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쿠리'부터 '투표지 부족'까지…선관위 과거 과오 입방아
6·3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빚은 선거관리위원회의 과거 과오들이 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사상 초유의 참정권 침해 사고를 두고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질타가 나오는 배경이다.2022년 20대 대선 당시 '소쿠리투표'는 선관위의 안일함을 짚을 때 두고두고 회자되는 사건이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 및 격리자의 사전투표 용지를 종이박스, 쇼핑백 등 부적절한 도구에 담아 나르면서 논란을 빚었다. 당시 '전달투표' 형식의 적절성 문제와 함께 기표된 투표지가 다른 유권자 손에 전달되는 등 큰 혼란을 자아냈다.지난해 21대 대선에서는 서울 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를 이미 수령한 유권자들이 대기열이 길다는 이유로 외부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돼 선관위가 사과하기도 했다.2022년 김세환 전 선관위 사무총장의 아들이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과 함께 시작된 선관위 채용비리 사건 역시 선관위에 대한 신뢰를 땅에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 선관위는 자체 조사 끝에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지난해 발표된 감사원 감사에서 결론이 뒤집혔다.10년 동안 진행한 291회의 경력 채용 전부에서 규정 위반이 878건에 달했고, 고위 간부들이 자녀나 친인척 채용에 관여했다는 게 감사 결과의 핵심이었다. 선관위 공무원 자녀를 내정한 채 공고 없이 채용한 사례, 친분 있는 직원들로 시험위원을 꾸린 사례, 면점 점수를 조작하거나 변조한 사례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선관위는 해당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지 3년 만에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빈축을 사기도 했다. 감사원이 채용비리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나서야 뒤늦게 조치에 나선 것으로, 이미 선관위 특혜 채용 가능성을 스스로 인정한 지 1년 8개월 만이었다.선관위는 대선이나 총선, 지선 등 주요 선거를 앞두고 직원들의 휴직이 급증하는 기현상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선거관리를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선거철만 되면 직원 수가 줄어들며 관리 부실을 부채질 한 격이다.감사원 감사에서도 심각한 근태불량 사례들이 적발됐다. 본인 휴가를 스스로 승인하는 위임전결 규정으로 한 해 동안 48일간 무단결근 및 허위 병가를 사용한 사례, 로스쿨 진학 목적 연수 휴직 부당 승인 사례 등 종류도 가지각색이었다.선관위는 온갖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와중에도 선관위 고유 직무에 대한 외부 감찰은 못 받겠다고 거부하며 국민적 지탄을 사기도 했다.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제기해 이를 회피하기까지 했다.하나의 논란이 가라앉기가 무섭게 또다른 논란을 일으키는 선관위를 향한 비판 역시 거세지고 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선관위는 그동안 치외법권이라도 가진 듯 행동하며 조직적 문제를 땜질식 처방으로 덮어왔다"며 "그 악습이 결국 국민 참정권 침해와 이른바 '커닝투표' 논란이라는 위법적 사태로 이어진 것"이라고 성토했다.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민선9기 시정 밑그림을 그릴 인수위원회를 역대 보기 드문 '초슬림·예산절감형' 조직으로 꾸리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통상 지방자치단체장 인수위원회가 대규모 위원 구성과 각종 자문단, 외부 전문가 조직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것과 달리 추 당선인은 규모를 대폭 줄이고 실무 중심 체계로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형식보다는 효율, 보여주기보다는 민생을 우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지난 8일 출범한 민선9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는 곽대훈 위원장을 포함해 인수위원 6명으로 구성됐다. 추 당선인이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어져 온 보여주기식 운영은 과감히 줄이고 꼭 필요한 기능에 집중하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대구시 조례상 인수위원회는 20명 이내로 구성할 수 있다. 하지만 민선9기 인수위는 통상 설치되는 고문단이나 교수 자문단도 두지 않았다. 대신 행정 경험이 풍부한 국·과장급 실무진을 중심으로 조직을 꾸려 시정 현안을 신속히 파악하고 정책 검토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지역 정가에서는 이 같은 결정이 경제부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 당선인의 행정 철학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직 규모를 최소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기업형·실용형 운영 방식이라는 평가다.인수위 운영 방식에서도 '절약'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사무실은 별도 장식이나 명패 없이 최소한의 집기만 배치했고, 보고 자료도 전자문서를 적극 활용해 인쇄 비용을 줄였다. 관행적으로 진행되던 인테리어 공사와 각종 의전성 비용도 대부분 생략했다.대구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사무실 단장과 각종 집기 마련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지만 이번에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수준만 갖췄다"고 말했다.인수위원들의 개별 발언으로 인한 혼선을 막기 위해 대외 소통 창구도 하중환 대변인으로 일원화했다. 인수위 내부 검토 단계의 아이디어가 확정 정책으로 잘못 알려지는 일을 방지하고 정책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다.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인수위가 단순한 조직 축소를 넘어 지방행정의 효율성과 실용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추 당선인은 "인수위원회부터 허례허식을 걷어내고 실무와 효율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며 "아낀 예산은 시민 민생과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철우 "TK통합, 못할 이유 없다" 李대통령 발언 정면 반박
이철우 경상북도지사는 9일 2028년 총선과 함께 임기 2년의 통합 대구경북특별시장 선출, 시·도의원직 승계 등 행정통합 방향을 제시했다.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밝힌 '다음 지방선거까지 행정통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대해 정면으로 맞선 셈이다.이 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이 사실상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자신의 임기 안에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며칠 전까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오중기 경북도지사 후보는 2028년 대구경북특별시 설치를 말했다. 선거가 끝나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 대통령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이 도지사는 "선거 때는 다 해줄 것처럼 말하며 표를 달라고 하더니 선거가 끝나자마자 대통령이 직접 어렵다고 말하는 게 집권여당의 태도입니까"라며 꼬집었다. 이어 "지역 내 반대, 지방의원 임기 문제를 들면서 통합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TK통합은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가 찬성한 사안"이라며 "일부 반대와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전체 흐름을 세워선 안된다. 속전속결로 추진된 전남광주 통합도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지적했다.통합의 방향으로는 2028년 초대 대구경북특별시장만 2년 임기로 선출하면 된다는 입장도 전했다. 또 기초·광역의원은 의원직을 승계해 4년 임기를 보장하고 2030년 지방선거를 정상적으로 치르면 해결된다고도 했다.이 도지사는 "광역행정통합은 정부의 5극3특 전략의 핵심이다. TK통합은 수도권 일극체제 타파와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선거 때 약속을 지켜야 한다. 차별 없이, 중단 없이, 책임 있게 행정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3대 경북도의회가 역대 최대 규모와 현역 강세, 역대급 의장단 경쟁이라는 이례적인 환경에서 출범한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의석 수다. 이번 도의회는 12대보다 4명이 늘어난 64명으로 꾸려진다. 늘어난 의원 수만큼 의회사무처의 고민도 커졌다. 청사 내 여유 공간이 많지 않아 의원실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사무공간을 축소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방안까지 검토되면서 의원실 배정 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현역 의원들의 높은 생존율도 이례적이다. 