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5>농산물 가공으로 농업구조 확장
청년농부 김태준(38) 씨는 대학 졸업 후 섬유 관련 대기업에서 화공기술자로 일하다 2014년 농부로 전향했다. 현재는 아내(박승희)와 함께 경북 영주시에서 도라지를 재배하고 이를 가공·판매하는 농업회사법인(자연이든)을 운영하고 있다. 주요 재배 작목은 3년근 도라지다. 노지 재배를 중심으로 여러 필지에 분산된 9만9천174㎡(3만 평)의 도라지밭을 관리하고 있다. ◆전문직 뒤로 하고 농업에 미래 걸어 농업을 생업으로 삼게 된 것은 즉흥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농사를 짓고 있어서인지 인생 계획 한 켠에는 늘 농사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렇다고 안정적인 대기업을 뒤로 하고 귀농을 단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폴리머 종합반응 공정'을 취급하는 전문기술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더욱이 귀농을 실행한 2014년은 결혼을 한 해이면서 회사에서도 막 자리를 잡아갈 즈음이라 처가와 친가 부모님의 반대가 클 수 밖에 없었다. 적어도 10년은 직장생활을 하라고 다들 만류했다. 농업의 불안정성과 소득 문제가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그는 향후 10년까지의 계획서를 연 단위로 꼼꼼하게 작성해 양가 부모님을 설득했고 결국 허락을 받아냈다. 이렇게 그는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의 응원, 믿음을 바탕으로 귀농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 김태준 씨는 "회사생활은 안정적이긴 해도 미래 비전을 찾기 어렵다고 느꼈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귀농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겠다 싶어 과감히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무작정 농업에 뛰어든 건 아니고 귀농 전 틈틈이 필요한 생활비와 농사 자금, 노동 강도, 실패 가능성까지 모두 고려한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농업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도라지값 폭락에 '가공' 사업도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귀농했지만 귀농 첫해는 그에게 쓰라린 기억을 남겼다. 당시 중국발 미세먼지로 기관지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 도라지를 주작물로 농사를 지었는데 도라지 가격이 4분의 1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특히 소백산 자락에서 30여년 간 도라지 농사를 지은 부모님의 노하우를 물려받았기에 품질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오니 더욱 상심이 컸다. 하지만 실망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도라지 가격 폭락을 겪으며 수익 구조의 한계를 체감하고 나니 도라지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필요했다. 그 답을 가공에서 찾은 그는 이때부터 농업을 '하나의 사업'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도라지 가공품 개발에는 아내가 큰 도움이 됐다. 기관지가 좋지 않았던 아이에게 도라지청, 도라지젤리를 만들어 먹였던 레시피를 바탕으로 가공품을 생산한 것이다. 그렇다고 바로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공정이 안정되지 않아 버려야 했던 물량도 있었고, 맛과 품질이 일정하지 않아 다시 손 봐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실패를 할 때마다 원인을 정리하고 공정을 수정하는 등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반복, 또 반복했다. 그 과정이 쌓이니 농업은 더 이상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일이 됐고, 마음에 드는 완성품도 얻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초기에는 판매 실적이 영 시원치 않았다. 영주지역 특성상 도라지가 흔하고 고령 인구가 많아 도라지 제품을 선뜻 구매하려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는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다.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네이버 카페 등 SNS를 통해 도라지 재배 모습, 도라지 가공품 만드는 모습 등을 보여주며 홍보를 해나갔다. 이에 앞서 주안점을 둔 것은 품질 관리였다.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품질의 가공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홍도라지' 제조기술이 완성됐다. 이는 도라지의 쓰고 아린 맛을 줄이기 위해 가열과 휴지 공정을 반복한 끝에 나온 것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 나오자 온라인 판매는 주문이 밀려 생산량이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갔다. 이에 도라지농사를 더 전문화하기 위해 저온저장고와 도라지 가공공장을 준공하고 도라지 전문 브랜드 '도라지미'도 탄생시켰다. 이후 영주 부석태 콩가루와 초코가루 등 다양한 재료와의 배합, 고급스러운 포장디자인 등으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교육과 연구에 기반한 가공 농업 제품의 혁신과 창의성은 다양한 인증과 수상 경력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도라지미의 '홍도라지정과'는 전통식품품질 인증을 취득했고, 2020년에는 세계유산축전 경북 공식지정상품으로 선정돼 지역 문화관광상품으로 활약했다.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농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경북농업기술원의 미래농산업 아이디어 경진 부문에선 대상도 받았다. 이러한 성과는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육과 학습을 통해 농업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설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귀농 이후 현재까지 경북농업기술원 등에서 농업, 가공, 유통, 경영, 스마트농업 관련 교육을 총 2천304.5시간 이수했다. 이는 단기간에 몰아서 수강한 것이 아니라 8년 간에 걸쳐 농업 단계별로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 누적해온 것이다. 농업의 기본 구조는 기초 농업기계, 토양학, 농산물 유통·마케팅, GAP 교육을 시작으로 신규 농업인 기초 영농기술교육, 강소농 역량향상 교육, 청년농업인 농업경영 입문과정 등을 통해 다졌다. 이후 최고농업경영자과정, 스마트온실운영기술 심화과정, 스마트농업과정, 스마트팜 청년창업 보육센터(입문형·교육형·경영형) 과정을 거치며 생산을 감각이 아닌 데이터와 관리의 영역으로 전환해왔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는 경북대학교 스마트농업시스템공학과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하며 현장에서의 경험을 이론과 시스템으로 정리하는 학습을 병행하고 있다. 농업을 단순히 '짓는 일'이 아니라 환경 제어, 생산 시스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대학원 과정을 선택한 것이다. 교육과 학습의 누적은 농사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를 다르게 만들었다. 작업 하나를 결정할 때도 경험 뿐 아니라 교육과 연구에서 배운 기준과 수치를 함께 고려하고 있고, 재배·가공·유통을 각각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설계하고 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학문적으로 해석하고 다시 농장 운영에 적용하는 순환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김태준 씨는 "가공 농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경북농업기술원과 시·군 농업기술센터의 교육과 현장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이것이 재배·가공·마케팅을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가장 큰 기반이 됐다"며 "농산물 가공 과정, 발효식품 과정, 농가형 가공식품 개발 과정 등을 이수하며 가공의 기본 구조를 체계적으로 익혔고 위생 관리, 공정 설계, 표시 기준, 식품 관련 법규에 대한 교육도 단계적으로 받아 이를 실제 가공 현장에서 적용했다"고 말했다. ◆'버틸 수 있는 시간' 주는 지원을… 그가 현장에서 느끼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는 '사라짐'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찾는 과정'이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기존 방식의 농업은 분명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이제는 생산에 가공, 유통, 콘텐츠를 결합시켜야 새로운 역할을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는 처절한 실패 경험에서 나온 깨달음이다. 가격 폭락, 인건비 상승, 기상 변수 앞에서 농부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음을 체험했기에 원물 생산에서 가공이라는 선택지를 하나 더 가져간 것이다. 귀농을 고려하는 청년들에게도 '농업으로 먹고살 수 있다'는 막연한 말이 아니라 실패와 시행착오까지 포함해 어떤 과정을 거쳐 이것이 가능해졌는지 그 실제 사례를 많이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년농업인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버틸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업은 안 되면 될 때까지 반복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단기 성과 중심이 아닌, 계획을 실행해보고 수정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귀농을 고민하는 청년들을 향해선 "농업을 낭만으로 시작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농업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고, 결과가 늦게 나오기 때문에 실패를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농업은 말로 다짐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기록하며 끝까지 해내는 과정, 즉 삶의 태도를 증명하는 일"이라며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는 각오가 있다면 농업은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길"이라고 했다. ------------------------------------------------------------------------------------ 〈경북농업기술원, 시·군별 농산물종합가공센터서 농식품산업 원스톱 지원〉 오랜 기간 농업은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소득을 좌우했다. 그러나 생산비 상승과 기상 등 다양한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커진 지금, 단순 생산 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제 농업의 경쟁력은 생산량이 아니라 원물에 얼마나 더 새로운 가치를 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농가들이 농업의 구조 확장 및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산물 가공에 뛰어드는 이유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경북농업기술원은 도내 시·군 단위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19개 구축, 가공경영체 육성에 힘쓰고 있다. 가공기술 교육, 시제품 개발 및 상품화 지원 등 체계적인 창업보육 프로그램 운영으로 농업인들의 가공 창업을 돕는다. 또 경영체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농식품기술자문단도 운영하고 있다. 김성연 경북농업기술원 농식품창업팀장은 "농산물 가공은 농업을 생산에서 가치 창출 중심 산업으로 전환시키는 전략적 수단이자,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방향"이라며 "이는 청년농업인들에게도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6-03-09 13:42:37
[리더 열전] 임상규 경인제약 회장 "사회적 책무 다하는 삶 이어갈 것"
