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열전] 대구서 첫 트레일러닝대회 여는 안병기 파라마운트 대표
전 세계적으로 '러닝(Running, 달리기) 열풍'이 거센 가운데 국내 러닝 인구도 이제 1천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체 총인구의 5분의 1 수준으로 가히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맞물려 최근에는 단조로운 포장도로를 벗어나 산과 비포장길을 달리는 트레일러닝(Trail Running, 산악마라톤)의 인기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산을 달리는 운동이다 보니 일반 러닝이 힘든 혹서기에도 할 수 있고 로드 러닝에서 느끼지 못하는 재미, 즉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트레일러닝의 매력 요인이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최근에는 관련 대회도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대구에서도 사상 첫 트레일러닝대회가 12월 6일 대구 스타디움 인근(유건산, 망월산, 진밭골 일원)에서 열린다. '2025 대구 키스(KIS) 트레일러닝대회'가 그것이다. 대회를 주최한 이는 안병기(64) 파라마운트 대표다. 파라마운트(대구시 수성구 들안로)는 자전거 용품, 러닝 통합 매장 중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안 대표는 "교통·숙박 인프라에 달릴 수 있는 코스(산)까지 완벽하게 갖춘 곳이 대구지만 현재까지 한 번도 트레일러닝대회가 열리지 않았다"며 "국내 최대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 대구에서 트레일러닝대회까지 함께 열린다면 '러닝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대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회는 11㎞와 22㎞ 두 가지 종목으로 진행된다. 참가자에게는 기념 티셔츠와 반다나 스카프 등이 제공되며 완주자에겐 교촌치킨 한마리 쿠폰과 러닝 장갑이 추가 지급된다. 현재 참가자 모집은 완료된 상태로 총 1천명 선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 대회를 국제대회 규모로 키워 외국인 러너들에게 관광 대구를 알리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대구의 러너들로부터 대회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내년부터는 트레일러닝대회를 지역에서 연 2~3회 정도 개최해 대구는 물론 전국 러너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안 대표는 2023년부터 대구시청 사이클팀(감독 나아름)과 함께 대구시민을 위한 자전거라이딩 행사도 연 4회 진행하고 있다. 선수 한 사람이 시민 10명과 한 팀을 이뤄 50~60Km 가량의 도로 라이딩을 하고,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자세와 훈련방법 등을 지도하는 식이다. 아울러 본지가 운영하는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의 25기 수석 부회장을 맡고도 있다.
2025-11-06 16:17:47
[낳아보니 행복이다] 박정만·김하나 부부 "아들 셋 키우니 아랫집에 사과할 일 잦네요"
회사원인 박정만(50) 씨와 수영강사인 김하나(46) 씨는 2012년에 결혼해 아들만 셋 낳았다. 첫째 준형(9)과 둘째 준희(9)는 쌍둥이고 막내 준우(8)는 형들과 연년생이다. 셋 다 남대구초등학교에 다닌다. ◆시험관으로 쌍둥이, 이듬해 자연 임신 박정만·김하나 부부는 요즘으로 치면 그렇게 늦은 나이는 아닌데 신혼 초 쉽사리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시험관 시술을 통해 결혼 4년 만에 쌍둥이 형제를 낳았다. 막내는 의도치 않게 자연 임신이 됐다.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세 아이는 대체적으로 성격이 쾌활하고 밝은 편이다. 그 중 첫째 준형은 운동을 제일 잘 하고 소질이 있다. 지난 7월 태권도 품새대회에 나가 2위를 했다. 노래랑 춤추는 것도 좋아한다. 둘째 준희는 엄마를 많이 도와주고 엄마를 제일 위해 주는 딸 같은 아들이다. 게임 보다는 독서를 즐기며 두 형제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얌전한 편이다. 막내 준우는 애교가 많고 먹성이 셋 중 제일 좋은 이 집의 귀염둥이다. 김치를 유달리 좋아한다. 삼형제는 관심사도 고만고만하고 친구들도 비슷해서 서로 잘 어울려 논다. 그리고 싸우기도 잘 싸운다. 그래 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낄낄거리는 걸 보면 아이들 싸움에 크게 신경 쓸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랫집에 사과할 일 많았죠" 주변에서는 아들 셋 키우는 것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한다. 이에 대해 김하나 씨는 "남자아이 셋이라 힘든 것보단 육아 자체가 힘들다"며 "그래도 남자애들이라 보니 그 에너지를 감당하기가 가끔 벅찰 때가 있다"고 했다. 애들 셋이 떠들고 장난치면 정신이 없을 정도다. 어릴 때는 애들이 집에서 뛰기도 해 아랫집에 미안할 때가 많았다. 쌍둥이들이 유치원에 입학할 시점이었는데 당시 코로나가 터져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못 갈 상황이었다. 집에서 놀 만한 걸 이것저것 주문해서 애들에게 줬는데 아무래도 한 달을 집에만 있으니 아랫집에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났다 보다. 어느 날 아랫집 분이 아파트 바닥에 매트를 깔아 달라 요청해서 바로 조치하고 과일과 쪽지를 써서 사과드린 적이 있다. 그 이후에도 층간소음 문제로 아랫집의 주의를 받은 적이 두어 번 더 있다. 아이들에게 최대한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지만 완벽하게 제어는 안 되다 보니 참 난감할 때가 많다. 지금은 커서 조금 덜하고 애들도 어릴 때부터 조심하라는 잔소리를 하도 많이 들은 터라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 ◆육아 난이도는 하나나 셋이나 비슷 평일에는 남편의 출근 시간이 아내 보다 빠르다. 그래서 김하나 씨가 애들을 등교시키고 출근한다. 아이들은 셋 다 학교에 갔다 수업이 끝나면 늘봄교실에 갔다 태권도, 수영, 풋살 수업에 참여한다. 저녁에는 다섯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 저녁 식사를 한 뒤 애들은 공부와 게임을 조금 하고 부부는 가사일이나 휴식을 갖는다. 김하나 씨는 토요일에도 격주로 출근을 해야 해서 그 때는 남편이 혼자 아이들을 돌본다. 대신 아내가 출근하지 않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오전에는 자전거도 타고 러닝도 하며 운동을 즐긴다. 주말 오후에는 집에서 같이 애들을 돌보거나 함께 바깥 나들이를 나가기도 한다. 아들 셋 키우는 육아 비법을 궁금해 하는 이들도 많은데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 김하나 씨는 "우리 같은 경우는 일찌감치 기선제압(?)을 해 놓기도 했고 또 애들 모두 순한 성격이라 아직까지는 저희 말을 잘 듣는다"면서 "문제는 사춘기 시기일텐데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조금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부부의 육아 분담은 딱히 정해 놓고 하는 건 없지만 훈육은 거의 엄마가 담당하고 있다.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 남들한테 피해 주는 행동은 가차 없이 혼내곤 한다. ◆형제지만 서로가 친구 쌍둥이에 연년생이라 셋은 형제이면서 서로가 친구다. 다른 친구들이 없어도 셋이 잘 논다. 심심할 겨를이 없다. 셋이 항상 같이 다니니 재미도 있고 의지도 된다. 아이들이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인데 태권도학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놀이터가 있었다.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김하나 씨는 "친구들도 없는데 집에 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첫째 준형이 "왜 친구가 없냐. 준희랑 준우 있잖아"라고 되묻는 거다. 그때 아차 싶었다. 이 아이들은 형제이면서도 서로 친구라는 것을 말이다. 셋이 워낙 재미있게 잘 노니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친구들이 다가올 때도 있다. 또 애들 중 누구 하나 다른 친구를 사귀게 되면 나머지 둘이 같이 어울리기도 한다. 애들 셋을 세 쌍둥이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삼형제와 함께 밖으로 나가면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한 집 애들이 맞냐? 세 쌍둥이냐?"고 물어본다. 그러면서 "아이고, 엄마 힘들었겠다"는 게 공통적인 얘기고, 여기서 한 마디 더 거드는 분들은 "엄마한테는 딸이 있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럴 때마다 그는 "괜찮다. 아들 셋 만족한다"고 손사레를 친다. ◆아이들 뒷받침하려면 부모가 건강해야 맞벌이 부부다 보니 아이들한테 미안한 점도 많다. 애들이 "다른 친구들은 학교 빠지고 여행 가는데 우리는 왜 안 가냐"고 묻거나, 방학 때 도시락 싸서 매일 학교(늘봄교실) 가는 모습을 보면 짠한 마음이 든다. 예전 자신들이 학교 다닐 때는 방학 때 늦잠 실컷 자고 종일 놀고 방학숙제 미뤄뒀다 개학 전날 하고 그랬는데 요즘 애들은 방학 때도 똑같이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야 하니 방학이 방학 같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최대한 시간 내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 중이다. 부부는 "지금까지 애들이 크게 아픈 적도 없고 크게 속썩인 적도 없이 잘 커줬는데 앞으로도 그렇게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한다"며 "부모로서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이런 뒷받침은 건강해야 가능하기에 부부는 앞으로 건강 관리에 더 신경 쓸 계획이다. 남편 박정만 씨는 "우리 부부 나이가 아이들 또래 친구들보다 많다 보니 우선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며 "정서적으로도 안정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내년에 철인3종 대구대회에 첫 출전해 완주하는 것이다. 아내 김하나 씨는 "몇 년 뒤에 아이들이 사춘기를 겪게 될 텐데 그때 정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건강하고 슬기롭게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그러려면 평소 대화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꼭 해보고 싶다는 일이 없었던 것 같다"며 "우리 아이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저보다 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자녀지원책, 영·유아기에 초점 맞춰져 김하나 씨는 "육아휴직의 경우 막내 분이 남아있는 상황이고 회사에서도 사용에 적극적이지만 현실적인 문제들로 쓸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집 대출금, 애들 학원비 등을 충당하려면 맞벌이를 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애들이 어리고 먹는 양이 많지 않지만 중학생쯤 되면 엄청나게 먹어댈 텐데 쉽게 쉴 수 있는 상황이 안 된다. 다자녀지원정책이나 육아정책의 경우도 대부분 영·유아기 때에 초점이 맞춰져 자신들 같은 경우는 그다지 혜택을 보는 게 많이 없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요즘은 신생아 때 정부 지원금이 꽤 나온다고 하던데 저희 때만 해도 지금 같지는 않았다"며 "아동 수당의 경우도 만 8세까지라 막내 준우는 지난 9월에 끝났다"고 했다. 다자녀가정에 대한 가스요금, 전기세 등의 할인 혜택도 한계가 있어 큰 차이는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취득세 면제 혜택 또한 이 때문에 차를 바꿀 수 없는 노릇이라 별반 도움이 안 된다.