경북도의회는 지방선거 때마다 절반 이상이 초선으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비례대표를 제외한 56개 지역구 가운데 34명의 현역 의원이 다시 도의회에 입성하며 60.7%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초선 중심의 물갈이보다 경험과 인지도가 힘을 발휘한 선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징검다리 복귀 사례도 눈길을 끈다.구미 출신 정세현 당선인은 11대 도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활동한 뒤 이번에는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입성에 성공했다. 임무석(영주)·김진욱(상주) 당선인도 11대 도의원을 지낸 뒤 12대를 건너뛰고 다시 도의회 배지를 달게 됐다.젊은 정치인들의 등장도 주목된다.국민의힘 비례대표로 당선된 허지훈 당선인은 만 29세로 최연소다. 초선인 송병길 당선인(71)과는 42세 차이가 난다. 김예영 국민의힘 비례대표 당선인(38), 장은주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42)도 젊은 세대 정치인으로 꼽힌다.특히 박채아(경산) 도의원은 39세의 나이로 3선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전국 최연소 교육위원장을 지낸 데 이어 최연소 부의장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가장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곳은 의장단 선거다.도의장 선거는 5선의 김희수(67) 도의원과 4선의 배진석(52)·최병준(68)·박영서(63) 도의원의 경쟁 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수와 연륜 등의 측면에서 김 도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부의장 선거 역시 경쟁이 만만치 않다. 전·후반기를 합쳐 4명을 선출하는 가운데 현재 10명 안팎의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정치권 관계자는 "의원 수 증가와 높은 현역 생존율, 세대교체 바람, 의장단 경쟁 등으로 13대 경북도의회는 출범 전부터 어느 때보다 다양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의정활동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언석 "TK통합법 추진 때 비굴, 신공항 내용 보완해야"
정권 교체 이후 야당의 첫 원내사령탑으로 임무를 마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김천) 얼굴에는 지난 시간의 고단함이 한껏 묻어 있었다. 사퇴의 변에서도 거대여당의 일방적 공세에 대해 울분을 토로했던 그는 9일 매일신문과 인터뷰에서 "말도 못 하는 굴욕을 겪었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대통령 탄핵을 시작으로 각종 특검법·노란봉투법·사법부 관련 법안 등 수적 우위를 앞세운 여당의 입법 공세 속에서도 송 의원은 흔들리는 당내 전열을 수습하며 원내 투쟁을 진두지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발판삼아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의석수를 추가 확보해 보수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이제 평의원으로 돌아간 그의 방에는 '김천발전마스터플랜'이라고 적힌 지역 현안 사업 추진도와 각종 경제 지표가 나와있는 모니터가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었다. 송 의원은 "원내대표직은 내려놨지만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할 야당 의원의 책무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김천 시민들이 보내주신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현안과 민생 경제를 챙기고, 거대여당의 독주에도 분명히 맞서겠다"고 밝혔다.-원내대표로서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한마디로 정리하면 '생존과 재건'의 시간이었다. 비상계엄과 탄핵, 대선 패배, 지방선거까지 정말 거센 파도가 연이어 몰아쳤고, 그 속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 국민의 삶과 당을 지켜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버텨왔다. 소수야당이라는 한계가 분명했지만 그래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며 대한민국 정치의 견제와 균형이라는 최소한의 불씨를 지켜내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대구경북(TK)통합특별법 통과를 추진할 때다. 전남·광주통합법은 해주면서 TK통합법은 민주당이 계속 핑계를 댔다. 처음에는 대구시의회가 반대하지 않느냐고 해서 다시 찬성 입장을 받아냈고, 그다음에는 경북 북부 일부 기초의회가 반대한다며 또 문제를 삼았다. 그런데 전남·광주도 순천, 무안 등 일부 지역에서 반대가 있었다. 결국 TK에만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우리는 법안을 처리해 보려고 본회의 필리버스터까지 중단하면서 민주당 요구에 맞춰줬다. 그런데도 법안은 끝내 처리되지 않았다. TK통합을 해줄 마음이 손톱만큼도 없었다고 본다. 그때 정말 비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협상에 나섰다. 사퇴의 변 때 울컥했던 것도 이때가 생각나서 그랬다.-TK통합은 앞으로 어떻게 되겠나.▶TK통합은 정부·여당의 의지가 관건이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균형발전을 생각한다면 전남·광주통합에 부여한 지원과 혜택을 TK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전남·광주통합법에는 공항 이전을 비롯한 각종 지원 내용이 담겼는데, TK 통합법에는 정작 신공항 관련 내용이 빠져 있다. 이 부분부터 반드시 보완해야 한다. 정부가 전남·광주에는 인센티브를 주면서 TK에는 다른 잣대를 들이댄다면 지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앞으로는 전남·광주 수준의 제도적 지원을 TK에도 보장하도록 국회 차원에서 계속 요구할 생각이다.-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를 이끌었다.▶선거 결과를 두고 우리가 이겼다고 말할 수는 없다. 숫자상으로 진 것은 분명하다. 다만 민주당도 승리감을 느끼기 어려운 결과였고, 우리로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재보궐선거만 놓고 보면 한 자리를 내놓고 네 자리를 가져왔다. 국민의힘 의석이 106석에서 110석으로 늘어난 것도 의미가 있다. 원내 의석 하나하나가 필리버스터 등 국회 운영에서 갖는 무게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민주당이 수적 우위만으로 밀어붙이는 데도 일정한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그래도 여전히 여당의 입법 폭주를 제어하기엔 적은 숫자인데.▶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투쟁이 필리버스터 정도지 않나. 필리버스터를 강제로 종료하려면 180석이 필요한데, 앞으로 민주당이 그 숫자를 안정적으로 채우기가 전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평택을 보궐선거 과정에서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 측면이 있다. 그 균열이 국회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작용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이 예전처럼 범여권 숫자를 일사불란하게 모으기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110석을 확보한 것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보수 재건 및 정권 탈환을 위해서 국민의힘이 가야할 길은?▶지금 우리 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이다. 정당이 적극 지지층만 바라보고 가면 당장은 편할 수 있지만, 국민 눈높이와 멀어지고 보수 재건도 정권 탈환도 어려워진다. 당내에서도 더 이상의 소모적인 갈등은 없어야 한다. 생각이 다르다고, 변화의 속도에 대한 견해가 다르다고 서로를 공격하거나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당 전체의 경쟁력과 국민 신뢰를 약화시킬 뿐이다. 원내대표든 당 지도부든 의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의원들도 당의 총의를 모으는 데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의원들에게도 당부하고 싶다. 의원총회에 더 적극적으로 참석해 당내 논의가 충실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해줬으면 한다. 의원들의 총의를 보다 빠르고 쉽게 모으기 위해서는 각자가 책임 있게 의견을 내고, 결정된 당론에는 함께 힘을 실어야 한다. 당론에 어긋나는 언행에 대해서는 앞으로 당 차원에서도 분명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선관위 사태에 대한 여론이 뜨겁다.▶선관위 스스로 무덤을 팠다고 본다. 우리는 부정선거 주장과는 일정 부분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선거 관리의 부실함에 대해서는 '소쿠리 투표' 때부터 누차 지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투표용지가 없어 유권자가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선관위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일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이 침해된 초유의 사태다. 선관위가 독립기관이라고 하면서 감사도 제대로 받지 않으려 했고, 내부 세습 논란 등으로 이미 국민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결정타가 됐다. 이제는 선관위가 국민 앞에 철저히 조사 결과를 내놓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져야 한다.더 큰 문제는 정부·여당의 태도다. 