대구시약사회의 황금약사대상과 대한약사회의 약사금탑상, 그리고 대한약사금장까지 약사로서 받을 수 있는 최고 권위의 상 3종을 그랜드슬램 달성한 이가 있다. 임상규(76) 경인제약 회장이 그 주인공으로, 전국의 9만 약사 중 이를 달성한 이는 손꼽힌다. 대한약사금장(제36회)은 지난달 26일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수상했다. 최고 중 최고란 영예에 걸맞게 부상으로 금메달(1.5냥, 시가 1천500만원 상당)도 주어졌다. 그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회적 책무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 이를 행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 토박이인 임 회장은 그간 약사와 제약회사 CEO로서의 삶 뿐 아니라 중앙과 지역 약사회 임원, 지역사회 공익사업 참여 등 다방면의 활동을 벌여왔다. 영남대 약대 출신으로 1977년 대구에서 첫 약국을 열었고 1984년엔 경인제약을 설립해 운영해오고 있다. 1980년대부터는 약사회 회무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지역 약사회 임원을 시작으로 시·도 단위, 중앙 약사회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 약업계 전반의 제도적 기반 마련에 힘써왔다. 약사 직능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마약퇴치운동, 지역 보건정책 참여, 독거노인·청소년 지원 등 다양한 공익사업도 펼쳤다. 특히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사명감을 갖고 뛰어들었다.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구유치위원,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위원, 대구월드컵 유치위원, 경북생활체육협의회장, 대구빙상경기연맹회장 등이 그것이다. 보건학박사를 취득하고 지역 대학에서 30여 년간 강의하며 후진도 양성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그동안 정부와 대구시에서 받은 상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2023년 동탑산업훈장, 2020년 '제44회 자랑스러운 대구시민상 대상', 1999년 국민훈장 동백장, 1995년 대통령표창, 1987년 국민포장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고문, 다문화간병인협회 회장, 건강소비자연대 상임고문, 대한약사회 감사 등을 맡고 있다. 임 회장은 "돌이켜보면 저 혼자 힘이 아닌,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며 "앞으로 더욱 봉사하고 베풀며 사는 것으로 지금껏 받은 사랑과 은혜를 갚아나가겠다"고 했다. 시민들을 향해서는 "약국은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의 건강을 가장 가까이에서 책임지는 공공 보건의 최전선"이라며 "생활 속 건강 상담 등을 통해 약국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6-03-04 18:28:16
[낳아보니 행복이다] 신효은·강현정 부부 "가정은 모든 공동체의 출발이죠"
동갑내기 부부 신효은(52)·강현정(52) 씨는 네 자녀와 함께 경북 성주군 금수강산면에서 생활하고 있다. 성주읍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작은 시골 동네로, 이 집 포함 총 7가구만 산다. 버스도 하루에 4번 밖에 오지 않고 주위엔 온통 산과 논밭 뿐이다. 하지만 경치 좋고 공기 좋고 밤에 별도 잘 보여 이들 가족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이 시골생활이 행복하다. ◆아빠 목사·농업인…엄마 로컬푸드 식당 운영 아빠 신효은 씨는 경북 고령군 다산면에 있는 진성교회 담임목사다. 성주의 진성교회 수양관을 관리하며 농사를 짓고 있기도 하다. 엄마 강현정 씨는 동네 엄마들 3명과 로컬푸드 식당(행복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점심 영업만 하며 제철 재료를 활용한 건강 밥상을 제공한다. 술은 팔지 않는다. 자녀는 딸 셋, 아들 하나다. 자칭 K-장녀인 영인(20)은 한동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미국법을 전공할 예정이다.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도전하기를 좋아하며 한번 결심하고 마음먹은 것은 끝까지 해내는 성격이다. 운동도 좋아해서 중학교 때는 성주군 육상 대표선수로, 대학에선 여자풋살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둘째 딸 선명(19)도 올해 한동대에 입학했다. 입담이 좋고 베이킹을 잘하며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한다. 중학교 때는 수륜중학교 국악관현악단에서 건반(반주)을 맡아 큰 무대에서 연주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TV조선 '아이엠 셰프'라는 프로그램에 최연소 경연자로 출연도 했다. 성주고등학교에 다니는 셋째 동역(17)은 한 번 몰입하면 성장 속도가 무지 빠르다. 성주군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교육원의 도움은 받았지만 사교육 한 번 없이 고등학교 1학년 내신 성적을 전과목 1등급으로 채웠다. 수륜중학교 재학 시절에는 방과 후 수업으로 대금을 배워 전국청소년국악경연대회에서 장려상도 탔다. 친구들과의 유대관계가 좋고 엄마가 피곤하고 힘들어 할 때면 슬쩍 다가와 안아 주는 츤데레 매력의 소유자다. 막내 혜진(15)은 수륜중학교 3학년으로 인성이 좋고 따뜻함과 귀여움이 가득한 아이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옆에서 챙겨주고 아껴주는 모습을 보면 어찌 이렇게 착할까 감탄할 정도다. 커서도 마음이 힘든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단다. ◆자녀 통학시키는 차 안이 대화방 이 집은 매일 아침이 전쟁터다. 욕실이 하나 뿐이다 보니 더욱 그렇다. 자칫하면 세수도 못하고 나갈 판이다. 밥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아침밥을 을 먹고 나서는 바쁘게 등굣길에 나선다. 이 때 부부는 각자 차로 나눠 타고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다. 이후 각자의 고유한 업무로 돌아갔다 또다시 하교할 아이들을 태우러 간다. 이 때는 정해진 시간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 스케줄에 따라 부르면 달려가는 그야말로 '콜~~택시'다. 집에 오면 밤 11시를 훌쩍 넘길 때가 많다. 첫째와 둘째가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이들 넷 왕복 통학에 하루에 적게는 2시간, 많게는 4시간을 보낼 때도 있었다. 지금은 위로 둘이 포항에 있는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주말만 집에 오니 그나마 편해진 것이다. 자녀 넷 다 통학시켜줄 당시 주변에선 "고등학생은 기숙사에 보내면 되는데 왜 이렇게 힘들게 통학시키냐"며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럴 때마다 강현정 씨는 몸은 힘들어도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며 손사레쳤다. 차 안에서 자녀들의 마음도 들여다보며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아이들은 차 조수석에만 앉으면 친구에게 하듯 자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말하기 시작한다. 또 하나 그가 양보 못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집밥이다. 아이들이 고등학생일 때까지는 무조건 엄마가 해 준 집밥을 먹이면서 함께 살아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을 갖고 있다. 강현정 씨는 "집밥이 최고지만 그래도 혹여 아이들이 치킨이나 피자 등이 그리울까 해서(사는 동네까지 배달이 안 됨) 집에서 통닭을 튀겨 먹이고 감자피자나 빵도 직접 만들어 먹인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요리하는 것을 즐기게 됐고 지금은 자신들이 요리해서 우리들에게 종종 대접한다"고 뿌듯해했다. 또 그 어떤 음식보다 엄마의 집밥을 가장 좋아해주는 아이들이 고맙다고 덧붙였다. ◆두 번의 TV 출연에 경연대회 대상까지 아이들이 어린 시절 여행이나 나들이를 위해 필요한 물품은 잘 챙겼나 확인할 때면 항상 남편이 입버릇처럼 말한 게 있다. "다른 것 다 잊어버려도 된다. 우리는 애들 4명만 안 잃어버리면 된다"가 그것이다. 그래서 항상 아이들 숫자 세는 일이 습관처럼 돼버렸다. 추억도 많다. 어릴 적 불렀던 동요 중에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하는 가사가 있는데 신효은·강현정 씨 가족은 그 꿈을 두 번이나 이뤘다. 2017년 '경상북도 TBC 랑랑 콘서트'에 출현한 것이 그것이다. 지금은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개인이 영상을 올릴 수 있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TV에 출연한다는 것은 평생 한 번 경험해볼까 말까 한 일이었다. 그런데 출연에 그치지 않고 이들 가족은 이 프로그램 성주군편 경연에서 대상을 받고 연말결산 왕중왕전 성주군 대표로도 출연해 대상을 차지했다. 외할머니와 손자손녀 7명(이 집 아이들 4명, 외사촌 3명), 사위들이 '백설할매와 일곱손주'팀을 만들어 노래하고 춤춘 끝에 거머쥔 상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다자녀가족이라 가능한 한편의 뮤지컬과 같은 공연이었다"고 평했다. 부부는 "아이들에게 2번의 TV출연이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큰 선물을 안겨줄 수 있어 너무 감사한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다자녀가족의 이점은 이 뿐 아니다. 형제자매가 많으니 자기들끼리 서로 의지가 되고 부모에게도 큰 힘이 된다. 신효은 씨는 "'자녀는 전통(화살통)의 화살'이라 기록된 성경(시편 127편) 말씀처럼 가정 공동체 안에서 잘 다듬어진 자녀는 좋은 화살처럼 많을수록 든든하다"며 "때로는 화살이 아니라 부메랑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자녀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강현정 씨는 "아이들 스케줄로 매일매일 너무 바쁘고 나를 돌아볼 시간이나 내가 하고 싶은 공부(또는 일)에 투자할 시간도 부족하다"며 "이런 점 때문에 가끔은 마음이 공허해 질 때가 있지만 그때마다 옆에서 격려와 위로를 아끼지 않는 남편과 아이들은 이 모든 힘듬을 뛰어넘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예쁜 말과 포기 않는 정신 강조 '가정이 모든 교육의 출발선이다'. 신효은·강현정 부부의 교육 철학이다. 서로 존중받고 실수를 해도 다시 일어서는 경험을 가정에서 충분히 누린 아이라야 세상이라는 공동체에서도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 다른 원칙은 아이들과의 신뢰를 위해 약속한 것은 꼭 지킨다는 것이다. 부모와의 신뢰가 쌓여져 있어야 청소년기가 됐을 때 부모에게 입을 닫지 않고 마음을 연다는 것을 일찌감치 체감했다. 부모로서 모범을 보이는 것도 이들이 신경쓰는 부분이다. 바깥에서 보여지는 부모의 모습과 집안에서의 말과 행동이 동일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자녀들에게 늘상 강조하는 말은 '사람은 말로 상처받고, 말로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예쁜 얼굴'보다 '예쁜 말'을 가꾸라고 이른다. 화를 낼 수는 있어도 상처 주는 말은 하지 않도록, 자기 생각은 분명히 하되 상대를 무너뜨리는 말은 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대화하고 연습하고 있다. 말은 그 사람의 과거요, 현재요, 미래이기 때문이다. '인생은 마라톤, 천천히 가도 포기하지 말자'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남들보다 앞서 가야 한다는 말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조금 늦어도 괜찮고 방향을 바꿔도 괜찮으니 다만 "멈추지만 말자. 포기하지만 말자"고 얘기한다. 인생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기에 자기 속도로 끝까지 가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아이들에게 강조한다. 이런 긍정적인 부부지만 최근 들어 경제적인 문제로 고민에 빠져있다. 지금껏 사교육비가 거의 들지 않았고 먹을 것도 자급자족하며 큰 돈 없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었는데, 두 명이 대학에 진학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아이들이 장학금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이 보다는 세 자녀 이상 특히 네 자녀 이상의 가구에 소득분위 상관없이 국가장학금 전액 지원 같은 실질적인 다자녀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앞으로의 꿈은 특별한 것은 없다. 그저 아이들과 오랫동안 서로 사랑하고 함께 도우며 가까이서 살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부부는 "그 사랑으로 다른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도 따뜻하게 품어주고 도움 줄 수 있는, 사랑 넘치고 생명력 가득한 가족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6-03-04 10:10:20
대구언론인불자회(회장 김영모 TBC 제작국장)는 27일 대구 보광원(주지 한우스님)에서 신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김영모 회장은 1999년 창단한 대구언론인불자회의 활성화를 다짐했고, 지도법사인 한우스님은 '사회의 목탁'으로 활동해줄 것을 당부했다.