2025-11-06 13:28:57
국힘 시당 차세대여성위,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여성의 힘' 세미나
국민의힘 대구시당 차세대여성위원회는 1일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여성의 힘'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여성의 잠재력과 리더십을 강화하고 세대 간 통합을 위해 마련된 행사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인선 국회의원(대구시당위원장, 대구 수성을)과 박종필 대구시의원(대구시당 여성위원장)이 참석해 차세대여성위원들을 격려했다. 강연은 한기웅 TBC 싱싱고향별곡 리포터가 맡았다. 이인선 의원은 "여성의 리더십은 지역과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했고, 박종필 시의원은 "젊은 여성들이 우리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는 주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행사를 주최한 신은비 차세대여성위원장(매탑 25기 사무총장)은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와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2025-11-01 14:59:43
[농업대전환, 경북 '들녘특구'] (2)대행형 협업 모델 '경주 식량작물 특구'
26일 경북 경주시 천북면 일대 들녘. 추수철을 맞아 벼 수확이 한창이다. 콩은 잦은 비로 수확이 조금 미뤄졌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조사료와 밀 파종에 들어간다. 예전에는 벼농사만 지었기에 1모작인 벼 가을걷이가 끝나면 땅을 놀렸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모작이 정착돼 1년 내내 농작업이 이뤄진다. 경북도 농업대전환 혁신모델인 '경주 식량작물 특구'로 조성된 후 변화된 모습이다. ◆위탁영농+공동영농 협업모델 경주 식량작물 특구는 위탁영농과 공동영농 복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참여농가는 총 136곳이다. 이 중 121농가(89%)는 대다수 고령의 농업인들이라 농지를 영농법인(광원영농조합법인)에 위탁하고 있다. 나머지 15농가(11%)는 공동영농에 참여해 함께 농사를 짓는다. 위탁영농을 맡은 법인은 운영위원 9명과 영농관리 전담 8명, 청년농업인 10명으로 구성됐다. 청년농업인들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영농대행 인력으로 110헥타르(ha)에 달하는 특구의 대부분 농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드론 등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병해충 방제를 드론으로 거뜬하게 해치우고 100마력 이상의 대형 농기계도 능숙하게 다룬다. 이모작으로의 빠른 전환이 가능했던 것도 이들의 활약 덕이 크다. ◆농가 소득은 2배 증대 2023년 들녘특구 사업을 시작하면서 법인의 지난해 농업생산액은 1.3배 늘었다. 벼농사만 지었을 때는 12억5천만원의 수익이 발생했지만 하계작물로 콩(70ha)과 벼(30ha), 동계작물로 조사료(105ha)와 밀(5ha) 등 이모작을 하면서 15억7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생산된 농산물은 지역 축산농가의 조사료로 공급하거나 주변 관광지의 콩요리 식당 등에 원료로 납품하고 있다. 일부는 자체 가공용으로 활용한다. 특구에 참여한 농가의 소득 증대는 농업생산액 증가폭보다 더 크다. 농지를 법인에 위탁한 고령의 농업인들은 이전에 농지 임대료로 3.3㎡(1평)당 1천원의 소득을 얻었지만 법인에 농지를 위탁하고 나서는 2천원의 배당금을 받고 있다. 위탁 대신 공동영농으로 함께 농사를 지은 농가는 3.3㎡당 3천원을 배당받아 기존 벼농사 1모작을 했을 때의 소득 2천40원보다 1.5배 늘었다. 특히 밭갈이 작업이나 병해충 방제 등 대형 농기계가 필요하고 노동력이 많이 소요되는 농작업은 청년농업인들이 영농대행 협업을 해줘 개별적으로 농사를 지을 때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특화마을 '豆근豆근 콩마을'로 부가가치 창출 경주는 예전부터 콩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 두부 등 콩 요리가 발달됐다. 특구가 위치한 천북면 일대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이 곳은 경주보문관광단지에서 서북쪽으로 직선상 5km 남짓 떨어진 곳에 있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물론 유동인구도 풍부하다. 이런 이점을 살려 특구사업과 함께 특화마을도 함께 조성했다. '두근두근 콩마을'이 그것이다. 이로써 이곳 특구에서는 콩의 생산에서부터 가공, 요리, 체험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농촌관광 원스톱 시스템이 가능해졌다. 두근두근 콩마을은 3개 동으로 나눠져 있다. 첫 번째 동은 지난 6월 오픈한 들녘한끼 1호점 성지콩밭 식당이다. 특구에서 생산한 우리밀과 콩을 활용해 새참을 요리하는데 우리밀 콩국수와 자장면, 순두부짬뽕, 마파두부 등이 주 메뉴다. 하루 평균 2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다. 매장 영업 뿐 배달도 한다. 농번기에는 들녘으로 새참을 배달하고 주변에 있는 펜션 등에는 가족 단위 코스요리와 도시락 등을 배달한다. 두 번째 동은 특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하는 공간이다. 특구에서 생산한 콩으로 즉석두부와 콩물을 만든다. 판매처는 특구에서 운영하는 '착한두부' 판매장과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 등이다. 재구매율이 높아 연매출 3억원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세 번째 동에선 콩을 활용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11월부터 본격 가동하게 된다. 경관들녘 사업(5월 보리, 8월 제주피, 10월 코스모스 단지 등 감상)과도 연계할 예정이다. ◆농업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 경주 식량작물 특구는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와 발전 청사진을 세워 놓고 있다. 그 첫째가 신품종 출시다. 특구는 경북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신품종 검정콩을 공동으로 시험 재배 중인데 영양성분이 우수하고 가공에도 적합해 향후 다양한 가공상품과 요리 메뉴로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들녘한끼 식당과 직영점인 '착한두부' 판매장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특구는 '월급 받는 농사 모델'도 추진하고 있다. 농촌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현재 법인은 공동영농에 노동력을 제공할 경우 하루 15만원의 인건비를 주고 있고 상시로 영농에 참여할 경우엔 월 300만원 정도를 월급 형태로 지급하고 있다. 광원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농사를 지어도 직장생활을 통해 얻는 고정 급여 등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농촌으로 돌아오는 귀촌인력과 청년농업인 유입이 촉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들녘특구 사업으로 소득이 늘고 마을을 찾는 발길도 이어지자 특구 (준)조합원들의 얼굴에도 웃음꼿이 피었다. 한 조합원은 "지역 청년농업인들과의 협업을 통한 대규모 공동영농과 6차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고령의 농업인들에게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며 "대한민국 대표 농업혁신 모델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인터뷰〉최동식 광원영농조합법인 대표 경주 식량작물 특구의 위탁영농을 맡은 광원영농조합법인 최동식 대표는 "공동영농을 통한 소득 증대와 농작업의 효율성이 입증됐으니 특구에 참여하는 농가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벼와 콩, 밀과 조사료 2모작 재배를 기반으로 6차 산업화에 박차를 가해 더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각오다. 특구 운영의 애로점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변동, 농촌 일손 부족 등을 꼽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청년농부를 육성하고 기계화 및 공동영농 규모도 확대할 방침이다. 단순한 농업을 넘어 특구를 지역 먹거리 산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성지콩밭 식당을 지역 대표 브랜드로 키워 경주에 오면 꼭 들러야 할 체험과 맛의 공간으로 자리잡게 한다는 것이다. 특구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다양한 가공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것도 그의 목표다. 〈인터뷰〉청년농업인 정성윤 씨 청년농업인 정성윤 씨는 특구 이전 해당 지역에서 벼, 콩, 조사료 등 복합영농을 13년 간 했다. 들녘특구가 된 이후에는 조합원으로서 농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특구로 인한 이점으로는 규모화·기계화가 이뤄져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이란 점을 들었다. 정 씨는 "혼자서는 힘든 농작업을 법인과 함께 해나가니 인건비와 장비 부담이 줄었고 적기에 작업을 할 수 있어 농사 결과도 좋아졌다"며 "판로 걱정도 줄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손이 부족할 때가 가끔 있고, 콩농사에서 잡초 관리가 기계화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앞으로 청년농부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며 "무엇보다 가공·체험 등 6차산업이 활성화돼 농민이 땀 흘려 지은 농산물이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2025-10-27 12:30:00
[리더 열전] 배인호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장 "작은 기부, 짧은 시간의 봉사 모여 큰 변화"
