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레버리지 ETF, F4서 면밀히 고민"…보완 예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1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레버리지 ETF는 재정경제부, 금융위, 한국은행, 금감원이 참여하는 시장상황점검회의(F4)에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주식에 직접 투자하거나 관련 펀드에 가입한 대구·경북 개인 투자자들도 이번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5월 27일 출시됐다. 국내 증시 저변을 넓히려는 도입 취지와 달리,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반도체 쏠림과 개인 투자자들의 리스크를 높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7월 8일 기준으로 각각 고점 대비 18.3%, 24.5% 하락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음의 복리 효과' 때문에 주가가 오르내릴수록 원금이 녹아내리는 위험성이 크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14종의 가격은 모두 상장가인 2만 원 아래로 내려갔다.김 실장은 "레버리지 ETF가 도입된 지 한 달 반 정도 지났는데, 새로 도입된 제도인 만큼 시장 영향을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논의해서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금융당국은 최근 극심한 코스피 변동성의 원인으로 지목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제도 개선에 착수했으며, 과거 주식워런트증권(ELW) 사태 당시처럼 진입 장벽을 높여 과열된 투자 심리를 진정시키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1000만 원 수준인 레버리지 ETF의 기본예탁금을 3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 선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아울러 현행 2시간에 불과한 사전 의무교육을 30시간으로 대폭 늘리고 모의 트레이딩 및 시험 통과 절차를 필수화하는 방안과 함께, 추가적인 단일종목 파생 ETF의 신규 상장을 제한하고 유동성공급자(LP) 호가 제출 방식과 괴리율 통제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방안도 테이블에 올라와 있다.한국은행은 최근 국회 제출 자료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확산으로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산업금융실장은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변동성이 다소 커진 것도 사실인 만큼 일반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상장폐지를 주장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 몰린 212조 원의 자금이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역시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는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반성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시사했다.F4는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4개 기관 수장이 참여하는 최고위급 경제·금융·통화당국 협의체다. 김 정책실장은 이날 "처음 도입된 제도이니 보완이 필요한 경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넉 달 넘게 공석이던 법원행정처장직에 노경필(62·사법연수원 23기) 대법관이 임명됐다. 노태악 대법관의 퇴임과 맞물려 재판 업무 공백을 막고자 비워뒀던 처장 자리가 채워진 만큼, 대법관 제청 논의도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노경필 대법관을 신임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한다고 10일 밝혔다. 업무 개시는 오는 14일부터다. 법원행정처장은 사법행정 사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대법관 중 1명이 겸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화장실 휴지 캡사이신…'몰카' 사회복무요원 징역 9년 구형
검찰이 상가 여자 화장실 휴지에 캡사이신을 뿌려 이용객을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는 20대 남성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강성진 판사)은 10일 상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회복무요원 김모(21)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이날 검찰은 김씨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10년간의 취업제한 명령, 신상정보 고지 명령도 함께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김씨는 지난 4월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상업용 건물 여자 화장실 휴지에 캡사이신을 뿌려 이를 사용한 여성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이와 별도로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같은 화장실에 7차례 침입해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여성 4명의 용변 장면을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김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재판부는 다음 달 25일을 선고기일로 지정했다.
현대차 대표이사 "노조, 해고자 복직 요구하며 파업 길로"
최영일 현대자동차 대표이사가 10일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등을 이유로 파업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노동조합이 파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요구한 관련 안건과 임금협상안이 과도했다는 주장이다.최 대표이사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결코 돌이킬 수 없는 파업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호소했다.최 대표이사는 "지난 8일 회사는 사실상 최선의 안을 제시했다"며 "특히 하반기 신차 출시 등으로 실적 턴-어라운드를 모색하는 상황과 고객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단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그런데도 노조는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또다시 파업의 길로 가고 있다"며 "정당한 해고로 이미 판결 난 해고자들을 어떤 사유로 복직을 논의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최 대표이사는 "정치권에서 정년 연장 법제화 논의가 치열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 개별 기업 노사가 먼저 결론을 낼 수 있느냐"며 "불과 10개월 전 단체교섭에서 정년 연장은 '법제화 이후 논의'로 합의한 바 있다"고 짚었다.이어 "과거 파업으로 우리가 얻은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생산 손실과 임금 피해, 고객과 국민의 따가운 비난뿐이다"며 "파업한다고 (회사가) 더 제시하거나 임금 손실을 보상한 사례는 결코 없다"고 언급했다.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난항을 명분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매일 2시간씩 파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헌법질서 흔든 국정농단"…특검, 한학자 징역 13년 구형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총재에게 징역 13년을 구형했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 심리로 열린 한 총재의 정치자금법 위반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1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구형량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5년,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8년을 각각 합산한 것이다.
