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사사건건 SNS 반박글…국민 피로 늘어난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 의견에 과도하게 반박하거나 공격하면서 여권 내 갈등마저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기편을 관리하며 개혁 추진의 동력을 만들기는 커녕 사사건건 의견들에 대해 개입하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은 짙어지고 있다.이 대통령은 28일 다수의 소셜미디어(SNS)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 입장 등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데 공을 들였다. 폭풍 SNS 글에는 홍보성 내용과 함께 자신의 발언, 정부 비판 보도에 대한 반박 등도 포함됐다.이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 네티즌이 "당신(이 대통령)이 비판자들을 향해 '무극파'(무책임한 극단주의파)로 몰았던 것을 왜 사과하지 않느냐"라고 적은 글에 해명을 하는 과정에서 여권 내 강경파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담았다.그는 "진심으로 국민을 위해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분도 있고, 자신의 숨겨진 정치적·사적 목적을 위해 선명성만 내세우거나 과도한 선동적 주장을 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개혁 발목을 잡는 분들도 있다"고 강경파를 겨냥했다.검찰 개혁 과정에서 강경파들이 더 강도 높은 조치를 요구하며 사사건건 갈등이 빚어졌던 것을 재차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여러 차례 강경파를 향한 견제구를 날렸으나, 여전히 앙금이 해소되지 않은 모양새다.갈등 전선은 강경파를 넘어 진보 진영 전체로도 번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전날 국무회의에서 한 외국인 고용 관련 발언을 인용한 진보 성향 언론 기사 제목이 도화선이 됐다.이 대통령은 SNS에서 해당 언론 기사의 '외국인 노동자, 국가 경제에 도움 안 돼'라는 제목에 잘못이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실제 발언인)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고 적었다.그러면서 "발언 전후 맥락상 외국인 노동자가 도움은 되지만 내국인 노동자에 비해 '크게' 도움되는 것은 아니라는 비교화법이 분명한데도, '도움이 안 된다'고 전제하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설명했다.해당 발언으로 진보당, 정의당, 노동·인권단체 등 진보 진영에서 일제히 외국인 노동자의 국내 경제적 기여를 평가절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이다.하지만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크게'라는 단어가 빠졌다며 언론에 기사 정정과 사과를 요구한 것은 '더 크게' 부적절한 행위"라며 "솔직하게 시인하고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야당은 이 대통령을 향해 '성찰'을 요구했다.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누구나 제기할 수 있다"며 "대통령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말싸움이 아니라 내 판단이 옳은가를 돌아보는 성찰"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비서실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실시한 여론조사는 모두 181건으로, 한 달 평균 11건이 넘는다. 국정 여론조사에 16개월 동안 36억원가량을 쓰고도 조사 주제와 기관, 결과 등 구체적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비서실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해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16개월간 정기 국정 여론조사 181건을 실시했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11.3건이다.여론조사에 투입된 예산은 지난해 15억9천100만원, 올해 9월까지 20억1천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두 기간의 지출을 합하면 약 36억900만원이다.조사 규모뿐 아니라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최 의원은 대통령비서실에 여론조사 수행기관과 조사 주제, 건별 비용, 조사 결과 등을 질의했지만, 대통령비서실은 관련 정보를 구체적으로 제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대통령비서실은 답변에서 "해당 여론조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 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어 구체적으로 제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최 의원은 "한 달에 11번 꼴로 여론조사를 하면서 주제조차 밝히지 못한다면 국정 운영을 위한 조사인지 지지율 관리를 위한 조사인지 국민은 알 수 없다"며 "최소한 조사 주제와 조사기관, 비용은 공개하고 지난 1년 반의 예산 사용 내역부터 국회에 상세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美 믿을 수 있나" "지뢰는 방어용"…안보 흔드는 장관들
이재명 정부의 편향된 안보관 및 동맹관을 드러낸 장관들의 발언이 질타를 받고 있다. 부적절한 이들의 언행이 최근 국방·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이다.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북한과 전쟁이 일어났을 때 그런 미군은 믿을 수 있느냐"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신뢰가 보장된 가운데 전작권을 전환해 한국을 잘 아는 한국군 장성이 지휘하고, 미군이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국방부는 바로 다음날인 27일 대변인을 통해 "(당시 질의한) 의원께서 미국과 이란 전쟁에서 미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셔서 그것에 대해서 반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27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북한군 매설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의 고의성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지뢰는 방어용 무기"라고 발언하면서 야권 의원들의 분통을 샀다. 이날 오후 정 장관은 기존 발언을 취소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도 "그럴 생각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방부 장관은 동맹인 미국을 못 믿겠다고 하고, 통일부 장관은 북한 편들기에 여념이 없으며, 국정원장은 동맹과 정보 공유의 걸림돌이 됐다"며 "함량 미달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적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27일 페이스북에 "국방부 장관 안보관이 이 지경이니, 북한이 지뢰와 무기를 대놓고 심고 겨누는 것 아닌가"라며 "북한의 위협과 무력 시위 앞에서 장관이 동맹 불신, 국민 불안을 더 키우고 부추기나"라고 비판했다.이런 와중에 주한 미8군 사령관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 중인 북한군이 향후 한국과 미국에 더 위험한 군사적 적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27일(현지시간)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조지프 힐버트 주한 미8군 사령관(중장)은 이달 초 워싱턴DC에서 "북한군이 전쟁을 통해 드론·전자전 등 현대전 경험을 쌓고 있는 것은 명백한 위협"이라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추경호 대구시장 "지역 변압기로 호남 팹 지원 중단하라"
