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들 군 면제' 허위글 이수정…1심 벌금 300만원
지난 21대 대선 과정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두 아들이 군대 면제를 받았다는 허위 글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기소된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이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수원지법 형사13부(장석준 부장판사)는 5일 이 당협위원장의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후보자비방) 및 정보통신망법(명예훼손) 위반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게시글을 단시간 내에 삭제했더라도 인터넷이 가진 파급력을 고려하면 유권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할 우려가 상당해 죄책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질책했다.그러면서 "다만 피고인이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 게시물을 작성한 지 5분 만에 삭제했고 이에 대한 사과 및 해명 글을 게시했다"며 "피고인이 올린 허위 사실은 선거 공보물을 통해 진위가 밝혀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선거에 미친 영향이 컸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사회에 공헌한 바가 큰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이 당협위원장은 대선을 앞둔 지난해 5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후보와 두 아들이 모두 군대 면제를 받았다"는 허위 글을 작성했다가 민주당으로부터 고발당했다. 이 대통령의 아들들은 모두 병역의무를 이행했다.이 당협위원장은 해당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뒤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를 10초 정도 공유했다가 잘못된 정보임을 확인하고 즉시 삭제한 일이다. 용서해 달라"고 해명했다.이 당협위원장은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제 부주의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후보자와 그의 자녀에게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친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이 당협위원장은 이날 선고 재판을 마친 뒤 취재진에 "게시글을 작성했을 당시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며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향후 5년간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는 등 피선거권이 제한된다.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이 당협위원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공천 대가 돈거래 의혹' 명태균·김영선 각 무죄 선고
공천을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명씨에게 징역 6년에 추징금 1억6천70만 원, 김 전 의원에게 징역 5년에 추징금 8천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김인택)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명씨는 다만, 증거은닉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명씨와 김 전 의원간 주고 받은 세비는 정치자금으로 보지 않았고, 공천 거래로도 보지 않았다. 명씨는 2022년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창원시 의창구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 받도록 돕고, 김 전 의원은 당선된 그해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자신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세비 8천70만 원을 명씨에게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또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A씨와 대구시의원 예비후보 B씨로부터 지방선거 공천 대가로 2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고 있다. 아울러 명씨는 지난해 9월 자기 처남에게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받는다.
천하람 "술 취해 女 성희롱, 모든 학교서 일어날수 있는 일"
연예인과 운동선수, 정치인 등 유명 인사들이 과거 네이버 지식인에 익명으로 남겼던 질문·답변이 일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과거 남겼던 답변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5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포털 서비스 네이버 인물 프로필에 '지식인' 버튼이 추가됐다. 이 버튼을 누르면 해당 인물이 과거 지식인 서비스를 통해 작성한 게시글이 노출돼 이들의 익명 계정이 대중에 가감 없이 노출됐다.특히 천 원내대표가 고려대학교 재학 시절 한 게시글에 답변한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2004년 7월 한 누리꾼은 '고려대 남녀차별 심한가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당시 천 원내대표는 자신을 고려대 재학생이라고 밝히며 "고대 남학우들이 다 욕구불만 변태들은 아니다"라고 적었다.이어 "몇몇 예외적인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일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술 취한 상태에서 여학우 성희롱하는 건 모든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아닌가요?"라고 답변했다.이밖에 천 원내대표는 "저희 학교 문화가 대단히 야성이 넘치다 보니 남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노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현재 천 원내대표 네이버 지식인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한편, 천 원내대표 외에도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 씨가 1년 전 지식인에 '키 멈추는 방법'에 대해 답변한 글, 격투기 선수 명현만 UFC 1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명 선수가 직접 등판해 "타격은 상당한 편이나 그라운드가 안 좋아 힘들 것"이라고 내놓은 냉철한 분석 등이 화제를 모았다.논란이 되자 네이버는 같은 날 해당 조치를 원상복구 했다. 네이버 측은 "최근 서비스 업데이트 과정에서 생긴 오류"라며 "문제를 인지하고 조치를 완료 했다"고 밝혔다.
여한구 "대미투자특별법 한 달 내 처리, 美 관세 인상 저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국회가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이하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한 달 내 입법을 추진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의 관세 인상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관세 인상의 핵심 명분으로 입법 지연을 제시해온 만큼 국회의 합의가 협상 환경을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이다.여 본부장은 5일 미국 정부와의 협의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관세 인상의 가장 큰 이유로 거론된 것이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지연이었다"며 "여야가 합의로 처리 속도를 내겠다고 한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여 본부장은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한국 관세 인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해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비롯해 의회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잇따라 만났다. 