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삼국지' 장동혁·오세훈·한동훈, 누가 별 잡을까
보수 진영의 차기 주도권을 둘러싸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이른바 '보수 삼국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각기 다른 정치적 자산과 지지 기반을 갖고 있는 세 사람은 내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시작으로 2028년 총선과 차기 대권까지 내다보며 정치적 보폭을 넓히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을 뜻하는 SWOT 분석을 통해 보수 진영의 차기 주도권 경쟁 구도를 짚어봤다.◆張, 당심은 잡았는데 민심은?…비당권파 결집 경계장 대표의 가장 큰 강점(S)은 현직 당 대표라는 지위와 핵심 강성당원들의 지지다. 당무와 조직 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있어 당내 영향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조직을 정비하고 정책 의제를 선점할 수 있다는 점도 다른 두 사람과 구별되는 자산이다.반면, 강경한 정치 노선과 당내 갈등은 약점(W)으로 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한 의원 제명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비당권파와의 간극이 상당하다. 중도층을 향한 소구력이 비교적 떨어져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기회(O)는 내년 전대에 직접 등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장 대표의 현 임기는 내년 8월까지이나 당 안팎에서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 직후 전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가 연임을 노리고 거취를 결단할 것이란 취지다. 광역단체장인 오 시장과 무소속 신분인 한 의원은 전대 출마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비된다.위협(T)은 비당권파의 결집 가능성이다. 그동안 장 대표의 당 운영을 관망해오던 의원들이 오 시장이나 한 의원과 접점을 넓힐 경우 당내 세력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강성 지지층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계파를 포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진숙·김태규 의원이 전대에 나설 경우 강성 지지층의 표심이 분산될 수도 있다.◆吳, 무죄 판결로 보폭 확대…'뉴친오계' 결집이 관건오 시장의 강점(S)은 풍부한 선거 경험과 행정 능력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 됐다. 특히 국민의힘이 전국적으로 고전한 선거에서 수도 서울을 지켜낸 경험은 향후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과 중도층 공략에 힘을 실을 것이란 평가다.약점(W)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내 조직력이다. 오 시장과 친분이 있는 의원들은 적잖으나 이들이 하나의 계파로 결집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시정을 책임지는 광역단체장이라는 점에서 중앙당 조직을 직접 움직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항소심 무죄 판결을 계기로 정치적 활동 공간이 넓어졌다는 점이 오 시장에게는 기회(O)로 꼽힌다. 판결 당시 10여 명의 현역 의원들이 법원에 등장했듯, 장 대표와 한 의원 사이에서 거리를 두고 있는 당내 중진과 관망파 의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여지가 높다.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 당 안팎의 인사들을 아우르는 보수 통합론도 향후 세력 확장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위협(T)으로 남아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지난달 30일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오 시장과 접촉하는 의원들이 늘더라도 이를 지속적인 정치적 연대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韓, 홀로서기 성공했지만…복당 막힌 '원외'의 한계한 의원의 강점(S)은 독자적인 지지층과 대여 공세 실력이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이후 지난 6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며 정치적 체급을 키웠다. 특히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와 정당개혁 의제는 다른 두 사람과 구별되는 정치적 활동이다.그러나 한 의원의 무소속 신분은 최대 약점(W)으로 꼽힌다. 개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국민의힘의 공식 조직과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기 어렵다. 친한계 의원들이 존재하지만 대부분 비례대표라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과거 윤 전 대통령과의 갈등, 당원 게시판 논란 등에 따른 '배신 프레임'을 벗어야 하는 부분도 부담이다.기회(O)는 정당개혁을 매개로 한 당내 인사들과의 협력이다. 기존 친한계 외에 중진 의원들과 접점을 넓히고, 오 시장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지난 2일 한 장례식장에서 만나 조만간 별도의 만남을 갖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위협(T)은 복당 문제와 비당권파 간의 경쟁이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전대 전까지 한 의원의 복당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관측이 높다. 여기에 오 시장이 보수 통합의 구심점으로 부상하면서 한 의원과 지지층이 겹치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세 사람 모두 뚜렷한 강점만큼이나 극복해야 할 약점도 안고 있다. 장 대표는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 오 시장은 당내 조직력 확보, 한 의원은 복당과 세력 확대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년 전당대회를 위한 준비는 사실상 지금부터 시작됐다"며 "약점을 슬기롭게 극복한 사람이 '별의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이 3일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에 가속을 붙이는 한편, 농협중앙회장을 전체 조합원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까지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하는 등 전방위적인 '입법 폭주'에 나섰다. 특검법은 이르면 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민주당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의 5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으로 따지면 당연히 있다"며 속도전 의지를 내보였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우선 4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비리 및 대북송금 의혹 등 12개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법안을 상정한다. 민주당은 당초 논란이 됐던 '공소취소권' 부여 조항은 제외하는 방향으로 기존 법안을 수정해 추진하기로 했다.이에 대해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의성청송영덕울진)은 "민주당이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위한 악마의 발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여당의 '독주'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도 이어졌다.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선거인단이 아닌 전체 조합원 직선제로 바꾸고 독립 감사기구를 신설하는 농협법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켰다. 조합원 직선제가 도입되면 유권자 수가 1천110명(선거인단)에서 약 187만명(조합원)으로 늘어난다.야당 위원들은 여당이 입맛대로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법안을 일방 처리한다며 전원 퇴장했다.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이 날치기로 통과시킨 '농협법'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 추천 인사가 농협 주요 인사 추천기구에 들어간다"며 "농협에 대한 정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관치 농협법"이라며 전체회의 상정 중단을 촉구했다.