재즈가 우리 가락을 앉아서 듣게 했다면, 소울과 훵크는 우리 가락을 다시 서서 춤추게 했다. 재즈가 화성과 즉흥으로 민요를 번역했다면, 소울과 훵크는 브라스·베이스·드럼이 어우러진 강한 백비트로 민요를 움직이게 했다.국악은 크게 정악과 민속악으로 나눌 수 있다. 정악이 궁중과 사대부의 품격 있는 음악에 가깝다면, 민속악은 민중의 생활과 놀이, 노동, 굿, 판소리, 잡가, 농악의 세계에 주로 배치된다. 즉, 민속악은 본래 조용히 감상만 하는 음악이 아니었다는 게 중요하다. 떠들썩했고, 통속적이었고, 절로 몸을 움직이게 했다.그런 점에서 소울과 훵크는 우리 민속악과 절묘한 상성을 보인다.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지만 지구촌 시대가 된 덕분에 만나니 찰떡궁합이다. 소울은 목소리의 절절함과 블루지한 창법을 강조하고, 훵크는 리듬 섹션의 반복과 브라스의 찌르는 맛을 살린다. 판소리와 민요가 한과 흥을 오간다면, 소울과 훵크 역시 울음과 춤 사이를 오간다.◆데블스의 민요 솔훵우리 가락을 소울과 훵크로 재해석한 국내 밴드로 첫 손에 꼽을 만한 팀은 데블스다. 데블스는 흔히 록 밴드로 기억되지만, 실제 음악의 질감은 소울과 훵크에 훨씬 가까웠다. 브라스 섹션을 품은 구성, 리듬을 전면에 세우는 연주, 무대 위의 에너지 모두 미국 흑인 대중음악의 영향을 강하게 보여준다.데블스의 '너만 알고 있어/사랑의 무지개'(1977) 앨범에 수록된 '신고산 타령'과 '뱃노래'는 이 글의 주제에 정답처럼 들어맞는 사례다. 민요 선율은 익숙하지만, 편곡은 전혀 얌전하지 않다. 브라스가 치고 들어오고, 드럼과 베이스가 몸을 흔들게 만든다.이런 음악이 가능했던 배경엔 미8군 무대가 있었다. 1960~70년대 한국의 많은 밴드들이 동경과 선망의 대상인 미8군 무대에 입성해 미국 팝, 록, 재즈, 소울, 훵크를 연주하며 실력을 길렀다. 그들이 대중 앞에 섰을 때 서구 대중음악의 연주법은 이미 손에 붙어 있었다. 문제는 무엇을 연주하느냐였다. 그때 민요는 익숙한 소재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걸 보여줄 수 있는 재료가 됐다.◆생계형 민요 음반 속 혁신당시 민요는 지금 생각보다 훨씬 큰 음반 시장을 갖고 있었다. 이미자, 하춘화, 김세레나 같은 인기 가수가 반드시 민요를 불렀고, 관현악단이 민요를 연주했으며, 코미디언과 만담가도 민요 메들리를 만들었다. 민요는 고급 예술만도 아니고, 순수한 전통만도 아니었다. 대중 레코드 시장의 중요한 상품이었다.소울과 훵크 밴드들도 이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행보를 보였다. 생계를 위해 민요 음반 반주를 맡는 경우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민요를 자기 방식으로 바꿔 연주하기도 했다. 영화 '고고70'(2008)이 데블스를 모티브로 삼아 보여준 민요 녹음 장면은 그때의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자존심을 접고 반주하러 들어간 밴드가, 막상 연주를 시작하자 민요 안에서 새로운 그루브를 찾아내는 장면이다◆신중현 사단의 한국적 그루브신중현 사단은 민요조 선율감과 한국어의 장단을 록·소울·사이키델릭 문법 안에 녹여냈다. 신중현의 '미인'(1974)이 대표적이다. 특정 민요를 편곡한 게 아니라 좀 더 나아가 한국적 선율감과 사이키델릭 록 및 훵크적 리듬감을 비벼냈다.김추자와 김정미도 이 흐름에서 중요하다. 신중현이 만든 곡을 불렀던 이들의 목소리에는 한국 가요의 창법과 소울적 질감이 함께 존재한다. 특히 김추자의 보컬은 한국 대중가요가 흑인음악적 창법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서구의 소울을 흉내 낸 게 아니라, 한국어의 억양과 리듬을 살려 소울풀한 표현을 구현했다.사랑과 평화, 히식스, 키보이스, 검은 나비, 함중아와 양키스, 김트리오, 나미와 머슴아들 같은 밴드들도 동시대의 그루브를 공유했다. 안치행이 이끈 안타프로덕션도 록과 트로트를 결합한 '락뽕'으로 유사한 맥락의 접근을 시도했다. 이들 모두 명시적으로 우리 가락과 흑인음악의 결합을 표방하지는 않았지만, 연주법과 리듬, 창법, 무대 감각 안에 소울과 훵크의 흔적이 들어 있었다. 여기에 자연스럽게 우리의 선율과 말이 얹히니 독특한 질감이 생겼다.◆민요는 원래 움직이는 음악하나 짚고 넘어갈 점은 민요와 민속악을 너무 경건하게만 보지 않는 것이다. 민요는 본래 민중이 불렀고, 민속악은 본래 마당에서 울렸으며, 농악과 굿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게 본질이었다. 그러니 소울과 훵크, 디스코와 록, 재즈와 힙합을 만났다고 해서 우리 가락이 갑자기 불순해지는 것은 아니다. 원래 갖고 있던 움직임을 다른 시대의 리듬을 통해 살려내는 일에 가깝다.〈3편에 계속〉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7m의 높이, 너비는 20m에 달하는 봉분 앞에 서면 절로 몸이 움츠러든다.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거대 봉분은 하나가 아니다. 높이 4~7m의 봉분이 이곳저곳에서 솟아 장관을 이루고 있다.◆ 봉분 사이를 걷는 시간 여행분묘를 구경할 수 있도록 돌과 흙길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길을 따라 1시간 정도를 걸으면 봉분들을 얼추 모두 구경할 수 있다. 낮 시간대 방문객은 거의 없어서, 앞장서서 날듯이 걷는 새들을 따라 봉분 사이사이를 걸었다.봉분 너머에는 대구 시내가 보인다. 봉분과 경쟁이라도 하듯 하늘 높게 솟은 아파트가 나란하게 서 있는 모습이었다.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국가 지정문화재를 만나볼 수 있는 셈이다.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기에, SNS에서는 '셀프 웨딩 사진' 촬영지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이곳에는 300기 이상의 분묘가 모여 있다. 무덤 중 일부는 가족묘로 보이기도 한다. 40대 여성과 함께 어린이로 추정되는 인골들이 함께 나와서다. 크기 별로 다른 묘를 한참 구경하며 걷다 보면 30분이 훌쩍 지난다.중간중간 일반 무덤처럼 보이는 작은 무덤은 봉분이 아니다. 이장이 예정된 일반묘가 섞여 있어 산책로를 따라 걸을 때 유의해야 한다. 무덤을 피해 깔린 돌을 따라 걸었다. 잘 깔린 길이 아니기 때문에, 우습게 봐선 안 된다. 일부 구간은 높은 턱으로 돼 있어 편안한 복장과 신발을 갖춰야 한다.◆ 권력이 잠든 언덕봉분들은 어떤 연유로 이곳에 옹기종기 모이게 됐을까. 이 무덤들의 주인은 5세기 무렵 의 삼국시대의 지배 세력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근처에는 평리동과 비산동을 지배하던 달구벌 세력 등 여러 세력이 알력 다툼을 하던 때였다. 이들 중 일부가 생전 자신의 권위를 자랑하고, 내세에서도 권력을 유지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높디높은 봉분을 쌓았을 것이다.구경할 수 없는 그 속은 어떨까. 지면 아래로 깊게 땅을 파고, 그 안에 돌을 쌓아서 축조한 '수혈식 석곽형'으로 이뤄져 있다. 벽면은 마치 정교하게 만든 벽돌을 쌓아 올린 듯 정돈된 모습이었다. 시신뿐만 아니라 화려한 말 장식과 귀고리가 종류별로 묻고, 무기와 생선도 함께 넣어 무덤 속을 채웠다. 이 역시 무덤 주인의 권세를 보여주는 증거다.◆ 외로운 소나무… 이젠 없네봉분 사이에 우뚝 선 '나 홀로 나무'는 고분군의 대표 볼거리다. 봉분 주변으로 무리를 지어 식재된 소나무들과 따로 떨어져, 봉분 사이에 홀로 자리 잡았다. 이 나무의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 동호회원들이 종종 방문하기도 했다.이 나무는 지난해부터 시름시름 앓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돼 사시사철 푸르러야 할 소나무가 붉게 물들었다. 다른 나무에 병을 퍼뜨릴 위험이 커서, 결국 올해 나무를 베어내야 했다. 나무가 있던 곳에는 나무 밑동과 솔방울 더미만 남아 있었다. 한평생 외로이 서 있는 나무는 더욱 외로운 흔적을 남긴 채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불로동 고분군을 시작으로, 대구 동구의 볼거리를 돌아볼 수 있는 힐링 로드도 준비돼 있다. 팔공산 둘레길의 6코스에 해당하는 곳이다. 고분군 공영주차장에서 출발해 봉무정 독좌암까지 이르는 7.2km 산책길이다.나비 생태를 체험할 수 있는 나비공원과 경주 최씨의 집성촌인 옻골마을, 만보산책로 등 단산지를 둘러싼 산책로다. 중간중간 휴식지와 화장실도 준비돼 있어 부담 없이 걸어보기 좋다.