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기자 lil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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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근 화백

    이성근 화백 "예술은 내 자신의 표현, 그러려면 내 존재부터 아름다워져야죠"

    "아름다움을 밖에서 찾을 게 아니라 내 인생, 내 존재부터 아름답게 바꿔보세요."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 주자인 이성근 화백은 9일 '미를 찾아서'란 주제로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그림은 내 존재의 소산"이라며 "존재의 차원이 바꿔져야 그림의 차원이 달라진다"고 역설했다. 그림을 변화시키고 싶으면 먼저 내 생각과 철학, 인생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존재의 변화를 위해선 "인생이 아름다워져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려면 "내 행위와 말, 존재가 자연스러워야 한다"며 "대표적인 예가 아기들인데, 전혀 꾸밈이 없고 자연스럽기에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다. '나를 깨버리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나를 버릴 때, 깨어질 때 진정한 존재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백남준이나 제가 무대나 생활 안에서 자주 퍼포먼스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은 존재를 표현하는 것, 나 자신을 던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아름답기 위해 예술을 하는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이 화백은 근대 미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당(以堂) 김은호 선생을 사사했고, 건국대 대학원 초빙교수와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을 지냈다. 작품세계는 동양회화로부터 출발했지만 전통에만 얽매이지 않고 서구적이고 초현대적이다. 이 때문에 혹자는 그의 작품을 보고 미국화가 잭슨 폴록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간 해외(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오스트리아, 중국 등)에서 50회 넘게 개인전을 열 정도로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고, 청와대와 미국 국방부 펜타곤, 유엔본부, 영국 왕실, 필리핀 대통령궁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한편 이날 강연에 앞서 중요무형문화재 제68호 밀양 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인 하용부의 '듣는 춤, 보리 소리 영무(靈舞)' 공연이 선보였다. 이후 이 화백의 '드로잉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캔버스 뒤에서 물감을 입혀 앞으로 뛰는 말 형상의 그림을 그려내는 퍼포먼스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간간이 '하아' 하는 이 화백의 구령 소리가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강연이 끝난 후에는 참석자 2명을 대상으로 이 화백이 글자 그림을 그려주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2025-06-10 13:10:07

  • [낳아보니 행복이다] 정영균·손희경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정영균·손희경 부부 "부모의 솔선수범이 최고의 교육이죠"

    경북 김천시 농소면 도공촌 전원주택단지에 가면 눈에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해담가'라는 이름의 붉은색 2층 벽돌집이 그것이다. 이곳에는 정영균(52) 김천현대목재김천공장 대표와 아내 손희경(47) 씨, 그리고 다섯 자녀가 살고 있다. 오남매 중 첫째인 승원(20) 군은 대학생이고 둘째 재연(17)은 고등학교 2학년, 셋째 승익(15) 중학교 3학년, 넷째 다인(11) 초등학교 5학년, 막내 예진(8)은 초등학교 2학년이다. 부부는 "해를 담을 만큼 깊고 넓은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집 이름을 해담가로 지었다"며 "일곱 식구를 품은 이 집에서 우리 가족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해 지은 집 '해담가' "왜 내 방은 없어요?" 해담가는 넷째 다인이의 이 말 때문에 탄생했다. 당시에도 주택에 살았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지은 것이라 일곱 가족을 품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했고 부부도 일상을 보내면서 보충하고 싶은 부분이 점점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인이의 이 외침은 부부를 또 한번 집 짓기에 도전하도록 만들었다. '이번에는 오롯이 아이들만을 위한 집을 짓자'. 부부의 다짐이었다. 이 때문에 건축 전 수많은 가족 회의를 통해 아이들의 요구사항을 녹여냈다. 그렇게 2021년 완공한 집은 아이들, 엄마, 아빠 모든 가족을 만족시켰다. 특히 2층에 마련된 오남내 방은 프라이버시를 존중한 동선과 입체적인 복층(아래층에 침대, 위층에 책상을 두는 2층 구조)으로 설계, 자녀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자신을 가꾸는 데 관심이 많아질 시기라 아이들 욕실에 따로 파우더룸을 둔 것도 아이들을 기쁘게 한 포인트다. 2층 가족실도 자녀들에게 활용도가 높은 공간이다. 1층에 가족실이 있지만 2층에 또 다른 가족실을 둬 오남매가 공부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그러다 가끔 일상에 치여 지치거나 기분이 가라앉으면 2층 발코니에 둘러앉아 마음을 나눈다. 1층 안마당 데크는 평소엔 티룸으로 사용되지만 여름철이면 오남매 전용 워터파크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공간이다. 각자의 공간이 주어진 만큼 해담가에서는 지켜야 할 철칙도 있다. 내 공간 치우기, 형제자매 협력하면서 사회생활 연습하기, 동생들 부족한 부분 서로 채워가기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책임감 있고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부부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이들은 부부의 바람대로 성장하고 있다. 첫째 승원은 사춘기 동생들의 든든한 친구이자 지원군으로 고민 상담과 학업까지 챙겨주는 보물 같은 존재다. 엄마한테 동생들 양육에 대한 조언 및 코칭까지 해 줄 정도다. 둘째 재연은 학급 부반장, 셋째 승익은 학교 전교회장이고, 넷째 다인은 따뜻하고 씩씩한 태권 소녀, 막내 예진은 사랑스런 이 집의 귀염둥이다. ◆부모의 솔선수범이 가장 큰 가정교육 정영균·손희경 부부는 일 만큼이나 봉사에도 열심이다. 특히 아내 손희경 씨는 도공촌 새마을부녀회장과 농소면 새마을회 총무, 초록우산 김천후원회 사무차장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와 소외된 이웃을 위해 힘쓰고 있다. 율곡고등학교 학부모회장, 율곡중학교 학부모회 총무, 농소초등학교 학부모회 위원 등 아이들을 위한 학교봉사에도 열심이다. 남편 정영균 씨는 그간 봉사단체 삼이회와 김천로타리클럽에서 수십년 간 봉사를 해왔다. 현재는 사업상 바쁜 일정으로 두 단체 활동은 잠시 쉬고 있지만 개인적인 기부와 봉사 등은 계속 이어가고 있다. 두 부부는 봉사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 아니라 꼭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런 만큼 자녀들에게도 "늘 남을 배려하고 봉사해라, 내가 열심히 살아야 남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된다"고 가르친다. 현재 학생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것도 훗날 봉사하기 위한 준비 단계이니 매사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이런 교육은 보통 저녁식사를 하면서 하는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와 학원 등하원 시 차량 이동 시간에 나누는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부부의 솔선수범에 이 같은 가정교육이 더해져 아이들도 기부 등 좋은 일에 기꺼이 동참한다. 오남매 모두 집안일을 거들며 받는 용돈으로 초록우산에 한 달에 1만원씩 기부를 하고 있고, 초록우산 행사가 있을 때면 한 번씩 엄마를 도와주러 나오기도 한다. 첫째와 둘째는 헌혈도 자주 하는 편이다. 2022년에는 김천복지재단에 온가족 명의로 기부(200만원)도 했다. 이런 이유로 2024년 김천시민체육대회에서는 모범 다자녀가정으로 뽑혀 성화 점화를 하는 영광도 누렸다. "정말 의미있고 뿌듯한 순간이었다"는 게 이들 가족의 공통된 감회다. 이 일 이후 해담가 가족은 봉사 등 지역사회 기여에 대한 생각이 더욱 깊어졌다. 아빠 정영균 씨는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부모인 저희들부터 열심히 봉사하며 살아갈 것"이라며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살피고 나눔을 실천해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가족이 되고 싶다"고 했다. 엄마 손희경 씨도 "오늘 이 시간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하루하루 소중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표"라고 피력했다. ◆높임말 쓰게 하는 오남매 특별 교육법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했던가. 이 가정 또한 아이들이 많다 보니 사소한 말 한마디로 마음이 상해 얼굴 붉히는 일이 종종 생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엄마 손희경 씨가 꺼내든 무기는 형제자매 간에도 연장자에겐 높임말을 쓰게 하는 것. 그는 "코로나 시절부터 본인보다 연장자에겐 항상 높임말을 쓰게 했더니 다툼이 줄고 질서도 잡혔다"고 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감정 싸움으로 번져 얼굴을 붉히게 되는 경우에는 싸운 당사자들을 마주 세워 손을 잡게 한 후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혹은 형제, 남매)'라고 3번 외치게 한다. 그러면 화가 사르르 녹는지 마주 보며 웃느라 언제 싸웠는지 모를 정도가 된다는 게 손 씨의 전언이다. 남편 정영균 씨는 주로 바깥일 담당이었으나 최근에는 큰 아들과 셋째 아들이 성장해 나감에 따라 남자 대 남자로 교류하는 경우가 부쩍 잦아졌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역시 남자들끼리 통하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아빠의 역할에 대해서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들 가족은 다자녀가정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부부는 "오남매는 어딜 가나 이목이 집중되는데 아이들도 이를 거북하게 받아들이기보다 늘 오남매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무엇보다 형제자매가 많으니 저희들끼리 있어도 심심하지 않고 서로 의지가 된다는 것이 제일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자녀가정에 대한 혜택은 형식적인 게 많고 현실적으로 크게 와 닿는 것도 없다고 부부는 토로했다. 아이가 많은 만큼 두세 배 바쁘게 일해야 되지만 다자녀가정에 대한 세금 감면은 거의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특히 어느 정도 자녀들이 성장한 경우에는 실감할 수 있는 혜택이 거의 없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손희경 씨는 "작년에 수도권에 있는 대학에 입학한 큰 아들이 주말 등이면 KTX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비용이 한 달에 20만원은 든다"며 "다자녀가정 요금 할인이라는 게 있어 내심 기대했는데 온가족이 타지 않으면 적용을 못 받는다고 하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디 있냐"고 지적했다.

