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이번 주 국회 통과를 위한 분수령을 맞는다. TK행정통합 특별법안은 대전·충남,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안과 함께 9일 국회 행정안전위 공청회, 10~11일 이틀간 행안위 법안심사소위(1소위) 심사, 12일 행안위 전체회의 의결 등이 예정돼 있다.대구시·경북도 등에 따르면 TK행정통합 특별법을 비롯해 대전·충남,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은 지난 5일 국회 행정안전위 안건으로 상정돼 첫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TK행정통합 특별법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과 임미애 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이 소위로 회부돼 논의됐다.9일 공청회에서는 통합 필요성, 기대 효과, 제도적 쟁점 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통합 인센티브로 제시한 4년 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 방식이나 권한 이양, 특례 등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가 각 지자체의 통합 특별법안에 포함된 특례에 대해선 '불수용' 혹은 '조건부 수용' '신중검토' 등 입장을 회신한 만큼 공청회와 범안 심사 등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전망된다.특히, TK신공항 건설이나 균형발전을 위한 SOC 건설 과정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조항에 대해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들며 불수용 입장을 전한 만큼 지역 정치권의 역할 또한 중요해졌다.일각에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대전·충청, 광주·전남과 달리 TK의 경우 여야 각각 특별법안을 발의해 법안 처리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경북도 관계자는 "특별법안 내 특례에 대해 정부의 신속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례 부분에 대해선 법안을 우선 통과시킨 뒤 수정·보완할 수도 있다. 법안 통과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초연금·실업급여 '눈덩이'…다음 세대도 받을 수 있을까
생활 안정과 소득 보장을 위한 기초연금·실업급여 지출이 해마다 늘면서 나라 곳간에 경고등이 켜졌다. 고령 인구 증가로 연금 수급 대상이 급격히 증가한 데다, 고용 불안으로 실업급여 지급이 확대되면서 재정 지출이 빠르게 불어난 영향이다.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경우 국가 재정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선 지급 기준 점검과 운영 체계 전반의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한 기초연금 수요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해인 2014년 수급자는 435만여명이었지만, 2024년에는 675만명으로 늘었다. 10년 사이 수급자 수가 약 55%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는 704만명에 달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이 같은 흐름은 대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지역의 기초연금 수급자는 2020년 27만6천여명에서 2023년 32만6천여명, 지난해 35만9천명으로 꾸준히 늘었다.기초연금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 대구시에 따르면 2020년 8천176억원이었던 기초연금 지급액은 2023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1조2천692억원까지 늘었다. 올해 편성된 기초연금 예산은 1조3천43억원으로, 대구시 전체 예산의 11.1%를 차지한다.재취업을 지원하는 실업급여 또한 사정은 비슷하다. 고용노동부의 '고용보험기금 결산보고서'를 살펴보면, 실업급여 지급액은 2021년 14조4천200억원에서 2024년 15조1천700억원으로 늘었다.대구의 경우 실업급여 지급액이 2022년 약 6천743억원에서 지난해 7천359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43만8천여명에서 44만6천여명으로 늘었다.경기 침체로 고용 한파가 이어지면서 실업급여 지출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런 흐름이 장기화할 경우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부담도 불가피하다.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복지성 제도가 단편적으로 도입되면서 구조적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젊은 세대가 국민연금조차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출을 확대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프랑스처럼 기초연금부터 전체 복지성 예산을 개선해야 한다. 재정 건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복지 제도의 지속 가능성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금융자산도 절반 이상 '수도권 쏠림'…22년새 483%↑
수도권에 쌓인 비금융자산 규모가 2023년 기준 1경2천424조원에 달하며 전국의 절반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산업·인구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자산 축적 단계에서도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국가데이터처는 6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202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자본스톡 개발 및 시산 결과'를 발표했다. 비금융자산은 금융자산을 제외한 모든 실물자산으로 부동산과 재고, 자원, 지식재산권, 계약과 면허 등을 포함한다.발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비금융자산 규모는 1경2천424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비금융자산의 56.4%에 해당한다. 2001년과 비교하면 22년 만에 483% 증가했다.이에 따라 전국 비금융자산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1년 50.9%에서 5.5%포인트(p) 확대됐다. 경제 활동과 인구, 산업 기반이 수도권에 집중되는 흐름이 단순한 생산 지표를 넘어 자산 축적 구조로까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반면 주요 비수도권 지역의 비중은 줄었다. 대구경북권은 같은 기간 10.2%에서 8.2%로 쪼그라들었다. 동남권(부산·경남·울산)은 13.9%에서 12.4%로 낮아졌고, 충청권 역시 10.7%에서 10.6%로 소폭 하락했다. 다만 충청권은 수도권 생활·산업권과의 연계성이 강해 사실상 수도권 영향권으로 분류된다는 분석도 나온다.데이터처는 이 같은 지역 간 격차를 단기적인 경기 변동이나 소득 수준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생산설비와 토지자산 등 자본 축적의 규모와 구성 차이가 지역 불균형의 핵심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이다.이에 따라 데이터처는 "기존의 유량(flow) 개념 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넘어 지역의 성장 잠재력과 재산 상태를 보여주는 저량(stock) 개념의 '지역자본스톡' 지표를 개발해 공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17개 광역시·도의 비금융자산 규모와 생산성을 종합적으로 담은 통계를 2029년 이후 국가 승인통계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발표는 그에 앞선 잠정 시산 결과다.아울러 데이터처는 오는 6월부터 지방정부와 협력해 약 750만 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경제총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산업 전반의 고용과 생산 구조, 인공지능 전환(AX) 등 변화 흐름을 정밀하게 파악해 지역·산업별 변화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이명호 데이터처 차장은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인구 구조 변화,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지역경제 통계와 경제총조사를 통해 경제 규모와 구조 변화를 보다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한편,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경제학회가 주관하는 국내 대표 경제학 행사로 한국재정학회와 한국금융학회 등 57개 학회와 교수·연구원·정부 관계자 등 약 1천600명이 참석했다.