지난 6월 취임한 배인호(69)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회장은 적십자에 대한 일반의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적십자 하면 정부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이라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사업을 제외한 대부분은 국민 성금과 기업 후원으로 운영된다는 것. 배 회장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인도주의 활동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관심과 봉사 참여, 기부가 꼭 필요하다"며 "작은 기부, 짧은 시간의 봉사라도 모이면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구에는 9개 구·군에 157개의 적십자 봉사회가 결성돼 있고 봉사원은 6천여 명에 달한다. 초·중·고·대학생으로 구성된 청소년적십자(RCY) 단원 수는 1만여 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다. 기부는 지난 한해 53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도 개인 20명, 기업 21곳이 가입돼 있다. 배 회장은 적십자의 본연의 역할(재난 구호, 봉사 등)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모금 확대와 봉사단원 확보가 관건이라고 보고 취임 이후 이에 대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치매 예방 활동, 다문화가정 지원 등 돌봄서비스로 적십자 사업 영역이 확장되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여기에 든든 도시락, 이동 무료 급식, 학습비 및 장학금 지원, 생필품 지원 등 사회적 약자의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지원도 확대되는 추세다. 배 회장은 "연말 집중 전개하던 적십자회비 모금 방식에서 벗어나 첫 돌과 결혼기념일, 생일 기부 등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장치를 다각도로 마련할 것"이라며 "나눔의 가치를 더 많은 분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제빵 봉사, 텀블깅 환경정화활동 등 시민 참여형 봉사 프로그램도 다양화하겠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법정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 재해구호 전문인력 양성 및 재난대응 역량 강화에 힘쓰는 한편 복지사각지대 위기가정 긴급 지원사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그는 "대구지사는 1949년 발족한 이래 지역 최대 인도주의 기관으로 발전해왔다"며 "바라는 바가 있다면 적십자 안에서 대구시민 모두가 함께 하는 인도주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따뜻한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배 회장은 성호건설(주) 대표이사로 대한건설협회 경북도회 회장(23대, 24대)을 지냈고 현재 경북메사나협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적십자와는 2016년 대구지사 상임위원을 시작으로 인연을 맺었다.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2025-10-23 15:24:12
[낳아보니 행복이다] 박성백·김지현 부부 "건강한 가정, 사랑 가득한 세상 만드는 게 꿈이죠"
박성백(57)·김지현(53) 부부는 '문화창조놀이터 ETC'란 이름의 문화콘텐츠생산자협동조합을 함께 운영한다. 가정의 가치와 가족 간 관계 회복을 미션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다. 여기서 남편은 대표, 아내는 이사다. 둘 다 20여년간 도예가로 활동했지만 예술로는 생활이 힘들어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2015년 이를 만들었다. 슬하에 자녀는 여섯이다. 첫째 하람(건축학과 졸업 후 구직 중), 둘째 하영(어린이집 교사), 셋째 하진(체육학과 휴학 후 군 복무 중), 넷째 하온(대학생), 다섯째 하윤(고등학교 3학년), 여섯째 하준(중학교 1학년)까지 모두 이름이 '하' 자로 시작돼 '하하하 육남매'라 불린다. ◆생명 존중의 가치 실천 부부는 애초에 여섯 아이를 낳기로 결심하거나 결정한 적은 없다. 하지만 세상사 어디 뜻한 바 대로 흘러가던가. 이들에게 자녀 계획이 그랬다. 첫째와 둘째를 낳고 더 낳을 지 말지 고민하던 중 '4차 세계가정대회'(2003년, 필리핀)에 참석하면서 생명 존중과 낙태에 대한 태도를 확고히 갖게 됐다. "부부 사랑의 결실인 자녀와 생명에 언제나 열려 있어야 한다"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말을 듣고 나서다. 박 대표는 "우리 자녀들이 피임에 실패해 어쩔 수 없이 낳게 된 짐이 아니라 우리 두 사람의 사랑의 결과이므로 기쁘게 받아들이고 창조주의 계획에 열려 있자고 다짐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 후 2, 3년 터울로 아이가 생겼고 지금의 여덟 가족 진용을 갖추기 전 안타깝게도 두 아이는 자연유산으로 하늘나라로 보냈다. 세월이 흘러도 먼저 간 아이들에 대한 아련함이 가시지 않았다. 그래서 부부는 육남매와의 가족회의 끝에 파키스탄과 캄보디아에 있는 두 아이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이 아이들에겐 각자의 가정에 머물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다자녀가정 향한 주변의 편견은 상처 박 대표는 "솔직히 셋째 아이까지는 괜찮았는데 아내로부터 넷째를 가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기쁨과 함께 두려움도 몰려왔다"고 회고했다. 수입이 변변찮은 대학강사(당시 직업)가 또 아이를 가졌냐고 이웃들이 비웃을까 두려웠고, 주변의 걱정과 인간적인 조언들도 깊은 상처가 됐다. "젊은 사람들이 대책 없이 낳기만 하면 되나? 부모 노릇도 제대로 해야지 아기 낳는 공장도 아니고..." 등의 얘기를 들을 때면 화도 났다. 하지만 웃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과 불안은 잠시, 기쁨과 감사의 마음이 몰려왔다. 실은 살아보니 부모인 자신들이 아이들로부터 더 많은 사랑과 넘치는 위로를 받을 때가 많다. 육체적인 편안함, 교육과 돈에 대한 걱정(또는 욕심)만 내려놓으면 행복하고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데 많은 경우 그걸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협동조합 통해 건강한 가정 만들기 지원 박성백·김지현 부부는 가족, 가정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정이 건강해야 아이들도, 사회도 건강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세상과 사회에서 당당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는 이들은 다른 사회구성원들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 '가정과 공동체 모두가 항상, 즉시, 기쁘게 살아가는 사랑 가득한 세상' 말이다. 부부가 운영하는 협동조합은 이런 가치를 실현시키는 작은 장이다. 이 곳에서는 현재 건강한 가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어린이와 청소년, 65세 이상 시니어 등을 대상으로 하는 맞춤형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성소수자들과 그 가족들이 혐오와 차별로부터 벗어나 단단한 마음 근육을 키우고 살아가도록 돕는 프로젝트도 계획 중이다. ◆자녀에 대한 믿음 갖고 기다려줘야 "공부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배우고 스스로 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박성백·김지현 부부가 한 말이다. 솔직히 아이들 모두 학원에 보내려니 부담이 꽤 됐다. 이런 사정을 아이들도 알았을 것이다. 처음엔 학원에 가지 않으니 함께 놀 친구가 없어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친구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이 자기라고 하면서 학원에 보내지 않아 고맙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이 스스로 알아서 혼자 공부를 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어떤 아이는 그것이 영원히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더디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응원하며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니 결국 자신이 원하는 일들을 성취한다는 걸 체험하게 됐다. 지금까지 부부는 양육 및 교육에 있어서도 두 가지 원칙을 꼭 지켜왔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죄가 아니라면 뭐든 함께 해주자',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가 한목소리로 같은 이야기를 하자'가 그것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 첫째 하람에게 동생들은 '멀어지지 않을 인연, 소중한 다섯 개의 그 무엇'의 의미다. 동생들이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본인에게는 당연한 현실이라, 장단점을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든든하게 생각되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고등학교 때 기숙사 생활을 했던 그는 동생들을 다 데리고 학교에 갔던 적이 있다. 왜 그랬는지 몰라도 그때 괜히 친구들한테 자랑하는 느낌도 들면서 뿌듯하고 그랬다. 지금은 집에서 동생들이 막내와 놀고 이야기하면서 이것저것 하나씩 가르쳐주는 걸 보면 '얘네들이 벌써 이만큼 컸나' 싶은 마음이 든다. 부모 같은 마음이랄까 참 보기 좋다. 막내 하준은 "어릴 때 누나와 싸워서 손들고 벌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벌을 서면서도 누나와 장난치고 웃고 그래서 좋았다"며 "우리끼리 서로 잘 챙겨주고 집이 항상 시끌벅적하니 행복하다"고 했다. 모두 다 같이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다자녀가정이다 보니 에피소드는 수없이 많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사건은 아이들이 병설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동시에 4명이나 다닐 때의 일이다. 가을운동회에서 아이들 나오는 순서를 형광펜으로 칠해보니 무려 전체의 3분의 2가 아닌가. 부모도 함께 참여해야 하는데 부부 둘만으로는 이를 맞출 수 없어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동원해 운동장을 뛰어다녔다. 신나는 하루였지만 아이들보다 더 많이 활약하다 보니 다음날 어른들은 모두 몸살이 났다. ◆수요자가 참여하는 저출산정책 만들어야 박 대표는 "젊은이들이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사는 것을 우리 정부와 지역사회가 바란다면 무엇보다 '엄마와 아이가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년 간 정부와 자자체는 출산장려지원정책과 다자녀 지원에 무려 35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결과는 아이 없는 나라 세계 1위란 불명예. 이는 이런 정책들이 별반 효과가 없다는 걸 의미한다고 꼬집는 그는 "전문가, 정책 입안자, 활동가, 공무원들이 만들어 가는 정책과 지원이 아닌, 엄마와 아이들이 필요로 하고 요구하는 것들을 현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엄마와 아이 즉, 가정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들이 제외되고 빠져있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저출산문제에 접근한다면 가장 빨리 그리고 쉽게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과연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기 위해 아이를 낳는 부부가 몇 명이나 되는지, 젊은 부부들이 지원과 정책이 충분치 않아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인지 원점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자녀를 많이 낳아 기르는 부부들은 모두 물려받은 재산이 많고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일까 하는 질문도 던져보길 바란다"며 "어쩌면 저출산문제를 풀 답이 이들에게 있을지도 모른다"고 역설했다.