한편, 민주당은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안건에 대해서는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5일 본회의에 보고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 7곳이 무더기로 신청했다. 막대한 지방비 부담과 불확실한 정책 효과에도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공모에 참여하면서 선심성 현금 지원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3일 경북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의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가 이날 오후 마감된 가운데 도내에서는 의성·영덕·청도·고령·성주·봉화·울진 등 7개 군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도내 신청 대상인 인구감소지역 8개 군 가운데 울릉군만 참여하지 않았다.경북도가 집계한 7개 군의 신청 규모는 27만1천270명으로 연간 사업비만 4천882억8천600만원에 이른다. 국비가 절반인 2천441억4천300만원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도비와 군비로 각각 25%씩 부담해야 한다.이미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영양군과 청송군의 예산까지 고려하면 경북도의 재정 부담은 더욱 커진다. 신규 선정 지역이 늘어날수록 다른 지역 현안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사업의 지속 가능성도 문제다. 정부가 이번 공모를 통해 새롭게 선정하는 지역의 시범사업 기간은 2027년 1년뿐이다. 2028년 이후 사업이 계속될지, 국비 지원이 유지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경북도는 7개 군의 신청서를 모두 제출하면서도 실제 도비 지원은 1개 군에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한 지방비 재정협의서를 통해 현재 재정 여건상 1개 군의 사업비만 감당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경북도 관계자는 "내년도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빚을 내 현금성 지원을 할 수는 없다"며 "7개 군 모두 신청했지만 도비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한 곳뿐이라는 의견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일상화" 대구 한복판 '로이' 무인셔틀 달린다
"자율주행 모드로 운행합니다."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약령시건너(동성로입구) 정류장. 반월당네거리 쪽에서 다가온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가 멈춰 서자 미닫이문이 열렸다. 차 안에 운전석은 없었다. 승객들이 둥글게 마주 보고 앉도록 좌석이 놓여 있었고, 천장이 일반 차량보다 높아 허리를 숙이지 않고도 오를 수 있었다. 유리로 된 고정식 천장 너머로 하늘이 보였다.실내 모니터 2대에는 도로와 횡단보도, 신호등, 주변 차량, 보행자 등이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차체를 둘러싼 통창은 개방감이 커서, 셔틀을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찍는 바깥 시민의 모습까지 한눈에 들어왔다.이 셔틀은 오는 7일부터 시민 누구나 별도 예약 없이 탈 수 있다. 대구시는 7일부터 12월 말까지 동성로 일원에서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제작·운영하는 자율주행 전용 셔틀 로이 1대를 운행한다. 노선은 약령시건너를 출발해 제일주얼리마켓 건너, 대구시청 동인청사, 삼덕성당 앞, 반월당역을 거쳐 다시 약령시건너로 돌아오는 순환형이다.돌발 상황에 대비해 차 안에는 시험운전자가 함께 탔다. 시험운전자는 탑승객과 보행자, 주변 차량의 안전을 위해 필요하면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 모드로 전환해 대응한다고 설명했다.이날 약령시건너에서 대구시청 동인청사까지 15분간 이동하는 동안 주행 과정에서 큰 불편은 없었다. 함께 탄 한 승객은 "운전자가 없는 차량은 도시철도 3호선에서만 봤는데 작은 3호선 같다"며 "다양한 곳에서도 자율주행 차량을 만날 수 있다면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셔틀은 매주 금·토·일요일 오후 1시부터 60분 간격으로 하루 6회 운행한다. 오후 4시 출발편은 동인청사까지만 운행하고, 오후 4시 20분부터 6시까지는 충전과 정비를 위해 운행을 멈춘다. 이용 요금은 무료다. 탑승 인원은 운행 허가 조건에 따라 최대 8명이다.시도 시민들에게 새로운 이동 서비스를 알리는 데 직접 나섰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3일 오후 동성로 입구 광장에서 열린 자율주행 셔틀 시승 행사에 참석해 동인청사까지 약 1.1㎞ 구간을 15분간 셔틀을 타고 이동했다.추 시장은 "시민이 일상에서 직접 타보고 편리함을 느낄 수 있어야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가치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번 셔틀 운행을 통해 자율주행을 시민에게 친숙하게 알리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이동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시는 도시철도역과 동성로 주요 지점을 연결해 시민과 방문객이 일상 생활공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사업을 마련했다. 운행 과정에서 이용자 의견을 모아 서비스 개선에 활용하고, 버스·택시 등 기존 대중교통 운행에 지장이 없도록 관련 부서·운송사업조합과도 협의할 계획이다.로이는 지난해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회의장과 숙소를 잇는 공식 자율주행 셔틀로 운행됐다.
대구 거주 외국인 "지역 정착하고 싶지만 이것 때문에…"
대구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가 늘고 있다. 특히 제조업 등 인력난을 겪는 업종에서 일하는 비전문취업(E-9) 체류 외국인은 최근 4년 사이 50% 넘게 증가했다.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따르면 대구에 체류지를 둔 E-9 외국인은 2021년 4천910명에서 2025년 7천450명으로 2천540명(51.7%) 늘었다. 대구시가 실시한 '외국인 인력 고용·노동 실태조사'에서는 조사에 참여한 외국인 노동자의 90.2%가 E-9 체류자격이었고, 98.2%는 제조업에 종사했다. 현재 사업장에서 일한 기간이 3년 미만인 응답자도 67.4%에 달했다.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대구는 단순히 일하는 곳만은 아니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81.7%는 장기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취득한다면 대구에 계속 거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착을 희망하더라도 현실적인 어려움은 적지 않다. 실제 대구에서 만난 외국인 노동자들은 낯선 생활환경에 적응하는 과정부터 안정적인 일자리 확보와 가족 동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낯선 대구살이, 주변에 묻고 또 묻고…"쉽게 도움받을 환경 필요"네팔 출신 햄라즈 번다리(27) 씨는 2023년 8월 비전문취업(E-9) 체류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와 대구의 종이·인쇄 관련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 중구 남산동에 있는 회사 기숙사에서 동료 2명과 생활한다.한국에 온 지 3년이 넘은 지금은 일상 대부분을 혼자 해결하지만 처음 대구에 왔을 때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많았다.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병원을 이용하거나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감기와 몸살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의사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워 휴대전화 통역을 이용해 진료를 받아야 했다.처음에는 동료들의 도움에 의지했지만, 한국어와 지역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혼자 처리할 수 있는 일도 늘었다. 다만 여전히 모르는 일이 생기면 관련 기관보다 주변 사람들을 먼저 찾는다. 친구들에게 물어보거나 직장 팀장에게 메신저로 도움을 구하는 식이다.주변에서도 답을 얻기 어려운 문제는 대구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 문의한다. 