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외무상

    北외무상 "핵보유 의지, 백년·천년이 지나도 절대불변"

    북한이 "핵보유 의지가 백년·천년이 지나도 절대불변"하다는 대목이 담긴 담화문을 24일 발표했다. 앞서 '완전한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의 공동성명에 반발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에 따르면 북한 최선희 외무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보유 의지는 영원하다' 제하의 담화문을 통해 "그 어떤 경우에도, 그 무엇으로써도 되돌릴 수 없고 백년, 천년이 지나도 절대불변할 우리 국가의 확고부동한 핵 보유 의지를 가장 단호한 어조로 재천명,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3국의 공동성명을 겨냥해 "비현실적인 '비핵화' 목표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변함없이 적대적이려는 미일한 3개국의 시대착오적인 대결적 본색이 또다시 유감없이 표현되였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이로써 미국과 그 동맹세력들이 아무리 표현을 달리하고 겉포장을 바꾸어도 '비핵화'라는 실현 불가능한 망상을 버리지 않았으며 버릴 수도 없다는 것이 다시금 확증되였다"고 덧붙였다. 최 외무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반대하는 힘의 정책은 실패했으며, 그 어떤 국가나 세력도 우리에게 국가주권과 핵심이익 수호에서 후퇴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면서 "대결과 대화의 양립은 그 누구에게 통할지 몰라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있어서는 절대로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핵은 그 누구도 다칠 수 없는 국가주권의 핵심 구성이고 국권수호의 최고의 담보로 된다는 우리의 평가와 입장은 확고하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비핵화'를 열창할수록 우리 국가의 당위적인 핵 보유의 정당성과 그 강화에 필요한 명분만을 깔아주고 우리의 대미 대적 입장을 보다 강경하게 굳혀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현실 부정은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적대 세력들의 수사적 주장과는 무관하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 보유국 지위가 절대 불가침의 존재로 영존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핵을 가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중심으로 하는 지정학적 구도의 재편과 고착은 필연적"이라고 했다. 이같은 북측의 발언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한 비핵화'가 대화 의제에 오를 수 없음을 재차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북미대화의 문턱을 높여 향후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한미일 3국 외교장관들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북한의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 지뢰밭 걷는 장병들⋯北 소행 가능성에도 軍

    지뢰밭 걷는 장병들⋯北 소행 가능성에도 軍 "증거 없다"

    지난 21일 육군 25사단 관할구역인 경기도 연천군 휴전선 인근에서 북한이 남쪽에 몰래 만든 지뢰조성지대 확인을 하던 중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장성 출신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가 매설한 지뢰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 원인이 된 지뢰가 북한의 목함지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는 취지다.강 의원은 23일 매일신문 유튜브 '금요비대위'에 출연해 "우리나라는 통상 대인지뢰로 M14와 M16를 사용한다. M14는 폭약량이 29g이라 지뢰 덧신을 신으면 골절상 정도 발생하고 M16은 폭약량이 450g이라 사람이 살아있을 수 없다. 반면 북한이 2015년에도 사용했던 목함지뢰는 폭약량이 200g 정도다. 이 정도 부상이 일어났다면 북한의 목함지뢰라고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것"이라고 했다.이어 "우리가 사용하는 M14나 M16 지뢰의 폭약량이 아닌 걸로 봐서는 북한에서 유실된 게 밀려왔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는 지형을 보고 판단할 문제인데 시간 발생 3일이 지났다. 그럼 1차 조사는 끝났어야 했다"며 "그런데 국방부가 제대로 된 대답을 안 하니까 국민은 '뭔가 숨기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한다. 뭔가 숨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게 열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강 의원은 "만약 군 통수권자였다면 지금 이렇게 제한된 정보만 가지고 뭐라고 발표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받자 "무조건 북한이 했다고 주장할 수 없지만 '북한이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 면밀히 조사해라' '만약 북한이 도발을 한 것이라면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말 정도는 했을 것"이라며 "만약 북한의 도발이 맞다면 강하게 나가야 한다. 평화를 얘기하려면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는 힘을 상대가 느끼도록 미리 보여줘야 한다. 상대의 잦은 도발에 가만히 있으면 그건 굴종이지 평화가 아니다"라고 했다.강 의원은 강신철 신임 국방부 장관이 "2015년 목함지뢰 도발 때와 달리 현재까지 확인할 영상이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사건이 벌어진 지역에는 과학화 경계 시스템이 구축돼 주야간 CCTV가 있다. 밤에는 열영상 감시 장비도 있다. 2015년에 바로 TOD 영상에 잡힌 것"이라며 "이번에는 없다고 하는데 이게 진짜 없는 건지 감시를 못한 건지 궁금하다. 물어봤는데 답이 없다. 진짜 없는 건지 사각지대라서 가시선으로 분석할 수 없는 건지 국방부나 합참이 명확하게 얘기해 국민적 의혹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동훈

    한동훈 "北이 추석에 쳐들어오면 연휴 끝나고 싸울 건가"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 현장조사가 추석 연휴 이후로 예정됐다는 한 언론 보도를 공유하며 "즉각 조사해야 한다"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한동훈 의원은 추석 연휴 첫날이기도 한 24일 오전 11시 47분쯤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한 뒤 "이재명 정부가 우리 군이 전상을 입은 경위에 대한 조사를 '추석 연휴 이후'에 할 것이라고 한다"며 "즉각 해야 한다. 지금도 늦었다"고 밝혔다.이어 "북한군이 추석 연휴 때 쳐들어오면, 추석 연휴 끝나고 나서부터 싸울 겁니까"라고 반문했다.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21일 경기 파주시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우리 군이 유엔군사령부와 함께하는 현장조사를 추석 연휴 이후 실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군은 사고 장병들의 정신적 충격과 현장의 2차 지뢰 폭발 위험 등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사가 늦어지면 기상 상황이나 외부 요인으로 현장 증거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한동훈 의원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싸울 것이냐"는 표현은 하루 전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같은 사고를 두고 던진 "영상이 없으면 전쟁 때도 반격 못 하나"라는 비판도 연상시킨다.윤상현 의원은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북한 지뢰 여부를 판단할 명확한 영상이 없다고 설명한 것을 겨냥해 "전장 곳곳에 CCTV라도 설치해 놓고 녹화 영상을 돌려본 뒤에야 대응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한 바 있다. 군 당국은 북한 목함지뢰를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폭발물 종류와 매설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두 의원은 최근 대여 공세에서도 접점을 넓히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한동훈 의원의 국민의힘 복당 문제에 대해 당 지도부가 "대승적으로 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장동혁 대표 등 당권파와 다른 목소리를 냈고, 한동훈 의원이 발의한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정안에도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 [단독]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美 대통령' 비난 교육한 육군