선거 관리는 현 정부에서 이뤄진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과 여당이 마치 자신들은 아무 책임이 없는 '제3자'인 것처럼 뒤로 빠져 있는 것은 맞지 않다. 이 문제는 선관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와 여당, 대통령이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다.-경제관료 출신으로서 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가장 심각하게 봐야 할 것은 환율이다. 환율은 주식 자금 이동, 무역수지, 금리 차이 등 경제 전반의 상황이 압축돼 나타나는 지표인데, 원화 가치가 계속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를 심각하게 보지 않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다. 해법은 결국 시장에 있다. 기업들에게 기업할 자유를 줘야 한다.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처럼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제도들을 손보지 않으면 투자와 고용이 살아나기 어렵다. 부동산도 공급을 막아놓고 공공주택만 이야기해서는 풀릴 수 없다. 민간이 움직일 수 있도록 규제를 줄이고 시장 안에서 해법을 찾게 해야 한다. 경제는 한번 망가지면 되돌리는 데 더 큰 비용이 든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자화자찬이 아니라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기업과 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바쁜 와중에 지역구인 김천 선거 결과도 긍정적이다.▶김천 시민들에게 정말 고맙다. 나도 선거 과정에서 욕도 많이 먹었고 쉽지 않은 상황도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시민들께서 "김천에서라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결과적으로 김천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을 단단하게 지켜주신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중앙정치가 아무리 어렵고 당이 흔들리는 상황이어도 지역에서 보내주신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김천 시민들께서 보내주신 믿음을 바탕으로 지역 현안과 민생을 더 꼼꼼히 챙기겠다.대담=최창희 서울지사장 정리=박성현 기자
부동산 세제 개편 "단순 보유 40% 稅공제 줄인다" 유력
부동산 취득부터 보유, 양도까지 전 과정의 세 부담을 하나의 틀로 묶는 대대적인 세제 개혁이 추진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화의 핵심 해법으로 '투기 수요 억제'와 '실거주 중심 과세'를 제시하면서 특정 세목의 세율만 손보던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과세 철학 자체를 바꾸는 구조적 전환이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9일 세종 관가 안팎에 따르면 정부는 주택 취득세와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양도소득세를 연계한 납세자의 '총 세부담'을 기준으로 과세 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통령도 전날 청와대 영빈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는 부동산을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근본적으로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제 개편이 단순한 증세 정책이라기보다 실거주 목적의 주택 보유는 보호하되 투자·투기 목적의 자산 보유에는 더 높은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과세 철학의 전환을 예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거주 기간 비중 대폭 확대 유력이번 개편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예상되는 분야는 양도소득세다. 핵심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이다.현행 제도는 1가구 1주택자가 주택을 오래 보유하고 거주할 경우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각각 최대 40%씩, 최대 80%까지 양도차익을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단순히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금을 감면하는 것이 실거주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는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실제 거주 기간에 대한 공제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이 대통령도 전날 "오래 가지고 있다고 세금을 깎아준다. 오래 투기했다고 뭘 깎아주느냐"고 직접 지적했다.만약 이 같은 개편이 현실화되면 투자 목적으로 장기간 보유한 주택은 양도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장기 보유를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전략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세법 개정이 아니라 과세 철학의 근본적 변화로 받아들이고 있다.◆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카드…세율 건드리지 않고 보유세 강화이번 개편의 또 다른 축은 보유세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집 여러 채를 보유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부담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다주택자와 고가 부동산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받아들여진다.정부가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국회 입법을 통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의 과세표준 구간을 세분화하거나 세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있다. 동시에 국회 입법보다 빠른 경로인 시행령 개정을 통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도 유력한 선택지로 거론된다.공정시장가액비율은 종부세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현재 60% 수준인 이 비율을 높이면 명목 세율을 올리지 않고도 과세표준이 커져 사실상 세 부담을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정치적 부담이 큰 세율 인상 대신 비교적 신속하게 보유세 강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수단이라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서도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여부가 이번 세제 개편의 핵심 변수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취득세도 손질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취득 단계부터 보유와 양도 단계까지 발생하는 전체 세 부담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실수요 목적의 장기 거주자는 부담을 줄이고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성 거래에는 더 높은 취득세를 적용하는 방식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가 정착될 경우 지금까지의 세목별 규제 방식에서 벗어나 투자 목적과 실거주 목적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하는 과세 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한다.◆"보유세 전가·똘똘한 한 채 심화" 부작용 우려도세제 개편 논의와 함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보유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우려다. 다주택자 보유세가 오르면 임대인이 이를 임대료 인상으로 만회하려 할 수 있고 결국 세입자 부담이 커진다는 논리다.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주택 보유 비용이 높아질수록 수요가 서울 등 핵심 지역의 고가 주택 한 채로 집중되면서 해당 지역 집값은 오히려 더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갭투자와 지방 원격 투자 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반면 핵심 입지 고가 아파트는 되레 수혜를 받을 수 있다는 역설적 전망도 나온다.강정규 동아대 부동산대학원장은 "고가 주택을 보유할 만큼 경제력을 가진 사람이 그에 맞는 높은 세 부담을 지는 것은 선진국 사례를 봐도 방향성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선진국에서 보유세를 높이면서 거래세를 낮춘 데는 그 나름의 정책적 배경이 있다"며 세목 간 균형을 강조했다.이어 강 원장은 "정책 목표를 위해 선진국 모델을 선택적으로 차용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며 "보유세를 높이려면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정책 균형을 함께 맞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부동산 정책 실패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그러면서 그는 "실수요자를 보호하면서 투기 수요에는 명확한 비용을 부과하는 정교한 설계가 이뤄진다면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이달 말 부동산 세제 개편을 포함한 세법 개정안의 기본 방향을 공개할 예정이다. 세법 개정안은 통상 7월 말에 발표되며 정기국회에서 논의를 거쳐 이르면 연말 처리된다.
