인 공동육아 모델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다. 노는엄마들의 회원 수는 현재 총 10명으로 평균 자녀 수는 2.6명이다. 저출산 시대, 지역 소멸 위기에 있는 농촌지역에서 고무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노는엄마들의 대표인 배정란(40) 씨는 "높은 출산율의 비결은 공동 육아 커뮤니티를 만들어 엄마들이 함께 육아와 교육, 문화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처음에는 공동육아 공동체였지만 점차 엄마들을 위한 청년공동체로 발전했고 현재는 임의단체격으로 지역의 다양한 문화기획을 하는 앵커 조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대표 또한 자녀 셋을 둔 다둥이 엄마다. 첫째는 남성현초등학교 1학년 소민(8), 둘째 남성현초 공설유치원생 보민(6), 셋째 청도어린이집 원생 로아(3) 등 모두 딸아이들이다.남편 김종명(40) 씨는 청도군의회 정책지원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서울에서 청도로 귀향하다 김종명·배정란 부부는 서울에서 살다 2016년 경북 청도군으로 귀향했다. 청도는 남편의 고향이다. 둘은 서울에서 각자 직장생활을 하다 만났고 2014년 결혼해서는 '50대나 은퇴 후 귀향'이라는 당초 계획을 앞당겨 결혼 2년 만에 빠른 귀향을 단행하기에 이른다. 그 즈음 남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연달아 돌아가시고 청도에는 할머니와 어머니만 남은 상황이었다. 배 대표는 "K-장남인 신랑 입장에서는 부양에 대한 책임감을 떨칠 수 없었을 것이고, 제 경우는 난임 소견을 받은 터라 스트레스 없는 환경을 갈망해 청도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결혼과 동시에 아이를 빨리 갖고 싶었던 그는 생각대로 되지 않자 난임병원을 찾았고 '원인 불명의 난임'이라는 소견을 받게 된다. 원인 불명이라고는 하지만 학계에서는 주로 환경적인 요인(스트레스)이 문제가 돼 난임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부부는 '청도에 내려가서 직장 스트레스 없이 살면 아이가 생길까'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게 됐고 때마침 청년 농부, 청년 창업농에 대한 정부 지원과 혜택이 생긴 터라 할어버지가 남겨놓은 밭에서 청도반시나 사과 농사를 지을 계획으로 청도로 내려오게 됐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운명은 이들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저녁이 있는 삶을 꿈꾸며 본인의 일을 하겠다던 남편은 청도군의회 정책지원관으로, 아내는 청도지역 육아맘들로 구성된 청년 공동체 '노는엄마들'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반면 2세 부분은 계획대로 이뤄졌다. 귀향 6개월 만에 첫 아이를 가진 데 이어 지금은 셋째까지 둬 다섯 가족 단란한 일상을 일궈가고 있다. ◆육아맘끼리 뭉치다..공동육아 커뮤니티 '노는엄마들' 결성 '노는엄마들'의 시작은 한 플리마켓 주민기획단에 3040 비슷한 또래의 육아맘들이 참여하면서다. 당시 8명의 육아맘들은 플리마켓을 준비하며 아이들까지 동반해 자주 만났고 그러다 보니 '우리가 지역에서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또 없을까' 하는 고민을 공통으로 하게 됐다. 당시 행정안전부의 청년공동체활성화 지원사업이 있었기에 노는엄마들로 단체 등록을 하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쳐갔다. 노는엄마들의 모토는 '엄마들이 행복해야 아이도, 가정도 행복하다'다. 아이들을 시골에서 잘 노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었던 이들은 그러려면 엄마부터 잘 놀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노는엄마들이란 이름도 그래서 붙인 것이다. 