1초에 1개 팔린 빵·40년 온족발…시장 살리는 '스타 점포'
"잘 키운 가게 하나, 열 가게 안 부럽다."경쟁력 있는 소상공인들이 일대 상권을 먹여 살리는 일종의 '킬러 콘텐츠'로 기능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색 한 번이면 방방곡곡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시대다. 전통시장이나 상권에 하나씩 자리한 '스타 점포'들이 SNS를 통해 전국 소비자를 지역으로 끌어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대구에도 전통시장에 뿌리를 두고 전국에 이름을 알려 기업화까지 이룬 사례들이 적잖다. 전문가들은 지역경제에서 시장 상인·소상공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지원 프로그램 등으로 이들 경쟁력을 북돋아 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해외로 뻗어가는 옥수수빵삼송빵집은 대구 전통시장에서 시작해 전국구 베이커리로 성장한 대표 사례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삼송빵집은 지난 1957년 중구 남산동 남문시장에서 삼송제과로 출발했다. 본점은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동성로를 거쳐 현재 수성구 두산동에 안착했다. 처음 30평(99㎡) 남짓하던 점포 크기는 위치를 옮기면서 60평(198㎡), 80평(264㎡), 1천평(3천305㎡)으로 점차 커졌다.삼송빵집은 지난 2009년 개발한 '통옥수수빵'이 이른바 '마약빵'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고, 현대·롯데·신세계 등 백화점 3사 점포에도 차례로 입점했다.지금은 서울·경기와 충북 청주시, 전북 전주시 등 전국에 56개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대표 상품인 통옥수수빵이 '1초에 하나씩 팔리는 빵'으로 자리 잡으면서 연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200억원을 기록했다.삼송제과 창업자인 고 박찬호 씨 뒤를 이어 3대째 맥을 잇는 박성욱(58) 삼송BNC 대표는 지난 2022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화했다. 사업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제빵 공장을 2곳으로 늘리고, 브랜드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해외시장에도 본격적으로 통옥수수빵을 선보인다는 목표다.박 대표는 "올해 제품 수출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투 트랙' 전략으로 해외사업을 본격화하려 한다. 미국, 영국 등에서도 제품 수출이나 팝업 행사 요청이 들어오는 상태다. 우선 홍콩과 중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지역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삼송빵집 외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다.◆전국 사로잡은 서남 왕족발달서구 감삼동 서남신시장의 '터줏대감' 김주연왕족발도 빼놓을 수 없다. 김주연왕족발 본점은 1987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40년에 가까운 역사를 이어 왔다. 이분남(62) 김주연왕족발 본점 대표는 2010년부터 이모부인 김주연 대표 뒤를 이어 가게를 지키고 있다.김주연왕족발은 '식힌 족발'이 당연하던 시절 본의 아니게 '온족발'로 유명세를 탔다고 한다.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가 족발이 솥에서 나오자마자 사가다 보니 식힐 시간이 없었다는 것. 아직도 주말이면 하루 200~300인분의 족발이 팔려나간다. 대구를 중심으로 가맹점도 10여개 보유하고 있다.본점에선 배달이나 택배 발송을 하지 않다 보니 서울, 전남 광양시, 칠곡군 등 각지에서 족발을 맛보러 온다는 게 이 대표 설명이다. 여기에는 소위 '잘되는 집'이 시장을 잠식하면 다 함께 잘 사는 상생 구조가 깨질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하기보다 본연의 맛을 내는 데 집중한다는 게 이 대표 경영 철학이다.김주연왕족발은 본점 기반을 두고 있는 서남신시장과 동반 성장을 이뤄낸 사례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이 가게를 찾아오는 이유로 '변함없는 맛'을 꼽았다. 그는 전 대표에게 전수받은 요리법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오랜 시간 유지해 온 육수는 족발 맛을 살리는 비결이다.이 대표는 "음식점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맛이고, 이를 위해서는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 옛날을 생각하면 물가가 많이 올랐지만 그래도 우리 집은 재료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서 "바람이 있다면 시장이 조금 더 활성화되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시장을 찾도록 할인 지원 등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서문시장 새 명물 된 땅콩빵중구 대신동 서문시장을 중심으로 전국에 땅콩빵 '붐'을 일으킨 대신땅콩빵은 '신흥 강자'라 할 만하다. 양승훈(44) 대신F&B 대표는 지난해 1월부터 모친이 장사하던 자리에서 땅콩빵을 팔아 대박을 터뜨렸다. SNS를 타고 '땅콩 많이 넣어주는 집'으로 소문이 나면서다.현재 본점의 월 매출은 개업 첫 달에 비해 3배 정도 성장했고, 가맹점 수는 가맹사업에 뛰어든 지 2개월여 만에 전국 12개로 늘어났다. 제주도 서귀포 등에도 내달 중 신규 매장이 문을 열 예정이다.양 대표는 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했던 경력을 살려 창업 직후부터 땅콩 캐릭터를 만들고 직원들과 노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는 식으로 브랜드화에 나섰다.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땅콩빵 기계를 주문 제작하고, 차별화된 맛을 위해 반죽도 자체 개발했다. 기존 땅콩빵과 달리 통땅콩을 손에 잡히는 대로 넣어주는 게 대신땅콩빵 특징이다.대신땅콩빵은 서문시장의 다른 점포들과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땅콩빵이 흥행하면서 이를 취급하는 곳은 서문시장 안에서만 20여 개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땅콩빵이 서문시장을 대표하는 새로운 명물로 부상한 셈이다.양 대표는 "서문시장 땅콩빵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 가맹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로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사업 아이템이나 주변 환경만 좋다고 해서 잘 되는 게 아니라 영업자 개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통시장에서 영업하는 사람이라면 다 같이 잘 되자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소상공인 힘으로 경제 성장정부도 '로컬 창업 점포'와 전통시장이 연계해 만들어내는 경쟁력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레시피 개발 등 생활형 연구개발(R&D) 지원사업으로 소상공인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상권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일 충남 천안 중앙시장에서 설 성수품 수급 동향과 설 민생안정 대책이행 상황을 점검한 뒤 이 같이 밝혔다.구 부총리는 특히 천안 중앙시장 노점에서 출발해 해외까지 확장한 '못난이 꽈배기' 사례처럼 좋은 레시피를 발굴하는 생활형 R&D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제품·레시피 개발, 조리 로봇 등 자동화·공정 개선, 패키징 디자인, 마케팅, 판로 개척 등 과정의 효율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구 부총리는 "지역이 가진 문화와 자원을 활용한 로컬 창업의 모범 사례"라고 언급하며 "로컬 창업 점포와 전통시장이 서로 연계될 경우 경쟁력 있는 소비·체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재훈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교수는 "전통시장의 '킬러 콘텐츠'라 할 만한 점포를 발굴하려면 금전 지원보다는 전문가를 통한 메뉴 개발이나 홍보, 마케팅 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단타성으로 제공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대상 업체를 선정할 때 업체당 5년 정도는 지원하는 계획을 잡아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이 첫 삽을 뜨며, 수도권 중심 성장 구조를 바꾸겠다는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전략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경북 내륙과 남해안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국가 간선 철도망이 현실화되면 경북 서남부권의 산업·물류·생활권 공간 구조 전반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사업비 7조원, 2020년 개통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경남 거제시 견내량 인근에서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 착공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박완수 경남도지사, 정부와 국회, 자치단체 관계자, 지역 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남부내륙철도는 김천 삼락동에서 거제 사등면까지 총연장 174.6㎞를 잇는 단선 고속전철 노선이다. 