    2025-06-05 13:30:00

  • [리더 열전] 정인숙 미도봉사회 회장

    [리더 열전] 정인숙 미도봉사회 회장 "번 돈 '3분의 1' 남을 위해 쓴다"

    대구 중구 진골목의 명물인 노포 카페 '미도다방'. 쌍화차가 유명한 이 다방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에 문을 열었고 1978년 정인숙(73) 씨가 인수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미도다방 외에도 미도봉사회 회장으로도 25년째 활동하고 있다.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대학을 못 간 한도 푼다는 심정에서 시작한 일이다. 정 회장은 "경북 청도군에서 부잣집 맏딸로 태어나 모자라는 것 없이 자랐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대학도 못 가고 다방 카운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을 돕게 됐다"며 "이후 평생 다방과 연이 돼 감사하게도 돈도 좀 벌었으니 사회에 돌려주는 게 당연한 순리다 싶어 미도봉사회를 이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2001년 설립한 미도봉사회는 200여명의 회원들이 내는 후원금으로 운영된다. 이 후원금으로 1년에 고등학생 4명(다문화가정, 새터민, 우수학생 등)에게 12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홀몸어르신 7명에게도 120만원씩 지원한다. 가톨릭단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시설에도 연 1회 방문해 현금 및 물품을 전달한다. 나머지 소소한 것들까지 합치면 1년에 2천만원 정도가 소외된 이웃들에 쓰인다. 정 회장 개인적으로도 늘 베풀며 살아가려 노력한다. 미도봉사회 회원 및 미도다방 단골손님들이 주 대상이다. 미도봉사회 회원들의 경우 대다수가 고령이라 팔순이나 구순 등을 맞으면 빼놓지 않고 내의 또는 화장품을 선물하고 있다. 90세 이상 회원들과는 1년에 두 번 여행도 함께 간다. 오랜 세월 함께 한 미도다방 단골손님들에게는 경조사는 물론 생일 챙기기와 식사 대접도 종종 한다. 그는 "미도다방을 사랑해주신 손님들 덕분에 먹고 살았기 때문에 이제는 제가 살펴드릴 차례라 생각한다"라며 "베풀고 뭐 이런 차원이 아니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마음으로 주변과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그는 '번 돈의 3분의 1은 반드시 남을 위해 쓴다'는 원칙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미도다방을 꿋꿋이 지켜내는 것이다. 현재는 건강 면에서 끄떡없지만 후일 힘들어지면 며느리에게 물려줘 명맥을 이어가게 할 작정이다. 정 회장은 "실버세대들의 사랑방인 미도다방은 차를 파는 곳이기 이전에 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장소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 대구의 근현대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없어져선 안 될 소중한 문화콘텐츠"라고 역설했다.

    2025-06-04 15:48:20

  • [리더 열전] 이순금 시니어매일발전위원장

    [리더 열전] 이순금 시니어매일발전위원장 "시니어 파크골프대회 수익금으로 소아혈액종양 환아 돕죠"

    '제1회 소아혈액종양 환아 돕기 시니어 파크골프대회'가 오는 9일 대구 강변파크골프장에서 열린다. 시니어매일발전위원회가 주최 및 주관하는 행사다. 시니어매일발전위원회는 시니어들의 역량 강화와 삶의 질 제고, 지역사회 기여 등을 목적으로 2022년 설립된 민간 모임이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기업인 등 각 분야 전문가 20명이 회원으로 포진해 있으며, 위원장은 이순금 달성교육재단 이사장이 맡고 있다. 이순금 시니어매일발전위원장은 "'제1회 소아혈액종양 환아 돕기 시니어 파크골프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은 시니어들의 건강한 여가문화 정착을 돕고 동시에 그 수익금으로 소아암 환아들도 돕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아혈액종양 환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건강과 용기를 선물한다는 게 이번 대회에 임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라며 "아울러 시니어들이 우리 사회에서 복지 수혜의 대상일 뿐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차원도 있다"고 강조했다. 대회에는 55세 이상 총 144명(남 72명, 여 72명)의 액티브 시니어들이 참가한다. 총 상금은 1천500만원 상당이다. 1등부터 3등까지 성적 상위 6명(남여 3명씩)에게는 상금과 상품(파크골프채)이 주어지고, 패션상과 포토제닉상 등 특별상과 홀인원상, 행운권 추첨 이벤트도 있다. 대회 참가비와 후원 등 수익금 1천만원은 소아혈액종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의 치료비로 대구가톨릭대병원에 전액 기부된다. 시니어매일발전위원회는 올해 첫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대회를 열어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모델을 구축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더해 시니어와 지역사회를 연계할 수 있는 사업도 다각도로 계획하고 있다. 소외계층 및 환아 지원 사업, 청소년 인문학 프로그램 운영, 인성교육 지원 등이 그것이다. 이 밖에도 시니어들의 활기찬 노후와 사회 참여를 돕기 위해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병행 운영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지혜와 연륜을 발휘해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되는 시니어가 되도록 노력한다는 게 우리 모임의 모토"라며 "활발한 사회공헌활동으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사랑의 가교 역할에도 충실해 바람직한 시니어 상을 정립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5-06-02 15:06:38

  • 김노주 경북대 명예교수, 한국영어학회 기조강연

    김노주 경북대 명예교수, 한국영어학회 기조강연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는 오는 31일 경북대에서 열리는 한국영어학회 2025년 봄 학술대회에서 '집합 개념을 이용한 영어 관사와 명사(구)'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2025-05-28 14:22:50

  • 송원배 대영레데코·빌사부 대표

    송원배 대영레데코·빌사부 대표 "지방 현실에 맞는 부동산정책 나와야"