2026-02-28 11:26:51
[리더 열전] 장익현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상임대표 "독립정신 선양은 현시대의 또 다른 독립운동"
대구지방변호사회 회장(제49대)을 지냈던 장익현(69) 영남법무법인 대표변호사는 지역사회에서 다방면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법조인으로 유명하다. 소외된 이웃과 세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그는 1999년부터 대구가정법률상담소 '상담 변호사단' 소속으로 이혼·가정폭력 등의 무료 법률상담을 계속해오고 있고, 2015년부터는 대구가정법률상담소 이사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2019~2021년엔 대구지방변호사회 저스티스봉사단의 단장으로 재직했다. 2013년에는 삼성사회봉사단 지원으로 비영리 사단법인 '글로벌투게더 경산'을 설립해 이주여성의 일자리 창출 등 후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법인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법조인으로서 문화예술계에 봉사하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2013년 대구시 대표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의 이사장을 맡은 것이 그것이다. 당시 DIMF는 자체 제작 뮤지컬을 유럽에 수출하며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계와도 인연이 닿아 2021~2023년 제18대 대구대 영광학원 이사장을 지냈다. 이런 그가 지난해에는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제3대 상임대표를 맡아 독립운동정신을 계승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장윤덕 의병장의 증손)으로서 관련 활동에 소홀했다는 반성 차원에서다.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는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미 재조명과 애국선열 정신 계승·확산을 위해 2017년 대구에서 창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장익현 상임대표는 "앞으로 독립운동의 기억을 현재의 시민의식으로 되살리는 일에 힘쓸 것"이라며 "이를 위해 '대구 독립운동 시민해설사 양성과정'과 같은 역사교육과 문화활동을 결합한 실천적 계승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업회의 최대 숙원사업인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해서도 광복회 대구시지부, 대구시와 함께 힘을 모을 예정이다. 특히 최근 독립운동기념관 분원 설치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된 만큼 건립사업 성사에 밀알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 밖에도 사업회의 주요 사업인 유·초·중·고등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 '찾아가는 독립운동학교', '내가 찾는 대구독립운동 유적' 등도 더욱 내실있게 운영할 방침이다. 장 상임대표는 "독립정신을 기리고 선양하는 일은 오늘날의 또 다른 독립운동"이라며 "젊은세대들이 좀 더 역사에 대한 관심과 선조들의 희생에 고마움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2026-02-25 16:33:06
임상규 경인제약 회장은 오는 26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리는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제36회 대한약사금장'을 수상한다. 대한약사금장은 대한약사회가 수여하는 최고 영예의 상이다. 임 회장은 1973년 영남대 약대를 졸업한 뒤 1977년 대구 중구 동성로에 '종합약국'을 열고 약사 생활을 시작했다. 1984년에는 '경인제약'을 설립해 제약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아울러 중앙과 지역 약사회의 주요 임원을 역임하며 약사 직능의 사회적 위상 제고에 힘써왔고,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펼쳐왔다. 그는 "이 상이 주는 무게를 크게 받아들이며 앞으로 더 많은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26-02-24 14:43:22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4>영농·방제 대행으로 농업 활력 제고
현재 우리 농촌에서 드론 방제와 영농대행은 편의 기술 차원만은 아니다. 고령화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속에서 농업을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다. 김헌조(44) 씨와 박동우(43) 씨는 각각 경주와 영덕에서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해 영농대행단과 드론방제단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법인 다 구성원은 청년농업인들로, 소규모 농가와 고령·여성 농가를 대신해 농작업과 드론 방제를 하고 있다. 기존 농가는 생산에 집중하고 청년은 농촌에서 소득과 역할 및 일자리를 동시에 확보하면서 지역 농업의 활력을 높여가는 구조다. 〈김헌조 청년농부〉 김헌조 씨는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2017년 고향인 경주로 내려와 농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벼 19만8천347㎡, 콩 16만5천289㎡, 조사료 99만1천736㎡ 규모로 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에는 체력적으로나 수익 면에서 쉽지 않았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며 지금의 농업구조를 만들어냈다. 2022년에는 경북농업기술원의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 사업 참여를 위해 농업회사법인 '청년농부대행단'도 만들었다.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은 경북농업기술원이 2021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사업으로 고령농과 여성농업인, 소농가 등 농기계 사용이 어려운 영농 취약계층에 농작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직이다. 최신 농기계를 활용해 이앙, 벼 수확, 조사료 작업, 비료 살포, 병해충 방제 등을 해준다. ◆청년농부대행단 운영…연간 수익 1억원 올해로 5년째인 '청년농부대행단'은 구성원이 현재 그를 포함 총 7명이다. 청년농업인 김병극, 전제원, 최효석, 백기호, 장상휘, 강동원 씨가 함께 하고 있다. 보유 장비는 농업용 드론 2대, 트랙터 4대, 베일러 1대다. 방제 실적은 개인 기준 누적 991만7천355㎡(300만 평)이고, 최근 5년간 출동 횟수는 1천 회 이상이다. 연간 수익은 1억원(누적 기준 5억원) 정도 된다. 대행단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자가농을 하다 보니 농기계와 장비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기본 장비를 갖춘 상태이긴 했지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었고 마침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 사업을 알게 돼 참여하게 됐다. 이후 장비를 고도화해 대행단을 가동했지만 초창기엔 일이 많지 않았다. 이에 굴하지 않고 내 일이라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성실히 하다 보니 일거리가 점점 늘어났고 특히 일손이 부족한 고령농가 어르신들의 요청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규모도 커졌다. '청년농부대행단'의 가장 큰 차별점은 청년 중심의 조직이라는 점이다. 작업 속도가 빠르고, 현장 대응력이 좋으며, 체력과 에너지가 좋다. 여기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니 이용 농가의 부담도 덜하다. ◆농기계 업그레이드 지원 필요 김헌조 씨는 대행단을 운영하면서 매출과 소득 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대행단 운영 전에는 자가농이라 수익에 한계가 있었다. 농기계 업그레이드로 작업 시간이 단축돼 더 많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개인 농사와 대행단을 병행하다 보니 쉴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서비스 이용 농가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소규모 농가의 경우 모든 농기계를 갖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는 수작업에 의존해야 했던 부분을 대행단이 대신하면서 적은 비용으로도 농사의 질과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이다. 다만 일부 대형 농가와는 가격이나 작업 시기 문제로 오해 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지역 내 상생 구조를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대행단 운영을 통한 수익은 구성원 각자가 맡은 역할과 투입된 노동량에 따라 분배한다. 일한 만큼 가져가는 구조다. 경북에서 운영되는 청년농업인 영농대행단(2025년 기준 11개 단)은 평균적으로 단원 1인당 2천150만원의 농외소득이 발생했다. 그는 "앞으로 수익을 더 늘리기 위해서는 농기계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장비 비용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지자체나 경북도 단위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청년농부 연령 기준 상향해야 김헌조 씨는 "처음 농촌으로 돌아왔을 때는 체력·수익 모두 불안정해 다시 도시로 나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며 "다행히 대행단을 통해 일거리와 안정적인 수익, 그리고 청년들이 함께 농업을 지킨다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면서 지금은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년농업인이 늘어나야 농업의 미래도 있다고 본다"며 "이를 위해서는 단기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책, 실제로 농촌에 내려와도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체계, 현실적인 예산과 장비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만 40세로 제한한 청년농부 연령 기준과 관련해서도 "우리 농촌 현실에서는 40대 중반도 충분히 젊은 축에 속한다"며 "연령 기준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더 많은 인력이 농촌으로 들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년농부 박동우〉 영덕군 영해면에 거주하는 박동우 씨는 2004년 한국농수산대학교를 졸업한 뒤 부모님이 경영하는 과수원(사과) 농사를 2018년까지 함께 했다. 현재는 개인적으로 수도작(벼농사)만 5ha 규모로 짓고 있다. 여기에 신규 과원 조성 및 과원 갱신 컨설팅, 농업회사법인 할아버지농부(주)를 통한 드론방제단 운영도 겸하고 있다. 법인 이름에 할어버지가 들어간 것은 청년농업인들이 운영하는 것이지만 대대손손 가업으로 잇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드론 농업에 일찍 눈뜨다 드론을 활용하면 넒은 면적을 일시에 집중 방제할 수 있어 병해충 확산 방지를 위한 초기 대응에 효과적이다. 박동우 씨는 이런 드론 방제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케이스다. 2019년 경북농업기술원의 지원을 받아 개인적으로 드론 방제를 시작했고, 이듬해인 2020년에는 영덕군에 드론 공동방제를 제안해 드론 4대(4개 팀)로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2023년 경북농업기술원의 청년농업인 드론방제단 사업에 참여하면서 방제단을 본격적으로 재정비하게 됐다. 현재 보유한 드론은 6대이고 팀원은 12명(사수 6명, 부사수 6명)이다. 방제 규모는 매년 1천ha 정도다. 영덕군은 80%가 공동방제(1차, 2차), 20%는 개인방제인데 공동방제의 수익금은 공동으로 배분한다. 지난해의 경우 ha당 11만원 정도가 배분됐다. 경북에서 운영되는 방제단(2025년 기준 23개 단)의 경우 1인당 평균 1천120만원의 농외소득이 발생했다. 그는 "영덕군에 사업을 건의할 당시에는 기술 도입이 어려웠고 심지어 부모님도 장난감 같은 걸로 무슨 방제를 하겠냐고 반대했다"며 "하지만 저는 드론을 농업에 무궁무진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고 지금은 그 예상대로 방제 뿐 아니라 병해충 예찰, 꽃가루 살포, 산불 예찰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고 뿌둣해했다. ◆공동방제 위한 인력 양성 필요 드론방제 특성상 방제 시기가 굉장히 더울 때인데 그때가 되면 새벽 4시에 팀원들과 모여 장비와 기상 체크, 방제 위치 확인, 전반적인 점검 후 방제를 한다. 이렇게 적절한 시기에 일사분란하게 방제를 하니 방제 기간이 짧아지고 방제 효과도 높아졌다. 수도작 농가와 사과재배 농가의 호응이 높은 이유다. 또 드론방제단 팀원들 대부분이 영덕지역 농가 2세라 지역 사정에 밝고 웬만해선 현장에서 민원 처리가 바로바로 다 된다는 점도 기존 농가에 어필 되는 부분이다. 드론으로 방제해준 덕분에 벼수매에서 특등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을 때가 가장 보람된 순간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단기적으로는 주어진 방제 일정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방제를 해서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중장기적 목표는 지역별로 시간 차이를 두고 공동방제를 하면 효과가 떨어지는 만큼 많은 인력을 양성해 면 단위가 아닌 군 단위로 공동방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동우 씨는 "새로운 팀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드론 방제는 면허만 딴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병을 알고, 약을 알고, 그 지역의 전반적인 특성을 알아야 하는 작업인데 청년들이 드론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달려든다"고 아쉬워했다. ◆농업·농촌, 청년들에겐 기회 그는 농업의 미래를 밝게 보는 편이다. 농산물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걸로 봐선 청년들이 자신의 미래를 농업에 투자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드론 방제만 해도 이상기후 등으로 돌발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고 드론 기술 또한 시간이 지나면 더 정밀하고 빨라질 것이니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만큼 농촌에 청년들이 더 많이 필요해질 것이란 얘기다. 귀농귀촌을 염두에 두는 청년들을 향해서는 "저 또한 처음에 1억원을 지원받아 드론을 시작했는데 청년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제도를 적극 활용해보시라"며 "하지만 아무리 좋은 연장이라도 누구 손에 가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지듯, 보조사업이나 지원금에만 의존하면 그 돈이 떨어질 때 포기하기 쉬우니 노력 없이 거저 되는 게 없다는 것을 꼭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꼭 농사를 지어야 농촌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바리스타, 요리 전문가, IT 전문가도 영덕군에 잘 적응해 사업 번창한 사례를 여럿 봤다"며 "농촌생활에 대한 막연한 걱정은 접고 여기에서 기회를 잡아보는 것도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2026-02-23 10:57:42
(사)청소년꿈랩(대표 이승희)은 21일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행사에선 그간의 활동상을 담은 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청소년꿈랩을 거쳐간 청소년들과 후원자들의 릴레이 축사 등이 이어졌다. 이승희 대표는 "꿈랩에서 활동한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돼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것을 볼 때면 너무나 뿌듯하다"며 "'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지난 10년을 달려왔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 목표 하나만 바라보고 청소년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청소년꿈랩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인성과 리더십을 길러주기 위해 2016년 설립됐다. 주요 사업은 '선인장 아카데미', '봉사단 활동', '독립운동정신계승 활동' 등이다.