김천·성주·합천·진주·고성·거제 등이 주요 정차역으로 계획됐으며, 총사업비는 7조974억원에 달한다.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는 이 노선은 시속 250㎞급 고속·준고속 철도로 건설된다.개통 이후에는 KTX-청룡이 하루 50회 운행될 예정이다. 서울·수서~거제 노선은 하루 36회, 서울~마산 노선은 14회다. 이에 따라 서울~거제 이동 시간은 기존 4시간 30분~5시간대에서 2시간 50분대로 단축되고, 김천~거제는 1시간 내외로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진주 역시 김천 직결 효과로 약 70분이 단축돼 2시간 20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이 같은 이동 시간 단축은 경북 서남부권의 공간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남부내륙철도가 개통되면 김천을 기점으로 한 수도권–남해안–경남 산업벨트가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연결된다. 수도권 중심으로 형성돼 온 고속철도 접근성의 구조적 한계가 크게 해소된다는 것이다.◆김천, 복합 교통 거점 성장할 듯경북도가 주목하는 가장 큰 효과는 산업과 물류 분야다. 김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조성된 공공기관 집적지와 일반산업단지, 물류단지가 고속철도망과 직결되면서 기업 유치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 접근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경남의 조선·기계 산업과 남해안 물류 거점으로의 연결도 동시에 확보되기 때문이다.특히 김천은 경부고속철도와 남부내륙철도가 만나는 교차점으로 부상하게 된다. 이는 김천이 단순 경유지가 아니라, 철도·도로·물류 기능이 결합된 복합 교통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경북도는 이를 계기로 김천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교통·물류·첨단산업 클러스터를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관광 분야에서도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남부내륙철도는 내륙과 해양을 하나의 관광 동선으로 묶는 최초의 고속철도 축이다. 문경·김천·합천·진주를 잇는 내륙 문화관광 자원과 거제·고성 등 남해안 해양관광지가 철도로 직결되면서, 체류형 관광과 광역 관광권 형성이 가능해진다.정책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던 기존 철도망 구조를 보완해 수도권과 중부, 영남권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새로운 간선 축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 지역으로의 집중을 완화하고, 초광역 경제권을 형성하겠다는 정부의 균형발전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남부내륙철도는 경북과 경남을 하나의 생활·경제권으로 연결하는 핵심 교통 인프라"라며 "역세권 개발과 연계 도로망 확충, 환승체계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김천을 중심으로 한 철도·도로 복합 교통거점을 조성하고, 경북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796만원 버는 맞벌이도 기초연금?…국가 재정 '빨간불'
최소한의 소득 보장을 목적으로 도입된 기초연금과 실업급여가 당초 취지와 달리 운영되면서 재정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도의 선별성과 기능이 흐려지며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중산층까지 넓어진 기초연금, 선별성 논란우리나라 기초연금은 현행법에 따라 만 65세 이상 노인의 하위 70%까지 수급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소득 및 재산,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매년 선정기준액을 고시하고 있다.올해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의 경우 월 247만원, 부부가구는 395만2천원이다.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에 미치지 못하는 단독가구는 매달 최대 34만9천700원을 수급할 수 있다. 노인 부부의 경우 20% 감액이 적용돼 월 55만9천520원을 받는다.문제는 기초연금 지급 기준인 선정기준액이 중위소득(256만4천원·단독가구 기준)의 96.3%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노인 빈곤 완화라는 당초 취지와 거리가 멀어졌다는 점이다. 중위소득은 소득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을 뜻하는데, 현 기준에선 중산층에 속하는 노인들도 수급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소득인정액 산정 과정에서 각종 공제 제도가 적용되는 점도 같은 문제를 키우고 있다. 근로소득의 경우 소득인정액을 계산할 때 기본공제액 116만원을 제외한 뒤, 남은 금액의 30%를 추가로 공제하고 있다.일반재산 역시 지역에 따라 최대 1억원 이상 공제된다. 이를 종합하면 월 최대 468만8천원의 소득이 있는 독거노인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고, 맞벌이 부부는 월 796만원을 벌어도 수급 대상에 포함된다.전체 노인 가운데 수급 비율을 70%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한 현행 제도를 고려하면, 기초연금 대상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가데이터처 장래인구추계를 토대로 만 65세 이상 인구수를 수급 자격 요건에 대입해 분석한 결과, 2030년에는 약 908만명, 2040년에는 1천200만여명이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수급자 증가에 따라 투입되는 예산도 불가피하게 늘어나며 국가 재정 부담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24년 기초연금 수급자 675만여명에게 약 24조원이 소요됐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데다 의료 환경 개선으로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10여 년 뒤에는 기초연금에만 매년 30조원 이상이 투입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청년층에선 기초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미래세대의 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한다.30대 직장인 A씨는 "중산층이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는 건 어려운 노인을 보듬는다는 취지와 배치되는 꼴"이라며 "지금 투입되는 예산을 보면, 청년층이 노인이 되었을 때 같은 규모의 연금을 받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적자 전환된 실업급여, 고용보험기금 경고등실업급여 역시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용 불안으로 지급 규모가 커진 탓에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은 적자 구조에 놓였다.실업급여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납부한 고용보험료 등을 재원으로 하는 '고용보험기금'에서 지급된다. 2024년 말 기준 실업급여 계정에 남아 있는 적립금은 약 3조5천941억원으로 집계됐다.하지만 적립금에는 고용노동부가 2020~2022년 사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7조7천억원이 포함돼 있다. 차입금을 제외하면 실업급여 계정은 약 4조2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여기에 더해 차입금에 따른 이자 부담만 해마다 1천억원 안팎에 이른다. 올해도 여전히 원금 상환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 한파로 실업급여 수급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12월 고용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대구의 실업자 수는 약 6만2천명으로 집계돼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만8천명 증가했다.일각에서는 재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된 실업급여가 단순 소득 보전 제도로 굳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업 기간 동안 생계 지원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구직 활동을 촉진하는 기능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실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년마다 실업급여 수급을 염두에 두고 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라는 게시글과 손익을 따지는 글까지 공유되고 있다.실업급여를 받은 경험이 있는 30대 B씨는 "실업급여를 신청했을 당시 고용센터 절차가 간소하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선 구직활동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모니터링하는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초연금·실업급여 개편론 부상 "현 구조 지속 불가능"