그는 "정부가 대미 투자 합의를 충실하고 신속하게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며 "한국이 선의로 노력하고 있는데 곧바로 관세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도 설득했다"고 말했다.이번 방미 기간 동안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는 일정 문제로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부대표와 국장급 인사 등과 세 차례에 걸쳐 심층 협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와는 최근 3주간 다섯 차례 대면 접촉을 이어왔다"며 "다음 주에도 USTR과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여야는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미투자특별법 논의를 위한 특위 구성안을 의결한 뒤 한 달간의 활동 기간 내에 여야 합의로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여 본부장은 "국회 차원의 결단이 미국 측의 오해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관세 인상 조치를 관보에 게재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점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관보에 게재되더라도 관세 인상이 즉시 이뤄지는지 아니면 1~2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우리에게는 아직 협의할 시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이어 여 본부장은 "정부는 앞으로도 합의 이행에 최선을 다하면서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해 오해를 줄여 나갈 것"이라며 "최대한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母 최은순, 과징금 25억 체납…80억 부동산 공매
지방행정제제·부과금(과징금) 체납 25억원으로 전국 1위에 오른 김건희 여사의 모친 최은순(79) 씨의 부동산이 공매 절차에 들어갔다.5일 경기도와 성남시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전날인 4일 최씨 소유의 서울 강동구 암사동 5층짜리 건물(연면적 1천249㎡)과 토지(368㎡)를 공매 공고했다.해당 건물은 지하철 8호선 암사역 근처로 감정가는 80억676만9천원이여 입찰은 3월 30일~4월 1일 진행된다.앞서 성남시는 지난해 12월 16일 해당 부동산에 대해 한국자산관리공사에 공매를 의뢰했다.최씨는 2020년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과징금 25억500만원을 납부하지 않아 지난해 11월 행정안전부가 공개한 과징금 체납자 가운데 전국 1위에 올랐다.그는 2013년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 땅 매입 과정에서 명의신탁 계약을 통해 차명으로 사들이며 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과징금이 부과됐다.성남시 관계자는 "최씨가 분할납부 의사를 몇차례 밝혔는데 실제로 납부는 하지 않아 소유 부동산을 공매에 부쳤다"며 "차후에 분할해서 낼 경우 그 액수를 보고 공매 중단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李, '위례 항소 포기'에…"나 엮으려 녹취록 변조까지 해"
이재명 대통령은 검찰이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항소 포기와 관련해 "법리상 되지도 않는 사건으로 나를 엮어보겠다고 대장동 녹취록을 '위례신도시 얘기'에서 '윗어르신' 얘기로 변조까지 해서 증거로 내더니"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이 대통령은 5일 오전 12시 46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서 언론사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적었다.이번 발언은 검찰의 '짜맞추기 기소'를 거듭 강조하며, 그간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법조계는 검찰이 위례 사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이 대통령 관련 사건 가운데 위례 신도시와 연관된 혐의 역시 무죄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서울중앙지검은 지난 4일 위례 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본부장 등 5명의 피고인과 관련해 "법리 검토 결과와 항소 인용 가능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앞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부장판사 이춘근)은 1심 선고에서 이들의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계파 갈등 넘어 사당화 논란…배현진 윤리위 판단 받는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다. 일각에서는 한 전 대표 제명을 계기로 당권파와 친한계 간의 대립으로 해석했으나 제소 배경엔 '사당화' 의혹이 있었다.4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당 윤리위는 지난달 말쯤 배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를 접수 받았다. 이에 앞선 지난달 27일~28일 한 전 대표 제명에 반발하는 성명이 사방에서 쏟아져서다. 겉으론 각기 다른 단체의 성명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서울시당 영향력 아래 있는 인사나 단체의 성명서였다. 이에 서울시당위원장인 배 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한 전 대표 구하기용 연판장'을 돌리려 서울시당을 사당화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실제 당시 돌았던 성명서는 '국민의힘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21인 일동' '국민의힘 서울시당 여성 대표 이혜숙 외 당원 일동' '국민의힘 서울시 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 조동탁' '국민의힘 서울시의원 31인 일동' '2026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청년 예비후보 국민의힘 서울시 청년 당원' 명의로 작성됐다. 모두 서울시당 영향력 아래 있는 인사나 단체였다.특히 배 의원과 비슷하게 친한계로 알려진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21인 성명서 명단과 서울시의원 31인 성명서 명단은 수직관계가 정확히 겹쳤다. 당협위원장은 시의원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시의원 입장에서는 "당협위원장이 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으면 거절이 어렵다는 것이다.더군다나 시의원 성명서는 배 의원 지역구 담당인 이성배 시의원이 총대를 멘 것으로 확인돼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이미 성명을 낸 당협위원장 21인의 지역구 담당 시의원 위주로 전화를 돌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는 작업을 진두지휘한 게 배 의원의 직속 시의원이니 사당화 의혹이 촉발된 셈이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서울시당 관계자로 이뤄진 수많은 성명서가 조직적으로 배포됐는데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꼭대기에 배 의원이 나오니 윤리위 제소까지 이어진 것 아니겠느냐"며 "특히 배 의원 직속인 이성배 시의원이 다른 시의원을 대상으로 동의를 얻었다. 누가 봐도 이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성명을 낸 당협위원장 21인 영향력 아래 있는 서울시의원은 총 3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성명은 31인 명의로 나갔다. 김혜영·김혜지 시의원 등 2명만 한 전 대표 제명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오신환 전 의원 지역구인 광진을 담당 김혜영 시의원은 "한 전 대표 제명과 관련해 이성배 시의원의 연락을 받았다. 