이후 이들은 공동육아 공동체를 형성하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이 교육을 공동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마을교육공동체라는 이름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그림책, 요리, 목공, 체육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배 대표는 "아무래도 청도는 사교육 시장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운영하는 공동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아이도 좋아라 하고 부모도 만족해한다"며 "독박 육아가 아닌 함께 어울려 즐겁게 하는 육아라야 아이도 낳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노는엄마들은 단순한 육아 공동체 모임이 아니라 지역의 인구소멸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청년들의 터전을 만들어가기 위한 차원"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가족공동체 문화, 청년 문화를 만들어가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피력했다. ◆현대는 마을이 아닌 관심 공동체 통해 공동 육아 남편 김종명 씨는 "결혼 후 서울에 계속 살았더라면 지금과 같이 애 셋은 못 낳았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돌아가신 아버지가 은퇴 후 살려고 마을 맨 안쪽에 지은 것인데 아이들에게는 천국 같은 환경이다. 도시에서 아파트에 살았더라면 층간소음 때문에 맘껏 뛰어놀지도 못하고 조심조심 스트레스 받으면 살았을 것이 분명하다. 마당에는 미끄럼틀도 있고 집 안에서 답답하게 놀지 않아도 되니 아이들 정서에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그는 "청도에 일찍 내려오길 참 잘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김종명·배정란 부부의 평일 일상은 아이 키우는 여느 집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아이들 픽업을 아내와 남편이 분담하고 저녁에는 밥 먹고 애들 씻긴 후 자는 식이다. 하지만 금요일은 평소 풍경과 사뭇 다르다. 노는엄마들이 진행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라, 오후 4시 반쯤 엄마와 아이들은 수업에 참여하고 끝난 후에는 저녁 식사까지 함께 한 후 귀가한다. 토요일 오전에는 첫째와 둘째의 국악 수업이 있다. 두 아이는 온누리국악예술단 키즈 단원이다. 이 수업은 개인 돈으로 하는 사교육이지만 청도에서 수준 높은 국악 수업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고 있다. 온누리국악예술단 대표도 노는엄마들 회원이다. 국악 수업이 끝나면 점심 무렵인데 대부분 다 함께 밥을 해 먹고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오후에도 애들끼리 놀도록 놔 두는 편이다. 일요일에는 5월부터 큰 아이만 초등학생 승마 수업을 받는다. 10회에 30만원이 넘는 수업이지만 군 지원사업이라 9만원만 내고 오전 10시부터 1시간 정도 승마 교육을 받는다. 수업이 끝나면 때때로 세 아이를 데리고 청도도서관에 간다. 밀양이나 대구의 야외 놀이터, 박물관 등으로 놀러 가기도 하는데 주말에는 거의 집에 있지 않고 바깥 나들이를 즐기는 편이다. 부모는 부모끼리, 아이들은 아이들끼리 다 친한 편이라 노는엄마들 멤머들 집도 서로 스스럼없이 오간다. 배 대표는 "사실 셋째를 낳으면서 가장 많이 도움을 받은 건 노는엄마들 공동육아 커뮤니티"라며 "각 지역마다 이런 돌봄공동체가 활성화돼 공적 돌봄 시스템(보육기관)의 공백을 사람이 채워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지자체 차원에서는 임신한 순간부터 동네 친구를 만들어주고 서로 육아, 교육의 힘든 점을 도와주는 커뮤니티 지원도 많이 해주길 바란다"며 "무엇보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방학이 진짜 문제인데 방학 때 아이들을 맡아 챙겨줄 센터, 공동체 등에 지자체는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남편 김종명 씨도 "예전에는 마을에서 한 아이를 키워내야 한다고 했지만 우리 같이 마을에서 뚝 떨어져 사는 경우도 있고 또 도시에 사는 이들은 서로 교류가 없어 마을 개념을 현대에 맞게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며 "이제는 부락이 아닌 또래나 관심 공동체 등과 같은 새로운 공동체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둥이를 키우면서 정부 또는 지역사회에 바라는 점은 금전적인 지원(출산지원금 등) 보다 일상의 소소한 부분에서 생활 편의성을 제공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어딜 가든 프리패스로 입장을 도와준다거나 전기세, 수도세, 난방료 지원을 좀 더 해주면 좋겠다는 게 주변 다자녀 가정들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배 대표는 전했다.