번다리씨는 이곳에서 한국어와 컴퓨터 수업을 듣고 지게차·굴착기 교육을 받았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센터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해하는 일이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니다. 특히 체류자격이나 행정절차처럼 전문적인 내용은 외국인 노동자가 혼자 파악하기 어렵다고 느낀다.앞으로 대구에서 10년을 더 살아간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할지를 묻자 그는 생활과 체류에 필요한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도움받을 수 있는 환경을 꼽았다. 번다리씨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구에서 더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체류자격이나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답했다.◆ 두 번째 한국살이는 대구…이제는 가족과 함께 살기를같은 네팔 출신 선딥(32) 씨는 한국과 네팔을 오가며 10년 넘게 한국에서 일해왔다. 2014년 처음 한국에 들어와 충남 천안에서 약 5년간 일한 뒤 네팔로 돌아갔다. 이후 다시 한국에 입국해 대구에 자리 잡았고, 현재 E-9 체류자격으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대구 생활에는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물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친구와 직장 동료도 많이 생겼다. 다만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어렵게 들어간 자동차부품 업체는 업무 강도와 회사 분위기 등이 맞지 않아 오래 다니지 못했고, 다시 직장을 구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체류자격상 구직 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할 수도 없어 친구 집에 머물며 생활비를 아끼고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선딥 씨는 "천안에서는 비교적 빠르게 직장을 구했었는데 다른 지역보다 대구는 제조업 일자리가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정적인 일자리가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의 가족생활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네팔에 있는 아내와 두 살배기 아들을 대구로 데려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가족 동반이 가능한 체류자격으로 변경하고 회사 기숙사를 나와 별도의 주거공간도 마련해야 한다. 가족이 합류하면 주거비와 생활비 등 지출이 늘어나는 만큼 안정적인 소득도 필요하다. 선딥 씨는 "지금 혼자 살고 있으니까 외로운 부분이 있다. 가족들도 데려와 같이 살고 싶다"면서도 "가족이 오면 경제적인 측면이 부담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남고 싶은 도시'에서 '남을 수 있는 도시'로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는 대구에서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소득이 끊기면 당장의 생계뿐 아니라 가족 동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대구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정보 접근성도 중요한 문제로 꼽혔다.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주변 사람들에게 의존하거나 체류자격 변경에 필요한 절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장기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었다.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취업 지원뿐 아니라 지역에서 안정적인 생활 기반을 마련하고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정착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준규 대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히 외국인의 취업을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기업의 인력수요와 외국인 인재의 전공·역량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정용교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인이 대구에서 장기간 거주하려면 고용 안정성과 임금 등 노동시장 여건이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지역경제 기반도 갖춰져야 한다"며 "대구의 산업과 경제 여건을 고려한 외국인 정착계획을 마련하고, 실제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정책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 유력 주자 행사에 국힘 '보험용 얼굴도장' 우르르
국민의힘 차기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시작하면서 차기 총선을 향한 현역 의원들의 '보험용 얼굴도장 찍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내년에 선출될 차기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028년 실시되는 총선의 공천권을 행사할 예정이기 때문에 '철새들의 줄서기'가 더욱 불붙을 전망이다.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국회의원이 30분 간격으로 토론회를 개최했다.오전 10시 오 시장이 참석한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 공존의 길을 찾다'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그리고 김석기, 주호영, 이만희, 김정재, 권영진, 이달희, 권영세, 나경원, 조은희, 조정훈, 신동욱, 김재섭, 서명옥, 박수민, 이종배, 조배숙, 성일종, 신성범, 김미애, 최수진, 한지아, 박상웅, 김소희, 최보윤, 박준태 의원 등이 참석했다.이보다 앞선 오전 9시 30분에는 한동훈·김기현·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 주최한 '정당 개혁,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주호영, 김석기, 이만희, 권영진, 김형동, 우재준, 박정하, 배현진, 고동진, 안상훈, 한지아, 김건, 조은희, 신성범, 서명옥 의원 등이 얼굴을 비췄다.특히 주호영, 김석기, 권영진, 김기현, 신성범, 고동진, 조은희, 배현진, 한지아, 박정하, 서명옥 의원 등 11명은 양쪽 토론회에 모두 참석하느라 분주히 발품을 팔아야 했다.국민의힘 관계자는 "아무래도 차기 총선 공천권을 거머쥘 수 있는 유력 정치인 행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하지만 의원들은 줄서기가 아니라 통상적인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의원들의 (국회 내) 토론회 참석은 일반적으로 의원실 간 '주고받기식 품앗이'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차기 총선 공천용 얼굴 알리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김석기 의원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에서 지역구(경주)에 소재한 한국수력원자력 문제를 잘 챙겨준 김기현 의원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정치개혁 토론회'에 참석했고, 이어 제가 몸담고 있는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우리 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이 준비한 '세계문화유산' 관련 토론회에도 얼굴을 비쳤다"면서 "의정활동 중 이런저런 인연으로 신세진 분들에 대한 답례와 우리 의원실 주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주셨던 분들에 대한 품앗이 개념의 토론회 참석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강대식 "대구 군공항 소음 주민 보상금 16년째 6만원"