추경호 대구시장이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조기 공급을 위해 대구 신달성변전소변압기 자재를 전용하는 내용의 정부와 한전 측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변압기 전용이 현실화하면 변전소 준공이 추가로 늦어져 지역 산업과 기업 투자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추 시장은 27일 대구시 산격청사에서 한국전력공사 대구본부장과 면담하고 변압기 전용에 대한 한전의 입장을 들었다. 추 시장은 호남권 변전소 구축을 위해 대구 지역 자재를 전용하는 것은 또 다른 대구 홀대라며 관련 계획 중단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서구을)은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의 전력 조기 공급을 위한 '변압기 타 사업 물량 전용' 방안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전용 검토 대상에는 신달성변전소를 비롯해 경남·전남·부산 등 5곳이 포함됐다. 신달성변전소는 한전의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라 준공 목표가 당초 2024년 4월에서 2028년 12월로 늦춰졌다. 여기에 정부와 한전의 계획대로 변압기 전용까지 이뤄지면 준공 시점이 2030년 10월로 추가 연기될 수 있다. 대구시는 전력망 구축 일정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지역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고 기업 투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추 시장은 "다른 변전소로의 자재 전용을 즉각 중단하고, 당초 계획한 2028년까지 신달성변전소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해 달라"고 한전에 요청했다. 이어 "반복적인 계획 변경이 아니라 예정된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관위 특검, 147일 만에 올림픽공원 투표지 공개검증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투표지 약 247만 장에 대한 공개검증 작업에 착수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147일 만으로, 지난 9월 8일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들이 봉쇄 시위로 막혀 있던 사무실에서 짐을 챙겨 나간 지 50일 만의 일이다.특검팀 검증단은 이날 오전 8시 28분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내부로 진입, 현장에 보관된 송파구 투표지와 폐쇄회로(CC)TV 등을 대상으로 임의검증을 개시했다.특검팀은 오전 7시 57분쯤 경기장 입구에 도착했으나, 현장의 시위대가 설치한 텐트와 현수막, 팻말 등에 가로막혀 약 30분 동안 진입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검증 현장 '무단 촬영 금지'에 대한 참관인의 항의로 인해 1시간 50분가량 추가로 진입이 지연됐다. 개인 촬영·녹화를 전면 허용하라고 요구한 것인데, 협의 끝에 방송사 카메라 2대와 여야가 각각 지정한 참관인 1명의 촬영을 허용하기로 결정나면서 마침내 진입이 이뤄졌다.특검팀은 이날 투표지 수량과 기표 및 인쇄 상태 외에도 물품 보관 장소 CCTV 등을 확인했으며, 투표지 분류기 등 투·개표에 사용된 각종 장비의 해킹 여부 등 오류 가능성도 살폈다.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검증 국면을 주도해온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현장을 찾아 "그동안 단 한 순간도 중단없이 올림픽공원을 지켜주신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국민들의 소중한 한 표가 제대로 행사될 수 있길 바라는 그 열망을 특검이 꼭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엄정한 수사를 강조했다.
매달 15만원 '상품권 살포' 경북 7개 지자체 공모 신청
정부가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확대를 추진하면서 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앞다퉈 공모에 뛰어들고 있다.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침체를 극복한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현금성 지원 확대를 부추기고 있지만 정작 사업비의 절반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여서 선심성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28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인구감소지역 8개 군 가운데 의성·영덕·청도·고령·성주·봉화·울진 등 7개 군이 농림축산식품부의 '2027년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울릉군은 자체 검토 끝에 이번 공모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소득이나 재산 수준과 관계없이 매월 15만원씩 연간 180만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해당 지역에 30일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실제 거주하면 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주민 소득을 보완하고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해 농어촌 소멸 위기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경북도가 집계한 7개 군의 신청 계획에 따르면 지원 대상은 모두 27만1천270명으로 연간 사업비는 4천882억여원에 달한다. 국비가 절반인 2천441억여원을 차지하고 도비 1천220억여원, 군비 1천220억여원이 각각 투입되는 구조다.지역별 사업비는 의성군이 863억여원으로 가장 많고 울진군 837억원, 청도군 756억원, 성주군 729억원, 영덕군 594억원, 고령군 576억원, 봉화군 527억여원 순이다. 의성군의 경우 도비와 군비를 합쳐 연간 431억여원을 부담해야 한다.이미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영양군과 청송군까지 고려하면 경북도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도가 전체 10개 인구감소지역을 대상으로 추산한 연간 기본소득 사업비는 5천637억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도비 부담만 1천409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부 사업과 별개로 지자체 자체 예산을 활용한 현금성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문경시는 시민 1인당 2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했고, 울진군도 올해 초 전 군민에게 30만~4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했다.경북도로서는 난처한 상황이다. 정부가 인구감소지역 지원을 내세워 사업 확대에 나선 데다 시군에서도 주민 혜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공모에 참여하고 있어서다. 도가 시군의 공모 참여를 제지하기도 쉽지 않지만 여러 시군이 한꺼번에 선정될 경우 당장 1천억원이 넘는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사업의 지속 가능성도 문제다. 정부가 이번에 새로 선정하는 지역의 시범사업 기간은 2027년 1년이다. 시범사업 종료 이후 정부 지원이 연장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한 번 시작한 주민 지원을 중단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향후 국비 지원이 축소되거나 중단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재정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경북도 관계자는 "재정 여건상 모든 지역에 사업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지방비 부담과 시범사업 종료 이후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른바 '퍼주기식' 현금성 지원정책으로 지역자치단체들의 살림살이가 빠듯해 지는 가운데 이를 살펴야 할 대구 구·군의회가 정작 자신들의 의정비 인상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판이 나온다.28일 매일신문 취재 결과, 대구 9개 구·군 가운데 월정수당 인상을 확정한 곳은 서구(2.7%), 군위군(3.5%), 남구·중구(각 7%), 북구(11.5%), 달서구(12.3%) 등 6곳이다. 