    2025-06-19 12:56:41

  •  이성근 화백

    이성근 화백 "예술은 내 자신의 표현, 그러려면 내 존재부터 아름다워져야죠"

    "아름다움을 밖에서 찾을 게 아니라 내 인생, 내 존재부터 아름답게 바꿔보세요."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 주자인 이성근 화백은 9일 '미를 찾아서'란 주제로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림은 내 존재의 소산"이라며 "존재의 차원이 바꿔져야 그림의 차원이 달라진다"고 역설했다. 그림을 변화시키고 싶으면 먼저 내 생각과 철학, 인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존재의 변화를 위해선 "인생이 아름다워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려면 "내 행위와 말, 존재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아기들인데, 전혀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기에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나를 깨버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나를 버릴 때, 깨어질 때 진정한 존재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백남준이나 제가 무대나 생활 안에서 자주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은 존재를 표현하는 것, 나 자신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아름답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 화백은 근대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당(以堂) 김은호 선생을 사사했고, 건국대 대학원 초빙교수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작품세계는 동양회화로부터 출발했지만 전통에만 얽매이지 않고 서구적이고 초현대적이다. 이 때문에 혹자는 그의 작품을 보고 미국화가 잭슨 폴록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간 해외(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중국 등)에서 50회 넘게 개인전을 열 정도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고, 청와대와 미국 국방부 펜타곤, 유엔본부, 영국 왕실, 필리핀 대통령궁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용부의 '듣는 춤, 보리 소리 영무(靈舞)' 공연이 선보였다. 이후 이 화백의 '드로잉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입혀 앞으로 뛰는 말 형상의 그림을 그려내는 퍼포먼스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간간이 '하아' 하는 이 화백의 구령 소리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참석자 2명을 대상으로 이 화백이 글자 그림을 그려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2025-06-10 13:10:07

  • [낳아보니 행복이다] 정영균·손희경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정영균·손희경 부부 "부모의 솔선수범이 최고의 교육이죠"