제명 찬반 입장을 표명하기에 앞서 주민들 간에도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기에 주민 의견을 먼저 듣고 판단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즉답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전주혜 전 의원 지역인 강동갑 담당 김혜지 시의원은 "소신에 어긋나는 성명이라고 판단해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검장 요리해달라"…이만희, 탈세 수사무마 로비 정황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코로나19 사태 당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로비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신천지 고위 관계자들이 법조계와 정치권 접촉을 논의한 녹취를 확보했다.2021년 6월 신천지 2인자였던 고동안 전 총무와 신천지 간부의 통화 녹취에는 이만희 총회장이 이희자 근우회장을 통해 검사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A 국회의원과 신성식 당시 수원지검장에게 접촉하려고 한 정황이 담겼다.고 전 총무는 "(이 총회장이) 이희자 근우회장에게 도와달라고 전화하겠다, A 의원을 통해 수원지검장을 요리해달라고 정확하게 말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이어 "A 의원을 만나 수원지검장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확인해보고, 확실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다른 건이 아니고 조세포탈 건에 대해 무마시켜라 그렇게 부탁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또 다른 녹취에서 고 전 총무는 "이 회장이 A 의원과 친한 게 맞는다고 했다"며 "A 의원을 만나서 이분이 신성식 그 분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이 회장이) 이번 주에는 급하게 저보고 정장 입고 구윤철 장관(당시 국무조정실장)을 만나러 가자고 하시길래 무턱대고 가는 건 걱정된다고 그랬다"고 말하는 내용도 녹취에 포함됐다.고 전 총무는 수원지검에서 조세포탈 사건을 담당하던 검사에 대해서도 "B 변호사가 이 부장검사랑 엄청 친하다고 한다"며 "그 검사가 '수원지검이 너무 바빠 조세포탈 사건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새로운 부장검사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친한 사람을 찾아서 잘 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했다더라"고 전했다.2020년부터 신천지는 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와 세무조사 등으로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국세청은 2020년 4월부터 10월까지 신천지 유관 단체인 사단법인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한 뒤 법인세·증여세 등 약 48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같은 시기 검찰은 신천지를 코로나19 방역 방해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이 총회장과 간부들을 구속기소 했다.합수본은 신천지가 전방위적 로비를 통해 국면을 타개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이 총회장이 구속되기 전 신천지 간부에게 "국회의원도 만나고 청와대에 있는 사람도 만나고 판사도 만나서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 나가면 된다"고 말한 녹취도 앞서 공개됐다.신천지 측은 제기된 의혹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추나 대전…나경원 "범죄자 대통령 만들어 준 사법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이른바 '추나(추미애·나경원) 대전'이 또다시 연출됐다. 여야가 고성과 삿대질을 주고 받으며 충돌한 가운데, 추미애 위원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간 신경전이 이어졌다.법사위에서 4일 이재명 대통령 대선 후보 시절 선거법 위반 상고심 주심이었던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을 두고 질타와 두둔이 오갔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오늘 민주당 의원들이 하루 종일 한 것은 사법부 압박"이라며 "범죄자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만들어 준 게 사법부"라고 하자 추미애 위원장이 "말을 삼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나 의원은 이에 "무슨 말을 삼가나"라며 발언을 이어갔고, 추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회의가 속개되자 나 의원은 "해도 너무하다"며 "하다하다 발언 중에 정회 당하기는 처음이다. 민주당의 의회 운영 행태가 의회 독재"라고 했다.나 의원은 이후 "방송인 김어준 씨가 김혜경 여사에게 여사라고 안 하고 김혜경 씨라고 발언해도 방송 중단이 안 되는데 우리는 범죄자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말했다고 발언도 이렇게 못 하게 하니까 참 저는 어이가 없다"라고 했다.이후 "코미디 같은 말은 그만두라", "위원장은 품위 유지 의무를 촉구할 수 있다"는 추 위원장과 "끼어들지 말라"는 나 의원의 설전이 이어졌다. 나 의원이 다시 "범죄자 대통령" 발언을 하자 추 위원장은 "발언권을 드리지 않겠다"고 했다.발언권을 두고 나 의원의 항의가 이어지며 여야 의원들은 고성에 손가락질까지 하며 대치를 벌였다. 추 위원장은 항의를 이어가는 나 의원을 향해 "쇼츠 찍기 위해 계속 범죄자 대통령이라고 하는 건가", "쇼츠 그만 찍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후 추 위원장은 나 의원에게 퇴장을 명했지만, 나 의원은 위원장석으로 다가가 항의를 계속했다. 추 위원장이 "퇴거 불응하고 위원장에게 폭언을 계속하는 것은 국회선진화법 위반"이라고 하자 나 의원은 "무슨 선진화법 위반인가"라고 맞섰다.나 의원이 "본인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이크를 끄는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항의하자 추 위원장은 "나 의원이 이렇게 직접 위원장석에 다가와 폭언을 행사하고 손가락을 내저으며 삿대질을 하는 관계로 도저히 회의를 지속할 수가 없다"며 재차 정회를 선포했다.한편 박 처장은 이날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에 관해 "재판 기록 다 읽었나"라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 질문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 읽었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했던, 절차에 맞는 판결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병력을 이끌고 국회 본관에 진입했다가 파면된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최근 귀국한 유튜버 전한길씨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파면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김 전 단장은 전한길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계엄은 합법"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장관이 대한민국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 전 단장은 "3성 장군 선발 과정에서 비상계엄을 내란이라고 답한 경우에만 진급이 이뤄졌다"며 "정치권이 군을 이용하고 있다. 군인들이 좌편향 언론에 세뇌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또 "애국 유튜버들이 운영하는 '전한길뉴스'를 보면 진실을 알 수 있다"며 자신이 '자유한길단'에 가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한길 역시 김 전 단장을 "참군인", "국민적 스타"라며 "이런 분이 국회 국방위를 이끌어가면 좋겠다"고 치켜세웠다. 그러자 김 전 단장은 "당분간은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하겠다"며 "명예를 회복해 복직한 뒤 당당하게 전역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 전 단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더불어민주당이 비상계엄을 미리 알고 대응했다는 식의 주장도 폈다. 그는 "민주당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미리 알고 치밀하게 준비해 대응했다는 사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며 "저도 공감한다. 이것은 부정선거와 함께 음모론이 아니며, 여러분의 노력으로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바로잡지 못하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친북·친중의 좌경화가 되고 말 것"이라며 "소리 없는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지난 1년간 적들의 공격이 있었고, 이제 우리가 진실을 무기로 역습해 승리할 때다.