2026-02-22 08:23:23
[낳아보니 행복이다] 오상종·이가영 부부 "사람답게 사는 힘 키워주는 게 부모 역할이죠"
경북 고령군에 살고 있는 오상종(56)·이가영(38) 부부는 네 아이 부모다.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MCS에서 근무하는 오 씨는 현장을 오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아내 이 씨도 포장과 납품 일을 하며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하려 노력한다. 자녀 넷은 모두 딸이다. 첫째 연재(13)는 3월에 중학생이 되고 둘째 연진(12)은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간다. 셋째 연수(5)와 막내 연우(4)는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집안 대소사는 가족 회의로 오상종·이가영 씨 가족은 구성원이 6명이나 되다 보니 늘 시끄럽고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가족 회의도 자주 한다. 외식 메뉴부터 여행지까지, 집안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의논해 결정하고 있다. 이럴 때 부부는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 애쓴다. 어리지만 다들 생각이 있고 나름 논리도 분명하다. 첫째 연재는 성실하고 꾸준한 성격이라 말하는 것도 무게가 있다. 반장과 전교 부회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어 책임감이 강하고 자신이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려는 성격이다. 학업은 물론 각종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다. 무엇보다 맏이라 그런지 동생들을 잘 챙기며 집안에서 자연스럽게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 고맙다. 둘째 연진은 조용한 편이다. 집에서 애니메이션을 보거나 공예나 미술 활동을 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가끔은 너무 조용해 집에 있나 싶을 때도 있지만 작품은 열심히 만들어 벽에 걸어둔다. 덕분에 집 분위기가 감성적으로 변했다. 셋째 연수는 활발하고 섬세한 성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시간을 보낸다. 가족의 감정을 잘 읽어내는 재주가 있어 누군가 힘들어 보이면 먼저 다가와 안아주는 따뜻한 아이다. 막내 연우는 언니들 사이에서 자라서인지 말과 눈치도 빠르다. 웃음이 많고 애교가 넘쳐 집안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완벽하게 하려 않는 게 육아 원칙 부부는 애초에 자녀를 네 명까지 낳으려고 생각하진 않았다. 첫째와 둘째를 키우다 보니 아이가 주는 행복이 생각보다 컸고, 셋째는 솔직히 아들이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낳게 됐다. 또 딸이었지만 그래도 감사하고 행복했고 이걸로 끝내려 했다. 하지만 계획하지도 않았던 막내가 생겼고 이 아이도 우리 가족의 일부가 될 운명인가 보다 하며 받아들이게 됐다. 산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8개월 만에 태어났지만 지금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여느 맞벌이 가정과 마찬가지로 이 집도 평일은 정신없이 흘러간다. 특히 엄마 이가영 씨는 본인 일에 집안일, 아이들 일정 관리까지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침엔 아이들 넷 다 등교·등원시켜야 하고 저녁엔 숙제 봐주기, 씻기기, 다음날 준비까지 숨 가쁘게 돌아간다. 그래도 외할머니(이가영 씨의 엄마)가 함께 살며 육아를 도와주니 부부에겐 천군만마다. 주말에는 최대한 가족 중심으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려 한다. 온 가족이 집 근처에 있는 공원에 산책을 가거나, 예쁜 카페에 들러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다. 때때로 인근 지역에 나들이를 가기도 하며, 비 오는 날에는 외출하지 않고 집에서 영화나 보드게임을 즐긴다. 육아를 하는데 있어 원칙은 '완벽하게 하려 않는 것'이다. 모든 아이에게 똑같이 하려 하다 보면 오히려 지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려 한다. 육아 분담은 서로 할 수 있는 일을 나눠 하는 것이다. 아빠는 주말과 평일 저녁 아이들과 놀아주는 일을 담당하고, 엄마는 전반적인 생활 관리와 아이들 정서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부부는 "고생했다"는 말도 자주 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다자녀 부담 줄여줄 지원책 절실 이들 여섯 가족은 외출할 때 항상 "한 명 빠진 거 아니지?" 하며 서로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식당에라도 가면 "보기 좋다", "대단하다"는 말을 양념처럼 듣는다. 오상종 씨는 "다자녀가정이라 좋은 점은 생각보다 꽤 많다"고 했다. 아이들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친구이자 지원군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부부가 다 챙겨주지 못하는 부분을 자매들끼리 채워주는 순간을 볼 때면 부모로서 너무 행복하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언젠가 외출 준비를 할 때다.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챙기다 보면 늘 시간이 촉박한데, 어느 순간부터 첫째와 둘째가 셋째와 막내의 옷을 입혀주고 신발을 신겨주는 게 아닌가.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역할을 자처하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물려주기와 관련한 것이다. 아이들이 모두 여자아이다 보니 옷이나 신발을 자연스럽게 물려 입히게 되는데, 언니들이 자기들한테 필요 없어진 것이 아닌 동생들한테 어울릴 것 같은 것들을 자발적으로 골라주고 있었다. 자매들끼리 나누고 배려하는 모습에서 '다자녀가정의 장점과 따뜻함이 이건 것이구나' 하고 새삼 느꼈다. 그래도 일반에 비해 다자녀가정이라 더 힘든 점은 있다. 경제적인 부담과 체력적인 한계, 개인 시간 부족 등이 그것이다.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보며 다시 힘을 내곤 하지만 다자녀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늘었으면 하는 게 현실적인 바람이다. 있어도 써먹지 못하는 지원책 말고 교육비, 주거비, 교통비 등 가계 부담을 진짜 덜어줄 수 있는 지원 말이다.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 길러줘 '성적보다는 사람 답게 사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이 부부의 양육 목표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라고 있다. 한번은 둘째(연진)가 학교에서 친구와 다퉜는데 자기만 억울하다고 호소하던 상황이었다. 이 때 부부는 무조건 아이 편을 들기보다 "네가 잘못한 부분은 없었는지,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땠을지" 등을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국 둘째는 친구에게 먼저 사과했고, 이 일 이후부턴 갈등 상황에서 감정부터 앞세우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하는 모습을 보이게 됐다. 이를 계기로 부부는 성적이나 결과보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돌아보고 책임지는 태도를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절감하게 됐다. 또 각자의 속도와 재능을 최대한 존중하려고도 애쓰고 있다. 오상종·이가영 부부는 "솔직히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지만 우리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현재에 만족하며 살아가려 노력한다"며 "소망하는 바는 앞으로의 삶도 지금처럼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 그것 뿐이다"고 했다. 아이들이 각자의 꿈을 찾은 훗날에도 '우리 집이 가장 편안한 곳'이라고 느낄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는 게 부부의 바람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바도 부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나중에 커서도 언제나 함께 하는 가족, 웃고 떠들며 따뜻한 가족이 되길 바란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첫째 연재는 "서로 믿고 의지하며 힘든 일이 있어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가족이 됐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진로는 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어떤 일을 하든 끝까지 해내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했다. 둘째 연진은 "각자의 시간도 존중하면서 늘 배려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가족이었으면 한다"며 "커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셋째 연수는 "그림도 그리고 춤도 추는 사람이 될 것"이라며 "자주 웃고, 같이 놀아주는 시간도 많은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내 연우는 "아직 뚜렷한 꿈은 없지만 언니들이랑 계속 같이 살고 싶다"며 "집에 오면 따뜻하고 재미있고 항상 함께 하는 가족이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2026-02-18 12:17:47
[리더 열전] 이승희 (사)청소년꿈랩 대표 "꿈랩 활동이 청소년에 인문학적 소양 경험의 기회 되길 바라"
"학교와 학원 만으로는 청소년 시기에 갖춰야 할 덕목을 배울 수 없다. 인문학적 소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구 수성구의 한 수학학원에서 수십 년간 학생들을 지도해온 이승희 원장의 일갈이다. 그는 학원을 하며 접한 학생들 중 안타까운 부류가 둘 있었는데, '공부에 재능이 없는데 억지로 하는 부류', '공부는 잘 하는데 이기적인 부류'가 그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갈수록 공부를 가르치는 것 보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인성과 리더십을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절감하게 됐다. '참 인재 양성'을 목표로 그가 2016년 (사)청소년꿈랩(이하 꿈랩)을 설립한 이유다. 이런 그를 두고 처음엔 정치에 뜻이 있거나 정부지원금을 염두에 둔 포석 아닌지 등 주변의 부정적 시선도 많았다. 사실 꿈랩을 위해 이승희(53) 대표는 그간 학원해서 번 돈 상당 부분을 투자했고 지금도 학원 운영과 병행하며 기본 경비를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꿈랩 사업에 공감하는 이들의 재능 기부와 기부금도 도움이 됐다. 오해나 경제적인 부분 등 여러 어려움이 많았지만 법인 설립 후 그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소신을 펼쳐나갔다. 꿈랩의 주력 사업인 '선인장 아카데미', '봉사단 활동'(벽화·환경·독도수호·멘토링 봉사단), '독립운동정신계승 활동' 등을 통해서다. 이 가운데 선인장 아카데미는 꿈랩의 설립 취지와 가장 부합하는, 이 대표가 애정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그는 "선인장 아카데미는 인성과 리더십을 겸비한 청소년을 길러내기 위해 설립한 아카데미"라며 "인문학 강연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4대 풍광 등 10주간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나를 위해 살지만 나만을 위해 살지 않는 선인장'을 길러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정신계승 활동은 다른 두 사업에 비해 조금 늦게 시작했다. 2000년부터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인연이 돼 '대구독립운동 청소년아카데미', '나도 대구의 독립운동가 청소년플래시몹' 등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해 1월 광복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그는 "꿈랩과 함께 한 청소년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아카데미를 통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진로를 정한 경우도 있고, 다양한 활동들이 밑거름이 돼 대입 면접과 어려운 입사 면접에 합격한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퀭한 눈빛과 무표정으로 꿈랩에 참여했던 아이들이 행사나 활동을 마치고선 반짝반짝 결의에 찬 눈으로 나가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낀다. 올해는 꿈랩 설립 10주년이라 이 곳을 거쳐간 이들과 기부자들을 초청해 오는 21일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기념행사도 연다. 그간의 활동상을 영상과 리플렛으로 만들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꿈랩에서 활동한 친구들이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 돼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데, 바라는 바라면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것"이라며 "꿈랩 또한 앞으로도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들은 경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그들의 삶에 뿌리가 되어주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2026-02-18 11:57:12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3>스마트팜에서 스마트한 농업