    [단독]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美 대통령' 비난 교육한 육군

    육군이 한미연합훈련이 한창이던 지난달 훈련소에 입소한 훈련병을 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23일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교육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과 27일 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에서는 훈련병 1천600명으로 대상으로 '강한 군대를 이끄는 힘! 신뢰와 사호 존중 병영'이라는 주제로 강의가 펼쳐졌다. 서울동북여성민우회 이사인 이해경 젠더와인권교육원장이 연단에 섰다.문제는 이 원장이 강의 도중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의 논란 발언을 강의 자료로 썼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칸 영화제에 참석한 하비에르 바르뎀은 전쟁 원인으로 '유해 남성성'을 꼽으며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네타냐후 이스라엘 대통령을 비난한 바 있었다. 이 원장은 발표 자료 가운데 '유해한 남성이 전쟁 원인'이라는 챕터에 최근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주요 전쟁의 원인이 이들 지도자의 '유해 남성성'이란 취지의 기사를 가득 채웠다.이는 강의 도중에 나온 단순 실언이 아니라 사전에 기획된 교안이었다. 게다가 이 교육이 이뤄진 건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한미 양국이 비중 있게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 기간이었다.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교육이 이뤄진 것이었다.육군 관계자는 "해당 교육은 훈련병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고 상호존중 병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실시했다"며 "강사가 일부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례로 제시한 내용이 본래 교육의 취지와 관계없이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향후 전문강사가 교육자료를 작성시 국방부 표준 교안을 최대한 활용하도록 강조하겠다"고 했다.이 원장은 "이번 교육은 군대 내 괴롭힘과 성희롱 등을 예방하기 위해 문제 원인을 구조적 차원에서 설명하고자 한 것"이라며 "한미연합훈련 기간인 줄 전혀 몰랐다. 의도와 다르게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처럼 전해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앞으로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 美 떠난 李 대통령, 멕시코 도착…국빈방문 일정 개시

    美 떠난 李 대통령, 멕시코 도착…국빈방문 일정 개시

    미국 뉴욕에서 유엔총회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 도착했다. 한국 대통령이 멕시코를 국빈 자격으로 찾는 것은 16년 만이다.이번 방문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성사됐다. 이 대통령은 24일 애국영웅탑 헌화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후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한 뒤, 셰인바움 대통령과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잇달아 갖는다.정상회담 이후에는 양해각서(MOU) 교환식과 오찬, 공동언론발표가 차례로 예정돼 있다. 25일에는 멕시코시티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서 열리는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하고 K-엑스포 행사장도 찾는다. 이 대통령은 일정을 마친 뒤 26일 귀국길에 오를 계획이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사전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으로 멕시코와 교역·투자·공급망 분야의 실질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멕시코가 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정상회담에서는 K-방산을 중심으로 한 협력 가능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문화 분야 협력 확대도 주된 관심사 중 하나다. 위 실장은 "멕시코는 K 콘텐츠의 핵심 소비시장"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방문이 양국의 공동 번영의 확고한 이정표를 세우는 계기가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 李 '공소취소' 논쟁, 박태준·트럼프·주마와 비교해보니

    李 '공소취소' 논쟁, 박태준·트럼프·주마와 비교해보니

    이재명 대통령의 중단된 형사재판에 대한 '공소취소' 가능성이 정치권과 법조계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과거 국내외 사례에도 관심이 향한다.공소취소 전례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국내 정치인 관련 공개 사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박태준 전 민자당 최고위원이다. 해외에서도 정치인에 대한 기소를 검찰이 스스로 철회하거나 법원에 기각을 요청한 사례가 있다.다만 사례들을 한데 모아 살펴보면 단순히 '전례가 있느냐'보다 왜 기소를 철회했는지, 어떤 절차를 거쳤고 그 결정이 이후에도 유지됐는지가 더 중요한 차이로 드러난다.◆정치인 박태준도 공소취소…'광복 50주년 대사면' 일환김영삼 정부는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공안사범과 일반 형사범 등 3169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사면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포항제철 재직 시절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 중이던 박태준 전 최고위원에게는 검찰의 공소취소 조치가 취해졌다.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박철언 전 의원 등이 사면·복권된 것과 달리 아직 재판 중이던 박태준 전 최고위원은 공소취소 대상이 된 것이다. 정부는 당시 대규모 조치 전체에 국민화합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따라서 정치인의 형사재판에 공소취소가 사용된 뚜렷한 과거 사례인 건 맞다. 하지만 당시 공개적으로 제시된 배경은 기존 수사·기소 자체가 잘못됐다는 판단이라기보다 광복 50주년을 계기로 한 광범위한 국민화합 조치였다.◆72년 된 제도…판례가 보여주는 공소취소의 무게공소취소는 1954년 제정 형사소송법부터 존재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255조는 "공소는 제1심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대법원은 그 적용 범위를 오래 전부터 엄격하게 다뤄왔다.1976년에는 이미 1심 판결이 선고됐다면 이후 재심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공소취소를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도3203 판결). 이재명 대통령 사건 가운데 이미 1심 판단을 받은 사건에 제255조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법적 근거를 보여주는 판례다.1977년에는 군법회의 사건에서 공소취소 뒤 같은 범죄사실을 다시 기소하려면 '다른 중요한 증거'가 발견돼야 한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77. 12. 27. 선고 77도1308 판결). 단순히 기존 증거를 다시 들고 나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취지였다.2009년 대법원은 범죄사실 내용을 추가·변경해 재기소하는 경우에도 같은 제한이 적용된다고 봤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공소취소 뒤 실제 새로운 중요 증거가 발견됐기 때문에 재기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9634 판결).2024년에는 재기소 문턱을 더욱 분명히 했다. 공소취소 전에 충분히 수집·조사할 수 있었던 증거는 뒤늦게 확보했더라도 '공소취소 후 발견한 다른 중요한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면서 피고인의 법적 안정성을 강조했다(대법원 2024. 8. 29. 선고 2020도16827 판결).◆박태준 전례, 李 사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을까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인 5개 형사재판은 현재 모두 중단 상태다. 이 가운데 현행 형사소송법 제255조에 따른 공소취소가 가능한 것은 1심 판결 전 단계에 있는 사건들이다.여권 일각에서는 이들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이나 이른바 '조작기소'가 있었는지 확인한 뒤 문제가 드러날 경우 공소취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그러나 범여권에서도 신중론이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지난 1일 "'조작기소'를 이유로 공소 취소를 하려면 '조작기소'가 확인돼야 한다"며 이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공소취소를 밀어붙일 경우 정치·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이재명 대통령 자신도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안 가운데 기존 기소사건의 이송·처분 관련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 집중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특히 "불필요하게 공소취소 논란이 발생하지 않게 조치해달라"고도 밝혔다.이어 23일 이정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신임 차장검사)은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 가능성에 대해 "지금 진상조사단에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그 결과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결국 박태준 사례는 '정치인에 대한 공소취소 전례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있다'고 답한다. 하지만 그 전례를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1995년에는 광복 50주년을 계기로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사면·복권 등 국민화합 조치 속에서 박태준 전 최고위원에게 공소취소가 적용됐다. 30여년이 지난 2026년의 논쟁은 현직 대통령의 여러 형사재판에서 기존 수사·기소의 적정성을 다시 따져 공소를 유지할 것인가라는 문제다. 같은 '공소취소'라는 네 글자가 거론되지만, 등장한 이유와 법적·정치적 조건은 서로 다르다.◆해외도 정치인 기소 철회…스티븐스·주마·자히드·트럼프의 다른 결말해외에서도 정치인에 대한 기소를 검찰이 스스로 접거나 법원에 기각을 요청한 사례가 있다. 다만 한국 형사소송법의 '공소취소'와 제도·절차가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미국에서는 검찰의 구체적인 소송상 잘못이 확인된 뒤 사건이 사라진 사례가 확인된다.공화당 거물 정치인이었던 테드 스티븐스 전 연방 상원의원은 2008년 윤리법 위반 혐의로 배심원단의 유죄평결을 받았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출범 후 법무부가 사건을 다시 검토하면서 피고인에게 제공됐어야 할 자료가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문제가 확인됐다. 에릭 홀더 당시 법무장관은 2009년 "정의를 위해" 기소를 기각하고 재판을 다시 진행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후 미 법무부도 이 사건에서 여러 증거공개 실패가 있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남아프리카공화국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 사례는 반대 방향으로 흘렀다. 남아공 검찰은 주마가 대통령 취임을 앞둔 2009년 부패·사기·돈세탁 등 혐의에 대한 기소를 중단했다. 검찰 내부 관계자가 기소 시기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이른바 '스파이 테이프' 내용이 근거가 됐다.그러나 2016년 법원은 기소 중단 결정을 비합리적이라고 판단해 뒤집었고, 2017년 남아공 대법원급인 최고항소법원(SCA)도 그 결론을 유지했다. 검찰 내부 관계자의 정치적 동기 문제가 사건 수사와 기소 자체의 타당성까지 훼손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결국 주마에 대한 기소는 다시 살아났다.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직 권력자의 재판 중단이 검찰 독립성 논란으로 번졌다. 2023년 말레이시아 검찰은 아흐마드 자히드 하미디 부총리의 배임·뇌물·돈세탁 등 47개 혐의 재판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요청했고 법원은 '무죄가 아닌 소송종료'(DNAA)를 결정했다. 당시 자히드 부총리가 안와르 이브라힘 정부의 의회 과반 유지에 중요한 정치인이었다는 점 때문에 반부패 정책과 검찰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졌다. 이어 말레이시아 검찰은 추가 증거 등을 검토한 뒤 올해(2026년) 1월 기소를 계속할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최종적으로 추가 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례는 또한 성격이 구분된다. 잭 스미스 특별검사는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당선되자 연방 대선방해 사건을 기각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유는 기존 기소가 잘못됐다는 판단이 아니라 현직 대통령을 연방 형사기소·재판할 수 없다는 미 법무부의 오랜 정책 때문이었다. 법원은 2024년 11월 기소를 '편견 없이'(without prejudice), 즉 향후 법적으로 다시 문제 삼을 여지를 남기는 형태로 기각했다. 스미스 특검 역시 사건의 증거나 기소의 타당성이 약해져 철회한 것은 아니라고 명시했다.해외 사례를 나열하면 '정치인 기소 철회'라는 결과만으로 사건의 성격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나타난다. 검찰의 구체적인 절차 위반이 확인돼 사건을 접은 경우가 있었고, 정치적 기소 과정이라는 이유로 철회했다가 사법부가 그 결정을 되돌린 사례도 있었다. 현직 권력자의 재판을 중단하면서 검찰 독립성 논란이 일어난 경우도 있었으며, 대통령이라는 신분 때문에 사건의 실체 판단과 무관하게 절차가 중단된 사례도 있었다.◆李 5개 재판, 공소취소 가능한 건 3개이재명 대통령이 피고인인 형사재판은 모두 5개가 중단돼 있다. 다만 재판 단계에 따라 형사소송법상 '공소취소'가 가능한 사건과 그렇지 않은 사건이 갈린다.▷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성남FC 후원금 사건=서울중앙지법 1심 진행 중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 중단. 공소취소 가능. 관련 의혹들이 병합돼 하나의 재판(서울중앙지법 2023고합217)에서 다뤄지고 있다.▷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수원지법 1심 단계에서 재판 중단. 공소취소 가능.▷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 유용 사건=수원지법 1심 단계에서 재판 중단. 공소취소 가능.▷위증교사 사건=1심 무죄 선고 뒤 검찰이 항소해 2심 단계에서 중단. 공소취소 대상 아님.▷공직선거법 위반 사건=1심 유죄→2심 무죄→대법원 유죄 취지 파기환송을 거쳐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단계에서 중단. 공소취소 대상 아님.