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애국시민 여러분과 함께라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내란 재판에서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 대해서는 "특정 세력에 이용됐다"면서, 박범계·김병주·박선원·부승찬 민주당 의원 등을 '내란조작범'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아들 병역비리 의혹 제기자들, 10년만에 2심 무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아들 박주신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해 재판에 넘겨진 의사 등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1심에서 거액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후 약 10년 만에 판단이 뒤집힌 것이다.서울고등법원은 4일 양승오 포항세명기독병원 핵의학과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우현 씨 등 5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이장휘 씨에 대해선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는 문서 배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이 사건의 시작은 2011년으로 돌아간다. 그 해 8월 공군훈련소에 입소한 박 씨는 한 달 만에 허벅지 통증으로 귀가했다. 12월 재검 결과 '추간판탈출증'으로 공익근무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중증 추간판탈출증 환자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박 씨가 멀쩡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된 직후부터 박 씨를 둘러싼 병역 비리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이에 박 씨는 이듬해 2월 세브란스병원에서 공개 MRI 촬영을 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양 과장 등은 "박 씨 MRI에서 20대 골수로 보기 힘든 패턴이 보인다"며 "박 씨의 MRI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양 과장의 의혹 제기는 2014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졌다. 이에 박 전 시장은 양 과장 등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비방죄와 허위사실공표죄 등의 혐의로 고발했고 이들은 2014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2016년 2월 1심 재판부는 양 과장 등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양 과장에겐 벌금 1천500만원, 다른 피고인 6명에겐 벌금 700만원∼1천500만원을 각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신체검증을 한다면 박 씨의 병역 비리 의혹을 의학·과학적 의문 없이 규명할 수 있다"는 양 과장 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자료를 토대로 유죄 결론을 내렸다. 검찰이 양 과장 등 3명에게 벌금 500만원, 나머지 4명에게 벌금 400만원을 구형한 것보다 더 무거운 형량이었다.이번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제기한 여러 의혹의 단서 중 상당 부분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 내에서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개진된 바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는 공표 당시 해당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사후에 허위로 밝혀지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어 "의혹의 최종적인 진위 여부는 이후 검찰 수사와 장기간의 법원 심리에 의해 밝혀졌다. (당시엔) 의혹의 진위를 추가로 확인하기까지 시간적·물리적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양 씨 등이 MRI 사진의 피사체를 직접 확인하지 않았거나 추가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strong〉◇"불성실한 재판 태도"... 그래도 박주신은 고려대 교수됐다〈/strong〉박주신 씨에 대한 재판은 거의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핵심 증인인 박 씨가 외국에 거주해 신체 검증을 받지 않는 등의 이유로 거듭 지체돼서였다. 법원은 박 씨의 편의를 극진히 봐줬다.박 씨는 공익근무요원 근무를 마치고 2014년부터 영국 등지에서 살며 공부를 했다. 2020년 7월 박 전 시장 사망 직후 귀국한 바 있지만 증인신문과 신체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 씨가 출석을 거부해서였다. 법원은 그해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친 증인 신문 소환에 박 씨가 응하지 않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그러다 지난해 초부터 재판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고려대 공과대학 건축학과 조교수로 임용된 박 씨가 강의를 하기 위해 귀국했기 때문이다. 검찰 측은 법원에 박 씨가 귀국한 사실을 알렸고 법원은 즉시 공판일을 잡았다.하지만 거듭 지체됐다. 2심 재판부의 이해하기 어려운 재판 진행 때문이었다. 재판부는 박 씨더러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영상으로 증인신문을 받아도 된다'고 허락하기도 했다. 박 씨는 지난해 4월 서울고법에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피고인이 없는 상태에서만 진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신변보호요청서를 제출해 실제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고법은 비대면 방식인 '영상 재판'으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고 했다.피고인 측은 강력 반발했다. 피고인 측은 "영상 증언은 반대 측의 신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며 재판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법원에 따르면 영상 재판은 증인이 멀리 떨어진 곳 또는 교통이 불편한 곳에 살거나 건강 상태가 안 좋을 때, 그럴만한 사정이 있을 때 이뤄진다. 박 씨는 이미 귀국해 서울에서 고려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게다가 재판부는 지난해 5월23일엔 검사와 피고인 양측에 증인신문사항을 '사전 제출'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무슨 질문을 할 것인지 미리 재판부에 내라는 것이었다. 피고인 측이 이의를 신청해 재판은 지연됐다.피고인 측은 "피고인 중에는 핵의학 전문의와 치과의사가 포함되어 있다. 박 씨의 신체 상태나 과거 제출된 MRI 영상의 진위 여부를 현장에서 직접 관찰하며 반박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영상으로는 박 씨의 신체 상태나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없어 실질적인 반대신문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박 씨는 재판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실질적인 증인신문이나 신체검증을 받은 적 없었다.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상 증언은 적법한 절차이며 재판의 불공정성을 뒷받침할 객관적 사유가 없다"고 했다.법조계 관계자는 "형사재판에서 증인신문은 꽃이다. 증인신문기일에 신문하기 직전 즉석 제출하는 게 원칙"이라며 "서울에서 멀쩡히 근무하고 있는 사람에게 영상재판을 허가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일반 사람들은 꿈도 못 꿀 일"이라고 했다.매일신문은 이에 대한 입장을 들으려 지난해 박 씨가 귀국한 뒤부터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거절 당했다. 고려대 측은 "교수 연구실에 전화기를 두냐 안 두냐는 교수 선택 사항인데 박주신 교수 연구실에는 전화기가 없다. 통화가 불가하다"고 했다.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가운데 연구실에 전화기가 없는 건 박 씨가 유일하다.