사람의 키를 몇 배나 넘는 봉분과 도심의 아파트가 한 화면에 담기는 풍경은 불로동 고분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장면이다. 잠시 걸음을 늦추고 봉분 사이를 거닐다 보면, 1천500년의 시간이 의외로 멀리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오래된 무덤들은 오늘도 도심 한복판에서 묵묵히 대구의 시간을 지키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가 대한축구협회 현안 청문회 참고인으로 국가대표 공격수 손흥민과 황희찬을 채택했다. 다만 선수 측과 사전 협의 없이 명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문체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의결했으며, 청문회는 오는 22일 개최하기로 했다.청문회에서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전반을 둘러싼 의혹 등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문체위가 확정한 출석 대상은 증인 13명과 참고인 10명이다. 증인에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이 포함됐다.참고인 명단에는 박지성 국제축구연맹 분과위원회 위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이영표·박주호 해설위원 등 축구계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특히 현역 국가대표인 손흥민과 황희찬도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현역 선수가 축구협회 행정과 관련한 국회 청문회 참고인으로 선정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두 선수를 참고인으로 신청한 인물은 문체위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핸드볼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임 의원이 현역 선수들의 일정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참고인 채택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임 의원은 참고인 채택 이유에 대해 지도자와 선수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며, 해외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의 입장에서 축구협회 개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선수 측과 별도의 사전 교감은 없었다고 밝혔다.실제 출석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청문회가 열리는 22일 전후 해외에서 소속팀 일정을 소화해야 해 국회에 출석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참고인은 증인과 달리 출석 의무가 없으며, 국회가 출석을 강제할 법적 수단도 없다. 이 때문에 사실상 출석이 어려운 현역 선수들을 참고인 명단에 포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이에 따라 실효성 없는 '보여주기식' 참고인 채택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놀라운 모순·미소 추억…프랑스 작가들이 표현한 한국은?
한국과 프랑스 수교 140주년을 기념한 특별전 '코리안 크로니클스 쓰리(KOREAN CHRONICLES III)'가 오는 14일부터 대구프랑스문화원 3층 전시장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프랑스 북부 도시 릴(Lille)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창작 그룹 '텔레스코피크(TELESCOPIQUE)'의 작품을 소개한다.자비에 뫼리스(Xavier Meurice), 세바스티앵 들로벨(Sébastien Delobel), 스테판 뫼리스(Stéphane Meurice) 등 3명의 작가로 구성된 이 그룹은 회화, 그래픽 디자인, 타이포그래피 등 다양한 시각 언어를 결합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으며,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다.이들은 한국에 체류하며 마주한 사람과 언어, 감정, 문화를 시각적으로 기록한 '코리아 크로니클스' 프로젝트를 2024년부터 이어오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텔레스코피크가 제작한 총 625점 규모의 '코리아 크로니클스' 프로젝트 작품 중 일부를 선별해 소개한다.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표현 기법 위에 한국어 단어와 다양한 표현을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작품 속에는 '놀라운 모순', '미소 추억', '친구 기쁨', '뜻밖의 만남' 등 한국어 표현이 등장한다. 익숙한 언어를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게 하는 작품들은 언어와 문화, 감정의 연결을 탐구하며 한국과 프랑스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감의 지점을 제시한다.전시 기간 중 작품은 순차적으로 교체되며, 전시된 작품과 전시 기념 굿즈를 현장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또한 대구프랑스문화원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불 문화예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향후 대구 지역 작가들의 프랑스 릴 현지 전시도 추진할 계획이다.대구프랑스문화원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대구 시민들이 프랑스 현대 시각예술을 무료로 접할 수 있는 기회이자, 익숙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경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라며 "많은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두 나라의 문화적 연결과 우정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8월 21일까지 이어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창간 80년,격동 80년]한국 도약의 발판이 된 포항제철
1973년 6월 9일 포항 영일만. 한국 역사상 최초의 대형 고로(高爐)에서 쇳물이 터져 나왔다. 그 쇳물 한 줄기가 한국 중화학공업의 시대를 열었다. 1958년부터 다섯 차례 무산됐던 꿈이었다. 세계은행은 "불가능하다"고 했고, 국제 차관단은 등을 돌렸다. 선조들의 핏값으로 쌓아 올린 영일만의 용광로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심장이 됐다.◆ 영일만의 기적한 달 뒤인 7월 3일 포항종합제철 준공식이 거행됐다. 박정희 대통령과 3부 요인, 내외 귀빈이 참석했다. 준공식이 열리는 날, 포항보다 오히려 서울이 더 떠들썩했다. 광화문 네거리에는 '慶祝 포항종합제철 준공'이라고 쓴 초대형 아치가 세워졌다.서울에서 포항까지 특별열차가 운행됐다. 포항종합제철소 전경과 최초의 대형 고로에서 첫 쇳물이 흘러나오는 순간을 담은 10원권 기념우표도 발행됐다. 온 나라가 들썩였다.포항제철 건설 구상은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의 미국 피츠버그 철강공업 지대 시찰에서 비롯됐다. 거대한 용광로와 끝없이 이어지는 생산 라인 앞에서 그는 확신했다. 철강 없이는 중화학공업도 없다는 판단이었다.건설의 중책은 박태준에게 맡겨졌다. 만성 적자와 부패에 시달리던 대한중석을 부임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은 인물이었다. 박 대통령이 그를 낙점한 이유였다. 1968년 4월 1일,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가 창립됐다.◆ "실패하면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야 한다"… 박태준의 제철보국(製鐵報國)시작부터 난관이었다. 세계은행(IBRD)은 "채산성이 없다"며 자금 지원을 거절했다. 차관을 약속했던 국제제철차관단(KISA)도 등을 돌렸다. 후진국이 제철업에 뛰어드는 것 자체를 세계가 비웃었다. 박태준은 벼랑 끝에 섰다.낙담한 채 귀국길에 오른 박태준은 하와이에서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로 확보한 대일청구권(對日請求權) 자금을 포항제철 건설에 전용하자는 것이었다. 원래 농수산 지원 용도로 책정된 자금이었다.국내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밀어붙였다. 