  • 김민석

    김민석 "제 추석은 엄마⋯평생 날 지켜, 이젠 내가 보호자"

    추석을 맞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올해 95세가 된 어머니 김춘옥 여사의 삶을 꺼내 들었다.과거 "학생운동에 뛰어든 스무 살 막내의 생각을 어떻게든 돌리려" 했던 평범한 주부였지만, 아들의 구속을 계기로 민주화운동 현장에 뛰어들어 전경들에게 꽃을 건네는, 넓은 품을 가진 어머니가 됐다는 서사다.김민석 대표는 24일 낮 12시 4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80년대, 학생운동에 뛰어든 스무 살 막내의 생각을 어떻게든 돌리려 하던 주부였다"고 어머니를 소개했다. 김춘옥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 등도 곁들였다.그는 "결국 감옥에 간 아들들의 응원대장 격인 민가협 회장이 되어, 아들뻘 전경들에게 장미를 건넨 평화의 투사가 됐다"고 회상했다.김춘옥 여사는 아들 김민석 대표가 학생운동으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나섰다. 김민석 대표는 지난해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어머니에 대해 "원래 평범한 어머니"였다면서 자신이 구속된 뒤 구속학생학부모협의회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고 소개한 바 있다.특히 1987년 6월 항쟁 당시 김춘옥 여사가 전경들에게 꽃을 달아주는 모습은 널리 알려진 사진 한 장이다.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뒤 민가협이 벌인 최루탄 추방 시위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으로, 지난해 6월 김민석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다시 공개돼 화제가 됐다. 화면에 사진이 뜨자 김민석 대표는 "저희 어머니입니다"라고 답한 뒤 한동안 감정을 추스르는 모습을 보였다.해당 사진은 김민석 대표가 올해 9월 펴낸 책 '어머니의 기도 김민석의 지도' 표지로도 쓰였다.(아래 사진)김민석 대표는 어머니가 이후 "'조국평화통일'을 붓으로 쓰고(위 사진) 겨레하나합창단 단장으로 뉴욕·도쿄·평양 등을 오가며 평화를 노래했다"고도 설명했다.이어 김민석 대표는 어느덧 95세의 나이가 된 어머니를 가리키며 "때로는 앞에 있는 제가 누군지 헷갈려 기억과 현실을 합친 가상의 대화를 나누는 엄마"라면서 "보고만 있어도,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엄마"라고 적었다.그는 "그 엄마가 없었으면 태어나지도, 일어나지도, 견뎌내지도 못했다"며 "엄마를 챙겨라 하시며 아버지가 가신 후, 제 추석은 엄마"라고 표현했다.김민석 대표는 "평생 저를 보호하다, 이제 제가 보호자가 된 엄마. 사랑해. 엄마"라고 글을 맺었다.