특히 달서구는 이번 인상으로 9개 구·군 가운데 월정수당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게 됐다.동구(4.5%)와 달성군(15%)은 잠정 인상률을 정하고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수성구는 유일하게 동결을 결정했으며, 이후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3.5%)에 따라 수당을 인상하기로 했다.문제는 의정비 인상 수준을 결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의정비는 각 구·군의회가 직접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구·군청 예산 담당 부서가 구성한 의정비심의위원회에서 인상 수준을 논의한다. 심의위는 인구 규모와 재정 여건,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잠정 인상률을 정하고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한다.그러나 구체적인 산정 기준이나 정량적 지표 없이 회의를 통해 인상률을 결정하는 구조여서 인상 필요성과 수준의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경기와 재정 상황이 의정비 인상에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됐는지도 확인하기 쉽지 않다.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제한적이다. 의정비 인상률이 지방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초과할 때만 주민공청회나 주민투표 등 별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의정 활동의 성과를 의정비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방의원 선거가 있는 해마다 구성돼 향후 4년간 적용할 의정비를 결정한다. 새로 선출된 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에 심의가 이뤄지는 만큼, 해당 의원들이 실제로 보여준 의정 활동의 성과를 인상 수준에 반영하기 어렵다.결국 의정비 인상에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주민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주민 공청회나 심의위의 숙의 등의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결국 구의회가 자의적으로 보수를 올릴 수 있다"며 "의정비 인상에 반영해야 할 평가 지표를 명확히 하고, 주민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표지 공개검증…野 "의혹 남지 않도록 철저히 확인을"
선관위 특검이 28일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송파구 투표지 공개검증을 시작한 가운데, 현장에서는 참관인들의 이의 제기와 이에 대한 확인 작업이 이어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돼야 한다"며 참관인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이태한 특별검사 등 특검팀과 수사관 약 110명, 투표지 수량 확인 등 업무를 보조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시도별 선관위 직원 등 약 500명, 여야 국회의원 및 보좌진 등 국회 참관단 100여 명, 언론인 50여 명 등은 이날 오전 핸드볼경기장 안으로 향했다. 경찰은 48개 기동대, 3천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질서유지에 나섰다.검증은 테이블별로 의심스러운 투표지가 발견될 경우 사무원이 기록하고, 특검 관계자의 서명을 거친 후 이를 감정기록부에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투표지는 집계해 적재하고,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관위가 지정한 안전 장소로 옮기도록 했다.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대표 참관인들은 서울시장, 송파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교육감 등 선거별 투표함 상태를 확인했다. 참관인은 이상 투표지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의견을 낼 수 있으나, 투표지에 손을 대거나 분석 기구를 쓸 수는 없도록 했다.이 같은 절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투표함 외관 점검을 시작으로, 오후 2시부터 투표함 개봉 및 40여 개 테이블에서 검증이 개시됐다. 선관위 직원들은 장갑이나 골무를 낀 채 투표지를 낱장으로 펼쳐서 이상 여부를 확인했다.이 과정에서 곳곳에서 '이상이 있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한 참관인으로부터 "상자 내부에 개표상황표 원본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항의가 나오자 특검 측이 '상자 안에는 사본을 봉인하는 게 규정'이라는 안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엄밀한 검증을 촉구했다.이에 이태한 특검은 "이번 검증과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통해 현행 선거관리사무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가 회복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동계 반발 '초광역특구법' 범여권서도 "형평성" 비판
국민의힘이 정부가 추진하는 '초광역특구법'의 노동규제 완화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를 강하게 비판했다.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열린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결국 노동 특례 입법을 결국 포기하고 시행령 땜질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이 의원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반도체와 AI 등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초광역특구에 320여 개의 규제특례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산업계가 꾸준히 요구해 온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규제 완화는 여전히 답보 상태라는 것이 이 의원의 설명이다.이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인력의 근로시간 특례와 관련해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는 점도 강조했다.그는 "이번에도 양대 노총에 밀리는 거다"며 "장관님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보고 일하셔야 되는데 아직도 민노총에 코드를 맞추고 일하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아울러 이 의원은 정부가 서남권에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산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호남 등 특정 지역에만 특혜를 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 압박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기업 투자는 정치적 고려가 아니라 경제성과 경쟁력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돼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이어 "정부가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개선한다면 혜택이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김 장관은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명운이 걸린 메가 프로젝트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메가 프로젝트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기업의 생산성과 노동자 건강권이 조화로울 수 있게 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 대화가 잘 진행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31.5%, 국힘 40.5%…與 내부 갈등에 반사이익