북중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관련한 어떤 말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국의 역할에 의존했던 미국과 우리나라가 난감한 상황이 됐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암묵적 지지까지 얻은 북한이 핵 무력화의 추동력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특히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 했던 북한의 포석이 통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핵과 관련한 어떤 발언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방북 직전인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핵물질 생산 공장'을 시찰하는 사진을 공개했고, 뒤이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6일 담화를 통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라 천명한 바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중순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북한 비핵화' 합의를 강조하며 견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개발에 거침이 없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8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 내에 새로 지은 건물에서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징후가 관측됐는데 이곳이 '새로운 핵물질 생산 공장'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한편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9일 80장에 달하는 관련 사진을 도배하다시피 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소식을 전했다. 북중 밀착과 연대를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계산으로 읽힌다.시 주석은 방북 이틀째인 9일 평양 모란봉 기슭에 있는 우의탑을 참배하고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하며 북중 혈맹 관계와 전통 우호를 재확인했다. 우의탑은 6·25 전쟁 당시 북한에서 전사한 중공군을 기리기 위한 기념물이다.
국힘 '개혁' 김도읍 vs '통합' 정점식 vs '중도' 성일종
10일 오전 선출되는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2028년 총선을 준비할 당 진로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지도부 책임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치열한 가운데 새 원내사령탑의 얼굴이 많은 것을 대변해 줄 것으로 보인다.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직에 출사표를 던진 것은 김도읍, 정점식, 성일종(기호순) 의원 등 3명이다. 현 지도부가 임기를 다 못 채울 경우 차기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이나 및 차기 지도부 선출 논의를 주도하게 된다는 점에서도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세 후보는 9일 오후 국회에서 당 초·재선 의원들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 제각기 정견을 발표하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김도읍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당의 개혁을 이끌겠다는 선명성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당의 노선 변화를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변화 없는 상태로 지선을 치렀다. 결국 많은 후보가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은 절망적이다. '도로 친윤(친윤석열)당'이란 소리는 듣지 않는 당으로 만들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반면 정점식 후보는 "총선과 대선에 이어 지선에서까지 국민 다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 뼈아픈 현실 앞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사퇴냐 수습이냐를 두고 벌어지는 치열한 고뇌의 결론이 우리끼리의 또 다른 분열이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단일대오'에 방점을 찍었다.성일종 후보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통해 당이 변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명확히 보내야 한다"며 "(저는) 한 번도 어떤 계보에 속해본 적 없다. 확실하게 개혁하겠다"며 중재와 개혁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인사라고 자임했다.비공개로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된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와 관련한 의견 표명도 있었다. 김 후보는 "정권 창출이란 대승적 차원을 전제로 한다면 필요하다"고 비교적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성 후보도 "하나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비슷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후보는 이에 비해 '단일대오 원칙에는 공감한다'는 정도의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한편 국민의힘 비당권파 의원들을 주축으로 한 당내 모임 '대안과 미래'는 이날 오전 지방선거 평가 토론회를 열고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모임 간사인 이성권 의원은 "우리 국민의힘은 패배했다"며 "광역단체장,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 숫자가 몇 대 몇이라는 것을 가지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아선 안된다"고 직격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가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자문위원회는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될 경우 그에 따른 불이익은 범죄 피해자와 피의자, 피고인을 포함한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자문위는 현재 진행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 대해서도 "검사의 수사권 전면 박탈이라는 목표에 매몰된 나머지 이에 따른 제도적 공백과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형사사법제도의 근간을 재편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를 금지할 경우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강제력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자문위는 경찰 등 수사기관이 처리한 모든 사건을 검찰에 넘기도록 하는 '전건송치 제도'의 전면 복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자문위는 "검사가 직접 수사할 수도 없고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적정성을 사후적으로 점검할 수도 없다면 사건의 암장(은폐)이나 부실수사, 위법수사를 밝혀내는 것을 사실상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부교구장 김종강 시몬 대주교의 취임 미사가 오는 27일 오전 11시 주교좌 계산성당에서 봉헌된다. 이날 취임 예식을 통해 김 대주교는 부교구장으로서 공식 직무를 시작하게 된다.취임 미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조반니 가스파리(Giovanni Gaspari) 대주교를 비롯해 대구관구 소속 부산교구 총대리 신호철 비오 주교, 마산교구장 이성효 리노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크리소스토모 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 등 교회 주요 인사들이 함께해 새 부교구장 대주교의 취임을 축하할 예정이다.취임 예식은 미사 말미에 거행되며, 미사 후에는 축하연이 마련된다. 이날 취임 미사는 대구대교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한편, 김 대주교가 맡게 되는 부교구장 대주교는 교구장좌 계승권을 지닌 직책으로, 일반 보좌주교(Auxiliary Bishop)와 구별된다. 이에 따라 김 대주교는 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를 보좌하며 교구 운영과 사목 전반에 협력하게 되며, 향후 교구장좌가 공석이 될 경우 대구대교구장직을 승계하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유럽 순방 환송행사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참한 반면 김민석 국무총리가 참석한 것을 두고 민주당 당권 레이스를 앞두고 이 대통령이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전날 지도부를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이언주 의원의 사퇴를 비롯해 당권 경쟁 전초전이 이미 시작됐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으로 출국하는 이 대통령의 공항 환송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참석해 배웅에 나섰다. 정청래 대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취임한 정 대표는 그동안 이 대통령 해외 순방 환송식에 늘 나왔다. 반면 김 총리는 대통령 해외 순방길 배웅이 처음이어서 묘한 대조를 이뤘다.이날 청와대와 민주당 측에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을 염두에 두고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밝혔으나 정치적 해석은 외려 커지고 있다.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정 대표에게 이 대통령이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얘기다.이 대통령은 전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지방선거 직후 "전국적인 큰 승리"라고 평가한 정 대표와 의견을 달리 한 것이다.정 대표는 이날 당의 핵심 기반인 호남에서 일정을 잡으며 묘한 대조를 이뤘다. 정 대표는 이날 전북에서 이원택 전북지사 당선인과 오찬을 함께했고, 오는 12일에도 광주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당권주자들 주변에서도 포석 두기와 대리전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일례로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이언주 민주당 의원이 전날 최고위원직에서 내려온 것도 지도부 책임론을 가열, 전당대회 국면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이 의원은 사퇴를 밝히며 ""대통령 지지도에만 의존, 전략과 비전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며 지도부에 쓴소리를 내놨다.정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에 "추워져야 소나무와 전나무의 절개를 알게 된다"며 "이 추위에 이러면 곤란하고, 책임 있게 지도부로서 잘 마무리하면 좋겠다"고 쏘아붙였다.