  • 조희대 제청권 vs 李 임명권 '헌법 104조 제2항' 충돌

    조희대 제청권 vs 李 임명권 '헌법 104조 제2항' 충돌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하루 만에 더 강한 어조로 재반박에 나섰다.청와대가 제청 과정의 절차적 흠결을 지적하자 "헌법과 법률의 규정에 기초해 볼 때 수긍하기 어렵다"고 맞서면서 대법관 제청권을 둘러싼 양측 갈등이 헌법상 권한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도 거론된다.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은 이틀 연속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물러서지 않고 강한 메시지를 냈다. 전날 재제청 요구에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거부한 데 이어 23일에는 "공문의 문언상 명확한 근거와 사유가 제시돼야 그 효력에 다툼이 없다"며 청와대가 제시한 '제청 과정의 절차적 흠결'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재반박했다. 대법관 공백 장기화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밝혔지만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은 보이지 않았다.조 대법원장이 연달아 청와대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양측의 공방도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를 받아들일 헌법적 근거가 없다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청와대가 제시한 사유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까지 분명히 한 것이다.이번 충돌의 핵심은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범위다. 헌법 제104조 제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과 청와대가 각각 제청권과 임명권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면서 헌법기관 간 권한의 경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대치가 풀리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에서 권한의 범위를 다투는 상황도 거론된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가 국회의원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이미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다만 청와대는 23일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대법원 역시 당장 헌재 판단을 구하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당장은 양측 모두 헌재행에 선을 긋고 있지만 대치가 장기화하면 헌법적 판단을 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이 이틀 연속 입장을 밝히면서 뜻을 확고히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이 강대강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현재로서는 뚜렷한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 끝까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결국 헌재에서 권한의 범위를 다투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노태악 전 대법관이 지난 3월 3일 퇴임한 뒤 후임 자리는 이날까지 204일째 공석이다. 2000년 이후 가장 긴 대법관 공백이다. 김성수 대법관 취임으로 대법원은 다시 13인 체제가 됐지만 손 후보자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노 전 대법관 후임 공백은 더 길어질 수 있다.

  • 2030 절반만 가족 만난다…추석 친척 방문 47%로 뚝

    2030 절반만 가족 만난다…추석 친척 방문 47%로 뚝

    올해 추석에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이 63%로 지난해 추석보다 5%포인트 떨어졌고, 20~30대에서는 52%에 그쳤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15일 공개한 '2026년 추석 명절 모임 및 일정 계획' 조사 결과다. 추석 가족 모임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범위가 좁아졌다. 부모와 자녀만 남고 따로 사는 친척은 건너뛰는 직계형 명절이 청년층에서 먼저 굳어지고 있다. ◆ 친척 만남 47%, 30대는 64%가 "안 만난다" 같은 조사에서 이번 추석에 따로 사는 친척을 만나겠다는 응답은 47%로 절반에 못 미쳤다. 지난해 추석보다 3%포인트 낮다. 가족(63%)과 친척(47%) 사이에 16%포인트 격차가 벌어진 것이 올해 명절의 윤곽이다. 세대별로 보면 격차는 더 선명하다. 30대의 64%는 따로 사는 친척을 만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40대의 미방문 응답(52%)보다 12%포인트 높다. 40대 이상에서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이 65%를 넘는 것과도 대비된다. 혼인 여부가 가르는 선도 뚜렷했다. 미혼자 가운데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은 49%로, 기혼자(73%)보다 24%포인트 낮았다. 청년층의 친척 거리두기는 최근 한두 해 사이 생긴 변화가 아니다. 한국갤럽이 2021년 추석을 앞두고 따로 사는 가족·친척을 만날 계획이 있는지 물었을 때도 20대 응답은 40%로 가장 낮았다. 30~60대가 50% 안팎을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당시에도 20대만 10%포인트가량 떨어져 있었다. 5년이 지나는 사이 그 간극은 좁혀지지 않았다. ◆ 차례 지낸다 30%…조사 이후 역대 최저 의례도 함께 줄었다. 이번 추석에 차례나 제사를 지내겠다는 응답은 30%로 2023년 조사 이후 가장 낮았다. 추석을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휴일로 여긴다는 응답은 37%로 1년 새 5%포인트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2일 내놓은 추석 성수기 과일 수급 동향 설문에서도 과일 구매자의 65.3%가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답했다. 차례를 지낸다는 응답은 27.3%였다. 차례가 사라지면 친척이 한자리에 모일 명분도 사라진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차례 문화가 급감하면서 친척들과 만날 유인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의례를 줄이는 흐름은 차례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는 데 동의한다는 응답은 55.2%로 과반을 넘겼다. 장례를 가족 중심으로 간소하게 치르는 데 동의한 비율도 58.9%였다. 친척이 모여 치르던 의례 전반이 직계 가족 단위로 좁아지고 있다. ◆ 개선할 명절 문화 1위는 '친척의 사적 질문' 48.5% 모임을 피하는 이유는 조사에 그대로 드러난다. 피앰아이가 지난 21일 발표한 2026 추석 연휴 인식 조사에서 개선이 필요한 명절 문화 1위는 친척의 참견과 사적 질문(48.5%)이었다. 부담스러운 대화 주제로는 형제·자매 등 타인과의 비교(27.9%)가 첫손에 꼽혔고 연봉·소득(26.6%), 취업(24.6%)이 뒤를 이었다. 연휴를 집에서 쉬며 보내겠다는 응답은 59.6%로 지난해 56.0%보다 올랐다. 고향 방문(40.0%)을 크게 앞선다. 18~29세의 국내외 여행 계획은 5%로 전체 평균(13%)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청년층은 어디로 떠나는 대신 머무르는 쪽을 택했다. '각자 명절'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가장 최근 집계인 2023년 가족실태조사 분석 연구를 보면 부부가 각자 가족과 명절을 보내는 데 동의한 비율은 35.1%로 3년 전(29.9%)보다 5.2%포인트 올랐다. 20대는 49.1%, 30대는 42.8%였다. 70대 이상(16.6%)의 2.6배다. 미혼자 동의율은 48.2%로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30.2%)보다 18.0%포인트 높았다. 각자 명절을 받아들이는 정도는 성별로도 갈렸다. 같은 분석 연구에서 부부가 각자 가족과 명절을 보내는 데 동의한 비율은 여성이 38.3%, 남성이 31.8%였다. 6.5%포인트 차이다. 명절 노동과 접대의 부담이 어느 쪽에 쏠려 있었는지를 보여 주는 수치다. 친척 사이에 오가는 말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2023년 가족실태조사에서 도련님·아가씨 같은 가부장적 가족호칭을 고쳐야 한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45.2%로 나타났다. 명절 대화의 주제뿐 아니라 부르는 말까지 불편함의 대상이 된 셈이다. ◆ "만나야 한다" 81%…규범과 행동의 간극 모임이 준다고 명절 자체가 부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명절에 가족이 모이는 풍습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1%에 달했다.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만나지 않는 간극이 남아 있다. 대면 교류가 끊기면 서로의 처지를 확인할 통로도 사라진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친척 교류 단절이 고착되면 1인 노인가구의 정서적 고립이 깊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를 연구하는 한 관계자는 "짧은 연휴 기간과 더불어 물가 부담이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결과다. 특히 미래가 불투명한 청년들은 취업난에 연휴를 즐길 수 없는 현실이다"라고 짚었다. 가족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도 흔들리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2024년 10월 내놓은 가족인식조사에서 조부모나 손자녀를 가족으로 인정한 응답은 약 50%에 그쳤다. 부모와 자녀를 가족으로 꼽은 응답이 75%를 넘은 것과 큰 차이다. 명절에 누구를 만나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세대마다 달라진 배경이 여기에 있다.