공군기지 주변 주민들이 비행장 운용으로 발생하는 소음에 수십년간 시름하고 있지만, 정부 보상액은 16년째 동결돼 있어 '무한인내'를 강요받는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금액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국비가 반영되지 못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증액을 추진해야 할 처지다.정부가 광주 군 공항 이전을 포함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천문학적인 재정을 투입하면서 정작 소음피해 주민의 고통은 외면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3일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대구 동구군위군을)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 소음피해 보상기준 대법원 판례가 성립된 2010년 당시 월 3만~6만원의 지급기준액을 지금까지 적용하고 있다.국방부는 2010년 이후 2025년까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약 30%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다.민방위기본법상 유사 보상금인 대남방송 소음보상 지급기준액이 일 2천~4천원으로 군소음보상법 대비 2배 수준(월 최대 약 12만원)인 점을 고려해도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국방부는 기존 예산 1천96억원에서 30% 인상분 377억원(월 4만~8만원)을 반영한 1천473억원이 내년에 필요하다고 집계했다.하지만 이 금액은 국회에 제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주민 체감도가 높은 보상이 되기를 바라는 국방부 의견을 재정 당국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30% 증액이 어렵다면 최소 16% 증액(월 3만5천~7만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국회 예산 심의 단계에 대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대구 군 공항 주변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적어도 물가상승률 만큼의 인상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강대식·최은석(대구 동구군위군갑) 의원은 이미 국회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소음 피해 보상액을 규정하도록 한 군소음보상법 개정안도 제출한 상태다.강 의원은 "2010년 판례에 근거한 보상금 기준은 현재 물가와 맞지 않아 보상의 가치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며 "내년도 대폭의 확장 재정을 예고한 정부·여당은 군 공항 인근 주민들이 오랜 기간 국가 안보를 위해 피해를 감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뒷받침할 군 공항 이전과 용수·전력 인프라 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 분석에서 쏟아졌다. 시민사회에서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초광역특구법'이 재벌 특혜라며 철회 요구가 나왔다.◆1전비 소산 계획 졸속지난달 30일 공개된 예정처의 국방위원회 소관 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국방부는 광주 군 공항을 쓰는 제1전투비행단 임시배치를 위해 예천·중원·서산 기지에 총사업비 6천692억원 규모의 사업을 추진하며 내년 예산안에 3천169억원을 반영했다.이 가운데 총사업비 200억원 이상이라 선행연구와 사전타당성 검토를 거쳐야 하는 예천·서산 다목적 체육센터, 예천 모듈러형 숙소 등 10개 사업은 이런 절차 없이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국방부는 지난 6월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절차를 밟을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는 입장이지만 예정처는 '관련 지침을 위반한 사례'라고 지목했다.과도하게 많은 예산이 잡혀 있는 항목도 지적됐다. 예천기지 조종교육생 모듈러형 숙소는 공사가 내년 10월 시작돼 2028년 7월에야 끝나는데도 사업비 전액(452억6천200만원)이 내년 예산안에 담겼고, 부대공사비 할증률도 지침(15%)의 세 배 가까운 43%가 적용돼 약 71억원이 더 반영된 것으로 추산됐다.공기 단축을 위해 기존 군사시설에서 사용하지 않던 구조물 형식을 도입한 사례도 주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언급됐다. 공기 단축을 이유로 중원·서산 정비격납고에는 '막구조'를, 3개 기지 엄체호에는 지붕만 덮는 엄체물의 일종인 '유개형 리베트먼트'를 적용하는데, 모두 기존 군사시설에는 없던 구조다. 예정처는 군사시설에는 일반시설보다 높은 내구도가 필요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용수·전력 문제도 의구심용수 및 전력 공급 방안 역시 불확실성이 크고, 추후 재원 조달 문제 역시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예정처의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예산안 분석을 보면 호남권 반도체산단 용수공급 사업에 내년 1천196억원이 신규 편성됐는데, 동복댐 증축과 주암광역 관로 신설은 기본구상 등 사전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초기 공사비가 잡혔다.재원 안정성 역시 불안요소다. 2032년까지 국고만 1조4천541억원, 연평균 약 2천400억원이 드는데 일반회계가 아닌 미래대응기금에 편성돼, 추가세수가 줄면 지원이 흔들릴 수 있다고 예정처는 우려했다.재원 문제는 전력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국전력공사의 사채발행한도는 2028년부터 자본금·적립금의 5배에서 2배로 줄지만, 올 상반기 발행배수는 2.9배로, 한도가 환원되면 22조9천억원을 갚아야 한다. 정부가 편성한 5천억원 출자는 한도를 1조원 늘리는 데 그치고, 한전 전망으로도 2029년까지 법정한도를 못 맞춘다는 지적이다.각종 특혜시비를 빚고 있는 초광역특구법을 둘러싼 시민사회의 반발도 거세다. 참여연대는 지난 2일 성명을 통해 이를 '전방위적 규제완화, 재벌 특혜로 점철된 법안'으로 규정하고, 지역사회를 기업·정부에 종속시킨다며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박상혁 의원 등 24인이 발의한 해당 법안이 노동분야 등 각종 규제를 푸는 점을 지적,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특구는 기업의 이윤창출을 위한 식민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6월 대통령 유럽 순방 당시 공군 1호기에 탑승했던 인사들의 여권번호와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가 외부 인터넷 사이트에 유출된 데 따라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여권을 다시 발급받게 됐다.박두순 외교부 대변인은 3일 현안 브리핑에서 "외교부는 사전에 해당 유출 사실을 확인한 즉시 관계기관에 수사와 조사를 요청했다"며 "현재 경찰청을 비롯한 관계기관 협조하에 유출 경위 파악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앞서 지난 6월 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에 동행한 인사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게시된 것으로 드러났다.해당 파일에는 이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김용범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한성숙 현 국무총리, 배경훈·조현·김성환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생년월일과 여권번호, 여권 발급일 및 만료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청와대와 외교부 소속 직원은 물론 대통령경호처 소속 경호원, 청와대 출입 기자 등 정보가 노출된 사람은 168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진상 파악에는 경찰 등의 수사와 함께 외교부 자체 조사도 병행된다.박 대변인은 "지난 6월 대통령 순방 행사 관련 컴퓨터 및 이메일 등에 대한 기술적 점검을 포함해 포괄적이고 심도 있는 조사를 실시 중"이라며 "문제가 된 사이트로부터 해당 정보 삭제 그리고 그 밖의 개인정보 유출 여부 확인 등 추가 피해 차단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아울러 이재명 대통령 내외를 포함한 모든 인사의 여권 재발급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박 대변인은 "외교부는 동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유출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한편 추가 피해 예방 및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한 다각도 조치를 취해갈 예정"이라고 했다.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외부 해킹보다는 정보 유출로 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해킹이라기보다 유출로 파악하고 있다"며 "어떤 절차에서 어떤 원인으로, 어떤 경위로 유출됐는지 조사하겠다"고 했다.이날 브리핑에서는 개인정보가 약 5개월 동안 인터넷에 노출돼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외교부가 언제 이를 파악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박 대변인은 유출 사실을 인지한 정확한 시점에 대해선 "언론 보도 발표 전에 유출 사실을 인지하고 관계기관의 수사와 조사를 요청했다"고만 답했다. 구체적인 인지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유출 정보의 추가 확산 정황을 묻자, "현재까지는 파악되고 있지 않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포함해 좀 더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보안문서로 관리되는 대통령 순방 관련 자료가 어떻게 외부 사이트에 올라갈 수 있었는지, 순방 계획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등에 대 등을 두고도 질문이 이어졌다.이에 박 대변인은 "공군 1호기 탑승객 명단을 포함한 대통령 순방 관련 모든 자료는 보안문서로 관리되고 있다"며 "모든 자료가 보안문서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시점이나 이런 건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바이낸스 8조원대 해킹 배후? 김여정 "황당무계한 낭설"