"현재 버스로도 기다리던 사람 다 못 태우고 출발할 때가 많은데, 소형버스로 감당이 될까요?"9일 오전 7시 30분 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 앞. 45인승 규모의 대형 관광버스 수요응답형 대중교통(DRT) 차량이 도시철도 승객을 포함해 4명을 태우고 다음 정류장인 신서혁신도시 입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앞으로 향했다.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혁신도시 내부로 향하는 승객들은 적잖았고, 기사와 승객은 자연스레 아침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저마다 행선지는 달랐지만 하차벨이 없는 DRT 버스 특성 상 승객들은 승차 시 목적지를 구두로 알리며 출근길 버스에 몸을 실었다.오전 8시가 가까워지면서 대형버스 뿐 아니라 중형·소형 버스 여러 대도 혁신도시 내부를 돌며 승객들을 수송했다. 이날 버스에 오른 직장인 이모(32) 씨는 "혁신도시 안에는 노선버스도 다니지만 정류장 간격이 길어서 DRT를 주로 이용한다. 지하철역까지 연결돼 편리하고, 낮 시간대에도 은행, 병원 등 볼일을 보러 다닐 때 DRT를 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다음달부터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에 운행 중인 DRT가 소형버스로 대체되고 하루 운행 횟수는 늘어나게 된다. 기존 운송사업자 가운데 대형·중형 버스 운행을 담당하던 관광버스 업체가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대구시가 새로운 택시 업체를 사업자로 선정하게 되면서다.최근 운송사업자 공모에 신청한 컨소시엄 1곳이 최종 적격 판정을 받아 지난 1일 교통공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최종 운송사업자 확정되면서 기존 45인승 4대, 25인승 3대, 16인승 이하 2대 등 총 9대 운행되던 혁신도시 DRT는 소형버스 13대로 운행하게 된다.대구의 DRT 운행 권역 중 혁신도시는 탑승객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지난 2023년 10월 의료 R&D지구 DRT 개통을 시작으로 2024년 8월부터는 첨단의료복합단지도 운행을 시작해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두곳의 연간 수송 인원은 12만7천335명 수준이다.DRT 승객과 운전기사들은 다음달부터 혁신도시 DRT 차량이 전면 소형버스로 교체된다는 소식에 우선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낸다.2년째 중형버스 운행을 맡고 있는 운전기사 백모(66) 씨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대형·중형 차량도 자리가 꽉 차고 심지어 서서 가는 승객도 있다. 처음엔 사고 위험 때문에 입석을 금지시켰지만 운행 권역이 좁기도 하고, 바쁜 아침 시간 대에는 태워달라고 애원하는 승객을 거절하기가 어려워 지금은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백씨는 이어 "아무리 곧이어 다른 버스가 도착한다더라도 바쁜 출근길에 '뒷차 타라' 하면 누가 흔쾌히 응하겠는가. 지금도 '버스가 작아 죄송하다'는 말을 할 때가 있는데 기사들 사이에서도 소형 버스로 많은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겠냐고 걱정 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고 했다.다만 현재 수요층을 고려해 소형버스로 교체됨에 따라 배차간격을 줄여 하루 운행 횟수를 더 늘렸다. 현재 출·퇴근 고정 노선 시간표에 따르면 DRT는 각각 하루 20회(의료R&D지구), 22회(첨단의료복합단지) 운행 중이다.대형·중형 버스 7대가 모두 사라지고 소형버스로만 운행을 하게 되면 권역별로 하루 26~36회 가량 운행될 가능성이 크다. 투입 차량은 모두 16인승 이하 쏠라티 13대다.DRT 운영기관인 대구교통공사는 최근 혁신도시 입주기업협의회를 비롯해 수요층을 상대로 운행 계통 변경을 안내하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대구교통공사는 관계자는 "소형 버스를 보다 자주 투입하고 하루 운행 횟수를 늘려 운행시간표가 좀 더 촘촘해지면서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며 "다음달 운행계통 변경 전 입주사들을 상대로 홍보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5조원 SK실트론 매각 협상 '스톱' 구미 경제계 촉각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의 핵심 축인 SK실트론의 매각 협상이 막판에 돌연 멈춰 서면서 지역 경제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SK실트론의 매각 여부는 이달 중순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9일 재계 및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와 두산은 최근 임시 이사회를 전격 취소하며 5조원 규모의 매각 절차를 일시 정지했다. 이 배경에는 SK그룹 내부의 기류 변화가 있다.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기초 소재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SK실트론을 매각하는 대신 SK하이닉스 등과 AI 시너지를 내기 위해 계속 보유해야 한다는 '매각 철회론'이 급부상했기 때문이다.구미에 본사를 둔 SK실트론은 이미 천문학적인 규모의 신공장 증설 투자를 거의 마쳤고 주인이 바뀌더라도 고용 유지가 전제될 것으로 보이는 등 공장 가동이나 고용 전반에는 흔들림이 없을 전망이다.그럼에도 구미 경제계가 주시하는 이유는 생산기지가 소속될 그룹에 따라 지역 경제의 장기적인 비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SK 잔류 시 AI 반도체 밸류체인의 핵심 공급망 역할을 지속하게 되며, 두산 인수 시에는 두산그룹 반도체 사업의 최전방 메카로 도약할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이번 사태의 분수령은 오는 11~13일 열리는 SK그룹의 '뉴 이천포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사업 리밸런싱 방향이 조율된 후 15일 전후 열릴 양사 이사회에서 최종 운명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구미 경제계 관계자는 "투자 완료와 고용 유지에 있어서는 당장의 흔들림은 없겠지만, 구미 공장의 미래 가치가 걸린 문제인 만큼 이달 중순 대기업들의 최종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부터 고교 내신 5등급제가 시행되며 자퇴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 내신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일찌감치 학교를 그만두고 수능 준비에 올인하기 위해서다. 9일 종로학원이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를 통해 전국 일반고 1천703곳의 학업 중단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작년 학업 중단자는 총 1만8천661명이었다. 학업 중단자 수는 ▷2021년 1만2천798명 ▷2022년 1만5천520명 ▷2023년 1만7천240명 ▷2024년 1만8천498명 ▷2025년 1만8천661명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학업 중단에는 자퇴, 퇴학, 재적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자퇴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업 중단 현상은 고1에서 두드러진다. 지난해 일반고 학업 중단자 수 중 고1은 1만450명(56.0)%으로 사상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지역의 상황도 비슷하다. 경북 지역의 작년 고1 학업 중단자 수는 499명으로 전년 대비 48명(10.6%) 급증했다. 대구의 경우 고1 학업 중단자 수가 305명으로 전년 대비 29명(8.7%) 줄었으나, 5년 전인 2021년(182명)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보인다. 반면, 수능 검정고시 접수자는 2025학년도 2만109명, 2026학년도 2만2천355명으로 최근 2년 연속 2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접수 인원은 1996학년도 이후 가장 많았다. 교육계에서는 내신 5등급제가 학생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해 자퇴 증가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부터 고1을 대상으로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며 내신 성적 산출 방식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바뀌었다. 1등급 비율이 '상위 4%'에서 '상위 10%'로 확대되며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이 크게 늘었다. 지역 고교 교사 A씨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고 나서 1학년 자퇴자가 상당히 많이 늘었따"며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수시로 상위권 학교를 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차라리 자퇴하고 수능 준비를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1 학부모 신모(47) 씨도 "아들이 중간고사를 너무 못봐서 자퇴를 하고 싶다고 한다"며 "주변 학부모 사이에서도 자퇴나 고교 재입학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자퇴로 인해 대학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부소장은 "상위권 대학들은 점수뿐만 아니라 수시 비중이 높고 앞으로도 수시를 더욱 늘리고 싶어한다. 또 정시 전형에서도 학교 출결과 학생부를 함께 보는 방식으로 선발 방식을 바꾸고 있으므로 자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은 대입에 더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는 수능이라는 입시 제도를 고치지 않는다면 모든 편법이 사라지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륜·갑질…' 포항 당선인들 사생활 폭로글 인터넷 확산