  • 편의점 추석 도시락 6500원… 1인가구 상권이 매출 60%

    편의점 추석 도시락 6500원… 1인가구 상권이 매출 60%

    편의점 CU의 명절 연휴 도시락 매출 가운데 대학가·원룸촌·오피스텔 등 1인 가구 밀집 상권 비중이 60.5%인 것으로 나타났다. BGF리테일이 이달 8일 내놓은 상권별 매출 분석에서다. 전 부치는 명절 노동이 6500원짜리 편의점 추석 도시락 한 통으로 바뀌는 흐름이 1027만 1인 가구를 등에 업고 자리를 잡았다.◆ 1인 가구 1027만2573… 전체 가구의 42.3%행정안전부가 지난 9일 발표한 2026 행정안전통계연보를 보면 전국 1인 가구는 1027만2573가구로 전체의 42.3%를 차지했다. 1000만 가구를 처음 넘어선 2024년 이후 비중이 계속 오른다. 시도별로는 전남이 47.2%로 가장 높고 경북 45.9%, 강원 45.4% 순이다.명절에 가족을 찾는 발길은 줄었다. 한국리서치가 23일 내놓은 추석 명절 인식 조사에서 따로 사는 가족을 만나겠다는 응답은 63%로 지난해 같은 조사(68%)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20대와 30대는 각각 52%에 그쳤다. 절반 가까이가 이번 연휴에 가족 모임 계획을 잡지 않았다.◆ CU 도시락 매출 18.5%→20.8%→12.2%, 3년 연속 두 자릿수편의점 명절 간편식 매출은 3년째 두 자릿수로 늘었다. CU의 명절 연휴 도시락 매출은 2023년 18.5%, 2024년 20.8%, 2025년 12.2% 증가했다. GS25의 추석 도시락 매출 증가율도 2024년 24.1%, 지난해 16.4%로 4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추석이 낀 달에 명절 삼각김밥과 도시락 매출이 각각 23%, 15% 늘었다. 대형마트도 같은 흐름이다. 이마트가 21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자체 브랜드 피코크의 전·너비아니 등 명절 간편식 매출은 전년 추석보다 40.6% 증가했고 모둠전은 완판됐다.◆ 6500원 정찬 도시락, 9칸 용기에 전·잡채·송편가격대는 4사가 6500~6900원에 몰려 있다. CU는 간장불고기에 모둠전 3종, 나물 3종을 담은 정찬 도시락을 6500원에 내놨다. GS25는 9칸 용기에 흑미밥·비빔밥·유채나물밥 3종과 전·잡채·송편을 채운 한가위 도시락을 6900원에 선보였다.1인 가구를 겨냥한 소포장도 늘었다. CU는 송편 8알을 포크와 함께 담은 단품을 3500원에 판다. GS리테일은 혼자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이 늘면서 명절 음식도 간편하게 즐기려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나트륨 1577mg, 하루 권고량의 78.9%편의점 4사의 추석 도시락·간편식 6종 영양성분을 전수조사한 결과 평균 나트륨은 1577mg, 평균 열량은 701kcal로 22일 집계됐다. 나트륨만 놓고 보면 한 끼로 하루 권고량의 78.9%를 채운다.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6월 편의점 도시락 10개를 시험한 결과에서도 나트륨은 1101~1721mg으로 하루 기준치의 55~86%였다. 같은 조사에서 도시락과 컵라면을 함께 먹는다는 응답은 44%였다. 소비자원은 단백질 양은 한 끼로 충분했지만 반찬을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나트륨 섭취가 과해진다며 구입 때 영양성분을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고기·전·잡채 판박이 구성, 신장률은 꺾였다한계도 드러난다. 유통업계에서는 4사의 명절 도시락이 고기·전·잡채로 구성과 가격대가 대동소이해 차별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U 매출 신장률이 20.8%에서 12.2%로 내려앉은 것도 시장이 이미 포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읽힌다. 상권 비중 역시 직전 설 연휴 65%에서 60.5%로 내렸다.명절을 혼자 보내는 방식도 도시락에만 머물지 않는다. 당근이 23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설된 동네친구 모임 일정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 알바천국이 지난 18일 알바생 857명에게 물은 결과 연휴 근무 계획률은 20대가 67.3%로 가장 높았다.소비자 경제를 연구하는 한 교수는 "신선식품 자체도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음식을 조리하는 시간이나 장을 보러 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간편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편리하면서 경제성도 꽤 있다"며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이런 부분까지 고려하면 간편식이 추석 명절에도 굉장히 유리한 선택지가 된다"고 짚었다.

  • 푸틴, 트럼프 골프장 G20 초청받았다…크렘린 아직 침묵

    푸틴, 트럼프 골프장 G20 초청받았다…크렘린 아직 침묵

    미국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오는 12월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에 공식 초청했다.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뉴욕 유엔 총회 부대 행사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초청 사실을 발표했다. 루비오 장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푸틴 대통령을 G20에 초청했다"며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도 교류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이번 초청이 성사될 경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이 참석하는 첫 주요 국제 정상회의가 된다. 러시아는 G20 회원국이지만, 푸틴은 2019년 이후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고 2023년에는 화상으로만 참여했다.이번 G20 정상회의는 12월 14~15일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플로리다주 도럴 리조트, 즉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다. 백악관은 트럼프 도럴 리조트가 원가 기준으로 행사를 주최하며 국무부나 외국 정부로부터 이익을 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크렘린은 이번 초청에 아직 공개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누구와도" 만날 의향이 있으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도 만나야 한다"고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에 목적이 있다면" 다른 자리에서 푸틴과 일대일 회담을 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초 키이우 포스트에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의향이 있으며 푸틴과 직접 대면할 기회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은 젤렌스키와의 회담을 거부해 왔으며, 만남이 이뤄진다면 러시아 크렘린에서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유럽 측의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지난 8월 러시아 재무장관 안톤 실루아노프가 G20 경제 각료 회의에 초청됐을 당시, 유럽 관리들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그와의 단체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중에도 도럴 리조트에서 2020년 G7 정상회의를 개최하려 했으나 민주당과 윤리 감시 단체,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12월 14~15일 열릴 예정이며, 푸틴의 수락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환경항공감시 대구 40% 쏠림

    환경항공감시 대구 40% 쏠림 "예산 배분 기준 마련해야"