박태준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갔다. 정계와 철강업계 지도자들을 찾아가 설득했다. 끈질긴 로비 끝에 일본 제철업계의 기술 지원까지 확보했다.1970년 4월 1일, 착공이 시작됐다. 대일청구권 자금과 일본 상업은행 차관을 합쳐 총 1억 2,370만 달러를 조달했다. 공사비만 1,200억 원.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의 3배였다.39개월간 연인원 315만 명이 동원된 단군이래 단일사업으로 가장 큰 규모의 공사였다. 250만 평의 습지를 항만 준설로 퍼 올린 모래로 메웠다. 해일과 싸워가며 10개 공장, 12개의 부대시설이 세워졌다. 전쟁이었다.박태준은 제철소를 건설할 당시 "선조들의 핏값인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짓는 만큼, 실패하면 모두 우향우 하여 영일만 바다에 빠져 죽어 속죄해야 한다" 고 말했다. 잘 알려진 포스코의 '우향우 정신'이다. 현장의 직원과 건설 요원들은 밤낮없이 돌관공사를 강행했다. 예정 공기를 한 달이나 단축했다.◆ 세계가 비웃던 나라가 세계를 놀라게 했다준공 첫해, 포항제철은 세계를 놀라게 했다. 가동 첫해부터 242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투입된 외자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였다. 세계 최초로 제철소 가동 첫해에 흑자를 낸 사례였다."한국이 철강 산업을 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비웃던 세계은행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비결은 세 가지였다. 건설요원들이 공기를 단축해 건설비를 낮췄다. 설비와 원료를 최저 가격에 구매했다. 해외 연수로 훈련된 자체 기술진이 1기 설비를 직접 가동했다. 무엇보다 모든 포스코인이 제철보국(製鐵報國)의 사명감으로 뭉쳤다. 그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포항 1기 설비 준공은 한국 산업사의 분수령이었다. 조강 연산 103만 톤으로 시작한 쇳물은 반세기 만에 3,500만 톤으로 불어났다. 한국의 산업 구조가 바뀌었다. 경공업 중심의 나라가 중화학공업 강국으로 탈바꿈했다. '산업의 쌀'인 철강이 안정적으로 공급되자 조선·자동차·건설·기계 등 주력 산업이 일제히 도약했다.한강의 기적은 영일만의 용광로에서 시작됐다. 포스코는 창사 이래 단 한 차례의 적자도 없이 흑자 전통을 이어갔다. 세계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나라가, 세계가 주목하는 철강 강국이 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여름철 재난 상황 대비 안전 점검 실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여름철 재난상황에 대비해 전국 69개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집중 안전점검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지난 6일부터 시작한 이번 점검은 오는 24일까지 이어진다. 산업단지 내 재해취약지역과 보유시설, 공사현장을 중심으로 극한 호우, 태풍, 폭염 등 여름철 재난사고 예방·대비태세를 중점 점검한다.특히 지난 9일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양주·홍죽일반산업단지를 찾아 산업단지 내 저류지와 배수로, 우수관로 등 주요 시설을 점검했다.또 장마철 폭우 시 우수관로 막힘 예방을 위해 지원시설구역 내 주요 도로와 보행로의 쓰레기, 잡초 등을 제거하는 환경정비 활동도 진행했다.한국산업단지공단은 실시간 기상상황 모니터링과 비상연락망 정비 등 상황관리체계도 강화하기로 했다.이 이사장은 "풍수해는 피해 발생 후 대응하는 것보다 사전에 위험요인을 찾아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입주기업과 근로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철저한 사전 안전관리와 신속한 대응체계를 갖춰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세의 "영치금 1억 가압류, 감기약도 못 산다" 옥중 호소
배우 김수현에 대한 명예훼손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대표 김세의가 구치소 영치금 가압류로 생필품 구매조차 어렵게 됐다고 10일 호소했다. 가세연은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김세의가 구치소에서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편지에서 김세의는 "교도관으로부터 은현장(유튜버 장사의 신)이 공탁금 2000만원을 내고 제 영치금 1억원을 가압류한다는 서류를 받았다"며 "영치금 통장엔 30만원이 있었는데, 가압류로 생수, 휴지와 치약, 칫솔, 의약품도 살 수 없게 돼 생존의 위협에 빠졌다"고 주장했다.영치금은 구치소나 교도소에 수용된 사람이 생필품 등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돈이다. 김세의는 "최근 며칠 동안 몸살감기와 배탈로 아침과 저녁마다 구토하는 일이 많은데 감기약과 배탈약도 구매할 수 없고, 구매한 우표는 이제 네 장밖에 남지 않았다"며 "두루마리 휴지도 두 개밖에 남지 않았는데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그는 이어 "법원에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을 가압류 범위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앞서 은현장 씨는 지난 1일 유튜브 방송에서 김세의의 구치소 영치금 채권 1억원을 가압류했다고 밝혔다. 은현장 씨는 김세의 명의 계좌 6개와 1억 2000만원도 별도로 가압류한 상태로 알려졌다.은씨는 "김세의가 구치소에서 절대 소시지도 못 사 먹게 하겠다"고 밝혔으며, "김세의가 다른 사람 통장으로 영치금을 받아 생활한다면 법무부에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도 했다.김세의는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이 미성년자였던 시절부터 교제했고 김새론이 숨진 직접적 원인이 김수현 측의 채무 변제 압박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튜브 등을 통해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또 김수현의 사적인 사진을 방송에 무단으로 내보내고 사생활 관련 자료를 추가 폭로할 것처럼 말하며 공개 사과를 요구한 협박 혐의도 적용됐다.서울중앙지법은 지난 5월 26일 명예훼손 등 혐의를 받는 김세의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후 김세의를 명예훼손과 성폭력처벌법·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현재 김세의는 서울구치소 독방에 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그는 혼거실에서 독거실로 옮겨져 수용됐다. 김세의 측이 신변 위협과 안전 문제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이 같은 조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으며, 자신을 고소·고발한 타 사건의 피해자들로부터 구치소 내 생활 과정에서 위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며 교정당국에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세의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가압류 범위 제외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 사건의 다음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결혼식 간 지방 하객 "축의금 10만원 눈치" 공감대