청년농부 강태영(33) 씨와 전제원(39) 씨는 경북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교육 수료생이다. 이 곳에선 농업에 관심있는 청년(만 18~39세)이 스마트팜을 활용해 농촌 창업이나 취업을 할 수 있도록 현장실습 중심의 교육과정(전액 국비 지원)을 20개월 간 운영한다. 스마트팜은 ICT를 접목해 생육환경을 자동·정밀 제어하고 원격 관리하는 지능형 농업 시스템을 말한다. 둘은 각기 다른 시기에 교육을 받았지만 재배품목으로는 똑같이 대추방울토마토를 선택해 스마트 농업을 일구고 있다. 〈청년농부 강태영〉 서울 출신인 강태영 씨의 전 직장은 도서관으로, 책 속에 파묻혀 지내던 사서가 그의 직업이었다. 당시 그는 '진로 독서 동아리'를 운영했는데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며 진로 탐색을 돕던 중 문득 '스마트 농업'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이 눈에 들어왔다. 이것이 그의 진로를 뒤바꾸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학생들에게 "이게 미래다"고 말만 하기 보다 '이건 나도 당장 가서 해야겠는데'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2021년 상주로 귀농했고 동시에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에서 교육도 충실히 받았다. 수료 후 2023년부터는 스마트팜혁신 수료생 동기 2명과 함께 임대 온실(3천200㎡ 규모)에서 대추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상주 혁신밸리 교육과정이 계기 귀농을 결심할 당시 그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여자친구(현재의 아내)와 양가 가족의 걱정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그는 무작정 자신의 뜻을 고집하지 않고 귀농 후의 비전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문서로 꼼꼼히 작성해 브리핑했다. 다행히 모두 응원해줬고 지금은 온 가족이 "그때 참 잘한 선택이었다"며 웃으며 이야기한다. 부모님은 안정적인 소득과 매년 성장하는 아들의 모습에 기뻐하고, 평생 서울에서만 살았던 아내는 처음엔 타지 생활을 걱정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도시를 떠난 삶이 주는 마음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전국의 스마트팜혁신밸리 중 상주를 택한 것은 여기서 다루는 네 가지 품목(토마토, 오이, 멜론, 딸기) 모두 그가 관심 있는 작물이었기 때문이다. 지리적으로도 대한민국 중심부에 위치해 교통이 편리했다. 농사짓기 적합한 상주의 기후 조건에도 주목했는데, 상주의 표준적인 기후 환경에서 농업 기술을 익힌다면 훗날 어느 지역에 가서 영농을 하더라도 충분히 적응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실상 교육을 받아보니 교육과정도 매우 체계적이었다. 2개월 간의 이론 교육을 거쳐 6개월간 농가에서 배우는 교육형 실습, 그리고 12개월 동안 직접 온실을 운영해 보는 경영형 실습까지 탄탄한 커리큘럼 덕분에 흙 한 번 제대로 만져본 적 없던 자신도 무사히 농부로 안착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동기생(4기) 가운데 몇몇은 실습을 마친 후 혁신밸리 내 임대 온실에 입주하지 못해 영농 정착을 포기해야 했다. 지금은 지자체마다 지역 특화 임대형 스마트팜이 늘어나는 추세라 후배 기수들에겐 더 많은 기회가 열리고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데이터 기반 스마트 농업 도전 강태영 씨는 "관행 재배를 염두에 뒀다면 귀농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가 주목한 것은 스마트 농업이 지닌 '미래 가치'였다. 기후 위기나 고령화, 농촌 인력난 같은 사회적 문제들에 가장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농법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 같은 초보 농부에게는 데이터라는 객관적인 지표가 큰 힘이 됐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하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일을 해온 덕분에 식물이 보내는 신호를 데이터로 읽어내는 방식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경험 많은 선배 농업인들의 숙련도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농업이라면 그 간극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좁힐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현재 그는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은 농업을 배우면서 그 성과를 스스로 증명해내는 기간이라 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 경험이 쌓이다 보니 이제 조금씩 욕심도 생긴다. 더 효율적인 유인 기술이나 더 좋은 물 관리 방법이라고 하면 새롭게 시도 또는 도입해보고 싶어진다. 또 임대가 아닌 창업도 준비하고 있다. 무리하게 새 온실을 짓기 보단 기존에 사용되던 온실을 구입해 개보수하는 쪽으로 계획 중이다. 〈청년농부 전제원〉 경주에서 태어나 돌 때 서울로 간 전제원 씨는 한동대에서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뒤 대구의 한 중소기업에서 구매 및 영업직으로 근무했다. 사회생활을 하며 느낀 위기감은 앞으로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단순 사무직이나 영업직은 전문성이나 그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겠다는 것이었다. 미래를 고민하다 내린 결론은 '젊은 사람이 제일 없는 곳에 기회가 있다'는 확신이었고 그게 농업이었다. ◆대대손손 물려줄 농업 회사가 꿈 마침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통해 6만6천116㎡(2만 평) 규모로 초당옥수수를 직접 생산하고 전량 직거래로 완판해본 경험도 있었다. 당시 농업의 무한한 시장성과 미래 가치를 몸소 체험했기에 AI와 전산화가 가속화되는 시대에 농업이야말로 대체 불가능한 최고의 '전문 자영업'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이런 그를 두고 주변에선 "결혼(2017년)도 했는데 왜 그 힘든 일을 하려 하냐"며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남들이 힘들어서 기피하는 일이어야 경쟁력이 있고, 젊을 때 도전해야 기반을 닦을 수 있다"고 설득했다. 드디어 2020년에는 그 뜻을 펼치기 위해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교육생으로 들어가 농업 행보를 본격화했다. 그러다 교육이 진행되던 2021년 땅을 매입해 연동하우스(0.5ha)를 신축한 그는 그해 12월부터 어엿한 농장주로서 대추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다. 현재는 가족 모두 그를 어엿한 농업인으로 인정하고 응원해준다. 특히 경주에서 낳은 세 아이들(은표, 은샘, 은유)이 농촌생활을 즐거워하고 농사를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 전제원 씨는 "농창업 당시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자산을 레버리지(지렛대) 삼아 우리 가족의 생계를 대대손손 책임질 수 있는 탄탄한 가업을 일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제가 닦아놓은 기반 위에서 우리 아이들이 더 여유롭고 전문적인 농업인으로 성장할 모습을 상상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경영학적 접근으로 스마트 농업 교육받은 대로 그는 자신의 연동하우스를 ICT 환경제어 시스템을 갖춘 스마트팜 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단순히 감에 의존하는 농사가 아니라 복합 환경제어 시스템을 통해 내부 온도, 습도, 광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데이터에 기반해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자동 수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작물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정확한 양의 양액을 공급함으로써 대추방울토마토의 균일한 품질과 높은 당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욱이 그는 경영학과 경제학을 전공한 덕분에 숫자를 다루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 능하다. 매일의 환경 데이터와 생육 상태, 투입 비용 등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분석해 생산성을 높이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기록 습관은 농장의 경영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해주고,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농업 경영'의 핵심 자산이다. 또 중소기업에서 쌓았던 구매 및 영업 경력은 판로 개척에 큰 밑거름이 됐다. 농장 초기부터 유통 구조의 중요성을 깨닫고 발 빠르게 움직여 지역 로컬푸드 직매장 7곳과 마트, 거래처 등을 직접 확보했다. 이를 통해 유통 단가는 낮추고, 소비자에게는 신선하고 저렴한 농산물을 공급하며, 농장에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 소비자와 직거래도 한다. 전체 물량의 50%는 SNS 홍보와 택배 직거래를 통해 소비자들에 직접 전달하고 있다. SNS를 통해 농장의 일상도 투명하게 공유한다. 이 부분이 소비자들에겐 '진짜 농부가 보내주는 믿을 수 있는 먹거리'라는 인식을 심어줘 차별화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수익은 이전 직장생활과 비교해 큰 차이는 없지만 가족의 생계를 온전히 책임지고 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4만9천587㎡(1.5만 평) 규모의 콩 농사도 병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나는 수익은 부채 상환 용이다. 단기 목표는 제2농장을 완벽한 스마트팜으로 지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60세 전까지 모든 부채를 청산하고 '빚 없는 농사'를 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 농업 전문가로서 기술력을 갖춰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가업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게 그의 가장 큰 바람이다. ◆청년 농부 위한 투자가 우선돼야 그는 최근 영농정착지원금을 활용해 7천273㎡(2천200 평)의 토지를 매입했다. 이는 청년농이 자산을 형성하고 확장을 계획하는 데 결정적인 마중물이 됐다. 그런데 역설적에게도 지원이 너무 과하면 자생력이 약해지고 공급 과잉으로 시장이 망가질 수 있다고 우려도 한다. 양적 팽창보다 농가가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돕는 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청년들의 농촌 정착을 위해서는 농촌을 살기 좋은 환경(의료, 교육, 문화)으로 만드는 적극적인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청년농부 6년차의 제언이다. 스마트 농업의 미래와 관련해선 "무턱대고 추천하지 않는다"고 했다. 막대한 자본과 기술이 필요하고 베테랑들과 경쟁해야 하는 위험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한 농사 기술을 먼저 익히고 어느 정도 자본이 축적됐다면 스마트 농업은 한 사람이 지닌 가치가 매우 귀하게 쓰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26-02-09 11:10:04