    정부가 드론 등을 활용해 하천 주변의 녹조와 방치축분, 수질오염 등을 살피는 '환경항공감시' 활동실적이 대구지방환경청에 유독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같은 국가사업이 지역별 감시 강도 및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대구의 환경오염 수준을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환경항공감시 활동은 1만3천206회로 집계됐다. 전국 7개 유역·지방환경청 중 대구청은 5천406회로 40.9%를 차지해 매년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대구청은 낙동강 중상류와 금호강 일원을 중심으로 ▷2022년 1천268회 ▷2023년 1천140회 ▷2024년 1천380회 ▷2025년 1천618회 등의 감시활동을 벌였다. 올해도 9월까지 887회를 차지했고, 방치축분·녹조·수질오염 등 420건에 대해 관계기관 통보나 현장점검·개선조치를 요청했다.문제는 대구청이 다른 6개 유역·지방환경청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이를 지역별 환경오염 수준의 차이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경청마다 투입 예산과 감시구간이 다르고, 실제 감시를 맡는 업체에 따라 드론 운용 방식과 집중 감시지역도 다르다는 게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설명이다.전국 유역·지방환경청별 감시 기준과 방식이 다른 탓에 인력·예산 배분 등 정책 판단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집계되는 감시 실적만으로는 특정 지역의 수치가 높은 이유가 실제 환경오염 때문인지, 감시 횟수나 범위가 더 넓은 영향인지 등을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김 의원은 "같은 국가사업임에도 환경청별 기준과 방식이 달라 감시실적을 객관적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사업의 실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지역별 실적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분석하고, 감시 결과가 인력·예산 배분 등 정책에 활용될 수 있도록 공통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신공항·행정통합…추석 밥상 TK 현안 '그 밥에 그 나물'

    신공항·행정통합…추석 밥상 TK 현안 '그 밥에 그 나물'

    해묵은 대구경북(TK) 핵심 현안들이 올해 추석 밥상에도 고스란히 올라올 전망이다. 지역의 미래가 달린 행정통합 특별법과 대구경북신공항 건립, 2차 공공기관 이전 등이 수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다.23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TK 패싱'이라는 표현이 입버릇처럼 반복되고 있다. 현 정부의 신규 사업 대상지로 TK가 이름을 올릴 것이란 기대조차 크지 않은 데다, 이전 정부 때부터 추진돼온 숙원사업마저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TK행정통합이 꼽힌다. TK는 윤석열 정부 당시 전국에서 가장 먼저 통합 논의를 본격화해 특별법안까지 마련했지만, 여태껏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관련 특별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특별법 처리가 늦어질 경우 대구시와 경북도의 2028년 통합특별시 출범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대구 군공항 이전을 골자로 한 대구경북신공항 건립도 재원 마련과 사업 추진 방식을 둘러싼 과제가 여전하다. 대구시는 군공항 이전을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공공자금관리기금(3천324억원)과 금융비용(80억원)을 넣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민간공항 건설비 202억원만 정부안에 포함됐다.행정통합도 비슷한 사정이다. TK보다 뒤늦게 행정통합 논의에 뛰어든 전남·광주는 이미 통합특별시를 출범시킨 데 이어 광주 군공항 이전도 2028년 상반기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통합 논의를 먼저 시작하고도 오히려 뒤처진 것에 대한 지역 정치권의 박탈감이 클 수 밖에 없다.2차 공공기관 이전 전망도 어둡다. 정치권에서는 주요 공공기관 상당수가 호남 지역으로 향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떠들썩하다. 대구의 경우 1차 이전으로 자리잡은 한국가스공사마저 한국석유공사와 통합 대상으로 묶이면서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이다.또한 뮤지컬콤플렉스와 국립근대미술관 등을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문화예술허브 조성사업도 4년 넘게 뚜렷한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경북지역 의대 설립도 국립경국대가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나, 전남지역 대학 간 갈등 속에 정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정치권 관계자는 "TK 지역민들은 수 년째 추석 밥상에서 같은 지역 현안을 되풀이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정치에 대한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TK 국회의원들이 무기력한 태도로 'TK 패싱'만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책임진다는 절실한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李 대통령, 이소영 중기장관·이정현 대검차장 임명안 재가

    李 대통령, 이소영 중기장관·이정현 대검차장 임명안 재가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이소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체류 중에 이들에 대한 임명안을 결재했다고 밝혔다.앞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 장관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다만 보고서에서 야당은 부적격 의견을 담았다.같은 날 이정현 차장검사도 법무부 인사를 통해 수원고등검찰청장에서 대검찰청 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검찰총장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이 차장검사가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이 대통령은 뉴욕 도착 직후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강신철 국방부 장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등 3명의 장관 임명안도 재가한 바 있다.이로써 지난 8월 30일 단행된 개각 인선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한 자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마무리됐다.

  • 양동헌·전영훈…차기 경북대학교병원장 후보 2인 압축

    양동헌·전영훈…차기 경북대학교병원장 후보 2인 압축

    차기 경북대학교병원장 후보가 양동헌 현 병원장과 전영훈 진료부원장으로 압축됐다.경북대병원 이사회는 22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제41대 병원장 공개모집에 응모한 후보들을 심사해 양동헌 병원장과 전영훈 진료부원장을 후보 2명으로 의결했다.앞서 병원장 공모에는 양 병원장과 전 부원장, 유은상 기획조정실장 등 3명이 지원했다.양 병원장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순환기내과 교수로 경북대병원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심혈관센터장, 순환기내과분과장, 진료지원실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23년 9월 제40대 경북대병원장에 취임했다.전 부원장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한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현재 경북대병원 진료부원장을 맡고 있다.이번 병원장 인선은 국립대병원 소관 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된 이후 처음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종전에는 병원 이사회가 복수 후보를 교육부에 추천하면 교육부 장관이 병원장을 최종 임명했지만, 이번부터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종 임명권을 행사한다.경북대병원 이사회는 이번에 선정한 양 병원장과 전 부원장을 보건복지부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후 인사 검증 등의 절차를 거쳐 두 후보 가운데 1명이 제41대 경북대병원장으로 임명된다. 신임 병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 자산 커졌지만 과세 기준 멈춤…