지방에서 KTX를 타고 서울 결혼식에 다녀온 한 누리꾼의 하소연이 10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네이트 판에 올라온 글에서 작성자는 대구 등 지방에서 교통비를 직접 부담하며 서울까지 올라갔는데, 축의금 액수를 두고 신랑 신부 측으로부터 불쾌한 말을 들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해당 글에는 "청첩장 받는 순간 반갑기보다 지출 걱정부터 든다"며 "결혼식 한 번 다녀오면 교통비까지 포함해 하루에 20만원 가까이 깨진다"는 공감 댓글이 줄지었다. 지방 하객 입장에서는 KTX 왕복 교통비만 수만 원을 따로 써야 하는데, 축의금 액수까지 지적받으면 황당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이 사연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급등한 서울 예식 비용이 있다. 서울 강남권 예식장의 평균 식대는 8만8000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가장 대중적인 뷔페식(83.2%)의 전국 평균 식대도 6만2000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축의금 10만원을 내면 식대도 못 건진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하객에게 더 많은 금액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실제로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축의금 기준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 판에는 '결혼식 축의금 가격을 올려야 하는 거 아닌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고, 작성자는 "이제는 10만원 말고 15만원으로 내는 분위기로 바뀌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인당 식대가 6만~7만원 수준인데 나머지 비용을 충당하기 쉽지 않다는 이유였다.그러나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한 누리꾼은 "축의금은 축하의 의미이지 식대 정산 개념이 아니다"라며 "손님 초대가 부담이라면 소규모 결혼식을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방에서 교통비까지 써가며 올라온 하객에게 금액을 따지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집중됐다.지역 간 격차를 보여주는 수치도 눈길을 끈다. NH농협은행이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거래 고객 115만명의 송금 데이터 533만건을 분석한 결과, 평균 축의금은 2023년 11만원에서 2025년 11만7000원으로 약 6.9%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13만4000원, 부산 12만8000원, 광주 12만4000원 순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 지역 하객이 서울 예식장 기준에 맞는 금액을 내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져야 하는 셈이다.카카오페이가 1년간 송금 데이터를 분석한 '2025 머니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식 평균 축의금은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2019년 평균 5만원 수준에서 5년여 만에 두 배 증가한 수치다. 금액 상승세가 가파른 만큼 하객 부담도 그만큼 무거워졌다.전문가들은 축의금 문화가 점차 '관계의 척도'처럼 변질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과거에는 참석 자체에 의미를 뒀다면, 이제는 액수에 따라 인간관계가 평가받는 분위기가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 소비트렌드 전문가는 "식대 상승과 체면 문화가 맞물리면서 축의금 기준선 자체가 올라가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과도한 부담을 줄이는 사회적 분위기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결혼 서비스 가격 조사'에 따르면 2026년 2월 기준 전국 평균 결혼 비용은 2139만원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2.3% 상승했다. 결혼 당사자와 하객 모두 고물가의 무게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축의금을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 청년의 절반 이상은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그런데도 결혼은 늦어지고 있다. 청년들이 결혼을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충분한 자산을 갖추기 전에는 결혼할 수 없다고 느끼면서 결혼을 전략적으로 미루고 있었다.경북연구원은 이러한 현상을 개인의 가치관 변화가 아닌 노동시장과 주거환경, 사회적 비교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구조적 결과로 분석했다. 특히 저출생 예산의 75% 이상이 출산·육아에 집중된 반면, 청년 자립을 지원하는 예산은 0.35%에 그쳐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결혼은 시작이 아니라 완성"연구진은 오늘날 청년들의 결혼을 '성과화된 결혼'으로 설명했다. 과거에는 결혼이 독립과 사회생활의 '출발점'이었다면, 이제는 학력과 취업, 주거, 경제력 등을 모두 갖춘 뒤에야 가능한 삶의 '완성점'으로 인식된다는 의미다.실제 경북 청년의 51.3%는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결혼을 결심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직장과 충분한 소득, 내 집 마련 가능성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인식했다.심층 면담에서도 이러한 인식은 뚜렷하게 드러났다. 31세 제조생산직 청년은 "고등학교 졸업 후 계약직을 전전하다 29세가 되어서야 정규직이 됐다"며 "사회생활은 일찍 시작했지만 삶을 안정시키는 데는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33세 사무직 청년은 "혼수와 결혼식 비용만 해도 수천만원이 든다"며 "최소한 7천만~8천만원 정도의 여유자금은 있어야 결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경제적 조건뿐 아니라 사회적 비교도 결혼을 늦추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한 청년은 "아이들끼리도 '너희 집 어디냐', 'LH 임대주택 아니냐'고 묻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불안한 상태에서 결혼을 시작하기보다 차라리 미루는 편을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혼 전 자립 예산 고작 0.35%하지만 정책은 출산 이후에 머물러 있었다. 2024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생애주기별 저출생 대응 예산은 모두 7천944억2천8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육아 예산이 51.60%, 출산 예산이 24.03%로 두 분야가 전체의 75.63%를 차지했다.반면 취업과 주거 기반을 마련하는 '결혼 전(성인 이행기 자립)' 예산은 27억5천700만원으로 전체의 0.35%에 그쳤다. 결혼 단계 예산도 4.00% 수준이었다. 결혼해야 출산도 가능하지만 정책은 이미 결혼한 부부와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지원하는 데 집중돼 있는 셈이다.경상북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분석 대상 저출생 대응 예산은 3억2천900만원으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육아와 일부 자립 지원에 편성됐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한 장기적인 주거·일자리 기반을 지원하는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저출생 정책 전환 목소리연구진은 청년들의 결혼 유예를 개인의 가치관 변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는 이유는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높은 주거비, 자산 형성의 어려움, 결혼 이후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 등 복합적인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것이다.이 때문에 단발성 만남 행사나 결혼 비용 지원보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장기 주거 지원, 자산 형성을 돕는 금융 정책 등 '성인 이행기' 전반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이정민 부연구위원은 "청년들의 결혼 유예는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불안정한 사회 구조 속에서 나타나는 전략적 대응"이라며 "결혼 자체를 장려하는 정책보다 청년이 지역에 정착하고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저출생 해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쉽고 재미있는 사투리] 개구리는 지역마다 이름이 다를까?