경북 포항에서 지방선거 당선인을 두고 과거 사생활과 갑질 행위에 대한 폭로성 글이 온라인상으로 퍼지고 있다.선거 당일인 지난 3일 저녁 포항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공의 목적으로 글을 올린다'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게시자는 자신을 "과거 한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가정이 무너지고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던 당사자"라고 소개하며 모 당선인과 자신의 배우자 사이의 불륜 의혹으로 인해 2018년 이혼한 사실을 폭로했다.또한, "오랜 시간 상처를 회복하며 조용히 살아왔으나 해당 인물이 지역 선거 후보자로 출마한 사실을 알게 돼 많은 고민 끝에 글을 쓰게 됐다"면서 "공직을 희망하는 사람이라면 능력뿐 아니라 도덕성과 책임감 또한 시민들의 판단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적었다.해당 게시물은 하루 만에 조회 수 1천800여회를 기록하고 댓글 14개가 달리는 등 지역 사회에 적잖은 파문을 던졌다.게시자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해당 당선인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일부 승소를 받아냈다고 했다.해당 당선인은 강하게 반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그는 "그 배우자와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고, 결혼 사실도 몰랐다.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했다"면서 해당 게시글 작성자를 지난 8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해당 당선인은 "위자료 소송 역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너무 힘들어하는 것을 보다 못해 원하는 돈을 주고 이 괴로움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며 "당시 내가 무지했다. 지금이라도 강력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포항시 공무원노조 게시판에도 공무원 출신의 또 다른 당선인을 두고 갑질과 인사 청탁 등을 폭로하며 "이런 분이 적절한 인물인지 의문"이라는 글이 게재됐다.게시글에는 해당 당선인이 공무원 시절 부하직원들에게 가한 폭언과 인사개입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으며, 앞으로 시정 운영에서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지역 정가 관계자는 "후보 검증이 당 내부에서만 이뤄지다 보니 도덕성 논란이 선거 후에도 터져 나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당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유권자 불신은 갈수록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가 최근 교수사회 반발을 불러온 교원 승진 및 재임용 기준 강화 방안(2026년 6월 2일 매일신문 보도)을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고 단과대학별 의견 수렴에 나섰다.9일 매일신문이 입수한 경북대 공문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지난 5일 각 단과대학에 '단과대학별 교원 승진 및 재임용 기준 제출 요청' 공문을 보내 오는 19일까지 단과대학별 기준안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공문에서 대학 본부는 "지난달 개최한 교원 승진 및 재임용 기준 개선안 관련 공청회 진행 후 학과별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학문적 특성을 반영한 전공 분야별 승진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이에 따라 각 단과대학으로부터 기준안을 제출받아 대학 전체의 교원 승진 및 재임용 기준을 새롭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제출 대상에는 ▷승진 및 재임용에 필요한 연구업적의 양적·질적 기준 ▷주저자·공저자 구분과 연구업적별 가중치 등을 포함한 연구실적물 인정 환산 비율 ▷논문·산학협력 실적·저역서 등 연구실적물 인정 범위가 포함됐다. 아울러 정년보장교원 임용기준안과 해당 기준의 근거도 함께 제출하도록 했다.이번 조치는 대학 본부가 추진해 온 승진 및 재임용 기준 강화안에 대한 학내 반발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앞서 대학 본부는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하기 위한 연구실적 인정백분율을 기존 500%에서 1천%로, 부교수에서 교수 승진 기준은 600%에서 1천200%로 각각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인문·사회계열에는 SSCI·A&HCI·SCIE급 논문 실적을 의무화하고, 자연·공학·의학계열에는 Q2 이상 논문 실적을 필수 요건으로 반영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그러나 교수들 사이에서는 "연구 생태계 개선 없이 논문 실적만 과도하게 요구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부 단과대학 교수회와 교수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개선안 철회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대학 본부가 기존 일괄 기준안을 그대로 추진하는 대신 단과대학별 기준안을 새로 제출받기로 하면서, 당초 개선안은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되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경북대 관계자는 "이달 19일까지 제출된 각 단과대학 의견을 종합 검토해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법당 원장과 기업 대표라는 화려한 가면 뒤에 빚더미 사기꾼의 정체를 숨긴 채 경북 포항지역 사회단체를 무대로 15억원대 사기극을 벌인 50대 여성(매일신문 2025년 12월 4일)의 민낯이 법정에서 낱낱이 드러났다.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3단독(박진숙 부장판사)은 지난 9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A씨는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지인 7명을 상대로 26차례에 걸쳐 15억2천400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판결문에 드러난 사기 수법은 교묘하고 치밀했다. A씨는 국제봉사단체, 언론사 아카데미 등 여러 모임에 나타나 자신을 포항제철소 하도급 업체 대표이자 경주 개인 법당 원장으로 소개했다. 가짜 직함도 번갈아 썼다. 신앙심과 재력을 갖춘 인물로 스스로를 포장해 사람들의 경계심을 허물었다.가짜 신뢰를 쌓은 뒤에는 정교한 덫을 놓았다. 여유 자금이 있는 지인에게는 "6명이 투자 중인 회사가 있는데 한 자리를 주겠다"며 4% 이자를 약속했다. "포스코 내 업체 사장들이나 수산업자가 급전이 필요하다"며 유혹하기도 했다.화려한 껍데기의 속은 텅 비어 있었다. A씨는 갚아야 할 빚이 산더미인 심각한 채무초과 상태였다. 피해자들의 돈은 정상적인 사업에 쓰이지 않았다. 오직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채무를 갚는 '돌려막기'에 급급했다. 끝없이 커지던 폭탄 돌리기는 지난해 4월 이자 지급이 멈추면서 결국 터지고 말았다.사기 행각이 들통난 뒤의 태도는 더욱 뻔뻔했다. 범행이 명백함에도 변제 능력이 충분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자신을 고소할 처지에 놓인 피해자를 도리어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다. 