2025-10-23 11:20:20
▶정기생(향년 75세) 씨 19일 별세, 황순옥 씨 남편상, 종현·순주·경화 씨 부친상, 박재락(대성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권오룡 씨 장인상, 이미경 씨 시부상. 빈소=칠곡경북대병원장례식장 VIP 201호, 발인=21일(화) 오전 8시 30분. 장지=명복공원.
2025-10-20 08:44:31
▶이중기(향년 100세) 씨 별세, 이정열 씨 남편상, 원규·현순·현애·현주·앵규(전 국민의힘 대구시당 사무처장)·경규·경아 씨 부친상. 빈소=계명대 대구동산병원장례식장 101호(서문시장 앞), 발인=17일(금) 오전 8시, 장지=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영.
2025-10-16 09:39:51
[리더 열전]조현진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 감독 "대구 '2027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성공 위해 지원"
대구시가 '2027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를 유치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조현진(66)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 감독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대구체고 소속 반효진 선수가 여자공기소총 종목에서 우리나라 100번째 금메달을 획득하자, 대구시는 사격장 증축과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를 공식화했다. 이에 조 감독은 대구시와 국제사격연맹 임원을 연결하고 대구국제사격장의 대회 운영 능력과 입지 조건 등 대구의 장점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홍보전 전면에 나섰다.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대구시는 지난 7월 이탈리아 로나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집행위원회에서 2027년 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최지로 공식 확정됐다. 이 대회는 세계 최고 권위의 사격대회로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사격대회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개최지 확정 후 조 감독은 사격팀 내 공기소총 사격팀을 구성하고 반효진 선수를 영입했다. 내년에는 고교 최대 유망 선수인 경북체육고 최가혜 선수를 스카우트해 여자소총팀을 창단할 예정이다. 그는 "2027년 대회 뿐 아니라 2028년 LA 올림픽에서 또 한번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도록 두 선수를 비롯해 사격팀을 잘 지도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사실 지금의 대구 사격이 활성화되기까지 조 감독을 빼놓고는 그 과정을 얘기할 수 없다. 2018년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사격팀을 창단하기까지 모든 작업을 도맡았고, 창단 후부터는 소속 선수들을 지도하며 좋은 성적을 만들어냈다. 2018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더블트랩 종목에서 팀 소속의 신현우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2022년, 2023년, 2024년 전국체육대회에선 금메달 2개 이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대구사격연맹이 2024년 제105회 전국체전에서 종합 2위에 오르는데도 기여했다. 국제 사격대회 대구 유치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대구시장배 전국사격대회 창설, 대구사격장을 국제사격장으로 명칭 변경 등 국제대회 유치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거쳐 2022년 아시아공기총선수권대회를 유치해 잘 치러냈다. 이번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도 이런 노력이 결실을 이룬 것이다. 조 감독은 "2027년 대구세계사격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열정을 가지고 지원하고 운영해볼 생각"이라며 "이를 통해 대구를 우리나라, 나아가 세계 사격의 메카로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꿈"이라고 강조했다. 경남 창원 출신인 그는 경남대 및 창원시청 선수 및 국가대표를 거쳐 경남대 감독과 창원시청 감독, 2020년 도쿄울림픽 사격국가대표 총감독을 역임했다. 대한사격연맹에서는 20여년 간 임원으로 활동했다. 고인인 부친과 본인, 아들, 며느리까지 3대가 사격선수 집안이다.
2025-10-13 15:19:07
[농업대전환, 경북 '들녘특구'] (1)농업 경쟁력 확보로 부자 농촌 꿈꾼다
농업의 위기라는 말은 하루이틀의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인류 생존의 근간이었고 가장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 왔던 산업임에도 불구, 늘 위기라는 인식이 있어왔다. 그만큼 농업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뜻으로 최근에는 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농업의 사회·경제적 비중이 줄어드는데다 농촌인구는 감소 및 고령화되고 있으며 경영비 상승과 자연재해 증가 등 농업의 경쟁력 위협 요인들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탓이다. 이제 농업에 대한 관점과 비전을 달리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지난 2023년부터 '들녘특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들녘 단위 규모화와 이모작 기계화, 6차산업 고도화 등을 통해 농업 경쟁력 확보 및 농가 소득 증대를 모색하는 프로젝트다. 이에 본지는 국민 먹거리를 책임지는 국가전략산업으로서 농업의 중요성은 절대 간과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국 농업의 신 모델, 경북 들녘특구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농업대전환 촉진에 기여하고 농민과 우리 농촌 현실 또한 보다 풍요로워지기를 기대한다. ▶글 싣는 순서 1. 농업 경쟁력 확보로 부자 농촌 꿈꾼다 2. 대행형 협업 모델 '경주 식량작물 특구' 3. 산업형 기업 모델 '구미 밀밸리 특구' 4. 창업형 벤처 모델 '포항 식량작물 특구' 5. 주주형 상생 모델 '울진 경축순환 특구' ◆ 농업대전환, 왜 필요한가 2022년 기준 농가의 연소득은 4천615만3천원으로 도시근로자 연소득 7천811만4천원의 59.1% 수준이다. 지난 30여년 간 도시근로자의 소득이 7배 늘어날 때 농가 소득은 4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쌀 소비도 갈수록 줄어 2023년 기준 국민 1명당 연간 쌀 소비량(56.4kg)은 1990년(119.6kg)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쌀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에도 생산량은 유지 또는 증가해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쌀값 하락도 뒤따르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상황이 농촌 고령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농촌 인구의 60% 이상이 65세 이상으로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의 농민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여 적응하기 쉽지 않고, 소규모 농지이다 보니 기계화나 규모화 실현에도 어려움이 있다. 이는 농업의 생산성 저하와 경쟁력 약화, 성장동력 상실 등으로 이어져 결국에는 농업의 지속성까지 위협할 수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도 심해져 농촌 현실을 어둡게 한다. 폭염과 가뭄이 점점 빈번해지고 봄철 저온과 우박, 여름철 국지적인 집중 호우 등으로 농작물의 품질 저하와 수확량 감소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이에 따른 병해충 발생 증가, 발생 패턴 변화도 농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농업의 역량 강화, 그리고 기존 농업의 틀을 전면적으로 바꾸는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농업대전환이다. ◆ 농업 경쟁력 확보의 필수 조건, 영농의 규모화 우리나라와 농업 규모가 비슷한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농업 강국이다. 네덜란드의 농가 소득은 8만 달러로 도시근로자보다 높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가 소득(3만7천 달러) 보다 2배 이상 많다. 그 비결은 과학 영농과 규모화다. 네덜란드의 농가당 농지 면적은 33.8ha로 우리나라(1.6ha)의 20배에 달한다. 1950년대 우리나라 농가당 농지 면적은 0.9ha 수준으로 지난 70여년 간 0.7ha 증가하는데 그친 반면 네덜란드는 농가당 농지 규모가 10배 이상으로 늘어나 규모화를 이뤘다.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의 수적 차이도 있지만 농지에 대한 인식 차이도 크다. 우리나라는 농지를 농업 경영의 한 요소가 아닌 재산적 가치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아 규모화를 이루는데 가장 큰 제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지의 규모화는 농업의 경쟁력 강화에 필수 조건이다. 대규모 농지가 있어야 기계화가 가능하고 이모작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농지 소유주 대부분이 고령 농가가 많고 인력에 의존한 소규모 농업 구조라 대규모 농지 확보가 쉽지 않다. 농지의 가격도 높아 농지 구입에 어려움이 많고 농민 본인 사후에도 자식에게 승계해 농지를 놀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 '들녘특구'로 농지 규모화·과학 영농 이룬다 농지의 효율적 규모화를 위해 경북도의 들녘특구는 '주주형 공동 영농'이란 새로운 개념의 영농방식을 도입했다. 개별 농가들이 소유하고 있는 농지와 노동, 자본 등의 생산요소들을 들녘 단위로 집적화해 100ha 이상 규모화했다. 또 공동체(법인)를 구성해 기계화를 통한 공동 영농으로 생산성을 높였다. 개별 농지의 소유권은 지주에게 있지만 농지의 경영권은 완전히 공동체에 일임하고 농가는 (준)조합원으로 참여해 지주가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작목의 선택, 작부체계의 결정, 생산물의 수매와 유통 방안 등은 공동체가 결정하고 여기서 발생된 소득은 참여 농가의 유형에 따라 배당금 형식으로 분배한다. 농사 짓기가 어려운 고령의 농가는 농지를 완전히 공동체에 위탁하고 소득은 위탁한 농지의 면적에 따라 배당을 받는다. 공동 영농에 함께 참여한 농가라면 생산물의 수익에 따라 소득을 배당받는다. 배당금은 일정한 금액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수익의 많고 적음에 따라 증감되기 때문에 참여 농가의 공동체 참여 의식이 높아지고 농가소득 증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동체의 구성은 여성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이 함께 참여하고 경영 방식도 기업형으로 전환한다. 단순 생산 위주의 경영 방식에서 탈피해 참여 구성원의 능력과 역할에 따라 분업화를 통해 전문화한다. 이에 따라 부가가치가 높은 작목의 도입과 이모작 전환은 물론 기계화 확대를 통한 공동 영농이 효율적으로 바뀌게 된다. ◆ 구미, 경주, 포항, 울진에 들녘특구 혁신 모델 경북도는 2023년부터 현재까지 경주, 구미, 포항, 울진 등 4곳에 들녘특구 혁신 모델을 조성했다. 경주는 '식량작물 특구', 구미는 '밀밸리 특구', , 포항은 '식량작물 특구', 울진은 '경축순환 특구'로 진행되고 있다. 