    "수도권과 지방 부동산 정책을 이원화해야 지방 부동산 시장이 살아납니다."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인 송원배 대영레데코·빌사부 대표는 26일 대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대통령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송 대표는 이날 차기 정부를 향해 "지방 현실에 맞는 부동산 정책을 수립해줄 것"을 주문했다. 현재 대구 등 지방은 미분양 급증 등의 여파로 주택가격 하락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인데 각종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 상황에 맞게 설계돼 현실 괴리율이 크고 형평성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는 올 2월 현재 미분양 물량이 9천177세대이고 주택 매매가격지수도 8대 특·광역시 중 최하위다. 미분양 아파트는 할인 판매로 기존 아파트 매매 시세를 떨어뜨리고 수요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신규 공급 억제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침체라는 악순환도 초래한다. 이 때문에 그는 "수도권과 다른 차별화된 부동산 정책, 지방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며 "가계 대출 부분도 지방은 수도권과 다르게 적용해야 시장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6·3 대선주자들의 부동산 정책 공약 '실종' 현실에도 쓴소리를 냈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모두 두리뭉실한 부동산 공약만 제시할 뿐 제대로 된 실질적인 공약은 내놓지 않고 있다"며 "유권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시가율 현실화 문제나 부동산 세제, 지방 부동산 시장에 관한 공약은 구체화된 게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시가격 현실화 정도에 따라 연동되는 세금 등의 항목은 61가지(종합부동산세, 국민연금, 증여·상속세, 의료보험 등)나 되는데 여야 후보 모두 이에 대한 입장이 없거나 모호하다"며 "투표가 이뤄지기 전에 세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하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해서는 정책 완화가 쉽지는 않겠지만 '규제 완화'를 해야 시장이 활성화된다고 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완화(무주택자 및 1주택), 주택 임대사업자 아파트 허용, 미분양 주택 취득세 및 양도세 완화,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대구 부동산 시장의 경우는 내년 상반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그는 과거와 현재를 알면 미래를 전망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대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비교·분석했다.

    2025-05-27 12:21:57

  • [리더 열전] 고재극 시민구조봉사단장

    [리더 열전] 고재극 시민구조봉사단장 "재난현장엔 어김없이 달려갑니다"

    (사)시민구조봉사단은 회원수가 1천300여 명에 달하는 비영리민간단체로 낙동강과 금호강 등 수중·수변 정화 활동, 대구시 각종 행사(국제마라톤, 철인3종경기 등) 안전 근무 등에 20년 간 매진해왔다. 최근에는 전국의 크고 작은 재난 현장에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법정 구호단체)와 함께 구호활동에 힘쓰고 있다. 시민구조봉사단은 특전사 출신인 고재극(62) 단장이 후배들과 함께 2006년 창립한 단체다. 처음에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수중 인명 구조활동에 전문성을 두고 활동했다. (사)재난구조협회 구조구급 응급처치 교관을 역임한 그는 응급처치 및 구조교육 강사, 수상 및 수중구조교육 강사, 스킨스쿠버 트레이너 등 관련 자격도 여럿 있다. 이 때문에 천안함, 세월호 사건 때는 전문 잠수사로 구성된 구조팀을 꾸려 인명구조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후 고 단장의 활동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재해재난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로 확장됐다. 코로나19, 집중 호우, 지진, 산불, 비행기 사고 등 우리 사회에 큰 피해로 기록된 재난 현장에는 어김없이 시민구조봉사단이 있었다. 특히 지난 3월 경북 북부지역 산불 현장에는 매일 110명의 회원들이 투입돼 이재민 구호 및 세탁 봉사 활동을 펼쳤다. 지난 4월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밖에도 안전한 대구를 만들기 위해 매년 대구시 초·중·고 학생 4천여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치 교육을 하고 있고, 여름에는 어르신들에게는 생수 나눔 및 119시민수상구조대(물놀이장 안전근무) 활동도 펼치고 있다. 이런 공로로 고 단장은 정부 및 지자체 포상 만도 13차례나 받았다. 2021년 제45회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상(사회봉사 부문)을 비롯 소방방재청장상, 행정안전부장관상, 국무총리상, 환경부장관상, 대구시장상, 국민안전처장관상, 국회 사회공헌대상 등을 수상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재난이 발생하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와 주는 회원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시민구조봉사단의 운영 모토가 '전국 어디에나, 언제나 출동이 가능한 봉사단'인데, 봉사자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단체가 운영된다는 점에서도 감사를 표했다.재난 상황에서 늘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다짐도 내보였다. 고 단장은 "요즘은 산불도 많고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재해도 늘어나는 추세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시민구조봉사단은 재난 상황은 물론 평상시 예방활동에도 만전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2025-05-26 15:36:49

  •  [낳아보니 행복이다] 남수진·서다영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남수진·서다영 부부 "네 자매 딸부잣집, 육아로 힘들어도 행복은 네 제곱"