[리더 열전] 이호경 대구FC엔젤클럽 회장 "대구FC 매개로 대구 정신 이어갑니다"
대구FC엔젤클럽은 대구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대구FC의 시민 후원단체다. 대구FC도 2002년 월드컵 축구 붐에 힘입어 그해 역대 K리그 최초로 시민 구단으로 창단됐고, 엔젤클럽도 2016년 국내 프로스포츠 최초로 순수 민간 후원활동 단체로 창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후 대구FC와 엔젤클럽은 10년을 동반자로 함께 해왔다. 그 여정에서 대구FC가 어떤 위치에 있든 구단을 향한 엔젤클럽의 사랑은 변함없었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엔젤클럽은 지난해 12월 민간단체 최초로 '프로축구연맹 감사상'을 받았다. 대구FC엔젤클럽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가 이호경(64) 대영에코건설(주)·대영리츠건설(주) 회장이다. 엔젤클럽의 초대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이끌고 있는, 엔젤클럽의 역사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 회장은 "개인적으로 축구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는데 '시민 구단을 우리 시민의 손으로 성공시키자', '대구FC를 매개로 애향심과 시민의식을 고취해보자'는 취지로 엔젤클럽을 만들게 됐다"며 "지금은 프로구단과 민간 후원단체의 상생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국적인 롤모델로 주목받고 있다"며 자부심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부모나 가족과 같이 대구FC가 지속하는 한 계속해서 지지하고 후원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엔젤클럽 회원들 덕분"이라며 "아울러 대구FC를 열렬히 응원해준 대구시민들께도 감사인사 올리고 싶다"고 했다. 사실 대구FC는 창단 이후 숱한 부침을 겪어왔다. 2013년엔 K리그 2부로 강등됐고, 엔젤클럽이 창단된 2016년엔 1부로 승격해 도약과 전성기도 누렸지만 지난해 11월 또다시 2부로 아픔을 맛봤다. 하지만 강등 이후에도 엔젤클럽의 후원액은 오히려 증가했고 신입 엔젤(후원자) 가입도 평소처럼 이뤄지고 있다. 이 회장은 "우리 엔젤클럽은 대구FC를 대구의 브랜드이자 대구 정신(국채보상운동 등 애국심과 공동체 정신)의 계승으로 생각하고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나온 10년을 바탕으로 더 발전된 모습으로 향후 10년 나아가 100년 엔젤의 성을 쌓아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구FC에 바라는 바는 성적이 아닌, 시민 구단의 맏형 답게 마음가짐과 경기력에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져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포츠를 넘어 문화적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구단이 유소년선수 육성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기울여 여기에서 육성된 선수들이 선순환되는, 장기적 차원의 시스템 운영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엔젤클럽의 목표와 관련해선, "'축구는 대구다! 대구는 엔젤이다'란 우리의 모토처럼 시민사회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는 엔젤클럽이 됐으면 좋겠다"며 "현실적으로는 '엔젤클럽의 지속성'이 최우선 가치인 만큼 시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2026-02-08 14:17:01
[낳아보니 행복이다] 김지하·김창숙 부부 "봉화에서 이웃과 함께 육아했어요"
한국수자원공사에 다니는 김지하 씨와 경북도장애인복지관 봉화분관에 근무하는 김창숙 씨는 동갑내기 부부다. 서른 살에 결혼해 올해로 결혼생활 18년차인 이들은 현재 경북 봉화군에서 생활하며 자녀 셋을 키우고 있다. 큰딸 수현은 고등학교1학년, 둘째 수민은 중학교 3학년, 막내 현성은 초등학교 5학년이다. ◆시골이 아이 키우기 좋아 김지하·김창숙 부부는 "봉화라는 시골에서 아이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어 좋았고, 또 도시보다 이웃과 교류가 많은 점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놀이터 및 놀이시설이 없다는 것은 시골에 살면서 불편한 점이다. 얼마 전 놀이시설이 한 곳 생기기는 했지만 세 아이가 어릴 때는 없었다. 인근 다른 지역의 실내 놀이터나 놀이시설을 이용하곤 했다. 그래도 아이들 모두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맙다. 큰딸은 장녀라 그런지 자기 자리에서 늘 책임감 있게 모든 일을 잘해내며, 친구들에게도 다정하고 착하다고 인정을 받는다. 둘째는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 함께 어울려 노느라 공부는 잘 챙기지 않는 편이다. 대신 운동과 아재개그(유행이 지난 썰렁 농담)에 재능이 있다. 막내는 애교쟁이다. 춤도 잘 추고 엄마가 늦게 귀가할 때면 제일 먼저 연락하고 걱정해준다. 씨름, 복싱, 풋살 등 다양한 운동을 좋아하고 승부욕이 강하지만 집에서는 누나들과 엄마아빠에게 한없이 다정한 남자다. ◆아이들끼리 잘 챙기니 '든든' 맞벌이 부모다 보니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하지만 다자녀가정의 최대 이점, 바로 아이들끼리 알아서 잘 논다는 것이다. 김창숙 씨는 "직장에 매인 몸이라 방학 때 아이들 점심식사를 챙겨줄 수 없는 형편이었는데 큰아이가 볶음밥을 해서 동생들에게 주더라"며 "동생들도 서로 준비물 빠진 것 전달해주고 운동회가 열릴 때면 총출동해서 응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너무 든든하고 행복하다. 자랄 때도 그렇지만 살면서 외롭지 않고 의지할 수 있는 형제자매가 있다는 것은 큰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평일 저녁이나 주말은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가지려 노력한다. 엄마는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시간 둘째(수민)와 봉화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정구를 함께 배우고 있고, 아빠는 주말에 전적으로 아이들과 놀아준다. 주말에는 가족 외식이나 장보기, 바깥 나들이도 즐겨한다. 때로는 인근에 사는 친가와 외가에 가서 식사도 하고 농사일도 거든다. ◆이웃들과 공동 육아로 부담 ↓ 지금은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커 손 갈 일이 적지만 어릴 때는 아이 셋 육아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 힘든 여정에 힘을 덜어준 이들이 있었으니 아파트 이웃주민들이었다. 김지하·김창숙 씨 가족은 봉화읍의 한 아파트 502호에 사는데 당시 503호와 504호도 다자녀가정인데다 연령대도 비슷해 육아 동지로 지냈다. 8층과 1층 등 주변에도 다자녀가정이 꽤 있었다. 이렇게 어찌어찌 공동 육아를 하다 보니 그 힘든 육아가 훨씬 수월해졌고 재미도 있었다. 시간만 나면 한 집에 모이거나 바깥 나들이도 함께 하며 어울려 지냈다. 크리스마스엔 한 아빠가 산타 복장을 하고 다른 집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등 각종 이벤트도 함께 했다. 특별한 육아 노하우가 없어도 이웃들과 함께 하다 보니 아이들도 스스로 잘 커 줬다. 김창숙 씨는 "다자녀가정이란 공통점 아래 엄마아빠들끼리 소통이 잘 됐고 아이들도 친자매형제인 것처럼 어울려 놀았다"며 "진짜 대가족인 것처럼 살다 보니 자연스레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와 양육 부담이 감해졌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학업으로 바쁜 시기라 예전만큼 가족들 전체가 뭉치는 일은 많지 않지만 엄마들끼리는 여전히 자주 모여 대화도 하고 시간을 보낸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교육관 이 집의 교육철학은 아이들에게 최대한 자유롭게 결정하고 행동하게 하되 그에 따른 결과는 본인이 지게 한다는 것이다. 학습도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하면 지원을 다 해주지만 싫다고 하면 강요하지 않는다. 현재 둘째는 학원을 다니기 싫어해 학원을 다지 않는다. 대신 성적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알아서 지게 하고 있다. 부부는 "부모로서 솔직한 마음은 지금 학원을 더 보내 성적도 올리고 나중에 좋은 직장도 얻게 하고 싶다"며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내 욕심이 아이들에게 모두 좋은 영향으로 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현재로서는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해서 결정을 하도록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번은 막내가 여름인데 겨울옷을 입고 어린이집에 간다고 떼를 써서 그냥 겨울 점퍼를 입혀 보냈더니 다음날은 더웠는지 그 옷을 입고 가지 않았던 에피소드도 있다. 결국 아이가 원하면 해보게 하고 본인이 깨달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이 부부의 교육법이다. 김지하 씨는 "한 집에 같은 부모라도 아이 셋 중 누구 하나 생김새와 성격, 특기, 기호 음식 등이 같은 게 하나도 없다"며 "그래서 하나하나 제 특성을 잘 살려줘야겠다 생각하고 있고 또 각자의 몫은 스스로가 찾아갈 것이란 믿음으로 자율성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 난관는 경제 문제 다자녀가정으로 살면서 애로점을 꼽으라면 함께 외식을 가도 4인 테이블이 기본이라 늘 테이블을 2개 사용하면서 떨어져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들이를 가도 체험이나 숙박시설이 대부분 4인 기준이라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사실 이보다 더 근본적인 어려움은 경제적인 부분이다. 식비를 비롯해 모든 면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고민은 주거와 학원비 관련이다. 주거의 경우 아이들이 크면서 각자의 방을 갖고 싶어하는데 생활비도 빠듯한 마당에 대출 받아서 큰집으로 이사 간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시골이라고 집값이 그리 저렴한 것도 아니다. 학원비는 매달 가계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요인인데, 아이들 학원비랑 보험료에 김창숙 씨 월급을 고스란히 쏟아부어야 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부부의 노후는 생각할 겨를도 없고 전혀 대비도 못하고 있다. 그는 "맞벌이를 안 하면 아이들과 이런 평범한 생활도 어렵다"며 "아이들 셋과 지내는 지금이 참 행복하긴 하지만 제도적으로 다자녀가정 지원이 확대된다면 정말 편안하고 더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오래 함께 하는 게 소원 김지하·김창숙 부부는 땅을 밟고 살 수 있는 현재의 이 환경에 감사한다. 그런 점에서 고향인 봉화는 꽤 만족스런 곳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지역이라 아이들에겐 정서적인 면과 신체적인 면 모두 긍정적이었다. 앞으로 자녀들이 각자 가정을 꾸린 후에도 봉화에 모여 함께 살면 좋겠다 싶지만 그건 아이들의 선택이고 욕심 낼 일은 아니라 생각한다. 김지하 씨는 "우선 단기적으로 바라는 바는 세 아이 모두 무탈하게 교육 잘 시켜 본인 하고 싶은 일 하며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했고, 김창숙 씨는 "아이들이 장성해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온가족이 모여 이야기 나누며 살고 싶다"고 했다. 자녀들의 바람도 가족의 행복과 관련된 것이다. 첫째 수현은 "점점 성장하는 가족이 됐으면 한다"며 "엄마가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모습을 보니 저 또한 가족들과 함께 이웃을 더 많이 도우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피력했다. 둘째 수민은 "여행이나 집안일 등에 있어 서로 상의해서 결정하고, 고민이 있을 때는 거리낌없이 이야기하며, 서로 응원하는 대화가 많은 가족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막내 현성은 "가족 모두가 집에서 자주 만나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세상에서 웃음이 제일 크게 나는 즐거운 집이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현재도 그렇지만 미래에도 어디에 살든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오랫동안 함께 하는 것, 이것이 이 가족이 바라는 가장 큰 소원이자 꿈이다.