향후에는 경북 22개 시군 전체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경주 식량작물 특구는 전문 청년 농업인들과 협업을 통한 농촌 체험·관광 원스톱 시스템의 대행형 협업 모델이다. 구미 밀밸리 특구는 경북 최초로 우리밀 전문 제분시스템을 도입한 우리밀 가공·유통 산업형 기업 모델이다. 포항 식량작물 특구는 체험 전용 딸기 양액재배 시스템을 도입해 초보 청년 농업인들의 창업형 벤처 모델을 구축했다. 울진 경축순환 특구는 조사료 순환농업을 접목해 청년과 농촌문화를 융복합한 주주형 상생 모델이다. 들녘특구 공동체의 지난 한해 농업 생산액은 같은 지역 같은 업종에 비해 1.3~2.5배 증가했다. 참여한 농가의 소득은 벼농사만 지었을 때 보다 1.5~1.9배, 콩과 양파 이모작에서는 최대 5.8배까지 증가했다. 농지를 위탁한 고령 농민은 기존 임대료보다 2~2.5배의 배당금을 받아 안정적인 소득을 올렸다. 들녘특구는 농업 생산 소득 증대에만 목표를 두지 않는다. 생산물을 활용한 가공·유통이나 체험·관광 등의 6차산업 도입으로 농촌 공간을 혁신하는 모델로 확장할 예정이다. 이런 차원에서 특구별 특화마을도 조성했다. 경주 '豆(두)근豆근 콩마을', 구미 '지음밀愛(애) 빵마을', 포항 '청창농 공休(휴)마을', 울진 '저탄소 牛(우)리마을' 등이 그것이다. 특화마을은 공동체의 추가 소득도 높이고 농촌 공간의 활력화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터뷰〉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 원장 조영숙 경북농업기술원 원장은 "경북도의 농업대전환은 지난 2022년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우리 농민은 땅도 가지고 있는데 왜 도시근로자보다 잘 살지 못 하는가'란 고민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부자 농민, 잘 사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취지로 농업대전환을 기획했고, 그 핵심사업이 들녘특구라는 것이다. 조 원장은 "특녘특구는 농업의 규모화, 기계화, 고도화(6차산업 융복합), 배당금이 핵심 개념"이라며 "지역별 특색과 장점을 활용한 특화전략으로 다함께 잘 사는 농촌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들녘특구 모델의 성과가 들불처럼 번져 청년이 돌아오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쳐나며 노년이 행복한 농촌,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이 됐으면 좋겠다"며 "경북을 넘어 대한민국 농업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2025-10-13 12:42:07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정훈·김혜진 부부 "이렇게 축구에 진심인 가족 보셨나요"
대구 두류수영장 파트장인 김정훈(49) 씨와 대구서부지방법원 보안관리대에서 일하는 김혜진(37) 씨는 용띠 띠동갑 부부다. 자녀는 딸 하나(첫째 나겸), 아들 둘(둘째 지후, 셋째 로하) 총 셋이다. 위로 둘은 각각 초등학교 4학년, 1학년 생이고 막내는 어린이집에 다닌다. 부부 모두 운동선수 출신이라 자녀들도 자연스레 스포츠와 친숙한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축구에 진심인 다섯 가족 김정훈·김혜진 부부는 평소 스포츠를 즐겨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축구라면 광적으로 좋아한다. 손흥민 선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온 가족이 밤잠을 설쳐가며 텔레비전 앞에서 응원을 하고, 대구FC 경기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직관(직접 관람)이 원칙이다.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월성동축구클럽에서 직접 축구를 한다. 이 클럽에서 김정훈 씨는 매주 월요일, 김혜진 씨와 첫째 나겸은 매주 화요일, 둘째 지후는 매일 선수반에서 제2의 손흥민을 꿈꾸며 훈련하고 있다. 지후는 축구를 시작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실력이 다소 부족하긴 하지만 축구를 진심으로 즐긴다는 점에선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부부는 24개월인 셋째 로하도 때가 되면 축구를 시킬 계획이다. 축구에 진심인 이 가족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올해 기억에 남을 특별한 사건도 있었다. 둘째 지후가 대구FC에 대한 팬심을 사연으로 적어 구단에 보냈더니 지난 7월 대구FC의 '함께하늘 축구 멘토링'에 당첨돼 선수들에게 직접 코칭을 받게 된 일이다. 8월에는 '에스코트 키즈'에도 선발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선수들과 함께 그라운드로 입장했다. ◆주말엔 캠핑 GOGO 이들 가족은 평일에는 각자 직장과 학교(어린이집)에서 생활을 하고, 주말엔 다함께 캠핑을 간다. 부부는 연애시절부터 텐트 하나로 시작해 지금은 카라반을 차에 달고 아이들과 전국 곳곳을 누빈다. 주로 캠핑을 가는 곳은 동해 바다 부근이다. 깨끗한 바닷물과 크게 부딪히는 파도소리는 그 자체로 힐링이다. 아빠 김정훈 씨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물과 관련한 자격증(수상인명구조자격, 스킨스쿠버, 프리다이빙 등)은 웬만한 것은 다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바다로 캠핑을 가면 아이들이 안전하게 바다생물들을 실제 보고 만질 수 있도록 경험을 시켜준다. 그는 아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이라면 먼 거리도 마다 않는다. 한 번은 첫째 나겸이 우주발사체 '누리호'에 대해 궁금해 하길래 누리호가 발사되는 전남 고흥까지 캠핑을 떠났다. 나로우주센터를 둘러보고 긍금증이 많이 풀렸다는 아이의 얘기를 들으니 4시간 가까이 운전하느라 피곤했던 몸과 마음이 싹 풀리는 기분이었다. 자녀들이 신기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면 그것만으로도 즐거운 게 부모 마음이다. 다음 캠핑 목표는 카라반을 배에 싣고 제주도로 캠핑을 가는 것이다. ◆예의 중시하는 가정 교육 아이들 교육에 있어 김정훈·김혜진 부부가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공부가 아니라 '예의'다. 엄마아빠에게는 항상 존댓말로 말하도록 하고, 동생들은 누나한테 함부로 덤비지 않도록 가르친다. 맏이에게는 동생들한테 양보하면서 지내야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기 아이가 학교 선생님에게 혼나기라도 하면 잘잘못은 따지지도 않고 항의하는 경우와도 거리가 멀다.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선생님한테 연락이 올 때면 가족회의를 열어 본인의 잘못을 확인하게 하고 다수결로 어떤 벌칙을 줄 지 정한다. 벌칙은 일주일간 휴대폰이나 태블릿 영상 시청 금지 등 본인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제한이 대부분이다. ◆"우리 아이는 우리 손으로" 세 아이를 모두 계획해서 낳은 건 아니었다. 첫째 딸을 낳고 둘째는 아들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그대로 이뤄졌다. 셋째는 뜻밖의 선물이었다. 둘째와 터울이 있어 상상도 못했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였다. 부부는 첫째 아이를 가졌을 때부터 "우리 아이는 우리 손으로 키우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양가 어른들에게 아이들을 맡기지 않고 세 아이 모두 부부가 번갈아가며 연차 등을 사용해 키우고 있다. 육아 분담도 분명하다. 첫째와 둘째의 등하교는 엄마, 셋째의 어린이집 등하원은 아빠 담당이다. 일과가 끝나고 온가족이 귀가하면 엄마는 저녁식사와 아이들의 공부를 맡고, 아빠는 집안 청소 및 빨래를 전담한다. 아이들도 부모가 가사 분담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인지 곧잘 자기들끼리 일을 나눠한다. 이번 여름방학 때 아이들을 돌봄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과제를 주며 지내게 했더니 첫째는 식사를 준비하고 둘째는 다 먹은 그릇을 정리하고 있었다. 부부는 부모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해야 아이들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서 일주일 중 하루는 서로 교대로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엄마가 운동 가는 날이면 아빠가 아이들을 돌보고, 아빠 차례에는 엄마가 그러는 식이다. ◆아이 셋 다 AB형..혈액형 에피소드 아빠 김정훈 씨는 혈액형이 A형이고 엄마 김혜진 씨는 B형이다. 요즘은 혈액형으로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지 않지만 시골에 계신 시어머니가 첫째 생기고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AB형만 아니면 된다"고 했는데 막상 AB형이 나오니 "(AB형이) 여자는 괜찮은데 남자는 별로다"고 했다. 그런데 둘째도 AB형이라 하자 "AB형들이 똑똑하고 공부도 잘 한다"고 말을 바꿨다. 하이라이트는 셋째. 막내마저 AB형으로 나오니 "요즘 혈액형 가지고 사람 성격 말하는 시대는 아니다"고 해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사실 아빠 김정훈 씨도 AB형은 엉뚱한 생각을 많이 하고 도통 그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워보니 그건 오산이었다. 첫째 나겸은 상상력이 풍부해 그림을 그리면 전혀 상상하지 못하는 작품을 그려낸다. 지난해에는 전국학생미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둘째 지후도 호기심과 창의력이 풍부해 레고를 사다 주면 조립 수준이 기존 어른들의 사고 틀을 뛰어넘는다. ◆다자녀가정 대출 조건 현실에 안 맞아 김정훈 씨는 자녀가 많아 행복도 크지만 경제적 부담은 필연적인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세 아이 다 성격, 음식, 취미, 방식 등이 다르다 보니 반찬도 따로 해야 하고, 옷과 신발 등은 되물려 입힌다고 하지만 한계가 있어 똑같이 새 것으로 사줘야 할 때가 많다. 학원비도 무시 못하는 부분인데 첫째, 둘째가 초등학생이다 보니 또래친구들 보내는 학원도 보내야 한다. 여기에 가족 전체가 어떠한 시설을 이용하려고 하면 다자녀 할인 혜택을 받긴 해도 이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저축은 생각도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부부는 "아이들이 커 갈수록 경제적 고민도 더 커져 가는 것 같다"며 "이런 점이 요즘 젊은사람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 중 하나 아니겠나"고 했다. 다자녀가정 혜택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 게 꽤 많아 실제 가계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일례로 '다자녀가정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이 그렇다. 세 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아이들이 커가면 각자의 방을 필요로 하기에 아파트 면적이 132제곱미터(㎡), 평수로 40평대(방 4개 이상)는 돼야 한다. 하지만 다자녀가정 대출 지침에는 해당사항이 85㎡ 이하여서 현실을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제발 수요자 입장에서 정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아이 낳으라는 말만 하지 말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25-10-09 12:30:00
박언휘 원장, APAAC 재생의학 학술세션서 항노화 치료법 발표
박언휘 박언휘종합내과 원장(한국노화방지연구소장)은 지난 26~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5 아태 안티에이징 컨퍼런스(APAAC)'의 재생의학 학술세션에 참석해 항노화 치료법 등에 대해 발표했다.