    대구시청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남수진(39) 주무관은 교사인 서다영(35) 씨와 2022년 2월 결혼해 그해 8월 세 쌍둥이(첫째 선우, 둘째 선유, 셋째 선율)를 낳았다. 모두 딸아이들이다. 3년이 채 지나지 않은 올 1월 이 가정에 새 생명이 찾아왔는데 그 또한 딸(선빈). 그렇게 그는 요즘 보기 드문 4자매 딸 부잣집 가장이 됐다. 아내는 세 쌍둥이 임신 후 휴직을 하고 줄곧 집에서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남 주무관의 어머니 권서연(62) 씨도 삼둥이 출산 후 아들 내외 집으로 들어와 육아를 돕고 있다. 그는 "우리 집은 여자 여섯에 남자는 저 하나"라며 자신을 '여복이 터진 공무원'이라 소개했다. ◆세 쌍둥이 부모가 되다 처음에는 쌍둥이인 줄로만 알았다. 임신 후 첫 병원 검사에서 의사로부터 쌍둥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일주일 뒤 갔더니 하나가 더 보인다는 거다. 남 주무관은 "세 쌍둥이라고 하니 놀라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지만 자칫 출산 과정에서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병원에서도 아이와 산모 모두 위험할 수 있다며 선택적 유산을 권했다. 하지만 남수진·서다영 부부는 초음파 검사에서 들려오는 세 쌍둥이의 힘찬 심장소리와 헤엄치듯 꼬물거리는 모습을 보고 도저히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아, 세 생명이 찾아온 것은 운명이다." 아내 서 씨는 잘 낳고 잘 키우는 것만 생각하기로 했다. 어느덧 배가 불러오고 아이들이 배를 쿵쿵 치기 시작했다. 좁은 공간에서 얼마나 답답할까 안타까웠다. 출산이 다가올수록 몸이 급속도로 붓고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임신 31주차에 입원을 했고 의사는 자궁 수축과 경부 길이 축소를 이유로 빠른 출산을 권유했다. 하지만 엄마 뱃속에서의 1일은 바깥에서 7일 성장과 같다는데 엄마로서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버티고 버텼다. 하지만 양수가 터지는 바람에 결국 출산 예정일 보다 6일 빠른 34주 3일 만에 세 아기를 만나게 됐다. 기쁨도 잠시, 세 쌍둥이는 태어나자마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호흡곤란증후군이었다. 병원에서는 사흘이 고비라고 했다.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부부의 마음은 타들어만 갔다. 아내 서 씨는 "왠지 아가들 울음소리가 약하다 했더니, 그 어린 것들이 몸에 장치를 달고 있는 걸 보니 억장이 무너지는 듯했다"며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난다"고 회고했다. 더욱이 그 때는 코로나19 시국이라 아기들 면회도 불가능했다. 간호사들이 찍어준 사진만 보다 딱 한 번 면회를 하고 퇴원을 했다. 다행히 셋째 선율이는 두 언니들 보다 상태가 괜찮아 퇴원 후 엄마와 함께 조리원에 들어갈 수 있었다. 두 아이가 걱정됐지만 그나마 선율이가 있어 위로가 됐다. 이후 부부는 선율이와 함께 먼저 집으로 왔고 곧이어 선우, 선유도 호전돼 완전체로 다함께 만나게 됐다. ◆고부(姑婦)가 육아 동지로 선우, 선유는 일란성이고 선율은 이란성이다. 모두 얌전한 편이긴 하지만 그중 선율이가 호기심이 많고 겁이 없는 편이다. 항상 첫째와 둘째를 선동해 일(장난)을 꾸민다. 외모도 두 언니들과는 조금 다르다. 삼둥이는 저희끼리 종종 다투고 울기도 하지만 언제나 함께 하는 든든한 친구다. 놀이 상대가 늘 옆에 있으니 심심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한 아이가 아프면 다같이 오래 아플 때가 있어 그건 단점이다. 하나가 감기에 걸리면 시간 차를 두고 한명씩 증세가 나타나는 식이다. 각오는 했지만 역시나 세 쌍둥이를 키운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 때 구세주처럼 나타난 이가 남 주무관의 어머니 권서연 씨다. 남 주무관은 "도저히 아내 혼자서는 어렵다는 걸 아시고 감사하게도 어머니가 며느리의 육아 동지를 자처해주셨다"며 "이 때문에 현재 아버지는 안동에서 할머니와 따로 살고 계신다"고 했다. 요즘은 손주 돌봄 등 황혼 육아를 꺼려하는 분위기지만 권서연 씨는 힘 닿는 데까지 아들내외 육아를 도와줄 생각이다. 그는 "며느리가 임신했다고 할 때부터 육아에 동참하려고 마음먹고 있었다"며 "며느리도 지금은 어렵지만 언젠가 학교에 복귀도 해야 할 테고 제가 또 아직은 건강하니 여력이 되는 한 손주들을 키워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할머니까지 합세해 2년 6개월여를 삼둥이 육아에 몰두했다. 그러던 차에 또 하나의 새 생명이 이들 가족에 왔다. 남 주무관은 "막내 선빈이는 삼둥이가 어느 정도 크고 방심한 사이에 찾아온 뜻밖의 행운"이라며 "솔직히 막내 임신 후 영구 피임도 생각해봤지만 국가적으로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 아직 고민 중"이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막내는 언니들과 다르게 3.8kg의 준우량아(?) 급으로 태어났다. 출생 후에도 나날이 몸무게가 늘며 언니들을 위협하고 있다. 2달이 지나자 언니들 돌 때 입던 옷도 맞을 정도다.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어린아이가 넷이 되니 육아 난이도는 극악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다행히 올 3월부터 삼둥이가 어린이집에 가면서 숨통이 트였다. 삼둥이는 평일 어린이집에 갔다 오후 4시에 돌아오는데 그 시간 아내는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하고 어머니는 막내를 돌봐준다. 주말 육아 분담은 남편이 세 쌍둥이를, 아내가 막내를 밀착 케어하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다. 남 주무관은 세 쌍둥이와 주로 외출을 하는데 어떻게 하든 아이들의 체력을 최대한 소진시키려 갖은 노력을 다한다. 낮에 아이들을 완전 방전시켜야 밤에 빨리 재울 수 있어서다. 그는 "육퇴 후 맥주 한 잔의 호사를 꿈꾸지만 그건 꿈일 뿐, 늘 지쳐 돌아오는 건 저 하나"라며 허탈해 했다. ◆힘은 들어도 행복은 네 제곱 아이 넷을 데리고 밖에 나가면 어딜 가나 주목을 받는다. 어쩔 때는 처음 보는 어르신들이 용돈까지 준다. 특히 세 쌍둥이는 보기 드문 경우니 어딜 가나 인기다. 남 주무관은 "앞으로 아이들 데리고 어르신들 많은 곳으로 자주 나가볼 생각"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남수진·서다영 부부는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행복은 네 제곱"이라며 "앞으로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고 재미있게 잘 살았으면 하는 소망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조금 걱정도 된다. 남 주무관은 "아직 아이들이 어리고 출산 관련 지원금도 잘 나오고 있어 큰 부담은 없다"면서도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는 있는데 나중 교육비 등을 생각하면 솔직히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다자녀 가정에 대한 정부 지원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더욱 확대돼야 가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게 이 부부의 솔직한 심정이다. 현재까지 이들이 받은 다자녀 가정 혜택은 첫만남이용권(일시급), 출생축하금(일시급), 부모급여(만 2세까지 매달 지급) 정도다. 세 쌍둥이의 경우 이른둥이, 미숙아로 태어나서 병원비 지원도 조금 받았다. 출산 관련 지원책도 불필요한 제한 사항은 없애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신생아특례대출만 해도 아파트 면적 제한(85㎡ 이하)이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미 금액 제한이 있는데 굳이 면적까지 제한을 둘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부부는 "식구가 많을수록 더 큰 집이 필요한 법"이라며 "정부에서 다자녀 가정에 인센티브를 주려면 현실성 있으면서도 확실하게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출산 가정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만큼 아이가 간절한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도 늘어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2025-05-22 13:30:00

  •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산업안전보건 좌담회 참석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산업안전보건 좌담회 참석

    김중진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는 21일 가톨릭대학교 회의실에서 열리는 '2025 산업안전보건 좌담회'에 토론자로 참석, 50인 미만 영세 사업장과 고령 근로자에 대한 근본적 산업안전보건 지원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2025-05-20 14:22:58

  •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사고와 언어 그리고 과학과 창의성' 개정증보판 출간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사고와 언어 그리고 과학과 창의성' 개정증보판 출간

    언어학자인 김노주 경북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저서 '사고와 언어 그리고 과학과 창의성'(2015년)의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와 사고방식이 과학적 사고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하면서 창의성의 근원과 그것이 우리 사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한다. 이를 통해 '사고', '언어', '과학' 그리고 '창의성'이 별개의 개념이 아니라 거의 동일한 개념임을 보여준다. 아울러 창의성 혹은 '창의성이 있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김 명예교수는 "사고, 언어, 과학, 창의성의 본질은 이름이 없는 어떤 것에 이름을 붙여 개체화하거나 개체의 속성을 정의하고 개체들 간의 관계를 정의하는 작업"이라며 "이 작업은 우리가 갖고 있는 인식의 세계를 바르게 하고 확장하는 일이자, 인류의 생존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증보판이 초판과 차별화되는 점은 '창의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들'을 하나의 독립적인 파트(5장)로 독립시키고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도 다섯 가지에서 아홉 가지로 확대·발전시킨 것이다. 아울러 초판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사고와 언어의 관계'를 보다 심층적으로 논의하고 개체의 정의도 수정·보완했다. 과학을 하는 방법도 여섯 가지에서 세 가지로 압축·정리했다. 그는 "언어학을 과학으로 보는 이유는 언어학사를 통해 일어난 유의미한 업적들이 대부분 과학을 하는 행위의 결과이기 때문"이라면서 "언어와 사고의 관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면 그 기반 위에서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5장의 창의성을 기르는 방법들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이 책을 즐기는 팁이 될 것"이라며 "비사실적 사고(창의, 상상 및 공상)의 중요성 인정하기, 자신이 사용하는 용어 정리하기, 의의(意義)만 지닌 용어 정리하기, 메타 자아 활용하기 등이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명예교수는 경북대 영어교육과 졸업 후 서울대와 미국 브라운대에서 각각 석사학위를 받았고, 박사학위는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언어학과)에서 취득했다. 1997년부터 경북대 영어영문학과에서 근무했으며, 올 2월 정년퇴임했다. 현재 본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2025-05-20 13:12:21

  • (사)대구안실련, 안전강사 19명 배출

    (사)대구안실련, 안전강사 19명 배출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17, 18일 양일간 회원들을 대상으로 '제4기 안전강사 자격 취득 양성과정'을 운영했다. (사)한국안전교육강사협회를 통해 실시한 이번 양성과정을 통해 총 19명이 안전강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로써 대구안실련은 1기 34명, 2기 20명, 3기 42명을 포함 총 115명의 안전강사를 보유하게 됐다. 대구안실련은 어린이, 학생,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교통, 화재, 재난, 생활안전 등 안전사고 사례와 예방법을 중심으로 한 체험식 안전교육을 연간 10만명 넘게 실시하고 있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이번에 자격을 취득한 강사들은 지역사회와 각종 기관에서 안전교육을 담당하게 된다"며 "앞으로도 안전의식 확산과 사고 예방을 위해 지속적으로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2025-05-19 13:47:50