전문가들은 기초연금과 실업급여의 현행 지급 구조와 지출 규모를 감안하면 지속 가능성에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급 기준을 정비하고, 지원이 꼭 필요한 계층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먼저 기초연금이 중산층에 근접한 계층까지 지급되는 것과 관련, 수급 기준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현행 노인 하위 70% 기준을 단계적으로 축소해 2070년까지 기준중위소득 50% 이하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절감된 재정을 빈곤 노인층에 집중 투입해 제도의 효과성을 높이자는 취지다.이강구 KDI 재정·사회정책부 선임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이 도입된 2014년 당시 노인 세대는 자산을 축적할 기회가 제한적이었지만, 현재 만 65세로 진입하는 세대는 고도성장기를 거치며 상대적으로 노후 준비가 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이어 "기초연금은 기여형이 아닌 전액 세금으로 운영되는 제도다. 젊은 세대가 내는 세금이 경제적 여건이 양호한 노인에게까지 지급되는 구조는 정책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 역시 "단기적으로 보면 기초연금은 노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청년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라며 "기초연금을 소득 하위 70%까지 주는 현재의 방식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 더 구체적인 선별적 복지를 통해 실제로 복지 예산이 절실한 노인들에게 더 많이 지급되도록 하는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기금이 적자 구조로 돌아선 만큼, 주요 수입원인 고용보험료율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인상 폭에 대해선 근로자의 부담을 고려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박상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고용보험료는 실업 위험에 공동으로 대비하기 위한 재원이다. 인상 여부와 수준은 현 직장인들의 생계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며 "또한 부정수급으로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업급여 수급을 위한 구직활동 증빙 요건을 보다 엄격히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실업급여 지출을 완화하기 위해선 산업 구조와 노동시장을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제언도 제기됐다.박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가 대규모 퇴직을 앞두고 있고, 인공지능에 밀려 구직에 어려운 실업급여 수급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크게 보면 재취업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노동시장을 만들고, 교육·훈련을 연계해 인력이 안정적으로 유입되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선 앞 균열 깊어지는 국힘…'쇄신 공천' 새국면 열릴까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득권 내려놓기'에 방점이 찍힌 쇄신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 및 당협위원장 출마자에 대한 사퇴 시한 규정을 당헌당규에 신설하는 한편, 현직 단체장 및 다선 의원에 대해 선수별 차등을 둔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8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은 현재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당협위원장이나 최고위원이 여태껏 직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위원은 지선 출마 관련 사퇴 규정이 없고, 당협위원장 역시 원내·외를 불문하고 공천신청 시점까지는 사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최고위원 등 당직자는 선거 6개월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격인 지역위원장은 120일 전에 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점이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이로 인한 시비도 있다. 지선 공천 규칙 설정에 관여할 수 있는 최고위원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시비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당협위원장 역시 직을 유지할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수혜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관련 규정을 정비해 이번 지선 '쇄신공천'의 신호탄을 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헌당규개정특위를 비롯해 당 내부에서도 해당 방안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같은 맥락에서 현직 단체장 및 다선 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선수별로 유의미한 페널티를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역시 그 수위를 놓고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쟁쟁한 경쟁자가 있는 지역구에서는 사퇴로 인한 '사고당협'이 될 경우 다시 당협위원장을 맡을 거란 보장이 없어 섣불리 출마하기 어렵다"면서 "자질을 갖춘 신인들이 의욕적으로 지방선거에 도전할 수 있게 돼 국민들에게도 당의 혁신 의지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9일 대정부질문을 앞두고 이날 오후 당헌당규 개정사항을 보고하기 위한 의원총회 개최를 공지했다. 이날 의총에서 관련 논의가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합당 두고 파열음 지속, 범여권 집안싸움 어디까지 번지나
범여권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문제를 놓고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합당 시한까지 못 박으면서 범여권 집안싸움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조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13일까지 민주당의 공식 답변이 없으면 합당을 백지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양당 당원들의 상처가 깊은 만큼 조속히 결론을 내자는 것이다.조국혁신당은 지방 선거 승리를 위해선 합당이 불발되는 경우에도 선거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내홍에 휩싸여 갈등 중인 민주당을 겨냥해 아예 경쟁할 것이냐며 신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민주당 내 합당 내홍을 관망하던 조 대표가 갑자기 합당을 재촉하며 입장을 낸 배경을 두고 민주당 내 합당 반대파의 공개 저격이 컸다는 분석도 나온다.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조국 대표도 이번 민주당 통합 사태에 있어서 일정 책임이 분명 있다"며 "지금까지의 모든 논의 과정과 경위를 있는 그대로 공개하라"고 최근 제기된 조 대표와 정청래 대표 간 밀약설을 지적한 바 있다.민주당 내 합당 반대파는 공세 타깃을 조 대표로 옮겨가면서 전선을 확장하고 있다. 정 대표가 계속 합당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합당 연결고리인 조 대표 비판에 집중해서 논의 자체를 흔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이에 조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 후보를 내지 않은 혁신당에 대한 모욕과 비방은 통합 논의에 심각한 장애물"이라며 "(민주당에) 경고한다. 저랑 조국당을 내부 정치투쟁에 이용하지 말라. 우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켜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민주당 내 합당 내홍은 최근 특검 문제로도 번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북송금 재판에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전준철 변호사를 여당 특검 후보자로 추천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친이재명계의 반발을 불러온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여당 대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선택했다.