2025-09-28 13:43:28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홍범·박민주 부부 "아이 키우는 일, 이제 국가 차원 해법 있어야"
대구염색관리공단 개발운영팀 계장인 김홍범(47) 씨와 대구시립예술단 소속 대구시립국악단원인 박민주(43) 씨는 네 자녀 부모다. 2010년 결혼해 이듬해 첫 딸 경민(14)을 낳았고 8년 기다림 끝에 둘째 보민(6)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둘째로 인해 생명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은 부부는 2021년 셋째 민준(4), 지난해 넷째 민성(18개월)을 낳으며 여섯 가족 진용을 갖추게 됐다. ◆선물 같은 네 남매, 그래도 육아는 힘들어 박민주 씨는 현재 네 자녀 육아를 위해 육아휴직 중이다. 셋째 아이까지는 90일 출산휴가만 하고 출근을 했었는데 넷째를 출산하면서 잠시 전업주부의 삶을 살고 있다. 친정엄마와 함께 아이들을 돌봐주던 외할아버지가 95세의 나이로 2023년 12월 별세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결정이다. 엄마 혼자 아이 넷을 돌봐주기엔 무리가 따랐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일과 가정을 양립하다 한 가지만 하면 조금은 편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전업주부로 살아보니 절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남편은 직장에서 연차가 올라가면서 바빠졌고 친정엄마도 그동안 미뤄뒀던 일들로 분주해져 혼자 독박 육아를 해야 했다. 어쩔 때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하루가 흘러가 버릴 정도다. 통상 그의 하루 일상은 이렇다. 아침에 남편과 첫째를 출근 및 등교시키고 나면 둘째와 셋째를 아침 먹여 어린이집에 보낸다. 이후 집에 돌아와 청소하고 빨래하고 건조된 옷 개키고 짬짬이 반찬과 이유식 만들며 넷째를 육아하다 보면 둘째와 셋째 하원 시간이다. 두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 놀아주고 가족들 저녁 먹이고 치우고 씻기면 이제 잘 시간이다. 개인 시간이 없다. 하지만 언제든 도움이 필요할 때면 자동차로 10~15분 거리에 친정부모와 시부모가 살고 있어 든든하다. 박 씨는 "14년 동안 4명의 아이들을 선물로 얻었으니 기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려 노력한다"며 "하지만 육아와 가사일은 정말로 보통 힘든 게 아니다"고 토로했다. 아이 넷 키우면서 터득한 요령이라면 아이가 이야기할 때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떼를 쓰거나 짜증을 낼 때도 속상한 마음을 헤아려준다. 그러면 힘든 상황들을 원만히 잘 넘길 수 있고 아이들도 기쁜 마음으로 변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진다. 아이들은 부부관계도 돈독하게 만들어줬다. 그는 "다자녀 부모가 되니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여러가지 대처해야 할 일이 많이 생기는데 그 때마다 남편과 합심해서 처리하게 된다"며 "다투지 않고 의견을 조율하려 애쓰다 보니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됐고 사랑도 깊어졌다"고 했다. ◆아이와 함께 부모도 성장 김홍범·박민주 부부는 아이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이 성숙해지고 몸과 마음도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떼쓰는 아이들을 달래고 뒤치다꺼리하다 보니 인내심도 늘고 마음 속 교만과 쓸데없는 아집, 자존심도 접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도 자유로워지고 게으르고 싶은 육신도 자연스레 단련하게 된다. 김홍범 씨는 "동일한 상황에서 각자 다르게 반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직장이나 사회 속에서 제가 저질렀던 실수 등이 떠올라 반성하게 된다"며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더니 육아를 하다 보면 그 말을 실감하게 될 때가 많다"고 했다. 사실 그도 처음부터 육아에 인내심이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첫째 아이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처음 아빠가 되고 경험도 없고 사랑의 표현법도 몰라서 놀이터 데리고 가선 혼자 놀게 하고 자신은 휴대폰을 들여다보곤 했다. 떼쓰는 모습도 참지 못했고 크게 울 때는 아이 맘을 헤아리기보다 그 울음소리를 참는 것이 힘들어 본인이 울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과 확 달라져 아이들과 놀이터에 가서 잘 놀아준다. 네 자녀 중 셋째가 떼를 가장 많이 쓰고 힘들게 하는 편인데도 거의 화를 내지 않고 달래준다. 행여 아이 버릇이 나빠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떼쓰는 아이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가끔은 아이 보다는 내 생각이 먼저 끼어들 때가 있다. 최근 중학교 2학년인 첫째의 중간고사 성적이 나왔는데 기대를 안 한다고는 해도 막상 결과를 보니 생각 보다 좋지 못해 화가 나고 실망감이 생겼다. 중간고사 일주일 전부터 독감이 걸려 시험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적표만 눈에 들어왔다. 앞으로 나갈 학원비며 교육비가 얼마인데 하는 마음도 들고, 성과도 없는 학원 그만 다니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한 숨 돌리고 나니 '아이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기다리는 부모가 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부모로서의 책임감도 늘 되새긴다. 아내에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75살까지는 돈을 버는 아빠가 돼야 한다"는 것인데, 가장으로서의 무게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네 아이는 본인이 살아갈 이유와 동기를 주는 반가운 존재들이다. ◆아이 키우는 게 부담 안 되는 세상 됐으면 김홍범·박민주 부부는 출산가정 또는 다자녀가정에 주는 정부 혜택에 기본적으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육아휴직 제도만 해도 박민주 씨는 넷째까지 각각 90일 출산휴가를 썼고, 넷째는 이에 더해 '부부공동육아휴직 6+6제도'에 1년 육아휴직까지 쓰고 있다. 부부공동육아휴직 6+6제도는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간 통상임금의 100%를 월 최대 450만원까지 지급하는 특례 제도라 맞벌이 부부에게 인기가 많다. 박민주 씨는 "과거에 비해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 육아휴직 등 국가적인 제도가 많이 개선된 것 같다"며 "부부공동육아휴직제는 막내 때 처음 사용해봤는데 아이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는 육아휴직을 써도 직장의 눈치를 안 볼 수 없고 경력 단절의 위험도 있어 마냥 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은 육아가 현실적으로 힘들기도 하고 또 육아로 인해 부모가 포기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인 것 같다"며 "아이를 키우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 부담이 아닌, 국가 차원의 해법이 있어야 출산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주변 사람들도 자신들에게 아이를 많이 낳은 당신들이야말로 애국자라고 칭찬을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아이를 키우는 부담과 노력은 부모인 당신들이 다 감당해야 할 텐데 힘들겠네' 하는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것 같아 그 칭찬이 칭찬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특히 몇 년 후를 생각하면 부부는 걱정이 점점 커진다.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 그렇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학원도 보내야 하고 교육비 부담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박민주 씨는 "기본적으로 한 아이 당 주요 2과목 정도 학원을 보내고 취미나 특기 하나 정도는 가르쳐주고 싶은데, 그렇게 하려면 아이 하나 당 월 100만원은 들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며 "우리는 아이가 4명이니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게 분명한데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부는 자신들 형편 내에서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교육방법을 찾아 지혜롭게 헤쳐나갈 생각이다. '항상! 즉시! 기쁘게!'가 가족 구호인 김홍범·박민주 부부는 "인생 최대의 선물인 네 아이들과 현재는 물론 앞으로 그려갈 미래도 늘 기쁘고 감사하게 살아갈 것"이라며 "우리 여섯 가족 좌충우돌하며 나아갈 미래가 너무 기대되고 설렌다"고 했다.
2025-09-25 11:23:45
박언휘 박언휘종합내과 원장은 개원 20주년 기념으로 지난 21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제8회 생명사랑음악회'를 열었다.이날 행사는 가요, 민요, 한국무용, 장구, 색소폰, 라인댄스, 합창 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됐다. 박 원장이 직접 수필과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은 가장 큰 축복"이라며 "하나 뿐인 생명을 사랑하고 살리는 일에 시민들 모두 마중물이 되어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박 원장은 평소 기부 등 나눔활동과 생명사랑운동을 적극 펼쳐오고 있다.