국민의힘 지지율이 40%를 넘으면서 더불어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6,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10월 3주)보다 3.4%포인트(p) 오른 40.5%로 집계됐다. 이는 KSOI 조사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반면 같은 기간 민주당은 이전보다 3.4%p 떨어진 31.5%를 기록, 국민의힘보다 9%p 뒤처졌다.KSOI 측은 국민의힘 지지율에 대해 "정부·여당의 인사, 사법개혁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계속되면서 반사이익을 일부 얻은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직전에 나온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도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민주당 지지율에 대해서는 "신천지 당원 가입 의혹과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을 둘러싼 내부 갈등과 소방 관련 실언 논란 속에 김민석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갈등 조정과 위기 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기존 지지층의 결집력을 떨어뜨렸다"고 풀이했다.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5.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부·여당이 내년 1월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을 앞두고 머리를 맞댔으나 유예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뤘다. 유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조세 형평성에 대한 시비가 여당의 고민이 될 전망이다.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조승래 국회 재정경제위원장,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28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국회 재경위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회의 후 "(과세를) 세 차례 유예했기에 과세하자는 의견도 있고, 몇 가지를 좀 더 보완하자는 의견도 있다"며 당 차원의 추가 논의를 예고했다.오 의원은 아울러 "국내 거래소의 정보들은 제도를 정비하면 바로 수집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 정보는 어떻게 가져올지, 거래와 관련한 과세의 전제 조건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면서 여전히 미비점이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에 대한 과세 제도는 2020년 마련됐으나 지금껏 세 차례에 걸쳐 시행을 미루며 내년 1월부터의 과세가 예정돼 있다. 기본공제 250만원을 넘은 금액에 대해 기타·지방 소득세를 합산한 22% 세율이 적용된다.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 결과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유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질적으로는 추가 유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시행될 경우 청년층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대로 부동산 등 다른 세제 개편 방향과 비교해 형평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비판도 부담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국힘 "'야만적 폭력' 李, 일진처럼 대법원장 모욕 줘"
조희대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국회 국정조사를 추진 중인 이재명 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의힘은 '야만적 폭력'이라며 맹비난했다. 야당은 여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 단계에 맞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는 물론 장외투쟁 등 강경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대법원장 국조와 관련해 "TV 생중계를 통해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온갖 모욕과 망신을 주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주먹으로 때려야만 폭력이 아니다"면서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에 가하는 감금, 갑질, 언어폭력, 스토킹 등 모든 행위가 폭력"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마치 교실 뒷자리에 앉아 다른 동급생에게 학교폭력을 지시하고 이를 지켜보며 즐기는 일진 학생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이 야만적인 폭력에 단호히 맞서 싸우겠다"면서 "사법부도 이 대통령 5개 재판을 속개할 것을 촉구한다. 이 저항은 정당방위"라고 강조했다.오세훈 서울시장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헌정사에 유례없는 사법부 수장에 대한 정치 탄압이자,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짓밟는 폭거"라고 적었다. 또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저질 정치 보복이자, 헌정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조했다.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휴대전화 교체 내역을 조회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미 바꾼 휴대전화 이전 내역까지 통신 조회를 했다는 것 아니냐"면서 "민주주의 국가이자 개인정보보호법이 있는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반발했다.앞으로 필리버스터는 물론 장외투쟁 등 여당 추진 국정조사에 맞선 투쟁 의지도 분명히 했다.최 원내수석대변인은 "국정조사 계획서가 올라오면 필리버스터뿐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장외투쟁을 두고도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고 얘기 나온 바도 없다"면서도 "필요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탄핵 얘기가 나오면 강경하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행하자니 역풍, 물러서자니 이탈…與 '조희대 딜레마'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도 조희대 대법원장을 겨냥한 국정조사 추진을 강행하자 실효성 논란과 정치적 역풍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다만 조국혁신당의 강경 노선에 따른 지지층 이탈을 우려, 민주당도 쉽사리 물러서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의원총회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결정한 민주당은 오는 12월 초 조사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내달 5일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된다"며 "1∼2주일 후 (국정조사 계획서가) 채택되고 준비하고 나면 12월 초에는 국정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거부와 계엄 당일 심야 간부회의, 업무추진비 및 현금 격려금 집행 의혹 등을 국정조사에서 규명하겠다는 방침이다.그러나 김 여사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국정조사 추진의 명분이 일부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민주당은 김 여사가 이달 31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될 가능성을 거론하며 사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여왔다. 하지만 대법원이 전날 김 여사의 '매관매직' 사건과 관련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석방 우려는 해소된 상황이다.