"베트남 처녀 수입해 농촌 총각 장가" 진도군수 발언 논란
김희수 전남 진도군수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전남 서부권 타운홀미팅 생방송에서 외국인 여성을 수입 대상으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지난 4일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위한 전남 서부권 타운홀미팅이 해남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타운홀미팅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참석해 군민들의 질문에 직접 궁금증을 해소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 행사는 생방송으로 중계됐다.이 자리에서 김희수 진도군수도 마이크를 잡고 시도지사에게 질문했다.김 군수는 "전국 89개 인구 소멸 지역 중 20%가 우리 전남에 있다. 통합을 빌미로 소멸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며 "2000년대부터 인구 절벽이 예견됐을 텐데 정부도, 학자도, 국회의원이셨던 두 분도 가만히 계셨다. 시군의 열악한 형편으로는 자구책을 하려 해도 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그러면서 그는 "광주·전남이 통합을 할 때 인구 소멸에 대한 것도 법제화해서, 정 뭣하면 스리랑카나 베트남 젊은 처녀들 수입들 해갖고 농촌 총각 장가도 보내고, 특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람도 없는데 산업만 살리면 뭐 하느냐"고 했다.이같은 김 군수의 '베트남 처녀' 발언에 좌중에서는 군민들의 웃음이 터졌지만, 강기정 광주시장은 손사래를 치며 만류했다.강 시장은 "제가 국회의원 하던 2004년 처음으로 저출생 고령사회기본법이 만들어져, 수십년간 돈은 돈대로 꼬라박았는데 잘 안됐다"며 "여러 해법이 있을 수 있는데 외국인, 결혼·수입 이건 잘못된 이야기다. 지역에 산업이 있어야 출생률도 인구도 늘어난다. 결국 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답변했다.한편 김 군수는 지난해 11월 골재채취 업체 대표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지난해 11월 3일 뇌물수수 혐의로 김 군수를 불구속 송치했다. 김 군수에게 뇌물을 건넨 골재채취 업체 대표 A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송치했다.앞서 김 군수는 진도항 내 항만시설 사용허가 과정에서 A씨 업체로부터 금품을 주고 받고 부당하게 행정력을 행사, 특정 업체에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를 받았다.피해를 본 업체는 2017년부터 5차례에 걸쳐 진도항 내 항만시설 사용허가를 얻어 토석을 운반했지만, 김 군수가 취임한 2022년 10월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국비 2천533억 투입…대구 도심 교통 병목 구간 뚫는다
정부가 대구 도심의 만성적인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주요 간선도로 병목 구간을 연결하고 입체화하는 대규모 도로 개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는 5일 도로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제5차 대도시권 교통혼잡도로 개선사업계획(2026~2030)'을 확정하고, "6대 광역시에 향후 5년간 국비 1조1천758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대구에는 모두 5개 사업(총사업비 6천538억원)에 국비 2천533억원이 배정됐다.이번 계획에 포함된 대구 사업은 신천대로, 성서공단로, 호국로 등 기존 간선도로의 단절·병목 구간을 연결·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북대구 금호워터폴리스 IC 연결 사업(2.15㎞), 남대구 성서산업단지 입체화 IC 사업(1.1㎞), 호국로 동명동호 입체화 사업(1.3㎞)이 대표적이다.KTX 서대구역 인근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한 매천대교~서대구역 네거리 구간(1.6㎞) 도로 신설도 추진된다. 서대구역 개통 이후 급증한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여기에 달서대로 입체화 사업(2.4㎞)을 통해 제4차 외곽순환도로의 연속성도 확보한다. 도심과 외곽을 잇는 순환 기능을 강화해 통과 교통을 분산시키는 역할이다.정부는 이들 사업이 완료되면 대구 도심 주요 축 통행 속도가 개선되고, 산업단지와 주거지역을 잇는 이동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순한 도로 확장에 그치지 않고, 도시철도 등 광역교통체계와의 연계성을 강화한 점도 이번 계획의 특징이다.이번 5차 계획은 국가균형성장 전략에 따라 지방권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렸다. 전체 국비 가운데 지방권 투자액은 9천216억원으로, 이전 계획보다 33.5% 증가했다. 수도권 중심 교통 투자에서 벗어나 비수도권 대도시의 구조적 교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반영됐다.김용석 대광위원장은 "5차 계획 추진으로 도심지 내 만성 교통체증이 완화되고 국민 이동 편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혼잡 지체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물론 대기오염 감소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5극 3특' 국가균형성장을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지방권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다.
AI 고평가 논란에 반도체株 약세…삼전·하이닉스 내리막
국내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을 둘러싼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며 기술주가 급락한 영향이다.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기준 'KRX 반도체' 지수는 전장(9223.63)보다 227.08포인트(-3.00%) 내린 8946.55에 거래되고 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880만주, 1조2564억원을 기록 중이다.같은 시간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84%, 4.56%씩 하락한 16만2600원, 85만9000원을 기록 중이며 ▲테크윙(-4.15%) ▲SFA반도체(-4.10%) ▲피에스케이(-3.99%) ▲케이씨텍(-3.98%) ▲한미반도체(-3.46%) 등 반도체주 전반이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앞서 4일(현지 시각) 뉴욕증시는 AI·반도체 테마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가 이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1포인트(0.53%) 오른 4만9501.30에 거래를 마쳤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5.09포인트(-0.51%) 밀린 6882.72, 나스닥종합지수는 350.61포인트(-1.51%) 내려앉은 2만2904.58에 장을 마감했다.그동안 시장을 주도한 AI 랠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투심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4.36%나 급락했고 엔비디아(-3.41%), 브로드컴(-3.83%), 메타(-3.28%), 테슬라(-3.78%), 아마존(-2.36%), 알파벳(-1.96%) 등이 줄급락했다. 특히 반도체 기업 AMD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분기 매출 전망을 내놓으며 17%나 폭락했다.서튜이티의 스콧 웰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작년 말부터 시장은 AI 분야에서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지 구분하기 시작했다"며 "지금도 그런 추세가 이어지는 것 같으나 자연스러운 순환일 뿐"이라고 말했다.