여름이 되면 논둑과 개울가에서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은 흔히 "개굴개굴"이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그렇게 듣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는 "머굴머굴"이라고 듣는다.정말 개구리는 "개굴개굴" 하고 우는 걸까? 아니면 "머굴머굴" 하고 우는 걸까?흥미롭게도 옛사람들은 두 소리를 모두 인정했다. 1938년에 간행된 문세영의 『조선어사전』에는 '개구리'와 '머구리'가 모두 표준어로 올라 있다. 지금은 '개구리'만 표준어가 되었지만, 당시에는 두 이름 모두 널리 쓰였다는 뜻이다.과거에는 표준어를 지키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일제강점기 우리말을 보존하는 데 표준어가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사투리는 문법에 맞지 않는 시골말이라는 편견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언어학에서는 사투리를 어느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소중한 지역어로 본다.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언어유산인 셈이다.개구리의 사투리를 살펴보면 지역마다 이름이 무척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머구리, 개고리, 멱장구, 갈개비 등이 있다.먼저 머구리는 개구리 울음소리를 '머굴머굴'로 들은 데서 생긴 이름이다. '머굴'이라는 의성어에 접미사 '-이'가 붙어 '머구리'가 만들어졌다. 이 말은 1463년 『법화경언해』부터 19세기 초 『물명고』까지 문헌에서 확인된다. 함경도 지역에서 특히 많이 쓰였고, 전남에서는 '머거리'라는 형태도 나타난다.경북에서는 더욱 흥미로운 말이 등장한다. 바로 앙마구리와 엉머구리이다. '악머구리'라는 말이 발음 변화로 '앙마구리', '엉머구리'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개구리인데도 지역에 따라 이름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사실이 무척 재미있다.현재 표준어인 개구리도 원래는 '개고리'였다. 개구리가 우는 소리를 '개골개골'로 듣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개골'이라는 의성어에 접미사 '-이'가 붙어 '개고리'가 되었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개구리'로 바뀌었다.문헌을 보면 '개고리'는 1576년 『신증유합』과 1690년 『역어유해』에 나타나며, '개구리'는 1748년 『동문유해』 이후 확인된다. 현재도 지역에 따라 '개고리', '깨구리', '꽤구리' 등 여러 형태가 남아 있다.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오늘날 국어사전에서는 '머구리'를 단순히 '개구리의 사투리'로 설명한다. 하지만 『동의보감』에서는 머구리와 개구리를 서로 다른 것으로 구분한다. 머구리는 몸집이 큰 종류, 개구리는 작은 종류로 기록되어 있다. 옛사람들은 울음소리뿐 아니라 생김새까지 구별했던 것이다.평안도에서는 개구리를 멱장구라고 부르기도 했다. '멱을 감다'의 '멱'과 '물장구'의 '장구'가 합쳐진 말이다.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헤엄치는 개구리의 모습을 그대로 이름에 담아 놓았다.제주에는 갈개비라는 독특한 이름이 있다. '갈'은 옛말로 '물'을 뜻하고, '개비'는 벌레를 뜻하는 말이다. 결국 갈개비는 '물에 사는 벌레'라는 의미가 된다. 지금도 '가람'이나 '걸' 같은 옛말 속에서 '갈'이 물을 뜻했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이처럼 우리가 흔히 '개구리'라고 부르는 동물 하나에도 지역마다 서로 다른 이름과 이야기가 숨어 있다. 어떤 사람은 '개굴개굴'을 들었고, 어떤 사람은 '머굴머굴'을 들었다. 또 어떤 사람은 헤엄치는 모습을 떠올렸고, 어떤 사람은 물에 사는 작은 생물이라고 생각했다.사투리는 단순히 표준어와 다른 말이 아니다. 지역 사람들의 귀와 눈, 그리고 삶의 방식이 오랜 세월 쌓여 만들어 낸 살아 있는 문화유산이다.신승원 한국방언연구소 소장 sinswon5@hanmil.net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 18일 대구 비원뮤직홀 리사이틀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가 대구 관객들과 만난다. 비원뮤직홀은 오는 18일(토) 오후 5시 공연장에서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의 리사이틀을 개최한다.성민제는 16세의 나이에 세계적 권위의 마티아스 스페르거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더블베이스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이자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하며 일찍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12세에는 더블베이스 연주자 최초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했으며 이후 부산·울산·대구·수원·성남시립교향악단 등 국내 주요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췄다. 중학교 졸업 후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영재 입학했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활동 무대도 클래식 공연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 음악회와 자라섬 페스티벌, 서울재즈페스티벌 등 다양한 무대에 올랐으며, 동양인 더블베이스 연주자 최초로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초청을 받아 솔로 리사이틀을 열었다.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는 세계 최초로 더블베이스 솔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인 더블베이스 연주자 최초로 5장의 앨범을 발매했다.이번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홍석기, 비올리스트 홍윤호, 첼리스트 신아연, 피아니스트 최현호가 함께 무대에 올라 더블베이스와 다채로운 앙상블을 선보인다.바이올리니스트 홍석기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미국 신시내티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하고 서초교향악단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비올리스트 홍윤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드레스덴 국립음대, 마인츠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거쳐 여러 무대에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첼리스트 신아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석사를 졸업하고 통영국제음악제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에 참여했으며 현재 트리오 바스(Trio baas) 멤버로 활동 중이다. 피아니스트 최현호는 서울대 음대와 미국 뉴잉글랜드음악원,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를 거쳐 KBS교향악단과 협연하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활약해왔다.1부에서는 칼 프리드리히 아벨의 '소나타 아다지오'와 요하네스 마티아스 슈페르거의 '첼로와 더블베이스를 위한 소나타 2번 D장조' 등을 연주한다. 2부는 프리츠 크라이슬러를 주제로 '사랑의 기쁨', '사랑의 슬픔', '카르티에 스타일의 사냥',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을 들려준다.티켓 예매는 오는 15일(수) 오전 9시부터 온라인과 방문을 통해 진행된다. 1인 2매까지 전석 무료.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문의 053-663-3681.