2025-09-22 14:21:33
대구 수성구문인협회(회장 손경찬)가 시(詩)와 패션쇼를 결합한 색다른 시화전을 시도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수성못에서 열고 있는 '수성시화전'에서다. 협회는 지난 15일 개막식에서 총 67점의 시 작품과 한복이 어우러지는 '시화 패션쇼' 이벤트를 선보여 눈길을 사로잡았다. 60여 명의 한복 모델들이 각각 시화 한 점을 들고 수성못 둘레길을 행진하는 퍼포먼스였다. '김정아 우리옷' 후원으로 한복을 차려 입은 (사)대구경북모델협회 회원들은 우리 전통음악에 맞춰 격조 있는 퍼포먼스를 펼쳐보였다. 이후 하용부 예인의 춤사위 '영무'와 곽홍랑 시인의 낭송 무대가 이어져 축제 한마당을 연출했다. 이날 개막식을 본 시민 김영중 씨는 "단순한 시화전이 아닌 종합 예술제 같은 행사였다"며 "수성못을 한복과 전통 공연 등 우리 향기로 가득 채웠다는 점에서도 매력 있었다"고 평했다. 손경찬 회장은 "문학과 패션의 만남을 통해 문학의 확산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앞으로 지역 문인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새로운 K-문화 콘텐츠를 창출하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그는 지난 10일 앙드레김 패션쇼, 12일 독도 패션쇼에도 협회 회원들의 시화를 무대에 올렸다. 한편 이번 수성시화전은 오는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2025 수성못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2025-09-18 11:02:44
[화촉] 현병철 대구시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장 장녀 결혼
▶임종원 ·이경열 씨 차남 경헌 군, 현병철(대구시 도시건설본부 건설토목부장·매탑 25기)·윤종숙 씨 장녀 혜주 양. 9월 21일(일) 오후 2시 대구 스타디움컨벤션웨딩 2층 실내홀.
2025-09-17 15:37:23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 'AI 주권과 지속 가능한 공공 파운데이션 모델' 발간
본지 외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윤창희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수석연구원이 최근 저서 'AI 주권과 지속 가능한 공공 파운데이션 모델'을 출간했다. AI가 사회구조를 재편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공공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탐구하는 책이다. 그는 AI를 단순한 규제 대상이나 소비재로 보지 않고 사회적 안전망·조율자·선도자로서의 공공의 삼중 책무에 주목한다. 특히 AI가 행정·교육·복지 등 공공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과정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포용적 서비스 설계와 윤리적 기준 정립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임을 역설한다. 아울러 공공 부문이 직접 참여해 신뢰성 있는 인프라와 오픈소스 기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AI는 누구를 위해 작동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기술 주권과 공익을 조화시키는 지속 가능한 AI 전략, 국가와 사회가 나아가야 할 책임 있는 길을 설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학 박사인 저자는 대구교육대 AI교육·컴퓨터학과 겸임교수이자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IAAE) 초거대AI위원회 위원장, OECD AI Index 개발 작업반 전문가, 한국정보처리학회 전자정부연구회 부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5-09-17 14:01:20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지속 가능한 관계 구축 방안
지난달 23일 한일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래 지금까지 축적돼온 한일관계의 기반에 입각해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우호적 분위기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성을 갖고 협력관계로 정착될 수 있을지 여부다. 한일관계는 양국의 정치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일본 전문가인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일본연구센터장)를 만나 한일관계 현주소와 상호 윈윈의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대일외교 추진 전략 등을 들어봤다. -한일관계 현주소를 짚어 달라. ▶한일관계는 지배-피지배, 선진국-개도국의 관계를 거쳐 양국이 미국 등 주요 선진국과 함께 국제정치의 주요 행위자로 동아시아지역과 세계의 안정 및 번영을 논의하는 파트너 관계로 진입했다. 20세기 전반에 일제의 식민지배로 양국의 운명은 제국주의 국제질서의 주체와 객체로 갈렸다. 20세기 후반에는 광복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단절됐던 한일관계가 정상화됐다. 한일회담 당시 일본의 10분의 1이던 한국의 1인당 GDP는 이제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지난 120년 동안 한일관계는 극적으로 변화했다. 역사 및 지리적 인접성 특히 일제에 의한 한반도 식민지배의 기억은 한일관계를 '가깝고도 먼 관계'로 만들었다. 일본은 우리에게 '청산'의 대상인 동시에 생존을 위해 손을 잡아야 할 '협력'의 상대였다.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이후 국력과 체제 가치관의 접근, 교류 기회의 증대에 따라 한일관계는 대칭화·수평화됐다. 역설적이게도 한일의 체제 동질성의 증가에 역비례해 한일관계에서 협력보다 갈등의 요소가 증가했다. 그 배경에는 과거사와 국가전략을 둘러싼 '이중의 갈등구조'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0년대의 한일관계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한일관계는 여러 차례의 부침을 겪었지만, 이 시기에는 '최악의 한일관계'로 불릴 만큼 깊고 긴 대결 국면이 이어졌다. 2012년부터 10년간 양국 정상에 의한 상대국 단독 방문이 없었다. 한일 간에 과거사 갈등이 상시화하고, 이 갈등이 경제 및 안보 등 제반 분야로 확대됐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정부 차원에서 한일관계가 개선됐지만, 과거사 화해가 국민의 눈높이만큼 진전되지는 못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인 2025년에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기조 위에 대일외교의 목표를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도모'로 설정했다. 지난 8월 이 대통령은 한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방문해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 두 정상은 "미래지향적이고 상호 호혜적인 공동의 이익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흐름 속에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한국의 정부 교체에 따른 한일관계의 불확실성을 조기에 해소하고, 이재명 정부의 대일외교가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칠 가장 큰 변수는 한국과 일본 모두 자국 내 정치 상황의 변화다. 일본의 경우 최근 이시바 총리가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하면서 한일관계에 불확실성을 드리우고 있고, 우리도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현재의 정책 기조가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 정부의 '국익 중심 실용주의 대일외교' 정책 기조 배경은. ▶이재명 정부가 대일외교에서 과거사 문제보다 실질 협력을 우선한 것은 국제질서의 불확실성 대응 차원에서 한일 협력이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세기 이상 유지됐던 미국의 대중국 관여 정책은 2010년대 후반부터 견제적 요소가 강화되면서 향후 상당한 기간에 걸쳐 미중 간 대결 구도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트럼프 2기 정부는 현재 세계 주요국과 관세와 방위비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미중 전략경쟁과 강대국 정치의 현실에 대해 그 부당함을 주장하는 당위론적 접근이나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균형외교로는 국익 확보가 어려워진 것이다. 현 정부의 대일외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일관계 안정화에 대한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유도해 협력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와 함께 한일관계에서 과거사 비중의 완화, 한미일 협력의 강화, 지역 및 다자 차원의 협력 확대, 경제 통상, 비전통 협력 및 인적 교류 등 실질 협력의 확대를 기조로 하는 투-트랙 접근법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나가야 한다. 양국의 중장기 국가전략에서 공통분모를 확대해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나아가기 위한 공동의 '미래 비전' 채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정착을 위한 과제는. ▶첫째는 '구조적 갈등요인의 관리'다. 한일관계의 구조적 갈등요인을 사전에 대비하고 상황 발생 시 축소 지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강제동원(징용), 구 일본군 위안부, 독도, 교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한일대륙붕협정 등과 같은 돌발 변수를 철저히 관리해 협력의 틀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많은 역대 한국 정부가 출범 당시에는 한일 협력을 내걸었지만 결국은 대립과 갈등으로 막을 내렸던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과거사 문제의 경우 한일 간의 인식 차이를 인정하고 이것이 한일 협력을 제약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지 않는다는 정치지도자의 의지와 성숙한 국민 의식도 중요하다. 아울러 기존 과거사 합의와 해법은 유지하되 부족한 부분은 보완하면 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가로서 약속을 뒤집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강제징용 문제의 '제3자 변제안'과 위안부 합의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해야 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득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밖에도 국회에서 초당적인 특별법을 제정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포괄적으로 구제하고 추도위령사업, 조사 및 연구 등을 수행할 재단의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둘째는 '소통과 실질 협력의 확대'다. 한일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정상회담 및 셔틀 외교를 활성화하고, 외교·재무·경제·국방 등 각료 회담과 실무 협의를 정례화해야 한다. 외교·국방(2+2) 각료급 협의체의 신설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당의 의석 변화와 의원의 세대교체 및 국제정세 변화를 반영한 초당파적인 의원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의원연맹 등을 활용해 신흥 정당, 야당 인사와의 정기적 교류를 확대하고, 방한 초청을 통해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인식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국 정상이 합의해 '제3기 한일 신시대 공동연구'를 출범시켜 지속 가능한 한일관계의 토대 구축에 대해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도 건설적인 방안이다. 경제적 상호 의존 확대를 위해서는 한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CPTPP) 가입 외에 한일 통화 스왑 확대, 제3국 시장 공동 진출, 민간 주도의 한일경제공동체 논의, 공동의 산학 연구, 경제 안보, 주요 광물 공급망 및 공동 조달, 첨단기술 표준, 사이버 안보, 에너지 협력, 재생 및 수소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사회 및 문화 교류 분야에선 상호 문화 개방의 확대, 스포츠 공동 리그 도입, 국제행사의 공동 개최, 관광 산업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외국인 노동자, 지방 소멸, 인프라 노후화, 연금 및 복지 재원 문제 등 양국의 공통 과제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일본인의 한국 방문 증진 방안을 마련해 풀뿌리 차원의 상호 이해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는 '동아시아지역의 안정과 번영을 위한 협력'이다.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비례해 한일 협력과 한미일 공조의 필요성이 커졌다. 우리에게 한일 협력은 원활한 한미관계는 물론 대북한 공조, 중국 및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 안정화,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 등 소다자 협력과 동아시아지역 및 글로벌 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다자외교에선 한미일 협력과 한중일 협력을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하고 국제연합, APEC 정상회의, G-20, ASEAN 회의 등 다자회의에서도 상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G7 확대 및 한국의 참여에 대한 일본의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2025-09-14 12:27:56