여권 내부에서도 국정조사의 실효성을 둘러싼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국정감사에서 다뤄진 의혹을 재차 조사하더라도 새로운 위법 사실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도 예산안 심사 등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사법부와의 대립을 장기화하는 데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방송에서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에 대해 "탄핵은 말이 안 되고, 국정조사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정조사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민주당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난감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실제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조 대법원장 탄핵에 반대하는 의견이 과반을 넘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반대'는 50.3%로 찬성(32.0%)보다 18.3%포인트(p) 높았다.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이 와중에도 조국혁신당은 조 대법원장 탄핵에 대해 연일 강성 발언을 하고 있다. 박병언 혁신당 대변인은 이날 "국정조사를 먼저 할 것인지, 탄핵 발의를 먼저 할 것인지 따지지 말고 국정조사와 탄핵을 동시 추진해야 된다"며 "국정조사 이후로 탄핵 발의를 늦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민주당 내부에서도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와 탄핵 추진을 놓고 신중론과 강경론이 엇갈리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공식 유튜브에서 "100%가 다 하나의 의견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당내 이견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탄핵에 앞서 객관적 근거를 보강하고 국민 여론을 살피기 위해 국정조사를 우선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구지역 중증 신생아 진료를 담당하는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각각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주대병원 소아응급 전문의들이 경찰 압수수색 이후 집단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소아 필수의료 인력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28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공개한 '2026년 국정감사 정책자료집'에 따르면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NICU) 전담전문의는 각각 2명으로 집계됐다.전국 국립대병원 15곳 가운데 전담전문의가 2명 이하인 병원은 두 병원을 포함해 6곳(40%)이었다. 3명 이하인 병원도 10곳(66.7%)에 달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11명의 전담전문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신생아중환자실은 미숙아와 저체중 출생아, 호흡곤란 등 집중치료가 필요한 신생아를 진료하는 필수의료 시설이다. 환자 상태가 급변할 수 있어 전문의의 지속적인 진료와 응급상황 대응이 중요하다.일부 지역 국립대병원에서는 전문의의 장시간 근무도 확인됐다. 전담전문의가 2명인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의 경우 1인당 월평균 근무시간이 413.8시간에 달했다. 월평균 당직 횟수는 16.8회, 최장 연속근무 시간은 144시간(6일)이었다.의료사고에 따른 법적 부담도 소아 필수의료 인력 확보의 변수로 떠올랐다.아주대병원에 따르면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전문의 9명 중 7명이 최근 사직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월 발생한 영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9월 30일 센터를 압수수색한 이후다. 다만 실제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퇴사한 전문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의료계는 응급환자 진료가 이뤄지는 공간에 대한 강제수사가 의료진의 진료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소아응급 분야는 전문의 확보가 쉽지 않아 소수 의료진의 이탈만으로도 진료체계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규명은 필요하지만, 응급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의료진의 과실 여부를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반면 경찰은 병원 측과 사전 협의를 거쳐 환자가 없는 공간에서 적법하게 영장을 집행했으며, 진료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입장이다.정부도 의료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수사 절차 개선에 나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청과 협의해 의료기관 압수수색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안경 잠깐 벗어봐" 학생은 오해 걱정, 교사는 민원 우려
"실제로 본 적도 없는데 시험장에서 제대로 걸러낼 수 있을지 걱정이네요."교육 당국이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 적발을 감독관의 '육안 식별'에만 맡기면서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감독관을 맡는 교사들은 업무 부담을 호소하고, 학생들은 괜한 의심을 받아 시험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 불안감을 호소한다.◆국내외 실험에서 효과 측정지난 5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스마트안경은 초소형 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이 내장돼 있는 안경으로 챗GPT·제미나이 등 AI와 결합해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겉으로 보기엔 일반 뿔테 안경과 큰 차이가 없다 보니 신종 부정행위 도구로 시험장에 유입되기 시작했다.스마트안경을 활용한 효과도 국내외 모의 실험을 통해 하나둘씩 측정되고 있다.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가 진행한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는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중의 스마트안경을 끼고 측면 카메라로 수능 기출문제를 비췄다. "수능 영어 영역 22번 문제를 풀어줘"라고 말하자 렌즈에는 "3번"이라는 정답이 즉시 표시됐다.유명 IT 유튜버 '테크몽'이 지난 6월 공개한 영상에서는 스마트안경을 착용한 채 수능 수학 모의고사 30문제를 푸는 데 단 18분이 걸렸다. 채점 결과는 96점이었다.홍콩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에서도 스마트안경 착용자의 시험 평균 점수가 92.5점으로, 전체 평균인 72점을 크게 웃돌았다.◆수능 감독관 육안 식별 의존최근 교육부는 스마트안경 착용 의심이 되는 수험생 발견 시 대응 지침이 담긴 '2027학년도 수능 주요 상황별 대처요령 시나리오' 자료를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했다.지침에 따르면, 시험 전 스마트안경을 쓴 것으로 의심되는 수험생에겐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놓도록 요청한다.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부정행위로 처리될 수 있다. 시험 도중엔 의심되는 수험생을 지켜보다가 그 교시가 끝나 문제지와 답안지를 거둔 뒤 확인하도록 했다.수능 시험 중 스마트안경을 착용하거나 사용하면 당해 시험이 무효 처리되고 1년간 응시 자격이 정지된다. 스마트안경을 단순 소지하거나 반입한 경우에는 당해 시험만 무효 처리된다.