  • [리더 열전] 박종병 (사)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장

    [리더 열전] 박종병 (사)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장 "숙련기술인 존중받는 사회 돼야"

    '대한민국명장'은 고용노동부에서 고시한 38개 분야 92개 직종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 보유자를 말한다. 숙련기술장려법에 근거해 매년 1회 서류심사와 현장실사, 면접을 거쳐 국가 및 대통령으로부터 칭호를 부여받는다. 선정 기준은 꽤 까다롭다. ▷숙련기술의 보유 정도가 높고 ▷숙련기술 발전을 위한 성과가 우수하며 ▷숙련기술자 지위 향상을 위한 성과가 우수해야 하는 등 여러 요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1986년 1호 명장 후 현재까지 712명만 선정됐다. 대구경북에서 활동하는 대한민국명장들의 모임인 (사)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 박종병(68) 지회장은 "국가공인 대한민국명장으로 선정된다는 건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로 어려운데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너무 낮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외국산 명품에는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수제품'이라며 수백수천만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정작 우리나라 최고 명장들에게는 관심도, 대우도 없다"며 "대한민국명장이라는 칭호는 단지 명예로운 타이틀이 아니라 오랜 세월 기술 하나로 버텨낸 삶의 증거"라고 역설했다. 민간단체에서 발급해주는 명인·명장 칭호의 남발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명장은 아무나 쓸 수도, 받을 수도 없는 칭호인데 민간에서 명인·명장 칭호를 너무 함부로 쓰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유사명칭 사용은 법적으로 처벌받을 뿐 아니라 국가공인 대한민국명인의 무게를 떨어뜨리고 소비자 혼란도 야기시킨다"고 우려했다. 이런 사회 분위기 탓에 후계자 찾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힘들게 대한민국명장이 돼도 자긍심을 갖기 어렵다 보니 숙련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구경북만 해도 90여명의 대한민국명장(대구경북지회 소속 50여명)이 있는데 연령대가 평균 70대 중·후반인데다가 대부분 후계자가 없어 맥이 끊길 처지다. 박 지회장은 "2003년 창립한 (사)대한민국명장회 대구경북지회도 이런 위기감 속에서 현재 기술인의 사회적 가치 확산, 후진 양성 등을 가장 큰 과제로 삼아 관련 활동을 펴고 있다"며 "이제는 국민과 정부, 교육 현장 모두가 숙련기술과 기술인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술이 존중받는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회장은 제363호 석공예 대한민국명장, 문화유산 수리 기능 보유자(석공 1560호, 석조각 2745호)로 전국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및 심사장, 경상북도기능경기위원회 기술부위원장, 국제기능올림픽 석공예직종 국가대표 지도위원,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건설·공예) 등으로 활약해 왔다.

    2025-05-14 16:07:34

  • 이경수 영남대 부총장

    이경수 영남대 부총장 "위기 대응 위해서는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해야"

    "경쟁에서 공존으로 가는 위드(With)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감염병 등 위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12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이경수 영남대 경영전략·대외협력부총장은 '지역 위기 대응을 위한 거버넌스'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대구지역 코로나19 위기 대응 경험을 통해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영남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 부총장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초기 대구시의 요청으로 시청에 상주하면서 비상대응본부의 상황관리반장으로 활동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어느 정도 잦아든 시점에는 감염병 대응에 필요한 다양한 정책을 제안, 대구가 감염병 대응 정보시스템을 개발하는데 기여했다. 이런 공로로 2021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고, 그해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함께 코로나19 상황을 기록한 에세이집 '대구가 아프다. 그러나 울지 않는다'도 출간했다. 이 부총장은 이날 코로나19 발생 초기 상황을 설명하면서 "대구시청에서 감염병 대응 회의를 오전 10시에 했는데 오후 4시가 돼도 아무런 결정이 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위기 상황인데도 평상시와 같은 의사결정 시스템이 가동된 탓이다. 그는 "거버넌스의 대응 속도가 감영병 확산 속도 보다 빠르지 않으면 절대 통제를 할 수 없다"며 "이는 산불 등 다른 위기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빠른 의사결정 등 대응성 있는 거버넌스 확보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후 위기 대응을 위한 대구지역 거버넌스가 본격 가동됐다. 자택 입원대기 환자를 위한 증상 모니터링, 대구시의사회의 헌신, 메디시티 대구협의회·대구시 공공의료협의체 공조체제, 생활치료센터 운영, 감염병 전담병원 책임보직자 회의, 코로나19극복 대구시 범시민대책위원회 등이 그것이다. 이 부총장은 "협력적 거버넌스가 구축되지 않으면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면서 "대구는 코로나19 경험 덕분에 협력적 거버넌스로 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시 위기 상황이 와도 2020년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한 그는 "중요한 것은 '경쟁에서 공존으로'의 인식 전환인데, 협력적 거버넌스의 성공요인이라 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위한 헌신, 봉사, 존중, 배려, 오픈 커뮤니케이션 등 이런 것들이 있어야 위기 상황을 넘길 수 있다"고 역설했다.

    2025-05-13 13:02:36

  • 2025 파워풀대구페스티벌 '대경대 꽃피우리' 대상

    2025 파워풀대구페스티벌 '대경대 꽃피우리' 대상

    '자유로운 거리, 활력있는 퍼레이드'란 슬로건으로 펼쳐진 '2025 파워풀대구페스티벌'(5월 10~11일, 대구 국채보상로 일원)이 11일 막을 내렸다. 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퍼레이드에는 올해 총 124개 팀(국내 99개, 해외 25개)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축제 참가 인원도 4천410명의 퍼레이드 참가팀과 633명의 자원봉사자(파워풀프렌즈), 교통통제 요원과 시민댄서즈 등 총 8천여명에 달했다. 퍼레이드(경연)는 일반부, 아동·청소년부, 실버부, 글로벌부, 스페셜부 등 총 5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이 중 대상(대구시장상)은 스페셜 부문의 '대경대학교 꽃피우리팀'에게 돌아갔다. 최우수상(대구시의장상)은 '키라비토(일본)'가 받았고, 각 부분 금상은 '아트지'(스페셜부), '대구무형유산 날뫼북춤'(일반부), '대구취타대'(실버부), '슈팅스타'(아동·청소년부), '수가이자나이렌'(일본, 글로벌부)이 수상했다. 퍼레이드 외에도 이번 축제에서는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특히 호응을 받았다. 시민이 직접 클라운으로 변신해 관객과 교감하는 '시민클라운' 프로그램은 행사장 곳곳을 유쾌하게 물들이며 활기찬 축제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밖에도 360여 명이 예선에 참가한 '시민경연대회(K-댄스파이터/스트릿댄스파이터)'의 본선 무대는 시민들의 높은 열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각 우승팀에는 상금 800만원도 주어졌다. 박윤경 파워풀대구페스티벌 공동조직위원장(대구상공회의소 회장)은 "올해는 전년에 비해 몇 가지 변화를 준 것이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 것 같아 다행스럽다"며 "축제가 성황리에 마칠 수 있도록 힘써준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그리고 시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순태 파워풀대구페스티벌 공동조직위원장(대구문화예술진흥원장)은 "자원봉사자를 비롯 시민들의 자발적인 축제 참여에 놀랐고, 퍼레이드 참가팀의 수준도 향상돼 내년이 더 기대된다"며 "앞으로 축제 추진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내실 있는 축제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도 "올해 파워풀대구페스티벌은 동아시아는 물론 중앙아시아와 유럽권에서도 참가하면서 수준 높은 축제로 도약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프랑스 니스카니발을 비롯 세계 유명 축제와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초석도 놓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2025-05-12 15:30:37