    자산 커졌지만 과세 기준 멈춤…"세금 폭탄 맞느니 이혼"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사업가 김모(73) 씨는 배우자와 여생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이다. 또래 지인들 사이에서 부음 소식이 들려오고, 세상을 떠나기 전에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들으면서다. 김씨는 그동안 자신을 뒷바라지한 아내가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상속 과정에서 떠안게 될 부담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 차라리 생전에 부부로서 삶을 정리하고, 남은 인생을 각자 편안하게 보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가족 등의 재산을 물려받을 때 부과하는 상속세가 더 이상 '부자들이 내는 세금'이 아니라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 성장과 함께 소득·자산 규모가 커졌지만 과세 기준은 20년 넘게 제자리에 머물면서 과세 대상자가 부쩍 늘어난 탓이다. '사별 전 이혼하는 것이 최고의 절세 방안'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부부간 상속 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상속세 최대 50% 부과현행 상속세·증여세법은 배우자가 사망해 재산을 물려받을 때 과세표준에 따라 최대 50% 세율을 적용하도록 규정돼 있다. 상속세 과세표준은 ▷1억원 이하 ▷1억원 초과~5억원 이하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 ▷30억원 초과 등 5개 구간으로 나뉘며, 과세표준에 따라 세율 10~50%를 매긴다. 과세표준을 단계적으로 구분해 순차적으로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5단계 초과누진세율 구조다.과세 기준이 되는 상속세 과세표준은 사망자가 남긴 상속재산에서 각종 상속공제와 장례비, 채무 등을 차감해 산정한다. 배우자에게는 실제 상속받는 금액에 따라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을 공제하는 '배우자 상속공제'가 적용된다. 배우자의 실제 상속액이 5억원을 넘어가는 경우에는 30억원 한도 내에서 법정 상속분에 따른 상속액 등을 기준으로 공제하게 된다.공제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최대 50% 세율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대조적으로 부부가 이혼하면서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증여세나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선 재산분할을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성격으로 보고, 상대 배우자에게 재산을 증여하는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세금 폭탄을 맞느니 이혼하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상속세 대상 2만명 돌파현행 상속세 체계는 지난 2000년부터 시행돼 왔다. 소득 수준과 가구당 자산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 과세표준이 20년 넘게 유지되면서 상속세 과세 대상은 해마다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국세청과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부과가 결정된 사람은 전국 2만2천524명, 대구 74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지난 2000년 1천389명에 불과하던 상속세 결정 인원은 2020년 1만181명으로 7배 이상 불어났고 2024년(2만1천193명) 2만명을 돌파했다. 대구에서도 지난 2000년 128명에서 2020년 439명, 2024년 833명으로 늘었다.더해서 국세청은 상속·증여 부동산을 시가에 맞게 평가하고 과세하기 위한 '상속·증여재산 감정평가 사업'도 확대 시행하는 추세에 있다. 지난 2020년 개별 기준시가가 공시되지 않는 중소규모 건물, 이른바 '꼬마빌딩'을 대상으로 감정평가 사업을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주거용 부동산으로 감정평가 대상을 넓혔다.상속재산과 증여재산은 매매가 등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원칙이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기준시가 등 보충적 평가 방법을 이용하게 돼 있다. 최근 들어서는 주거용 부동산 거래가격이 높아지면서 일부 아파트, 주택 공시가격이 매매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한 데다 이런 초고가 아파트, 주택은 비교 대상 물건이 거의 없어 시세 확인이 어렵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자산 느는데 세제 그대로상속재산을 계산할 때 '사전 증여재산'을 포함하는 점도 세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예를 들어 배우자에게 6억원 상당 재산을 증여하고 10년 안에 숨지는 경우 남은 배우자는 이 재산을 포함해 세금을 계산해야 한다. 정작 증여 당시에는 배우자 증여공제(10년간 최대 6억원)로 인해 내지 않은 세금이 상속 시점 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이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별 후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생전 배우자와 살던 집을 처분하고 이사하는 일도 적잖다는 게 세무업계 설명이다. 지역 한 세무사는 "우리나라에는 그동안 부동산으로 재산을 모은 사람이 많고, 특히 부모님 세대에선 금융자산은 거의 없이 부동산만 소유한 경우가 많다"며 "상속이 일어나면 당장 세금을 내야 하는데 현금이나 금융자산이 부족해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전했다.세무업계에선 상속세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기준으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평균 16억원을 넘은 상황에 과세표준과 공제 기준을 20여년 전과 같이 유지하는 건 사실상 증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이재만 대구지방세무사회장은 "경제 규모가 커지는데 과세표준은 그대로이다 보니 예전 같으면 상속세를 낼 정도가 아닌데도 지금은 내야 하는 납세자가 많아졌다"면서 "우리나라는 국민들이 불로소득에 민감하고, 부의 대물림에 부정적 시각이 있어 상속세가 과도하게 매겨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상속세 전면 개편 목소리부부간 상속세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부부간 상속세·증여세 전면 폐지를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배우자 상속세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고 이를 골자로 한 상속세·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부부간 상속이 일어나는 경우 이혼 시 재산분할과 마찬가지로 부부가 공동으로 재산 형성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고, 남은 배우자의 노후 안정을 보장하는 취지에서 세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논리가 따라붙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것과 달리 부부간 상속은 수직으로 일어나는 세대 간 부의 이전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경북 김천시)은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배우자 공제는 사실 상속이 아니라 동일 세대 간 자산 이전이자 오랜 세월 결혼 생활을 함께한 배우자에 대한 지원이 포함된 것"이라며 배우자 상속공제 최저한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임광현 국세청장은 이 자리에서 "배우자 공제가 27~28년 정도 계속 5억원에 머물러 있는데 개선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물가가 상승한 만큼 중산층이 느끼는 세 부담이 부당하게 증가한 측면이 있다. 그런 부분은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 '30만 유학생' 대구권 대학가에 찾아온 글로벌 추석

    '30만 유학생' 대구권 대학가에 찾아온 글로벌 추석

    "추석이면 한국인 친구들은 대부분 본가로 내려가요. 저처럼 집에서 명절을 보내는 외국인 유학생도 많을 것 같아요."대구대학교에서 4년째 유학 중인 일본인 나카야마 모에나 씨는 지난 21일 교내에서 열린 추석맞이 행사에 참여한 뒤 이렇게 말했다. 대학의 추석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나카야마 씨는 한복을 입고 한국의 명절 문화를 체험하며 모처럼 추석 분위기를 만끽했다.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3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추석을 앞두고 대구권 대학들이 유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떡과 식혜 등 명절 음식을 나누는 데서부터 한복과 전통놀이, 명절 음식 만들기까지 프로그램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대구대는 지난 21일 오후 교내 두두광장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2026년 추석 명절 나눔 및 문화체험 행사'를 열었다. 대학은 떡과 식혜, 매실 음료 등으로 구성된 전통 명절 음식 500인분을 유학생들에게 나눠주고 한국 전통놀이를 직접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이날 행사에서 만난 우즈베키스탄 출신 대학원생 주마니요조프 디누르벡 씨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추석 음식을 무료로 나눠주는 것이 인상 깊었다"며 송편을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으로 꼽았다. 우즈베키스탄에도 '나브루즈'라는 큰 명절이 있지만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명절 음식을 나눠주는 행사는 흔하지 않다고 했다.디누르벡 씨는 명절뿐 아니라 평소에도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학교에 내국인 학생 위주로 활동하는 동아리들이 있는데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동아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댄스나 축구, 배구처럼 외국인 학생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지역 다른 대학에서도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추석 행사가 잇따랐다.대구가톨릭대는 지난 18일 교내 100주년 광장 일대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추석맞이 한국문화 체험행사 Korean Culture Day'를 개최했다. 전통놀이와 전통혼례 포토존을 비롯해 전 부치기와 떡메치기, 한복 체험 등이 마련됐다. AI 캐리커처와 인생네컷, 유학생 공연과 캘리그라피 퍼포먼스 등 학생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됐다.행사에 참여한 칠레 출신 오르마자발 메르카도 마리솔 파스토라 씨는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추석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음식을 만들고 한복을 체험한 것은 처음"이라며 "친구들과 함께 한국 문화를 경험하면서 명절문화를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영남대도 지난 21일 교내 민속촌 구계서원에서 '2026학년도 내교 교환학생 추석 행사'를 열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 중국, 일본, 덴마크 등에서 온 교환학생 약 80명이 한복을 입어보고 투호와 딱지치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즐겼다. 전통 부채 만들기 등 한국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영남대에는 이달 기준 14개국 37개 대학에서 온 교환학생 95명이 생활하고 있다.덴마크에서 온 교환학생 엘리자벳 씨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행사장을 찾았다. 전통놀이와 한복 체험이 가장 재미있었고, 특히 한복은 한국에 오기 전부터 꼭 한번 입어보고 싶었다"며 "달고나 뽑기를 할 때는 모양을 깨뜨릴까 봐 조금 긴장했는데 성공해서 정말 기뻤다"며 웃었다.이어 "추석에는 많은 한국인들이 고향으로 가 교통이 혼잡하고 버스나 기차표도 구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연휴에는 대구에 머물면서 과제를 하며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외국인 유학생이 빠르게 늘면서 이들의 한국 생활 적응과 지역사회 교류를 돕기 위한 대학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보내는 명절은 유학생들이 외로움과 문화적 차이를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는 시기인 만큼 대학들도 문화체험 행사를 넘어 상담과 심리 지원 등 유학생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지역 한 대학 관계자는 "명절 행사뿐 아니라 유학생 체육대회 등을 열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며 "타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외로움을 느끼거나 주변에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고민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외국인 유학생 상담체계를 강화하고 심리 지원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 韓 사격 '금빛 총성' 추가은, 亞신기록 세우며 정상 우뚝