정 대표는 친명계의 강한 비토에 당의 인사 검증 실패를 인정하며 "대통령에게 누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친명계가 반대하는 합당 추진에 특검까지 충돌하면서 내홍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세훈, 연일 장동혁 때리기…5선 대신 당권 도전 포석?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연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두고 지방선거 이후 '당권 다툼'을 예고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오 시장은 최근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등을 근거로 장 대표를 향해 사퇴론을 제기한 것을 비롯해 연일 수위 높은 비판을 내놓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6일에도 "당심에 갇혀 민심을 보지 못하면 결국 패배한다"며 "장 대표는 스스로 자격을 잃었다"고 성토했다.오 시장은 당초 '현역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서울시장 5선 고지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지도부와의 전례 없이 높은 수위의 설전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오 시장의 날 선 비판은 장 대표의 '우향우' 행보로 인해 서울시장 선거가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절박함의 발로일 수 있지만, 통상적인 '정치 문법'에서는 불출마나 공천 '컷오프' 가능성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내놓기 쉽지 않은 수위의 발언이 많기 때문이다.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지난 7일 오 시장을 거론하며 "서울시장 5선 포기하고 차기 당권 도전으로 방향을 전환했냐"고 직격하기도 했다.향후 당권 경쟁 과정에서 친한계 및 지지세력이 제명된 한 전 대표 대신 오 시장을 대안으로 삼아 뭉칠 가능성도 조심스레 언급되고 있다. 오 시장은 탄핵에는 찬성하고, 장동혁 대표 등 현 지도부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한 전 대표와 비슷한 결을 보여줬기 때문이다.같은 당 권영진 의원, 조은희 의원 등 '오세훈 서울시정'에서 정무부시장을 지낸 이들이 비당권파 모임인 '대안과 미래'에서 활동하며 지도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공교롭다고 보는 시선이 상존한다.다만 지나친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지선 출구 전략을 벌써부터 모색한다고는 보이지 않는다"면서 "오 시장은 원내에 계파라고 할 만한 세력도 없고, 비당권파 의원들의 움직임 역시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게 더 타당해 보인다"고 풀이했다.
임이자 "대미투자법 통과돼도 '15% 관세' 확실치 않아"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장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 지연 문제를 두고 정부 여당이 야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안 처리와 관련해 논의 요청조차 하지 않던 여당의 태도는 물론이고, 특별법 통과 이후에도 관세를 기존 합의 수준으로 환원할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는 점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3선·상주문경)은 8일 매일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익이 최우선"이라며 관세 재인상 압박 속 신속한 특별법 처리에 동의했다.임 위원장은 다만 이 과정에서 정부 여당의 업무 처리 방식과 능력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문을 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재인상을 SNS에 올리기 전까지 정부여당은 한 번도 법안 처리 요청을 한 적이 없다. 뒤늦게 '국민의힘이 협조를 안 했다'거나 '국민의힘 소속 위원장이라 안 해줄 것이다'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그러면서도 "국민의 알 권리도 있고, 500조원이 넘는 재정을 미국에 투자하는데 재정 역량 분석 보고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여야가 구성에 합의한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지난 4일 있었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확인했던 '문제 의식'도 공유했다. 임 위원장은 "정부 말대로 대미투자특별법을 국회에서 빨리 처리해주면 기존 15% 관세 적용이 확실한지 물어봤다. 그러나 답변을 못하고 '최선만 다하겠다'고 하더라"며 "이래서는 (국회가)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정부여당이 미국과 얼마나 효율적이고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미국이 현 정부를 보는 시각이 불안정하다고 여길 소지가 보인다는 취지다. 임 위원장은 "예를 들어 한미 간 양해각서를 보면 국내법을 준수해야 하고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것을 서로가 인지하고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국면이 온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 문제가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임 위원장은 "예를 들어 대미투자특별법 처리와는 달리 미국이 우려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처리는 일사천리로 이뤄지면서 불신이 쌓였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인정보유출로 촉발됐으나 새벽배송 및 노동현안 등으로 논제가 번진 '쿠팡 사태'를 두고도 "미국 기업에 대한 탄압으로 비춰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임 위원장은 '25% 관세 적용'을 피하기 위해 국회 차원의 신중하고도 헌신적인 노력을 약속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임 위원장은 "당장 현대 ·기아차만 보더라도 월간 4천억원 상당의 추가 관세 부담이 생긴다. 경산·경주·영천·영주에 이르기까지 지역 자동차부품 산업 가치사슬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제가 앞장서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한편 임 위원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는 "핵심이 되는 재정분권과 중앙사무 이양에 관한 얘기가 빠진 상태다"면서 "이 두 분야에 대한 진정한 로드맵이 나오는 것이 급선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온라인 소비 확산과 상권 노후화로 침체됐던 대구의 골목상권들이 '공간 개선'과 '문화 콘텐츠', '상인 조직화'를 결합한 정책을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단순한 환경 정비를 넘어 상권의 정체성을 재정의하고, 외부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골목의 역할 자체를 바꾸고 있다. 대구시는 공간·콘텐츠·조직화를 축으로 한 단계별 지원을 통해 골목상권의 자생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 상권 모델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중구 남산동악기점골목대구 중구 남산동악기점골목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악기 판매점과 음악 관련 업종이 밀집한 상권이다. 1980년대부터 명덕네거리를 중심으로 클래식 악기와 음향기기, 음악 학원 등이 모여들며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상권은 점차 침체됐다.최근 이 골목은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주관하는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을 통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상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고, 골목 담장에는 벽화 디자인을 적용했다. 보행로에는 공공디자인을 도입해 문화·역사적 이미지를 강화했다.지난해에는 지역 밴드와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남산썸머사운드' 축제가 처음 열렸다. 해당 행사에는 2천700여 명의 관람객이 참여해 골목 전반에 유동인구를 유입시키는 계기가 됐다. 