미국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8조원대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자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김 부장은 3일 조선중앙통신이 발표한 담화를 통해 "미국이 세계 각 곳에서 발생하는 사이버사기 행위들이 모두 우리의 소행인 듯이 국제 여론을 오도하고 있다"며 "미국의 주장은 황당무계한 낭설"이라고 일축했다.이어 "미국이 사이버 범죄 사건과 북한을 연계해 국제사회에 그릇된 대조선 인식을 유포시키려고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제적 영상(이미지)에 손상을 주고 우리의 존엄과 국위를 폄훼하려는 불순한 시도이자 또 다른 엄중한 반공화국 주권침해 행위"라고 비난했다.김 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취된 가상화폐를 몰수해 전략 비축 자산으로 삼겠다고 지난해 발표한 점을 거론하며 "절취당한 거액의 암호화폐 자금이 회수되는 경우 누구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겠는지를 따져보면 이번 해킹사건의 배후에 대한 단서가 주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대단히 불쾌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적대적 태도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측면에서 재고해볼 문제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동안 북한은 해킹 배후로 지목될 때마다 부인을 거듭해 왔지만 김 부장 명의의 담화는 이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제안에 북한이 침묵해온 가운데 나온 담화라는 점에서 회담 성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낙석사고 '용두낙조 피암터널' 공정률 80% 완공 눈앞
지난 5월 낙석사고로 보행자가 숨진 대구 남구 용두낙조 지하차도의 통행이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예정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하차도 인근에 설치 중인 피암터널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다만 인접한 신천좌안 하단도로는 내년 9월 이후에나 통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주변 교통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3일 대구 남구에 따르면 봉덕동 용두낙조 지하차도 인근 피암터널 설치 공사의 공정률은 약 80%다. 주요 구조물 설치는 완료됐으며, 남은 공정을 마무리해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12월 초 통행을 재개할 계획이다.대구시는 사고 이후 민간전문가 등과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위험수목과 뜬돌 제거, 낙석방지망 설치 등 응급조치를 진행했다. 그러나 급경사지와 도로가 맞붙어 있어 기존 낙석방지시설만으로는 안전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피암터널 설치를 결정했다.피암터널은 도로 위를 구조물로 덮어 경사면에서 떨어지는 암석이 차량이나 보행자를 덮치는 것을 막는 시설이다.사고 현장과 인접한 신천좌안 하단도로도 낙석 위험으로 지난 5월 26일부터 차량 통행이 전면 차단된 상태다. 두산교에서 상동교 방향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6개월째 막히면서 차량들이 주변 도로로 우회하는 등 교통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대구시가 실시한 교통조사에 따르면 시간당 교통량은 2021년 1천27대에서 올해 5월 2천7대로 약 2배 늘었고, 교차로 지체시간도 차량당 87.5초에서 272.6초로 3배 이상 증가했다.이에 대구시는 교통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파동IC에서 상동교 방향 신호시간을 기존 100초에서 110초로 늘리는 등 신호체계를 조정했다.통행 재개를 위한 정비사업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총 17억5천만원을 투입해 신천좌안 하단도로 412m 구간을 기존 절개지에서 신천 방향으로 약 3m 이설하고 낙석방지책 등 안전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지난 7~9월 타당성 조사용역을 마친 데 이어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12월 말까지 예정됐던 설계를 12월 초 마무리하고, 내년 초로 계획했던 착공 시점도 올해 12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사는 내년 8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대구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이 많은 만큼 공사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려고 한다"고 말했다.한편, 지난 5월 8일 오전 10시 47분쯤 대구 남구 봉덕동 용두낙조 지하차도 인근 경사면에서 약 1t 규모의 암석이 무너져 내렸다. 당시 신천 둔치와 연결된 통행로를 걷던 50대 남성이 암석에 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사고 당시 해당 경사면에는 낙석방지망 등 안전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2의 충주맨 도전 'SNS 홍보 열풍' 공무원 부담 가중
지자체의 SNS 홍보 경쟁이 공무원들의 새로운 업무 부담으로 이어졌다. 정책과 사업을 알리기 위한 영상에 춤과 자기소개까지 요구되는 데다가, 홍보 업무와 무관한 직원들까지 촬영에 동원되고 있어서다.지난 27일 SNS에는 홍보를 위해 동원을 요구받았다는 한 공무원의 하소연이 온라인에서 공감을 얻었다. 글쓴이는 "최근 유행하는 신인 걸그룹 'A20 LITE'의 데뷔곡에 맞춰 춤을 추고 자기소개를 하는 영상을 찍어야 한다"며 "사다리타기로 촬영자를 뽑기로 했는데, 걸릴까 봐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이어 "홍보 부서도 아닌데 사업 홍보 때문에 촬영하기로 했다"며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 둘 다 올린다고 한다"고 덧붙였다.지자체 공무원들이 SNS 홍보 영상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배경에는 이른바 '충주맨'의 성공이 있다. 지난 2019년부터 7년간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활동한 충주맨은 최고 구독자 수 97만5천명을 기록했다. 그는 유행어와 파격적인 편집을 활용하는 짧은 영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이후 '제2의 충주맨'을 꿈꾸는 지자체들의 도전이 이어졌다. 충주맨의 형식을 참고한 다른 지자체의 홍보 영상도 인기를 끌면서, SNS 유행을 활용한 홍보 경쟁이 본격화했다.지자체의 홍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정작 영상에 출연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부담도 커졌다. 얼굴이 공개되는 것은 물론 춤을 추거나 유행하는 노래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행동까지 해야 해서다.출연자를 구하는 일은 영상 담당자들의 골칫거리다. 먼저 홍보 대상 사업을 맡은 부서 직원에게 출연을 요청하지만, 거절하면 촬영을 강요할 수 없다. 섭외가 무산되면 결국 평소 친분이 있는 다른 직원에게 부탁해 출연자를 구하고 있다.촬영 과정에서 겪는 고충도 적잖다. 어렵게 섭외한 직원이 얼굴을 드러내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서다. 영상 담당자들은 출연자의 요구에 맞춰 촬영 구도를 조정하는 한편, 눈길을 끌 만한 사업을 발굴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까지 도맡고 있다.공무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도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달서구의 경우 2024년 '반딧불이 홍보단'을 꾸려 콘텐츠 제작과 출연을 전담할 고정 인력을 확보하려 했다. 젊은 직원과 주요 부서별 직원 1명을 홍보단으로 구성해 SNS 홍보 교육을 진행하고 직접 영상을 제작하도록 했다.하지만 직원들이 기존 업무에 홍보 업무까지 떠안으며 부담이 커졌고, 결국 1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다른 구·군 역시 출연자에게 특별휴가를 제공하는 등 참여를 유도했지만 꾸준한 인력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이처럼 출연자를 확보하는 일부터 쉽지 않지만, 지자체들이 SNS 홍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한 구·군 홍보 담당자는 "영상 하나가 1만 회 조회수를 기록하는 '대박'이 종종 터지는 데다, 특히 젊은 층에 정책과 사업을 알리는 데 SNS만큼 효과적인 수단을 찾기 어렵다"며 "결국 출연에 협조적인 몇 명의 직원들에게 의지해 영상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노상주차장 요금 정산도, 관광객 마케팅도 'AI로 척척