  • 대구시·경북도 '제53회 어버이날' 기념행사

    대구시·경북도 '제53회 어버이날' 기념행사

    8일 '제53회 어버이날'을 맞아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기념행사를 열었다.대구시는 이날 iM뱅크 제2본점(북구 칠성동)에서 '대구, 효심(孝心)으로 물들다'란 주제로 기념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 이재화 대구시의회 부의장 등 내빈과 지역 어르신 400여 명이 참석했다. 식전 행사로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의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및 포토존이 운영됐으며 본행사로는 효행 유공자 시상, 기념사·축사,어버이날 감사 공연 등이 진행됐다. 올해 효행상에는 보건복지부장관상 신금자(북구)·정재용(달서구) 씨 등 2명, 대구시장상 조순자(동구)·최종춘(남구)·장도유(수성구)·제갈성덕(달성군) 씨 등 4명 등 총 6명이 선정됐다. 이들 수상자는 부모님을 지극 정성으로 간병하고 모시며 경로당 봉사를 통해 이웃 어르신들까지 살뜰히 보살펴왔다고 시 관계자는 전했다. 축하공연으로는 소년소녀합창단의 어버이날 감사 노래, 사물놀이, 트로트 공연 등이 펼쳐졌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오랜 세월 나라와 가정을 위해 애써오신 어르신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대구시는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실 수 있도록 더 촘촘하고 두터운 정책을 추진해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도 이날 도청 동락관에서 기념행사를 열고 경로효친의 의미를 되새겼다. 특히 올해는 '다시 피는 희망의 숲, 어버이의 품처럼'이란 주제로 지난 3월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양재경 대한노인회 경북도연합회장, 최병준 경북도의회 부의장 등 내빈과 어르신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날 초대형 산불로 피해를 본 5개 시·군(안동, 의성, 청송, 영양, 영덕) 어르신 대표 한 분 한 분에게 직접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며 위로했다. 본행사에서는 효를 실천한 효행자 15명을 비롯 자녀 양육에 모범적인 장한 어버이 6명, 유공 공무원 8명이 표창을 받았다. 이후 경북도청 어린이집 어린이들의 '어버이 은혜' 합창이 이어져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철우 도지사는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신 어르신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경북도는 따뜻한 공동체 정신이 확산할 수 있도록 어르신 복지 정책을 더욱 탄탄히 해 나가겠다"고 했다.

    2025-05-08 16:10:41

  • [낳아보니 행복이다] 강진주·권효섭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강진주·권효섭 부부 "가족 모두 건강한 것만도 복된 삶이죠"

    권효섭(50)·강진주(49) 씨는 결혼 24년차 부부다. 남편은 대구축산농협 동대구IC점 하나로마트 관리자이고, 아내는 키움에셋플래너 FC(보험모집인)로 일하고 있다. 자녀는 중학교 3학년생 덕범(14), 중학교 1학년생 단미(12), 초등학교 5학년생 단아(11) 세 명이다. 이만큼 성장하니 부부의 육아 부담도 확 줄었고 부부간 육아 분담이랄 것도 별다른 게 없다. 아이들 학교가 다 달라서 통학은 남편과 아내가 나눠 담당하고 식사 준비는 아내가, 남편은 아이들 공부를 봐주는 식이다. 부부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육아하느라 힘도 들었지만 이제는 모두 제 생활로 바빠 그 시간이 그립기도 하다"고 말했다. ◆두 아이는 인공수정, 막내는 자연임신으로 출산 강진주 씨는 결혼 전부터 몸이 약했다. 부인과 질환을 가지고 있어 출산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혼하고 5년쯤 지나니 남편도 그렇고 자신도 아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2세를 계획하게 됐고 자연임신은 힘든 상황이라 인공수정을 시도했다. 다행이 한 번 만에 첫 아이 덕범을 얻었고 둘째 단미도 단번에 인공수정에 성공했다. 신기한 것은 두 아이 출산 과정에서 몸이 건강해졌는지 막내 단아는 의학 기술의 도움없이 자연임신으로 갖게 됐다는 것. 강 씨는 "형제자매가 없는 집에서 자란 탓인지 가족이 많은 게 좋다"며 "늦게라도 자녀를 갖기로 결정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 같다"고 했다. 엄마가 보는 세 아이의 특징은 다들 공부에는 그닥 소질과 관심이 없지만 순하고 느긋한 성품은 장점이자 자랑거리다. 첫째 덕범이는 운동을 좋아하고 잘 하는데 그 중에서도 농구는 따로 배우기도 할 정도로 좋아한다. 친구들의 의견을 잘 수용하는 편이라 주변 친구들에게 인기가 좋다는 말도 학교 선생님한테 전해 들었다. 둘째 단미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라 밖에서는 말을 거의 안 하는데 집에서는 곧잘 한다. 제빵 등 요리에 관심이 많아 온라인으로 혼자 배우고 집에서 실습도 자주 한다. 셋째 단아는 그림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을 즐기고 조곤조곤 본인 생각을 잘 표현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표현하는 관점이 남다른 편인데 창의적인 생각의 소유자라고 느낄 때가 많다. ◆다자녀 부모는 미안한 게 많아요 다둥이 맘이라 겪은 에피소드도 많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첫 아이 덕범이가 여덟 살 때 남편 없이 혼자 아이 셋을 데리고 베트남 여행을 갔던 일이다. 그런데 버스투어를 하는데 중간중간 단미와 단아가 번갈아 가며 잠이 드는 게 아닌가. 두 아이를 업고 버스를 오르내리느라 허리가 휘는 줄 알았다는 그는 "그때는 힘들었지만 돌아켜보니 다 추억"이라고 회고했다. 학부모 모임과 관련한 에피소드도 있다. 다른 학부모들은 기껏해야 자녀가 한두 명이 전부인데 그는 세 자녀 모두 동반하다 보니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주눅이 들곤 했다. 그는 "자녀 한 명을 놓고 학부모들끼리 얘기를 주고받는 자리인데 저만 아이 둘 또는 셋을 데리고 가니 주의력 분산 등 폐를 끼칠까봐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다자녀이다 보니 자녀 한 명 한 명에게 집중하고 신경을 충분히 써 주지 못한 점이 미안한 부분이다. 물질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인데, 한 자녀 가족에 비해 세 아이에게 학원 등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이 때문에 강 씨는 "다자녀 가정에 대한 정부 혜택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며 "그 혜택도 실생활에 도움되는 부분에서 제공되고 많아져야 한다"고 주문한다. 실제 다자녀 가정에 대한 전기세·가스비 할인의 경우 몇 천원 정도의 할인이라 가계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는 "우리 집 같은 경우는 사람이 많다 보니 전기세나 가스비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며 "이런 부분만 세이브 돼도 아이들 학원 하나 더 보낼 수 있지 않겠나"고 피력했다. 반면 남편 권 씨는 "직장에서 다자녀 가정을 대상으로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려고 하는 배려를 가끔 받곤 한다"며 "최근 2, 3년 사이 다자녀 가정을 위한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다자녀 가정 장단점은 이 집은 현재 위로 아이들 둘이 사춘기다. 첫째는 중 2였던 작년에 정점을 찍었다가 지금은 좀 사그라들었고 둘째는 막 시작됐다. 그래서인지 어릴 때와 달리 형제자매들끼리 서로 살갑게 지내지 않고 데면데면하다. 대화도 별로 없다. 막내 단아만 여전히 오빠·언니 바라기다. 형제자매가 많아서 좋은 점을 물었더니 역시나 대답들이 시원찮다. 첫째 덕범이는 딱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심심할 때 동생들이랑 말하면 덜 심심하다는 정도다. 둘째 단미는 장점은 생각 안 나고 단점만 생각난다고 했다. 동생이 자기 물건을 함부로 가져가기 일쑤라 못마땅하고, 부모님 차로 등교할 때도 동생이 늦게 준비하는 바람에 자기까지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막내 단아는 본인이 이 집에서 서열이 제일 낮아 차를 탈 때면 제일 선호하는 앞자리 조수석이 자기한테까지 순서가 오지 않는다는 게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2년 전 조수석을 기습 점령했다 덕범, 단미에게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던 적도 있다. 음식 쟁탈전도 이 집 아이들이 말하는 다자녀 가정의 불편한 부분이다. 하지만 엄마 강 씨는 "먹을 것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숫자가 많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서로 많이 먹으려 경쟁을 벌인다"며 "그러다 보니 가리는 것 없이 이것저것 잘 먹는다는 것이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화장실을 누가 먼저 차지하느냐도 이 집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단골 시빗거리다. 그렇다고 불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로 드러내지 못하는 끈끈한 속정이 아이들한테 숨어있다. 첫째와 둘째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나중에 커서 결혼하면 가족 모임도 자주 갖고 친하게 지낼 것 같다"고 했고, 막내는 "언니 오빠가 있어 좋다"며 웃었다. 엄마 강 씨는 "형제자매가 많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것인지 나중에 다 크면 알게 될 것"이라며 "그때는 '엄마아빠, 고맙습니다'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가족끼리 많은 시간 보내고파 이제 아이들이 중학생과 초등 고학년이 되다 보니 평일에는 각자 스케줄로 바쁘다. 주말에도 각자의 또래 친구를 만나거나 개인 시간을 갖는다. 이렇다 보니 가족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부부는 "아이들이 어릴 때는 거의 뭉쳐있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각자 생활만 하는 느낌"이라며 "편하고 여유로운 면도 있지만 이제 아이들이 우리 옆에 있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이들 가족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모두 모여 가까운 곳에 나들이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기로 원칙을 정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집에 들여온 고양이 두 마리 덕에 아이들 얼굴 보는 일도 조금 늘었다. 방과 후 집에 돌아와도 각자 방에 들어가 지내던 아이들이 고양이와 놀아주려고 거실에 나오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엄마 강 씨는 "다른 욕심은 없고 가족 모두 건강한 지금 이대로가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하다"며 "주변에 몸이 안 좋은 사람들을 보면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만도 복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빠 권 씨는 "외식하러 갔을 때 단촐한 가족보다 식구수가 많은 우리 가족이 참 행복하다고 느낀다"며 "아이들한테 바라는 바는 뭘 하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롭고 평온하게 살았으면 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막내 단아는 "웃는 가족이 됐으면 한다"며 "아파트 대출이 있다고 들었는데 빨리 대출 다 갚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5-05-08 13:13:18