[이정식 시대의 창] 한국 미래 30년 숙련인재가 결정한다
대한민국은 늘 사람으로 성장한 나라였다. 국토는 좁았고 자원은 부족했다. 석유도 철광석도 없었다. 그러나 이 땅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산업화를 이끈 것도 사람이었고, 반도체를 만든 것도 사람이었으며, 세계 최고의 조선업을 일군 것도 사람이었다. 오늘 AI가 세상의 속도를 바꾸고 있지만,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마지막 변수는 여전히 사람이다. 한마디로 사람에 대한 투자가 최고의 산업정책이다.오는 9월 9일은 숙련기술인의 날이다. 2023년 숙련기술장려법 개정으로 법정기념일이 된 지 이제 3년째, 해마다 이날을 기리는 행사가 뜻깊게 이어지고 있다.지난 6월 30일에는 입법 3주년 기념행사도 개최됐다. 그러나 기념일 지정이 기능인의 노고를 기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노동·교육·산업정책과 지역균형발전도 결국은 모두 사람을 키우는 정책이라는 하나의 철학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정책의 이름은 서로 달라도 그 끝에서 만나는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독일에는 마이스터가 있다. 마이스터는 단지 숙련공이 아니라 국가가 인정하는 기술적 권위이자 사회적 존경의 상징이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세계 정상권을 지켜온 것도 이 땅 기능인들의 묵묵한 축적의 힘 덕분이었다. 그러나 그 공로에 걸맞은 사회적 존중은 늘 한 박자 늦었다.기능교육은 '차선'으로 밀려났고, 숙련의 가치는 임금과 승진 체계에서도 충분히 인정받지 못했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와 제조업 기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청년들이 숙련의 길을 선택할 유인은 갈수록 약해졌다.이제 대한민국도 우리만의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K-MEISTER 2035'라는 국가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직업계고와 폴리텍, 대·중소기업 현장과 연구기관, 국가기술자격과 평생직업능력개발까지 분절된 경로를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다. 디지털·신산업 교육이 자격으로 인정받고, 그 자격이 기업 간 장벽 없이 현장 경력으로 축적되며, 다시 더 높은 숙련으로 이어지는 끊김 없는 사다리. 대한민국이 반도체와 조선 강국으로 성장한 것도 결국 오랜 시간 축적된 숙련의 힘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숙련기술 정책이 가져야 할 다음 30년의 브랜드다.그러나 숙련은 교육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사다리를 놓아도 그 끝에 기다리는 보상이 초라하다면 청년들은 선뜻 발을 올려놓지 않는다. 비전이 현실이 되려면 보상과 형평성, 그리고 산업생태계라는 세 층위의 노동시장 구조 개혁이 함께 가야 한다.첫째, 근속연수 중심의 호봉제를 직무와 숙련 중심의 임금체계로 점진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숙련의 깊이가 임금의 기준이 될 때 청년들은 비로소 기술의 가치를 믿고 숙련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둘째, 업종·지역 단위의 사회적 대화와 교섭을 활성화해야 한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숙련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중소기업의 기능인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셋째, 원청과 협력업체가 함께 숙련인재를 육성하고 그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는 산업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숙련은 한 기업만의 자산이 아니라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우리 사회는 이미 숙련의 위기 앞에 서 있다. 산업 현장을 지탱해온 베이비부머 기능인들이 빠르게 은퇴하고 있지만, 그 자리를 채울 청년의 발걸음은 갈수록 뜸해지고 있다. 조선소와 뿌리산업 현장에서는 숙련공 부족이 이미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술은 문서로 전수되지 않는다. 손끝의 감각과 현장의 경험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만 이어진다. 지금 숙련의 다리를 놓지 않으면, 그 단절은 되돌리기 어려운 산업의 공백으로 남을 것이다.AI가 산업의 속도를 결정한다면 숙련은 산업의 품질을 결정한다. AI가 계산을 대신할 수는 있어도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 로봇이 반복을 대신할 수는 있어도 경험을 대신할 수는 없다. 결국 미래를 만드는 것은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다.대한민국은 자원이 아니라 사람을 키워 선진국이 된 나라다. AI 시대에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기술은 사람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이다. 숙련을 존중하고 그에 걸맞은 교육과 노동체계를 갖춘 사회만이 진정한 기술강국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한민국의 다음 30년은 결국 숙련인재를 얼마나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안동시, 행정안전부 재난관리평가 4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안동시가 행정안전부 주관 '2026년 재난관리평가'에서 우수등급을 받아 4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재난관리평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재난관리 책임기관의 재난안전관리 실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책임성과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평가는 공통·예방·대비·대응·복구·가감점 등 6개 분야 45개 지표를 중심으로 서면평가와 현장평가를 병행해 이뤄졌다. 이번 평가에서 안동시는 전국 기초지방정부 226개 가운데 우수등급을 받았으며, 경북 22개 시군 중에서는 포항시·구미시·영주시·경산시·울진군과 함께 6개 우수기관에 포함됐다. 이로써 안동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이라는 성과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대형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도 재난 예방․대비․대응․복구 전 과정에 걸친 재난관리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동시는 그동안 시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현장에서 재난을 예방하고 위기 발생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재난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강해 왔다. 재난문자 송출 훈련, 위기관리 매뉴얼 정비, 민관 협력체계 구축, 재난 수습 역량 강화 등 재난관리 전 단계에서 현장 작동성을 높이는 데 힘써 왔다. 특히,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현장을 중심으로 재난 대응체계를 다져온 노력이 전국 단위 평가에서 인정받은 결과로 평가된다. 이번 선정으로 안동시는 기관표창과 포상금, 특별교부세 등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안동시는 이를 계기로 재난으로부터 더욱 안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한 예방․대비 시스템을 한층 더 촘촘히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지난해 산불이라는 큰 아픔 속에서도 시민 여러분께서 서로를 지키고, 현장에서 맡은 역할을 다해주신 덕분에 값진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며 "이번 우수기관 선정은 안동시 공직자들만의 성과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만든 결과"라고 말했다.
"삼겹살 먹고 내려보내라"‥카페 스무디 쇳조각 사태 논란
경북 상주시 외곽의 한 개인 카페에서 주문한 딸기스무디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쇳조각이 나왔다는 사연이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돼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사고 이후 카페 업주의 황당한 대응이었다.경북 상주에 거주하는 주부 A씨는 무더운 날씨에 야외 근무 중인 남편을 위해 상주 외곽의 개인 카페에서 딸기 스무디 3잔을 주문했다. 음료를 기다리는 사이 블렌더에서 평소와 다른 큰 소음이 들렸지만, A씨는 단순한 기계 이상으로만 여겼다.완성된 스무디는 남편의 직장으로 전달됐고 남편과 동료 등 4명이 나눠 마셨는데, 음료를 마시던 중 입안에서 이물감이 느껴져 뱉어보니 쇳조각이 나왔고 컵 바닥에도 다량의 금속 조각이 남아 있었다.카페 측은 음료를 제조할 당시에는 숟가락이 함께 갈린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이후 설거지하던 중 절반 이상 갈려 나간 숟가락을 발견하고서야 사고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음료가 판매된 뒤였고 구매자 연락처를 알 수 없어 별도로 연락하지는 못했다고 했다.카페 측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숟가락이 함께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해당 직원이 근무를 시작한 지 3일 정도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문제는 사고 이후 업체 측 대응이었다. 카페 사장은 "쇳조각이 많이 들어간 것은 스무디 한 잔뿐이고 나머지 두 잔은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갔을 것"이라는 말을 반복했고, 식사비를 줄 테니 "삼겹살을 먹고 기름으로 내려보내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A씨는 "돈을 더 받기 위해 글을 올린 것이 아니다"라며 "업주가 금속 이물을 섭취한 사고를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공론화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관련 기관에도 신고했다"고 덧붙였다.A씨는 사고 직후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어 경과를 지켜보겠다며 병원을 찾지 않았고, 이후에도 특별한 증상은 없었지만 근무 때문에 별도의 치료는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이번 사태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음식 이물 사고인 만큼 지역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동네 개인 카페의 위생 관리 실태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에 따르면 금속이나 유리 등 위험한 이물질이 음식에서 나온 경우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2일, 2차는 5일, 3차는 10일의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업주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물질이 처음 적발되면 시정명령에 그치고, 같은 업소에서 1년 이내 같은 이물질이 추가 적발돼야 영업정지 명령이 내려지기 때문이다.A씨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식품에 금속 이물이 혼입돼 실제 섭취까지 이뤄진 상황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며 "현재 관련 기관에 신고를 접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청도군, '환경대상' 자원순환 부문 대상 7년 연속 수상