다른 사람을 부추겨 사문서위조 혐의로 억지 고소를 남발하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재판 과정에서도 뻔뻔함이 멈추지 않았다. 유리한 판결을 받기 위해 한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 변제가 전혀 없는 '외상 합의'에 불과했다. 결국 갚을 금액을 두고 말을 바꾸자 분노한 피해자가 합의를 철회하고 엄벌을 탄원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이렇게 거짓된 명성으로 지역사회를 흔들고 법정에서조차 적반하장이었던 사기극은 결국 철창신세로 막을 내렸다.박진숙 부장판사는 "피해 규모가 15억원이 넘어 매우 크고 피해 회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과거에도 투자를 미끼로 돈을 가로채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알바비 감당 못해 가족 경영" 생존권 사수 나선 소상공인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단체들이 9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추진 중단과 최저임금 구분 적용 등 고용정책 전환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은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생존권 사수와 고용정책 대전환 촉구 범 소상공인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생업을 접고 상경한 소상공인 3천여 명이 참가했다.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알바비도 감당 못 해 휴일 없이 가족경영으로 버티는 소상공인의 노동 가치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고용 입법 기조를 강하게 비판했다.소상공인들의 위기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올해 4월 발표한 '자영업과 자영업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자영업자의 75%가 연 2천만원 이하 소득에 머물고 있으며, 영업이익이 0원 미만인 사업체 비중은 12.8%로 2007년(1.3%)의 약 10배에 달한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는 100만8천282명으로 1995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겼다.이날 집회의 핵심 쟁점은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문제다.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수당 등 일부 조항에서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과 정부가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 논의에 들어가자, 이럴 경우 소상공인들은 현실적으로 영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한 집회 참가자는 "임대료와 전기세 등 고정비용은 물론 원재료 구입 비용도 뛰어서 이익은 갈 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손님이 줄어도 고용한 직원 인건비는 그대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며 "소상공인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귀를 닫고 노동자들만 생각하는 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하소연했다.송 회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대해서도 정면 비판했다. 그는 송 회장은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에게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경우 근로자 1인당 연간 505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추산을 거론하면서 "소상공인에게는 지불 여력이 전혀 없다"라며 "정 그 돈을 주고 싶다면 국가가 직접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또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지역별 구분 적용과 외국인 근로자 차등 적용, 주휴수당 폐지를 요구했다. 아울러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방침 철회와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한 소상공인 단결권·교섭권 법제화, 대통령 직속 소상공인 특별위원회 설치, 소상공인 최저소득 보장제도 도입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이 같은 내용의 6대 요구사항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해 이날 정치권에 전달했다.송 회장은 "생업을 접어두고 상경한 소상공인들의 절규는 민생의 정당한 목소리"라며 "정부와 국회가 소상공인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소상공인 현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더 큰 규모의 전국적 소상공인 총궐기에 나설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 채널을 운영하며 액상 전자담배에 합성대마 원액을 섞어 만든 신종 마약류를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자담배 액상에 합성대마를 혼합하는 신종 수법이 확인되면서 마약 확산에 빨간불이 켜졌다.대구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텔레그램 판매 채널을 운영하며 전자담배 합성대마를 제조·유통한 채널 운영자와 제조책, 운반책 등 6명을 검거하고, 이중 3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마약류를 구매한 매수자 16명도 특정해 검거·송치했다. 해외에 체류 중인 제조·판매책 1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국제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다.경찰에 따르면 채널 운영자인 A씨(31)는 지난해 9월부터 텔레그램에 마약 판매 채널을 개설, 운영하면서 해외에 있는 공범과 국내 제조책을 연결해 조직적으로 신종 마약을 유통했다.해외에 체류 중인 공범 B씨는 불상의 방법으로 합성대마 원액을 국내에 반입한 뒤 제조책 C씨에게 공급했다. C씨는 원룸에서 이를 보관하며 전자담배 액상과 혼합해 신종 마약류를 제조했다. 이후 특정 장소에 은닉하면 운반책이 이를 회수해 구매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유통시켰다. 경찰은 해당 물량이 시가 약 2억원 상당이며 약 2천명이 흡입할 수 있는 규모로 보고 있다.전자담배 액상은 누구나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사용 방식도 일반 전자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아 외관상 구별이 쉽지 않다. 마약이라는 인식 없이 접근하는 경우도 있어 청소년과 젊은 층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실제로 검거된 구매자들은 전국 각지에 거주하는 20~30대가 대부분이었다. 회사원과 일용직 근로자, 자영업자 등 직업군도 다양했으며 마약 전과가 없는 초범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들은 텔레그램을 통해 판매 채널에 접속한 뒤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비대면 방식으로 마약을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경찰은 제조 현장에서 합성대마 원액과 제조가 완료된 액상형 합성대마를 모두 압수했으며 범죄수익금 775만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를 완료했다.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단순 1회 구매자라도 경찰에 반드시 검거되는 만큼 호기심에라도 SNS 등을 통해 마약류를 접하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협력해 필로폰 등 전통적인 마약류 뿐 아니라 신종 마약류 등 마약류 범죄 척결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주류 브랜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주류·칵테일 산업 박람회가 올해 처음 대구에서 열린다. 박람회를 주도하는 대한칵테일조주협회는 이 행사에서 국내 전통주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칵테일 3종을 발굴하고 '대구 대표 칵테일'로 육성할 계획이다.9일 대구국제주류&칵테일쇼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대한칵테일조주협회와 제이엠컴퍼니가 공동 주관하는 '2026 대구국제주류&칵테일쇼(DSCS)'가 오는 26~28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다. 