  • [리더 열전] 김영순 대구사랑봉사단장

    [리더 열전] 김영순 대구사랑봉사단장 "시각장애인 눈 되어 살아온 봉사인생 행복"

    김영순(72) 대구사랑봉사단장은 17년 경력의 자원봉사 리더다. 2008년 대구시종합복지회관 여성자원활동센터 총무를 맡으며 자원봉사자의 길로 들어선 그는 이후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이라면 어떠한 궂은 일도 마다 않고 헌신해왔다. 그 중에서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은 현재까지도 그가 사명감을 갖고 매진하고 있는 일이다.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발이 되고자 2008년 시각장애인봉사팀을 구성한 그는 대구시각장애인복지관과 대구시시각장애인연합회를 찾아다니며 자발적으로 자원봉사 수요처를 발굴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내 가족의 일처럼 생각하고 봉사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글루건 책자 제작, 시각장애인 여가활동(볼링대회, 난타 등) 지원, 시각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 각종 행사 지원 등이 그것이다. 2009년부터는 따뜻한 밥 한 끼로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급식 봉사도 해오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활동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를 가리켜 '시각장애인의 어머니'라 부르기도 한다. 이 뿐 아니다. 어르신 및 노숙인 무료급식 활동, 지역 행사 및 대외행사 미아보호소 운영, 이웃돕기 기금 조성을 위한 바자회 개최, 병원 안내 및 도우미 봉사, 합동분향소 운영 등 지역의 크고 작은 봉사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각종 재난재해 현장도 그의 활동 영역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생활방역 봉사에 적극 나섰고, 태풍과 산불 발생 시에도 신속한 복구 손길을 보탰다. 아울러 여성지도자 발굴, 자원봉사자 교육, 봉사단 신규 프로그램 개발 등 자원봉사자의 역할 정립에도 힘써 왔다. 이런 공로도 그는 2022년 '제46회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상' 사회봉사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자원봉사활동 유공으로 대구시장 표창(2011년)과 보건복지부장관 표창(2021년), 장애인 자원봉사활동 유공으로 대구시장 표창(2018년), 효행 유공으로 금오대상(2023년) 등을 받았다. 김 단장은 "50대 중반이었는데 27년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심각한 우울증을 앓게 되면서 봉사로 새 삶을 살게 됐다"며 "봉사를 해서 좋은 점은 내가 행복해진다는 것인데, 많은 분들이 봉사의 기쁨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부터는 35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인솔하는 대구사랑봉사단 단장을 맡아 항상 도움주시는 임원들과 함께 봉사로 보람된 시간들을 이어가고 있다"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도 힘 닿는 데까지 봉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2025-05-06 15:00:57

  • 대구시병원행정관리자협회-3H, 업무협약

    대구시병원행정관리자협회-3H, 업무협약

    대구시병원행정관리자협회(회장 이동건·오른쪽)와 3H(회장 정영재)는 지난달 30일 3H 대구사옥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동건 대구시병원행정관리자협회장은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이 공동의 발전 및 상생의 길을 모색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5-05-04 14:00:46

  • [리더 열전] 김중진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리더 열전] 김중진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시민 스스로 파수꾼 돼야 안전 지킬 수 있다"

    김중진(67)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 공동대표는 40년 경력의 안전 전문가다. 현장 안전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안전한 사회를 위한 외길을 걷고 있다. 김 대표는 보건학박사이자 삼성전자 환경안전 그룹장 출신으로 전국기업체산업보건협의회 회장, 한국산업보건학회 부회장, (사)경북환경포럼 이사, 낙동강수계관리위원회 자문위원, 대구시 민간안전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안전분야 특허 7건, 자격증 10여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민 안전 예방에 대한 공로로 2011년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구안실련 활동은 1998년 창립 때부터 참여했다. 삼성전자에 재직하던 시기다. 이후 대구지하철 스크린도어 안전 문제를 이슈화하는 등 시민 안전을 위한 정책 건의, 안전 점검, 홍보 활동 등에 힘써왔다. 공동대표는 2019년부터 맡고 있다. 안전 시민운동을 30년 가까이 하고 있는 이유는 안전은 시민 스스로 참여할 때 지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대표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원인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빨리 해결하고 빠르게 기억 속에서 잊어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시민 안전운동으로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법과 제도적 보완, 시민 안전의식 제고를 통해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의 안전 수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실제 지난해 대구의 지역안전지수는 평균 등급 3.83으로 8개 특별·광역시 중 가장 저조했다. 분야별로는 감염병 분야가 5등급으로 전체 특별·광역시 중 가장 낮았고 교통사고·생활안전·자살 분야는 모두 4등급으로 전년 보다 한 단계씩 떨어졌다. 화재 분야만 전년 보다 한 단계 개선된 3등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대구시가 분야별 취약 요인을 세밀하게 분석해 특단의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며 "이보다 더 중요한 포인트는 시민들의 안전의식부터 높아져야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대구도시철도 4호선 차량 방식의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최근 대구안실련이 대구시민 60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AGT 철제차량 방식으로 절대 설치하면 안 되고 재검토 후 설치해야 한다는 답변이 96%를 차지했다"며 "시민 반대 여론이 높은 만큼 도시철도 4호선 철제 AGT 차량 방식을 중단하고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안전 지킴이'와 '안전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다. 그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설마에 타협하는 '안전 불감증'과 매사 대충대충하는 '적당주의'를 없애야 한다'며 "시민들부터 안전은 귀찮은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안전을 생활화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25-04-28 16:31:33