'피자집 살인' 김동원 1심 무기징역…"피해자 고통 상당"
서울 관악구에서 피자가게를 운영하다 가맹점 본사 직원 등 3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김동원(42)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김동원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재판부는 "증거에 의하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이 사건은 결과가 중대해 그에 상응하는 무거운 책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했고, 특히 일부 피해자에 대한 살해는 당초 계획에 없었음에도 계획 범행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염려해 살해한 점을 보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당시 피해자들이 느꼈을 고통과 공포감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유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각 5천만 원씩, 총 1억5천만 원을 공탁했지만 피공탁자의 수령 의사가 확인되지 않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다만 "검사는 사형을 구형했지만 피고인이 극단적인 반사회적 성향을 이 사건 전에 보인 적이 없고 여러 번의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대부분 중간 수준이 나온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김동원은 지난해 9월 3일 서울 관악구 조원동의 피자 가맹점 매장에서 가맹계약 체결 업무를 담당한 가맹점 본사 임원 1명과 인테리어 시공 담당 업체 관계자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김동원은 2023년 9월부터 가맹점을 운영해 오면서 주방 타일 일부가 깨지거나 주방 출입구 부분에 누수 현상이 발생하는 등 매장 인테리어 하자에 스트레스를 받던 중 본사와 인테리어 업체가 1년 보증기간 경과를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절하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은 김동원을 기소하면서 개업 초창기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 이미 무상 수리를 받았고 인테리어 하자는 주방 타일 2칸 파손, 주방 출입구 누수 등 경미했으며 당시 가맹점 매출 또한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음에도 계획적으로 살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또 일각에서 제기된 가맹점 본사의 '한 그릇 배달 서비스 강요', '리뉴얼 공사 강요' 등 가맹점에 대한 갑질 횡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재판 과정에서 김동원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동원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30년간 전자장치 부착, 5년간의 보호관찰을 명령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아, 이 옷이요? 3개월 기다려서 받은 옷이에요." 어린이집에서 친해진 엄마의 말에 순간 귀를 의심했다. 해외 직구도 일주일이면 도착하는 시대다. 어떤 옷이길래 3개월이나 기다려야 할까. 그러나 이어진 설명에 눈이 번쩍 뜨였다.오픈과 동시에 광클(미치도록 빠르게 클릭) 해도 30초가 채 되기 전에 품절되고, 어렵사리 주문에 성공해도 배송까지는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방식. 이른바 '프리오더(Pre-Order)'다. 요즘 아기 옷 시장에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오픈 하자마자 20초만에 품절!어린이집 입소를 앞둔 아이를 키우는 김민별 씨(36)는 일찌감치 등원복 준비를 마쳐 놨다. 주변에서 "어린이집 보내려면 준비할 것 많겠다"고 묻지만, 김 씨는 이미 석 달 전 주문을 끝냈다. "3월 입소할 때 이 정도 사이즈면 맞겠다 예상하며 주문해놨다. 다음 주부터 순차 배송된다고 하니 어린이집 갈 때 입히면 딱 될 것 같다."로켓배송, 새벽배송, 당일배송에 익숙해진 요즘 소비자들에게 미리 주문하고 오래 기다리는 '프리오더'는 다소 역설적인 방식이다. 그럼에도 프리오더는 엄마들 사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프리오더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품을 미리 주문하는 사전 주문 방식이다.실제로 엄마들 사이 인기가 높은 한 브랜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대부분의 상품이 '품절' 상태로 표시돼 있었다. 업체가 공지한 '○월 ○일 ○시 오픈' 일정에 맞춰 접속해야만 구매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소비자들은 업체의 SNS나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는 오픈 일정표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인기 가수 콘서트 티켓팅보다 더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온라인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20~30초 만에 바로 품절된다. 기다렸다가 엄마들이 동시에 클릭하는 영향이다. 이번에는 친구에게까지 부탁해서 겨우 성공했다" 며칠 전 어렵게 구매에 성공했다는 유예지 씨(32)는 프리오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사는 이유는 뭘까. "예쁘니까요." 답은 단순했다. 유 씨는 "아기 옷이 다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분명 유행은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옷을 살 수는 있지만, 요즘 예쁘다고 하는 디자인이나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거의 프리오더로 판매된다"고 말했다.◆ 구매심 자극하는 배송 방식…어쩌다 이런 구조?"가격 방어도 잘 돼서, 어렵게 구매한 게 아쉽지 않아요."티켓팅에 비유될 만큼 경쟁을 뚫고 구한 아기 옷은 그 자체로 희소성을 갖는다. 실제 중고마켓에는 프리오더로 판매된 아기 옷이 다수 올라와 있고, 대부분 정가보다 웃돈이 붙은 가격이다. 한두 번 입은 옷은 물론 사용감이 있는 경우에도 프리미엄이 붙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고 부담을 완화하려는 브랜드 전략에서 출발한 프리오더가, 결과적으로는 희소성을 앞세운 또 다른 마케팅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프리오더 특유의 '느린' 배송 방식 역시 구매 심리를 자극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장기간 배송을 전제로 한 구조는 소비를 미루기보다 오히려 앞당긴다. 배송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동안 결제는 이미 끝났지만 당장 손에 쥔 물건은 없다. '옷을 샀지만 없는 상태'가 길어지면서 추가 구매로 이어지기 쉬운 구조다.이번 달에만 프리오더로 50만 원가량을 썼다는 이지영 씨(29)는 "옷을 분명 샀는데 바로 받아보는 게 없으니 계속 주문하게 된다"며 "이런 심리까지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알면서도 당하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우리 아이만 유행에 뒤처질까 봐 또 사게 된다"고 덧붙였다.◆ 새 소비자 계속 유입…고객 특수성에 관행 반복문제는 상당수 프리오더 업체가 주문 취소나 교환·환불 불가를 전제로 판매한다는 점이다. 