공간 개선과 문화 행사가 결합되며 남산동악기점골목만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남명호(61) 남산동악기점골목 상인회장은 "작년 행사를 하면서 대구에도 악기 골목이 있다는 걸 알리는 계기가 됐다"며 "골목 분위기가 달라지니까 상인들도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지난 2021년 전국 최초로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을 시행한 대구시는 5년간 50개 골목상권을 신규로 발굴·육성했다. 지난해에는 상인동 먹자골목과 교동연합골목, 동성로 로데오골목 등 5개 골목상권이 새롭게 조직됐다.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은 개별 점포 지원에 머물렀던 기존 상권 정책에서 벗어나, 골목 단위의 브랜드 구축과 공동 기획을 핵심 전략으로 삼았다.이 사업을 통해 브랜드 정체성과 경쟁력을 갖춘 골목상권은 중소벤처기업부의 '골목형 상점가' 지원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되면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해지고, 정부 지원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사업 추진 전인 2020년 3곳에 불과했던 지역 골목형 상점가는 현재 53곳으로 늘어나 약 18배 증가했다.◆동구 불로화훼단지·율하아트거리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은 골목이라는 공간을 벗어나 브랜드 확장의 계기로도 활용되고 있다. 동구 불로화훼단지는 80개가 넘는 화훼·원예 업종이 밀집한 상권이다. 화훼 소비 위축과 온라인 중심 소비 확산으로 상권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2024년 골목상권 활력지원사업을 통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외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3일간 진행된 동성로 팝업스토어에는 하루 평균 1천500명이 방문해 상권 홍보 효과를 냈다. 지난해 이틀간 운영된 팝업스토어에는 관람객 8천100여 명이 방문했고, 체험프로그램에는 3천여 명이 참여했다. 통합 브랜드 구축과 상권 상징 조형물 설치, 팝업스토어 운영 등이 병행되며 불로화훼단지의 인지도를 도심 전반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이성해(68) 불로화훼단지연합회장은 "동성로 팝업스토어를 통해 젊은 층이 화훼에 관심을 가진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확인했다"며 "이제는 온라인과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상권 자체를 바꾸는 단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와 IT 기술을 화훼 산업에 접목한 스마트 화훼단지로의 전환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은 상인들 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조성하는 데에도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공방과 에스테틱 등 소규모 업종 30여 곳이 밀집한 동구 율하아트거리는 이번 골목경제권 사업을 계기로 '각자 장사하던 골목'에서 '함께 움직이는 상권'으로 성격이 달라졌다.지난해 2월 열린 현대시티아울렛 팝업스토어와 같은 해 10월에 열린 율하아트거리 축제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협업하고, 매장 밖으로 나와 서로의 상품과 공간을 공유하는 경험을 쌓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상권 내 업종 특성을 반영한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주민 참여를 이끌어냈고 이는 상권의 성격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는 계기로 작용했다.김주연(51) 상인회장은 "예전에는 상인회라고 하면 부담부터 느꼈지만, 직접 함께 해보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혼자 장사하던 골목이 이제는 서로 도와가며 움직이는 공동체가 됐다"고 말했다.◆'K-대구 골목' 육성대구시는 올해도 14억원을 투입해 'K-대구 골목'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은 조직화-안정화-특성화의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 조직화 단계에서는 신규 골목상권 공동체 3개소를 발굴해 상인회 구성과 공동마케팅을 지원한다. 골목상권당 500만원씩 총 1천500만원의 시비가 투입돼 상권 형성을 위한 기초 기반을 마련한다.2단계 안정화 단계에서는 회복지원과 활력지원 사업을 통해 본격적인 상권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최대 1억원을 투입, 브랜드 개발·홍보·경영 컨설팅·시설물 설치·환경개선 등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3단계 '특성화'는 민간 협력을 기반으로 자생력을 높이고 '로컬브랜드 K-골목' 육성에 주력한다.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결합한 관광형 핵심 상권 조성을 목표로, 상권당 1억5천만원을 지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다. 아울러 '대구로페이 연계 소비촉진 행사'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의 지역 소비를 유도하고 실질적인 매출 증대를 뒷받침할 예정이다.대구 곳곳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변화는 골목상권이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지역의 문화와 산업을 담아내는 플랫폼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기환 대구시 경제국장은 "이제 대구의 골목은 단순한 소비 공간을 넘어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는 매력적인 문화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지역의 골목상권이 각자의 색깔로 빛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개별 소상공인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정책을 통해 골목상권을 지역 경제 회복의 든든한 마중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주 '檢 보완수사권 박탈' 검찰 개혁…법조계 반발 격화
여당이 신설될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인정하기로 하면서 법조계의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보완수사권을 박탈하면 수사의 완결성과 효율성이 크게 훼손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검찰은 보완수사권 사수를 위한 여론전에 돌입했다.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국회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청을 폐지하고 새로 출범하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은 허용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하기로 당론을 정했다.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권이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한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정이다. 그간 법무부 역시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보완수사권의 전면 폐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요구권의 차이는 검찰이 직접 수사를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에 있다.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대해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할 경우 직접 수사로 보완할 수 있는 권한이다. 반면 보완수사요구권은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하는 데 그치며, 검찰이 수사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을 박탈할 경우 수사의 완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장검사 출신 A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한다는 것 자체에 정치권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특검은 계속 연장하면서 보완수사권만 문제 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면 경찰이 이를 따르지 않거나, 이미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라는 이유로 관성적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고검장 출신 B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이 없으면 검사가 간단한 사실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서도 경찰에 다시 요구해야 하고, 경찰은 이를 보고서로 만들어 재송치해야 한다"며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나 단순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사 효율성을 크게 떨어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보완수사권 여부는 형사사법을 아는 실무자와 학자들이 논의할 사안이지,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검찰은 최근 보완수사 성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잇따라 내며 그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대구지검과 산하 지청이 낸 수사 성과 보도자료 11건 가운데 7건은 보완수사권을 통해 경찰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사실을 밝혀 기소로 이어졌다는 내용이다. 