[리더 열전] 이용수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대표 "팔공산 천제단 복원은 한민족 문화·대구정신 회복이다"
'삼국사기' 등 옛 문헌에 따르면 우리 민족은 하늘과 하나됨을 염원하며 가장 높은 곳에 가서 제사를 지냈다. 특히 신라는 삼국을 통일한 뒤 확장된 국토인 삼산오악(三山五岳)에서 천제(天祭)를 올렸는데, 팔공산은 오악 중 중심 위치에 있는 중악(中岳)이라 전해진다. 하지만 원형이 잘 보전된 태백산 천제단 등과 달리 팔공산 정상부(비로봉)에 있는 천제단은 원형 복원 및 주변 환경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팔공산 천제단 복원 사업에 주력하는 시민단체가 있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이다. 이 단체는 그간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인 홍익인간정신을 대구정신과 융합해 시민들에게 알리고 교육하는 사업을 전개해왔다. 팔공산 천제단과 관련한 행보도 그 일환이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은 2003년부터 팔공산 천제단에서 개천절 천제의식을 재현해왔고, 관련 학술대회도 지난 10년간 매년 열어 천제단 복원 필요성과 그 역사·문화적 가치를 확산하는데 힘써왔다.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의 이용수(62) 대표는 "천제단 복원은 한민족 문화의 복원이자 누구나 하늘임을 증명하는 정신적 복원이라는 데 그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대구정신의 발로가 홍익인간정신을 토대로 탄생한 것임을 시민들에게 알려 자부심과 긍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팔공산 천제단이 문화유산 또는 관광 콘텐츠로 활용돼 팔공산의 관광자원화에 이바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향후 계획은 팔공산 천제단에서 시민과 함께 하는 '개천문화 대축제'를 여는 것이다. 시민을 위한 천제문화 강연과 청소년을 위한 국학교육도 계획하고 있다. 학술대회의 지평도 넓혀 달빛(대구, 광주) 천제문화 및 한중일 천제문화 학술대회로 확대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표는 "팔공산 천제문화는 고루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찾아야 할 마음의 원형"이라면서 "이 원형을 찾는 여정에 시민들도 동참해 대구를 정신문화의 수도, 글로벌 문화도시로 도약시켜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 대표는 체육단체인 대구시국학기공협회 초대 사무국장과 회장(3연임), 국채보상운동 유네스코 등재 분과위원회 간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대구체육회 이사, 국채보상운동기념사헙회 이사, 홍익경로무료급식소 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2025-09-11 17:04:37
[낳아보니 행복이다] 박진석· 윤현주 부부 "가족 많을수록 사랑과 행복도 늘어나죠"
박진석(44) 씨는 환경과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친환경제품 제조사업으로 풀어가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다. 미세플라스틱 때문에 발생하는 환경문제와 건강을 위협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대체재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PLA(폴리락틱산)를 소재로 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는데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아내 윤현주(45) 씨는 가정주부이자 사이버대학교에서 사회복지상담학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이다. 하늘(14, 대륜중학교 1학년), 한별(여·11·대청초등학교 4학년), 한솔(9·대청초등학교 2학년), 하엘 (여·6·자연아이유치원생) 등 네 아이 엄마로서 가정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주고 있으며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가족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우선순위 이들 여섯 가족은 함께 하는 시간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주말에는 다같이 자전거, 롤러스케이트, 수영, 축구 등 운동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며 추억을 쌓는다. 이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지켜왔던 루틴이다. 그렇다 보니 네 자녀 모두 운동에 관심이 많고 운동하는 시간 또한 당연한 일과처럼 여긴다. 요즘 이 가족에게 가장 큰 이슈는 매주 금요일 저녁 온가족이 함께 축구동호회에 참여해 땀 흘리며 공을 차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주일 간 쌓여있던 스트레스를 풀고 다른 가족들과 교류하며 건강한 가족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박진석 씨는 "아이들이 축구동호회 활동을 너무 좋아해 춥고 덥고에 상관 없이,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빠지지 않고 매주 참석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간이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운동이 아닌, 관계를 배우고 사회성을 키워가는 소중한 시간인 것 같다"고 했다. 박진석· 윤현주 부부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기 보다 운동과 음악 등 여러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첫째 하늘은 어린 시절 피아노를 통해 절대음감을 발견하기도 했다. 현재는 축구선수를 꿈꾸며 매일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둘째 한별은 동생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똑 부러지는 성격의 소유자다. 동생들의 방과 후 공부를 도맡아 책임지고, 해야 할 일도 미루지 않는다. 이 집안 유일의 J형(계획적인) 인간인 그는 오빠를 따라다니며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태권도와 축구에도 관심이 많다. 셋째 한솔은 예의 바르고 활달한 성격으로 또래 친구들과도 쉽게 어울리는 사교성이 뛰어난 아이다. 어릴 적부터 인사성이 정말 밝아 처음 보는 어르신들한테도 두 손 모아 공손히 인사를 한다. 7살 때 맹장수술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어르신들만 보면 끙끙 앓으며 달려가 인사를 해 보는 이들을 웃음 짓게 했다. 막내 하엘은 언니 오빠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 집안 귀염둥이다. 춤과 노래를 사랑하고 영어로 말하는 걸 좋아한다. 가끔 아빠에게도 영어로 대화를 걸어와 난처하게 만들곤 한다. 부부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는 이 아이들을 낳은 것"이라며 "아이들이 오히려 부모인 우리 삶을 더 풍성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줬고, 삶에 있어 진정한 의미와 책임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조율하고 협력하며 육아 분담 처음부터 네 아이를 계획했던 것은 아니었다. 둘째까지 낳은 뒤 더 이상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주는 기쁨과 감동이 워낙 커 더 욕심을 냈다. 셋째가 생겼을 때는 기대와 설렘이 컸고 넷째는 반가운 동시에 걱정도 앞섰다. 셋째까지 제왕절개 수술을 한 상태였고 노산에 해당하는 나이에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모든 난관을 헤치고 대학병원에서 건강한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는 안도와 함께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네 아이와 생활하다 보니 집안은 활기가 넘치고 웃음도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서로가 친구이자 스승이며 조력자다. 자기들끼리 보살펴주고 아껴준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부모로서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부부는 "아이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관계의 폭도 넓어진다는 의미"라며 "가족은 행복이자 사랑 그 자체로 그 수가 많을수록 그 강도도 커지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이 많다 보니 부부의 육아 분담도 분명하다. 서로의 역할을 명확히 나누되 일방적인 부담이 되지 않도록 조율해가며 협력한다. 아내는 주로 아이들의 학습, 정서 관리, 일상적인 돌봄을 담당하고, 남편은 아이들과의 야외활동, 운동, 놀이 등을 통해 정서적인 유대와 건강을 책임진다. 남편 박진석 씨는 "제가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하다 보니 아침에 네 남매를 챙기는 건 오롯이 아내 몫이라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토요일 하루 만큼은 육아에 지친 아내에게 온전히 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일에도 되도록이면 일찍 귀가해 아이들과 잠깐이라도 놀아주려 노력한다. 토요일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나가 공을 차며 놀거나 수영을 하는 등 엑티브한 활동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일요일에는 가족 모두 신앙 생활을 중심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수행하고 공동체 활동을 통해 정서적 안정과 나눔을 실천한다. ◆함께 하는 삶이 가족의 목표 가족이 많다는 건 그만큼 책임이 크다는 의미도 된다. 경제적인 부담은 물론이고 시간과 에너지의 분배도 수가 느는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각 아이의 성향과 요구가 다르기 때문에 부모로서 개별적인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시간 제약으로 아이들 중 누군가의 희생이 필연적으로 뒤따른다. 박진석 씨는 "같은 시간에 네 아이 모두를 만족시킬 결정을 매번 한다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며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을 이해시키고 희생을 강요해야 한다는 게 마음 아프지만 배려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며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간다"고 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각 가정의 책임이 우선이지만 정부의 다자녀가정 혜택도 보다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윤현주 씨는 "다자녀가정 지원책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에 반영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특히 중학생 이상의 자녀가 있는 경우 혜택이 급격히 줄어들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원비 지원이나 체육활동 참여 기회 확대, 다자녀 할인 등은 저희를 포함한 다자녀가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교육비, 문화활동, 보육 지원 등에서 실질적이고 연속적인 지원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며 주문했다. 부부가 꿈꾸는 가족의 미래는 소소하고 담백하다. 그저 지금처럼 앞으로도 함께 하며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 뿐이다. 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가 있다면 각자의 재능과 관심을 찾아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하는 것, 또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것이다. 배우자 둘 사이 관계는 지금보다 조금 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삶의 작은 기쁨에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지냈으면 한다. 박진석·윤현주 부부는 "가정이 곧 삶의 중심이 되고, 서로가 삶의 이유가 되는 그런 공동체로 살아가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우리 가족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모습들이 가정을 중심으로 번져나가 공동체, 지역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비춰지길 기대하면서 말이다.
2025-09-11 12: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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