    경북 김천시 농소면 도공촌 전원주택단지에 가면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해담가'라는 이름의 붉은색 2층 벽돌집이 그것이다. 이곳에는 정영균(52) 김천현대목재김천공장 대표와 아내 손희경(47) 씨, 그리고 다섯 자녀가 살고 있다. 오남매 중 첫째인 승원(20) 군은 대학생이고 둘째 재연(17)은 고등학교 2학년, 셋째 승익(15) 중학교 3학년, 넷째 다인(11) 초등학교 5학년, 막내 예진(8)은 초등학교 2학년이다. 부부는 "해를 담을 만큼 깊고 넓은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집 이름을 해담가로 지었다"며 "일곱 식구를 품은 이 집에서 우리 가족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해 지은 집 '해담가' "왜 내 방은 없어요?" 해담가는 넷째 다인이의 이 말 때문에 탄생했다. 당시에도 주택에 살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지은 것이라 일곱 가족을 품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했고 부부도 일상을 보내면서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점점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이의 이 외침은 부부를 또 한번 집 짓기에 도전하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는 오롯이 아이들만을 위한 집을 짓자'. 부부의 다짐이었다. 이 때문에 건축 전 수많은 가족 회의를 통해 아이들의 요구사항을 녹여냈다. 그렇게 2021년 완공한 집은 아이들, 엄마, 아빠 모든 가족을 만족시켰다. 특히 2층에 마련된 오남내 방은 프라이버시를 존중한 동선과 입체적인 복층(아래층에 침대, 위층에 책상을 두는 2층 구조)으로 설계, 자녀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아질 시기라 아이들 욕실에 따로 파우더룸을 둔 것도 아이들을 기쁘게 한 포인트다. 2층 가족실도 자녀들에게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1층에 가족실이 있지만 2층에 또 다른 가족실을 둬 오남매가 공부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가끔 일상에 치여 지치거나 기분이 가라앉으면 2층 발코니에 둘러앉아 마음을 나눈다. 1층 안마당 데크는 평소엔 티룸으로 사용되지만 여름철이면 오남매 전용 워터파크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각자의 공간이 주어진 만큼 해담가에서는 지켜야 할 철칙도 있다. 내 공간 치우기, 형제자매 협력하면서 사회생활 연습하기, 동생들 부족한 부분 서로 채워가기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책임감 있고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부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들은 부부의 바람대로 성장하고 있다. 첫째 승원은 사춘기 동생들의 든든한 친구이자 지원군으로 고민 상담과 학업까지 챙겨주는 보물 같은 존재다. 엄마한테 동생들 양육에 대한 조언 및 코칭까지 해 줄 정도다. 둘째 재연은 학급 부반장, 셋째 승익은 학교 전교회장이고, 넷째 다인은 따뜻하고 씩씩한 태권 소녀, 막내 예진은 사랑스런 이 집의 귀염둥이다. ◆부모의 솔선수범이 가장 큰 가정교육 정영균·손희경 부부는 일 만큼이나 봉사에도 열심이다. 특히 아내 손희경 씨는 도공촌 새마을부녀회장과 농소면 새마을회 총무, 초록우산 김천후원회 사무차장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율곡고등학교 학부모회장, 율곡중학교 학부모회 총무, 농소초등학교 학부모회 위원 등 아이들을 위한 학교봉사에도 열심이다. 남편 정영균 씨는 그간 봉사단체 삼이회와 김천로타리클럽에서 수십년 간 봉사를 해왔다. 현재는 사업상 바쁜 일정으로 두 단체 활동은 잠시 쉬고 있지만 개인적인 기부와 봉사 등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두 부부는 봉사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런 만큼 자녀들에게도 "늘 남을 배려하고 봉사해라, 내가 열심히 살아야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된다"고 가르친다. 현재 학생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도 훗날 봉사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니 매사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런 교육은 보통 저녁식사를 하면서 하는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와 학원 등하원 시 차량 이동 시간에 나누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부부의 솔선수범에 이 같은 가정교육이 더해져 아이들도 기부 등 좋은 일에 기꺼이 동참한다. 오남매 모두 집안일을 거들며 받는 용돈으로 초록우산에 한 달에 1만원씩 기부를 하고 있고, 초록우산 행사가 있을 때면 한 번씩 엄마를 도와주러 나오기도 한다. 첫째와 둘째는 헌혈도 자주 하는 편이다. 2022년에는 김천복지재단에 온가족 명의로 기부(200만원)도 했다. 이런 이유로 2024년 김천시민체육대회에서는 모범 다자녀가정으로 뽑혀 성화 점화를 하는 영광도 누렸다. "정말 의미있고 뿌듯한 순간이었다"는 게 이들 가족의 공통된 감회다. 이 일 이후 해담가 가족은 봉사 등 지역사회 기여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아빠 정영균 씨는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부모인 저희들부터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나눔을 실천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가족이 되고 싶다"고 했다. 엄마 손희경 씨도 "오늘 이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하루하루 소중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라고 피력했다. ◆높임말 쓰게 하는 오남매 특별 교육법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이 가정 또한 아이들이 많다 보니 사소한 말 한마디로 마음이 상해 얼굴 붉히는 일이 종종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 손희경 씨가 꺼내든 무기는 형제자매 간에도 연장자에겐 높임말을 쓰게 하는 것. 그는 "코로나 시절부터 본인보다 연장자에겐 항상 높임말을 쓰게 했더니 다툼이 줄고 질서도 잡혔다"고 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감정 싸움으로 번져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경우에는 싸운 당사자들을 마주 세워 손을 잡게 한 후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혹은 형제, 남매)'라고 3번 외치게 한다. 그러면 화가 사르르 녹는지 마주 보며 웃느라 언제 싸웠는지 모를 정도가 된다는 게 손 씨의 전언이다. 남편 정영균 씨는 주로 바깥일 담당이었으나 최근에는 큰 아들과 셋째 아들이 성장해 나감에 따라 남자 대 남자로 교류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역시 남자들끼리 통하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빠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들 가족은 다자녀가정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부부는 "오남매는 어딜 가나 이목이 집중되는데 아이들도 이를 거북하게 받아들이기보다 늘 오남매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형제자매가 많으니 저희들끼리 있어도 심심하지 않고 서로 의지가 된다는 것이 제일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자녀가정에 대한 혜택은 형식적인 게 많고 현실적으로 크게 와 닿는 것도 없다고 부부는 토로했다. 아이가 많은 만큼 두세 배 바쁘게 일해야 되지만 다자녀가정에 대한 세금 감면은 거의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어느 정도 자녀들이 성장한 경우에는 실감할 수 있는 혜택이 거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손희경 씨는 "작년에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큰 아들이 주말 등이면 KTX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비용이 한 달에 20만원은 든다"며 "다자녀가정 요금 할인이라는 게 있어 내심 기대했는데 온가족이 타지 않으면 적용을 못 받는다고 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디 있냐"고 지적했다.