  • [낳아보니 행복이다] 조인현·서선희 부부

    [낳아보니 행복이다] 조인현·서선희 부부 "4남매가 함께 어울리며 더불어 사는 법 배워요"

    대구 경명여중 체육교사로 근무하는 조인현(44) 씨는 서선희(45) 씨와 결혼해 은교(11), 하윤(9), 연아(7), 윤건(4) 네 명의 자녀를 뒀다. 세 명은 초등학교에 다니고 막내는 유치원생이다. 네 아이를 낳은 것은 특별히 결심한 바가 있어서는 아니다. 형제자매들이 많으면 성장과정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훗날 살아가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아이들끼리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없이 행복하다"는 부부는 "세상 기준에 얽매이지 않는 삶, 가족들 모두 건강하게 지내는 것이 최고 목표"라고 했다. ◆"학원은 안 보내요"..스스로 공부하도록 지도 이 집 아이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 전업주부지만 수학교사 자격증이 있는 아내 서선희 씨가 집에서 아이들 공부를 봐 준다. 각자 계획대로 공부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교육 포인트다. 그렇다고 거창한 철학이 있어 사교육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학원에 보내면 아이들이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생각도 하지 않고 하라는 대로만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스스로 공부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매일 도전과 성취를 하기 바랬던 서 씨는 "만약 혼자 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부족하다고 느끼면 언제든지 얘기해 달라고 했다"며 "아직은 아이들 스스로 공부할 수 있어서 매일 공부한 리스트를 확인하고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학습 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이들 부부만의 육아 노하우는 부부 공동 육아가 원칙이지만 둘 중 하나 컨디션이 안 좋거나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대할 것 같으면 육아에서 빠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서 씨는 "육아는 장기전이기 때문에 부모인 나 자신부터 챙겨야 한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부모라야 육아도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부부 간 대화가 풍부하다는 점도 이 가정의 특징이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변화에 대해 서로 대화를 충분히 하고 그에 맞는 육아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는 편이다. ◆'100인의 아빠단' 활동으로 육아능력 UP 남편 조 씨는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주는 역할이 주 담당이다. 육아에 지친 엄마를 쉬게 하기 위해 틈 나는 대로 아이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그 또한 처음부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대구시와 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가 진행한 '대구 100인의 아빠단' 활동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100인의 아빠단은 3세부터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아빠들의 육아 모임으로, 아빠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고 부부가 함께하는 육아 문화 실천을 목표로 한다. 그는 2020년 2기 아빠단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주어지는 육아 미션을 수행하며 4남매의 웃음꽃 피는 모습을 기록하고 각종 체험 프로그램에 아내 없이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끈끈해졌음을 느꼈다는 그는 "초보 아빠, 특히 육아에 자신 없는 아빠라면 지역별로 진행하고 있는 100인의 아빠단에 참여해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초창기 아빠단 활동 때 기억나는 점은 육아하는 아빠에 대한 주변의 안쓰러운 시선이었다. 아이들과 여행 다닐 때마다 아빠 혼자 육아하는 것을 걱정해주는 사람들 반응에 처음에는 대단한 아빠인가 싶어 기분이 좋았지만, 나중에는 이런 인식이 육아의 현주소인가 싶어 씁쓸하기도 했다.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아빠의 육아를 자연스럽게 보는 분위기로 변하고 있음을 체감한다. ◆경제적으로는 부담..아이들 의견 조율도 곤혹 다둥이 가정으로서 힘든 점은 '경제적인 부분'을 첫 손에 꼽았다. 가장 큰 부담이 교육비다. 현재 학원비는 들지 않는다고 해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셋의 방과 후 수업 비용도 합치면 만만찮다. 학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도 세 명 모두에게 원하는 수업을 듣게 하다 보니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나간다. 세 아이 모두 인근 자치구에 있는 청소년수련관에서 주 3회 운동(수영 등)도 하고 있는데 거주지역 아니면 다자녀 할인 혜택이 없어 이 돈도 무시 못한다. 또 다른 애로점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개성이 강해지고 서로 원하는 바가 달라 이를 조율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 식성도 각양각색이고 원하는 것을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경우도 있어 난감할 때가 종종 있다. 아내 서 씨는 "식성 다른 네 아이의 식사 준비도 보통 일이 아니다"며 "텔레비전을 볼 때도 서로 선호 채널이 다르고 차량 탑승 또는 식사 자리 배치도 저마다 요구가 달라 조정에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자녀가 많다 보니 한 아이에게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는 점도 부모로서는 속상한 부분이다. 이런 미안함을 달래기 위해 부부는 가끔 자녀 한 명씩과 별도로 데이트하거나 각자 한두명씩 따로 데리고 다니는 등 자신에게 충분히 관심을 쏟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려 신경을 쓴다. ◆조건 맞추기 너~무 힘든 다자녀가정 혜택 부부는 다자녀 가정을 위한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고 토로했다. 다자녀 가정에 많은 혜택이 있는 것처럼 알려져 있지만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그 수혜를 받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 조 씨는 "저출산 위기 속에서 '아이 많이 낳아라' 말로만 하지 말고 그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다자녀 교육비 지원 혜택만 해도 중위소득 50% 이하만 해당돼 웬만한 경우 아니면 대상에 들기 어렵다. 이 가정도 외벌이 남편의 근로 소득만 있고 재산은 대구시 북구에 30평대 아파트 한 채, 자동차 2대가 전부지만 조건 미충족으로 탈락이다. 이 때문에 초등학생 자녀 셋의 방과 후 수업 비용은 전혀 지원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장체험 학습비, 졸업 앨범비 등 각종 학교 혜택도 4남매 중 셋째부터 지원된다. 현장체험 학습비는 대부분 기본적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이마저도 실용성이 별로 없다고 부부는 전했다. 코레일 다자녀 할인(2자녀 이상 30~50% 할인) 또한 3인 이상 동시 탑승 시만 해당하고 공석 활용이라 실제 자리가 얼마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다. 대구경북지역 휴게소의 2+1 혜택(같은 음식 2가지를 주문하면 1가지 무료 추가)도 추가 메뉴를 휴게소 측에서 지정해서 주니 아이들 기호에 맞추기 어려워 거의 이용하지 않게 된다. ◆세상 기준에 얽매이지 않아 '세상이 말하는 성공이라는 기준에 흔들리지 말자'. 남편 조 씨의 좌우명이자 이 가정이 추구하는 방향성이다. 11년차 교사인 조 씨는 "주변을 둘러보면 공부가 전부가 아닌데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마음이 힘든 학생들을 너무 많이 본다"며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남과 비교하지 말고 취업, 성공 이런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그렇다고 자녀들에게 무조건적인 자유만 주는 것은 아니다. 자기 할 바는 다하는 자유, 예의와 규율은 지키는 책임감을 강조한다. 이 부분에서는 부부가 똑같이 엄격하다.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는 성장기에는 되도록 학업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행복하게 성장했으면 하는 것, 그리고 20세 성인이 된 후에는 부모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고 많은 걸 경험하며 살았으면 하는 것 딱 두 가지다. 아빠의 또 다른 소망은 나중에 4남매가 성인이 됐을 때 각기 다른 지역이나 나라에 거주하면 하는 것도 있다. 그 핑계로 여행 삼아 한 군데씩 돌아보며 살고 싶어서다. 하지만 첫째 딸 은교 양을 비롯한 자녀 4명은 이구동성으로 "커서도 엄마아빠 곁에서 살 것"이라며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의견 일치를 보였다.

    2025-04-24 14: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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