배송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구조상, 소비자는 상품을 받아본 뒤에야 사이즈나 색감, 원단을 확인할 수 있지만 사이즈가 맞지 않아도 교환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상황이 다르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청약철회 제한은 소비자의 주문에 따라 개별적으로 제작된 상품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이니셜 각인이나 맞춤 제작처럼 재판매가 어려운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디자인과 제작 방식이 이미 정해져 있고 소비자가 사이즈나 색상만 선택하는 방식의 상품은 주문제작이 아닌 기성품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프리오더'라는 이유만으로 교환·환불을 제한하는 것은 법적 효력이 없을 수 있다.이런 판매 방식이 장기화되면서, 프리오더 소비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둘째 아이는 '탈 프리오더'로 키우고 있다는 이인영 씨(41)는 "첫째 때는 프리오더 옷을 정말 많이 샀다. 하지만 점점 피로해지더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인지도 있는 쇼핑몰은 거의 다 프리오더인데, 재고 관리 때문이라고는 해도 주문을 받고 나서도 교환·환불 불가에 동의해야 하고 끝없는 기다림을 견뎌야 한다"며 "옷이 안 맞으면 소비자가 알아서 중고로 처리해야 하는 구조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품질 문제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소비자는 "만원대 양말이 중국산 저가 제품보다 마감이 못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다. 몇 만원짜리 옷인데 프린트가 번져 있거나 마감이 불량해도 '원래 그런 상품'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하자 여부를 따지기보다, 환불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어 소비자가 감수하도록 하는 구조가 더 문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그럼에도 이러한 판매 방식은 계속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배짱 장사가 가능한 구조'라는 말도 나온다. 아기 옷은 아이의 성장 속도에 따라 짧은 기간만 입고 지나가는 특성상, 한 번의 불만이나 논란이 제기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소비자가 유입되는 구조다. 과거의 문제를 알지 못한 소비자가 다시 시장에 들어오며 유사한 상황이 반복되기도 한다.이에 대해 현장에서는 "디자인이나 분위기에 끌려 구매하게 되는 구조인 건 사실이고, '이상하면 사지 말라'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교환·환불이 제한되는 관행까지 당연시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판매 방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책 찍어내던 대구 인쇄골목, 이제는 '읽는' 골목으로 변신
계산오거리에서 남문시장으로 이어지는 대로. 형형색색 간판이 덧붙은 골목에서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기획, 인쇄, 제작소라는 이름을 단 오래된 가게들. 불을 켜고 하루를 버티듯 문을 연다.한때 1천여 개 업체가 몰려들었던 대구 인쇄골목이다. 열기는 식은 듯 보이지만, 골목에는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그 흔적을 따라 천천히 걸어본다.〈strong〉◆ 종이와 글자가 모이던 곳, 영남〈/strong〉영남은 인쇄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도시였다. '추로지향(鄒魯之鄕)'. 유교적 예절과 문화가 융성한 곳이라는 뜻이다. 족보와 문집, 효행록을 찍어내는 목판 인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밖에 없던 배경이다.민간에서 다져진 인쇄술은 근대에 이르러 꽃을 피웠다. 인근 종로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재전당서포'는 당시 대구 인쇄의 중심지였다. 목판과 납활자를 이용해 책을 찍어냈는데, 이곳에서 인쇄된 책 가운데 지금까지 실물이 남아 있는 것만 43종에 이른다. 유학서적은 물론 '대학언해' 같은 언해본, 점술 종합 해설서인 '진본 황극책수' 등 취미서적까지 직접 인쇄·판매했다.이곳에서 일하던 서장환 선생은 대구 독립운동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이다. 출판부에서 일하며 3·1 독립선언서와 구호를 몰래 찍어 시민들에게 나눴다. 그 죄로 고문을 당한 뒤에도 멈추지 않았다. 임시정부 포고문과 경고문, 식민 통치를 고발한 '자유신보'를 인쇄하며 항일운동을 이어갔다. 인쇄는 그렇게 저항의 수단이 됐다.〈strong〉◆ 기계와 사람이 모인 자리〈/strong〉인쇄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모이기 시작한 건 1950년대다. 6·25전쟁을 피해 내려온 서울의 인쇄시설과 인력이 대구에 자리를 잡았다. 경상감영이 있던 도시 중심, 많은 유동인구, 사통팔달 교통망은 인쇄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조건이었다.북성로와 가까웠다는 점도 중요했다. 글자를 또렷하고 촘촘하게 찍어내기 위해서는 섬세한 세공 기술이 필요했는데, 북성로에는 그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 기술자들이 모여 있었다. 한때 "탱크도 만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실력을 자랑하던 이들이다.당시 대구에서는 인쇄기계도 직접 만들었다. 활판인쇄기부터 제단기, 호침기까지 대부분을 자체 제작했다. 그 흔적은 지금도 충남 공주의 보존관인 '책공방 북아트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존된 기계 상당수에는 '대구 제작'이라는 표찰이 붙어 있다.다만 인쇄업체들이 처음부터 남산동을 택한 것은 아니다. 유동인구가 많고 북성로와 더 가까운 중앙로에 먼저 모였지만, 지가와 임대료가 오르면서 하나 둘 남산동으로 이동했다. 지금과 같은 인쇄골목의 형태가 갖춰진 건 1970년대 이후다.기술 변화에도 골목은 빠르게 적응했다. 또렷하게 인쇄가 가능하도록 고무판에 한 번 인쇄물을 찍어낸 뒤 다시 종이에 입히는 '옵셋' 인쇄를 거쳐 1990년대 디지털 인쇄 시대로 넘어왔다. 방식은 바뀌었지만, 골목의 원칙은 같았다. '지금 가장 잘 찍히는 방법'을 택하는 것.〈strong〉◆ 인쇄기가 멈춘 뒤에도〈/strong〉기술은 발전했지만, 인쇄업계는 불황을 피하지 못했다. 인쇄물을 찾는 사람은 줄었고, 다이어리나 달력, 현수막을 제작하던 기업들도 사라졌다. 인쇄기가 멈춘 가게가 하나둘 늘었다.계산오거리에서 골목 끝자락까지 걷다 보면, 한때 골목을 채웠던 서점들도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간판을 달고 영업 중인 곳은 두 곳 남짓. 갓 인쇄한 책과 중고책이 도로까지 쌓여 있던 풍경은 이제 기억 속에만 남았다. 골목에는 재개발을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낀다.그렇다고 모든 흔적이 사라진 건 아니다. 남산2동 행정복지센터 옆 작은 역사관에는 인쇄골목의 시간이 남아 있다. 벽면을 가득 채운 금속 활자들. 한글과 한자가 크기별로 정리돼 있다.당시에도 강조가 필요하면 글자 크기를 키우거나 특수문자를 사용했다. 오늘날 디지털 인쇄로는 1초면 끝날 일이지만, 그땐 크기별 활자를 미리 제작해야 했다. 그 활자들 역시 기록관 한쪽 벽면에 차곡차곡 쌓여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인쇄물을 소비하는 문화도 희미하게나마 이어진다. 몇몇 중고서점이 여전히 손님을 맞고 있고, 인쇄골목 초입 '문우관' 옆에는 대형 중고서점도 자리 잡았다. 서점 사이사이로는 작은 카페들이 들어섰다. 젊은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이곳을 '인쇄골목' 대신 '카페골목'이라 부를 정도다.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책장을 하나 둘 넘기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책을 찍어내던 골목은 이제 책을 읽는 골목으로 변하고 있다. 기계 소리가 줄어든 자리에는 커피 향과 이야기가 스며들었다. 찍어내는 일은 끝났지만, 인쇄 골목은 여전히 도시 한켠에서 제 몫의 역할을 하고 있다.