경북 청도군(군수 박권현)이 민선 9기 체제 출범과 함께 국내 환경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권위와 역사를 자랑하는 큰 상을 받았다.청도군은 9일 서울시 마포구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린 '제21회 2026년 대한민국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자원순환 부문 대상을 7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이날 시상식에는 박권현 청도군수를 대신해 김동기 부군수와 전인주 청도군새마을회장, 새마을4단체 회장단 등 20여 명이 참석해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올해로 21회를 맞이한 대한민국환경대상은 대한민국 환경대상위원회와 환경 미디어가 공동 주최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하는 환경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또한 대한민국환경대상은 민간과 공공부문을 아우르며 환경보전과 지속 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 우수한 정책과 실천 성과를 거둔 지방자치단체와 기관, 기업에게 수여되고 있다.청도군은 새마을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2000년부터 27년간 지속적으로 개최한 재활용품 경진대회 및 새마을 환경살리기와 생활자원 회수센터 확충 등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환경정화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특히 자원 재활용 실천문화 확산, 탄소중립 생활 실천 운동 등 주민 중심의 환경 정책이 높은 평가를 받아 7년 연속 대상 수상이라는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이 외에도 청도군은 농약병, 폐비닐, 폐건전지 수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탄소중립 포인트제 운영 등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실천 캠페인도 병행하는 등 '살고 싶은 문화도시' 건설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박권현 청도군수는 "7년 연속 대한민국환경대상 수상은 군민 모두가 함께 실천해 온 환경보전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새마을운동발상지 청도만의 차별화된 환경정책과 자원순환 실천 운동을 더욱 확대해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장동혁 "한동훈 범죄 행위로 제명…우리 편 총 쏘는 사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당내 해당 행위자 징계 방침을 둘러싼 반발에 대해 "본인의 발이 저린 사람들이 나와서 '왜 나를 징계하려고 하냐'고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장 대표는 이날 뉴데일리 유튜브 '배추도사의 새벽배송'에 출연해 조경태 의원 등 당내 인사들의 윤리위원회 징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구체적으로 누구를 징계해야 한다고 말 한 적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겨냥해 '해당 행위자 영구 복당 금지'를 언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그는 "해당 행위에 대해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지, 누구를 징계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뒤 "다만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자. 한 의원은 범죄 행위로 제명을 당한 것이지, 해당 행위로 제명을 당한 것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이어 "당원 게시판 문제는 범죄 행위"라며 "한 의원이 어떤 걸로 제명을 당했는지 잘 고민하고 비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장 대표는 지방의회 출범 이후 일부 기초의원들이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협력했다는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강한 어조를 보였다.그는 "전쟁에서 적을 돕는 사람을 우리 편이라고 할 수 있냐"며 "오합지졸 같은 병사로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또 "뺄셈 정치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 우리 편을 향해 총을 쏘는 사람은 가장 큰 마이너스다. 그보다 더 큰 마이너스는 없다"며 "상임위원장이 하고 싶다고 민주당과 짬짜미해 '상임위원장 하나 달라'고 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당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장 대표는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인의 앞으로의 방향과 무엇을 해야 할지는 결국 당원과 국민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원 주권 시대를 열고 보수 재건을 해야 한다고 한다면 일부 의원들이 사퇴하라 하더라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보수 재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이재명 정권에 의해 무너진 법치와 헌정질서를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면 저는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아울러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그는 "투표 과정·절차와 유권자들의 의사결정 자체가 오염됐다. 투표함이 아니라 못 쓰는 투표용지가 들어간 '쓰레기함',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한다"며 "전면 재선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상주 214㎜ 폭우…문경 영강 범람 위기, 영주 70대 실종
경북 북부권에 최대 214㎜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피해와 침수 우려가 잇따랐다. 영주에서는 7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문경 영강 일대에는 홍수경보가 유지됐다. 산사태 주의보가 계속 발효된 가운데 주민 대피와 도로·교량 통제도 이어졌다.9일 경북도와 대구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상주 화북서부용화보건진료소 214.0㎜, 문경 산북 191.0㎜, 영주 문수 171.0㎜를 기록했다. 시·군 평균 강수량은 문경 157.9㎜, 영주 135.7㎜, 예천 135.7㎜, 봉화 90.1㎜, 상주 87.8㎜, 안동 51.1㎜로 집계됐다. 최대 시간당 강수량은 문경 호계면에서 오전 5시 57.0㎜를 기록했다. 호우주의보는 이날 오후 3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지만 북부 내륙에는 밤까지 5~2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집중호우로 하천 수위도 크게 상승했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문경시 영순면 김용리 지점에 홍수경보를 유지하며 하천 주변 저지대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영강 수위가 급격히 오르면서 인근 저지대 주민들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고, 영강 상류 파크골프장 전체와 농경지 일부, 하류 파크골프장 일부가 침수됐다.영주에서는 실종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1분쯤 영주시 풍기읍 성내리 남원천에서 70대 남성이 하천에 빠져 떠내려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남성은 생활지원사와 함께 산책하던 중 하천변에서 발을 헛디뎌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남원천 하류를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를 실종자 1명으로 잠정 집계했다.산사태 위험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영주·문경·예천·봉화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유지되고 있으며, 관계기관은 취약지역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북도는 산사태 피해지역과 지하차도, 산불 피해지역 등을 중심으로 상황 관리를 지속하고 있다.주민 대피와 시설 통제도 이어졌다. 포항·영주·상주·문경에서는 주민 35세대 56명이 사전 대피했으며, 오후 5시 현재 25세대 38명은 귀가했고 10세대 18명은 안전한 장소에 머물고 있다. 하상도로 2곳과 세월교 124곳, 기타 시설 13곳 등 모두 139곳의 통행이 통제됐다. 예천군은 신예천교 하상도로를 통제했고, 예천양수발전소 방류량 증가에 따라 한천 둔치주차장 차량 이동을 안내했다.소방당국은 인명구조 1건과 안전조치 41건 등 모두 42건의 현장 대응을 벌였다. 경북도와 시·군도 공무원 568명을 투입해 비상근무를 실시했으며, 산사태 취약지역과 하천변, 지하차도 등에 대한 예찰을 이어가고 있다. 도는 농경지 침수 등 추가 피해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을 계속할 방침이다.경북도 관계자는 "산사태 취약지역과 하천변, 지하차도, 세월교 등 위험지역 접근을 자제하고 기상 상황과 재난문자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한편, 이날 호우 영향으로 경부선 일부 구간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동대구역을 지나는 KTX와 ITX-새마을, 무궁화호 등 10여 대의 열차가 최대 2시간 40분까지 지연 운행됐다. 일부 무궁화호 상·하행 열차는 일시 운행이 중지됐다가 중부지방 강우가 잦아들면서 오전 10시 이후 순차적으로 운행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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