제목과 본문에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로 뒤집었다는 점을 강조한 사례도 다수 포함됐다.한 검사장급 검사는 "검사가 보완수사를 해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오히려 보완수사를 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건 국민과 범죄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건 피해자 구제의 문을 좁히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나 증거 수집 문제가 발생하면, 사소한 실수로도 핵심 증거의 증거능력이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對 한국 관세 25%' 행정 절차 강행…무역 협상 옥죄는 美
정부가 관세 재인상을 둘러싼 대미 무역 협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요구하는 등 다중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8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발언 이후 한국 정부는 외교·통상·안보 라인을 총동원해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재인상 철회와 관련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오히려 미국은 내부적으로 대(對)한국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기 위한 관보 게재 등 행정 절차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정부는 국회 입법 상황 등을 미측에 설명하며 관세 인상 조치의 철회나 최소한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받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회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재인상의 근거로 거론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상황이다.기업들은 혹여라도 미국의 행정 조치가 먼저 나올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자동차 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현대차·기아 경우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만 총 4조6천억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경제 6단체는 지난 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의 예고된 25%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바이오 등 산업 전반의 대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의 '비관세 장벽' 논의도 멈춰선 상태다. 당초 지난해 12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회의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탓이다.한미는 관세 및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고, 비관세 장벽 이슈는 한미 FTA 공동위를 열어 정리하기로 했다.이후 양국은 비관세 장벽 문제 논의를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했으나, 협의가 길어지면서 공동위 개최는 한 달 넘게 밀린 상태다.특히 최근 미국을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혀 한국이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도 상당 부분 양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비관세 장벽 협상에서 한미는 식품 및 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등 현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 시대 정조준" 안광학산업진흥법 시동 건다
최근 안광학산업의 가치에 대한 재발견과 함께 산업 육성을 돕는 입법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안경산업의 중심지인 대구 북구를 지역구로 둔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우재준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갑)은 지난 6일 국회사무처 법제실과 '안광학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 정책 토론회'를 공동 주관했다.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에서 열린 이번 토론회는 안광학산업을 첨단 융·복합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최근 'K-아이웨어'는 'K-컬처'와의 결합을 통해 한류 상품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크고, AI·XR·ICT 및 의료·헬스케어 기술과의 융합이 가속화하며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어 전략적 육성의 필요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토론회에서는 안광학산업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독립적인 진흥 법률이 부재해 체계적인 정책 지원을 받지 못해 왔다는 지적이 눈길을 끌었다.장준영 대구보건대 교수는 발제에서 "분절된 산업 구조로 인해 융·복합 기회가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통합·조정할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기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 본부장은 "법률 제정을 통해 R&D,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글로벌 진출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우 의원이 제정을 추진하는 안광학산업 기반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는 ▷기술개발 및 기반 구축 ▷스마트 안광학기기 개발·표준화 ▷디자인·브랜드화 ▷해외 진출 및 국제협력 ▷창업·경영 지원 ▷혁신클러스터 지정 등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우재준 의원은 "안광학산업은 제조·디자인·의료·ICT가 결합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반도체·로봇 등 다른 전략 산업과 비교해도 안광학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토론회는 시작에 불과하며, 법 제정을 위해 국회와 정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가겠다"며 "이 과정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가장 열심히 뛰겠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토론회는 국회사무처 법제실이 주최한 법률 제정 관련 정책 토론회로는 100회째를 맞는 자리로, 안광학산업이 국가 정책 의제로 공식 논의되는 중요한 이정표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행사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대구 달성), 김지만·류종우 대구시의원, 김종한 한국안광학산업진흥원장, 정왕재 한국광학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다수의 산·학·연·정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비트코인 60조 잘못 지급…실보유량 초월 '돈 복사' 논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직원 실수로 60조원대 비트코인 오(誤)지급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른바 '장부 거래'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데이터베이스(장부·DB)상' 코인이 순식간에 12배 이상으로 불어나는 등 '돈 복사' 논란이 제기되면서다.◆'초유'의 오지급 사고8일 가상자산 업계 등에 다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쯤 자체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천∼5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원' 단위를 '비트코인'으로 잘못 입력했다.