대구 기업들이 주차 관리와 관광·상권 마케팅 등 실생활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고 있다. 차량 인식과 요금 정산을 자동화하고, 관광객의 관심을 실제 방문과 소비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제조 현장의 생산성 향상을 넘어 일상 서비스의 불편을 줄이고 새로운 수요를 찾는 인공지능 전환(AX)이 시도되고 있다.신라이앤씨는 AI 기반 주차관리 시스템 'ParkChain 365'를 개발해 대구 북구 칠곡 노상주차장에 적용하고 있다. 차량번호 인식 카메라와 AI 연산 장치, 안내 전광판, 카드 결제 단말기를 결합해 주차면 단위로 입·출차를 확인하고 이용시간과 요금을 계산한다. 운전자는 별도 정산소로 이동하지 않고 차량 옆에서 결제할 수 있다.노상주차장은 출입구가 정해진 일반 주차장과 달리 차량의 진입 방향과 주차 각도가 다양하다. 관리자가 도로를 오가며 요금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크다. 신라이앤씨는 현장 영상을 분석하는 엣지 AI로 차량을 인식하고, 관리자가 웹 화면에서 주차 현황과 결제 내역을 확인하도록 했다. 입·출차 기록은 미납 확인과 민원 대응에도 활용한다.회사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학습에 반영해 인식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장기점유와 이중주차로 혼잡했던 공간이 정리되는 변화도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현장 적용 경험을 쌓아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김용호 신라이앤씨 대표는 "가상 데이터만으로는 실제 현장에서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알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학습에 반영해 인식 성능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대구에 본사를 둔 마케팅 기업 유피인터는 AI를 활용해 관광객의 관심을 지역 매장의 예약과 매출로 연결하는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X 솔루션 '유프로360'으로 흩어진 매출·상품·재고·마케팅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고, 반복적인 자료 수집과 정리, 보고서 작성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회사는 이를 지역 소상공인의 운영 여건에 맞춰 설계하고 있다. 뷰티업소라면 시술별 매출과 중국어 콘텐츠 반응, 예약 흐름을 함께 분석해 중화권 고객의 관심이 실제 예약으로 이어지는 서비스를 찾는다. 분석 결과를 시술 구성과 가격, 홍보 소재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전문 마케팅·분석 인력이 부족한 작은 가게의 운영을 데이터와 AI로 지원한다는 구상이다.박성일 유피인터 콘텐츠사업본부장은 "서울의 브랜드에는 상품과 판매를 설계하는 MD 조직이 있지만 지역은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 공백을 데이터와 AI로 메우는 것이 지역에서 이 사업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잇달아 진출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비야디(BYD)를 시작으로 올해 지커가 국내 판매에 나섰고, 샤오펑까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안방 시장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의 한국 법인 엑스펑모터스코리아는 이만식 전 볼보자동차코리아 커뮤니케이션·커머셜 총괄을 내달 1일 신임 한국 대표로 선임한다고 3일 밝혔다.샤오펑은 자동차 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이 신임 대표를 중심으로 국내 판매·서비스망을 구축하고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샤오펑은 인공지능(AI)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동화 기술을 앞세운 중국의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 세계 60개 국가·지역에 진출했으며, 올해 2분기 해외 차량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2만대를 넘어섰다.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의 '체리자동차'와 '창청자동차' 또한 내년에 국내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중국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진출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올해 1~9월 국내 신규 등록된 중국산 승용 전기차는 11만2천4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배 증가했다.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전체 승용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은 43.5%로 전년 동기 대비 8.4%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국산 승용 전기차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2%p 감소한 48.7%로 집계되면서 시장점유율이 절반 아래로 내려갔다.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 물량 감소를 넘어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국 정부의 지원 속에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지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럽과 달리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가진 한국은 통상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중국산 전기차의 집중 공략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내 생산세액공제를 비롯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 생태계는 고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장님 먼저 다가와 주세요"…달서구 직원 A4 설문조사
대구 달서구가 간부 공무원들의 조직 내 소통 방식과 직원 존중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무기명 설문조사에 나서 눈길을 끈다. 직원들의 생생한 의견을 바탕으로 수평적인 공직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취지다.달서구는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국장과 과장 등 간부 공무원들의 직원 존중 수준을 살피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3일 밝혔다.이번 설문은 정해진 문항에 답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직원들이 A4 용지에 자유롭게 의견을 적어 제출하는 백지 설문으로 진행됐다. 응답은 모두 무기명으로 수합했다. 부당한 대우를 받은 사례뿐만 아니라 간부 공무원에게 존중받았다고 느낀 경험,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개선 의견 등도 폭넓게 담도록 했다.일주일간 진행된 설문에는 A4 용지 30박스에 나눠 담겼다. 업무 과정에서 느낀 불편부터 간부 공무원들의 사소한 행동과 말투에 대한 지적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모였다.응답 중에는 "전화를 받는 중 국장실에 들어가면 손짓으로 물러나라고 하기보다 말로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다"거나 "식사할 때 간부들이 조금 더 천천히 먹어주면 좋겠다. 음식을 먹으며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소통하고 싶다"는 등 의견이 나왔다.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행동이 직원들에게는 부담이나 불편으로 다가올 수 있는 사례도 있었다.