문제는 감독관이 수험생의 스마트안경 착용 여부를 눈으로 살펴 자율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시험장별 환경 차이로 탐지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전파탐지기를 올해 수능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시험 앞두고 현장 혼란 가중교사들은 실물로 본 적도 없는 스마트안경을 식별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검사·적발 과정에서 따르는 수험생 항의와 민원도 교사가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한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은 "첨단 전자기기를 이용한 부정행위까지 감독관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교육 당국이 명확한 확인 기준과 대응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15일 스마트안경 단속과 관련해 수능 운영의 부담과 위험을 중등교사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의 개선을 촉구하며 전국 교사 서명운동을 시작했다.수험생들 사이에서도 시험장에서 감독관에게 괜한 오해를 사거나 검사를 받다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에 대한 염려가 나온다.지역 고3 이모 군은 "원래 뿔테 안경을 끼다가 최근 얇은 테 안경으로 바꿨다"며 "쓰던 게 편하지만 중요한 시험인데 괜히 신경 쓰이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3 김모 양도 "안경 도수가 높아서 얇은 테는 못 쓰는데 괜히 오해받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평소 예민한 편인데 감독관이 계속 주시하면 어떡하냐"고 우려했다.◆기술 속도에 맞춘 대책 필요대구시교육청은 동영상, 브로슈어를 통해 감독관들이 스마트안경 식별 요령을 숙지하도록 지원하고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부정행위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한다는 입장이다.시교육청 관계자는 "다음 달 5일 관계자 회의를 갖고 교감, 교무부장, 장학사 등을 대상으로 실물을 통한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지역의 감독관, 관리요원이 총 4천여 명에 달해 전체 감독관에게 실물 교육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외형적인 특징이 뚜렷해 육안으로 구별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다"며 "애매한 경우 본부에서 함께 판단하도록 하고 민원이나 소송에 대비한 보험도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전문가들은 가속화되는 기술 발전에 따른 교육 당국의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최명숙 계명대 교육학과 교수는 "감독관이 시험 감독 업무를 수행하면서 수험생의 안경까지 일일이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당장은 스마트안경 확인 전담인력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발전을 모니터링하면서 AI 기기 확산에 맞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어 "부정행위 적발 시 최대 1년 시험 응시 불가로 미온적 처벌에 그쳐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처벌 기준을 강화해 부정행위를 시도하는 행위가 자신에게 큰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한편, 교육부는 올해 수능에서 스마트안경을 이용해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을 형사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혐의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거론된다.
교과서 한자 병기 두고 "문해력 증진" vs "학습 부담"
최근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한자교육 강화가 대안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한자교육이 어휘력과 독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28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교육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문해력특별위원회를 꾸려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 페이지 옆이나 하단에 각주 형식으로 수학·과학 등의 용어를 한자로 병기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어휘의 한자를 교과서 부록에 묶어 소개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앞서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 문제가 논의됐지만,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국 무산된 바 있다.이미 학생들의 문해력 증진을 위해 선제적으로 한자교육에 나선 곳도 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해 '한자교육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인공지능(AI) 기반 교과 어휘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연구학교인 청원초·오창중과 교과연구회, 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생활 어휘와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자료도 개발·보급하고 있다.한자교육 강화에 찬성하는 이들은 한자교육을 통한 어휘력과 사고력 향상이 문해력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다.대구 수성구에서 한자교습소를 운영하는 김모 씨는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로 구성돼 있다"며 "교과목도 국어와 사회뿐 아니라 수학·과학에도 한자로 된 용어가 많아 한자를 알면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가 수월하다"고 말했다.정하정 계명대 한문교육과 교수는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 요인이 한자교육의 부재에 있다고만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문해력 문제의 대안으로 독서와 국어교육을 강화했지만 유의미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으므로, 다른 방향의 교육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한자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한자를 쓰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고 파생·확장을 통해 언어를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데 있다"며 "AI 시대에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문해력 증진에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반면 한자와 문해력은 직접적인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학생들의 학습 부담만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병기는 '심심(甚深)한 사과', '금일(今日)' 등 권위주의적 조직에서나 사용하는 철 지난 한자어를 요즘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모른다고 트집 잡으며 내놓는 처방"이라며 "교과서에 한자가 표기되는 순간 한자 급수시험과 조기 한자교육 등 사교육이 늘어나고 아이들에게 새로운 학습 부담이 더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김혜정 경북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한자를 모르는 학생들에게 한자를 다시 가르치려면 학습량이 상당하고, 정작 해당 과목의 진도를 나갈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한자를 알지 못하더라도 낯선 어휘가 나오면 교사가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해 주면 된다"고 말했다.