2026-02-04 12:40:02
박정우 전 대구 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 부대장 "장기기증으로 마지막 봉사하고 떠나렵니다"
박정우(68) 전 대구 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 부대장이 최근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 2017년 전립선암 3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그는 현재 계명대 동산의료원에 입원 중이다. 이번에 장기기증 서약을 한 이유는 이것이 생애 마지막 봉사 기회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전 부대장은 "평생 봉사를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왔고 지금은 언제 생을 마감할 지 모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봉사가 무엇일지 고민하다 장기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대생들이 시신이 부족해 해부 실습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줌 재로 사라지기 보다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봉사자다운 마무리 행보 아니겠나 싶었다는 것이다. 그는 건강을 잃기 전 오랜 세월 의용소방대에 몸 담으면서 화재 예방과 진화 등 주민 안전을 위한 봉사에 최선을 다해왔다. 지저·불로·도평·공산동을 권역으로 하는 불로지역의용소방대장을 지냈고 전국 군용비행장 피해주민연합회 부회장 등도 역임했다. 불우이웃 돕기 등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동부소방서 의용소방대 부대장으로 승진임용됐고 대구시장 봉사상과 소방방재청장 봉사상, 행정안전부장관 표창 등도 받았다. 박 전 부대장은 "삶의 끝자락에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이웃을 더 사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후회로 남는다"며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부디 서로 양보하고, 욕심을 내려놓고, 이웃을 배려하며, 사랑과 용서의 마음으로 살아가시라는 말씀"이라고 했다.
2026-02-01 09:54:38
[리더 열전] 박병욱 (사)우리는친구 이사장 "모두가 나의 친구라는 생각으로 사랑을 실천합시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 성경(사도행전 20장 35절)에 나오는 말씀이다. 사단법인 '우리는친구'는 이를 실천하기 대구중앙교회 성직자와 신도 등이 2011년 설립한 단체다. '어린이, 지역사회, 세계와 함께 하는 우리는 친구'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사장은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지낸 이 교회 박병욱 위임목사다. (사)우리는친구는 설립 이후 기아 구제, 질병 퇴치 및 재난 구호, 아동 교육, 의료봉사 지원 등의 사업을 무수히 펼쳐왔다. 지난 한해만 해도 대구 침산동과 칠성동 일대 어려운 이웃들에게 5만원 상당의 사랑의 선물박스(쌀, 식료품, 밀키트) 100개를 전달했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 가족 및 경주지역 고려인 아동청소년들에겐 생활비를 지원했다. 위기가정 난방 지원 및 정수기 렌탈비 지원, 소외계층 반찬 지원 등도 수차례 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5일 취약계층에 쌀 10㎏ 200포(600만원 상당)를 기부했다. 국외에서의 구호사업도 이에 못지 않다.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네팔, 방글라데시, 파라과이 등지에서 교육비와 의약품, 급식비 지원을 하고 있고,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인 아프리카 부룬디의 샬롬장애인센터에는 매월 2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박병욱 이사장은 "어린이들이 웃을 수 있는 세상,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섬겨 함께 사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며 "나아가 기아와 환경 위험, 자연 재해와 전쟁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지구촌 어디든 달려가 나눔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사업 만큼이나 운영비 조달도 큰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별 어려움은 없다는 게 박 이사장의 전언이다.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일반 후원금, 수시로 들어오는 특별 후원금, 개인 후원금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예산(후원금액)을 전년 대비 3% 높게 세우기도 했다. 체감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후원금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는 의미라 기대를 담고 그리 결정한 것이다. 박 이사장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꽤 많다"며 "모두가 나의 친구라는 생각으로 작은 사랑을 나눠보시길 바란다"고 권유했다. 나누면 나눌수록 더 큰 행복이 밀려올 것이라면서 말이다.
2026-01-29 16:32:20
[청라언덕-이현주] 우리 농업·농촌·청년 농부에 관심과 애정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농업 및 농촌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실시한 '2025년 농업·농촌 도시민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민의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과 긍정적 이미지는 각각 61.3%와 77.0%로 전년 대비 18.8%포인트, 6.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농업·농촌을 둘러싼 구조적 위기(농업재해 증가, 농가 경영 불안, 농촌 소멸 위기 등)와도 맞물려 농업·농촌의 시장적 가치에 주목한 결과로 풀이될 수 있다. 하지만 도시민들이 놓치고 있는 게 있다. 농업이 지니는 다양한 공익적 가치와 기능, 즉 식량 안보를 비롯해 환경·경관 보전, 토양 유실·홍수 방지, 생태계 유지, 전통문화 계승 등이 그것이다. 미국과 독일, 스위스 등 주요 선진국들이 국가 전체 경제 규모의 1% 남짓인 농업을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 이상으로 적극 보호 및 육성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도 2025년 이후 농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식량안보 강화, 스마트농업 활성화, K-푸드 글로벌 확산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상북도가 최근 몇 년간 보이고 있는 농업 행정 및 정책의 성과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북은 전남·전북에 비해 농업 규모가 크지 않아 지금껏 각종 평가대회에서 순위에 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북도의 농업 행정 최일선에 있는 경북농업기술원이 '2025년 농촌진흥사업 우수 기관 평가'(농촌진흥청 주관)에서 전국 1위(최우수 기관)를 차지한 것은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2000년 이후 25년 만의 수상이다. 경북농업기술원은 이번 평가에서 경북도 농정 핵심 사업인 농업 대전환(들녘특구 및 특화작목특구 사업) 추진, AI·로봇 적용을 통한 스마트농업 기술 확산, APEC 문자 사과를 통한 대한민국 사과 세계화, 초대형 산불 피해 농가 복구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중 들녘특구 사업은 기자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5회 기획(농업 대전환, 경북 '들녘특구')으로 본지에 게재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경북도는 '2026년도 농촌진흥사업 예산 확보 전국 1위', 농촌진흥청 선정 '2025년 청년 농업인 육성 최우수 기관' 및 '2025년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대표 성과 전국 톱10 연구소 1위'(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 등의 성과도 냈다. 이런 결과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경북도의 농업 발전에 대한 의지, 경북농업기술원의 실행력 등이 어우러져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022년 경북 농민의 평균 소득이 도시 근로자의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를 듣고 "농민들이 땅도 가지고 있는데 왜 이렇게 소득이 낮은가. 농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고 했고 그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 잘사는 농촌을 위한 '농업 대전환'이었다. 이런 방침에 맞춰 경북농업기술원은 현장에 기반한 기술 지원과 사업 추진으로 해당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새해에도 경북도는 농업 대전환 및 부자 농촌 만들기를 위한 행보를 멈추지 않는다. AI 접목, 스마트팜 등을 통해 경제성 있는 농업을 지향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기술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농촌 공동화 현실에서 청년 농부 육성에도 각별한 정책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경북 농업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농업, 농촌, 청년 농부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애정도 이에 비례해 커지길 기대한다.