한 직원은 "간부가 가장 먼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자리를 떠나면 곤란하다. 뒤따른 직원들도 어쩔 수 없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킬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거창한 자리가 아니더라도 간부 공무원들이 먼저 다가와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소통해 주길 바란다는 의견도 주를 이뤘다.달서구는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실천 과제를 마련하고, 간부 공무원들의 존중 문화 실천 경진대회도 열기로 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경진대회에는 구청장과 6개 국장, 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각 국은 설문에서 제기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한 실천 사항과 성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평가 과정에는 일반 직원들이 직접 참여한다. 부서별 주무 직원 34명은 존중 문화 실천 성과와 사례의 구체성, 직원 체감도, 조직문화 개선 효과, 확산 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각 부서의 활동을 평가한다.달서구는 우수 사례를 전 부서에 확산하고,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정착시킬 방침이다.김용판 달서구청장은 "불만 사항을 모아 '존중 문화 만들기 지침서'를 제작하거나 설문조사를 자주 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구청 내 업무 분위기를 환기하고 더 나은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관 11년 1130억 들인 DTC…섬유패션 업체 입주 29곳뿐
섬유패션산업의 비즈니스 거점으로 건립된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가 개관 11년이 지나도록 설립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전체 임대공간 중 섬유패션 업체가 차지한 비중은 절반이 안 되고, 섬유패션지원사업 지출 비중은 1%대에 머무르고 있다. 자립경영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한 채 대구시 재정에 의존하고 있어, DTC 운영 구조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3일 대구시에 따르면 DTC는 대구를 섬유·패션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밀라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천130억원을 들여 건립됐다. 2015년 개관한 DTC는 연면적 4만9천667㎡ 규모에 지하 2층·지상 9층 건물로 조성됐으며, 내부에는 섬유박물관과 비즈니스센터, 다목적홀·전시실 등이 들어섰다. 현재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하 조합)이 위탁운영 중이다.◆ DTC 내 섬유·패션업체 4분의 1도 안 돼문제는 섬유·패션기업의 비즈니스 거점이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DTC의 임대공간 대부분이 다른 업종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현재 전체 임대공간 122개 가운데 섬유·패션업체가 입주한 곳은 29개(23.8%)에 불과하다. 공실은 3개뿐으로 입주율 자체는 높지만, 정작 핵심 유치 대상인 섬유·패션기업 비중은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유사 기관인 한국섬유개발연구원(섬개연)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섬개연은 입주공간 59개 중 57개(96.6%)를 섬유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다이텍연구원 또한 입주공간 36실 가운데 35실(97.2%)에 섬유패션업체가 들어선 상태다. 이들 시설과 DTC 간 입주 조건에는 차이가 있으나, 지역 섬유기업을 집적한다는 측면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이는 셈이다.지역에 섬유·패션기업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2024년 기준 대구의 섬유·패션기업은 6천910개에 달한다. DTC 역시 쇼룸을 활용한 제품 전시·홍보, 유관기관 연계, 회의실 활용 등 다양한 입주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업체들의 입주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지역의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섬유업체들이 주로 서구, 북구 등에 있는데 DTC를 동구 이시아폴리스에 만들어 놓으니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많다"며 "입주 혜택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목표로 내세운 '자립경영' 요원DTC의 사업 방향도 섬유패션을 담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DTC가 2024년부터 올해 9월까지 유치한 국·시비 사업은 모두 26건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의 대부분이 섬유패션지원사업보다 섬유박물관에 치우쳐져 있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예산 지출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DTC의 전체 지출 31억2천157만원(이월금 제외) 가운데 섬유패션지원사업 명목으로 지출된 금액은 4천635만원(1.5%)뿐이었다. 2023년 1천만원(0.3%), 2024년 2천950만원(1.0%)에서 늘었으나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반면 인력과 시설 관리에는 상당한 비용이 투입됐다. 지난해 DTC 직원 15명에 대한 인력운영비로 7억5천54만원이 지출됐고, 보안·청소 인력과 관련 용품 등을 포함한 시설용역비는 8억4천842만원이었다.자립경영도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다. DTC는 개관 당시 3년 뒤인 2018년부터 자립운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지금까지 대구시로부터 매년 11억4천만원을 지원받아 왔다. 임대·대관 등을 통한 20억원 안팎의 자체 수입만으로는 30억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워 대구시 재정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이 같은 상황 속에 DTC의 운영 구조를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수입과 인건비·시설 유지관리비 등 내역을 면밀히 분석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실질적인 자립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전체 입주공간 중 섬유패션기업 비중이 20%대에 그친다는 것은 DTC의 건립 취지와 동떨어진 결과"라며 "자립경영을 위해서는 자체 수익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직원들이 공모사업 유치 등 수익 창출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DTC를 운영하는 조합 관계자는 "현재 기본 운영비가 많이 들어가고 있고, 박물관 같은 경우에도 전시·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예산이 없다 보니 지원사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 상태다. DTC의 수익 창출은 임대와 대관인데, 100%에 가까운 상황에서도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당초에 설계가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후속 투자·용수 확보 과제" 포항 데이터센터 추진 우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수익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수십조원대 투자를 추진 중인 경북 포항의 데이터센터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공급 과잉이 닥치기 전에 시설을 가동하려는 포항시는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후속 투자와 용수 확보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잖다.◆'2029년까지는 가동해야'…시간에 쫓기는 포항남구 오천읍 광명일반산업단지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포항 글로벌 AI 데이터센터'는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행사인 네오에이아이클라우드가 자기자본 1천500억원에 금융권 대출 4천500억원을 더해 짓는 시설이다.1단계 규모는 40메가와트(㎿)로 컴퓨터 장비값까지 포함하면 약 2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NHN클라우드가 시설의 절반 이상을 빌려 쓰기로 계약해 현재 공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포항시 설명이다.