이어 "글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것이 현재 문해력 문제의 본질"이라며 "문해력 교육은 긴 글 읽기, 글의 중심 내용 파악하기, 글의 논리 비판하기 등 언어의 유창성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한편 국교위는 이달 말까지 지금까지의 특별위원회 논의와 자문 내용 등을 담은 활동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교과서 한자 병기를 추진하거나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대구시가 대구경북(TK)신공항 부지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했다. TK신공항 건설사업이 재원 문제로 난항을 겪는 가운데, 경제자유구역 지정 기반을 마련해 신공항 경제권 조성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는 것이다.대구시는 28일 TK신공항과 연계한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개발계획 수립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26일 '신공항 경제권 경제자유구역 등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경제자유구역은 외국인 투자 촉진과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지정되는 특별 구역으로 각종 세제 혜택과 함께 규제 완화, 행정 지원 등이 제공돼 기업 유치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지정 검토 대상은 군위군 신공항 경제권 일원으로, 군위 지역 455만㎡와 제1첨단산업단지 250만㎡ 등이다. 시는 용역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개발계획과 토지이용계획의 방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특히 TK신공항과 연계한 글로벌 첨단 비즈니스 거점을 조성하고, 내외국인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마련해 투자 유치의 타당성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와 미래차, 방산 등 핵심 첨단산업의 입지 수요를 분석하는 한편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 수요를 예측해 기업 유치 전략도 마련할 계획이다.연구용역 예산은 3억원 규모로, 수행 기간은 1년이다. 시는 용역을 마친 뒤 산업통상부와 협의를 거쳐 개발계획을 확정하고, 산업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다만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서는 절대농지를 개발 용도로 변경해야 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 결과 검토 등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나웅진 대구시 신공항건설단장은 "경제자유구역 지정 가능성과 사업 실현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TK신공항 수출벨트 구축을 위한 비전 전략을 수립해 경제자유구역에 걸맞은 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신공항 산업생태계 확장을 위한 공간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 키우고 상황 공개" 시민 목소리 들은 대구경찰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 열린 경찰개혁 국민경청회에서 대구 시민들이 수사 전문성 강화부터 사건 진행 상황 공개, 집회·시위 관리까지 경찰 업무 전반에 대한 개선을 주문했다.대구경찰청은 28일 무학마루에서 시민과 경찰 지휘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이 바라보는 경찰, 국민이 바라는 경찰'을 주제로 경찰개혁 국민경청회를 열었다.이날 시민들의 관심은 경찰의 수사 역량에 쏠렸다. 자영업자 류모(40대) 씨는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고 경찰의 보완수사 업무가 확대되는 점을 언급하며 "경찰 수사가 법률적·전문적인 부분에서 충분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며 "보완수사 업무까지 늘어나면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수사 당사자가 사건 진행 상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교사 지모(40대) 씨는 최근 제주 실종 사건을 언급하며 "실종 사건을 담당 경찰관 개인의 대응에 의존하지 않고 수사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앱이나 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동성로 상인들은 집회·시위 관리 강화를 요구했다. 자영업자 이모(50대) 씨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시민의 통행권과 생활권, 상인의 영업권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대구경찰청은 이날 제기된 의견 가운데 현장에서 개선할 수 있는 사안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법령 개정이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경찰청 본청에 건의할 계획이다.박준성 대구경찰청장은 "오늘 논의된 내용을 지역 치안 시책에 반영하고 시민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경찰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대구 동대구역 인턴사원 휴게실에서 닷새 간격으로 환풍기 화재가 잇따른 가운데,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직접 관리하는 환풍기의 전체 대수와 노후 설비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가 발생한 환풍기 두 대 모두 코레일 관리 대상인 만큼, 자체 관리 설비의 현황 파악과 노후 설비 점검·교체 체계를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28일 소방당국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과 27일 동대구역 내 인턴사원 휴게실에서 환풍기 화재가 발생했다. 코레일은 "두 화재는 같은 휴게실에 설치된 서로 다른 환풍기에서 발생했으며, 두 환풍기 모두 설치 후 5년이 지나 노후 설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설치 후 5년이 지난 환풍기를 노후 설비로 분류하고 있다.다만 관련 법령에서는 일반 환풍기의 사용연한을 제한하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교체하도록 한 기준을 찾기 어렵다.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 제11조는 환기설비의 설치·성능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만, 환풍기의 사용연한은 명시하지 않았다. 또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7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는 내용연수가 설정된 소방용품의 교체 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환풍기와 관련한 규정은 없다.환풍기 등 공조 설비 관련 화재도 해마다 180건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전국에서 환풍기·송풍기·공조기 관련 화재는 166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78건 ▷2023년 175건 ▷2024년 188건 ▷2025년 180건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약 180건에 달했다.문제는 코레일이 동대구역사 내에서 관리하는 환풍기의 전체 대수와 노후 설비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역사 내 식당·카페 등 임대 매장에서 별도로 관리하는 환풍기도 있어 관리 주체가 나뉘어 있지만,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환풍기 두 대는 모두 코레일의 직접 관리 대상이다.