8대1 경쟁률 뚫고 온 '필리핀 손'…겨울농사 짓는 외국인들
5일 오후 2시쯤 경북 청도군 화양읍 고평리의 한 감 가공 농장. 작업장 스피커에서 힙합댄스 음악이 흘러나오자 포장대 앞 손놀림이 빨라졌다. 감말랭이를 담고 봉하고, 박스를 접어 테이프를 붙이는 공정이 끊이지 않았다. 직원 6명은 모두 외국인이었다.이들은 필리핀 카빈티시(Cavinti)에서 선발돼 지난해 10월 청도에 들어온 계절근로자들이다. 현지에서 100명을 뽑는 모집에 800명이 몰려 8대1의 높은 경쟁률을 뚫었다. 청도군은 2023년 필리핀 카빈티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도입한 뒤, 올해 투입 인원은 432명으로 늘었다. 첫해 84명에서 514%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겨울에도 사람이 없다'…수확 타이밍을 지키는 손청도는 감·복숭아 산지로 알려졌지만, 겨울 농가의 현금 흐름은 시설딸기와 한재미나리가 만든다. 문제는 '겨울에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일손 부족은 더 이상 봄·가을 농번기만의 사정이 아니다.딸기는 붉은 빛이 80%쯤 올라왔을 때 따야 운송 중 상하지 않는다. 하루만 늦어도 값이 꺾인다는 말이 나온다. 꼭지를 잘못 잡으면 과육이 멍들고, 작은 상처 하나가 상품성을 가른다. 미나리도 시기를 놓치면 품질이 무너지고 납품 단가가 내려간다. 인력난이 곧 품질 하락,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다.이서면 서원리에서 5,500㎡(약 1천800평) 규모로 딸기를 재배하는 김종우(51)씨는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에게 10분 쉬라고 해도 계속 일만 한다"며 "성실하고 부지런한 데다 적막한 농가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했다.◆ 필리핀서 월 30만원 받던 근로자, 청도에선 220만원필리핀 카빈티시 근로자의 월평균 급여는 30만원대인 반면, 청도에 온 계절근로자들은 월 220만원을 받는다. 임금이 7배가량 높다 보니 신청자들이 몰렸다는 것이 청도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현지 선발은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신분 확인, 체력 테스트, 면접 등을 거쳐 성실하고 안정적으로 근무 가능한 근로자들을 뽑는다.최종 선발된 근로자들은 한국에 오면 본인 명의로 통장 2개를 만든다. 급여에서 매월 160만원은 필리핀 은행 계좌로 송금된다. 남은 임금은 국내 계좌로 관리한다. 고향에 먼저 보내야 마음이 놓인다는 말을 현장에서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청도군은 올해 계절근로자 유입으로 인건비를 약 7억원 이상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단이탈 '0명'청도군이 내세우는 성과는 '무단이탈 0명'이다. 청도군은 현지 면접 선발제를 운영하고, 입국 후에도 통역 인력을 붙여 매월 정기 상담을 한다. 월 1회 이상 근로 현장을 점검하고, 마약검사비와 산재보험료도 지원한다.노동 조건·임금 정산·주거 환경·안전 교육 같은 불만이 누적되면 이탈로 번지기 쉽다. 군은 필리핀 출신 유학생을 언어소통도우미로 채용해 농가와 근로자의 불일치를 중간에서 조정하고, 갈등이 커지기 전에 손을 댄다.이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청도군은 2년 연속 법무부 '외국인 계절근로 우수지자체'로 선정됐다. 손형미 청도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사람을 뽑는 것만큼 사람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방문 37%…'손발 맞는 사람'이 다시 온다2024년 기준 청도군의 재방문 근로자는 89명으로 전체의 37%에 달했다. 2년 연속 재방문이 51명, 3년 연속 방문이 38명이다.홍상선(56) 청도로컬푸드협동조합 대표는 "2023년 처음 고용해 보니 손발이 맞고 성실해서 3년 연속 고용했다"며 "재방문 근로자를 배정받으니 서로 스타일을 아니까 말하지 않아도 척척 맞아 고맙다"고 했다. "팀워크가 좋아 자기들끼리 인력배치와 공정설계를 의논하며 주인처럼 알아서 해준다"며 "이 친구들과 쭉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제도와 여건이 마련되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근로자들도'다시 오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농가에서 일하는 필리핀에서 온 크리스탈 메이(38)씨는 "사장님이 잘 챙겨주고 편하게 대해줘 동료들과 함께 다시 오게 됐다"며 "내년에도 후년에도 한국에 올 수 있다면 청도군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페르난도(33)씨는 "처음엔 쉽지 않았는데 손에 익으니 할 만하다"며 "사장님이 불러주시면 다시 청도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미나리를 재배하는 한 농장주는 "계절근로자가 없었으면 인건비 상승 등으로 딸기와 미나리 가격이 폭등했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있어 농사 짓고 산다"고 했다. 저출생·고령화로 지역 생산 인력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농업 현장의 '마지막 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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