    2025-06-05 13:30:00

  • [리더 열전] 정인숙 미도봉사회 회장

    [리더 열전] 정인숙 미도봉사회 회장 "번 돈 '3분의 1' 남을 위해 쓴다"

    대구 중구 진골목의 명물인 노포 카페 '미도다방'. 쌍화차가 유명한 이 다방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에 문을 열었고 1978년 정인숙(73) 씨가 인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미도다방 외에도 미도봉사회 회장으로도 25년째 활동하고 있다.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대학을 못 간 한도 푼다는 심정에서 시작한 일이다. 정 회장은 "경북 청도군에서 부잣집 맏딸로 태어나 모자라는 것 없이 자랐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대학도 못 가고 다방 카운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을 돕게 됐다"며 "이후 평생 다방과 연이 돼 감사하게도 돈도 좀 벌었으니 사회에 돌려주는 게 당연한 순리다 싶어 미도봉사회를 이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2001년 설립한 미도봉사회는 200여명의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이 후원금으로 1년에 고등학생 4명(다문화가정, 새터민, 우수학생 등)에게 12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홀몸어르신 7명에게도 120만원씩 지원한다. 가톨릭단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시설에도 연 1회 방문해 현금 및 물품을 전달한다. 나머지 소소한 것들까지 합치면 1년에 2천만원 정도가 소외된 이웃들에 쓰인다. 정 회장 개인적으로도 늘 베풀며 살아가려 노력한다. 미도봉사회 회원 및 미도다방 단골손님들이 주 대상이다. 미도봉사회 회원들의 경우 대다수가 고령이라 팔순이나 구순 등을 맞으면 빼놓지 않고 내의 또는 화장품을 선물하고 있다. 90세 이상 회원들과는 1년에 두 번 여행도 함께 간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미도다방 단골손님들에게는 경조사는 물론 생일 챙기기와 식사 대접도 종종 한다. 그는 "미도다방을 사랑해주신 손님들 덕분에 먹고 살았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살펴드릴 차례라 생각한다"라며 "베풀고 뭐 이런 차원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주변과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번 돈의 3분의 1은 반드시 남을 위해 쓴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도다방을 꿋꿋이 지켜내는 것이다. 현재는 건강 면에서 끄떡없지만 후일 힘들어지면 며느리에게 물려줘 명맥을 이어가게 할 작정이다. 정 회장은 "실버세대들의 사랑방인 미도다방은 차를 파는 곳이기 이전에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장소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대구의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없어져선 안 될 소중한 문화콘텐츠"라고 역설했다.

    2025-06-04 15:48:20

  • [리더 열전] 이순금 시니어매일발전위원장

    [리더 열전] 이순금 시니어매일발전위원장 "시니어 파크골프대회 수익금으로 소아혈액종양 환아 돕죠"

    '제1회 소아혈액종양 환아 돕기 시니어 파크골프대회'가 오는 9일 대구 강변파크골프장에서 열린다. 시니어매일발전위원회가 주최 및 주관하는 행사다. 시니어매일발전위원회는 시니어들의 역량 강화와 삶의 질 제고, 지역사회 기여 등을 목적으로 2022년 설립된 민간 모임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등 각 분야 전문가 20명이 회원으로 포진해 있으며, 위원장은 이순금 달성교육재단 이사장이 맡고 있다. 이순금 시니어매일발전위원장은 "'제1회 소아혈액종양 환아 돕기 시니어 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시니어들의 건강한 여가문화 정착을 돕고 동시에 그 수익금으로 소아암 환아들도 돕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아혈액종양 환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건강과 용기를 선물한다는 게 이번 대회에 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라며 "아울러 시니어들이 우리 사회에서 복지 수혜의 대상일 뿐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차원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에는 55세 이상 총 144명(남 72명, 여 72명)의 액티브 시니어들이 참가한다. 총 상금은 1천500만원 상당이다. 1등부터 3등까지 성적 상위 6명(남여 3명씩)에게는 상금과 상품(파크골프채)이 주어지고, 패션상과 포토제닉상 등 특별상과 홀인원상, 행운권 추첨 이벤트도 있다. 대회 참가비와 후원 등 수익금 1천만원은 소아혈액종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전액 기부된다. 시니어매일발전위원회는 올해 첫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대회를 열어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모델을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시니어와 지역사회를 연계할 수 있는 사업도 다각도로 계획하고 있다. 소외계층 및 환아 지원 사업,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 인성교육 지원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도 시니어들의 활기찬 노후와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병행 운영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지혜와 연륜을 발휘해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니어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게 우리 모임의 모토"라며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사랑의 가교 역할에도 충실해 바람직한 시니어 상을 정립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5-06-02 15:06:38

  • 김노주 경북대 명예교수, 한국영어학회 기조강연

    김노주 경북대 명예교수, 한국영어학회 기조강연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는 오는 31일 경북대에서 열리는 한국영어학회 2025년 봄 학술대회에서 '집합 개념을 이용한 영어 관사와 명사(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2025-05-28 14: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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