코레일 관계자는 "임대 매장에 설치된 일부 환풍기는 해당 매장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이번 주 안에 화재가 발생한 환풍기를 모두 교체하고, 소방당국의 권고에 따라 역사 내 환풍기 설비 전반에 대한 점검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소방당국은 두 화재 모두 모터 과열 및 전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전문가들은 환풍기의 사용 환경과 모터 상태에 따라 화재 위험이 달라지는 만큼 정기적인 점검과 노후 설비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백찬수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교수는 "환풍기는 일률적으로 교체 시기를 정하기 어렵지만, 대략 5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상업시설처럼 장시간 가동하는 곳은 모터 오염과 과열 가능성이 큰 만큼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노후 제품은 교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어 "모터 과열이나 전기적 합선 등이 화재 원인이 될 수 있고,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는 배연·제연시설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도 있어 관련 설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벼랑 끝 경북 동해안 "고기 안 잡히고, 기름값 오르고"
지난 26일 오전 11시쯤 경북 포항시 북구 동빈항. 항구 위에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부두를 따라 어선들이 빼곡하게 정박해 있었지만 조업에 나서는 어민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날 동해안 앞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탓이다. 항구 한편에서는 한 선주가 굵은 밧줄을 꼬아 엮으며 어구를 손질하고 있었다. 그는 "풍랑주의보로 출항을 못 나간 지 사흘째"라며 "할 일도 없어서 어구를 손질 중"이라고 했다.이 어민이 올해 실제 조업에 나선 날은 약 70일에 불과하다. 조업을 하지 못하는 날에도 선원 인건비 등 고정비는 계속 발생한다. 며칠 뒤 지급해야 할 선원 월급부터가 걱정이라는 그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날씨가 받쳐줘야 월급이라도 줄 텐데"라며 굳은 표정으로 하늘을 바라봤다.◆경북 동해안 연안어선 감척 급증장기간 이어진 어획 부진에 어민 고령화와 경영난까지 겹치면서 경북 동해안에서 배를 접는 어민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조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진 어민들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어선을 처분하는 감척사업에 잇따라 참여하면서다.28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감척 절차를 밟고 있는 연안어선은 모두 58척이다. 지난해 40척보다 18척 늘어 4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포항이 20척으로 가장 많고 울릉 15척, 영덕 11척, 울진 10척, 경주 2척이다. 현재 대부분 시·군에서는 사업자 선정을 마치고 선박 가격 등을 산정하기 위한 감정평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경북의 연안어선 감척은 2021년 12척, 2022년 9척에 그쳤지만 2023년 39척으로 크게 늘었다. 2024년에도 39척, 지난해에는 40척이 감척됐다. 올해는 58척까지 늘어나면서 증가 폭이 다시 커졌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해 10척 안팎에 머물던 감척 규모가 최근에는 40~60척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감척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던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2023, 2024년에는 포항에서 각각 20척과 21척이 감척돼 경북 전체 물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울릉 13척, 영덕 10척, 포항 9척 등으로 감척 수요가 북부 동해안으로 확산됐다. 올해는 포항뿐 아니라 울릉과 영덕, 울진에서도 두 자릿수 안팎의 감척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먼바다에서 조업하는 근해어선도 사정은 비슷하다. 경북에서는 2021~2023년 근해어선 감척이 매년 2척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32척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에도 20척이 감척됐다. 올해는 총 37척이 감척을 신청했다.◆오징어 어획량 급감에 어업 기반 흔들감척은 정부와 지자체가 어선을 줄이고 폐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수산자원에 비해 어선이 지나치게 많거나 어업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 어선 수를 조정해 남은 어선의 경영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기본 취지다.하지만 최근 감척 확대는 단순한 어선 수 조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가장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장기간 이어진 어획 부진이 꼽힌다. 경북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경북 지역 어선감척사업 실태조사 및 개선 방안 연구'에 따르면 경북지역 오징어 생산량은 2008년 약 9만1천700톤(t)에서 2024년 약 2천900t으로 줄었다. 16년 사이 96% 이상 감소한 것이다.오징어뿐 아니라 전체 어업 생산량도 크게 줄었다. 경북의 어업 생산량은 2008년 17만7천586t에서 2020년 9만2천411t으로 47.9% 감소했다. 2024년에는 10만8천498t으로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2008년의 61.1% 수준에 머물렀다.어업 기반 자체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 경북 어가 수는 1994년 2만4천431가구에서 2024년 3천674가구로 85% 감소했다. 2024년 기준 경북 어업인의 약 46%는 70세 이상인 것으로 분석됐다. 어획량 감소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어업을 이어갈 인력도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기름값·인건비 부담에 감척이 어민들의 '퇴로'로현장에서 만난 어민들은 어획량 감소에 더해 기름값과 인건비 부담도 조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4년부터 선장으로 살아온 이정훈(58) 씨는 한 차례 조업에 나설 때 드는 기름값만 10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고기를 얼마나 잡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출항할 때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이 씨는 "외국인 선원 한 명에게 월급 240만원을 지급하고 식비와 보험료, 숙소비까지 합하면 매달 약 300만원이 들어간다"며 "출항하지 못하는 날에도 선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월급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다.전문가들은 감척사업의 성격도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본래 수산자원 보호와 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 구조개선 정책이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경영난을 겪는 어민들이 어업에서 물러나는 사실상의 '퇴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양현주 전 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앙정부가 지역별 어업 현실을 모두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기는 어려운 만큼 경북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감척 수요를 조사하는 데 그치지 말고 업종과 지역별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고 감척 이후 어업인들의 생계 전환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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