보유 포인트로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는 695명이었으며, 빗썸은 그 중 랜덤박스를 오픈한 249명에게 총 62만원을 주려다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고 말았다.사고 당시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이 9천800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총 60조원대, 1인당 2천440억원 상당이다.빗썸은 잘못 지급한 비트코인 중 99.7%에 해당하는 61만8천212개를 즉시 회수했다고 밝혔다. 나머지도 다른 거래소나 개인 지갑으로 외부 전송된 경우는 없어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관련 상황을 인지한 금융당국은 현장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건 발생 경위와 오지급된 비트코인 회수 가능성, 위법 사항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장부거래 논란일각에서는 빗썸이 실제 보유한 수량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실수로 지급했다는 점에서 '돈 본사' 논란도 제기된다.빗썸 같은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입금한 코인을 자체 지갑에 보관한 뒤 매매가 이뤄질 때마다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지 않고, 장부상 잔고만 변경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중앙화 거래소 방식은 거래 속도, 수수료, 편의성 등이 우수하지만, 시스템 오류 때 거래소가 실제 보유한 물량과 장부상 수량 간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이에 따라 국내 거래소들은 이용자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가상자산 초과 보유 수량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보유 수량은 4만6천여개 수준으로 추정된다.문제는 빗썸이 지난 6일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을 지급하면서 직원의 단위 입력 실수로 실제 보유 수량의 12배가 넘는 62만개의 비트코인(60조7천600억원 상당)을 보낸 점이다. 이는 전 세계 비트코인 총발행량(2천100만개)의 3%에 달하는 막대한 수량이다.이용자들은 거래소 안에서 사실상의 돈 복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며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내부인 누군가가 실수가 아닌 고의로 장부상 코인을 생성해 유통해도 이용자로선 인지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앙화 거래소에서 데이터베이스상 거래는 당연한 방식으로, 장부 거래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면서도 "제도권 금융 관점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다만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 실시간 잔고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검증하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지하철역에서 주운 지갑에서 2천원을 꺼낸 뒤 우체통에 넣은 50대 요양보호사가 벌금 5만 원을 선고받았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50대 요양보호사 A씨는 작년 5월 17일 밤 지하철 5호선 영등포시장역 승강장 쓰레기통 옆에 떨어진 카드지갑을 발견했다. 막차가 들어오는 급박한 시간이라 일단 집으로 가져간 그는 다음 날 아침 분실 장소 인근 우체통을 찾아갔다. 습득한 곳 근처에서 처리해야 주인이 찾기 쉬울 거라는 배려였다. 그때 지갑에는 카드와 함께 현금 2천원이 들어 있었다. 일부러 차비를 들여 현장까지 찾아온 터라 '거마비 정도는 받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2천원을 꺼냈다. 지갑은 그대로 우체통에 넣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7월, A씨는 지하철경찰대로부터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조사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다. 우체통에 넣은 지갑이 주인에게 바로 전달되지 않고 우체국에 보관돼 있었고, 그사이 사라진 2천원이 문제가 된 것이다. A씨는 즉시 수사관을 통해 2천원을 반환했다. 지갑을 찾은 주인 역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법은 냉정했다. 점유이탈물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죄)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는 멈출 수 없었다. 결국 경찰은 A씨를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 위원회는 즉결심판을 청구했고 서울남부지법은 벌금 5만원을 선고했다. 이는 일반적 의미의 전과기록으로는 남지 않는다. 그러나 전력이 알려질 경우 공무직 임용 등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A씨는 '지갑을 찾아주려 했던 선의'가 사실상 '범죄'로 기록됐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에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었지만, 돌아온 답변은 '절차대로 했다'는 원론적 내용뿐이었다. 다만 경찰은 수사 자료를 누락한 일이 없으며, A씨를 형사 입건해 검찰에 송치하는 대신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부친 것 자체가 나름의 선처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중국 호텔 객실의 불법촬영물 실태가 공개되면서 다시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투숙객은 객실 내 모습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6일 "최근 중국 호텔 객실에서 촬영된 불법촬영물 수천 개가 여러 사이트에서 포르노로 판매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불법촬영물 사이트를 7개월간 꾸준히 모니터링한 결과, 총 54대 카메라에서 촬영된 영상이 올라왔다고 한다. BBC는 통상적인 호텔 객실 점유율을 기준으로 이 기간 투숙객 수천 명이 촬영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불법촬영물 대부분은 텔레그램을 통해 홍보됐다. "호텔 객실 180여 곳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하고 운영 중"이라는 문구로 홍보하는 업체도 있었다. 회원 수가 1만 명에 달하는 텔레그램 채널도 확인됐다. 생중계 웹사이트도 존재했다. 월 450위안(약 9만천원)의 구독료를 내면 객실 내부 생중계 영상을 볼 수 있는 식이다. 투숙객이 키카드를 꽂아 전기가 공급되는 순간 영상이 시작됐고, 생중계 화면을 처음부터 되감아 보거나 파일 형태로 내려받는 기능도 있었다. 구독자들은 실시간으로 객실 내부를 지켜보며 투숙객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적 행위에 점수를 매기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재진이 영상 속 단서를 수집한 뒤 전문가를 대동해 몰래카메라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 중부 허난성 정저우의 한 호텔을 찾아 수색한 결과, 실제로 벽면 환기 장치에서 카메라가 발견됐다. 건물 전력 공급망에 연결된 해당 카메라는 침대 쪽을 향하고 있었다. 이런 불법 촬영과 유통은 중국 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BC는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중개업자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들보다 상위에 있는 '카메라 소유자'가 존재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중개업자들은 구독료를 받으며 생중계 링크를 유통하지만, 실제 카메라 설치와 플랫폼 운영·관리, 수익 배분은 상위 운영자가 통제하는 구조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범죄 조직은 이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BBC가 모니터링한 한 채널만 해도 지난해 4월 이후 최소 16만3천200위안(약 3천448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작년 중국 평균 연 소득은 4만3천377위안(약 917만원)이다. 실제로 한 남성은 여자친구와 함께 중국 남부 선전의 한 호텔에 묵었다가 불법촬영 피해자가 됐다. 숙박 이후 뒤늦게 한 포르노 사이트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이 남성은 "혹시 나와 여자친구 영상이 다시 나타날까 무서워 여전히 가끔 접속해 확인해 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후 누군가 알아보기라도 할까 봐 여자친구와 공공장소에서는 항상 모자를 쓰고 다니며, 더 이상 호텔에 숙박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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