대한칵테일조주협회는 올해 초 전시·행사 대행업체 제이엠컴퍼니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행사를 준비해 왔다.조직위는 '주류 관광도시 대구, 칵테일로 새롭게'라는 슬로건 아래 ▷전통주관 ▷위스키관 ▷증류주관 ▷와인·맥주 특별관 ▷사케·시럽 등 리큐르관 등 9개 구역, 약 150개 부스 규모로 행사를 꾸린다. 관람객 참여형 콘텐츠 위주로 행사를 구성해 '메인 칵테일 바' 등에서 다양한 칵테일 체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바텐더 50여명이 참여해 제조 기술과 퍼포먼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행사 기간 ▷전통주(K-와인) 창작 칵테일 경연대회 ▷글로벌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 경연대회 ▷세계 바텐더대회 아시아 국가대표 선발전(플레어 부문) 등을 병행하며 볼거리를 마련하고, 주류산업 전문가가 참여하는 세미나 프로그램도 운영해 비즈니스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행사 첫날 열리는 전통주 창작 칵테일 경연대회를 통해서는 대구 대표 칵테일 3종을 발굴한다. 국내 전통주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만든 칵테일 중 우수작을 선정해 쿠바의 '모히토'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칵테일로 거듭나도록 홍보, 판매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관련 업계는 이 행사가 국내 주류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양적인 것보다 질적인 만족감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취향이 변화하는 가운데 칵테일을 중심으로 새로운 음주문화를 제안하고 주류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목표다.윤은철 조직위 사업본부장은 "쿠바는 모히토라는 칵테일로 엄청난 수의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대구 대표 칵테일을 '대구에 오면 마셔야 하는 술'로 홍보하면서 관련 단체와 협의해 지역 음식점에서 판매하도록 하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행사가 세계인이 즐기는 '런던 칵테일 위크'처럼 성장하고 대구가 국제적인 주류도시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환, 이혼 당한 정치 선동꾼" 윤서인에 5천만원 손배소
가수 이승환이 자신의 사생활을 거론하며 비방과 모욕적인 표현을 한 만화가 윤서인에게 5천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이승환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해마루는 "이승환 씨가 윤서인 씨를 상대로 모욕적 표현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냈다"며 "모욕 행위에 대한 위자료로 5천만원을 청구했다"고 8일 밝혔다.이들의 사건은 지난달 발생했다. 지난달 29일 이승환이 SNS에 사전투표 인증 게시물을 올리며 "1년에 몇 번 쳐다볼 서울의 새 명물보다 1년 열두 달 안전할 서울을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이에 윤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게시물을 공유하며 "평생 가정도 못 이루고 이혼이나 당하고 정치 망상 속에 빠진 선동꾼 인생", "나이가 환갑인데 아직 이상한 소리나 하고 사네. 서글프다" 라며 비판했다.해마루는 이 같은 발언이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선 인신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해마루 측은 "정치적 견해에 대한 비판을 넘어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며 "표현 전체 맥락과 무관한 사생활 비하까지 포함돼 있고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게시돼 위법성이 크다"고 주장했다.또 "윤서인 씨는 과거에도 표현과 관련해 위법성 판단을 받은 사례가 있으며, 이승환 씨가 법적 조치를 예고한 이후에도 '사과문' 형식을 빌린 모욕적 표현을 추가로 게시했다"고 주장했다.윤서인은 이승환 측의 주장대로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사과문' 형식의 글을 남겼다. 그는 자신이 사용한 표현을 항목별로 나열한 뒤 "이혼이나 당하고"라는 표현에 대해 "역시 널리 알려진 사실이긴 하지만 괜히 언급해서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적었다.또 "정치 망상 속에 빠진 선동꾼 인생"에 대해서는 "이 부분은 모욕인지 사실적시 명예훼손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했고, "나이가 환갑인데"라는 표현에는 "저도 50살 넘고 같이 늙어가는 처지인데 노화가 찾아오는 서글픈 맘도 모르고 괜히 나이를 언급한 점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다.이어 "아직도 이상한 소리나 하고 사네 서글프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역시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괜히 언급해서 죄송합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해마루는 "이승환은 표현을 자유를 존중하지만, 무차별적이고 무제한적인 모욕이 우리 사회의 공론장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따라서 윤서인의 이번 모욕과같이 명백한 비하 목적을 가진 모욕 행위는 '불법'이라는 점을 확인받기 위해 본 소송을 제기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그러면서 "소송의 목적은 '불법에 대한 확인'인바, 형사고소를 통한 처벌보다는 민사소송을 택하였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아저씨, 쫄깃하게 붙었어"…학생들에 당선 인사
한동훈 무소속 의원(부산 북구갑)이 특유의 방법으로 당선 인사를 하면서 미래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았다.한 의원은 9일 '북구를 1순위로 만들겠습니다'라는 대형 손팻말과 함께 지역구인 부산 북구 덕천동 일대를 돌며 당선 인사하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초중고 학생들과 '아저씨가 말이야'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눠 인기몰이했던 한 의원은 이날 한 중학생이 "저 알아요"라고 하자 "너 기억난다"며 "아저씨 됐어, 너 붙은 것 몰랐지"라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갔다.이에 중학생이 "아 저 봤어요"라고 답하자 "지다가 쫄깃하게 붙었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옆에 있던 학생에게도 "오늘 처음 보지"라며 어깨를 감싸 안고 기념 촬영에 응했다.앞서 지난 4일 오전 2시 40분 한 의원은 42.99%의 득표율로 41.24%의 득표율을 기록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75%p 차이로 제치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선거 당일인 3일 발표된 JTBC 예측조사에서 한 후보는 하 후보를 10%포인트 이상 앞설 것으로 예견됐다. 반면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 열세라는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다. 이처럼 조사 기관별로 지표가 엇갈리면서 한 후보가 정치 신인인 하 후보에게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 시작했다.실제 개표 초기 사전 투표함이 먼저 열리면서 두 후보의 격차는 한때 크게 벌어졌다. 출구조사 발표 당시 한 후보는 자리를 떴고 캠프 좌장인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출구조사 결과를 조마조마하게 보고 있다"며 신중한 관망세를 보였다. 표 차이는 개표율이 70%를 넘을 때까지 좁혀지지 않았다.그러나 날을 넘긴 오전 1시쯤 한 후보가 다시 선거캠프를 찾은 시점에 기류가 달라졌다. 오전 1시 15분 기준 75.21%의 개표율을 기록한 시점에 두 후보의 표차는 350표로 좁혀졌다.이후 오전 1시 52분쯤 88.19%의 개표가 이뤄진 시점에 한 후보는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당선까지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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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본요금 조정, 업계 용역 결과 나왔다…5,200~5,600원 수준 전망
서울 잠실에 모인 수만 명 인파는 '시위대'일까? '시민'일까? [현장]
"송도 1·2동 사전투표 득표수가 똑같네?"…개표 결과에 온라인 '술렁'
홍준표, '총리설' 직격?…"오해 풀렸으면 터무니 없는 비방 삼가 달라"
선관위 진상규명위원장 "'재선거'는 함부로 꺼낼 수 없다…중요한 것은 '진상규명'"