2026-01-29 13:26:19
김성연 전 칠곡군농업기술센터 농업지도사, 사주명리학 책 출간
김성연(58) 전 칠곡군농업기술센터 농업지도사가 최근 명리학 책 '나를 아는 지혜의 길, 사주 공부'를 펴냈다. 저자는 2023년 축산업을 하는 남편을 돕기 위해 정년 보다 일찍 공직을 마무리했고 이후 대구의 한 사찰에서 마음공부(명상)를 하다 사주명리학을 접하게 됐다. 3년 간 정식으로 명리학 공부에 매진한 끝에 사주란 결코 미래를 단정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아는 지혜의 지도, 나를 비추는 거울'임을 깨닫게 됐다. 책은 쓴 이유도 이런 깨달음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조금이나마 인생 길잡이 역할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는 "내가 타고난 기질을 알고 강한 면과 약한 면을 살펴보면 삶은 훨씬 더 선명하게 보인다"며 "그럴 때 우리는 운명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삶을 조율하는 존재가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한인연법 연구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2026-01-26 16:47:09
[청년! 농업·농촌에서 희망을 찾다] <2>스마트 기술로 농업을 다시 깨우다
경북 고령에서 딸기농사를 짓는 이기욱(27) 씨와 성주에서 참외농사를 짓는 조상범(35) 씨는 인생을 농업에 건 청년들이다. 둘 다 고향을 떠나있다 농업에서 비전을 발견하고 귀향을 단행했다. 이후 기존 재배법이 아닌 신기술을 적용하며 청년 특유의 도전정신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둘은 닮은꼴이다. 〈청년농부 이기욱〉 고향이 고령인 이기욱 씨는 학업 때문에 도시로 나갔다 취업까지 했지만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이상하게 '내가 직접 만들어내는 일'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농업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됐다. 그렇다고 의욕만 갖고 무작정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이 가진 드론 기술로 농사 현장에서 직접 방제도 해보며 농업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아가기 시작했다. 이런 숙고의 시간 끝에 2024년 귀향을 단행했고 현재는 3헥타르(ha) 정도 되는 시설 규모로 딸기와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해에는 결혼도 했다. 그는 "저의 2년 전 결정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직업이자 산업으로서 '농업'을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딸기 수직재배 '고수익' 기대 올해로 3년 차 농부인 이기욱 씨는 지난해 딸기농사에 새로운 농법을 도입했다. 경북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가 개발한 수직재배 시스템이 그것이다. 딸기 수직재배 특허기술은 기존 고설베드(높이 90~120cm 재배틀) 위에 받침대를 설치한 후 특허 화분을 아파트 형태의 다단으로 설치한 것이다. 1단으로 재배하던 것을 3단 수직으로 재배하게 되니 기존보다 3배 가량 더 많은 딸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시설하우스 3동을 가동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수직재배 시설을 위한 투자비도 하우스 3동을 설치하는데 따르는 비용(시공비와 자재비 등) 보다 17% 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토지 구입비가 전혀 들지 않으니 투자비용은 이보다 훨씬 적다. 수직재배에 따른 투자비를 당해 연도부터 회수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요인이다. 2년 차부터는 3배의 조수입(필요한 경비를 빼지 않은 수입)을 얻을 수 있다. 작업동선이 줄어 노동력 절감 효과가 크고 병해충 방제와 정밀 관리도 가능하다. ◆6차산업 등 농업 확장 이에 더해 이기욱 씨는 가공품(딸기잼) 생산, 체험 프로그램 등 6차산업 형태로도 농업을 확장하고 있다.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위한 차원이다. 판매를 위한 홍보활동에도 열심이다. 블로그와 SNS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 직거래 판매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그는 "청년농업인을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필요한 부분이 중·장기적인 컨설팅과 판로 지원 확대"라며 "단기적인 지원보다는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농사를 지으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정성껏 키운 딸기와 블루베리를 소비자들이 맛있다고 이야기해줄 때다. 특히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농업을 즐겁게 경험하는 모습을 볼 때 농사가 생산의 가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연결되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농사일지 그의 1년 농사는 9월 모종 정식을 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후 작물이 안정적으로 활착할 수 있도록 온도와 습도 조절, 생육 관리 등에 집중한다. 12월부터는 본격적인 수확이 이뤄진다. 품질 관리와 선별 작업을 하고 수확한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과 판매도 동시 진행한다. 이듬해 3월부터는 방문객들을 위한 농장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6월부터 9월까지는 다음 작기를 위한 모종 관리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며 가온하우스를 활용한 농사는 연중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점은 날씨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사 특성상 예측이 어렵다는 점, 그리고 육체적인 부담이다. 단조롭고 문화·여가 측면이 부족한 농촌생활도 청년층에겐 힘든 부분 중 하나다. 그는 "이런 단점 보다는 농업을 통해 얻는 성취감이 더 크기 때문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라며 "예전(직장시절)에는 고정 월급이었지만 지금은 수확량과 판매방식에 따라 소득이 달라지니 그만큼 성장 가능성과 만족도가 크다"고 전했다. ◆청년에게 농촌은 기회의 땅 이기욱 씨는 농업과 농촌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본다. 농업은 아직도 많은 가능성을 가진 분야이기에 젊은세대의 시선과 도전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렇기에 농업은 그에게 단순 생계 수단의 의미 만은 아니다. 하나의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수직재배를 더욱 안정화시키고 체험형 농장과 가공품 사업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사계절 운영 가능한 농장을 만들어 하나의 브랜드로 소비자와 만나는 날을 꿈꾸고 있다. 그는 "현재 우리 농촌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동시에 스마트농업과 6차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기회도 많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농업에 더 많이 참여한다면 농촌의 모습도 획기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귀농귀촌을 고려하는 청년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농업은 작물의 생육부터 생산, 판매까지 스스로 결정하고 감당해야 하는 일인 만큼 절대 가볍게 접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귀농 전 충분한 경험을 통해 농업의 현실을 직접 느껴보고, 자신의 삶의 방향과 맞는지도 신중하게 판단한 뒤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농부 조상범〉 성주의 참외농부 조상범 씨는 영농 경력 11년 차다. 2019년 청년후계농 선정에 이어 2025년에는 우수후계농업경영인으로도 선정됐다. 현재 촌스러움영농조합법인의 대표이며 참외 농사 규모는 4ha(시설하우스 48동) 가량 된다. ◆참외 농사로 승부 걸다 경북대 농과대학을 나온 그는 졸업 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인턴으로 사회 첫 발을 디뎠다. 학창시절부터 농업 이론보다 농촌 현장실습을 더 좋아했던 그는 이 곳에서 농산물 가격을 조사하거나 농가를 만나 농사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 얼마 있지 않아 농식품 회사인 CJ제일제당으로 자리를 옮겼고 월급을 차곡차곡 모아 농사지을 종자돈도 마련했다. 더군다나 2017년 당시에는 농업정책이 청년농업인에 대한 지원제도가 개선되던 참이라 그해 결혼한 아내와 함께 고향 성주군 용암면으로 고민 없이 향할 수 있었다. 처음엔 경종축산업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높고 자금회전율이 낮아 첫 농창업을 하기에 진입장벽이 높았다. 대신 참외로 눈을 돌렸더니 품질과 소득 면에서 경쟁력이 있어 자신에게 적합한 품목이라는 판단이 섰다. 이런 믿음으로 참외 재배에 뛰어든 그는 짧은 기간 안에 억대 매출을 달성하는 성과도 거뒀다. ◆자연 퇴비+스마트 농기술 억대 매출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자연 농법, 스마트 농업기술 적용 등이 빚어낸 결과다. 우선 조상범 씨의 참외 농장에선 일절 기비용 살균제와 살충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가축의 분뇨와 수피 만을 활용해 만든 퇴비를 쓴다. 또 현재 토경재배를 90% 이상 하고 있지만 최신 농업기술과 스마트팜 시설도 적극 활용, 작물 생산의 정밀화 및 효율화를 이뤘다. 내부 토양온도, 일사량, 내부온도, 습도, 기상청 데이터를 다년 간 축적해 주어진 환경 조건 내에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재배방식을 작동하고 있다. 농산물 출하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관행적으로 착과를 하고 수확을 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간의 참외 생산량 및 가격 그래프 분석을 통해 출하 시기와 작기 운영방식을 결정한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는 2억5천만원을 투자해 전체 재배면적의 10%를 양액 수직재배로 바꿨다. 기존 참외 재배방식이 갖는 한계(토양 염류 집적과 포복형 재배로 인한 노동 강도 및 노동 환경)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양액 수직재배법은 토양 없이 대체 재료(피트모스 등)에 생육에 필요한 양분을 수용액으로 만들어 작물에 공급하는 양액재배와 서서 작업할 수 있는 수직재배법을 합친 것이다. 이를 통해 단위면적 생산량을 늘리고, 노동 강도를 낮추며, 시설 활용도를 높여 소득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그에게 농사는 재미있고 늘 내일이 설레는 일이다. 귀농을 생각하는 청년들을 향해서는 "도전하고 경험하라"면서도 "다만 자신이 농사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인지는 잘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26-01-26 09:51:55
"수도원은 기도의 근원을 만나는 일이죠"..'유럽 수도원 순례 1' 펴낸 대구대교구 김정우 신부
"수도원은 신앙의 첫 자리입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원로사제인 김정우 신부(요한 사도)가 최근 '유럽 수도원 순례 1: 정통 영성을 찾아서'를 펴냈다. 저자는 2006년 동유럽 수도원 순례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유럽·동유럽·이집트 사막·한국 등지의 수도원 순례를 이어갔다. 이 책은 '순례자의 노트'이자 '영성 인문서'다. 매번 순례를 떠나며 품었던 문제 의식으로 문을 열고, 현장에서 만난 수도원의 풍경과 체험, 그 지역의 교회사·역사적 맥락을 차분히 풀어내고 있다. 마지막에는 수도원과 수도 생활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1차부터 10차까지의 여정이 실렸고, 거의 모든 페이지에 수록된 사진은 현장감을 더한다. 저자가 수도원에 매혹된 건 1980년대 후반 오스트리아 유학시절이다. 학업과 사목 사이에서 지칠 때면 빈 근교 수도원을 찾았고 그곳에서 위로를 얻었다. 수도원은 신앙의 시작점으로 돌아가 기도의 근원을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후 수도원 순례가 오늘의 교회가 요구받는 변화(신심의 내재화, 사랑과 겸손, 자기 성찰로 나아가는 심층 종교)에 하나의 사목적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보고, 성지·로마 중심으로 쏠린 순례의 지형을 넓히며 매번 다른 주제와 장소로 수도원 순례를 떠나고 있다. 그는 "세상을 순례한 이 기록들이 독자들에게 잠시나마 삶의 길 위에 머무르는 고요한 시간을 줄 수 있음 좋겠다"고 피력했다. 한편 저자는 1983년 사제 서품을 받았으며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구가톨릭대 신학교수, 대신학원 원장, 대구가톨릭대 제26대 총장을 지냈다.
2026-01-25 15:23:30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25기 원우회, 이웃돕기 성금 100만원 기탁
매일탑리더스아카데미 25기 원우회(회장 이순정)는 21일 매일신문을 찾아 이웃돕기 성금 100만원을 기탁했다. 이 성금은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취약계층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순정 회장은 "앞으로도 기부와 봉사활동 등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는 25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2026-01-21 15:4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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