문제는 그다음이다. 전국 곳곳에서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준공이 늦어질수록 이용 기업과 투자자를 구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포항시가 인허가 패스트트랙 등을 동원해 사업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김신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데이터센터 임대업체들은 아시아권 수요를 흡수하려면 2029년 말까지는 준공을 마쳐야 한다고 본다"며 "이후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져 이용자와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어 시간 싸움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전문가도 사업에 뛰어든 시점과 이용 기업 확보 여부를 중요하게 봤다. 이정훈 한동대 AI혁신센터 실장은 최근 데이터센터 건설 열기가 아파트 분양시장과 닮았다고 분석했다. 먼저 수요자를 확보한 업체보다 뒤늦게 사업을 시작해 '미분양'을 떠안은 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셈법이다.이 실장은 "포항은 이미 착공했고 1단계는 이용 기업도 확보돼 있어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준비 기간만 최소 1년에서 1년 반이 걸리는데, 포항은 빨리 시작한 만큼 충격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그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단기적인 주가 움직임도 나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투자에 비해 수익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가 있지만, AI 이용 자체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13조원 확장 사업에 물 확보까지…남은 숙제는1단계에 이어 추진하는 2단계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260㎿ 규모다. 포항시가 파악한 총투자 추산액만 약 13조원에 이른다. 시행사는 시설을 이용할 기업들이 상당 부분 윤곽을 드러냈다며 포항시에 기반시설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하지만 이용 기업을 모으는 것과 대규모 투자를 실제로 끌어오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수익성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자금 조달이 계획대로 이뤄질지가 사업 확대의 관건이다. 이 실장도 주가 등락보다는 대출과 기업 채권 등을 통한 자금 조달 문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서버의 열을 식힐 물도 확보해야 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전기는 인근 기존 변전소에서 345㎸ 고압선을 끌어올 수 있어 변전소를 새로 짓지 않아도 된다. 반면 용수는 2단계부터 부족해진다.물을 순환시켜 사용하더라도 냉각 과정에서 증발하는 양이 하루 평균 3천~4천톤(t), 최대 가동 때는 9천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배수지를 키우는 공사가 필요할 수 있어 확장 일정에 맞춘 용수 공급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포항시가 남구 블루밸리 국가산단에 유치하겠다고 밝혀 온 SK그룹 데이터센터도 아직 투자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 약 30만평 부지에 1.2기가와트(GW), 약 80조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구상이지만 현장 실사 이후 뚜렷한 진전이 없다. 김 국장은 "SK 측으로부터 아직 포항에 투자하겠다는 확답을 듣지 못했고 발표도 미뤄진 상태"라고 전했다.포항시의 고민도 깊다. 산업 변화에 따라 시설이 애물단지로 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철강 불황과 2차전지 투자 둔화 속에서 찾아온 투자 기회를 마다하기도 어렵다. 지금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광명산단 부지 역시 과거 포스코에 필요한 합금철인 페로실리콘을 생산하다 문을 닫은 공장 자리다.김 국장은 "산업용지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삼성반도체 같은 기업만 골라 데려올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며 "산업의 미래나 기업의 성패를 지금 모두 알 수는 없다. 일단 투자하겠다는 기업을 유치하고 전력과 용수를 제때 공급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600조 육박 연금시장 잡자! 막오른 금융 자산 유치 경쟁
금융업계에서 연금자산 고객몰이를 위한 유치 경쟁이 활발하다.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연금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면서 수요를 선점하고 자금을 유입하기 위한 금융사들 발걸음이 빨라지는 분위기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M증권은 내년 1월 31일까지 '연금자산 이벤트'를 진행한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 등 연금자산을 다른 금융기관에서 이전하거나 또는 신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으로 상품권을 지급하는 행사다. 행사 종료일까지 일정 이상 잔고를 유지하면 이벤트에 자동으로 참여할 수 있다.SK증권은 '현금 캐시백'(환급) 행사를 마련했다. 오는 12월 31일까지 연금저축 계좌에 순입금하거나 다른 금융사에서 이전하는 고객에게 입금액에 따라 최대 1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플랫폼 개편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선 곳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면서 계좌별로 분산된 IRP, 연금저축 등 연금자산을 통합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노후준비 수단이 국민연금 외에도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으로 넓어지면서 연금시장은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16.1%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9월 말까지 542조1천억원으로 추가 성장했다. 정부의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침에 따라 연금시장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정부는 지난달 29일 근로자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 등에 적립하도록 하는 '퇴직급여 사외적립' 제도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을 거쳐 오는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 2029년 10~99인 사업장, 2030년 1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제도를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퇴직금을 미리 적립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환하면 체불을 방지하고, 퇴직금 운용 방식에 대한 선택권도 넓힐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금융권은 연금시장이 확대되면서 장기 투자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고, 금융사 간 경쟁 활성화로 상품 다양성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퇴직금 제도를 전환하면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기존 퇴직금 제도는 근로자 퇴직시점에 지급하므로 유동성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여지가 있지만 사외적립 퇴직연금은 매월 또는 분기마다 납입해야 해 고정적인 현금유출 압박이 커진다"면서 "사업장 규모와 지불 능력에 따라 기존 퇴직금과 퇴직연금 제도 중 하나를 자율로 선택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李대통령 "고속도로 휴게소 카르텔 반드시 청산"…경기지사 때 '계곡 식당' 정비 재현할까?
"평생 냈는데" 국민연금 '60만원'도 못받는 66%…실제 수령액 보니
李대통령 "서울 주요지역 집값 놀라울 정도로 떨어져…폭락 걱정까지 나와"
李가 띄운 '다문화 우대' 논쟁에 귀화 정치인 아이수루가 꺼낸 '파독 광부·간호사'
李 대통령 '기본소득' 확대 의지 밝혔지만…농촌 지자체는 재정 골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