    韓 사격 '금빛 총성' 추가은, 亞신기록 세우며 정상 우뚝

    추가은이 아시안게임 사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 남자 사브르의 오상욱도 금빛 낭보를 전했다. 한국 수영 간판 황선우, 우슈 이하성과 펜싱 여자 플뢰레의 박지희는 은메달을 보탰다. 경보 최병광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추가은은 23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 출전, 246.3점을 쏴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2010 광저우 대회의 김윤미 이후 16년 만에 이 종목 정상에 다시 섰다.애초 더 주목을 받은 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오예진. 하지만 예상을 깨고 추가은이 깜짝 금메달을 획득했다. 추가은은 은메달도 하나 추가했다. 이날 개인전 본선을 겸해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단체전에서 김보미, 오예진과 함께 1천730점을 쏴 은메달을 합작했다.펜싱 간판 오상욱도 금메달을 건져 올렸다. 이날 아이치현 도코나메에서 열린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선천펑(중국)을 15대13으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직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 대구 출신 도경동은 8강에서 탈락, 아쉬움을 남겼다.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22 항저우 대회 우승자인 황선우는 도쿄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결승에 나섰으나 1분44초62로 2위, 대회 2연패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중국의 장잔숴(1분43초49)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또 김승원은 여자 배영 100m 결승에서 1분00초10을 기록, 동메달을 수확했다.펜싱 여자 플뢰레의 박지희는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열린 결승에서 우에노 유카(일본)에게 4대15로 패했다. 한국 선수로는 8년 만에 이 종목 결승에 올랐으나 마지막 관문에서 막혔다. 이하성은 우슈 투로 남자 도술·곤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경보 간판 최병광은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나고야 도로 코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 하프마라톤 경보에서 1시간28분35초를 기록, 3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한국 육상 첫 메달. '여제' 안세영을 앞세운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단체전 준결승에서 일본에 1대3으로 2회 연속 우승에 실패, 동메달에 머물렀다.

  • AI 데이터센터가 키운 ESS…지역 양극재 기업 LFP 수주

    AI 데이터센터가 키운 ESS…지역 양극재 기업 LFP 수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커지면서 대구경북 배터리 소재기업들이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가 잇따라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중심의 사업 기반을 ESS로 넓히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SK온과 1조742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다.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에 이어 국내 배터리 3사 모두를 양극재 고객으로 확보했다.앞서 엘앤에프도 지난 17일 SK온 및 지정업체와 1천617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말까지이며 추가 3년 연장 옵션이 포함됐다. SK온의 ESS용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하며 신규 수요에 대응한다.배터리 소재사의 잇따른 수주 배경에는 AI 투자와 더불어 확대되는 전력 저장 수요가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뒷받침할 ESS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을 갖춘 LFP 배터리는 ESS 시장의 주요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실제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461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1% 증가했다. 올해 연간 출하량은 984GWh, 내년에는 1천150GWh에 이를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등이 전체 ESS 시장 성장에 힘을 보태는 흐름이다.지역 생산기반 확충도 이어지고 있다. 엘앤에프는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통해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조성했다. 올해 3분기 말 연산 3만t 규모의 양산을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최대 6만t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포항공장의 삼원계 양극재 생산라인 일부를 LFP용으로 전환했다. 고객사 인증을 거쳐 올해 말부터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전기차 캐즘(수요둔화)을 극복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나선 배터리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고객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에 SK온이 더해져 국내 3사 전부가 됐다"며 "추가 수주 기대가 유효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LFP 배터리= 리튬·인산·철을 원료로 하는 양극재를 사용한 배터리. 출력은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이 강점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 로봇산업진흥원, 체코에 협력거점…유럽 진출 교두보

    로봇산업진흥원, 체코에 협력거점…유럽 진출 교두보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체코에 첨단로봇 협력거점을 마련하고 국내 로봇기업의 유럽시장 진출 지원에 나선다. 양국 연구기관과 기업의 공동 연구개발을 현지 제조현장 실증으로 연결해 국내 로봇기술의 사업화 기회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진흥원은 지난 21일 체코 프라하공대 산하 체코 정보학·로봇공학·사이버네틱스 연구소(CIIRC)에 '한-체코 첨단로봇산업 협력센터(KCARC)'를 개소했다. 센터는 양국의 로봇기술과 연구·제조 기반을 연결하는 협력거점 역할을 한다. 진흥원은 CIIRC 테스트베드 내 전용공간을 마련했으며 2030년 3월까지 공동 연구개발과 로봇 교육·실습, 기술 실증 공간을 운영한다. 이날 개소식에는 조영훈 진흥원장과 카렐 하블리체크 체코 제1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2024년 양국 기관은 기술협력 업무협약을, 지난해 센터 공동 구축·운영 협정을 연이어 체결했다. 이어 올 6월에는 로보틱스 협력 이니셔티브 회의에서 센터 출범 계획과 산업현장 실증 방안을 구체화했다. 센터를 활용한 공동 연구개발도 추진된다. 지난달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해외 진출 공장 활용 제조로봇을 위한 AI 기반 Cross-Border 운영 기술개발' 과제가 선정됐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서울대, 화승알앤에이, 진흥원, 프라하공대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운영 플랫폼과 원격관제·디지털트윈 기술을 개발하고 체코 제조현장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산업용 모바일 휴머노이드 공동연구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빅웨이브로보틱스, 진흥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이 참여하며 체코의 포비아 헬라 모헬니체, CIIRC와 협력한다. 현지 수요기업과의 접점도 넓혔다. 진흥원은 22일 체코에 진출한 한국기업을 대상으로 로봇 도입 지원사업 설명회와 교류 행사를 열었다. 현대자동차와 넥센타이어, 성우하이텍, 현대글로비스, 두산로보틱스 유럽법인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진흥원은 생산공정 자동화와 현지 실증 수요를 청취했으며, 기업 의견을 지원사업 세부 내용에 반영할 방침이다. 조영훈 원장은 "KCARC를 한국 로봇기업이 기술을 실증하고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현지 거점으로 운영하겠다"며 "현장 수요 발굴부터 기술 매칭, 현지 실증, 유럽시장 확산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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